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위원회는 1987년 방송법에 따라 ‘방송자문위원회’로 출발해 방송 편성 및 심의 자문 역할을 수행했다. 1990년 ‘시청자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시청자를 대표하는 인사가 위촉되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며, 2000년 통합방송법 개정을 통해 시청자 권익 보호 기능이 강화되었다. 현재 54개 방송사에서 약 650명의 시청자위원이 활동 중이지만, 운영의 질적 개선은 미흡한 상황이다.
그간 시민사회단체들은 시청자의 방송 접근권을 보장하고, 실질적인 의견 반영을 위해 시청자위원회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과거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 속에서 시청자위원회 개혁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었으며, 일부 방송사에서는 이에 대한 개선 시도를 했다. 예를 들어 KBS는 노동조합이 시청자위원 선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으며, 일부 방송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위촉 과정과 회의 내용을 공개하고 조치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시청자위원회의 운영 방식은 여전히 소극적이며, 특정 직업군 쏠림 현상, 낮은 출석률, 객관적 선임 기준 부족 등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시청자위원회가 단순한 형식적 기구가 아니라, 시청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보고서는 부산 지상파방송(KBS부산, 부산MBC, KNN)의 시청자위원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분석하여, 여러 학술논문과 보고서에서 지적되어왔던 지역방송의 시청자위원회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제도 개선 방안 제시, 지역민 방송 참여 강화 방안 모색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분석항목 및 분석방법
이 보고서는 2022년과 2023년 동안 활동한 부산 지역 지상파 방송 3사(KBS부산, 부산MBC, KNN)의 시청자위원회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각 방송사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자료를 활용하여 방송사별 시청자위원회 구성의 다양성(나이, 성별, 직업, 추천 분야 등)과 회의의 정기성 및 위원 출석률 등을 살펴보았다. 또한 공개된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하여 위원들이 제시한 의견의 분야(편성, 보도, 시사·교양, 연예·오락, 뉴미디어 등), 주제(프로그램 평가, 제작/편성 요청, 기술적 문제, 시청자 참여 등), 의견 수준(칭찬, 비판, 정책 제안 등) 등을 평가하였다. 방송사가 이러한 의견을 얼마나 수용하고 있는지(참고, 수용, 반론, 조치 등)를 분석하여 방송사의 수용 정도를 파악하였다.
설정된 항목 분석을 통해 지역 시청자위원회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지역 시청자 권익 확대를 위한 제도적 노력이 무엇인지를 알아보았다.
1. 부산지역 지상파 3사 시청자위원회 운영 현황
자료 공개 현황
본 보고서는 부산지역 지상파 방송 3사(KBS부산, 부산MBC, KNN)의 시청자위원회 자료 공개 현황을 분석하여 시청자위원회의 투명성 정도를 평가했다. 세 방송사는 모두 각 홈페이지에 시청자위원회 섹션을 두고 있으며, 시청자위원회 소개, 관련법규, 위원 명단, 회의록 등의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자료 공개의 세부 내용에는 차이가 있었다.

KBS부산은 시청자위원회 관련법규를 명시하지 않았고, 시청자위원회 소개는 간략하게 문답 형식으로 제공됐다. 위원명단은 이름, 사진, 소속만 공개되고 있으며, 시청자위원 선정결과 발표 게시물에는 이름, 부문, 추천단체, 성별, 연령대 비율을 공개하고 있다. 회기 시작 시에만 추천분야와 추천단체 등의 세부 사항을 포함한 ‘KBS부산 시청자위원회 운영규정’을 첨부한다. 회의록은 매월 말일에 정기적으로 공개한다.
부산MBC는 시청자위원회 메인페이지에서 위원회 소개, 권한, 다짐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관련법규는 방송법 제6장 시청자의 권익보호 관련 항목을 명시했다. 위원명단은 방송 3사 중 유일하게 이름, 사진, 소속, 추천분야, 추천단체를 모두 공개하고 있어 다른 자료를 따로 열어보지 않아도 추천분야와 추천단체를 확인할 수 있다. 회의록은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전까지 홈페이지에 정기적으로 게시되며, 2023년 홈페이지 개선 과정에서 2021년 이전의 자료는 게시되지 않았다.
KNN은 시청자위원회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페이지에서 역할과 구성, 직무 및 권한 등을 제공하며, 위원명단은 이름, 사진, 소속만 공개된다. 다만, 매월 회의록에서는 위원별 추천단체와 추천분야가 공개된다. 또한, 관련법규는 방송법 제6장과 관련 규정을 명시하고 있으며, 회의록은 매월 15일에 정기적으로 게시된다.
KBS부산과 KNN은 시청자위원 추천단체와 추천분야 등의 정보를 확인하려면 별도의 게시물을 열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개인정보와 같은 민감한 내용이 아니라면 시청자위원의 대표성과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추천단체와 추천분야의 공개가 보다 용이해야 한다. 또한, 추천단체의 책임성을 높이고 적절성을 보장하기 위해 추천단체의 공개가 필요하다.
월별 회의 진행 및 출석률 현황
회의의 정기성 확인을 위해 회의 진행 현황을 살펴봤다. 각 사의 시청자위원회 소개, 직무와 권한을 보면 매월 1회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있음을 명시했다.

