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지역 이슈](5/1~7)
영도 등굣길 참사… 지역언론 보도는?
‘예견된 참사’ 지적, 경찰과 구청 등의 ‘안전불감증’ 사고 원인으로 짚어
지난달 28일 영도 청동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원사 더미가 굴러떨어져 한 초등학생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 당일 인근에서 하역 작업을 하던 한 업체가 일체의 안전장치 없이 원사 더미를 비탈길에 내려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는 금지이지만, 사건 이전에도 해당 업체가 지속적으로 인근에서 불법 작업을 시도한 정황이 알려져 구청 및 관계기관의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역언론은 이번 사고가 ‘인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영도구청이 불법 주정차 단속에 소홀했다는 정황, 부산시교육청이 이미 청동초등학교 통학로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달하면서 관계기관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업체의 과실을 부각하기보다는 구청과 교육청 등 기관의 부실한 관리·감독을 비판해 사건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도왔다.
부산일보, 관계기관의 부적절한 대응 지적
국제신문과 부산MBC, 직접 어린이보호구역 찾아가 실태 조사 벌여
KBS부산과 KNN, 후속 대책들의 실효성 점검하기도
부산일보는 해당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부실한 안전펜스 문제와 관계기관들의 허술한 관리·감독 등 사고 원인을 다각도에서 짚어봤다. <경찰ㆍ구청, 초등학교 ‘불법 주정차 단속 요청’ 묵살했다>(5/2, 3면) 를 통해 경찰과 구청의 부적절한 대응을 지적하는 한편, <‘현장 목소리’ 빠진 어린이보호구역 ‘안전계획’>(5/3, 3면) 을 통해서는 영도구 내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개선 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정작 당사자인 청동초등학교를 비롯한 영도구 내 초등학교와 부산시교육청은 참여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면서 실질적인 보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가 단순히 한 업체의 일탈행위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경찰과 구청 등 관계기관의 총체적 실정으로 인한 사고라는 점을 알렸다.
국제신문은 관계기관의 부적절한 대응을 짚는 한편, 부산지역 어린이보호구역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보·차도 구분 없는 통학로, 스치듯 달리는 차량에 가슴 철렁>(5/2, 3면) 에서 직접 취재진이 영도구 소재 초등학교 14곳을 방문해 통학로 안전을 점검했다. 취재 결과, 대부분 학교가 열악한 통학 환경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았으며, 안전펜스가 너무 낮거나 없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사고가 일어난 영도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어린이보호구역 관련 시설이 열악하다는 점을 지적했고, 이 사실은 이미 시교육청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아울러 <‘민식이법’ 3년…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아직도 연 40건 넘어>(5/1, 3면)를 통해서는 ‘민식이법’이 시행된 뒤에도 여전히 부산지역에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가 줄지 않는 점을 짚기도 했다.
부산MBC도 교육청 전수조사에서 위험하다고 분류된 어린이보호구역을 직접 찾아가 안전 점검에 나섰다. <‘위험한’ 어린이 보호구역… 개선 언제쯤?>(5/2)에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차량이 가득하고, 위험한 곡예운전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육청이 지난해 통학로 개선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그대로인 사항들이 발견됐다며 부산시와 교육청의 소극적인 행정을 비판했다.
KBS부산은 사고 이후 제시되는 대책들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있는 것도 안 지키는데”…쏟아지는 안전 대책>(5/3)에서 기존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대책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지적하며 땜질식 처방에 가까운 새로운 대책들이 과연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선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했다.
KNN 역시 관계기관들의 후속 대책에 대해 점검해봤다. <스쿨존 ‘안전대책’ 강화, 실효성은 ‘글쎄’>(5/3)를 통해 사고 이후 제시된 대책들이 수년 전에 나왔다가 흐지부지된 대안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부산시가 제시한 ‘위험한 통학로 전수조사’와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는 2015년 교육청이 내놓은 대책과 비슷했고, 학교 주변에 화물차 통행을 제한한다는 경찰의 대책은 2019년 부산시가 추진했지만 결국 유야무야 된 대책과 닮았다는 점을 전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주민 민원과 예산을 이유로 좌초된 적 있는 대책들이라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주의 주목(Attention!) 보도]
노동절 대회 소식을 메인뉴스로 전달한 KBS부산 ?
다른 언론은 후면 배치하거나 단신으로 소식 전해
<부산에서도 노동절 대회, “노동탄압 멈춰라”>(5/1)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노동절 부산대회’가 열렸다. KBS부산은 이 소식을 전달하면서 집회에서의 노동자 목소리를 주요하게 전했다. 현 정부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소환장을 남발하고, 표적 수사를 하는 등 ‘노동 탄압’에 앞장서고 있다며 비판한 내용을 주요하게 다뤘다. 또한 해당 뉴스를 그날의 두 번째 소식으로 다뤄, 비중 있게 해당 소식을 전했다. 반면 다른 지역 언론은 노동절 대회 소식을 전달하되, 후면에 배치하거나 단신으로 다뤘다. 정부의 고압적인 노동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주요하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KBS부산의 보도는 다른 언론의 보도와 차별성을 갖는 기사였다.
