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총선보도 1월 모니터보고서

2016 총선보도 모니터 월간 보고서_ 1월


기울어진 운동장은 그대로, 정치 공론장은 펼치지도 못 해

1월 선거 보도의 주요 소재는 선거구 미획정 문제, 공천 룰을 둘러싼 후보들 간의 갈등, 각 당의 선거전략, 격전지 분석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어느 선거구에 누가 나올 것인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전하는 뉴스가 많았다.

정당 소식을 다룬 기사 중 절반 정도는 새누리당 소식이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보도 건수를 합한 것보다 많았다. 부산일보는 정당 소식 기사 전체 112건 중에 56건이, 국제신문은 107건 중에 49건이 새누리당 기사였다. 방송도 마찬가지였다. KBS부산은 전체 기사 37건 중 13건, 부산MBC는 37건 중에 14건, KNN은 28건 중에 14건이 새누리당 소식을 다루었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은 단독으로 리포트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없거나 한 두 건에 그쳤지만, 새누리당은 리포트 건수도 가장 많았다. 제목에서 특정한 당을 명시한 뉴스가 아니라 하더라도 내용에서 주로 새누리당 인물이 거명되어 실질적으로 해당 후보가 각인되는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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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은 신선한 인물을 소개한다는 의도로 <패기만만 총선도전자>를 연재했다. 이 코너는 1월 중 8명의 후보를 소개했는데, 당적별로 나누어보면 7명이 새누리당 후보였고 1명만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다. 그나마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정한 박종훈 후보의 경우는 해당 선거구에 새누리당 후보 없이 단독 등록을 한 상태였다. 지역적 안배도 더 세심했어야 한다. 1월 중 소개된 후보 8명 중 3명이 중동구에 출마한 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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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부산 지역구 정당 득표율 49.9%를 획득했고(19대 총선, 중앙선관위 자료), 18개 의석 중 17석을 가져간 가장 유력한 정당이다. 1월 정당별 기사수가 유권자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한 셈이다. 그러나 이것이 바람직한 경향이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선거보도에서의 ‘공정함’이란, 상대적으로 열세이거나 신인인 후보들을 고루 조명해서 누구나 동등한 선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지켜지기 때문이다. 내용면에서도 아쉬웠다. 지역의 현안이 무엇인지, 정당의 정책이 무엇인지는 묻지 않고, 당내 경쟁을 통해 누가 어디에 출마할지 받아쓰고 점쳤다. 18개 선거구가 각각 하나의 ‘의석’에 불과했다. 선거를 통해 지역 현안을 제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공론장은 아예 펼치지도 못했다.

새누리당 유력 후보들 간의 대결구도 부각정치 신인 소외

 

특히 선거구별로 나선 후보들을 소개하는 보도들은 거의 새누리당 후보, 그 중에서도 지명도가 있는 인물들 간의 대결로 프레임을 짰다. 부산MBC는 <부산진을- 전, 현직 경쟁에 신인 가세>(1월26일)에서 전, 현직 의원인 이헌승, 이종혁, 이성권 예비후보는 선거운동 장면을 스케치한 후 직접 인터뷰를 하고, 신인인 이수원 예비후보는 출마의 변을 앵커가 언급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기사 제목에서는 전, 현직과 신인의 대결구도를 만들었으나 분량에서는 신인에게 불리한 보도였다.

<현직도 예비후보, 계급장 떼고 붙는다> (부산MBC, 1월 27일)는 나성린, 허원제, 정근 예비후보의 인터뷰를 실었으나,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뒤처지는 신병철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프로필 사진으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자료화면으로 대체하면서 사실상 앞서 소개한 세 명의 대결로 뉴스를 구성했다. 신병철 후보의 사진에는 이름 자막도 없어 인물을 기억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정작 뉴스 말미의 화면에서는 정근 후보를 빼고 나성린, 허원제, 신병철 세 후보의 사진을 골라 어떤 기준으로 세 명을 선정한 것인지 불명확했다.

