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부터 21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공개강좌 <시민언론학교>를 열었습니다.
1강은 소셜컴퓨팅연구소 한상기 박사님이 <소셜미디어와 정치>로 강의를 했습니다. 사람들은 반대되는 정치적 견해가 예상될 경우 자기 의견을 내보이지 않는데요, 그 경향이 지인들과의 오프라인에서보다 익명 공간인 온라인에서 심해진다고 합니다. 또 온라인에서반대편 의견을 듣거나, 토론을 통해 자기 입장을 바꾸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기 신념의 근거를 찾거나 의견을 강화하는 쪽으로 소통이 일어난다는 거죠. 하지만 신뢰하고 따르는 인물이 의견을 바꿀 경우 팔로워들은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건강한 공론장을 망치는 것은 루머라고 합니다. 토론하기 어려운 근거, 수준낮은 비난 등으로 게시물의 대부분이 채워지면 사람들은 공론장이 오염되었다 판단하고 그 공간을 떠납니다. 가능성을 가졌던 공간이 황폐화되는 겁니다. 트위터에서 SNS전사(?)로 활약했던 십알단과 같은 세력이 황폐화 전략을 썼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럴 때 루머를 초기에 차단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언론의 역할이 아쉬웠습니다.
2강은 전국언론노조 김동원 정책국장님의 <언론정상화 해법>이었습니다. 현행 방송사의 사장과 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은 청와대나 여당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인데요, 이걸 그대로 두고는 정권이 바뀔때마다 언론이 최고권력자에게 장악당할 여지가 있지요.여소야대 국회가 된 만큼 공영방송 구조개혁을 포함한 제도적 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하게 강조한 것은 소비자로서 조직된 시민의 역할이었습니다. 정치인들에게 맡겨놓는 입법개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마침 이 날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미방위가 아니라 외총위로 배정되어서 국회 내 농성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야당 의원을 많이 보냈으니 20대 국회가 시민들의 열망을 받아 착착 굴러갈 거라는 기대가 첫발부터 어긋난 셈입니다. 방송통신 영역에 새롭게 던져지는 이슈들을 이해하고, 언론개혁 과제를 시민운동으로 풀어낼 것- 민언련이 해야할 일을 새삼 깨닫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3강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배정훈 PD와의 대화 -<그PD가 알고싶다>였습니다. 가장 많은 분들이 수강신청을 해주셨고 특히 언론인을 꿈꾸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피디 6명이 한주씩 맡아서 제작을 하고 있답니다. 배정훈 PD는 고리원전, 형제복지원, 김해나 부산의 강력범죄 등 부산과도 취재 인연이 깊습니다. 피디님이 지금 하는 작업들에 사명감을 갖게 된 건, <궁금한 이야기Y>에서 학대받는 장애인 그룹홈의 식구들을 취재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갇혀있는 사람들을 꼭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었다가 가택침입, 특수폭력으로 경찰조사를 받기도 하고, 그룹홈을 운영하던 쪽으로부터 협박을 받기도 했답니다. 그 후로도 여러 아이템을 거치면서 비슷한 악연(?)이 쌓여 항상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네요. 그러면서도 취재를 계속하게 하는 힘,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진실’이라고 답했습니다. 피해자가 어떻게 죽음을 당했으며 범인이 누군지, 간첩이라는 판결을 받은 이에게 억울함은 없는지, 세월호가 왜 가라앉았는지, 어버이연합을 움직이는 세력은 누군지- 그 진실을 밝히는 것이 <그것이 알고싶다>가 할일이라고 생각한답니다.
피디님은 강의섭외를 수락하면서 ‘많이 부끄럽고 혼나러간다 생각하겠다’ 했는데요, 팀원들과 함께 <그것이 알고싶다>가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의 선정성에 기대어 지나친 인기를 모으는 것이 아닌지 경계하고 우려한다면서, 지금 우리 사회에 더 중요한 질문을 던지겠다고 했습니다.
올해 <시민언론학교>에는 120명 정도가 참여해주셨고, 매번 강사님과의 뒷풀이가 이어졌습니다. 좋은 인연을 만나고 함께 묻고 답을 찾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