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문화다양성리터러시 ‘주거보도’ 모니터링 결과보고서 요약본
‘부동산’만 있고 ‘주거’는 없다?
–부산지역 언론, 주거보도 무엇에 주목했나?
부동산 시장은 심리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다. 그래서 부동산 관련 보도는 정보 전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에게 시장의 ‘과열’, ‘냉각’ 상황을 인지하게 하여 거래를 활성화 또는 위축시키기도 하고, 실제 거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부동산 실수요자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주는 시기에는 더욱 언론이 전하는 정보가 중요하다. 한편 부동산은 생존의 기본 수단인 ‘주거’의 공간이기도 하며 ‘주거’ 형태에 따라 부, 빈곤 등 경제 수준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주거’보도 성격을 띠는 부동산 정보에 지역 언론이 어떠한 보도행태를 보이는지 모니터링 하였다.
분석기간: 2020년 7월 1일~10월 31일
○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 2020년 하반기에 발표된 ‘7.10부동산 정책’, ‘7.31 임대차법 개정 및 3법 시행’, ‘8.2부동산 정책’을 기준으로 하여, 발표시점과 부동산 정책 효과를 분석한 최근의 보도도 반영한 시기
분석대상
○ 부산일보, 국제신문: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BIG KINDS)에 ‘주거’ 관련 검색어(주거 정책, 부동산 정책, 주거, 부동산, 전세, 월세, 임대, 임차, 임대인, 임차인, 주거 복지, 비주택, 비주택 거주자, 쪽방, 노숙인, 무주택자 등)를 입력하여 추출한 기사들 가운데 연관성이 없는 기사는 삭제, 601개 기사
○ 부산MBC, KBS부산, KNN: 메인 뉴스 방송 중 ‘부동산’, ‘주거’와 관련된 보도, 39개 뉴스
분석항목
○ 기사유형: 스트레이트 기사, 해설기사, 칼럼/논평/사설, 기고, 인터뷰 기사 등
○ 취재원: 정부, 부동산 전문가, 부동산 중개업계, 시민단체, 정치권, 지방정부, 건설사, 공기업, 시민, 세입자, 자료/문서 등
○ 보도내용: 정부발표 정책설명, 정부발표 정책해석/분석/평가, 부동산 동향(시세), 정치권 반응, 도시재생 및 재개발, 거시적 주거정책, 부동산 관련 경제정책, 주거복지, 분양정보 및 광고성 기사 등
○ 보도태도: 긍정, 중립, 부정(기사제목과 본문에 가치 평가적인 단어 포함 유무, 취재원 평가 아닌 기사 작성자의 평가)
○ 기사 내 언급 지역: 부산지역 16개 구·군, 경남권, 기타
모니터 결과_양적 분석
모니터 기간 중 지역신문의 주거보도는 스트레이트 기사가 271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스트레이트+해설 기사가 198건으로 뒤를 이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설명하는 데만 급급해 정부 정책의 지역 영향에 대한 심층보도는 없는 경향을 보였다.
지역방송은 임대차보호법 등 시민들의 관심도가 높은 정책 변화임에도 정책 해설 기사는 거의 없었다. 보도량은 KBS부산이 가장 많았으나 부동산 시세 변화를 전하는 단신이 대부분이었다.
