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민언련 [선거보도 언박싱] 안녕하세요! 부산민언련의 언론모니터 브리핑 [선거보도 언박싱]입니다. 6·3 지방선거의 막판 최대 변수로 꼽힌 사전투표가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선거가 최종 단계에 접어들면서 부·울·경 지역 선거판은 그야말로 숨 막히는 총력전 양상을 띠고 있는데요. 유권자의 현명한 표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언론은 막바지까지 후보들의 자질과 공약을 철저히 검증해야 마땅합니다. 사전투표가 시작되고 전직 대통령들이 지역을 찾은 지난 한 주, 지역언론은 과연 어땠을까요? 이번 [선거보도 언박싱]에서는 꼼꼼하게 짚어보겠습니다. 🌱 ■ 모니터 대상 및 기간: -신문: 국제신문, 부산일보 (1면, 정치/선거면), 5월 28일~6월 2일 -방송: KBS부산, 부산MBC, KNN (메인뉴스), 5월 28일~6월 1일 선거 막판까지 후보 행보와 네거티브 중계만 한 지역언론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둔 시점까지도 지역언론의 보도는 정책 검증 대신 후보들의 동선을 뒤쫓는 ‘행보 전달’에 치중해 있었습니다. 후보들의 ‘악수 작전’이나 ‘골목 투어’ 등 현장 스케치를 주요하게 다뤘는데요. 특히 선거가 과열되면서 발생한 고발전과 감정적 설전을 ‘난타전’, ‘역대급 공방’ 등의 표현으로 여과 없이 중계했습니다. 특히 부산시장과 북구갑 보궐선거에만 언론의 이목이 쏠려 있다 보니, 정작 유권자의 일상과 밀접한 ‘우리 동네 일꾼’을 뽑는 기초지자체 선거는 소외되고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다행히 선거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는 기초단체장 및 구·군의원 선거에도 주요 지면과 리포트를 할애하며 관심을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해당 지역구의 주요 현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후보들의 해법을 직접 들여다보는 보도들은 해당 지역 유권자에게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보도량에 비해,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있습니다. 후보의 공약을 꼼꼼하게 짚기보다는 단순 나열 전달하거나, 여전히 ‘격전지’, ‘현역 vs 전직’ 등의 대결 구도에만 초점을 맞춘 보도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단일화’ 연제 與-진보 신경전? 사상선 토박이 논쟁>(국제신문, 6/2, 04면)에서는 야권 단일화 이후 벌어진 ‘상대 후보 사퇴 현수막’ 논란이나 사상구에서 터져 나온 ‘타 지역 아파트 보유 및 전세 거주 논란’ 등 기초지자체 선거 구도에서 발생한 소모적인 잡음과 흠집 내기식 논란을 모음 형태로 부각해 전달하는 아쉬운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행보 전달 및 네거티브 주요 보도 목록] <河 전재수식 골목투어…朴 2000명 악수 작전…韓 유세차로 거점공략>(국제신문, 5/28, 03면) <“주적 누구냐” “검사 취조실이냐” 하·박·한, 네거티브 공방>(부산일보, 5/29, 05면) <북구갑 첫 토론회…‘진짜 일꾼’ 놓고 공방>(KBS부산, 5/28) <부산시장 선거 과열 양상…고발·소송 잇따라>(KBS부산, 5/29) <‘북구갑 보궐선거’ 후보들 토론에서 ‘난타전’>(부산MBC, 5/28) <‘논란 총집합’ 첫 토론회서 만난 북갑 후보들, 역대급 공방>(KNN, 5/28) <선거 D-3 마지막 주말 여야 ‘난타전’>(KNN, 5/30) ▲ 행보 및 네거티브 공방 전한 지역언론 위 외쪽부터 국제신문(5/28), 부산일보(5/29), 아래 왼쪽부터 KBS부산(5/28), 부산MBC(5/28), KNN(5/30) 유권자를 ‘구경꾼’으로 만든 유불리 셈법만 따진 판세 보도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지역언론의 관심은 ‘승패’에만 쏠렸는데요. ‘접전’, ‘안갯속’, ‘막판 변수’ 등을 언급하며 유불리를 점치는 보도가 많았습니다. 특히 샤이보수와 중도층의 막판 선택, 세대별 투표율, 전직 대통령의 유세에 따른 보수 결집 등을 주요 변수로 삼으며 각 후보의 당선 가능성만 집중적으로 분석했습니다. <PK 대혼전…“부동층·세대별 투표율이 가른다”>(국제신문, 6/2, 1면)에서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금지된 공표 금지 기간임을 감안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유력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과 판세를 분석했습니다. <출발선 달랐던 여야, 결승선 승자는 보수 결집 강도에 달렸다>(부산일보, 6/2, 3면) 역시 초반의 여당 우세 흐름에서 북구갑 보궐선거 변수 등장, 종반전 보수 결집으로 이어지는 선거전 전체의 추이를 정리하며 이번 지방선거의 판세를 종합적으로 짚었습니다.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전체 판세의 추이를 짚어주는 보도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언론이 ‘투표율 수치’나 ‘부동층의 비율’ 같은 표 계산에만 집중하며, 정작 그 수치 안에 담긴 유권자들의 구체적인 정책적 요구를 전혀 담아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보도에서는 연일 “2030 세대의 투표율이 변수”라거나 “부동층의 향배에 달렸다”고 강조하지만, 청년과 중도층이 어떤 지역 현안과 삶의 문제 때문에 투표소 앞에서 고심하고 있는지 그 이면의 의제는 단 한 번도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언론이 진영 결집이나 사표(死票) 방지 심리 같은 유불리 셈법만 부각하는 보도는 문제입니다. 유권자가 후보의 정책이나 인물의 됨됨이를 보고 결정하는 소신 투표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결국 양당의 힘 싸움 결과를 지켜보는 ‘구경꾼’으로 전락시키기 때문입니다. [판세 분석 주요 보도 목록] <PK 대혼전…“부동층·세대별 투표율이 가른다”>(국제신문, 6/2, 1면) <출발선 달랐던 여야, 결승선 승자는 보수 결집 강도에 달렸다>(부산일보, 6/2, 3면) <田·朴 벌어졌다 좁혀졌다…막판 여론조사 혼전>(국제신문, 5/29, 05면) <투표함 열면 달라질까…‘샤이 보수’ 변수에 부산 정치권 촉각>(부산일보, 5/28, 04면) <전재수·박형준, 지지율 이렇게 변했다>(부산MBC, 5/28) <진영 결집 속 중도층의 ‘막판 선택’이 승부 가른다>(KNN, 5/28) ▲ 본 투표 전날(6/2) 주요 판세분석 보도 (왼쪽부터 국제신문, 부산일보)역사적 맥락 지우고 ‘정치 이벤트’로만 전한 전직 대통령 방문 보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잇따라 부산을 방문했습니다. 사법적 책임을 지거나, 탄핵된 전직 대통령의 부적절한 선거 개입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었으나, 지역언론은 보수 결집의 변수로만 보도했습니다. 비판지점을 언급하더라도 민주당의 말을 전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지역신문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산 방문과 이 사안을 같이 묶어 ‘전·현직 대통령의 방문’이 선거에 미칠 파장을 부각했습니다. 공식 국정 행사인 ‘바다의 날 기념식’ 참석을 위한 현직 대통령의 행보와, 특정 정당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전직 대통령의 선거 지원 행보를 나란히 배치한 것인데요. 이를 ‘보수·진보 지지층의 강한 결집’, ‘막판 대리전’ 등의 표현으로 그저 선거 판세의 유불리 ‘변수’로만 단순화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특별사면되었다고 해서 도덕적·정치적 면죄부까지 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다시 진영 대결의 전면에 나서는 점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보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지역언론은 두 전직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받았던 사법적 사실과 역사적 맥락은 외면한 채, 이들을 단지 표심을 흔들 ‘거물급 인사’로 조명하며 정치 이벤트로 전하는 것에 그쳐 아쉬움이 남습니다. [전직 대통령 방문 관련 주요 보도 목록] <이재명-박근혜 부산행…막판 표심 흔드나>(국제신문, 5.28, 1면) <선거 목전에 두고 같은 날 PK 시장 찾은 전현직 대통령>(부산일보, 5/28, 06면) <“이명박 방문은 시민 우롱”…“왜곡된 과거 팔면 안돼”>(KBS부산, 5/30) <전재수, 막판 표심 공략..박형준, 이명박과 유세>(부산MBC, 5/31) <이명박 전 대통령 부산 방문… 전재수 “무슨 염치로”>(KNN, 5/28) ▲ 전현직 대통령 부산 방문 나란히 보도한 지역신문(위로부터 국제신문, 부산일보)이번 호에서 주목할 만한 선거 보도 🔍근거 없는 불안 해소, 사전투표 신뢰성 취재한 보도 <공정선거참관단·24시간 모니터링… 안심하고 해도 됩니다> (부산일보, 5/28, 06면) <부산 206곳 내일부터 사전투표…“투명성 강화”> (KBS부산, 5/28) <사전투표 전 과정 ‘투명하게 공개’> (KNN, 5/31) 사전투표함의 선거관리위원회의 보관 체계와 참관단 활동 등을 취재하여 유권자들이 안심하고 사전투표에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시각장애인 참정권 사각지대 고발한 부산MBC <시각장애인 ‘점자 공보’ 제작..지방의원 12% 불과>(부산MBC, 5/29) 광역 단체장 선거와 달리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인 지방의원 선거에서 정작 시각장애인용 점자 공보물 제작이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법적인 맹점을 알렸습니다. 📌실종된 지역 핵심 의제 환기한 KNN <맑은 물 공급 지방선거 공약 실종> (KNN, 5/29) 중앙 정치 대리전으로 전락한 선거판에서 부산·경남 주민들의 가장 절박한 문제인 ‘취수원 다변화’ 이슈가 소외된 현실을 짚었습니다. <끝> 📦 [선거보도 언박싱] 특집은 오늘 호를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다음 호부터는 다시 다양한 지역현안과 이슈를 지역언론이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날카롭고 명쾌하게 해부하는 [언론 언박싱]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뉴스 언박싱]이 계속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신용카드/핸드폰 결제로 ‘커피 한 잔’ 후원하기] (👈클릭) 🏦 [계좌로 직접 후원하기] 부산은행 021-01-054360-1 부산민언련 👭 [회원 되기] 지속가능한 부산민언련 함께해요~(👈클릭)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부산민언련의 언론모니터 브리핑, 어땠나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부산민언련 소식지 [봄봄레터] 다시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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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보도 특별칼럼]6_풍요 속의 빈곤: ‘풀뿌리 민주주의’에 ‘풀뿌리 언론’이 없다
| 풍요 속의 빈곤 ‘풀뿌리 민주주의’에 ‘풀뿌리 언론’이 없다 이 상 기 부경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부산민언련 정책위원 1명, 300명, 4,227명. 눈치 빠른 사람은 알 것이다. 한국에서 공직 선거를 통해 뽑는 인원수다. 지방선거에서 선출하는 인원이 많다 보니 부작용도 적지 않다. 첫째, 고만고만한 일꾼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기 힘들다. 둘째, 입이 많아진 만큼 감언이설이 넘치지만 가슴을 울리거나 무릎을 치게 하는 말을 찾기 힘들다. 셋째, 미디어는 홍수같은데, 유권자나 후보자 공히 어느 매체를 통해 유효한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을 홍보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한 마디로 지방선거에서, 후보자와 미디어는 차고 넘치는데 뭔가가 부족하다. ▲ 부산 연제구 도로변에 부착된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선거 벽보 (출처: 연합뉴스 2026/05/21)서로 사랑하는 부부조차 집안일을 놓고 미묘한 기싸움을 하듯, 둘 이상의 인간이 모인 사회에서 힘(power, 권력으로도 읽힌다)의 배분을 둘러싼 이해 갈등은 상수다. 인간이 정치적 동물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역 기초의원이기도 한 대학원 학생이 있어 물어보았다. “구의원이 하는 주된 역할이 무엇인가요?” “민원을 해소하는 거죠. 얼마 되지 않는 예산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집행하는지 감사하는 역할도 크고요.” 선거란 나 대신 귀찮은 일을 수행할 공복을 뽑는 일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대표할 사람을 뽑는 의미에서 더욱 중요하다. 근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즉,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에서부터 능력과 자질을 시시콜콜히 알려줌으로써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 근대 언론의 제일가는 존재 이유였다. 서기 2000년을 전후하여 언론 생태계는 디지털(인터넷) 시대 혹은 스마트(소셜) 미디어 시대로 접어들었다. 