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시민미디어강좌’를 열었습니다. 시민, 회원 여러분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종료됐습니다.
부산민언련은 매해 시민 대상으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미디어의 약자 재현’ 문제를 주제로 ‘젠더’ ‘장애’ ‘노동’ 분야의 전문가, 현장 활동가를 모시고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1강 ‘딥페이크 성범죄로 본 미디어의 여성 재현 문제’는 미디어와 젠더를 주요하게 연구하고 있는 서울시립대 홍남희 교수의 강연으로 진행했는데요, 현재 한국의 딥페이크 성범죄 심각성과 함께 언론 보도와 미디어의 문제도 짚어줬습니다. 또 홍 교수는 디지털 기술에 의한 범죄는 제작-유통-소비 모든 과정에서 여성 피해를 양산하며 젠더 폭력 양상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인데 디지털 범죄의 수익화가 쉽고 규모마저 커진 반면, 규제 마련은 더뎌 문제는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디지털 안전을 위한 해외 사례도 소개해주셨는데요 호주는 ‘온라인 안전법’을 마련해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 있고, EU는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기술적인 조건을 안전하게 만들어야한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합니다. 또 젠더교육과 미디어교육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2강은 ‘턱없는 세상을 꿈꾸며’ 장애인 이동권 및 인식 개선 운동을 하고 있는 협동조합 무의 홍윤희 대표를 강연자로 초대해 ‘장애 혐오 부추기는 미디어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홍윤희 대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제도와 인프라의 변화가 오고, 또다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는 선순환이 일어나는데, 인프라와 인식 사이에 미디어가 존재하며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비하 발언과 이를 실어나르는 보도, 미세차별을 노출하는 언론, 장애를 영감의 소재로 소비하는 행태, 장애를 징벌로 표현하는 드라마 등 언론의 장애혐오 보도 사례를 짚었습니다.
문제와 함께 시민들의 노력으로 변화된 모습도 소개했는데요, 장애 취재 6가지 준칙, SNS에서 장애인 이모콘의 등장, 어린이 프로그램에 장애인 아동의 등장 등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또 미디어에서 강조하는 기술 발전이 곧바로 장애인 인권 진보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점도 짚었는데요, 소수에게만 허용되는 고가의 장비보다는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 탁종열 소장을 통해 우리 언론의 고질적인 문제, 노동 보도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탁종열 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에 앞장선 경제‧보수지,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왜곡하며 거짓 ‘공정’ 신화만든 보도, 건폭몰이‧강경진압 부추긴 보도,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파업 폄훼, ‘필리핀 이모’ 비하 등의 언론 행태를 소개하며, 언론이 우리 사회에서 노동을 지우고, 노동 혐오를 부추기는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보도는 결국 민주주의 위기를 불러오는 것이라며, 미디어비평과 언론개혁운동을 통해 좋은 언론과 저널리스트를 발굴하고 지원하고,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학계에서, 현장에서 다져온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미디어의 약자 재현을 짚어보고, 또 시민들의 힘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부분을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강사님, 참여자분들께 감사드리고, 이후에도 알찬 시민미디어강좌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