지역신문의 주거 보도는 정부 정책 전달 및 해석, 정치권의 반응 등 중앙 정치중심으로 다뤄졌다. 관련 기사는 총 178건으로 약 50%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지역과 직접 관련된 보도는 부동산 동향, 도시 재생 및 개발, 도시 정책, 분양 소식, 주거 복지와 같은 단순 정보를 전달하는 기사에 집중돼 있다. 주거복지 기사도 주거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과 관련한 단신 기사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지역방송은 부동산 동향을 전달한 뉴스가 24건으로 61.5%를 차지했다. 비록 정책 소개 및 해석이 전국 방송에서 보도됐다 하더라도, 지역 정책에 대한 해석이나 평가 등 세부적인 보도가 없는 점은 비판 받을 지점이다. 또 주거복지 보도가 4건(10.26%) 있었지만 내용은 주로 공공임대주택 모집 등 단순 전달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방송 뉴스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취재원은 자료문서로 15건(31.91%)이었다. 문서/자료의 대부분은 부산지역 부동산 시세를 전달하는 ‘한국감정원’ 월별 주택가격동향을 인용한 것으로 보도내용 중 부동산 동향 기사 비중이 높은 것을 반영한다.지역신문 주거보도 관련 취재원은 크게 중앙과 지역 두 범주로 나뉘었다. 중앙에 관련 취재원은 정부, 정치권, 자료/문서 순으로 총 316건(51.98%)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50% 비중을 차지하는 정책 설명/해석, 정치권 반응의 보도 내용을 다시금 입증하는 결과다. 지역 관련 취재원은 도시 재생 및 개발, 도시 정책, 부동산 동향 기사, 분양 소식의 영향으로 지방정부, 공기업, 건설사가 146건(24.01%)을 차지했다.
신문과 방송 모두 부동산 전문가 취재원은 이영래 부동산 서베이 대표,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 등에 치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 내 지역은 신문기사와 방송뉴스 모두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신문기사는 해당 지역이 109건이었으며 해운대구, 수영구의 인접지역인 남구까지 포함시킬 경우 132건으로 전체 기사의 약 55%를 차지했다. 방송뉴스는 ‘해수동’ 언급 횟수는 44회(44.71%)였다. 해수동이라 불리는 이 지역들은 현재 아파트 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이고 상승률도 높다는 이유로 부동산 동향 기사에 빈번히 등장했다. 그 외 지역은 신문 기사에서 소외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나마 언급한 기사는 주거복지 기사 즉 주거환경 개선에 관한 단신 기사에 한정됐다.
기사는 일반적으로 기자의 주관적 평가를 제한하고 사실 위주의 문장을 구성하기에, 기사의 보도 태도는 중립적인 경향을 띤다. 실제로 주거 보도 모니터 결과에서도 중립이 신문기사는 403건(67.05%), 방송뉴스는 35건(89.7%)로 가장 높았다. 정책해설이나 평가보다는 부동산 시세 단신 보도가 많았던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지역 언론의 주거보도 특징
○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달에 치중, 지역 상황에 따른 해석 기사 부족
정치 갈등으로 소비되는 부동산 정책 기사
정부 정책 전달, 해석기사는 부동산 정책이 단기적으로 아파트 시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다루는 단편적 내용에 집중됐다. 부동산 정책들이 부산지역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과 중‧장기적 영향을 짚어보는 분석이나 지역의 상황 등에 관한 정보는 충분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성이 강한 부동산 특성을 살리지 못한 것이다.
반면에 부동산 정책 이슈가 주목도가 높아진 만큼 불필요한 보도도 쏟아져 나왔다. 정부 대책과 별개로 여야가 경쟁하듯 쏟아내는 부동산 법안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와 갈등을 지역신문이 그대로 보도하는 경향을 보여 부동산 정책 자체가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 ‘오름세’ 강조하며 투기심리 자극하는 보도 많아..
기사 제목에 ‘들썩’, ‘오름세’, ‘최고가 갱신’, ‘상승세’, ‘최대어’, ‘투자 매력’ 등 부동산 시세를 중계하는 듯한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 기사의 내용에서도 특정지역에 대한 극단적 사례를 보도하여 부동산 시세 변화를 확대 해석하게 하는 경향도 보였다. 이러한 보도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기보다 주거 실수요자로 하여금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서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이나 주거지에 따른 심리적 간극이 발생하여 갈등이 야기될 수도 있다.
○ ‘동부산권’ vs ‘서부산권’을 가르는 보도 경향
보도에서 지역을 언급하는 경우 ‘동부산권’, ‘서부산권’과 같이 지역별 양극화를 보여주거나, ‘해수동’, ‘해수남동’ 등과 같이 특정 지역을 엮어 하나의 브랜드처럼 ‘네이밍’하여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지역별 편차를 프레임화 하거나 특정 지역을 부동산 시세 상승 지역인 것으로 부각시켜 투기를 조장하는 원인으로 작용 할 여지가 있다. 이는 제 2의 강남과 강북 담론으로 고착화될 우려를 낳는다.