해외에서는 구독료와 광고 등 기존 수익 기반이 새로운 미디어로 흘러 들어감으로써 기성 언론의 수가 줄었다. 곧 ‘언론의 사막화’ 현상이다. 반면, 한국은 언론사 수가 증가한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성 언론보다는 인터넷 언론사가 늘었다는 게 보다 정확한 분석일 것이다. 많은 인터넷 언론사가 자극적인 제목, 실시간 검색어 편승, 유사한 기사(어뷰징) 양산을 통해 조회수 올리기에 급급함으로써 언론 생태계를 어지럽히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대표적 사례다. 전국지 혹은 서울 소재 방송사들은 너무 많은 후보자로 인해 유권자의 관심을 살 만한 인물 중심으로,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공약 검증보다 표피적인 사건이나 정치인의 말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4,227명의 몇 배수(최소 두 배)는 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역지나 지역 소재 방송사들의 형편이 나을까? 이들 역시 광역 단체장, 교육감, 시·구청장 정도에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기초자치단체 후보자(2,988석)까지 감당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하지만 ‘풀뿌리 언론’은 없는 셈이다. 지방선거 보도에서 각종 문제로 언급하는 사안의 본질이 여기에 있다. ▲ 한 아파트 우편함에 배달되고 있는 6.3 지방선거 선거공보물 (출처: 연합뉴스 2026/05/25)며칠 전 묵직한 지방선거 공보물 봉투를 받았다. 언론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지역 일꾼들의 면면을 살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돈이 많은 정당 후보들은 몇 페이지에 걸쳐 자신을 알린 반면, 돈이 적은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은 양면으로 인쇄된 한 장의 ‘찌라시’같은 홍보물로 자신을 알리고 있었다. 이러한 차이를 유권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정치적 힘은 결국 세력에서 나온다”며 거대 정당 중심으로 표를 몰아주지 않을까? 같은 이유로 입후보자들 역시 거대 정당의 공천을 받는 것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지 않을까? 공보물의 페이지를 통일해야 최소한의 ‘평등 선거’라 할 수 있다. 선거법은 12면(지방자치단체의 장) 이내, 8면(지방의회의원 및 교육감) 이내의 제한을 두고 있지만 거대 정당 후보자는 최대 면수를 채우고, 소수 정당 및 무소속 후보자는 최소 면수(2면)만 채우는 실정이다. 물론 공보물의 면수를 몇 면 이상 몇 면 이내로 규정하면 선거비용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일부 후보는 허접한 내용으로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몇 면 이상을 채울 정책이나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후보자라면 지방선거에 감히 나서지 못하게 하는 자정 효과도 있지 않을까? 또, 인쇄 공보물의 비용과 환경 훼손 등이 문제라면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거나, 공영형 지방선거 플랫폼(후보자 공약 비교 등)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김두관 전 국회의원 등 기초단체장(시장, 군수)부터 시작해 주요 정치인으로 성장한 사례가 더러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 김태호, 강득구, 백종헌 의원 등도 광역시·도 의원으로 출발해 국회에 입성했다. 정원오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국구 스타가 되었다. 그는 구청장 비서실장으로 정계에 입문해 국회의원 보좌관, 성동구청장을 거쳐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되었다. 그렇지만 기초의원 출신으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인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기초 의원 및 광역시·도 의원 출마자들의 연령대가 확 낮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들이 현장 정치의 가장 미세한 영역에서 출발해 단체장, 국회의원 등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정치 효능감이 생길 것이다. 정치적 신념을 잃지 않고 묵묵히 최선을 다한다면 하늘(민심)도 알아줄 날이 온다. 언론이 지방선거 무대에서 정치 스타를 키우기 힘든 구조라면, 후보자 스스로 정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수밖에 없다. 얘깃거리가 있으면 언론은 오지 말래도 냄새를 맡고 찾아오기 때문이다. 결국 지방정치, 더 나아가 한국정치의 미래는 언론이 참신한 정치 신인을 발굴하고, 이들의 성장 과정을 지속적으로 추적 보도하는 데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후보자들의 무운을 빈다. <끝> 🔈[알립니다] 6.3 지방선거, 부산민언련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6년 6월 3일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유권자의 눈과 귀가 되는 건강한 선거 보도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을 연재해 왔습니다. 선거를 이틀 앞둔 오늘,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릴레이 특별칼럼의 마지막 편을 전해드립니다. 그동안 부산민언련의 칼럼 연재에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칼럼이 유권자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에 소중한 이정표가 되었기를 바라며, 다가오는 6월 3일 꼭 투표장에 가셔서 우리 동네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선거보도 언박싱]본선거 첫주, 지역언론은 ‘행보 중계’와 ‘공방 확성기’만 반복
| 부산민언련 [선거보도 언박싱] 안녕하세요! 부산민언련의 언론모니터 브리핑 [선거보도 언박싱]입니다. 본격적인 공식 선거운동이 돌입하면서 부산 지역 선거판은 ‘초박빙 접전’ 구도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후보 간의 의혹 제기와 네거티브가 점점 거세지고 있는데요. 정책 대결은 실종된 채 ‘조현화랑’, ‘엘시티 매각’, ‘배우자 거주 이력’ 등 도덕성 공방만 전면화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방이 격화될수록 유권자는 피로감과 정치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죠. 지방선거의 의미를 다시 환기하고 공방으로만 그치지 않도록 의혹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 절실합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 주, 지역언론은 과연 유권자를 위한 제 역할을 다했을까요? 이번 [선거보도 언박싱]에서 꼼꼼히 짚어보겠습니다. 🌱 ■ 모니터 기간: 2026년 5월 21일 ~ 5월 27일 ■ 모니터 대상: -신문: 국제신문, 부산일보 (1면, 정치/선거면) -방송: KBS부산, 부산MBC, KNN (메인뉴스) 본선거 첫 주, 여론조사 경마식 보도와 단순 행보 중계 이번 공식 선거운동 첫 주, 지역언론 보도의 대다수는 안타깝게도 후보의 입과 발만 좇는 ‘행보 중계’와 ‘단순 공약 나열’의 반복이었습니다. 본선거 시작 당일인 5월 21일 주요 보도들은 ‘유권자 소외와 정책 검증의 실종’이라는 문제점을 드러냈는데요 먼저, 국제신문과 KBS부산은 여론조사 결과 보도로 시작했습니다. ‘줄투표’ 관행 약화나 ‘분리 투표’ 경향 등 유의미한 민심 지형 변화를 짚어낸 점은 있으나, 결국 ‘누가 앞서고 있나’를 따지는 승패 중심의 수치에 매몰되며 전형적인 ‘경마식 보도’의 특징을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부산일보와 부산MBC, KNN은 선거 캠프의 출정식 분위기와 핵심 공약 내용을 후보의 발언 위주로 중계하는 방식을 택했는데요. 본선거 첫날 현장의 열기를 잘 전하긴 했으나, 기존의 단순 행보 보도 관행에서 조금도 나아가지 못한 단순 중계에 머물렀습니다. [본선거 시작 주요 보도 목록] <전재수 46.0%, 박형준 40.4% 오차범위 내 접전>(국제신문, 5/21, 01면) <田·朴 릴레이 간담회로 세 과시…조현화랑 공방도 지속>(국제신문, 5/21, 04면) <여 “시정 심판” vs 야 “정권 견제”… PK 대전 시작됐다>(부산일보, 5/21, 01면) <[5차 여론조사] 전재수 45%·박형준 34%…교육감 김석준 1위>(KBS부산, 5/21) <[5차 여론조사] 전재수 상승·박형준 정체…당선 가능성 격차↑>(KBS부산, 5/21) <유세차 타고 마이크 들고..공식 선거운동 돌입>(부산MBC, 5/21) <공식선거운동 첫날…전재수 ‘부산항’ 박형준 ‘심야버스’>(KNN, 5/21) 이러한 행보 보도는 본선거 첫날뿐 아니라 이어진 연휴 내내 주요 후보들의 행보를 좇는 단순 보도로 이어지며 지방선거 보도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론조사와 구도론이라는 경마식 수치에 매몰되거나 단순 행보와 네거티브 확성기 역할에 머무르면서, 총체적인 정책 실종 보도를 낳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본선거 운동 개시일(5/21) 지역신문 1면(왼쪽부터 국제신문, 부산일보) ▲ 본선거 운동 개시일(5/21) 지역방송 뉴스 갈무리(위 KBS부산, 왼쪽부터 부산MBC, KNN)팩트체크 대신 ‘의혹과 네거티브’ 확성기 자처한 지역언론 뿐만 아니라, 이해충돌이나 도덕성 검증 등 언론의 역할이 필요한 영역을 ‘공방’, ‘진흙탕 싸움’으로 보도하면서 추가 취재를 통한 의혹 검증 보도는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후보나 각 캠프가 전하는 의혹을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나열하여, 오히려 지역언론이 지방선거의 진흙탕 싸움을 더 부추기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특히 부산일보는 제목에서 서로 주장하는 의혹과 공방을 따옴표로 부각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각 후보와 캠프의 확성기 역할만 수행함으로써 유권자의 혼란과 정치 혐오를 가중시킨 것입니다. [네거티브 공방 주요 보도 목록] <田·朴 릴레이 간담회로 세 과시…조현화랑 공방도 지속>(국제신문, 5/21, 04면)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부인 거짓말 논란>(KNN, 5/21) <“조현화랑 이해 충돌” vs “보좌진 갑질” 첫날 ‘의혹 전면전’>(부산일보, 5/22, 04면) <“서울서 싸워라” vs “보수의 배신자” vs “부산의 배신자”>(부산일보, 5/22, 05면) <비전은 없고 비방만… 네거티브 늪에 빠진 PK>(부산일보, 5/25, 01면) <[사설] 폭행에 원정 성매매, 진흙탕 싸움 벌이는 울산시장 선거전>(부산일보, 5/25)) <“부산시 청년 광고, 서울 朴 모교 집중”vs“田, 과거 여론조사 조작 의혹”>(국제신문, 5/26, 04면) <막판 네거티브 공방 과열…의혹 ‘전면전’>(KBS부산, 5/26) 반면, 소수 언론이나 시민사회에서 제기하는 구체적인 행정 권력 감시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거나 받아쓰기에 그쳤습니다. 박형준 시장 재임 시절 부산시 청년 정책 광고비가 서울 모교인 고려대와 교수로 재직했던 동아대에 집중 집행되었다는 특혜 의혹이 대표적인데요. 지역 언론 중 유일하게 국제신문이 해당 의혹을 실었으나, 이마저도 자체 취재 결과가 아니라 민주당이 발표한 비판 논평을 그대로 인용해 상대 후보의 의혹과 ‘vs’ 구도로 엮어 보도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오차범위 내 단정적 표현 남용은 금물! 여론조사 결과 보도 시 꼭 지켜야 할 원칙이 있습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16조에 따르면, 지지율 격차가 표본오차 범위 안에 있을 때는 ‘1위’, ‘선두’, ‘제쳤다’ 등의 서열화나 단정적인 우위 표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승패를 가릴 수 없는 무승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산일보는 제목에 ‘선두’, ‘제친’과 같은 단정적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변함 없는 선두 田, 맹추격하는 朴… 오차범위 내 좁혀> (부산일보, 5/26, 02면) <다자대결서 하정우 제친 한동훈, 단일화 없이도 승산?> (부산일보, 5/26, 02면) 부산시장 가상대결에서 전재수 후보(47.4%)와 박형준 후보(41.5%)의 격차는 5.9%p로 오차범위 내 접전임에도 불구하고 제목에 ‘선두’라는 서열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북구갑 다자대결에서도 하정우 후보(34.0%)와 한동훈 후보(38.2%)의 격차가 4.2%p(오차범위 내)임에도 불구하고 ‘제친’, ‘앞섰다’는 확정적 동사를 썼는데요. 이는 통계적 진실을 왜곡하고 선거를 경마식 레이스로 전락시키는 명백한 준칙 위반으로, 각별한 주의와 시정이 요구됩니다. ▲ 오차범위 내 순위 표현 사용한 부산일보(5월 26일, 2면)법정토론회에 등장한 ‘거짓말탐지기’, ‘레드카드’ 못 꺼낸 KBS부산 한편, 5월 26일 밤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부산시장 법정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각 후보는 비전을 소개하고 청년·일자리 해법 등 지역 현안을 두고 토론을 벌였는데요. 