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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5

[모니터보고서]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보도, 지역언론은 무엇을 놓쳤나

[모니터보고서]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보도, 지역언론은 무엇을 놓쳤나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보도, 지역언론은 무엇을 놓쳤나
결과만 전한 지역언론, 감시 역할은 부재했다

9월 2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 2호기의 수명연장(계속운전) 여부를 논의했으나 ‘사고관리계획서 설명 부족’을 이유로 결정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 고리 2호기 수명연장은 고리 1호기 해체 결정 이후, 국내에서 수명이 만료된 원전의 재가동을 둘러싼 문제다. 노후 원전의 안전성 검증과 절차적 정당성, 수명연장 혹은 운전정지 결정 시 발생하는 절차와 사회적 갈등 등 여러 사안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번 결정은 이후 다른 노후 원전의 운전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지역언론은 이 사안을 어떤 시각에서 다뤘을까. 지역언론은 ‘정책의 시험대’ 또는 ‘전력 공백의 해법’으로 접근하거나 정부와 원안위의 발표를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쳤다. 그 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제기한 문제의식은 언급에 그쳤을 뿐, 검증과 감시 보도로 확장되지 않았다.  


‘전력공급 논리’위에 ‘찬반 갈등 프레임’으로 보도한 국제신문  

원안위 심의를 앞두고 국제신문은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논의를 정부의 정책 방향과 전력 공급 논리에 초점을 맞춘 시각으로 다뤘다. 수명연장 논의가 본격화 되기 전에는 <올해 부산 원전 발전량 최저…전력 공백 우려>(9/10), <AI 등 전력수요 급증인데…원전 줄스톱 속 분산특구 하세월>(9/10)에서 “고리1호기 영구정지 이후 발전량 최저”라는 수치를 강조하며 ‘전력 부족’과 ‘에너지 위기’를 부각했다. 이어 <고리 2호기 재가동 여부 초읽기…어떤 결과든 파장 불가피>(9/20), <수명연장 땐 2033년 4월까지…불허 땐 제2 탈원전 논란>(9/22)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원전정책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 “정책적 부담”, “전력 수급의 현실적 대안” 등의 표현으로 정책 효율과 산업논리를 중심으로 보도를 전개하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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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국제신문 지면기사(좌상: 9/10 1면, 좌하: 9/10 3면 우: 9/22 1면)

심의 이후의 보도 <수명연장 승인 불발…‘추가 논의 필요’>(9/25)는 “결국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으로 마무리되며 시민안전·절차적 정당성보다는 수명연장 향방에 초점을 맞췄다. 결국 국제신문은 ‘정부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집중함으로써, ‘그 결정이 지역사회 안전과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에는 소홀했다. 또한 원전 찬성론자와 환경단체의 입장을 나란히 나열하며 ‘갈등의 대립구도’로만 배치해 수명연장 논란의 핵심을 “의견의 충돌”로 축소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시민안전 검증 과정은 보도의 주변부로 밀려났다.    

심의일정 단순전달, 시민사회 입장은 부재한 부산일보  

부산일보는 <2년 반 멈춘 고리 2호기, 25일 ‘수명연장’ 여부 결정>(9/23)에서 “원전업계 통과 가능성 높다”, “이재명 정부의 합리적 판단 전망” 등 정책 낙관론을 전했다. 이어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의 내달로 연기>(9/26)는 ‘한수원의 보완 계획’과 향후 행정 절차에 초점을 맞추며 시민사회 입장이나 안전 확보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은 지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일부 온라인 기사에서는 탈핵부산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의 “사고관리계획서 미비와 절차적 정당성 결여” 지적 등 시민사회의 비판 입장이 간략히 인용되었다.  

심의 전에는 “정권 교체 이후 첫 수명연장 심사”라며 이재명 정부 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의미를 부여했으나 심의 결과가 보류되자 “다음 달 재심의 예정”이라는 심의일정 전달로 마무리했다. 보도 전반이 정부와 산업계 중심에 맞춰져 있었고, 원전 안전성과 지역사회 의견 수렴 등 시민적 관점은 지면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러한 심의 일정과 원전산업계 중심 보도는 결국 부산일보가 지역언론으로서의 감시 기능보다 정부와 산업계의 시각을 중계하는 보도에 머물렀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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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부산일보 지면기사(상: 9/23 14면 하단,  하: 9/26 1면 하단)

특히 부산일보는 지난 8월 고리 1호기 해체 문제를 기획보도로 다루며 노후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비교적 비중 있게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사 국면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이어지지 않았다. 이전의 비판적 시각이 정책 절차 보도 속에서 사라진 점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사고관리계획서 핵심 검증은 놓친 지역방송  

KBS부산도 주로 행정 절차와 이해관계자 입장 소개에 그쳤다. <탈핵부산연대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중단” 촉구>(9/16)와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심의 중단해야”>(9/26)는 시민단체의 입장을 단신으로 전했다. 그리고 <고리 2호기 심의 ‘보류’…중대사고 대응 미흡>(9/25)은 사고관리계획서 부실로 인한 심의 보류 사실을 전하며 양측의 입장을 인용했다. 하지만 어떤 부분이 부실했는지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심의 보류의 주요 원인인 사고관리계획서의 부실 내용은 짚지 않은채, 결과만 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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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지역방송 메인뉴스(좌: KBS부산,  중: 부산MBC , 우: KNN)