○ 주택보유자와 매도자 중심의 정보 구성,
무주택자를 위한 정보는 없어…
언론에서 보도하는 기사들이 주택보유자와 매도자 위주의 정보로 구성되어 있어 무주택자를 위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했다. 시민사회의 대안적 목소리나 저소득층, 서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주택문제는 외면하는 것으로 보여, ‘부동산만 있고 주거는 없는 보도’로 풀이되었다. 실제로 수십억씩 호가하는 고가의 고층 아파트 거래 가격은 서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정보이다. 무주택자들을 위한 주거 관련 정보는 대부분 공공임대와 관련된 단신 기사로 그 건수도 많지 않았다.
○ 편중된 취재원, 다양한 이해관계 반영에는 한계 크다
취재원으로 인터뷰한 정보원의 구성에도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실명인터뷰의 경우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학장’, ‘이영래 부동산 서베이 대표’ 등 소수의 부동산 전문가만 인용됐다.
이러한 취재원의 편중은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주민을 취재원으로 인터뷰한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이번 부동산 정책이 임대차보호법 등 실수요자와 서민들을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측면에서 정책의 주요 대상자의 목소리가 덜 반영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 각종 장점 부각한 아파트 분양 홍보성 기사
언론 신뢰도 스스로 떨어뜨려
지역의 주요한 신문이라는 신뢰와 공신력을 믿고 기사를 읽는데, 막상 기사를 읽어보면 아파트 분양사와 협조해서 쓰는 광고 같은 느낌을 받아서 신뢰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번 모니터링 기간에도 분양 소식 기사는 분양 광고를 연상시켰다. 전형적인 광고 기사 형식으로 제목에서부터 타 기사와 달리 ‘호재’, ‘명품’, ‘고품격’, ‘최대어’, ‘프리미엄’같은 긍정적인 단어를 적극 사용했다. 또한 청약 경쟁률을 강조한 기사 역시 빈번히 등장했는데, 청약 경쟁률과 함께 해당 아파트의 장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 ‘주거’의 관점으로 대안 제시한 기사들
부산지역 언론 주거보도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민들의 ‘주거’ 안정화에 대한 관심보다 ‘부동산’ 동향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부산 시민의 주거 안정과 반드시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부동산 가격 오름세 국면에서는 지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나 규제에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이 지역언론의 역할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건수는 적았지만, <품격높이고 차이 줄이자-동네별 격차 컸다>(국제신문, 9월 1일), <‘부산 격차’ 해소 중단기 대책 서둘러야>(국제신문, 9월 8일) 등 부산의 부동산 관련 정책과 현황을 ‘주거’의 관점으로 살펴 본 기사들은 ‘주거보도’의 좋은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주로 지역과 계층에 따른 주거의 빈부격차, 주거빈곤의 실태를 짚었다.
특정지역 명명, 지역 이미지 고착화에 신중하고,
투자, 재테크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삶의 공간’으로 접근하는 관점 필요
특정 지역을 명명하여, 주요 특징을 보도하는 것은 해당지역에 대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시키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특히 ‘해수동’, ‘해수동남’, ‘해수’, ‘남동’ 등 지역을 묶는 것은 그 외 지역은 소외시키는 측면이 있다. 어디에 사는지, 어느 아파트 단지인지, 몇 평인지, 전세인지, 월세인지 등을 따져 묻는 사회에선 누군가를 주눅 들게 하고 사회 갈등과 주거 불평등만 증폭될 뿐이다. 그렇기에 언론에서 특정지역을 명명하고, 지역에 대해 규정하는 것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주거자본주의(residential capitalism)라 불리는 집의 상품화와 자산화는 주거 관련 보도가 투자와 재테크 관련 정보로 전락하게 하는 요인이다. 언론은 사는 곳에 따라 사람들을 서열화하고 차별 짓는 ‘주거자본주의’가 아닌, 주거의 다양함이 상생할 수 있는 ‘주거민주주의’로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주거보도’ 모니터링 결과보고서> 파일을 참조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