그런데 토론 중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가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거짓말탐지기’를 꺼내며 전재수 후보에게 사용 의향을 묻는 돌발 행동을 했습니다. 정책 토론과 도덕성 검증의 장이 되어야 할 토론회를 ‘정치 퍼포먼스 무대’로 삼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 후보의 발언 직후 사회자가 ‘사전에 협의되지 않았다’ 정도로만 사후 고지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부산시선관위는 해당 장비가 규정상 금지된 전자기기에 해당하는지, 또 사전 협의 없이 반입된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 부산시장 후보자 3자 토론회, 거짓말 탐지기를 꺼내든 정이한 후보(KBS부산, 5/26)지역언론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었을까요? 대부분의 지역언론은 이 사안을 토론회 규칙 위반과 토론회 취지 훼손의 문제점을 짚기보다는, 단순 해프닝이나 전재수 후보의 반응에 주목하는데 그쳤습니다. 부산일보는 온라인 기사 <“부산시장 되겠다면 떳떳해야”…거짓말탐지기까지 등장한 토론회>(부산일보, 5/27)에서, 국제신문은 5월 28일 <“전재수는 미래를, 박형준은 숫자를”…“외운 건 말했지만 진실은 말 못한 田”>(국제신문, 5/28, 04면)에서 관련 내용을 전했는데요. 기사 말미에 정 후보가 가방에서 거짓말탐지기를 꺼내 전 후보를 향해 “떳떳할 자신이 있느냐”고 압박한 사실과 전 후보가 “지켜야 할 선은 지켜달라”며 맞받아친 멘트를 인용하는 데 그쳤습니다. KBS부산은 다음 날 <마지막 TV 토론…의혹 공방 속 “내가 적임”>(KBS부산, 5/27)에서 토론회 소식을 전했지만 정 후보의 돌발 행동은 소개하지 않았는데요. 토론회 주관방송으로서 적어도 정후보가 선거방송토론위원회 규칙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는 후보들의 검증의 장인 토론회의 취지를 훼손한 점이라는 것을 전했어야 합니다. 또한 이런 사태를 선제적으로 막지 못한 책임도 뉴스에 담는 것이 공영방송의 책무 아닐까요? 결과적으로 룰을 어긴 퍼포먼스에 대해 지역언론이 정확한 비판의 목소리는 내지 않고 가십으로만 소비하면서, 유권자들은 제대로 된 정책 검증 대신 또 하나의 소모적인 싸움을 관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주목할 만한 선거보도 혼탁한 네거티브와 경마식 보도의 홍수 속에서도, 유권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기존 선출직 공직자들의 활동을 감시하려 한 보도들도 있었습니다. 유권자 권익 보호와 제도적 소외 고발 <인천공항도 있는 사전투표소, 김해공항엔 왜 없나>(부산일보, 5/25, 2면) <‘귀틀막’ 부르는 후보자 구애, 표심 얻으려다 민심 잃을라>(부산일보, 5/26, 11면) ‘’선거 불편’ 이제 그만’ 기획은 후보자 중심의 선거 보도에서 벗어나,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행정 편의주의(김해공항 사전투표소 부재 등)와 확성기 소음으로 침해받는 ‘유권자의 권리’를 전면에 내세워 시의적절했습니다. ▲ 유권자 권리 내세운 기획보도(부산일보 위에서 부터 5월 25일 2면, 26일 11면)현 부산시의회 의정 활동 ‘성적표’ 공개한 부산MBC <“누가 잘했나” 부산시의원 성적표 온라인 공개> (부산MBC, 5/25) 부산MBC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이나 구청장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우리 동네 시의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획 보도를 선보였습니다. 9대 부산시의원 44명의 행정사무감사 발언 빈도와 내용을 기준으로 매긴 의정 성적표를 웹페이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면 공개한 것인데요. 1인당 연간 약 6,400만 원의 의정비와 전담 정책지원관까지 지원받으면서도 시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부실한 질의 실태를 꼬집는 동시에, 지방선거 투표를 앞둔 유권자들에게 기존 선출직 공직자들의 성실도와 역량을 판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검증 지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돋보였습니다. 우리 동네 시의원이 그동안 제대로 일했는지, 유권자 여러분의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 🔗 의정 성적표 웹페이지 바로가기 ▲ 위에서부터 부산시의원 의정활동 감시보도 화면(부산MBC 5/25), ′의정 성적표′ 웹페이지 화면부산민언련 [언론 언박싱] 체크포인트! 지금 이 시기, 지역언론에 꼭 필요한 역할은? 공방의 ‘심판관’이자 ‘팩트체커’ 역할: 후보들이 쏟아내는 의혹 제기를 기계적으로 받아쓰지 말고, 언론이 추가 취재하여 진위 여부를 가리는 보도를 해야 합니다. 시민 중심의 어젠다 세팅: 선거 캠프의 유세 동선을 쫓아다니는 행보 보도에서 벗어나, 지역의 해묵은 과제와 민생 현안이 선거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의제화해야 합니다. 현미경 정책 검증: 토건개발 공약이나 선심성 현금 살포 공약에 대해 재원 조달 계획,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환경적 타당성 등을 깐깐하게 따져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변별력을 제공해야 합니다. <끝> 📦 더 뾰족하고 더 똑똑해질 [선거보도 언박싱] 다음 호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 [뉴스 언박싱]이 계속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 [신용카드/핸드폰 결제로 ‘커피 한 잔’ 후원하기] (👈클릭) 🏦 [계좌로 직접 후원하기] 부산은행 021-01-054360-1 부산민언련 👭 [회원 되기] 지속가능한 부산민언련 함께해요~(👈클릭)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부산민언련의 언론모니터 브리핑, 어땠나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부산민언련 소식지 [봄봄레터] 다시보기 |
[지방선거 보도 특별칼럼] 5_민주주의가 즐거운 사람들이 사는 나라의 지방선거
| 민주주의가 즐거운 사람들이 사는 나라의 지방선거 김 영 빈 부경대 언론학 박사 부산민언련 정책위원 내 인생의 첫 선거는 제4회 지방선거였다. 2006년에 선거권을 얻었던 나는 당시 투표소에 대한 기억이 없다. 투표하러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성인으로써 선거권을 행사한다는 설렘과 함께 내 인생의 첫 선거가 지방선거라는 아쉬움을 느꼈었다. 대선이었다면 하다못해 총선이었어도 좀 더 드라마틱(?)했을 텐데. 어리석은 내 모습을 회상하며 글을 쓰는 이유는, 작년 대선 투표소의 모습이 기억나기 때문이다. 2025년 6월 3일 오후, 부산 동구에 사는 나는 동네 주민센터로 가고 있었다. 투표소가 설치된 그곳 문 앞에는 계엄, 내란, 탄핵의 겨울을 지낸 사람들이 한 줄로 쭉 늘어서 있었다. 나는 꼬리가 되어 그 뒤에 가만히 붙었다. 투표소는 특별한 소란 없이 조용했고, 기능적인 움직임만 있었다. 남녀노소 차례대로 신원을 확인 받고, 준비된 투표 용지를 교부 받은 뒤, 가림막 처진 기표대 안으로 들어간다. 그 안에서 우리 각자는 내게 존재하는 주권의 시간을 얼마간 누린다. 이 선택이 우리에게 복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기표봉의 점 복 자를 후보자 이름 옆 네모 칸에 맞춰 찍는다. 투표 용지를 조심히 접고 가림막을 걷으며 나온다. 그리고 투표함 속으로 반듯하게 민주주의를 밀어 넣는다. 자기 몫의 선거를 기능적으로 갈무리한 시민은, 일상의 정치와 경제가 돌아가고 있는 투표소 밖으로 되돌아간다. 세상은 복잡하고 우리는 일인 분의 삶을 꾸려간다. 다음 번 주권의 시간이 되돌아와 내 일상적 삶을 연결시킬 때까지 말이다. 나와 세상은 민주주의로 연결돼 있다. ▲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투표소에서 행사하는 1인분의 주권. 타국에서도 반듯하게 민주주의를 밀어 넣다 (출처: 우리뉴스, 2025/04/08) 약속된 날짜에 약속된 보통, 평등, 직접, 비밀의 원칙을 지키며 되돌아오는 선거만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제도적 토대는 없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 아니라 뿌리다. 우연의 일치로 이번 제9회 지방선거는 작년 대선과 같은 날인 6월 3일에 치룬다. 기초자치단체장 출신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시대에 6월 3일 선거 날을 기다리면서, 나는 지방선거에 시큰둥했던 20년 전의 나를 성찰해 본다. 그때의 나는 지방선거의 가치를 기계적으로 학습한 로봇처럼 이해하고 있었다. 지방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방선거가 필요하고 참여해야 한다고 학습했다. 틀린 말 없는 정론이지만, 그래서 현실 정치를 설명하는 말은 아니라고 느꼈었다. 어쨌든 대한민국은 서울 공화국이고, 중앙 정치가 지방 정치를 지배하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결국 지방선거를 말하면서도 나는 이 선거의 현실적 가치를 중앙 권력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향후 총선이나 대선에 이번 지방선거가 미칠 파급효과를 점쳐보는 생각 같은 것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니 서울 시장 선거나 부산 시장 선거에는 눈이 가도 우리 동네 구청장, 구의원, 시의원 선거는 눈이 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나처럼 생각하지 않고, 다른 기준으로 지방선거를 이해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다. 12.3 계엄 이후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할 때, 나는 응원봉을 흔들던 사람들이 신기하고 낯설었다. 나에게 집회 참여는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시민으로서 짐을 짊어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응원봉을 흔드는 사람들에게 집회 참여는 그런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모여서 민주주의를 노래하는 일, 지키는 일, 만드는 일이 그 사람들에게는 정말 재밌는 일이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나에게 “이게 재밌지 않단 말이야?”라고 반문했을 때 내가 느꼈던 놀라움이 지금도 생생하다. ▲ 2024년 12월 7일 의무를 넘어 축제로. 응원봉을 흔들며 신나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시민들 (출처: 오마이뉴스, 2025/04/11) 어쩌다 보니 내 주변에도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돕는 분들이 몇몇 있다. 그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지방선거의 가치를 중앙 권력과의 관계 속에서 평가하고, 민주주의를 의무감으로 느끼는 나는 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그분들은 본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이기는 것이 중요한 선거라지만 동시에 선거운동 참여 자체가 신나고 재밌다고 말씀하는 경우가 그렇다. 그 말씀은 마치 광장의 응원봉 민주주의와 지방선거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다르지 않고 한 몸과 같다는 것을 나에게 알려주는 고백처럼 들렸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광역단체장 16명, 기초단체장 226명, 지방의회 의원 3,200여 명, 교육감 16명 등 총 3,460여 명을 선출한다. 선거 날 나는 투표소 앞에 한 줄로 늘어선 사람들 뒤에 붙어서,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는 내 차례를 기다리며 두근거릴 것이다. 민주주의가 신나고 재밌다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의 지방선거 아닌가. 이런 땅에 뿌리 내리고 자라는 지방자치의 가치를 생각해보면, 투표지에 점 복 자를 찍는 그 주권의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다. <끝> 🔈[알립니다] 6.3 지방선거,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 연재를 진행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6년 6월 3일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유권자의 눈과 귀가 되는 건강한 선거 보도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을 연재합니다.그간 부산민언련은 대선과 총선 등 주요 선거 때마다 선거 보도에 대한 다양한 비평과 대안 제시를 통해 언론의 역할을 감시해 왔습니다. 특히 지방선거는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공직자를 뽑는 중요한 과정인 만큼, 이번 칼럼에서도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역 언론의 보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본 칼럼은 선거 전까지 매주 월요일 발행됩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선거보도 언박싱] 6.3지방선거 보도, 유권자보다 판세! 검증보다 공방!
