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분기별 좋은 보도 프로그램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 프로그램 선정작 발표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부산민언련)이 선정한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부산민언련은 지역 현안에 대한 지역언론의 충실한 취재와 감시가 시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믿습니다. 이에 2020년부터 분기별로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선정해 지역민에게 도움이 되는 언론의 가치를 공유해 오고 있습니다.  

2025년 4분기는 부산의 주요한 정책·산업·개발 이슈가 동시에 맞물린 시기였습니다. 고리원전 2호기 수명연장 결정,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실행, 재개발 규제완화 결정 등은 지역의 ‘미래’와 ‘성장’을 명분으로 빠르게 논의·추진됐습니다. 동시에 기후·환경 위기는 더 이상 일시적 현안이 아닌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위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들이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지속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 추천작들은 단순한 결과 중계를 넘어 정책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행정당국의 책임을 점검했습니다. 특히 원전 수명연장, 재개발 등의 절차적 문제를 짚고, 교정시설·선원 노동·비주류 청소년 스포츠 등 소외 영역을 공론장으로 끌어올려 구조적 문제를 재조명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다만, 날카로운 문제 제기에 비해 실질적인 대안 제시나 새로운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에는 일부 아쉬움이 남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으로 부산일보 <‘부산구치소 재소자 폭행 사망사건’ 연속보도>와 부산MBC <‘선원 노동 실태’ 점검보도>가 선정됐습니다.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 선정작


부산일보 <‘부산구치소 재소자 폭행 사망사건’ 연속보도>(이우영, 김준현 기자)
폐쇄된 교정 현장의 관리·감독 공백 문제 드러낸 부산일보


부산일보는 부산구치소 내에서 발생한 20대 재소자 사망 사건을 단순한 일회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폐쇄된 교정 현장의 총체적 관리·감독 부실을 집요하게 추적했습니다. 유가족이 확인한 시신의 타박 흔적을 시작으로, 구치소 내 폭행 징후 방치와 국가의 관리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진상 규명을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이번 보도는 사건 당시 근무자 3명이 무려 500여 명의 재소자를 관리해야 했던 기형적인 인력 배치 실태를 폭로하며, 교정시설의 관리 체계가 사실상 ‘방치’ 상태였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했습니다. 또한, 특별사법경찰이라는 폐쇄적 수사 구조 속에서 유가족조차 정보에서 소외되는 투명성 결여 문제를 지속적으로 공론화한 점 역시 돋보였습니다. 접근이 극히 제한된 구치소라는 공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부산일보는 동료 재소자들의 증언을 확보하고 현장 취재원을 발굴하는 등 끈질긴 취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수용자 간의 ‘개별적 범죄’나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려던 시도를 막아내고, 국가가 보호 책임을 지는 교정 행정이 인권 보호라는 본연의 역할을 방기한 ‘공적 관리 체계의 붕괴’임을 명확히 짚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폐쇄된 공간일수록 감시와 견제는 더욱 철저해야 한다는 언론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며, 지역사회 내 교정 행정의 개혁 필요성을 환기시킨 부산일보의 연속보도를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아들 죽었는데 진실은 ‘깜깜’ 폐쇄적 수사에 또 우는 유족>(10월 15일, 1면)
<‘부산구치소 재소자 사망’ 폭행 가해자들 살인 혐의 송치>(10월 17일, 3면)
<“부산구치소 사망 재소자, 일주일 이상 폭행당해”>(11월 7일, 2면)
<부산구치소 재소자 사망 당시 근무자 3명이 500명 순찰>(11월 12일, 8면)

부산MBC <‘선원 노동 실태’ 점검보도>(장예지 기자)  
해양수도 장밋빛 담론 속, 열악한 해양 노동 문제점 알린 부산MBC  

부산MBC는 ‘해양수도’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가려진 국제여객선 선원들의 노동 실태를 연속 보도하며 해상 노동 현장의 인권 사각지대를 전면에 드러냈습니다. 전·현직 선원들의 생생한 증언과 현장 취재를 통해, 하루 최대 32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연속 근무와 최소한의 위생 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을 고발했습니다.  

