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2일(토), 부산민언련이 주최한 ‘2026 시민미디어특강’이 <정치 콘텐츠와 공론장의 위기: 흩어진 광장을 잇는 시민들의 질문과 대안>을 주제로 개최되었습니다. 행사장소인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 2층 공개홀이 120여 명의 시민으로 가득 찼는데요. 이번 특강은 유튜브를 통한 정치 소비가 일상화된 가운데, 객관적 팩트와 심층 취재의 빈자리를 자극적인 ‘썰(주관적 해석)’이 대체하고 있는 현 미디어 생태계의 문제점과 ‘내 편’만 확인하는 극단적인 편 가르기가 만연해지면서 시민들이 겪고 있는 소모적인 피로감에 깊이 공감하고 그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행사는 두 연사의 ‘미니 강의’가 펼쳐진 1부와, 시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묻고 답하는 2부 ‘인사이트 토크’로 진행되었는데요. 첫 번째 강연은 정준희 교수님이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로 이야기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따옴표 뒤에 숨은 복화술을 넘어, 진짜 공론장을 향해”_정준희 교수 ![]() 정 교수님은 기성 언론이 취재원과 출입처에 의존하며 만들어내는 오염된 보도 행태를 구체적으로 지적했습니다. 특히 “따옴표 저널리즘은 결국 복화술입니다. 남의 입을 빌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던지는 것이죠”라며, 심층 취재 없이 권력자나 전문가의 입을 빌려 주장을 유통하는 관행과 명확한 근거 없이 짐작을 사실로 둔갑시키는 ‘뇌피셜 저널리즘’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나아가 “우리의 정치 공론장은 보이지 않는 손들이 만든 ‘쇼츠 아레나(Shorts Arena)’의 투기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라고 진단하며, 미디어 정치 낭인들이 장악한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맥락은 완전히 거세된 채 자극적인 숏폼 영상들끼리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이 투기장 속에서, 시민들이 정보의 진위나 논리적 품격은 따지지 않고 단지 ‘내 편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 주는가’에만 열광한다면 결국 진정한 공론장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남겼습니다. “여유를 잃으면 미디어는 우상이자 원수가 된다”_유승균 PD ![]() 또한, 유 PD는 쏟아지는 정치 콘텐츠 속에서 시민들이 겪는 ‘피로감’에 대해서 얘기했는데요. 파편화된 미디어 생태계에서 수많은 대중의 복잡한 니즈를 모두 만족시킬 완벽한 매체는 존재하지 않음에도, 싫어하는 대상의 일거수일투족에 지나치게 몰두하다 보면 결국 그 혐오 대상에게 내 삶과 사고가 통째로 지배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뉴스 창을 닫아버릴 수 있는 ‘차단 타이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스포츠나 게임 등 미디어와 무관한 다른 취미를 통해 뇌를 환기하는 나만의 ‘쉘터(피난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여유가 있으면 미디어는 내 ‘도구’가 되지만, 여유가 없을 때 미디어는 나를 지배하는 ‘우상’이나 ‘원수’가 됩니다”라는 말에 많은 시민들의 공감했습니다. 인사이트 토크 – 시민과 함께 나눈 공론장 복원의 과제 ![]() 플랫폼 변화와 공영방송의 미래에 대한 논의도 뜨거웠습니다. 정준희 교수는 유튜브와 숏폼으로의 이동을 ‘세대의 이동’으로 정의하며, 과거처럼 온 국민을 TV 앞으로 모으는 공영방송의 영광은 재현하기 어렵다고 보았는데요. 따라서 기존의 조직 틀 안에서 사장만 바꾸는 개혁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해외 뉴스(외신) 전문’처럼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는 전혀 새로운 공적 미션을 부여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차별과 혐오 발언에 대한 실천적 고민도 이어졌습니다. 유승균 PD는 “동의할 수 없는 타인의 발언이라도 먼저 이웃 시민으로서 눈을 맞추고 들어주는 포용이 필요하다”며 도덕적 원리주의를 경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어 가짜뉴스와 혐오를 막기 위한 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현장 질의에 대해, 정준희 교수는 “최저선을 긋는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극단적인 정파성 탓에 합의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요구와 정책 결정자의 공론화 의지가 절실함을 강조했습니다. 시민이 잇는 건강한 공론장의 길 ![]() –넘쳐나는 정치 콘텐츠와 통쾌한 사이다 발언에 함몰되지 않고, 정보의 품질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시민의 기준을 높일 것. –미디어와 거리를 두는 심리적 여유를 통해 혐오에 지배당하지 않고, 미디어 소비의 주도권(권력)을 시민 스스로 쥘 것. –파편화된 여론 형성을 넘어, 다름을 포용하고 실질적인 논의가 오가는 진짜 공론장을 시민의 참여로 복원해 나갈 것. 이러한 과제들은 특강이 끝난 후 우리의 일상에서 계속 이어져야 할 실천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이날 복성경 대표는 토론을 마무리하며 “오늘 나눈 이야기들이 그저 휘발되지 않고,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우리의 미디어 소비와 삶을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씨앗이 되길 바란다”는 인사를 남겼습니다. 광장을 다시 잇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120여 명의 시민들이 빛내준 눈빛은 건강한 공론장 복원의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먼 길 오셔서 부산 시민들에게 귀중한 통찰을 전해주신 정준희 교수님과 유승균 PD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부산은 물론 서울, 대구,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귀한 걸음을 해주신 시민 여러분과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부산민언련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민의 눈으로 미디어를 감시하고 흩어진 광장을 다시 잇는 여정, 앞으로도 든든하게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흩어진 광장을 다시 잇는 길목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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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시민미디어특강 후기] 혐오에 휘둘리지 않는 시민의 힘, 다름을 포용하는 연대의 광장을 열다](https://bssiminnet.or.kr/wp/wp-content/uploads/2026/09/%EC%A0%9C%EB%AA%A9-%EC%97%86%EB%8A%94-%EB%94%94%EC%9E%90%EC%9D%B8-9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