| 부산민언련 [선거보도 언박싱] 안녕하세요! 부산민언련의 언론모니터 브리핑 [선거보도 언박싱]입니다. 5월 21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본격적인 본선거 레이스가 막을 올렸습니다. 지난 2주(5월 4일~20일)는 후보 공식 등록과 함께 각 정당의 대진표가 최종 완성되는 시기였습니다. 거리 유세와 로고송 등 떠들썩한 ‘세몰이’가 시작되기 전 유권자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역언론이 주요 후보의 공약 실현 가능성과 도덕성, 자질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지역언론은 이 시기에 유권자를 위한 선거 공론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을까요? 이번 [선거보도 언박싱]에서 꼼꼼히 짚어보겠습니다. 🌱 ■ 모니터 기간: 2026년 5월 4일 ~ 5월 20일 ■ 모니터 대상: -신문: 국제신문, 부산일보 (1면, 정치/선거면) -방송: KBS부산, 부산MBC, KNN (메인뉴스) 여전히 부산시장·북구갑에만 쏠린 지역언론의 관심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지방선거에는 광역·기초단체장부터 우리 동네 시·구의원, 교육감까지 검증해야 할 일꾼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모니터기간에도 역시 지역언론의 관심은 ‘부산시장’ 선거와 ‘북구갑 보궐선거’에만 쏠려 있었습니다. 6.3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부산·경남 지역의 선거 결과가 향후 정치 지형을 가늠할 핵심 잣대로 떠오른 것인데요. 지역언론도 이러한 흐름에 편승해 부산시장과 북구갑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와 판세 분석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 <표 1> 선거종류별 지역언론 보도 건수 및 비율 (중복 코딩)<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듯 부산시장과 북구갑 보궐선거에 보도 비중이 쏠려 있는 반면, 교육감 및 시·구의원 선거 보도는 지역언론에서 소외된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기초단체장(구·군청장) 선거 보도의 경우 총 84건을 기록하며 지난 모니터링 기간에 비해 양적으로 증가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보도 내용적 측면에서는 각 지역의 현안이나 정책을 깊이 분석하기보다는 주로 거대 양당 현역 구청장과 도전자의 ‘수성’ 대 ‘탈환’과 같은 대결 구도와 선거 전략을 소개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많은 보도량을 보여줬던 부산시장과 북구갑 보궐선거의 보도 내용은 과연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고 있었을까요? ▲ <표 2> 부산시장, 북구갑 보궐선거 보도 내용 주제공약 검증 대신 후보 동선만 좇는 ‘알맹이 없는 단순 행보 중계’ 보도만.. 지역언론 5곳 모두 후보들의 동선을 좇는 ‘행보/동정’ 보도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요. 부산시장과 북구갑 선거에 모든 언론이 집중했지만, 정작 내용적으로는 유권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는 부재했던거죠. 후보의 비전 분석이나 공약 검증 대신 후보들의 발언과 단순 동선을 받아쓰는 중계 역할을 한 것인데요. ‘세 명의 후보(하정우, 박민식, 한동훈)가 북구축구협회장기 대회에 얼마간의 시간 차를 두고, 어떤 옷을 입고 참석했다’라는 정보가 과연 유권자의 판단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행보 보도 주요 보도 목록] <하정우 전입신고·한동훈 예비후보 등록> (부산일보, 5/4) <어린이날 일제히 행사장 향한 시장*도지사 후보들> (KNN, 5/5) <전재수, 해운·청년·혁신 기업가·시민 중심 선대위 닻> (부산일보, 5/8) <여야 부산시장 후보 본격 선거전 돌입> (부산MBC, 5/9) <세 후보 모두 개소식..북갑 선거전 본격화> (부산MBC, 5/10) <하정우*박민식*한동훈 일제 개소식 ‘세몰이’> (KNN, 5/10) <‘동시 출격’ 하정우·박민식·한동훈, 저마다 “승리는 나의 것”> (부산일보, 5/11) <북구갑 후보들, 복지관 배식 봉사…한동훈 고발> (KBS부산, 5/12) <부처님오신날 점등식…부산시장 후보 불심 잡기> (KBS부산, 5/15) <전재수.박형준 ‘불심 잡기’ 부산연등회 참석> (부산MBC, 5/16) <하정우·박민식·한동훈…‘동네 공원’ 유세戰> (KBS부산, 5/16) <북구갑 후보자 본격 선거전 “표심 잡아라”> (부산MBC, 5/17) <田 해양수도 선대위, 朴 파크골퍼 공략, 鄭 부산상의 회동> (국제신문, 5/19) ▲ 북구갑 보궐선거 행보 보도(왼쪽부터 KBS부산 뉴스9 5/16, 부산MBC 뉴스데스크 5/17)승패 예측에만 열 올리는 지역언론, 지역 현안 지우는 소모적 판세 분석 다음으로는 높게 나타난 보도내용은 ‘선거전략’입니다. 북구갑 보궐선거에서 박민식-한동훈 후보 간의 ‘보수 단일화’를 핵심 변수로 놓고 정치공학적 전략을 중계하는 데 지면과 방송시간을 대거 할애한 것인데요. ‘여론조사 결과’와 ‘판세 분석’ 보도까지 더해져(국제신문 42%, 부산일보 44%, KBS부산 11%, 부산MBC 38%, KNN 28%), 유권자로 하여금 선거 승패와 당락에만 집중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KBS부산은 3차 여론조사(5월 11일)와 4차 여론조사(5월 15일) 결과를 불과 4일이라는 짧은 간격으로 조사해 보도했는데요. 지역 공영방송으로서 유권자를 대신해 후보의 자질과 정책을 질문하기보다, 며칠 단위로 오르내리는 단순 여론 추이를 확인하는데 더 집중한 것입니다. 판세분석보도는 ‘분석’이라는 그럴듯한 ‘객관적’ 표현이 붙지만, 따지고 보면 후보들의 당락을 여러 변수를 두고 ‘주관적’으로 예측하는 일인데요. 오히려 정책선거를 저해하는 것이 언론의 여론조사를 앞세운 판세보도가 아닐까 합니다.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에 필요한 것은 ‘내가 사는 동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을 내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실력이 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정보여야 합니다. [여론조사 단순 전달 보도 주요 목록] <부산시장 적합도 전재수 46.9% 박형준 40.7%> (부산MBC, 5/4) <북구갑, 하정우-한동훈 0.8%p 초접전> (부산MBC, 5/4) <하정우 37%·박민식 17%·한동훈 30%> (KBS부산, 5/11) <하정우 43.4%, 박민식 23.1%, 한동훈 28.1%> (국제신문, 5/13) <북갑 정당지지도 보니…민주 43.7% 국힘 33.6%> (국제신문, 5/13) <부산시장 선거 전재수 47.7% 박형준 40.2%> (부산MBC, 5/14) <북구갑 하정우-한동훈 2.9%P 접전> (부산MBC, 5/14) <전재수 42%·박형준 33%…교육감은 부동층 변수> (KBS부산, 5/15) [판세 분석 및 선거전략 보도 주요 목록] <어느 당도 승리 장담 못한다… PK 역대급 혼전> (부산일보, 5/4) <지방선거 D-30…부산 판세가 여야 명운 가른다> (국제신문, 5/4) <박민식, 한동훈과 단일화 없다지만…지지율 추이가 변수> (국제신문, 5/6) <“단일화 없다” 장동혁·박민식에 속 타는 국힘 내부> (부산일보, 5/6) <북구갑 보수 단일화 변수… 주도권 경쟁 서막> (KNN, 5/8) <예측 불허·초접전 판세에 여야 PK 후보 모두 ‘위기감’> (부산일보, 5/8) <멀어지는 ‘북갑 보수 단일화’에 속타는 국힘> (부산일보, 5/11) <朴-韓 지지율 팽팽…더 꼬인 북갑 보수단일화> (국제신문, 5/11) <북구갑 박민식*한동훈 난타전…단일화 안갯속> (KNN, 5/11) <‘단일화’ 최대 변수…지지층 흡수 관건> (KBS부산, 5/12) <국힘 당권파 대거 출동 독 됐나… 박민식 ‘급락’ 한동훈 ‘급등’> (부산일보, 5/13) <시일 촉박한데 박-한 단일화 ‘가물가물’> (부산일보, 5/13) <커지는 단일화 요구..민주당 ‘40% 벽’ 넘을까> (부산MBC, 5/13) <선거 변수는 ‘단일화’…판세 미칠 영향은?> (KNN, 5/13) <지방선거 D-19 “부산 중도층 전재수 쪽으로?”> (부산MBC, 5/15) <전재수 ‘1위 굳히기’ vs 박형준 ‘대역전’… 부산시장 선거 변곡점> (부산일보, 5/18) <투표용지 인쇄 시작했는데… 박민식·한동훈 단일화는 제자리> (부산일보, 5/19) <한동훈 ‘민심’, vs 박민식 ‘정치공학’..단일화 기싸움> (부산MBC, 5/19) <“이런 적 처음” 역대급 대혼전에 판세 예측도 ‘안갯속”> (부산일보, 5/20) <3자 대결 현실화 땐 하정우 유리… 후보들 득실 계산 분주> (부산일보, 5/20) ▲ 지방선거 D-30(5/4), 지역신문 1면(왼쪽부터 국제신문, 부산일보)의혹 팩트체크 대신 공방 스피커 역할만 한 지역언론 반면, 부산시장과 북구갑 보궐선거 후보의 공약과 정책을 따져보는 ‘정책 검증·분석’ 보도는 미미했습니다(<표 2> 참조). 마땅히 검증해야 부산시장 후보들의 주요 공약이나 토론회 발언조차 별다른 평가와 검증 없이 양 캠프의 단순한 ‘공방’으로 보도했습니다. 팩트체크를 통해 유권자의 판단을 도와야 할 지역언론이 ‘전재수 후보는 이렇게 주장하고, 박형준 후보는 저렇게 반박했다’는 식의 이른바 ‘따옴표 저널리즘’에 갇혀버린 것입니다. [네거티브 및 상호 공방 보도 주요 목록] <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 놓고 부산시장 후보 공방> (KNN, 5/7) <부산시장 후보 첫 TV 토론…날 선 공방> (KBS부산, 5/12) <전재수.박형준 양보없는 첫 토론 격돌> (부산MBC, 5/12) <박형준 ‘엘시티’ 때린 전재수, ‘총알’ 꺼내나> (부산일보, 5/12) <“공허한 박형준 시정 탓” vs “이재명 정권 발목잡기 탓”> (부산일보, 5/12) <“박형준 배우자 계약 세탁 의혹” vs “전재수 의원실 범죄 현장”> (부산일보, 5/13) <천정궁 vs 엘시티…부산시장 선거 네거티브 격화> (국제신문, 5/14) <전재수-박형준 경제 지표 놓고 공방> (KNN, 5/17)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전재수·박형준 ‘공방’> (KBS부산, 5/18) <해수부 산하기관 이전 지연 ‘네 탓 공방’> (부산일보, 5/18) <까르띠에 vs 조현화랑 의혹 공방> (국제신문, 5/19) <부산시장 선거, 네거티브 공세 강화> (부산MBC, 5/19) <‘보좌진 갑질 의혹’ 대 ‘미술품 특혜 납품 의혹’ 충돌> (KNN, 5/20) 특히 부산MBC와 국제신문이 각각 주최한 2번의 토론회에서 ‘까르띠에 시계 수수 의혹’, ‘엘시티 매각 불이행’, ‘조현화랑 미술품 특혜’ 등 후보들의 도덕성 및 자질 검증과 직결된 중대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지역언론은 이를 직접 취재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팩트체크)하기보다는, 양측 캠프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 적는 ‘공방 중계’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보도는 유권자에게 무엇이 진실인지 알려주지 못한 채 정치적 피로감만 가중시키며, 선거 보도의 주요 역할인 ‘후보 검증’을 방기한 것입니다. ▲ 부산시장 후보 의혹 공방 보도(위쪽부터 국제신문 5/19, 부산일보 5/13)한편, 부산일보의 ‘블라인드 정책 오디션’과 KBS부산 ‘공약 검증 연속 기획’ 등 유권자에게 정책 검증 정보를 제공하려는 긍정적인 시도도 있었는데요. 부산일보는 정치적 편견을 차단하기위해 정당과 후보명을 가리고 정책만 평가한 결과를 전했고, KBS부산은 선거방송자문단과 함께 청년·골목상권·미래산업 등 주요 현안별로 공약을 점검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판세·공방 중심의 보도 흐름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전재수 혁신성, 박형준 시민체감… 경제 분야 ‘차별화’> (부산일보, 5/13) <전재수 N잡러 지원센터 ‘혁신적’ 박형준 무상보육 확대 ‘현실적’> (부산일보, 5/20) <앞다퉈 ‘청년 표심’ 공략…현실성·재원은?> (KBS부산, 5/18) <위기의 골목 상권…민생 경제 정책은?> (KBS부산, 5/19) <‘신성장’ 동력 내세우지만…“공약 불확실”> (KBS부산, 5/20) ▲ 공약 검증 기획보도(위쪽부터 부산일보 5/13 1면, KBS부산 뉴스9 5/18)유권자 정책 제안에는 소홀 ‘현명한 선택’만 강조하는 선거 보도 모니터 기간 중 지역사회에서 현안별 정책제안, 공약 검증 등 유권자 행동이 활발하게 진행했지만, 지역언론 대부분 단신으로 보도하거나 주목하지 않았는데요. ‘유권자 활동 및 정책 제안’ 보도는 단 6건(1.2%)에 불과했습니다. 여론조사를 통해 계층별, 연령별, 지역별 표심을 수치로 전했지만, 정작 유권자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제안하는지 직접 듣고 공론화하는 데는 소홀했던 겁니다. 이른바 ‘불공정한 뉴스’는 의도적인 편파 보도뿐만 아니라, 정책의 대상인 유권자의 목소리를 누락시켜 의제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후보자의 출마의 변이나 공약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유권자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제안하는지 주목하여 공론화하는 것도 지역언론이 지방선거에서 해야 할 역할입니다. 또한 부산의 지역 현안에 대한 유권자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 전문가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지역 밀착형 보도, 다시 말해 유권자 의제로 확장도 필요하죠. 대부분의 보도 말미에는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라는 당부를 관용구처럼 넣는데요. 지방선거 보도에서 후보의 이력, 의혹, 정책 등을 나열하고 보도의 결론으로 ‘철저한 감시와 냉철한 판단’을 유권자의 몫으로 남긴 것인데요. 검증과 취재를 통해 유권자가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공보물 이상의 정보를 적어도 지역언론이 먼저 제시하고, 그 이후 유권자가 판단할 사항으로 남겨야 하지 않을까요?! <끝> 📦 더 뾰족하고 더 똑똑해질 [선거보도 언박싱] 다음 호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 [뉴스 언박싱]이 계속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 [신용카드/핸드폰 결제로 ‘커피 한 잔’ 후원하기] (👈클릭) 🏦 [계좌로 직접 후원하기] 부산은행 021-01-054360-1 부산민언련 👭 [회원 되기] 지속가능한 부산민언련 함께해요~(👈클릭)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부산민언련의 언론모니터 브리핑, 어땠나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부산민언련 소식지 [봄봄레터] 다시보기 ![]() |
