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훑어보기] 부산시의 퐁피두 물타기, ‘받아쓰기’만 한 지역언론

최근 부산시가 ‘이기대 예술공원 명소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기대공원을 세계적 예술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핵심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추진이다. 논란이 많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이라는 이름 대신 ‘이기대 예술공원’이라는 사업명을 내세워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 KNN은 해당 사업에 대한 검증 없이 부산시 보도자료를 받아쓰는 데에만 그쳤다.

점검 없는 받아쓰기 보도

퐁피두 언급 안한 국제

지난 10월 31일, 부산시는 ‘이기대 예술공원 명소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기대공원을 ‘예술공원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공원 내 ‘오륙도 아트센터’, ‘국내외 거장 미술관’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예술공원 조성을 전면으로 내걸고 있지만, 해당 사업의 핵심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추진이다. 부산시는 보도자료에서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이라고 하는 대신 ‘세계적 미술관’이라고 표현하는 등 ‘퐁피두센터 분관’ 관련 논란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논란이 잇따르고 있는 사업을 사실상 부산시가 계속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한 셈이지만, 지역언론은 이를 점검하기는커녕 ‘받아쓰기’만 했다. 국제신문은 지난 11월 1일 5면에 ‘이기대 예술공원 본격화…국내외 거장 미술관 6, 7곳 추진’이라는 제목을 달아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여기서 국제신문은 “시는 예술공원 조성으로 세계인이 찾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으며 부산시의 보도자료 내용을 그대로 반영했다. 또한 부산시 보도자료처럼 ‘퐁피두센터’ 대신 ‘세계적 미술관’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부산일보는 지난 11월 1일자 보도 <‘자연 속 3대 예술 거점 조성’… 이기대 예술공원 밑그림 완성>(2면)에서 “자연 속 ‘하이엔드 예술공원’을 목표로 한 이기대 예술공원의 밑그림이 완성됐다”며 “덴마크 루이지애나 미술관, 예술의 섬 일본 나오시마, 독일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을 뛰어넘는 세계적 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담겼다”고 부산시의 계획을 띄워주기도 했다. 국제신문과 달리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전하기는 했지만, 단순 전달에만 그쳤다.

KNN도 <이기대 예술공원 윤곽, 세계적 예술공원으로>(10/31)에서 “이기대에 추진하는 프랑스 퐁피두 미술관 분관 유치도 예술공원이라는 큰 틀 안에서 여론을 수렴해가겠다는 계획”이라고만 전할 뿐 이기대 예술공원을 비롯한 ‘퐁피두 분관’ 추진에 대한 점검은 하지 않았다.

간접적으로 퐁피두 띄운 부산일보

‘이기대 예술공원’ 관련 기사가 나온 날(11/1), 부산일보는 22면에 ‘’브랜드 미술관루브르와 퐁피두, 프랜차이즈 되다라는 제목의 외부 칼럼을 실었다. 칼럼 필자는 이상훈 아트컨시어지 대표다. 이상훈 대표는 이 글에서 “(프랑스 메츠에) 퐁피두센터 분관이 생기면서 소도시 전시라는 예상을 뒤엎고, 개관 연도에만 9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만큼 성과를 냈다”며 “미술관 개관 이후 메츠를 찾는 관광객이 40% 이상 증가했으며, 예술 도시로 부활을 넘어서 주변 지역의 건설경기까지 부흥시켰다”고 말했다.

칼럼은 전반적으로 루브르 박물관과 구겐하임 미술관, 퐁피두센터 등 유명 해외 미술관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서고 있다는 걸 전하는 것이었지만, 일부 대목에서 퐁피두 분관으로 인한 성공효과를 강조했다.

부산일보의 수상한 기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기대 같은 명소 옆에 미술관한 해 200만 찾아왔다>(3, 10/30)에서 부산일보는 일본의 성공적인 공공미술관 사례를 소개하면서 기사 제목에 ‘이기대 같은 명소 옆에 미술관’이라는 표현을 썼다. ‘퐁피두센터’라는 명칭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을 암시하며 ‘한 해 200만 찾아왔다’는 표현을 통해 퐁피두 분관으로 인한 기대 효과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추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검증 보도 없이 퐁피두 분관의 기대감을 부추기는 칼럼과 기사를 내보낸 것은 다소 부적절해보인다.

‘퐁피두 부산’, 언론의 관심 필요하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은 총사업비만 1100억 원대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여기다 연간 운영비와 로열티는 별도로 든다. 이런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는 사업임에도 부산시는 어떠한 시민 의견 수렴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퐁피두센터와 분관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난 뒤 형식적인 의견 청취에만 나서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 지역언론은 무관심하다. 유일하게 부산MBC만 검증 보도를 이어갈 뿐,1) 대부분은 부산시의 보도자료를 받아쓰기만 하고, 어떠한 검증 보도가 없다. 심지어 일부 기사는 간접적으로 퐁피두 분관의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추진은 부산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사안인 만큼 그 어느 문제보다 중요하다. 이제라도 지역언론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한다.

[관련 보도 목록]

1)<퐁피두가 뭐길래 시의회에 허위 보고까지>(부산MBC, 8/29), <퐁피두 센터 해외 분관은 생존 전략?>(부산MBC, 9/3), <퐁피두 정부투자심사 면제, 어떻게?>(부산MBC,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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