특히 보도는 개별 현장의 문제를 넘어, 선원들을 노동법의 보호망 밖으로 밀어내는 제도적 결함을 파고들었습니다. 근로기준법이 아닌 선원법의 적용을 받는 탓에 장시간 노동이 허용되고, 최소한의 휴식 규정조차 지켜지지 않아도 형사 처벌이 불가능한 법적 허점을 짚어냈습니다. 또한 부산 지역 600여 개의 선사와 선박을 단 5명의 감독관이 전담하는 관리·감독 실태와 통계조차 부재한 제도의 허점을 비판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보도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 등 ‘해양 산업의 성장’만을 장밋빛으로 그려내는 지역 담론 속에서, 정작 그 현장을 지탱하는 노동자의 권리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음을 시의적절하게 경고했습니다. 바다 위 노동을 ‘특수한 예외’로 치부하며 인권의 공백을 알리고, 보편적인 노동권의 문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큽니다.  

해양 산업의 양적 팽창이 노동자의 안전과 권리를 담보로 해서는 안 된다는 준엄한 질문을 던지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인식 변화를 촉구한 부산MBC의 보도를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여객선 32시간 근무?”..바다는 노동법 사각지대>(12/15)
<열악한 노동환경에 바다 떠나는 선원들>(12/16)

후보작 약평

국제신문 <‘유엔공원 일대 재개발’ 관련 연속보도>
유엔기념공원 일대 경관지구 높이 제한 완화 논의를 연속 보도로 다루며, ‘개발’과 ‘성역의 존엄성’이 충돌하는 공간에서 가능한 변화의 방식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규제 완화부터 추진하는 행정 절차의 문제를 전문가 인터뷰로 짚고, 공공·문화 기반 재생이라는 대안을 제시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유엔묘역 내려다보면 안 된다는데…>(11/12, 1면)
<“유엔공원 일대 공적개발로 존엄성·활성화 다 잡자”>(11/18, 1면)
<“유엔로 특색 없는 상점 즐비…각국 음식·문화 체험 장으로”>(11/18, 2면)
<‘유엔거리’라는 표지 옆 타이어.국밥집..상징성, 길을 잃다>(11/24, 2면)  

KBS부산 <‘고리원전 2호기 수명연장 심의’ 점검보도>
원안위 심의 과정에서 주민 의견수렴 절차, 동시 상정 논란, 규정 미비 등 절차적 쟁점을 추가 취재로 짚으며 감시 기능에 충실했습니다. 부산언론 다수가 회의 결과 전달에 머무르는 가운데, 심의 과정 자체를 점검한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계속 운전 심의 절차적 하자”…또 동시 상정?>(10/14)
<모호한 규정 정비 없이…재심의 논쟁 불가피>(10/16)
<‘고리 2호기’ 논란 왜?…노후 원전 ‘시험대’>(10/20)
<“사고관리계획서 졸속 통과”…계속 운전 초읽기?>(10/27)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허가’…내년 2월 재가동>(11/13)  

부산MBC <UHD특집 다큐멘터리 ‘코트 위를 달리는 소녀’>
부산 지역 여자중학교 스포츠 현장을 1년에 걸쳐 기록하며, 비주류 청소년 스포츠가 처한 구조적 현실을 입체적으로 조명했습니다. 당사자와 주변인의 다양한 인터뷰로 ‘성과’가 아닌 ‘성장’의 가치를 지역 현실 속에서 재해석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코트위를 달리는 소녀>(10/17)  