[지방선거 보도 특별칼럼]4_쇼츠의 정치, 맥락이 사라진 ‘민주주의의 쇼츠화’를 경계한다
쇼츠의 정치, 맥락이 사라진 ‘민주주의의 쇼츠화’를 경계한다 김 대 경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부산민언련 정책위원장 이번 지방선거는 ‘쇼츠 정치 캠페인’의 전성기다. 15초에서 60초 내외의 짧은 영상, 이른바 ‘쇼츠(Short-form)’가 선거 캠페인의 문법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이전의 국회의원 및 지방선거에서 TV 토론이 후보의 정책과 인물됨을 판단하는 데 중요했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유권자들의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유영하는 유튜브 쇼츠의 감각적인 자막과 중독성 있는 배경음악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물론, 쇼츠 정치는 분명 긍정적인 면모가 있다. 난해하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우리 지역의 행정 이슈나 정책이 재기발랄한 편집을 거쳐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게 배달된다. 정치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2030 세대에게 정치는 이제 ‘공부해야 할 숙제’가 아니라 ‘즐길 수 있는 밈(Meme)’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각 정당은 후보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거나, 단 몇 문장으로 핵심 공약을 요약해 전달하며 정보의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그러나 이 ‘스마트’ 미디어 도구가 민주주의의 질적 성장을 담보하는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구심이 남는다. 쇼츠의 본질은 ‘요약’이 아니라 ‘파편화’에 가깝기 때문이다. 정치적 의사결정에는 복잡한 이해관계의 조정과 예산의 현실성, 그리고 장기적인 비전이 수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쇼츠라는 그릇은 이러한 ‘맥락’을 담아내기에 너무나 작다. 다양하고 복잡한 정책적 논리는 거세되고 이미지만 남은 자리에, 유권자는 후보자의 정책적 역량 대신 그가 얼마나 유머러스한지, 혹은 얼마나 자극적인 언어를 구사하는지로 후보를 평가하게 된다.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쇼츠가 지닌, 그 쇼츠를 실어 나르는 ‘알고리즘의 독성’이다. 특정 후보 또는 정당의 쇼츠를 한번 시청하면 그와 유사한 내용의 정치적 장면과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보여진다. ▲ 맥락이 거세된 이미지 중심의 정치 쇼츠 장면 (출처: 바른소리TV, 2026/04/27)한 연구에 따르면 당파적이고 공격적인 콘텐츠는 그렇지 않은 콘텐츠보다 공유와 상호작용 지수가 2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각 선거 캠프는 상대 후보의 발언 중 실언이나 어색한 모습만을 교묘하게 편집해 반복 재생하며 ‘무능’과 ‘혐오’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식이다. 일부 정치시사 유튜브 채널에서 방영된 쇼츠는 다시 교묘하게 재편집되어 공유된다. 예를 들면, 유세 현장에서 주차장에서 근무하는 주차요원에게 먼저 인사를 했다며 후보의 겸손하고 낮은 자세를 칭송(!)하며 “인성 폭발 XXX”라는 제목의 쇼츠가 떠돌아 다니고 있다. 그 반대의 경우에도 침소봉대하며 유권자들의 감정에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쇼츠 정치는 논리적인 대화와 토론 보다는 감각적인 자극에 반응하게 만들어 오히려 정치의 희화화와 냉소를 가속할 것이다. 또한 특정한 정치적 콘텐츠에 지속적인 노출이 강요됨에 따라, 유권자의 확증 편향을 강화하고, 합리적 토론이 불가능한 ‘필터 버블’ 속으로 민주주의를 고립시킨다. 유튜브의 쇼츠 정치 시대를 맞이하여 필요한 것은 미디어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을 유권자의 비판적 시각, 즉 ‘뉴스 리터러시’다. 화면 속 후보의 율동과 화려한 자막 너머에 숨겨진 실질적인 공약의 무게를 가늠해 보아야 한다. 정치는 쇼츠처럼 짧고 명쾌하게 정의되거나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지루하고 긴 설득과 합의의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30초의 잔상이 유권자의 정치적 판단을 지배하게 내버려 두기에, 우리 지역의 향후 4년은 너무나 길고 중요하다. 유튜브 채널에서 나의 시청 기록을 관리하고, 쇼츠 너머 맥락을 보기 위한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끝> 🔈[알립니다] 6.3 지방선거,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 연재를 시작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6년 6월 3일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유권자의 눈과 귀가 되는 건강한 선거 보도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을 연재합니다.그간 부산민언련은 대선과 총선 등 주요 선거 때마다 선거 보도에 대한 다양한 비평과 대안 제시를 통해 언론의 역할을 감시해 왔습니다. 특히 지방선거는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공직자를 뽑는 중요한 과정인 만큼, 이번 칼럼에서도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역 언론의 보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본 칼럼은 선거 전까지 매주 월요일 발행됩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지방선거 보도 특별칼럼] 3_부산교육감 선거보도, ‘단일화’ 셈법보다 ‘교육’ 정책이 먼저다
| 부산교육감 선거보도, ‘단일화’ 셈법보다 ‘교육’ 정책이 먼저다 강 명 선 부산대 언론학 박사 부산민언련 정책위원 6월 3일, 지방선거일이 다가오고 있다. 부산 곳곳에서 선거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지방선거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선거 보도는 대체로 수도권 중심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부산시장 선거와 부산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의 영향으로 부산 정치 뉴스가 중앙뉴스에서도 연일 보도되고 있다. 부산의 선거가 전국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 교육감 선거가 동시에 실시된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지방의회의원 선거는 정당을 중심으로 치러진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정당 소속을 통해 대략적인 정치적 성향과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다르다.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정당 공천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권자로서는 후보를 판단하기 더 어려운 선거다. 정당이라는 배경이 없는 상황에서 후보가 어떤 교육 철학을 가졌는지, 어떤 정책적 방향과 부산 지역의 현안을 바라보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러므로 선거에서 언론의 역할은 다른 선거보다 더 중요하다. ▲ 교육감 후보(부산일보, 5/10, 2면, 왼쪽부터 김석준, 최윤홍, 정승윤 후보)하지만 최근 부산교육감 선거 보도를 살펴보면, 언론은 교육감 선거를 교육의 관점보다 정치 구도의 관점에서 다루는 데 익숙해 보인다. 보도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진보 대 보수 구도, 보수 후보 단일화, 후보 간 공방, 3자 구도, 사법리스크 등이다. 물론 후보 간 구도 변화나 법적 논란은 유권자가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다. 그러나 이들 쟁점이 보도의 중심을 지나치게 차지하면서, 정작 부산 교육의 방향을 묻는 말은 뒤로 밀려나고 있다. 교육감 선거가 교육정책의 경쟁이 아니라 선거 공학의 장면처럼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가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부산 교육의 불평등과 동서 간 학력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 돌봄 공백과 특수교육 지원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교권 보호와 학생 인권은 어떻게 균형을 이룰 것인가. 학교폭력, 기초학력, 사교육 의존, 디지털·AI 교육, 교육복지 문제에 대해 후보들이 어떤 해법을 알고 있는지가 교육감 선거에서 언론이 묻고 설명해야 할 핵심 질문이다. 여기에 더해 지금의 보도에서 빠져 있는 것은 교육 주체들의 목소리다. 교육감 선거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사람은 후보나 선거 관계자가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 현장에 있는 이들이다. 그러나 선거 보도 속에서 학생들이 어떤 학교를 원하는지, 학부모들이 어떤 교육 불안을 느끼는지, 교사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는 충분히 들리지 않는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행정 책임자를 뽑는 선거이지만, 정작 교육 현장의 당사자들은 보도의 주변으로 밀려나 있다. ▲<빅카인즈>에서 ‘부산교육감’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가장 최근에 나온 기사목록(5/10 기준)교육정책은 후보의 발표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학력 격차를 말할 때는 지역별 학교 현장의 현실을 들어야 하고, 돌봄 정책을 말할 때는 돌봄 공백을 겪는 학부모와 현장의 어려움을 함께 살펴야 한다. 교권 문제 역시 교사의 고충뿐 아니라 학생 인권, 학부모와 학교 간 신뢰 회복이라는 맥락 속에서 다뤄져야 한다. 교육 주체들의 목소리가 빠진 보도는 교육의 현실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 후보의 이름과 지지율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지율은 선거의 흐름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교육의 미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순위가 아니라 후보별 교육 철학과 정책의 차이, 그리고 그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다. 사법리스크 보도도 필요하다. 교육감은 교육행정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후보자의 법적 책임성과 도덕성은 반드시 검증되어야 한다. 그러나 언론이 사법리스크만 반복적으로 보도하는 데 그친다면, 교육감 선거는 후보의 흠결과 진영 대결의 장으로 소비될 수 있다. 