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톺아보기_2월2주]
의료종사자 중 중국인 간병인만 문제라는 부산일보
부산일보 2/7자 2면 <춘절 연휴 후 돌아온 中 간병인 숫자조차 파악 못 하는 부산시>
부산일보 2/12자 4면 <‘신종 코로나’ 중국인 간병인 통한 감염 걱정 안 해도 될까>
지난 2월 7일 부산일보의 <춘절 연휴 후 돌아온 中 간병인 숫자조차 파악 못 하는 부산시>는 지역 언론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관련 기사 중 ‘중국인 간병인’에 초점을 맞춘 유일한 보도였는데요. 해당 기사는 부산시가 ‘중국을 다녀온 간병인 중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업무를 배제하라는 공문을 보내긴 했으나 강제성이 없다는 점과 개인 환자가 중국인 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을 들어 방역 체계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장했습니다.
기사에는 두 개의 인터뷰가 등장합니다.
“현실적인 여건상 이를 확인할 인력은 따로 없다. 하지만 중국인 간병인을 쓴다면 환자들의 반발이 굉장히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부산시 관계자 인터뷰)
“국내 신종 코로나 발생 초기에 (초기에) 계약을 맺고 있는 업체에 근로자 명단을 모두 요구했고, 현재 중국인 간병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병원 관계자 인터뷰)
부산시 공문의 ‘중국을 여행하거나 다녀온 간병인’이라는 말과 부산일보 기사의 ‘중국인 간병인’이라는 말은 명백히 다릅니다. 감염 예방이 기사의 목적이었다면 ‘중국인 간병인’이 아닌 ‘중국을 여행하거나 다녀온 간병인’ 파악 여부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적절해 보입니다. 실제로 중국을 다녀온 한국인 간병인과 중국을 다녀오지 않은 중국인 간병인 중 감염 확률이 더 높은 건 중국을 다녀온 쪽일테니까요. 부산일보의 기사를 외국인 노동자인 ‘중국인 간병인’에 대한 혐오조장성 보도로 본 이유입니다. 기사를 통해 우리는 실재하지 않는 중국인 간병인에 대한 환자들의 반발과 병원의 중국인 간병인 고용 자제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부산일보는 2월 17일 후속보도를 냈습니다. 부산지역 병원에서 근무 중인 간병인의 국적과 중국 방문 여부를 조사한 부산시 결과를 전달했는데요.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내 중국을 다녀온 중국인 간병인은 1명, 한국인 간병인은 2명,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제 3국의 간병인은 0명이라고 합니다. 실제 부산시의 조사로 중국을 다녀온 중국인 간병인 보다 중국을 다녀온 한국인 간병인의 숫자가 더 많음이 드러난 것인데요. 하지만 기사는 실제 중국인 간병인이 더 많이 종사하고 있는 규모가 작은 병원들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현실에 맞지 않는 조사였다는 지적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의사, 간호사, 약사, 치료사, 기술자 등 병원에는 다양한 직업군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간병인도 다양한 직업군 중 하나지만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기사의 타겟이 되었습니다.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종사하는 간병인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은 건 부산일보 기사가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달 28일엔 ‘50대 중국인 여성 간병인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됐다’는 가짜뉴스가 유포됐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30대 남성이 경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신종코로나 의심 환자가 병원에 근무” 가짜뉴스 유포 30대 조사 가짜뉴스 유포자가 조사를 받았다는 연합뉴스 기사입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요양병원협회에는 간병인을 포함한 의료인에 대한 보건 지침이 마련돼 있습니다. 부산일보는 ‘중국인 간병인’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가짜뉴스가 유포되는 시기에 의료인 관련 지침을 점검하고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감시해 시민들의 불안을 감소시키기보다, 오히려 부산시가 중국인 간병인 숫자를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간병인을 국적별로 조사하고 병원이 중국인 간병인 고용 자제를 공문으로 내려 보내는 것은 분명 차별입니다. 기사는 간병인이 중국인이냐 한국인이냐가 아닌 병원 내 의료종사자들의 감염예방 수칙이 어떻게 마련돼 있으며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주목했어야 합니다. 가짜뉴스가 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편승한 기사가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