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과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3년 만에 치르는 국감인 만큼 여러 현안이 논의됐다. 엑스포 유치 실패, 가덕신공항 건설 등 굵직한 사안뿐만 아니라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추진, YS기념관 논란 등에 대한 국회의 질의가 잇따랐다. 지역언론은 “3년 만에 국감을 받았으나 정치 공방만 이어졌다”며 박한 평가를 내렸다.
지역언론의 부산시 국감 보도는
먼저, 국제신문은 부산시 국감이 정치 공방에 휘말려 부산의 현안은 소홀히 다뤄졌다고 지적했다. <현안 쌓였는데…부산지역 국감도 ‘김여사 공방’>(1면, 10/15)에서 국제신문은 “3년 만에 진행된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 등이 도마에 올랐다”면서 “그러나 올해 국감의 최대 화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공방이 부산시 국감에서도 이어져 정작 시 현안은 면밀한 감사 대상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적은 부산일보에서도 이어졌다. 부산일보도 <가덕신공항보다 더 집중한 화두는 엑스포·퐁피두>(2면, 10/15)에서 “야당 의원들은 당초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가덕신공항 건설 이슈는 제쳐두고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와 같은 상임위 소관 사무와는 다소 동떨어진 쟁점 띄우기에 골몰했다”고 꼬집었다.
KNN도 여야 정쟁에 소모된 국감이라고 비판했다. <[주간시정] 국감 계기로 늘공 불만 가시화 등>(모닝와이드, 10/23)에서 KNN은 “실제 부산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보다 여야 정치적인 줄다리기에 부산시 국감이 이용된 듯한 느낌은 상당히 아쉬웠다”고 했다.
한편, 부산MBC와 KBS부산은 국감에 대한 자체 평가보다는 국감 내용을 전하는 데 집중했다. 부산MBC는 퐁피두센터 부산 유치, 엑스포 홍보 예산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타를 전했다. 아울러 박형준 부산시장의 엘시티 아파트 처분 문제와 ‘YS기념관’ 논란에 대한 질의응답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KBS부산은 가덕신공항과 엑스포 유치 관련 질의에 주목했다. <가덕신공항 개항 시기, 안전 논란>(10/14)에서 KBS부산은 “국감에서는 가덕신공항 안전과 2029년 개항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부산시 국감서 엑스포 도마 위…여야 공방>(10/22)에선 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고 했다.
KBS부산은 가덕신공항과 엑스포 유치 이외의 사안에 대해선 다루지 않았다. 특히 박 시장의 엘시티 처분 문제와 관련한 국감의 발언은 대부분의 지역언론이 전했지만, KBS부산만 이 내용을 보도에 반영하지 않았다.
정쟁에 소모된 국감?
지역언론이 이번 부산시 국감이 정쟁에 치우쳤다고 본 데에는 “김건희 여사 관련 공방”(국제신문)과 “상임위 소관 사무와는 다소 동떨어진 쟁점 띄우기”(부산일보)가 있다. 즉, 부산 현안 혹은 부산 시민이 궁금해하는 사안과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가 국감에서 제기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관련 공방’은 부산엑스포 유치전 당시 홍보 예산으로 지출됐던 ‘김건희 키링’에 대한 검증 질의였고, ‘상임위 소관 사무와는 다소 동떨어진 쟁점 띄우기’는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유치와 관련한 문제제기였다. ‘김건희 키링’은 부산시 예산으로 집행된 사업이며,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유치 문제는 해당 상임위 소관 사무는 아니어도 현재 가장 논란이 있는 부산의 현안이다. 두 사안 모두 국감에서 검증이 필요하며, 이를 질타했다는 이유로 정쟁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인다.
또 다른 정치혐오 보도의 양상
‘정쟁 국감’이라는 주장이 언론의 관행적인 지적은 아닌지, 언론 스스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책과 민생은 제쳐놓고 정쟁만 일삼은 국감이라고 비판하지만, 정작 언론은 정책과 민생 질의를 소개하기보다는 정치권의 공방을 부각한다.
사실상 ‘하나 마나한 소리’에 가까운 이 말은 정치혐오를 부추길 수 있어 우려된다. ‘정쟁 국감’ 보도는 시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기는커녕 되려 냉소적인 유권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관행적인 국감 보도에서 벗어나 시민을 위한 보도는 무엇인지 언론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