사법리스크를 따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후보가 부산 교육을 이끌 정책적 비전과 역량을 가졌는지 검증하는 일이다. ▲<빅카인즈>에서 ‘부산교육감’으로 검색 후, 기사건수 중심 연관어 분석한 이미지(5/10 기준)지금 부산교육감 선거 보도의 문제는 보도가 없다는 데 있지 않다. 보도는 있지만, 유권자가 교육정책을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선거판의 변화는 보이지만 학교 현장의 문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후보 간 신경전은 보이지만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삶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단일화 논의는 보이지만 부산 교육의 미래는 흐릿하다. 교육감 선거에서 언론의 역할은 선거판을 중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시민이 교육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부산교육감 선거가 ‘교육정책 실종’ 선거가 되지 않으려면, 지역 언론이 먼저 ‘교육’을 보이게 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일화 셈법을 반복하는 보도가 아니라, 부산 교육의 방향과 교육 주체들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보도다. <끝> 🔈[알립니다] 6.3 지방선거,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 연재를 시작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6년 6월 3일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유권자의 눈과 귀가 되는 건강한 선거 보도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을 연재합니다.그간 부산민언련은 대선과 총선 등 주요 선거 때마다 선거 보도에 대한 다양한 비평과 대안 제시를 통해 언론의 역할을 감시해 왔습니다. 특히 지방선거는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공직자를 뽑는 중요한 과정인 만큼, 이번 칼럼에서도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역 언론의 보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본 칼럼은 선거 전까지 매주 월요일 발행됩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선거보도 언박싱]‘부산시장’과 ‘북구갑 보궐’이라는 지방선거 블랙홀, 지역언론은 어떻게 보도했나?
| 🌿 부산민언련 [선거보도 언박싱] 안녕하세요! 부산민언련의 언론모니터 브리핑 [선거보도 언박싱]입니다. 6·3 지방선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과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검증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지역언론의 시계는 여전히 ‘누가 이기고 있나’ 식의 판세 분석과 단순 행보 중계에 멈춰있는 듯합니다. 이번 [선거보도 언박싱]에서는 지역언론이 유권자 판단에 도움이 되는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아니면 정치권의 공방을 그대로 중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부산민언련의 눈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 모니터 기간: 2026년 4월 13일 ~ 5월 3일(일부 온라인 콘텐츠 5월 4일~10일 포함) ■ 모니터 대상: 신문: 국제신문, 부산일보 (1면, 정치면, 정치/선거면 및 온라인) 방송: KBS부산, 부산MBC, KNN (메인뉴스 및 온라인) 지역언론브리핑 [선거보도 언박싱] 지금 시작합니다아~! 🌱 ‘부산시장’과 ‘북구갑 보궐’이라는 지방선거 블랙홀, 지역언론은 어떻게 보도했나? 먼저, 국제신문은 모니터 기간 초반 대진표와 여론조사 결과, 행보에 치중했으나, 4월 하순부터는 ‘정책이슈’와 ‘인물·도덕성’ 검증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는 양상을 보였는데요. 부산시장 선거 보도에서는 전재수 후보의 해양수도와 HMM 이전 공약을, 박형준 후보의 글로벌 도시 및 미래차 비전을 후보별 핵심 정책을 소개했습니다.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후보들의 주요 공약과 출마 배경, 경쟁 후보에 대한 평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 승부처로 규정한 북구갑 보궐선거의 경우, 무소속 한동훈 후보를 ‘중앙 정치의 상징’으로, 민주당 하정우 후보를 ‘미래 전문가’로,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로컬 정치인’으로 각 후보별 이미지를 차별화하여 조명했습니다. ▲ 국제신문 지방선거 관련 기사(왼쪽부터 4/28 1면, 4/15 2면) 부산일보도 부산시장과 북구갑 보궐선거에 집중했는데요. 전재수 후보의 ‘해양수도’와 박형준 후보의 ‘글로벌 도시’ 프레임을 대비해 강조했습니다. 또 무소속 한동훈 후보를 ‘신드롬’, ‘팬덤’, ‘차기 대권 주자’ 등의 키워드로 조명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는 ‘민주당의 전략적 카드’나 ‘등판’ 등 캠프 공학적 맥락으로 보도했는데요. 특히 자사 유튜브 채널인 <부산일보TV>의 조회수를 근거로 한동훈 후보의 화제성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부산 시민 63인의 명령> 기획보도를 통해 일자리와 기업 유치 등 시민들의 요구를 담아내려는 시도를 했으나, 이후 이어진 보도에서는 행보와 전략 보도 내용(38.1%)이 많았습니다. 시민의 요구가 보도에서 정책 검증으로 확장되지 못한 채 후보 간 공방과 판세 분석으로 회귀하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 부산일보 지방선거 관련 기사(왼쪽부터 4/22 1면, 4/24 4면) 지역방송 또한 부산시장과 북구갑 보궐선거에 집중하며, 행보와 선거 전략, 판세 중심의 보도가 많았습니다. KBS부산은 모니터 기간 내 두번에 걸친 여론조사 조사를 진행하며, 선거 판세 분석과 유권자 표심의 향방을 짚어내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와 함께 현직 지방의원들의 후원금 지출 내역을 정밀 분석하여 지방의원 활동의 실태를 점검하는 보도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부산MBC는 여론조사를 통해 ‘사직야구장 공약’이나 ‘지역 경제 위기 체감도’ 등 주요 정책에 대한 시민 여론과 현실성을 교차 검증했는데요.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고액 후원금을 낸 예비후보들을 취재하거나 후보자 전과 기록을 전수 조사하는 등 후보의 도덕성과 결격 사유 검증에 집중했습니다. KNN은 공천 갈등 상황을 강조한 ‘공천 소식’ 보도 비중이 비교적 높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사법 리스크와 결격 사유를 적극적으로 알렸으나, 보도의 무게중심이 정책 비교보다는 후보 간 공방이나 공천 결과에 따른 갈등, 선거관련 사건·사고 소식에 다소 치우친 모습을 보였습니다. ▲ KBS부산 지방선거 여론조사 뉴스 화면(왼쪽부터 뉴스9 4/20, 뉴스7 4/30) 지역언론의 온라인 채널을 통한 선거 보도 경쟁도 활발했습니다. 국제신문은 유튜브 채널 <국제신문>의 ‘2026 정치’ 카테고리에서 후보들의 SNS 내용을 전하고, ‘현장캠’을 통해 기자회견, 인터뷰, 선거 유세 등 후보들의 주요 활동 소식을 다뤘습니다. 부산일보 역시 유튜브 채널 <부산일보TV>의 ‘선거잇슈’에서 후보들의 동정을 전하고 ‘민심 르포’를 통해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냈습니다. 지역방송 또한 각 유튜브 채널을 활용했는데, 특히 부산MBC는 ‘범일 목요탕’ 콘텐츠를 통해 시장 후보와 각 당 대변인, 정치 평론가를 라이브로 연결하며 지역 유권자들과 실시간 소통을 진행했습니다. ▲ 지역 언론 유튜브 채널 갈무리(왼쪽부터) 국제신문 5/12 쇼츠(Shorts), 부산일보TV 5/12 쇼츠, 부산MBC ‘범일 목요탕’ 라이브 화면사설에서는 ‘정책 강조’, 정작 보도에서는 ‘행보 나열’ *보도건수는 온라인 기사 및 콘텐츠는 제외 행보전략 보도의 편중(38.3%): 전체 보도에서 가장 높은 비중이 후보의 행보·일정이나 선거 전략을 쫓는 데 할애되었습니다. 이는 지역언론이 후보의 비전을 검증하기보다, 후보의 입을 좇는 ‘중계자’ 역할에 치중한 것임을 보여줍니다. 외면받는 정책과 자질 검증: 유권자가 후보를 판단할 핵심 근거인 ‘정책 전달(14.0%)’과 ‘후보 자질(7.4%)’ 관련 보도는 모두 합쳐도 행보 보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후보자가 어떤 도덕적 결함이 있는지, 내놓은 약속이 현실성이 있는지 따져 묻는 ‘감시 역할’이 부족했던 셈입니다. 사설 따로 기사 따로: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사설을 통해 <정쟁을 접고 해법 경쟁에 나서라>(부산일보, 4/21), <시장선거 ‘경제’로 승부하라>(국제신문, 4/23)며 정책 대결을 강력히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보도 결과는 여전히 행보 중계에 집중되었습니다. ‘부산시장·북구갑’만 지방선거 치르나? 의제를 삼키는 블랙홀 지방선거는 우리 동네의 일꾼을 뽑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축제입니다. 하지만 최근 지역언론 보도를 보면 이번 선거가 오직 ‘부산시장 선거’와 ‘북구갑 보궐선거’ 두 곳뿐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교육감, 기초단체 선거 실종: 부산시장과 북구갑 관련 보도는 전체 선거 보도의 약 60%를 차지했는데요. 반면 16개 구군의 기초단체장, 교육감, 시·구의원 후보 수백 명의 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유권자들이 우리 동네 일꾼을 검증할 최소한의 잣대조차 지역언론을 통해서는 얻기 힘든 것이죠. 중앙 정치 대리전으로 변질된 의제: 거물급 정치인의 대결을 ‘대권 전초전’으로 다루며 지역 고유의 의제들은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지역언론 스스로가 “지역 의제가 사라진 지방선거”라고 지적하면서도, 정작 보도의 화력은 다시 북구갑 등 특정 선거구에만 집중하며, 지역 자치의 의미를 스스로 퇴색시킨 셈입니다. 유권자보다 ‘조회수’가 먼저인 온라인 콘텐츠: 온라인 채널은 지면과 방송의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후보의 전과나 공약 이행률 등 정밀한 데이터를 아카이빙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입니다. 하지만 지역언론 일부 유튜브 채널은 오히려 화제성 인물의 발언과 행보를 동영상과 쇼츠로 전하며 ‘블랙홀 현상’을 강화했습니다. 결국 유권자가 꼭 알아야 할 진짜 정보를 찾는 일은 여전히 유권자 몫으로 남겨져 있는 것이죠. ▲ 4월 28일 자 부산일보 홈페이지 지방선거면 갈무리 주요 기사와 우측 영상(Shorts) 모두 부산시장 선거 및 북구갑 보궐선거(한동훈 후보)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어 특정 선거 쏠림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보니 여론조사 결과에 집중? 정책을 가리는 ‘경마식 보도’ 여론조사는 유권자에게 민심의 흐름과 경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알권리 충족의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숫자가 정책 검증을 압도하는 순간, 선거 보도는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돕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판세를 중계하며 선거의 의미를 퇴색시킵니다. 여론조사 만능주의: KBS부산은 4월 전체 보도 중 여론조사 비중이 13.2%에 달했습니다. 전국적 관심 지역이라는 명분 아래 짧은 기간 반복적으로 쏟아진 여론조사 보도는, 유권자의 시선을 후보의 ‘정책 비전’이 아닌 ‘지지율 등락’에만 묶어두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숫자 중계에 밀린 공적 책무: 언론이 여론조사 결과를 다룰 때는 단순히 1, 2위를 중계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설문 구성의 형평성을 따지고, 그 숫자가 시사하는 유권자의 기저 심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정책 검증보다 지지율 순위 매기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전형적인 ‘경마식 보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설계의 공정성과 언론의 신중한 접근: 최근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부산MBC의 북구갑 여론조사 결과는 조사 방식(유선전화 비율, 후보 직책 표기 등)을 두고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부산MBC는 유튜브 채널 ‘범일 목욕탕’에서 해당 논란을 전하며 ‘비판을 가감 없이 수용하며, 더 세심하게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여론조사가 선거판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할 때 아쉬운 대목입니다. 