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톺아보기] 부산시 소유 골프장에서 접대 받은 기자들 있다는 의혹 , 왜 정작 지역언론은 조용한가

부산시가 지분 48%를 가지고 있는 골프장 부산 아시아드CC가 지역 유력 정치인과 언론인에게 골프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서병수 전 시장 재직 시절 임명된 구영소 전 대표이사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을 뿐 아니라 대표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이용해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골프예약을 해 주고 무료로 골프를 치게 해줬다는 혐의입니다. 지난 달 박승환(연제구2), 조철호(남구1) 두 시의원이 예약문자 내역을 입수해 고발을 했습니다. 구 전 대표는 서병수 캠프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인물입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구 전 대표가 4년 재직 기간 동안 자기 명의 휴대전화로 직접 예약을 받은 게 무려 4113건입니다. 그 중에서 두 시의원이 접대골프라고 고발한 게 230건이고 40건 넘게 예약을 부탁한 이도 여러 명인데다 명단에는 내년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는 사람, 시의원, 지역 언론사 간부부터 일선 기자까지 그 면면이 충격적입니다. 구 전 대표가 20회 이상 골프 예약을 해 준 언론인이 4명이나 되며 김영란법 시행 이후인 2016년 10월 이후로 무료 골프를 친 것으로 추정되는 언론인도 7명입니다.

 

박승환, 조철호 시의원은 8월 7일 구 전 대표를 고발하면서 기자회견을 했고 이어 8월 21일에는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과 부산참여연대가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구 전 대표가 받는 혐의에 대해서는 내일신문이 보도했고 기자회견 소식을 연합뉴스, 매일경제, 세계일보, 가야일보, 프레시안, 리더스경제 등이 전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드CC 접대골프에 대한 지역언론 보도는 지지부진합니다. 부산 주요 5개 언론사(KBS부산, 부산MBC, KNN, 부산일보, 국제신문) 중 고발 이후 아시아드CC나 구영소 전 대표이사를 취재한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방송 중에는 부산MBC가 유일하게 8월 7일과 21일 기자회견 소식을 각각 뉴스데스크 7번째 단신으로 내보냈습니다. 부산일보는 두 시의원이 고발장을 제출한 다음날인 8일 11면 좌측 하단에 2단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국제신문은 7일 온라인 기사로 내보냈고 다음날 지면에는 쓰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공영방송인 KBS부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보도가 없었습니다.

 

 

[8월 7일 부산MBC <뉴스데스크> 7번째 단신]

 

[8월 21일 부산MBC <뉴스데스크> 7번째 단신]

 

[8월 8일 부산일보 11면 하단기사]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번 사건이 구영소 전 대표 개인 비리를 넘어 부산시와 서병수 전 시장의 로비 창구로 아시아드CC가 활용된 것은 아닌지 의혹이 든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지역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인이 시장 측근 인사에게 특혜를 받아 공짜골프를 쳤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뉴스 가치가 있습니다만 정작 지역 언론이 이 사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혹여나 접대를 받은 명단에 자사 기자가 얼마나 있을까 전전긍긍하여 보도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더욱 참담한 일입니다. 이번 수사가 철저히 진행되어 그 동안 지역권력과 언론 간 유착이 있었다면 그 면면을 밝혀내고 쇄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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