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엘시티 사업 비리사건 특검 수사에 합의했습니다. 철저한 진실규명을 촉구해온 시민사회는 4당 합의에 환영하였습니다.
그런데 지역 언론에서는 ‘경제 위축’ 목소리만 비중있게 다뤘고,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부산민언련은 엘시티 특검 합의 관련 지역 언론 보도에 대한 모니터를 토대로 논평을 발표합니다.
■엘시티 특검 합의 관련 지역 언론 보도에 대한 논평
특검이 지역경제 발목 잡는다? 민심 외면 상공계 목소리 적극 반영한 지역언론
정치권이 3월 20일 해운대 엘시티사업 비리 사건(엘시티 비리 사건) 특별검사 수사에 합의하였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특검 수사를 하자는 데 합의한 것이다. 지난 7일 부산지검이 수사 결과를 발표해 사실상 부실 수사로 끝나는 게 아닌가 우려했던 시민사회는 환영하였다. 부산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검찰이 2015년 말부터 엘시티 사업 비리에 관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43채에 달하는 특혜 분양과 토착비리, 특혜 금융, 외국인 투자이민제 등에 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지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도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며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부산지역 언론은 특검 수사 합의를 비중있게 보도하였으나 상공계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보도 내용은 상공계의 경제 위축 우려가 주를 이뤘고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덧붙였다. 부산일보는 1면과 6면 머릿기사로 가장 비중있게 다뤘고 국제신문도 1면에 보도하였다. 특히 부산일보는 상공계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였다. 지역방송의 경우 부산MBC는 첫 번째 꼭지로 다뤘고 KBS부산과 KNN은 단신 보도하였다. 언론사들은 스스로 ‘정,관계 인사 무더기 기소한 엘시티 비리 수사‘라고 지적하면서도 부실한 의혹 규명에 대해선 거의 언급이 없었다. 정치권의 셈법이 있든 없든 특검 수사의 가장 큰 배경은 특혜 의혹 진상 규명인데 말이다.
부산일보는 3월 21일 1면 머릿기사 <엘시티 특검 합의 4당 “대선 후 추진“>에서 특검 도입 소식을 전하면서 실제로 특검이 실시되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 부산 경제계의 부산 경제 위축 염려 목소리를 비중있게 다뤘다. 이어 6면 머릿기사 <“가뜩이나 힘든데“…부산 정치권도 경제계도 ‘부글부글‘>에서도 이번 특검이 ‘대선용 특검‘이라며 부산 경제 사정과 지역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몰아갔다. 국제신문은3월 21일 1면 하단에 <‘엘시티 특검‘ 4당 원칙적 합의>란 제목으로 국회의 특검 합의 소식을 보도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기에 권력 실세 등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였다.시민사회나 상공계의 목소리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부산MBC는 3월 20일 뉴스데스크 첫 번째 뉴스 <엘시티 특검 합의…지역 경제계 “파장 최소화“>에서 관련 소식과 함께 지역 경제계와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전하였다. 상공계는 직접 인터뷰를 담았고 시민사회 입장은 간단하게 언급하였다. KBS부산과 KNN은 뉴스 말미에 단신 처리해 사안의 중요성을 제대로 살리지조차 못하였다.
지역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보도한 언론사는 상공계 위주 보도‘였고 특검의 의미와 과제를 짚은 곳은 없었다. 지역 토착 비리의 결정판, 정,관,경,언 유착 초대형 비리 백화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엘시티 비리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기회가 왔는데 오히려 지역경제 위축만 우려하였다. 특히 부산일보는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를…’을 두 번, “가뜩이나 힘든데“를 제목으로까지 뽑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일보와 부산MBC는 똑같이 부산상공회의소 조성제 회장의 인터뷰를 직접 넣어 부각하였다.
우리 사회가 경제권력을 감시하거나 정경유착을 파헤치려할 때마다 나오는 경제를 우려한다는 언론보도는 너무나 익숙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때도 마찬가지였다. 재벌과 대기업이 수사를 받고 대기업 로비를 밝히면 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언론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 잡아 얻을 사회적 효과와 진상 규명, 재발방지책 수립이라는 지역민의 민심은 왜 제대로 반영하지 않나. 엘시티 비리 사건은 언론도 여전히 감시해야 할 주요 지역 이슈이다. 진실을 밝히고 잘못된 관습을 청산하는 일이 마치 지역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처럼 보도하는 지역언론부터 쇄신해야 한다.
2017년 3월 22일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