여론조사의 무게감: 여론조사 지표는 단순히 현재의 판세를 비추는 거울에 그치지 않습니다. 1위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밴드왜건(Bandwagon) 효과’나 열세 후보에게 동정표가 모이는 ‘언더독(Underdog) 효과’를 유발해 실제 유권자의 표심을 뒤흔드는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기도 하는데요. 따라서 지역언론은 화제성이나 속보 경쟁에 매몰되기보다, 조사의 객관적 설계와 신뢰성을 엄격하게 검증하고 그 결과를 신중하게 보도해야 할 무거운 책임이 있습니다. ▲ 부산MBC 여론조사 뉴스 화면 갈무리(뉴스데스크, 5/4)‘단일화’ 프레임에 갇힌 유권자 알권리 지역언론은 ‘단일화’를 선거의 성패를 가를 절대적인 변수로 설정하며 유권자의 선택권을 좁히고 있습니다. 박민식 후보는 단일화 변수?: 북구갑의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를 독자적인 정책 비전을 가진 후보가 아닌, 오로지 ‘단일화 여부를 결정 지을 종속 변수’로만 소비했습니다. 모니터링 기간 중 지역언론이 박민식 후보를 단독으로 조명한 보도는 총 12건에 불과했습니다. 선거구도에 매몰된 교육감 선거: 교육감 선거 역시 언론이 ‘보수 단일화’를 끊임없이 화두로 던지면서, 당면한 교육 현안이나 후보의 교육 철학, 지역교육의 비전은 보도에서 소외되었습니다. 이러한 보도 행태는 후보의 정책적 차이를 지우고 오직 ‘당선 공학’으로만 선거를 보게 만듭니다. 부산교육감 단일화 관련 기사(왼쪽부터 국제신문 5/1 1면, 부산일보 4/29 1면)4월 지역의 주요 이슈, 어떻게 다뤘나?이번 지방선거 보도 모니터 기간 동안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중요했던 이슈가 있었는데요. 바로 ‘부산글로벌허브특별법’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이 헌법 전문에 담기게 되는 ‘개헌’ 관련 소식입니다. 하지만 지역언론은 이 이슈를 팩트체크하기보다 정쟁의 도구로 소비하거나, 아예 소극적인 태도로 외면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글로벌허브특별법: 팩트체크 대신 정파적 ‘프레임’에 갇히다 글로벌특별법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은 ‘법안 재설계’를, 국민의힘은 ‘부산 홀대론’을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은 유권자를 대신해 각 법안의 내용과 실질적인 차이를 팩트체크하는 ‘검증자’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어땠을까요? 국제신문은 부산연구원의 관련 보고서를 인용하며 법안의 쟁점을 짚긴 했지만, 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공방을 중계하는 건 여전했습니다. 부산일보는 스트레이트 기사뿐만 아니라 사설을 통해서도 국민의힘이 제기한 ‘부산 홀대론’에 조금 더 힘을 싣는 모양새였습니다. 한편, 부산MBC는 부산시장 후보 3명(전재수, 박형준, 정이한)의 글로벌특별법에 대한 각기 다른 입장을 전하는 것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개헌: 부마항쟁 정신 헌법에 수록하자는데 지역언론은 소극적 이번 지방선거의 중요 이슈 중 하나는 ‘개헌’입니다. 1987년 이후 처음으로 헌법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계엄 요건 강화, 부마항쟁 정신 수록, 국토균형발전 명시 등을 주요 골자로 담고 있는데요. 이번 지방선거와 동시 투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5월 10일까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되어야 하지만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특히 개헌안에 담긴 ‘부마항쟁’과 ‘균형발전’은 지역사회가 오랫동안 갈망해온 의제입니다. 그러나 지역언론은 개헌의 본질적인 가치보다 여야 간의 공방이나 국회의장의 행보 등 ‘정치 이벤트’로 전달했는데요. 그런 와중에 부산일보는 개헌안 내용 중 ‘지방자치’와 관련된 알맹이가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고, KBS부산은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제 개헌 투표 시 찬반 의향과 입장이 무엇인지 직접 질의하여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또 부산MBC는 개헌의 향후 추진 일정과 정치권 상황을 고려한 실제 통과 가능성을 분석하여 지역민에게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지역의 가치를 헌법에 새기는 역사적 변곡점에서, 이번 개헌 이슈를 지역언론이 단순히 관찰자의 입장을 넘어 적극적인 의제 설정자로 나서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끝> 📦 더 뾰족하고 더 똑똑해질 [선거보도 언박싱] 다음 호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 [뉴스 언박싱]이 계속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 [신용카드/핸드폰 결제로 ‘커피 한 잔’ 후원하기] (👈클릭) 🏦 [계좌로 직접 후원하기] 부산은행 021-01-054360-1 부산민언련 👭 [회원 되기] 지속가능한 부산민언련 함께해요~(👈클릭)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부산민언련의 언론모니터 브리핑, 어땠나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부산민언련 소식지 [봄봄레터] 다시보기 |
[지방선거 보도 특별칼럼] 2_330만 시민과 소통하는 부산시장을 꿈꾼다: 전략적 봉쇄소송을 극복하라
| 330만 시민과 소통하는 부산시장을 꿈꾼다: 전략적 봉쇄소송을 극복하라 이 정 기 동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부산민언련 정책위원 부산은 아름다운 바다와 강, 푸른 산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도시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풍부한 문화 인프라, 맛있는 먹거리가 결합하면서 부산은 외국인이 즐겨 찾는 글로벌 해양 관광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해양수산부가 이전하며 부산은 해양수도이자 해양 특화 도시로서의 면모를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부산은 ‘노인과 바다’의 도시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부산을 둘러싼 몇 가지 상황을 살펴보자. 첫째, 2026년 현재, 전국 100대 기업 중 부산에 위치한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2021년 37만 명에 이르던 자영업자는 2025년 28만 9천 명으로 급감했다. 셋째, 일자리를 찾아 부산을 떠나는 청년은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이다. 특히 2016년부터 2025년까지 20대 청년 5만 명이 타지역으로 순유출되었다. 마지막으로 부산의 고령화 비율은 25.3%로,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높다. 지속가능한 부산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셈이다. 상식적인 말이지만, 부산시장 후보는 정당이 배출할지라도 당선된 부산시장은 특정 정당이 아닌 부산시민 모두를 대표해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부산시장은 부산의 산적한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로 이해하는 인물이 아니라 시민 다수의 행복과 복지 증진,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이해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시민 한 명 한 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해 낼 수 있는 인물이 시장이 된다면, 부산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초당적 공감과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대도시의 행정가가 갖추어야 할 첫 번째 능력은 소통 능력이다. 다만,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과만 소통하는 쉬운 길이 아니라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거나 자신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시민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어려운 길을 걸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330만 명이 넘는 부산시민을 이끌 리더의 필수적인 덕목이다. ▲ 위 이미지는 구글(Google) 제미나이(Gemini)를 통해 시각화함(도구 Canvas)그렇다면 330만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른바 소통형 부산시장이 되기 위한 필수 과제는 무엇일까. 필자는 ‘전략적 봉쇄소송’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전략적 봉쇄소송이란, 정치인이나 기업과 같은 권력자가 자신에 대한 비판적 표현을 위축시키기 위해 결과와 상관없이 제기하는 ‘입막음 소송’을 의미한다. 전략적 봉쇄소송의 목적은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설령 패소하더라도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비판적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고, 비판적 표현을 한 당사자에게 경제적, 심리적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권력자의 입장에서는 패소하더라도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인식될 수 있다. 즉 전략적 봉쇄소송은 권력자가 자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빠지기 쉬운 유혹 중 하나가 전략적 봉쇄소송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전략적 봉쇄소송은 공동체의 합리적 감시 기능을 위축시킴으로써 헌법이 보호하고 있는 기본권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몇몇 언론학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방자치단체장과 같은 공인이 언론이나 시민(단체)을 상대로 제기하는 전략적 봉쇄소송이 공적 비판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아무리 공인이라고 하더라도 합리적인 문제제기가 아닌 혐오표현이나 악의적 비방까지 공론의 장에서 수용할 수는 없다. 혐오표현은 표현의 자유로 보장이 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기에 이에 대한 최소한의 대응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합리적인 비판이나 공익을 위한 사실 적시조차 지자체의 입장과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단체나 단체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지자체의 행정에 대한 건설적 비판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로 인식될 수 있다. 만약 시장이 자신에 대한 합리적 비판에 이견이 있다면 언론 기고나 출연, 시 홈페이지, 혹은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반론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안적 소통 방식이 존재함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소송을 택하는 것은, 합리적 비판의식을 가진 시민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시정에 반영할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는 행위일 수 있다. ▲부산MBC 시사프로그램 <빅벙커>에 소송을 제기한 부산시를 규탄하는 ‘언론공공성지키기 부산연대’ 회원들(2022/08/29) 2026년 현재, 부산이 당면한 현안, 이를테면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자영업자의 위기, 청년 유출과 초고령화 문제는 시민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공동의 과제다.