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 지 1년이 지났다. 정부와 부산시는 지난 1년간의 해수와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결과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역언론은 정부와 부산시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반영해 우리 해역과 수산물이 방사능에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전히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점검하기보다는 “안전하다”는 정부와 부산시의 주장을 전하거나 정치권의 논쟁을 중계하는 데 치중할 뿐이었다.
“우리 바다ㆍ수산물 안전하다” 강조
부산일보는 8월 22일 1면에 ‘일 오염수 방류 1년, ‘방사능 공포’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내용을 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 지 1년이 됐지만 부산 수산업계에 미친 파급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방류 초기에 우려했던 경제적 피해는 없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소비 위축이 없었던 데에는 정부의 역할이 주요했다고 짚었다. 부산일보는 “수산물 소비를 유지시킨 데는 방사능 검사와 소비 촉진 행사 확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부는 그간 4만 9633건의 수산물 방사능 검사가 실시됐고 부적합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방사능 공포 없다”는 부산일보의 주장은 이어지는 기사에서도 나왔다. 자갈치시장의 모습을 담아낸 <[르포] “손님들이 일본산 수산물 알면서도 신경 안 써요“>(3면, 8/22)에서 부산일보는 “이날 자갈치시장에서는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포는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예시로 “차츰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지금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들 문제없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말한 상인과 시민 발언을 전했다.
정부ㆍ여당의 주장에 힘을 싣는 보도도 있었다. 정부ㆍ여당은 1년간의 방사능 검사에서 이상 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선동에 나선 점을 사과해야 한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일보는 <국힘 “야 후쿠시마 괴담 선동해 1조 5000억 낭비”>(4면, 8/23)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이뤄진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방류와 관련한 악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향해 “괴담 선동 정치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반대 측인 민주당의 주장은 해당 기사나 같은 지면 기사에서도 담기지 않았다.
KBS부산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수산물 “안전”>(8/22)에서 “자갈치시장에는 수산물을 구입하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1년 전 우려했던 방사능 공포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바닷물과 수산물 방사능 노동 모두 기준치 이하였다는 정부 발표도 전했다.
국제신문은 8월 23일 1면 기사 <日오염수 방류 1년 “수산물 안전”>에서 “초유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는 지난 1년간 일본 정부가 내 온 ‘안전하다’는 목소리 아래에서 강행됐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라고 하면서도 “부산 등 전국 해수의 방사능 농도가 정상 범위로 나타났고, 수산물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사 전반은 부산시의 발표 자료를 전하는 것이었고, 제목에도 부산시의 입장을 반영했다.
과연 방사능 공포 없는 걸까?
이처럼 지역언론은 방사능 검사 결과 이상 사례가 없었으며 수산물 소비가 늘었다는 것에 주목하며 우리나라가 원전 오염수에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안전성을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에 진행된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삼중수소가 우리 해역에 도달하려면 4~5년이 걸렸다. 1년이 지난 지금, 방사능 검사 결과에 이상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일본 정부와 IAEA가 안전하게 오염수를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다. 오염수 처리 장비인 다핵종제거설비, 이른바 알프스(ALPS)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제기된다. 알프스가 모든 방사능 핵종을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부식과 필터 손상 등 다수의 장비 고장이 발생하거나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아 사고가 잇따르는 등 성능과 운영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8월 9일 냉각 수조에 있던 오염수가 누수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1)
이런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방사능 공포는 없었다”는 부산일보와 KBS부산의 주장과는 다르게 시민들은 불안감을 갖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8월 15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일본산 수산물 소비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응답자 가운데 74%에 달했다. 단순히 수산물 수입량과 매출이 늘었다고 방사능 공포가 사라졌다고 말할 수 없는 지점이다.
지역언론이 해야 할 역할은 정부와 부산시의 발표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게 아니라 정부와 부산시의 방사능 검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1년을 맞아 나온 지역언론의 보도는 이런 점을 간과했다.
“우려와 갈등 여전해”
물론 지역언론 보도 가운데엔 원전 오염수에 대한 우려를 전한 기사도 있었다. 부산MBC와 KNN은 수산물 소비가 회복됐지만, 우려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부산MBC는 <방류 1년, ′잊혀진 오염수′?>(8/22)에서 “시민단체는, 무작위 검사로 지금 당장 검출이 안 된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며 오염수 방류 중지를 촉구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알렸다. KNN도 <일본 오염수 방류 1년.. 소비 회복, 반발도 여전>(8/22)에서 시민사회의 의견을 전하며 “앞으로 30년 이상 120만 톤이 넘는 일본 오염수가 방류될 예정인 만큼, 여전한 시민 불안과 갈등을 해소할 철저한 안전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논란과 갈등이 여전하다고 전했지만, “1년 전 시장이 한산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등 수산물 소비가 늘었다는 점을 강조한 부분도 있어 아쉬웠다.
국제신문도 8월 23일 3면에 부산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전했다. <“생명 터전 죽이는 핵오염수 방류 중단을”>(3면, 8/23)에서 국제신문은 오염수 처리 설비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추가 오염 가능성을 우려한 후쿠시마핵오염수투기반대 부산운동본부의 기자회견 내용을 알렸다. 또 다른 기사 <오염수 갈등 여전히 진행 중…日 미진한 대응 논란 불씨>(3면, 8/23)를 통해선 여전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 방류 기간 발생한 도쿄전력 내 사고 내용을 전했다.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