반복되는 KNN의 혐오 장사 ☹️
KNN은 남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마약 범죄 사건을 보도하면서 검거된 이들의 국적을 공개하고 ‘환각파티’를 벌였다는 표현을 쓰는 등 자극적인 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 한국기자협회의 인권보도준칙에 따르면 피의자의 신상정보는 밝히지 않아야 하지만, KNN은 피의자의 국적을 공개했고 제목을 통해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범죄 보도에서 외국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이들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거나 자칫 혐오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 이전에도 KNN은 선정적인 단어를 사용해 혐오 정서를 부추기는 기사를 내보내 비판을 받은 바 있다(<[지역언론 훑어보기] 4월 3주 지역언론은?> 참고). 마약 사건의 선정적인 모습에만 집중하지 말고 사안의 근본적인 접근을 통해 책임 있는 보도를 해주길 바란다.
가덕신공항 환경영향평가 자문단 독립성 문제 제기한 한겨레 ?
<채점자를 과외교사로?… 수상한 가덕도 신공항 자문단>(5/1)
한겨레는 국토교통부의 가덕신공항 환경영향평가 자문단 위원 대부분이 환경부와 그 산하기관 직원으로 채워졌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기관이고, 국토교통부는 환경영향평가에 대비하는 사업 기관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환경영향평가 자문단이 환경부 공무원으로 구성된 것은 환경영향평가의 객관성과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한겨레는 과거 4대강 사업 당시에도 이 같은 논란이 불거졌고, 감사원 감사에서 주의 조처를 받은 바 있다며 이번 가덕신공항 사례 역시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부산지역 언론의 가덕신공항 추진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가 비교적 적은 상황에서 가덕신공항 사업의 절차상 문제를 짚은 기사로, 주목할 만한 보도다. 한겨레 보도 이후 해당 소식을 전달한 부산지역 언론은 없다. 가덕신공항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거는 기사만 전하기보다는 가덕신공항 문제에 대한 부산지역 언론의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기사를 기대한다.
‘묻지마 범죄’, 피해자 알권리 강조한 부산일보 ?
<묻지마 범죄 당해도 가해자 묻지 말라는 법>(5/3, 1면)
<“감옥 속 그는 내 모든 걸 아는데, 감옥 밖 나는 아는 게 없었다”>(5/3, 2면)
<“CCTV 사각지대서 범행…사건 입증, 오롯이 내 몫이었다”>(5/4, 3면)
<개념 정립.공식 통계도 없는 ‘묻지마 범죄”>(5/4, 3면)
<‘알 권리’ 침해, 피의자만 감싸고 도는 묻지마 범죄>(5/4, 사설)
이른바 ‘묻지마 범죄’ 피해자가 가해자 신상정보는 물론이고 수사와 관련한 사항들을 알지 못해 가해자 보복을 두려워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가 제삼자로 취급당해 ‘알 권리’에서 철저히 배제되기 때문인 것인데, 부산일보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초량동 노래주점 폭행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알 권리에서 배제된 피해자들의 2차 피해 우려를 짚었다. 특히 ‘묻지마 폭행’ 피해자들은 수사 단계에서 명확한 죄목이 특정된 범죄가 아니라는 이유로 국선변호사 선임 등 피해자 지원마저 받지 못해 현행 피해자 지원 절차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점도 지적했다.
최근 부산에서 일어난 ‘묻지마 범죄’ 사례를 통해 피해자의 알 권리보다 피의자의 정보보호가 우선시 되는 현행 제도의 모순을 꼬집은 좋은 보도이다.
부산MBC, 부산시 상징물 교체 문제 지적 ?
<“똑같은데?” vs “문제없어”…이번엔 표절 논란>(5/2)
<맨홀 뚜껑까지 바꾸나? 교체 범위 ‘아리송’>(5/3)
부산시가 20여년 만에 부산시 상징물 교체에 나섰다. 하지만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일방적인 추진이라는 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부산MBC는 표절 의혹과 함께 상징물 교체의 절차적인 문제와 과도한 예산을 지적했다. 부산시청 앞 헌정비를 비롯해 엑스포 간판, 맨홀 뚜껑 등 옛 부산시 상징물이 들어간 구조물이 부산 전역에 있는데, 교체 순서와 범위가 제대로 정해지지 않은데다 교체 비용은 16억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새 슬로건과 상징물 홍보 예산으로 5년간 130억을 투입할 예정이어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부산시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상징물 선정부터 소요 세금까지 교체 과정의 논란과 문제를 보도해 시정 견제에 충실한 보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