부산지역 지상파방송 3사 모두 매월 1회 정기적으로 시청자위원회를 진행하였다. 다만 2022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회의 및 서면의견서 제출로 대체하기도 했다. KBS부산과 부산MBC 경우, 온라인회의나 서면 제출로 진행한 경우 회의록에 별도로 표시하여 온라인·서면회의 개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KNN은 별도 기록이 없어 모두 대면회의로 진행한 것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시청자위원의 회의 참여도를 살펴보기 위해 방송사별 회의 출석률을 알아보았다.

부산지역 지상파 3사의 시청자위원회는 각 방송사별로 정기적인 회의 일정을 운영하고 있다. KBS부산은 매월 셋째 주 목요일, 부산MBC는 매월 셋째 주 화요일, KNN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시청자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부산MBC의 경우, 2022년에는 3건, 2023년에는 2건의 회의를 서면의견서 제출로 대체하였다. 이때, 회의록에는 의견을 제시한 위원들만 출석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부산민언련이 2019년 개최한 ‘시청자위원회 현황과 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KBS부산 시청자위원회의 출석률은 2017년 78%, 2018년 69%, 2019년 82%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점점 최근 KBS부산 시청자위원회의 출석률이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특정 위원들의 지속적인 불참 때문인데 시청자위원 위촉시 권한과 직무, 해촉 요건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준수여부에 대한 확인절차가 부족했던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평가된다.
시청자위원의 다양성 및 대표성
방송법 제87조 2항에 따르면, 시청자위원회는 ‘각계의 시청자를 대표할 수 있는 자’를 위촉해야 한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지상파방송 3사의 시청자위원 구성에서 대표성과 다양성을 확인하기 위해 성별 비율, 연령대, 소속(직업) 등을 분석했다.
○ 시청자위원의 성비

부산지역 지상파 3사의 시청자위원 성비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76.4%, 여성이 23.6%로 성별 불균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KBS부산은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었으나 점차 남성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부산MBC와 KNN은 여성 위원이 평균 2.5명, 1.5명에 불과해, 성별 균형을 고려한 위촉이 필요하다.
○ 시청자위원 연령대 현황

부산지역 방송 3사의 시청자위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50대가 가장 많았고 60대가 그 뒤를 이었다. 20대 위원은 전무했으며, 30대도 2022년 KBS부산에서 단 1명만 포함되었다. 이는 세대별 대표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부산은 청년 유출이 심각하고 미디어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청년층의 의견을 반영할 시청자위원 영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청자위원회는 여전히 50대 남성 중심의 구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KBS부산은 상대적으로 연령과 성별에서 다양성을 확보했으나, 2023년에는 여성 비율이 46.7%에서 30.7%로 감소했고, 30~40대 위원 수도 5명에서 1명으로 줄어드는 등 대표성이 약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 시청자위원 소속(직업) 현황