부산MBC는 <“안전성 확인 시 원전 수명연장 가능”… 정부 기조 변화>(9/11) 보도에서 대통령 발언을 인용하며,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의를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 변화와 연계된 사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심의시기에는 지역사회 안전성 검증이나 주민 의견 반영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KNN은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여부 25일 결정>(9/22),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결판 못 내고 미뤄져>(9/25) 등에서 원안위 회의 일정을 중심으로 결과만 전달했다. 찬반 입장을 전하긴 했으나, 심의 연기 이유나 사고관리계획서 미비 등 핵심 쟁점은 짚지 않았다.  

방송 3사 모두 시민이 반드시 알아야 할 심의 과정의 투명성, 안전성 검증 절차, 정책 결정의 사회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결국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지 못한 채 행정 일정과 결과 중심의 단순 전달에 머물렀다.    

정부결정만 바라본 지역언론, 감시자 역할은 부재  

지역언론이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의 과정에서 가장 먼저 주목했어야 할 것은 ‘심의 연기’라는 결과가 아니라 그 원인인 사고관리계획서의 부실 내용이었다. 어떤 항목이 기준 미달로 지적되었는지, 원안위가 요구한 보완사항은 무엇인지, 한수원이 제시한 개선책이 실질적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준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했다. 지역언론은 “설명 부족으로 심의가 보류됐다”는 결과만 전달하며, 그 부실이 시민 안전에 미치는 의미를 짚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시민은 ‘왜 연기되었는가’보다 ‘연기되었다’는 사실만 알게 되는 피상적 정보에 머물렀다. 또한 수명연장에 대한 낙관론에 치우쳐 운정정지 결정에 대한 후속 조치는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았다.  

노후 원전의 재가동 여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핵발전 밀집 지역에 살고 있는 부울경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문제로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지역언론의 보도는 제한적이었고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보도량이 많지 않아 공론화의 폭도 매우 좁았다.  

이번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논의에서 지역언론은 정부의 결정을 중계하는 데 그쳤으며, 그 결정의 정당성과 안전성을 시민의 입장에서 검증하지 못했다. 지역언론은 이제 정부나 산업계의 시각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절차의 투명성을 감시하고 시민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핵발전 밀집 지역에 있는 언론의 존재 이유이자, 시민이 지역언론에 기대하는 최소한의 책무다.

<끝>

[모니터개요]
-시기: 9월 22일~28일 사이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주요 보도를 중심으로 하되, 사안의 맥락 파악을 위해 9월 초순~중순의 관련 기사 일부를 참고하였다.
-대상: 국제신문·부산일보 지면기사(일부 온라인기사 참조), KBS부산·부산MBC·KNN 메인뉴스  

[관련 보도]
<상반기 부산 원전 발전량 7년 만에 최저치>(국제신문, 9/10, 1면)
<AI 등 전력수요 급증인데…원전 줄스톱 속 분산특구 하세월>(국제신문, 9/10, 3면)
<고리2호기 ‘재가동’ 여부 초읽기…어떤 결과든 파장 불가피>(국제신문,9/20, 온라인)
<고리2호 운명 사흘 뒤 결정..GO든 STOP이든 파장>(국제신문, 9/22, 1면)*링크없음
<수명연장 땐 2033년 4월까지…불허 땐 ‘제2 탈원전’ 논란>(국제신문, 9/22, 3면)
<고리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류 ‘한계상황>(국제신문, 9/24, 1면)
<고리2호기 ‘운명’ 오늘 결정되나…李정부 원전정책 분수령>(국제신문, 9/25, 온라인)
<고리2호기 수명연장 여부 결론 못내..내달 재논의키로>(국제신문, 9/26, 1면)
<2년 반 멈춘 고리 2호기, 25일 ‘계속 운전’ 여부 결정>(부산일보, 9/23, 14면)*링크없음
<고리2호기 수명 연장 심의 내달로 연기>(부산일보, 9/26, 1면)*링크없음
<‘2년 반 멈춘’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이번 주 결정 예정>(부산일보, 9/22, 온라인)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 미뤄…“10월 23일 회의서 추가 논의”>(부산일보, 9/25, 온라인)
<탈핵부산연대 “고리2호기 수명연장 중단” 촉구>(KBS부산, 9/16, 단신)
<고리 2호기 심의 ‘보류’…중대사고 대응 미흡>(KBS부산, 9/25)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심의 중단해야”>(KBS부산, 9/26, 단신)
<이 대통령 “안전성 확인되면 연장” 고리원전 재가동 되나>(부산MBC, 9/11)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내일 결정>(부산MBC, 9/24, 단신)
<고리2호기 계속운전 허가 여부 재논의키로>(부산MBC, 9/25)

<고리원전 2호기 수명연장 여부 ’25일’ 결정>(KNN, 9/22)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결판 못내고 미뤄져>(KNN, 9/25,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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