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경축식 논란 두고 부산ㆍ국제 “분열상 심각”
KBS부산ㆍKNN, 몸싸움 등 자극적인 모습 보여줘
‘친일 역사관’ 논란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하는 뜻으로 광복회 등 독립운동 단체와 야당이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했다. 대신 별도로 광복절 행사를 진행했다. 광복절에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기념식이 따로 열리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부산에서는 부산시 주최 경축행사에 광복회 부산지부 등 독립운동단체가 참여했지만, 일부 보훈단체가 광복회 기념사에 항의해 퇴장하는 일이 있기도 했다.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분열상을 보여줬다”며 대통령과 정치권 모두를 지적하는 원론적인 주장을 펼쳤지만,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두고선 다소 다른 논조를 보였다.
대통령 책임론 부각한 부산일보, 광복회 주장 의문 표한 국제신문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광복절 다음날 신문 1면과 주요면에 ‘광복절 경축식’ 관련 소식을 실었다. 부산일보는 8월 16일 1면에 <윤 대통령 “분단 지속되는 한 광복은 미완성”>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광복절 당일 대통령이 주장한, 이른바 ‘8ㆍ15 통일 독트린’ 내용을 주요하게 전한 기사였다. 3면에서는 부산 기념식 행사 도중 광복회 부산지부장의 기념사에 보훈단체 인사들이 항의하며 퇴장한 사실과 함께 광복절 행사를 여야가 따로 개최한 소식을 전했다.
국제신문은 같은 날 1면에 <尹 “통일이 광복” 외쳤지만…쪼개진 광복절>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고 광복절 행사가 둘로 나뉘어 진행된 사실을 강조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사회 뿌리 깊은 역사인식 논쟁이 정치 갈등으로 비화했다”고 전했다. 이어진 3면 기사 <尹, 北에 대화협의체 제안…日 언급 없이 평화 메시지만>에서는 “정부로서는 앞으로 국민 통합을 이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했다.
두 신문 모두 기사를 통해선 광복절 행사 ‘분열상’에 주목했다. 그러나 사설에선 책임 소재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쳤다.
부산일보는 8월 16일 사설 <두 쪽 난 광복절… 국민 통합에 힘쓰는 정치 절실하다>에서 “과정이야 어찌 됐든 그 분열의 씨앗을 던진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8일 취임한 김 관장은 친일청산의 의미를 폄훼하는 언행 등으로 뉴라이트 계열 인사로 지목돼 왔다”며 “이런 인물을 독립기념관의 수장에 임명했으니 반발은 당연하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학중앙연구원과 국사편찬위원회 등 정부 관할 역사기관의 수장 자리도 죄다 편향된 이념의 인사로 채웠다”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이런 ‘마이 웨이’식 국정 운영으로 이념적 갈등을 부추긴 책임이 윤 대통령에게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제신문은 같은 날 사설 <둘로 쪼개진 광복절 경축식, 선열 보기 부끄럽다>에서 “이 정부 들어 역사 관련 주요 기관에 논란이 될 만한 인물이 계속 임명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독립기념관장 문제만 해도 김 관장의 전공 분야나 연구 결과물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뉴라이트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게 지금까지 중론”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독립기념관장으로 적임자인가가 논쟁거리는 될지언정 친일학자로 규정할 근거는 미약하다”며 “그럼에도 그의 임명을 놓고 ‘용산에 밀정’ ‘건국절 제정 수순이다’ ‘김구를 테러리스트로 만들려는 음모가 있다’ 등 주장까지 펴는 이종찬 회장이나 광복회에 적잖은 국민이 의아해 한다”고도 했다.
부산일보는 정부와 광복회 간 갈등에 대통령의 잘못이 크다고 본 것과 달리 국제신문은 광복회의 주장에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방송 3사, 부산 광복절 경축식서 빚어진 마찰에 주목
KBS부산ㆍ부산MBCㆍKNN 등 방송 3사는 부산 광복절 경축식에서 발생한 참여단체 간 마찰에 대해 주목했다.
앞서 부산시가 주최한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광복회 부산지부장이 건국절 추진 움직임을 비판하자 6.25 참전유공자회, 상이군경회 등 일부 보훈단체가 항의하며 퇴장하는 일이 일어났다.
KBS부산은 <광복절 경축행사장 몸싸움·퇴장…정쟁 얼룩질 뻔>(8/15)에서 “중앙 정부 주도의 광복절 경축식이 광복회와 국회의장, 야당 불참 속 반쪽으로 치러졌는데, 부산 광복절 경축행사 역시 마찰과 갈등 속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부산일보ㆍ부산MBC가 광복회 부산지부장은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했다고 한 것과 달리 KBS부산은 “공식 기념사 대신 규탄 성명서를 읽었다”고 해 더욱 갈등을 부추기는 모양새였다.
KNN도 <‘반쪽 난’ 광복절 경축식>(8/15)에서 “정부의 광복절 경축식이 사상 처음 반쪽 행사로 전락됐는데, 지역에서도 야당은 불참하고 참석자들간에 몸싸움까지 벌어지면서 마찬가지 상황이 빚어졌다”고 하며 갈등에 주목하는 보도 양상을 보였다.
부산MBC는 <부산서도 독립기념관장 사퇴 촉구..광복절 기념식 파행>(8/15)에서 “일부 보훈단체 회원들이 항의하며 행사는 파행을 빚었다”며 독립기념관장 사퇴를 두고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방송 3사가 기념식이 파행을 빚었다고 전한 것은 동일했지만, KBS부산과 KNN은 몸싸움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는 등 자극적인 모습을 부각하는 보도 양상을 보였다.
광복절 파행은 ‘친일 역사관’ 논란을 빚은 독립기념관장 임명에서 비롯됐다. 지역 방송은 현상의 원인을 짚기보다는 ‘파행’이나 ‘마찰’ 등의 표현으로 자극적인 모습만을 부각했다.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통합을 지향해야 할 광복절에 드러난 갈등에만 주목한 점이 아쉬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