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은 나올 수는 없다. 부산시장은 시가 당면한 문제 해결과 시의 미래 비전 제시를 위해 330만 시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할 의무가 있다. 시장에게 주어진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은 당선과 동시에 시와 시장 본인에 대한 합리적 비판에 대해 전략적 봉쇄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에 성실히 반영하기 위한 실천적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부산시에 대한 합리적 비판이 흐르는 강물처럼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것이 산적해 있는 부산의 문제를 해결해 내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2026년 6월 3일, 제40대 부산광역시장을 뽑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전략적 봉쇄소송을 극복해 낼 수 있는 소통하는 부산시장의 등장,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부산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끝> 🔈[알립니다] 6.3 지방선거,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 연재를 시작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6년 6월 3일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유권자의 눈과 귀가 되는 건강한 선거 보도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을 연재합니다.그간 부산민언련은 대선과 총선 등 주요 선거 때마다 선거 보도에 대한 다양한 비평과 대안 제시를 통해 언론의 역할을 감시해 왔습니다. 특히 지방선거는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공직자를 뽑는 중요한 과정인 만큼, 이번 칼럼에서도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역 언론의 보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본 칼럼은 선거 전까지 매주 월요일 발행됩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지방선거 보도 특별칼럼] 1_6·3 지방선거, 지역 언론 정체를 밝혀야 할 시간
| 6·3 지방선거, 지역 언론 정체를 밝혀야 할 시간 복 성 경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지방선거. 올해는 6월 3일이 선거일이다. 거리에 붙은 현수막과 지나가며 만나는 예비후보자를 보면서 선거가 있구나 짐작한다. 하지만 무슨 선거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누구 뽑는 거야? 국회의원?” “아마 시장일 걸” 며칠 전 출근길 지하철에서 청년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다. 누구나 다 안다고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있고, 그중에는 생애 첫 선거를 경험할 새내기 유권자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당장 투표권은 없어도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미래 유권자가 될 사람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슬로건 ‘내가 살고 싶은 지역 투표로 만듭니다’처럼 지방선거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일이다. 지방선거에서 지역 언론이 갖는 역할은 막중하다. 유권자가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판단에 도움을 줄 질 높은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시민의 알 권리’가 충족되어야만 한다. 콘텐츠나 뉴스라는 이름으로 스마트 폰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정보가 있지만 내가 사는 지역의 후보자나 정책, 유권자의 관심과 요구를 담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 내용이 검증된 사실인지 누군가의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한 것인지 알아차리기도 어렵다. 게다가 대부분 언론은 ‘거물급 정치인’에 주목하고 지방선거임에도 지방에 관심이 적다. 심지어 ‘동시 선거’라고 하는데 동시에 어떤 공직자를 뽑는지, 누가 출마했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급변한 미디어 환경에서 지방선거는 지역 언론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결정적인 무대이기도 하다. 늘 해오던 방식대로 여론조사 중심, 거대 정당 후보자 중심, 후보자가 쏟아내는 자극적인 말 중심, 학연과 지연 중심, 동정 중심으로 보도를 끝내서는 안 된다. ‘재미없으면 아무도 안 본다’라는 명분으로 알맹이 없이 재미만 쫓다가 허탈해지는 전철도 밟지 말아야 한다. 만약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환심을 사려고 정책과 비전은 안중에도 없고 눈길 끄는 퍼포먼스와 자극적인 말로만 선거에 임한다면 언론은 어떤 평가를 할까.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어렵다면 적어도 선거에서는 의미를 우선으로 보도해야 하지 않을까. ▲ 지역 신문, 지방선거 관련 4월 넷째주 1면 보도들6·3 지방선거 시계가 돌아간다. 다음 달 5월 29일과 30일에는 사전투표가 있다. 더 늦기 전에 지역 언론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보도 자료보다 언론사 보도가 더 질 높은 정보인가. 선거관리위원회 공지 사항과 선거 공보물보다 자세하고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가. 후보자나 정당의 홍보물과 SNS를 주요 취재원으로 삼고 있지는 않나. 의혹을 중계하여 갈등을 증폭시키는가 아니면 취재하여 사실을 알리는가. 맘 카페 정보처럼 각계각층에 꼭 필요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가. 혹여 ‘유튜브 퍼스트’라는 미명 아래 선정적 콘텐츠를 올리고 조회 수에 환호하는 건 아닌가.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한다. 지역 언론은 스스로 지역 민주주의의 공론장임을 자임해 왔다. 지역 유권자의 선거 길잡이가 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언론학계나 시민사회 역시 그 역할을 제대로 하라 오랜 시간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더 나은 보도를 위해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로 지역 언론의 기능과 역할을 알기에 공적 지원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번 6·3 지방선거에도 마찬가지다. 부산민언련은 시민의 시선으로 준비한 지역 언론 활성화 방안을 제안하고 제대로 운영할 방법도 제시할 예정이다. 그러니 이제 지역 언론이 답할 차례이다. 민주주의 꽃이라 말하는 선거에서 지역 언론은 지역 민주주의의 공론장임을 보여 달라. 유권자는 공론장에 걸맞은 보도를 보고 싶다. 올해 봄은 유달리 아름답다. 인간이 벌인 참혹한 현실 탓일 수도 있다. 새삼 각자 본분을 다하는 것이 모두의 평화를 지키는 일임을 뼈저리게 느낀다. 햇살은 햇살의 일을, 봄비는 비의 일을 놓치지 않고 하면 봄은 온다. 그러면 꽃은 피고 새순이 돋고 생명은 빛난다. 우리는 그것을 봄이라 부르며 행복해하고 세상은 지속된다. 그러니 우리도 그렇게 하자. 선관위는 선관위대로, 유권자는 유권자대로, 언론은 언론대로 제 몫을 다하자. 그러면 민주주의가 꽃피고 지방선거는 우리 삶을 가꿀 것이다. 누구나 쉽게 말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해결하려 들지 않았던 지역 문제를 하나둘 풀어나갈 것이라 믿는다. <끝> 🔈[알립니다] 6.3 지방선거,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 연재를 시작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6년 6월 3일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유권자의 눈과 귀가 되는 건강한 선거 보도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정책위원회 릴레이 특별칼럼’을 연재합니다. 그간 부산민언련은 대선과 총선 등 주요 선거 때마다 선거 보도에 대한 다양한 비평과 대안 제시를 통해 언론의 역할을 감시해 왔습니다. 특히 지방선거는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공직자를 뽑는 중요한 과정인 만큼, 이번 칼럼에서도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역 언론의 보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본 칼럼은 선거 전까지 매주 월요일 발행됩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 행보 및 네거티브 공방 전한 지역언론 위 외쪽부터 국제신문(5/28), 부산일보(5/29), 아래 왼쪽부터 KBS부산(5/28), 부산MBC(5/28), KNN(5/30)
▲ 본 투표 전날(6/2) 주요 판세분석 보도 (왼쪽부터 국제신문, 부산일보)
▲ 전현직 대통령 부산 방문 나란히 보도한 지역신문(위로부터 국제신문, 부산일보)
▲ 부산 연제구 도로변에 부착된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선거 벽보 (출처: 연합뉴스 2026/05/21)
▲ 한 아파트 우편함에 배달되고 있는 6.3 지방선거 선거공보물 (출처: 연합뉴스 2026/05/25)
▲ 본선거 운동 개시일(5/21) 지역신문 1면(왼쪽부터 국제신문, 부산일보)
▲ 본선거 운동 개시일(5/21) 지역방송 뉴스 갈무리(위 KBS부산, 왼쪽부터 부산MBC, KNN)
▲ 오차범위 내 순위 표현 사용한 부산일보(5월 26일, 2면)
▲ 부산시장 후보자 3자 토론회, 거짓말 탐지기를 꺼내든 정이한 후보(KBS부산, 5/26)
▲ 유권자 권리 내세운 기획보도(부산일보 위에서 부터 5월 25일 2면, 26일 11면)
▲ 위에서부터 부산시의원 의정활동 감시보도 화면(부산MBC 5/25), ′의정 성적표′ 웹페이지 화면
▲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투표소에서 행사하는 1인분의 주권. 타국에서도 반듯하게 민주주의를 밀어 넣다 (출처: 우리뉴스, 2025/04/08)
▲ 2024년 12월 7일 의무를 넘어 축제로. 응원봉을 흔들며 신나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시민들 (출처: 오마이뉴스, 2025/04/11)
▲ <표 1> 선거종류별 지역언론 보도 건수 및 비율 (중복 코딩)
▲ <표 2> 부산시장, 북구갑 보궐선거 보도 내용 주제
▲ 북구갑 보궐선거 행보 보도(왼쪽부터 KBS부산 뉴스9 5/16, 부산MBC 뉴스데스크 5/17)
▲ 지방선거 D-30(5/4), 지역신문 1면(왼쪽부터 국제신문, 부산일보)
▲ 부산시장 후보 의혹 공방 보도(위쪽부터 국제신문 5/19, 부산일보 5/13)
▲ 공약 검증 기획보도(위쪽부터 부산일보 5/13 1면, KBS부산 뉴스9 5/18)
▲ 맥락이 거세된 이미지 중심의 정치 쇼츠 장면 (출처: 바른소리TV, 2026/04/27)
▲ 교육감 후보(부산일보, 5/10, 2면, 왼쪽부터 김석준, 최윤홍, 정승윤 후보)
▲<빅카인즈>에서 ‘부산교육감’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가장 최근에 나온 기사목록(5/10 기준)
▲<빅카인즈>에서 ‘부산교육감’으로 검색 후, 기사건수 중심 연관어 분석한 이미지(5/10 기준)
▲ 국제신문 지방선거 관련 기사(왼쪽부터 4/28 1면, 4/15 2면)
▲ 부산일보 지방선거 관련 기사(왼쪽부터 4/22 1면, 4/24 4면)
▲ KBS부산 지방선거 여론조사 뉴스 화면(왼쪽부터 뉴스9 4/20, 뉴스7 4/30)
▲ 지역 언론 유튜브 채널 갈무리(왼쪽부터) 국제신문 5/12 쇼츠(Shorts), 부산일보TV 5/12 쇼츠, 부산MBC ‘범일 목요탕’ 라이브 화면
▲ 4월 28일 자 부산일보 홈페이지 지방선거면 갈무리 주요 기사와 우측 영상(Shorts) 모두 부산시장 선거 및 북구갑 보궐선거(한동훈 후보)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어 특정 선거 쏠림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 부산MBC 여론조사 뉴스 화면 갈무리(뉴스데스크, 5/4)
부산교육감 단일화 관련 기사(왼쪽부터 국제신문 5/1 1면, 부산일보 4/29 1면)4월 지역의 주요 이슈, 어떻게 다뤘나?
▲ 위 이미지는 구글(Google) 제미나이(Gemini)를 통해 시각화함(도구 Canvas)
▲부산MBC 시사프로그램 <빅벙커>에 소송을 제기한 부산시를 규탄하는 ‘언론공공성지키기 부산연대’ 회원들(2022/08/29)
▲ 지역 신문, 지방선거 관련 4월 넷째주 1면 보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