부산지역 방송 3사 시청자위원 소속(직업)은 방송사별로 차이를 보였지만, 공통적으로 기업(경제인)이 2022년 29.3%, 2023년 34.1%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KBS부산의 경우, 기업(경제인)과 시민사회단체 소속 위원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구성되어 있었다. 반면 교수, 의료인 등은 1명으로 다른 방송사와 차이를 보였다. 부산MBC는 기업(경제인)인 42%의 비율로 높게 나타나 추천 분야와는 별개로 시청자위원의 구성에서 친기업적인 성향을 보였다. KNN은 교수와 경제인, 의료인 비율이 높게 나타난 반면, 사회적 약자 및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시민사회단체 위원의 비율은 현저히 낮았다.
○ 시청자위원 추천 분야
시청자위원회는 방송법 시행규칙에 따라 시청자위원을 추천할 수 있는 단체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해당 단체가 비영리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특정 분야에 쏠림 현상이 없는지 확인하려면 추천 분야와 직군이 공개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각 위원이 분야별로 대표성을 가지고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법 시행에 관한 방송통신위원회 규칙 제24조에 따르면, 시청자위원을 추천할 수 있는 단체는 14개로, 학부모, 소비자, 여성, 청소년,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와 노동, 경제, 문화, 과학기술, 인권, 외국인, 물류·유통 관련 단체 등 각 전문 분야를 대변하는 단체가 포함된다. 각 방송사는 이 규정에 따라 위원을 위촉하며, 일부 방송사는 추가적으로 다른 분야를 지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산MBC를 제외한 방송사들은 추천 분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아, 회의록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지역 방송 3사 시청자위원회의 추천 분야는 소외계층 권익 대변 단체, 경제 단체, 문화 단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나, 방송사별로 차이가 있었다.
KBS부산은 추천 분야에서 고른 분포를 보였지만, 추천된 위원의 직업과 추천 분야 간 불일치가 관찰되었다. 예를 들어, 소외권익단체나 문화단체에서 추천된 위원들 중 일부는 경제인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직업군과 추천 분야 간의 연관성 부족을 시사한다. 또한, KBS부산은 ‘경제단체’ 외에도 ‘중소기업’을 추가한 점에서 기업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하였다. 경제단체 추천분야 방송3사 합계는 12건인데, 실제 추천된 기업인 합계는 27명으로 불일치한다. 다른 추천분야 단체에서도 해당 분야 전문가나 관계자가 아닌 기업인을 추천한 것으로 기업인이 과대 대표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산MBC는 추천된 위원들의 직업과 추천 분야 간 불일치 비율이 높았다. 특히, 문화단체에서 추천된 위원들 중 상당수가 기업인이나 의료인이었고, 소외계층 권익 대변 단체에는 경제인이 포함되기도 했다. 더불어, 부산MBC는 추천 분야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기간 동안 소비자 보호, 여성, 청소년, 노동 관련 기관이나 단체의 추천은 전무하였다.
KNN은 추천 분야에서 균형 잡힌 분포를 보였으나, 일부 교육기관의 운영위원회 추천 위원 중 경제인이 포함되어 있었고, ‘특별분야 추천’에서 모든 위원이 의료인으로 선정된 점은 특이 사항으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제공되지 않았다.
2. 부산지역 지상파방송 시청자위원회 회의록 분석결과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시청자위원회의 내실 있는 의견 개진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공개된 회의록을 분석하였다. 분석 항목으로는 의견 개진 분야, 의견 개진 주제, 의견 개진 수준 등을 설정하였으며, 방송사가 시청자위원회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용 수준도 함께 분석하였다.
KBS부산과 부산MBC는 회의록을 녹취 수준으로 정리하여 위원들의 발언을 거의 모두 확인할 수 있었던 반면, KNN은 위원들의 발언을 요약하여 정리한 형태로 제공되었다. 분석 기간 동안 의견 제시 건수는 KBS부산이 357건, 부산MBC는 278건, KNN은 172건이었다.
의견개진 분야

