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보도 4월2주_신문모니터] 공천 갈등 부각하며 지역당론 힘 실어주는 언론, 충분한 정보 제공 없으면 지역주의 조장할 수 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6.13지방선거 보도 신문모니터 주간보고서_42(4.9~4.14)

 

 

공천 갈등 부각하며 지역당론 힘 실어주는 언론,

충분한 정보 제공 없으면 지역주의 조장할 수 있다

 

 

4월 둘째 주 선거 관련해서 가장 눈에 띄는 화두는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중앙당과 부산시당 간 공천 갈등’이었다. 두 정당의 부산시당은 다수 구청장 후보들을 단수추천으로 정리했지만, 그 결과에 대해 중앙당에서 심사가 부실하거나 공정하지 않았다며 재검토하라고 통보한 상황이다. 국제신문은 한 주 동안 관련한 소식을 8건, 부산일보는 6건을 보도했다. 제목을 살펴보면 ‘중앙당에 뿔난 PK…’, “중앙당 공관위서 월권”, ‘화약고’, ‘시당 발칵’, ‘낙하산 경선’, ‘여야 중앙당 ‘지역 간섭’’이라고 표현해서 중앙당이 지역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논의를 뒤집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부산일보, 국제신문 <중앙당과 부산시당 간 공천갈등>에 관한 기사 제목 (4.9~4.14)

 

두루뭉술한 취재원, 주어 없는 전망을 통해

부산시당 입장에 힘 실어주는 경향 드러나

이런 분위기는 특히 부산일보의 관련기사 본문에서 한층 잘 드러난다. ‘지역정가에서는’, ‘부산시당의 한 관계자는’처럼 두루뭉술한 취재원을 통해 부산시당 공관위의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지방선거 어떻게 치르라고! 중앙당에 뿔난 PK 한국당>(부산일보, 4/9, 5면)이 대표적이다. 이 기사는 “지방선거에 이길 생각이 있다면 이렇게 무원칙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자유한국당 PK시·도당 관계자와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불만 토로를 기사 첫머리에 배치해서 중앙당과의 대립구도를 명확히 하고 있다.

바로 아래에는 <‘자기 목소리’내는 이헌승 시당위원장>(부산일보, 4/9, 5면)을 실었는데, 이헌승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위원장을 ‘온건하면서도 원칙을 중시하는’ 인물이라 소개하고 <지방선거 어떻게 치르라고! 중앙당에 뿔난 PK 한국당>에서 자세히 다룬 부산진구청장 공천 문제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힌 입장을 전달했다. 두 기사를 연결해서 읽으면 상대적으로 이헌승 위원장의 공천안이 상식적이고 원칙적이라고 느껴지는 구성이다.

 

부산일보 4/9   5면 구성

 

또 다른 기사 <여야 중앙당 ‘지역 간섭’, 공천 잡음 키우고 선거판 흔들고>(부산일보, 4/12, 5면)에서는 ‘지역적 특성과 여성 및 영입 인사, 본선 경쟁력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과정을 무시한 채 적합도 조사 여부만으로 공천 과정 전체를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부산시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고 중앙당에서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이유로 ‘중앙당 당직자 노조가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소문’을 언급했다. 역시 ‘지역 정치권’과 같은 불분명한 취재원의 입을 빌리거나, ‘~한다는 지적이다’,‘~것으로 보인다’,‘~이란 전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라고 주어를 숨겨서 부산시당의 입장을 설득하고 있는 문장이 많다. 그러나 지역적 특성이 무엇이고 영입 인사에 대해서는 어떤 가산점을 얼마나 주는지, 본선 경쟁력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공천 심사 기준을 구체적으로 보도하고 있지는 않아서 결과만 가지고는 중앙당과 부산시당 중 누가 더 공정한지 알 수가 없다. 유권자가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현재 지면에서 제공되는 정보 정도로는 중앙 정가와 지역 정가가 알력 다툼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공천 기사에 충분한 정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이런 공천 보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충분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중앙보다는 지역에서 추천하는 인물이 더 적합’하다는 지역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청장 후보들은 인원도 많거니와 그동안 언론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아서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앞서 살펴 본 공천 기사를 보면, 물망에 오른 인물이 거쳐 왔던 직책 정도를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부산진구청장 공천 갈등이 부각되면서 부산시당에서 미는 김영욱 씨와 중앙당에서 경선에 포함시키라고 요구하는 황재필 씨가 기사에 여러 번 등장하고 있지만 김영욱 후보에 대한 정보는 전 부산시의회 부의장이라는 것, 황재필 후보에 대한 정보는 전 한국당 원내행정국장이라는 것 뿐이다. 직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인물이 임기동안 어떤 업적을 이루었고, 어떤 평가를 받았는가 하는 것이다. 공천 과정에서는 이런 저런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언론은 싸움의 양상에만 주목할 게 아니라 각 후보들이 어떤 점을 두고 다투고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담아내서 그 자체로 인물 검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주 보도는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공천 과정에서 ‘갈등’만 부각시켜서 오히려 유권자들의 피로도를 증가시켰다. ‘공천학살’, ‘홍역’, ‘핵폭탄’, ‘볼썽사나운 모습’, ‘집안싸움’, ‘밥그릇싸움’, ‘노골적인 자기식구 밀어주기’, ‘자멸하는 것 아니냐’와 같은 부정적인 표현들이 등장해서 오히려 정치 냉소, 정치 불신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까 우려됐다. 이 중에는 취재원의 말을 직접 인용한 단어도 있지만 직접 인용을 할 때도 이런 표현들이 정치 혐오를 불러오지는 않을지 따져보고 신중하게 골라 써야 할 것이다.

 

 

 

부산일보 4/13 5면 기사

 

국제신문 4/13 5면 기사

 

김기식 논란 관련 가벼운 제목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와 더좋은미래연구소 후원의 적법성 논란도 4월 둘째 주의 주요 이슈였다. 부산일보는 이에 대해 기사 11건과 사설 1건을 썼고, 국제신문은 기사 6건과 사설 1건을 썼다.

국제신문 사설 제목은 <여론은 싸늘한데… 김기식 굳이 버틸 이유 있나>(4/12)였고, ‘법적으로는 따져봐야 할지 모를 일이나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하다’, ‘청와대 판단은 너무 안이하다’고 했다. 부산일보는 사설<‘김기식 논란’ 계속 덮고 있으면 안 돼>(4/11)에서 ‘금감원장에게는 그 어떤 공직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도덕성에 의심을 받는 금감원장이 제대로 금융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 원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외유성 출장이 국회의원의 관행이었다면 이번 기회에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제대로 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김기식 논란을 다룬 기사 제목에 경솔하고 가벼운 표현을 쓴 점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데스노트’ ‘3억 원 ‘펑펑’’, ‘까도남 김기식’, ‘땡처리 외유’와 같이 온라인 게시판에서 따 온 듯한 통속적인 말을 헤드라인으로 뽑아 선정적이었다.

 

김기식 관련기사 제목(4.9~4.14)

 

유권자에게 맞춤형 후보 골라주는 온라인 서비스 기대돼

부산일보는 유권자의 이념 성향, 정책과 공약에 대해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후보자가 누구인지 골라주는 온라인 서비스 ‘마이 보트(My Vote)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정당과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하고 정책 제안에 도움을 줄 지방선거 보도 자문단을 13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반가운 기획이다. 자문단이 대부분 교수로 구성된 것은 다소 아쉽지만, 두 가지 기획을 잘 엮어서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수록 부산에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고 누가 비전을 제시하고 능력이 있는지 검증하는 보도를 지면에서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부산일보 4/13 2면 기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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