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지역 이슈](4/17~23)
전세사기와 마약 문제 주목한 지역언론…
오염수 방류와 장애인의 날 관련 보도도
4월 셋째 주 지역언론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전세 사기와 마약 문제에 주목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을 정리해 사건을 개괄하는 한편, 부산의 사례를 전달해 경각심을 높였다. 지난주에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보도도 있었는데, 일본의 원전 전문가 고토 마사시 박사가 한국을 방문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것을 기사화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고토 박사의 발언을 함께 인용해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 문제를 부각했다. 또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부산일보와 부산MBC는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할 치과가 부족한 실정을 보도했고, 부산MBC는 장애예술인의 지속적인 활동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국제신문은 금정구 발달장애인센터 새 입지 문제를 지적했다.
[이 주의 주목(Attention!) 보도]
이번 주는 한 사안에 대한 공통적인 보도 경향이 두드러지지 않고 개별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가덕신공항 환경영향평가서 문제를 지적한 부산MBC, 운촌마리나 사업 특혜 정황과 밀실 추진 의혹을 보도한 KBS부산, 경남습지 육지화 문제와 생태계 훼손을 알린 국제신문 기사가 주목됐다. 세 기사 모두 언론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한 보도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그릇된 언론 보도 행태가 발견되기도 했는데, KNN이 마약 사건을 보도하면서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하거나 개인 신상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는 등 선정적인 보도를 보여줬다.
선정성 부각하고 혐오 장사에 앞장선 KNN ☹️
<환각파티 60명 검거, 모두 에이즈 감염>(4/20)
KNN은 20일 경찰의 마약 사범 입건을 보도하면서 ‘환각파티’라는 선정적인 단어를 사용하거나 검거된 이들이 에이즈에 감염된 상태였다며 개인 신상 정보를 전달했다. KNN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현장적발’ 영상에서는 검거된 이들이 ‘성소수자’라거나 에이즈에 감염됐다고 전했고 자극적인 섬네일을 달았다. 한국기자협회의 인권보도준칙에 따르면 언론은 수사나 재판 중인 사건을 다룰 때 관련자의 신상정보를 밝혀서는 안 되며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KNN은 마약범죄와 관련 없는 피의자의 민감한 정보를 공개해 보도준칙을 지키지 않았다. 또한 성소수자와 에이즈 혐오에 나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관련 영상에 성소수자나 에이즈 환자를 향한 혐오 댓글이 더러 달리기도 했다. 같은 사건을 ‘성소수자’나 ‘에이즈’라는 정보 없이 입건 사실 위주로 전달한 <상가 건물서 만든 필로폰 제조…61명 무더기 검거>(KBS부산, 4/20), <필로폰 제조·판매·투약…마약사범 무더기 검거>(부산MBC, 4/20)기사와 대조된다.
한편, KNN은 검거된 이들 ‘모두’ 에이즈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는데, 국민일보의 <‘집단 환각파티’ 男 61명 잡고보니…에이즈 감염자도>에 따르면 일부의 경우 “에이즈 감염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변호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KNN은 별도의 후속보도를 내고 있지 않다. 이 같은 KNN의 보도는 다른 언론들이 인용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KNN의 보도를 따라 ‘에이즈 감염’이나 ‘환각파티’ 등의 단어를 사용해 선정성을 부각했다. 더 나아가 일부 언론은 성소수자 혐오를 부추기는 기사를 양산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같은 사건을 보도하면서 경찰의 ‘실적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했다. <정부 ‘마약범죄 퇴치’ 올인에···부산 경찰의 ‘실적 부풀리기’>(4/20) 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에 착수해 여전히 마약 공급, 판매책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경찰이 국내에서 필로폰을 제조한 사건이라는 점과 검거한 투약자 수를 부각해 해당 사건을 큰 사건으로 부풀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경찰의 행보는 최근 정부가 마약범죄 퇴치에 힘을 쏟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약범죄를 보도할 때 언론은 사건의 선정성에 주목하기보단 그것이 일어나게 된 사회적 배경에 주목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하지만 KNN의 이번 보도는 자극적이고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사건을 전했다.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채 조회수 장사에 매몰되고 경찰의 실적 부풀리기에 이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부산MBC, 가덕신공항 전략환경평가서 지적한 주민 의견 보도 ?