시청자위원들이 제시한 의견의 분야를 분석한 결과, 방송 3사 시청자위원 모두 보도 분야에 가장 많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MBC와 KNN은 보도 외에도 시사·교양 분야에 대한 평가가 고르게 나타났으며, 특히 부산MBC는 <예산감시 프로젝트 빅벙커>, <시사포커인> 등 시사프로그램과 관련된 평가가 많았고, KNN은 <찬란한 유산 100선>, <공개클리닉 웰> 등 교양·정보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이 두드러졌다. 반면 KBS부산은 보도 분야에 집중된 의견 제시가 많았으며, 특히 9시 메인 뉴스 <뉴스9> 외에도 <뉴스7>에 대한 의견이 추가되어 보도분야의 의견 비중이 매우 높았다.
편성 분야에서는 기존 보도 및 프로그램에서 아쉬운 부분에 대한 제작 및 편성 당부, 공익캠페인 요청, 편성시간대 부적절함 지적, 지역뉴스 비율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다. 뉴미디어 분야에서는 지상파방송의 뉴미디어 활용을 통해 시청자와의 접점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 외에도 KBS부산은 건물 보수와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 등 방송사 운영에 관한 의견을 제시한 반면, 부산MBC는 언론과 공영방송의 책무와 신뢰도, 사옥 이전 후 비전에 대한 의견을, KNN은 시청자 모니터단 확대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의견개진 주제
다음으로는 시청자위원이 제시하는 의견들의 주제를 분석했다. 분석항목은 ‘프로그램 평가’, ‘제작/편성 요청’, ‘기술적 문제’, ‘시청자 참여/접근’, ‘뉴미디어 활용’, ‘지역이슈/문화 선도’, ‘방송사 운영’ 등으로 분류했다.

시청자위원들이 제시한 의견의 주제에서 방송 3사는 모두 ‘프로그램 평가’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KBS부산은 67.6%, 63.7%, 부산MBC는 62%, 54.1%, KNN은 71.5%, 77.1%로 대부분이 프로그램 평가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 평가의 주요 내용은 방송 내용의 품질, 정보 정확성, 프로그램 구성 및 연출, 출연자 피드백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KBS부산과 부산MBC는 ‘편성·제작 요청’에 대한 의견 비율이 평균 20%를 넘었으며, KNN은 10% 내외였다. ‘편성·제작 요청’의 주요 내용은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한 심층취재 및 지속적 보도 요청, 시사프로그램 제작 요구 등이었다.
또한, 시청자위원들은 프로그램 평가 후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덧붙이는 경우가 많았으며, 중복되는 의견도 있었다. 시청자 참여와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나,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뉴미디어 활용에 대한 의견도 일부 제시되었으나 건수는 적었다. ‘시청자 참여/독려’ 관련 의견은 프로그램에 사회적 약자나 미디어 소외계층을 참여시키는 방안, 방송사 문화행사 참여 독려, 유튜브와 홈페이지를 통한 접근성 증대 방안 등을 포함했다. ‘뉴미디어 활용’ 관련 의견은 홈페이지 디자인 개선, 유튜브 카테고리 수정 등이었다.
반면, 정책 제안이나 제도 개선과 관련된 발언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시청자위원들이 방송 내용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편성이나 시청자 권익보호, 침해 구제 등과 관련된 활동에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이는 시청자위원들의 활동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현재 지역방송사 시청자위원들은 지역방송을 자주 시청하지 않거나 지역방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기본적인 지적 사항이 반복되거나 방송의 내용에 대한 단순한 인상비평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의견개진 주요 내용
위원들의 주요 의견은 지역현안에 대한 지역 언론의 관심을 높여 지속적인 보도나 심층취재를 요구하는 것이었으며, 특히 경제인, 교수, 의사, 변호사 등 지역 엘리트 그룹은 엑스포 유치, 가덕신공항 건설, 북항 재개발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민사회 활동가 그룹은 이러한 개발사업에 대한 감시와 보도 강화를 요청하는 등의 차이를 보였다.
위원들의 의견은 추천분야와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추천 단체의 정체성과 전문성에 맞는 전문적인 의견 제시가 부족했다. 예를 들어, 노동단체에서 추천받은 위원이라면 보다 노동문제에 집중해서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평가하거나 시정 요구를 하고, 청소년단체 추천이라면 청소년에 관한 시각에서 전문성을 보이는 것이 취지에 맞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견은 일반적인 평가에 그쳤다.
추천분야 일치도가 높았던 경우는 시민사회단체, 소외계층 권익대변단체, 경제단체 추천 위원들이었으며, 그들의 의견은 추천분야와 대부분 일치했다. 반면, 추천분야와의 일치도는 낮지만 직업 연관성이 높은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언론 유관 학술·단체가 추천한 지역기업인은 지역 경제 관련 이슈에 대한 지속적인 보도를 요구하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문화단체 추천 의료인은 지역 공공의료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추천분야와의 일치도는 낮지만, 직업적 배경과 관련된 전문성을 드러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의견개진 수준
시청자위원들의 의견의 긍정인가 부정인가, 또 적극적으로 시정을 요구하는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의견개진 수준을 분석하였다. 보도나 프로그램, 편성에 대해 긍정적/부정적 표현 의견은 각각 ‘칭찬’과 ‘비판’,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표시는 ‘의견제시’, 정책적 대안제시는 ‘정책제안’, 오류나 오기에 대한 수정요구는 ‘시정요구’ 등으로 분류했다.

