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공개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2024년 4분기(10~12월)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이번 4분기에는 공권력, 시정, 난개발, 주거, 사회복지, 녹색금융 등 여러 문제를 짚은 보도 7편이 후보작으로 올라왔습니다. 이중에서 KBS부산 <53사단 인근 개발 사업 밀실 심의 논란 보도>와 KNN <강서구청장 일방 행정 고발 보도>는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기초지자체의 비민주적 행정을 고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민자도로 예산 분석을 통해 세금 낭비 실태를 고발한 부산MBC <민자도로 세금 누수 실태 보도>와 현장 중계로 공권력과 국회의원의 부당한 행태를 알린 뭐라카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사무실 항의 방문, 부경대 학생 과잉 진압 현장 보도>를 2024년 4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으로 선정했습니다.

부산MBC, 민자도로 세금 누수 실태 보도(송광모 기자)

부산MBC는 부산시가 민자도로 운영사에게 지급한 예산 내역을 분석해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당초 세금을 아낀다는 명목으로 민간에게 투자를 받아 도로를 건설한 것인데, 실상은 건설비보다 많은 돈이 민간사업자에게 흘러가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부산MBC에 따르면 민자도로 운영사들은 통행료 외에도 재정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세금까지 받아가고 있었습니다. 20년 이상 된 수정산터널의 경우 공사비보다 많은 지원금을 챙겼고, 다른 터널은 아직 최장 26년이나 남아 있어 지원금 규모가 공사비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MBC는 “통행료만으로 민자도로 운영이 가능해 세금을 아낄 거라 생각하지만,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62억 원 늘어난 840억 원을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민간사업자에게 가는 돈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민자도로 운영사들은 수시로 통행료 인상을 요구했는데, 부산시가 이를 ‘통행료 미인상 보전’이라는 이름의 세금 지원으로 사실상 수용해온 것입니다. 때로는 통행료가 실제로 인상되기도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민간사업자의 요구를 아무런 타당성 검증 없이 부산시가 받아들였다는 점입니다. 관련법에 따르면 통행료를 조정할 때 ‘통행료 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하고 있지만, 부산시는 해당 심의위를 열지 않았습니다. 부산MBC는 부산시가 절차를 지키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적용 대상을 제대로 규정하지 않은 관련 조례의 부실함도 함께 짚었습니다.

부산MBC는 민자도로가 예산 효율성을 꾀하겠다는 당초 목적과 달리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구체적인 예산 내역을 확보해 실제로 세금이 어떻게 낭비되고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이와 함께 부실한 관련 조례와 무용지물이 된 ‘통행료 심의위원회’ 문제를 지적해 제도 개선을 위한 공론화도 이끌어냈습니다. 이에 2024년 4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뭐라카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사무실 항의 방문, 부경대 학생 과잉 진압 현장 보도(뭐라카노 팀)

‘부산 청년들의 행동하는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뭐라카노’는 유튜브 기반의 시민 미디어입니다. 2016년 ‘박근혜 퇴진 시민촛불시위’를 계기로 지역의 청년 미디어 활동가들이 결성한 채널로, 각종 시국 현장을 취재, 기록해 온라인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뭐라카노는 기성언론이 주목하지 않는 노동자, 장애인,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산에서 열리는 ‘윤석열 퇴진 부산시민대회’ 현장의 모습을 담아내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12ㆍ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긴박한 순간마다 현장을 지키며 부산 시민의 목소리를 전국에 알렸습니다. 아울러 ‘윤석열 퇴진 부산시민대회 공식 소식채널’로서 주최 측과 시민 간의 소통 플랫폼 역할까지 맡고 있습니다.

뭐라카노의 여러 영상 중에서 부산민언련은 ‘[지금라이브]부산의 남태령, 국힘당 박수영 의원 사무실 앞 집회’ 편과 ‘[현재상황]국립부경대 학생 감금’ 편을 주목했습니다. 이 보도들은 기성언론이 전하지 못한 현장을 담아냈다는 의미와 함께 부적절한 공권력 집행을 고발하고 시민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는 국회의원의 행태를 전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었습니다. 실시간 현장 중계로 부당한 공권력 집행을 알림으로써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막고, 부경대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학칙 개정에 대한 공론화도 이끌어냈습니다.

뭐라카노는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활동을 영상으로 기록해 SNS에 확산하는 등 언론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는 기성언론이 하지 못한 새로운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12ㆍ3 비상계엄 사태로 민주주의가 위협 받고 있는 상황에서, 광장을 시민과 함께 지킨 뭐라카노의 활동은 더욱 빛났습니다. 이에 2024년 4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후보작 약평

국제신문, 기획보도 부산 빈집 팬데믹후속 보도(김준용, 정지윤, 조성우, 박수빈 기자)

국제신문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부산의 빈집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해결을 위한 정책 제안까지 나섰습니다. 전문가를 통해 신속한 대규모 철거, 공공 매입 확대, 소유주 책임 강화 등의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후에도 부산시와 기초지자체, 민간 등의 다양한 정책 추진 소식을 소개하며 부산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화를 이어갔습니다. 국제신문은 단발성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습니다.

부산일보, 기획보도 ‘33조 녹색채권 어디에’(김백상, 손혜림, 김준용 기자)

친환경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녹색채권은 친환경 금융상품으로 취급돼 많은 관심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런 높은 인기와 달리 내실은 빈약했습니다. 부산일보는 2018년부터 2024년 상반기 동안 발행된 총 33조 원의 녹색채권을 전수조사해 사용처를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녹색채권의 당초 취지와 달리 재생에너지보다 화석연료인 LNG 발전에 더 많이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구나 일부는 녹색산업과는 전혀 무관한 곳에 채권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부산일보는 허술한 녹색채권 관리 실태를 고발해 기후위기 대응의 한 축인 녹색금융의 문제를 공론화했습니다.

부산일보, 기획보도 귀향, 입양인이 돌아온다’(변은샘, 양보원 기자)

최근 친부모 추적에 나서는 해외 입양인의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부산일보는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는 입양인이 점차 늘고 있지만, 법과 제도의 한계로 추적이 쉽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현행법 상 친부모의 개인정보는 공개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입양인들은 사적 에이전트를 고용하거나 민간단체의 선의에 기대고 있습니다. 부산일보는 해외 입양인의 ‘알 권리’를 법률에 명확히 선언하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KBS부산, 53사단 인근 개발 사업 밀실 심의 논란 보도(김영록 기자)

해운대 53사단 인근 아파트 개발 사업은 4층 이상 건물은 짓지 못하는 용지에 고층 아파트를 지으려는 사업으로, 특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해운대구청은 해당 사업 추진에 앞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심의 절차를 밟았습니다. 해당 심의를 두고 ‘밀실 심의’라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구청이 위원회 개최 사실조차 알리지 않은 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KBS부산은 53사단 핀셋 특혜 의혹을 단독으로 제기한 데 이어 관할 구청인 해운대구청의 독단적이고 비민주적인 행태를 고발했습니다.

KNN, 강서구청장 일방 행정 고발 보도(최혁규, 하영광 기자)

김형찬 강서구청장의 무리한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KNN은 강서구 종합사회복지관의 위탁 법인 결정 과정에 특정 업체를 밀어주려는 정황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강서구청이 당초 결정을 뒤집고 구청장과 가까운 인사들로 구성된 재심의 위원회를 꾸려 법인을 재선정했다며 특정 법인을 밀어주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아울러 강서문화원을 이전하는 데 있어 구청장인 일방적인 행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NN은 앞서 강서구의 민간 아파트 내부 부지 매입 특혜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구청장의 무리한 행정을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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