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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4

[언론 언박싱]기장 SMR, ‘유치 성과’ 뒤에 가려진 원전밀집 리스크와 핵폐기물 문제

[언론 언박싱]기장 SMR, ‘유치 성과’ 뒤에 가려진 원전밀집 리스크와 핵폐기물 문제
🌿 부산민언련 [언론 언박싱]
프레임 뒤에 가려진 진실, 시민의 눈으로 풀어봅니다~  

안녕하세요! 부산민언련의 언론모니터 브리핑 [언론 언박싱]입니다.   지난주 국내 1호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부지로 기장군이 최종 확정됐다는 발표가 있었는데요. 지역언론도 수조 원대의 경제 효과와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대감이 담긴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쏟아지는 기대감 속에서, 정작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 ‘안전성 검증’과 ‘민주적 절차’를 꼼꼼히 짚어주는 보도는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지역언론이 전한 SMR 부지 기장군 선정 보도, 지금부터 차근차근 ‘언박싱’해 보겠습니다.🌱 

원전 최대 밀집지에 또다시 ‘SMR’ 유치?
지역언론 원전 유치 성과 강조, 민주적 절차·안전성 점검은 실종

정부와 한수원의 발표 이후, 지역언론은 ‘경주를 제치고 따낸 유치 성과’와 ‘경제적 청사진’에 집중했는데요. SMR 건설을 지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조명하면서 원전 밀집 리스크를 이점으로 둔갑시키고, 질문 없는 ‘받아쓰기 보도’와 시민의 안전권은 지워진 지역언론의 보도, 네 가지 포인트로 짚어봅니다.

1. ‘원전 밀집’ 리스크, ‘준비된 인프라’로 둔갑하다

선정 이유 전달에 머문 보도: 대다수 언론은 기장군이 선정된 배경을 설명하며 정부와 한수원의 논리를 그대로 전달했는데요. KNN은 “송전시설 등 원전 인프라를 갖추면서 준비됐던 부지”라는 평가를 전했고, 국제신문은 “원전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를 마친 상태다… 송전망 등 기반 설비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산MBC 역시 “이미 원전 관련 인프라가 모여있고”라며 선정의 유리한 요인으로 언급했는데요. 평가 결과를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 해도, 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원전 밀집’의 위험성을 단순히 ‘새 원전을 짓기 좋은 인프라 가점’으로 평가해버린 정부의 모순을 따져 묻지는 않았습니다.

정부 편의주의를 직접 비판한 사설: 원전 밀집에 따른 시민사회와 지역의 우려는 지역언론 모두 공통적으로 다루었지만, 부산일보는 사설을 통해 정부의 편의주의를 비판했습니다. “정부와 한수원은 기존 원전 지역에 신규 원전을 추가하는 ‘손쉬운 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다했는지 묻고 싶다. 원전 밀집 해소 노력은 아예 안 보였다”라고 꼬집은 것인데요. 기존 부지 활용 문제를 단순한 ‘인프라 확보’가 아닌 ‘지역의 희생 강요’ 관점으로 짚은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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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신문 기장군 SMR 부지 선정 보도(왼쪽부터 국제신문, 부산일보 6월 19일 1면)

2. ‘주민 수용성 1위’ 부각, 여론조사 공정성 논란은 어디에?  

여론 유도 논란을 짚어낸 의미 있는 보도: 최종 후보지 발표 불과 일주일 전, 부산일보와 KBS부산은 기장군청이 주민들에게 “반드시 유치 찬성으로 답변해 달라”며 여론조사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보도했습니다. 신임 군수 당선인조차 부적절하다고 지적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었는데요. 지자체의 부적절한 여론 유도 시도를 포착해 절차적 공정성을 따져 물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보도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언론은 이 논란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결과 발표 앞에서는 사라진 ‘절차적 검증’: 문제는 정작 부지가 확정된 이후의 보도 태도입니다. 언론들은 일제히 기장군이 ‘주민 수용성’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아 경주를 이겼다는 한수원의 발표를 여과 없이 중계하는 데 그쳤는데요. 앞서 제기된 관 주도의 여론 유도 정황이라는 뚜렷한 한계가 있었음에도, 유치 확정 보도에서 그 ‘주민 수용성’ 점수의 절차적 정당성을 되묻는 언론의 감시 기능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치전 승리’라는 성과에 묻혀 지역사회의 민주적 여론 수렴과 공정한 절차 문제를 놓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3. 생소한 SMR, 시민에게 필요한 정보 부족

구체적 근거 없는 ‘이론적 수치’ 인용: 상용화 이전의 신기술을 다룰 때는 보다 깐깐한 교차 검증이 필요합니다. 부산MBC는 “SMR의 중대사고 발생 확률은 이론상 ’10억 년에 1회 미만’으로 크게 낮지만, 안전을 100%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안전에 대한 문제제기는 했으나, ’10억 년에 1회’라는 수치가 어떤 과학적 근거로 도출되었는지 출처를 설명하지 않고 앞세운 점은 아쉽습니다. 이는 신기술에 대한 팩트체크라기보다, 미검증된 수치를 인용하며 원론적인 수준의 우려를 덧붙인 것에 그쳤다는 한계를 보여줍니다.

전문가 인터뷰로 경제성 불확실성 지적: 이와 달리 KBS부산은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교수 인터뷰를 통해 “경제성은 실증로 건설과 운영이 끝나기 전까지는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라며 맹목적인 기대감을 경계했는데요. 장밋빛 파급 효과를 기정사실로 하기 전에, 실질적인 경제성과는 당장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알렸습니다.