12월 31일자 기준으로 이미 더불어민주당 16명, 국민의당 2명, 무소속은 3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쳤는데 (1월 12일 정의당 예비후보 1명 등록) 지상파 3사 및 일간지에 야권 후보들이 조명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물론 중량감 있는 인물에 눈길이 쏠리겠지만 시청자의 흥미만 쫓지 말고 유권자의 선택을 도울 수 있도록 후보자들 간에 균형감을 살려서 보도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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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지면 위에 전쟁터 벌여

야당은 김 빼고, 여당 후보는 죽였다 살렸다지역주의도 엿보여

 

부산일보 기사 제목은 전반적으로 자극적이었다. ‘험지 꿰찰까’, ‘힘찬 출정가’, ‘총성’, ‘기싸움 치열’, ‘확전 우려’, ‘물량 공세’ ‘원천봉쇄’, ‘곳곳서 아우성’, ‘친노 저격수’, ‘대선 전초전’, ‘비민주의 극치’, ‘신인들의 무덤’, ‘깃발’, ‘구역전쟁’, ‘당선에만 혈안’, ‘격전지’, ‘완장’, ‘분노’, ‘표밭’, ‘정면충돌’ 등 전쟁용어나 갈등을 강조하는 표현을 썼다. <연령대별 정치 성향 ‘극명’…이번에도 ‘세대 대결’ 가나>(1월 5일),<더민주 친노 색깔 빼고 국민의당 호남 색채 입히고>(1월 27일)처럼 세대 간 지역 간 대결 구도에 호소하는 제목도 있었다. <“텃밭이라고” “관심적다고”… 여야 인재영입 PK홀대 ‘심하네’>(1월 12일)에서는 더민주, 국민의당 외부영입 인사를 ‘호남 출신 일색’ 이라 특징짓고, 여야 3당이 공통적으로 PK출신 인사 영입이 전무하다며 걱정했다.

 

야당 관련한 보도는 부정적인 제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보였다. <더민주 “부산 ’간판급‘이 없네”>(1월 15일), <부울경서 존재감 없는 ’더민주‘>(1월 19일), <부산서도 사퇴론, 더민주 설상가상>(1월13일), <안철수 신당, 부산서 힘 못 쓰고…>(1월 4일) <간 보러 왔나, 봉하서 야유 받은 安 (1월 13일, 부산일보)>, <조경태, 박영선 놓친 安… 고립되는 국민의당>(1월 22일),<“떼쓰면 통하는 정당”… 이미지 생채기>(1월 28일)등 위기감과 무능을 강조하는 제목으로 김을 빼 놓았다.

새누리당에 대한 보도는 <“누가 살아남나”… 새누리 PK공천 경쟁 본격 점화>(1월 11일), <내부 공천 룰 싸움 매몰, 당 리더십, 역동성 ‘실종’>(1월 18일), <출마선언도 못하나? 허남식 회견장 봉쇄 살풍경>(1월 26일) 등 공천을 둘러싼 당내 싸움을 심각한 톤으로 중계했다. 하지만 <총선 부산 싹쓸이 기반 마련>(1월 20일)처럼 내부 갈등은 있을지언정 야당과의 경쟁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강세로 묘사했다.

 

 

국회의원 자격을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따질 수 있나

친박 마케팅 비판 없다

 

1월 하반기로 갈수록 <친박 인사들 부산 출정>(부산MBC, 1월 15일), <부산진갑 친박 마케팅 경쟁> (KNN, 1월 30일) 등 친박, 진박, 비박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새누리당 내 당파를 그래픽으로 정리하는 보도들이 늘었다. 현직 대통령과 얼마나 친한지가 국회의원 적격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닐 텐데, 정치권의 언어를 그대로 받아 중계했다. 선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받아쓰기 식, 경마 식 보도보다는 현재 설정된 화두가 적절한지, 누가 왜 이런 프레임을 부각시키는지 따져보고, 더 중요한 문제는 없는지 찾아내는 보도를 기대한다.

 

현역 평가하고 선거제도 허점 짚은 기사,

유권자에게 판단 근거 주는 성실한 보도

 

현역의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조명을 받다보니 홍보효과도 누리지만, 더 자주 검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KBS부산은 20대 총선의 주요 후보로 거론되는 현역의원들을 평가하는 기사를 연속으로 냈다. <부산 국회의원 입법활동 낙제점>(1월 15일), <입법은 낙제, 재산 증식은 탁월>(1월 27일)에서 부산 지역구 의원들이 임기동안 법안을 얼마나 발의했는지, 재산의 증감추이는 어떻게 되는지 집계한 자료를 소개했다. 대부분의 현역 의원들이 20대 총선에도 출마하리라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의 중요한 판단 근거를 제공한 셈이다. 아쉬운 것은 양적 평가에만 그쳤다는 것이다. 가장 많은 법안을 발의한 의원이 가장 열심히 일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누가 어떤 법안을 발의했는지, 기대효과는 무엇인지 다면적으로 평가한 취재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 KBS부산은 <표심-의석 수 괴리 크다>(1월 8일)에서 의미 있는 지적을 했다. 지난 선거를 분석했을 때, 부산지역 유권자들의 새누리당 지지율은 51%인데 의석수는 88%로 정당득표율 대비 6석을 더 가져간 점을 짚어내며, 비례대표 수를 늘리는 것이 표심과 의석 수 괴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대부분 보도가 공천 경쟁에 매몰되어 있을 때, 민의를 반영한 선거가 되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한 발 물러서 통찰해 본 기사였다. 기사 말미에 비례대표를 늘리자고 하면 반대하는 여론이 항상 많다는 중앙선관위의 문제의식을 보여줬는데, 이를 이어가는 기사가 추후 나와도 좋겠다.