KBS부산과 부산MBC의 시청자위원들은 회의에서 가장 많은 의견을 개진한 항목으로 ‘의견제시’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주로 보도와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그에 대한 보완사항이나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의견의 주요 내용으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 제고, 지역 이슈(엑스포, 가덕신공항, 원전, 지역소멸, 청년 탈지역 등) 공론화, 기후위기 및 재난에 따른 시민안전 강화,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한 보도 강화를 주문하는 등의 다양한 분야가 포함되었다. 또한 시정요구 항목에서는 홈페이지 접근성, 유튜브 검색 및 카테고리 구분, 자막 오류, 라디오 청취 기능 개선, 올바른 단어 사용, 요리프로그램 위생 논란 등의 문제 제기와 개선 요구가 포함되었다.
그러나 정책 제안이나 제도개선에 대한 발언은 상대적으로 적었고, 주로 미디어나 언론 관련 전문가(교수, 언론시민단체)나 시민단체 활동가들에 의해 제시되었다. KBS부산의 경우, 수신료 분리징수에 관한 논란에서 시청자위원회 명의로 입장을 발표하며 지역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시청자위원들이 방송사와 지역사회의 거시적 문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예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방송 프로그램과 관련된 내용에 국한된 의견이 주를 이뤘다.
또한 시청자위원회가 제시한 의견들은 방송 내용에 대한 평가에 집중되었고, 방송사의 편성, 시청자 복지, 서비스 정책, 시청자 권익 증진과 관련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시청자위원회는 시정요구를 할 수 있으며, 이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런 사례는 드물다. 물론 기술적인 문제나 자막 오류 등은 즉시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방송 프로그램이나 시청자 권익에 대한 더 큰 문제들은 시정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주요 원인으로 시청자위원들이 주어진 권한과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또 방송사 측도 시청자위원회의 의견이 방송 프로그램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위원회의 권한과 역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부족이 회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의 문제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방송의 사회적 책임과 시청자 권익 보호와 관련된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방송사 수용수준 현황
시청자위원들의 의견을 방송사가 얼마나 수용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방송사 의견 수용 수준을 분석했다. 수용 여부는 공개된 회의록에 사측이 표시한 결과를 토대로 분석했다.

부산MBC와 KNN은 시청자위원들의 의견에 대해 일괄적으로 수용 수준을 처리했다. 부산MBC는 ‘의견참고’로 표시했으며, KNN은 대부분의 의견을 ‘수용’으로 처리했다. 다만, KNN은 일부 의견을 누락한 후 다음 달 회의록에서 의견 반영 여부를 ‘조치내용’으로 구체화해 답변을 기입한 반면, 부산MBC는 보도 및 프로그램에 반영된 사항이나 향후 반영 계획에 대해 자세히 답변했다. KNN은 ‘노력하겠다’, ‘검토해보겠다’와 같은 다소 추상적이고 간략한 답변을 제공해 부실한 조치 내용이 드러났다.
KBS부산은 의견에 대한 수용 여부를 ‘수용’, ‘참고’, ‘반론’으로 명확히 구분해 피드백을 제공했다. 특히, KBS부산은 회의 전에 위원들의 의견서를 미리 받아 해당 부서에서 답변서를 준비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의에서 재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러한 방식은 의견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과 논의의 기회를 제공했다.
반면, 부산MBC와 KNN은 월 1회 개최되는 시청자위원회 회의에서 방송된 프로그램 및 편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즉각적인 답변을 받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들 방송사는 서면으로 의견을 답변하고, 다음 회의 전에 방송사의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을 취해 상호작용과 깊이 있는 논의가 부족했다. 부산MBC는 서면 답변을 구체적으로 제공한 반면, KNN은 요약적이고 부실한 답변을 제공하여 시청자위원회의 형식적 운영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결과요약 및 제언
결과요약