시민이 알고 싶은 ‘안전성’ 정보는 실종: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SMR 자체의 안전성에 대해 어떤 언론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짚어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신규 원전 소식을 접할 때 지역민이 가장 먼저 찾아보게 되는 정보는 단연 ‘안전성’입니다. 하지만 지역언론이 알려준 것은 SMR이 뭔지를 간단히 소개한데 이어 화려한 청사진이나 원론적인 수준의 우려만 보도될 뿐, 정작 시민이 궁금해하는 상세한 안전성 정보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큰 답답함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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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방송 기장군 SMR 부지 선정 메인뉴스 갈무리(상좌: KBS부산, 상우: 부산MBC, 하: KNN)

4. 장밋빛 전망 속 지워진 ‘핵폐기물’, 지역언론의 온도차  

핵심 우려인 ‘핵폐기물’ 문제에는 침묵: 부울경 주민들의 가장 현실적인 우려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핵연료) 대책에는 매체별로 온도 차가 컸습니다. KNN과 부산MBC는 SMR 건설에 따른 원전밀집 가중 상황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는 언급했지만, ‘핵폐기물’이나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방폐장 우려를 전면에 짚어낸 의제 설정: 반면 부산일보는 <SMR 품은 부산… 차등전기료·방폐장 ‘말뿐인 대책’>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 부지 문제도 기약이 없는 처지”, “건식저장시설이 임시시설이 아니라 영구 방폐장이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며 지역사회의 우려를 전면 배치했습니다. KBS부산 역시 “처분장 마련도 더딘 상황에서 소형이지만 새 원전이 가동되면 안전성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문제를 짚었는데요. 눈앞의 유치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누적되는 핵폐기물 대책을 따져 물은 지역언론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부산민언련 [언론 언박싱] 체크포인트!

SMR의 기술적 안전성과 한계를 균형 있게 설명하고 있는가?: 정부와 한수원이 제시하는 이론적 안전성 수치뿐만 아니라, 상용화 전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리스크를 함께 짚어주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누적되는 고준위 핵폐기물 대책을 구체적으로 묻고 있는가?: 이미 지역의 큰 과제인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문제를 신규 원전 건설 이슈와 연계하여 책임 있게 질문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경제적 혜택과 지역의 부담을 객관적으로 비교 분석하는가?: 수조 원대의 경제 효과라는 청사진과 더불어,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 간의 불균형 문제 등 구조적 모순을 짚어내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주민 수용성’ 점수의 이면을 투명하게 짚고 있는가?: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 뒤에 가려진 여론조사 개입 논란 등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적 숙의 과정을 지역언론이 지속적으로 묻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기장 SMR 부지 선정 보도는 ‘차세대 동력’과 ‘첨단산업 유치’라는 기대는 넘쳐났지만, 시민의 삶을 중심에 둔 철저한 설명과 안전 점검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지역언론이 유치전 승리라는 성과를 중계하는 데 급급한 사이, 원전 밀집이라는 지역의 희생과 여론 수렴 과정의 흠결은 슬그머니 가려졌고, 주권자인 시민은 소외된 ‘관객’으로 전락했습니다.

SMR 건설은 2035년 준공을 목표로 이제 막 첫발을 떼었을 뿐입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표 앞에서, 지역언론들이 장밋빛 청사진에 매몰되지 않고 시민의 안전권을 지키는 투명한 감시자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늘 경계하며 지켜봐야겠습니다!🌱


[관련보도 목록]
<부산 기장에 SMR 짓는다 세계 원전시장 선점 탄력>(국제신문, 6/18, 1면)
<기장에 첫 SMR…부산 ‘에너지 전환’ 중심지로>(국제신문, 6/19, 1면)
<기장군·주민 “경제 활성화”…탈핵단체 “유치 철회 투쟁”>(국제신문, 6/19, 3면)
<기장 SMR 2030년께 착공 전망>(국제신문, 6/19, 3면)
<“SMR, 부산 새 성장동력…AI 등 신산업 유치 엔진 기대”>(국제신문, 6/19, 3면)
<기장 SMR, 부산 발전 기대 속 안전·상생 숙제도 크다>(국제신문, 6/19, 사설)  
<SMR 품은 부산… 차등전기료·방폐장 ‘말뿐인 대책’>(부산일보, 6/19, 1면)
<이미 원전 5개 있는 부산 기장군에 국내 첫 SMR 건설>(부산일보, 6/19, 3면)
<환경단체 “즉각 철회” vs 부산시·기장군 “성장 동력”>(부산일보, 6/19, 3면)
<국내 첫 SMR 기장에,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도 서둘러야>(부산일보, 6/19, 사설)  
<국내 첫 SMR 기장군에 건설…2035년 가동 목표>(KBS부산, 6/17)
<SMR 품은 기장 “미래 산업 기대”…과제 산적>(KBS부산, 6/18)  
<SMR 1호기 후보지로 기장군 선정>(부산MBC, 6/17, 단신)
<′국내 첫 SMR′ 유치…기대 효과와 과제는?>(부산MBC, 6/18)  
<소형모듈원전 부지, 부산 기장군으로 선정>(KNN, 6/17, 단신)
<부산 기장군에 국내 첫 SMR 1기 건설>(KNN, 6/18)  

[참조]
<“SMR 반드시 찬성을” 기장군 여론 조작… 우성빈 “부적절”>(부산일보, 6/10, 8면)
<“반드시 찬성해 달라”…기장군 여론 유도>(KBS부산, 6/8)
<우성빈 당선인 “원전 여론조사 찬성 유도 부적절”>(KBS부산,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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