 

부산일보는 <2016년 신년기획 정치 여론조사>를 했다. 부산경남지역 유권자들은 기존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80%를 넘고, 총선 때 신인 등장을 바라는 비율이 46%에 달한다는 것이 여론조사 결과의 주요 골자였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시민 10명 중 4명 “지역구 국회의원 일 잘 못한다”>(1월 5일), <새누리 ‘현역 물갈이’ 현실로>(1월 6일),<현역 의원 싫증난 민심… 부산 총선판 ‘지각변동’ 조짐>(1월 6일) 이라는 기사를 내며 현역 교체에 힘을 실었다. 기존 인물에 대한 피로감과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는 언제나 일정 정도는 존재하는 성향이다. 단순히 새로운 인물보다는 어떤 면에서 새로운 인물을 유권자가 원하는지 논의를 이끌어냈다면 더 의미 있었을 것이다.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당에 턱없이 모자란 개인 지지율… 부실 경쟁력 ‘도마’>(부산일보, 1월 6일)는 선거 판세를 좀 더 심층적으로 알 수 있게 했다. 선거구별로 정당 지지율과 현역 재지지율을 비교해서,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율이 당 지지율에 못 미치는 후보들을 가려냈다.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에 유용한 후보 경쟁력 지수를 제공한 셈이다. 기사에서도 ‘여권 핵심 관계자들이 본보 여론조사 결과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평했다. 그런데 유권자들은 누가 당선될지도 궁금하지만 누가 일을 잘 할 지는 더 궁금하다. ‘당락 경쟁력’ 말고 ‘자질 경쟁력’에 대한 분석도 있었으면 한다.

 

 

심층기사 없어 아쉽다

 

1월 초반에는 선거구가 획정되지 못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전달하면서 예비후보들의 고충을 토로하는 기사가 많았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해설 기사는 별로 찾아볼 수 없어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각 당의 공천 룰을 다룬 기사의 경우에도,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둘러싼 현역과 신인 간의 갈등만 부각되고, 어떤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어떤 점에서 긍정적인지 분석한 내용이 없다보니, 보도를 계속 지켜보아도 정치 상황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기보다는 반복적인 정보에 피로도가 높아졌다.

국제신문은 ‘선거 5대 어젠다’를 선정하고 연속기획기사를 냈다. 낮은 투표율과 청년들의 외면, 인물과 정책보다 당 간판이 우선인 기존 선거 풍토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분량과 깊이가 아쉬웠다. 상식적이고 타당한 주장을 단순 나열하거나 문제를 던져놓는 수준에 그쳤다. 투표하지 않는 청년들과 인터뷰를 한다든지, 국회의원의 특권 중 가장 불필요하고 없애야 할 것이 무엇이고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실탄이 필요하다는 조직 선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좀 더 심층적인 취재가 있었다면 기획의도에 걸맞은 보도가 되었을 것이다. (*국제신문 5대 어젠다 상세내용은 첨부된 보고서 참조)

불편하게 쓰여진 보도를 보고 싶다

 

1월은 선거보도가 본격적으로 물이 오르기에는 일렀다. 선거구 획정이 늦춰지면서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 못하는 후보들도 있어 정책이나 공약이 제시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언론이 먼저 이슈를 제기하고 질문을 던질 수는 없었을까.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후보들을 쫓아서, 매일 벌어지는 갈등을 따라서, 정치권의 카더라와 유행어를 전하는 안일한 정치권발 뉴스 말고, 더 불편하게 쓰여진, 꼭 필요하고 발칙한 유권자발 심층기사를 보고 싶다. 누가 당선되고 탈락하는가 하는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성숙하게 할 풍부한 논의가 펼쳐질 수 있도록 지역 언론이 제 역할을 성실히 해 주길 기대한다.

<별첨자료>

[1월_총선보도 종합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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