<“전략환경평가서 부실”… 정부 “추가 조사하겠다”>(4/18)

가덕신공항 착공을 앞두고, 신공항 건설로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정부 자료가 처음 공개됐다. 정부가 주민들을 상대로 개최한 설명회에서 해당 자료가 공개된 것. 국토교통부는 최근 해상 매립 방식이 환경, 경제적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잠정 결론 내렸는데, 주민들은 정부의 평가서 초안 내용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매립으로 바다의 흐름이 바뀌어 농어민 생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다. 부산MBC는 이 같은 주민들의 우려를 전달하면서 정부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가덕신공항 졸속 추진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주민들의 의견을 유일하게 전달하고 정부 평가서의 문제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보도라고 할 수 있다.
운촌마리나 사업 밀실추진과 특혜 의혹 제기한 KBS부산 ?
<석 달 만에 뒤집힌 기준?…공모부터 의혹투성이>(4/18)
KBS부산은 환경오염 우려와 특혜 의혹으로 중단됐다가 다시 추진되고 있는 운촌마리나 사업의 불투명한 추진 과정과 사업 공모 전후의 특혜 의혹을 짚었다. 먼저, 국회와 해운대구의회의 사업계획서 공개 요구에도 해양수산부가 비공개로 일관하는 행태, 2015년 사업 공모 전후의 특혜 의혹과 해운대구청의 자료 유출 정황 등을 보도했다. 2015년 공모사업 과정에서 해수부의 거점형 마리나 항만 대상지에서 빠졌던 운촌마리나(사업자 삼미컨소시엄)가 석 달 뒤 부산시의 사업 참여로 사업지에 선정됐다며 민간업체를 위해 부산시가 힘을 실어준 것은 아닌지 지적했다.
또한 공모 이후 해양수산부와 삼미컨소시엄가 맺은 실시협약서를 입수해 특혜 정황도 짚었다. 협약 당시 우선협상자였던 삼미를 ‘사업 시행자’로 지정한 점, 사업 용지의 국·공유 재산과 공유수면 사용료를 ‘무상’으로 규정한 점, 용지 운영 기간도 법 규정보다 긴 30년으로 협약한 점을 주목했다. 특히 삼미가 투자한 사업비 220억 원 범위 안에서 이익을 되가져갈 수 있게 토지와 시설 소유권을 넘겨준다고 명시된 점을 들어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민의 공유 자산을 특정 업체에 넘겨주는 셈인데, 이런 의혹 제기에도 해수부는 삼미와의 비밀유지 조항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부산시민의 공유 자산인 동백섬 앞바다를 개발하는 사업 선정과정의 특혜 의혹과 정부와 지자체의 밀실추진 문제를 고발한,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보도로 평가된다.
국제신문 ‘죽어가는 경남 습지’ 기획 보도 ?
<람사르총회 15년…경남 습지가 죽어간다>(4/17, 1면)
<자생식물 자취 감추고, 도시화 수원 고갈로 습지 말라붙어>(4/17, 3면)
<등산객·산악자전거 훼손 부추겨…습지벨트 조성 등 나서야>(4/18, 6면)
국제신문은 경남의 주요 습지들이 제 기능을 상실하는 육지화 문제와 그 영향으로 주변 생태계가 훼손되는 실태를 ‘신음하는 경남 습지들’이란 주제로 2회 연속 보도했다. 경남지역엔 주남저수지 등 9곳의 대표 습지가 흩어져 있는데, 현장 취재 결과 천연기념물인 함안 대평늪, 람사르총회가 열렸던 주남저수지 등 여러 습지에서 물이 마르는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철새 감소, 원인 모를 물고기 폐사 등 인근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음을 보도했다.
아울러 4대강 보 건설로 낙동강 범람이 사라진 점, 무분별한 등산객, 라이더 객 진입, 관리 부실 등이 습지 훼손을 가속화한다고 지적했다. 습지 보호와 복원을 위해서는 환경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경남에 흩어져 있는 습지를 직접 확인해 훼손 실태를 구체적으로 알리고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복원 정책을 요구한, 주목되는 보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