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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지역언론 훑어보기]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추진, 지역언론 “공론화 필요”

[지역언론 훑어보기]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추진, 지역언론 “공론화 필요”

최근 부산시가 남구 이기대공원에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총 건립비용은 1,081억 원, 연간 운영비는 125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역 시민사회는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데도 공론화 없이 밀실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지역언론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퐁피두센터?

퐁피두센터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과 함께 프랑스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주로 20세기 이후 작품을 보관, 전시하고 있으며 현대 미술의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퐁피두센터는 파리 외에도 프랑스 메스, 스페인 말라가, 벨기에 브뤼셀에 분관을 두고 있으며, 2019년엔 상하이에 아시아 첫 분원을 열었다. 최근에는 한화그룹이 내년 개관을 목표로 서울 분관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 7월, 부산시는 부산 분관 건립을 위한 기본 용역과 협상을 마무리하고 퐁피두센터와의 업무협약 안에 대해 시의회 동의를 거쳤다. 이번 달엔 퐁피두센터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내년 말 정식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막대한 예산만큼 관람객 많을지는 미지수

부산시 계획에 따르면,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을 위한 총 사업비는 1,081억 5,189만 원으로, 부지매입비를 제외한 건립비용이다. 여기에 운영비는 별도로 발생하는데, 연간 비용은 125억 8,300만 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예상 총 수입은 입장료와 교육프로그램, 임대 운영비를 합쳐 50억 1,400만 원이다. 매년 약 75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부산시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예산이라고 했지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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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은 시민사회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전하며 부산시 계획의 문제점을 알렸다. 시민사회가 우려하는 점은 부산시의 예상과 달리 운영비가 더욱 늘어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입장료로 운영비를 유지한다는 게 부적절하다는 거다. 지난 8월 27일 부산참여연대와 인본사회연구소가 개최한 ‘이기대 공원 퐁피두 미술관 분관 유치 진단 긴급 토론회’에 참석한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스페인 분관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매년 로열티로 40억 원을 지불하고 2030년부터는 매년 51억 원을 낸다”며 “5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할 경우 내야 하는 로열티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산시가 연간 운영비를 100억 원대로 추산하지만 실제로는 적어도 250억 원 정도는 들 것”이라며 “입장권 수익으로 운영비를 유지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우려’ vs ‘필요성’… 퐁피두 둘러싼 같은 듯 다른 2개 토론회>(부산일보, 17면, 8/29))

더구나 부산시의 재원 마련 방안이 확실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퐁피두 부산분관윤곽46만 관람객 추산>(국제신문, 2, 8/28)에 따르면 부산시의회 서지연 의원은 “예상되는 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 예산 조달 계획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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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분관과의 중복으로 인해 관람객이 적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KBS부산은 <부산에도 ‘퐁피두센터’…막대한 예산에 일방 추진?>(8/27)에서 “한화그룹이 퐁피두센터 운영권을 확보해 내년 서울에 분관을 개관, 4년 동안 운영하게 돼 중복 논란이 일고 있다”며 “관람객 집객 효과가 나타날지도 미지수”라고 짚었다.

서울과의 중복 논란 피하려 허위 보고 의혹도

박형준 부산시장은 작년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서울 분관은 2029년 문을 닫고, 연이어 부산 분관이 2031년 개관해 영구 시설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과 운영 기간이 겹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인데, 이런 설명은 부산시가 분관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 동의안을 시의회로부터 받아내는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그러나 부산MBC 취재 결과, 부산시의 ‘부산 단독 운영’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퐁피두가 뭐길래 시의회에 허위 보고까지>(8/29)를 보면, 서울과의 계약이 끝난 2030년 이후에 한국에서 분관 두 곳의 동시 운영이 가능하냐는 부산MBC의 질문에 퐁피두센터는 “부산은 서울과 다른 독자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부산과 서울에서 각각의 다른 프로젝트를 퐁피두와 협업하는 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퐁피두센터 측이 부산과 서울, 두 분관이 동시에 운영될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부산MBC의 취재가 이어지면서 부산시도 결국 뒤늦게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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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회에 허위로 보고했다는 문제와 함께 사업 효과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MBC는 “경제적 유발 효과가 막대할 것이라는 계산은 부산 분관이, 국내 유일의 퐁피두센터 분관이라는 전제하에서 나온 것”이라며 “허위 보고를 바탕으로 한 시의회 동의안 처리 절차와 관련해 앞으로 거센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입틀막, 귀틀막 행정”

지역 시민사회는 부산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여론 수렴 과정 없이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한다. 특히나 시민단체가 점검 토론회를 열겠다는 일정을 공개하자 곧바로 부산시가 ‘맞불’ 성격의 토론회를 열겠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부산시가 시민사회와의 대화가 아니라 대립에 나섰다는 것이다. 부산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부산시의 토론회는 역사에 사라졌던 전형적인 관제 토론회”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KNN은 부산시가 논란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퐁피두센터 부산’ 공론화…부산시가 논란 자초>(8/27)에서 KNN은 부산시가 시민단체 토론회와 같은 날 토론회를 연 것에 대해 “오히려 부산시가 논란을 자초했다”며 부산시가 비판을 물타기하려고 동시에 토론회를 열었다는 부산참여연대의 비판을 전했다. 부산MBC도 <퐁피두 유치 둘러싼 여론전, 비판 목소리도>(8/27)를 통해 부산시의 사업 추진 과정이 투명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국제신문과 KBS부산은 부산시가 시민사회의 비판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국제신문 이노성 논설위원은 <[도청도설] 부산 퐁피두센터 논란>(8/30)에서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며 “부산시는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데도 공론화 없이 밀실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KBS부산 최현호 앵커도 8월 27일 뉴스7’ 클로징 멘트를 통해 “막대한 건축비는 차치하고서라도 무엇보다 시민의 공감대 없이 추진하는 바람에 밀실행정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다”며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유치의 타당성,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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