시청자위원회는 매월 정기회의를 통해 위원들이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방송사로부터 답변을 듣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회의 방식은 주로 프로그램 평가에 집중되며, 지역 시청자 권익 향상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상황이다. 시청자위원회는 방송법에 따라 시청자의 권익 보호와 의견 반영을 위한 공식 기구로서, 방송사는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운영을 살펴보면, 시청자위원회는 특정 세대와 직군(예: 기업인, 교수, 의사 등)이 과대표되고, 예술계, 시민사회, 노동계, 학부모 등 다양한 의견이 부족하다. 또한, 성비에서 여성이 적고, 추천분야와 직군 연관도와 제시된 의견의 일치도도 낮은 문제를 보였다.
결국, 시청자위원회는 시청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역할보다는 방송사와 지역의 기업인 및 기관장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 시청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지역 민주주의 의사결정에 기여하는 건전한 공론장을 형성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있다. 또한, 회의는 프로그램 평가와 지역 엘리트들이 설정한 아젠다 중심으로 운영되며, 시청자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적인 제안이나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부산지역의 시청자위원회는 제도적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형식에 치우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언
시청자위원회 운영의 개선을 위한 제언은 크게 여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시청자위원회 구성의 다양성 확보
시청자위원회의 구성을 보다 공정하고 다양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방송법을 개정하여 권역별 혹은 지역별 시청자위원 선정위원회를 두어 위원의 선임 과정을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 이 과정에서 방송사 내 선정위원회에 자사 노동조합과 외부 인사를 포함시켜 다양한 시각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 또한, 시청자위원회의 구성이 특정 세대나 직군에 과대표되지 않도록, 인권, 노동, 취약계층 등 다양한 분야의 추천 위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방송사와 지역 사회가 보다 균형 잡힌 의견을 반영하고,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시청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시청자위원회의 권한 및 역할 강화
현재 시청자위원회의 의견 제시에 대한 이행과 불이행에 대한 강제조항이 부족하다. 따라서 시청자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그 역할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시청자위원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한 채 참여하게 되면, 그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위험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위원 위촉 시 역할과 책임을 상세히 설명하고, 위촉 이후 워크숍과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여 시청자위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시청자위원회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시청자위원회의 회의 운영 및 의견 반영 절차 개선
시청자위원회의 회의 운영 방식에 있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충분한 논의 시간을 확보하고, 실질적으로 시청자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시청자위원회는 단순한 프로그램 평가의 장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지역 방송에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위원들이 제출한 의견이 방송사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피드백 절차가 필요하다. 또한, 회의록 및 관련 자료는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시청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시청자위원회가 시청자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넷째, 시청자위원회 활동의 투명성 강화
시청자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투명성과 자료의 공개는 시청자위원회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시청자위원의 기본 정보, 추천 분야, 발언 내용 등이 명확히 공개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시청자위원들이 자신의 추천 분야에 맞는 발언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회의록과 관련 자료는 홈페이지에 공개되고, 시청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이는 시청자위원회가 시청자의 의견을 진지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다.
다섯째, 법·제도적 개혁을 통한 시청자 참여 지원 강화
시청자 참여와 방송의 지역성 및 다양성 문제는 지역방송사 측의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를 견인하기 위해 지역방송에 대한 공적 지원과 인·허가 평가 시 시청자위원회의 내실 있는 운영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가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또한, 지역방송협의회와 같은 지역방송 협의체가 시청자 참여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방송사 내부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개혁은 지역방송의 공정성을 높이고, 시청자의 목소리가 방송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여섯째, 시청자위원 전문성 강화 및 시청자권한 확대 법 제정
‘시청자참여 통합지원법(가칭)’을 제정하여 시청자위원회의 역할, 구성, 운영 및 평가를 법제화하고 제도화해야 한다. 이 법을 통해 시청자위원회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시청자평가원,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시청자 미디어 교육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체계적인 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의 시청자 미디어센터가 시청자위원을 방송사별 선정위원회와 함께 선정하고, 일정 기간 시청자위원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방식은 법제화가 가능하며, 이는 시청자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이고 그들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제언들을 통해 시청자위원회는 방송사와 지역 시청자 간의 원활한 소통을 이끌어내며, 지역방송이 지역민의 목소리를 더욱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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