KNN <‘위기의 물’ 추석연휴 기획보도>
추석 연휴 시기, 고수온·적조·산소부족·녹조를 4부작으로 구성해 기후위기와 생태 변화가 어민 생계와 시민 식탁, 공공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연휴 보도의 관성(관광·소비 중심)을 벗어나 환경이라는 공익적 의제를 기획으로 편성한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연휴 기획 위기의 물1> 점점 뜨거워지는 바다… 고수온은 ‘뉴노멀’(10/6)
<연휴 기획 위기의 물2> 6년 만에 나타난 ‘붉은재앙’ 적조…10년 내 최악 피해(10/7)
<연휴 기획 위기의 물3> 계속 사라지는 바다 속 산소…기후변화로 장기화 경고(10/8)
<연휴 기획 위기의 물4> 녹조에 갇힌 낙동강… 가을에도 ‘초록 물결'(10/9)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 발표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2025년 3분기(7~9월)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이번 3분기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해수부 이전, 가덕신공항 등 지역 정책 및 현안이 어떻게 추진되는지에 지역언론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후보작으로 올라온 7편은 시민 안전과 직결된 환경, 원전 폐기, 사회적 약자인 노인, 난민 인권 침해 등의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또 행정의 부실, 특혜 의혹을 짚는 감시보도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중에서 종교 권력에 대한 행정, 정치권의 특혜 의혹을 제기한 KNN <‘세계로 교회 특혜 의혹’ 연속 보도>, 제도 사각 지대에 놓은 노인 성폭력 실태를 짚은 부산MBC <‘노인 성폭력 실태‘ 연속 기획 보도>, 전국 최초 원전 해체를 앞둔 검증 쟁점과 과제를 짚은 부산일보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를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으로 선정했습니다.



<선정작>
KNN, ‘세계로 교회 특혜 의혹’ 연속 보도(하영광 기자)
적극적인 취재와 검증으로 정치-종교 유착 제동

KNN은 연속보도를 통해 세계로교회가 설립한 대안학교와 관련한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쳤습니다. 보도는 강서구청이 신청서도 없는 상황에서 시유지 공원 부지를 5년간 무상 임대한 사실, 해당 교회 신자인 시의원들이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를 세 차례 발의한 이해충돌 정황 등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공립학교에는 사용료를 부과하면서 특정 시설에만 무상 혜택을 준 사실과 무상임대 신청자가 시의원 부친이자 학교 행정실장이었다는 점을 밝혀내 구청과 시의원의 해명이 거짓임을 검증해냈습니다. 또한 김형찬 강서구청장이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를 위인으로 추켜세운 사실도 알렸습니다.
보도 이후 지역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요구에 나섰고, 의혹 당사자들은 경찰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권력감시가 쉽지 않은 종교 단체와 연관된 사안에 대해 심층 취재에 나서 특혜 지원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KNN ‘세계로교회 특혜 의혹보도’는 구청, 시의원 등 행정-정치 권력과 특정 종교 세력 간의 부적절한 유착이 행정 의사결정에 개입했을 때, 시민의 공공자산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악용될 수 있음을 고발했습니다. 적극적인 취재와 검증을 통해 구정 감시와 특혜 지원 견제, 지역의 정치권-종교 유착문제까지 드러내며 심층성, 공익성, 권력 감시 역할에 충실하였기에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부산 강서구, 종교단체 운영 교육시설에 땅 무상임대>(8/22)
<대안교육 지원 조례 3번이나 발의… 이해충돌 논란>(8/26)
<세계로교회 대안학교 특혜 의혹 ‘일파만파’>(9/1)
<‘특혜 의혹’ 정황 또 확인… 거짓 해명도 도마>(9/2)


부산MBC, ‘최초 보고, 노인 성폭력 실태’ 기획보도(조민희 기자)
수면 아래 노인 성범죄 실태 고발로 제도 개선 이끌어

부산MBC는 연속기획 ‘최초 보고, 노인 성폭력 실태’를 통해 고령화 사회에서 은폐된 채 방치돼 온 노인 성범죄 문제를 심층적으로 조명했습니다. 지난 3년간 노인 성범죄 1심 판결문 분석을 통해 최근 10년간 177% 급증한 노인 성범죄 통계와 피해 실태, 가해자의 절반 이상이 지인이라는 점, 전체 피해의 72%가 요양시설에서 발생한다는 구조적 취약성, 고작 7% 낮은 신고율에, 가해자 절반 이상이 감형되거나 집행유예인 솜방망이 처벌 등 노인 성범죄 실태와 구조를 짚었습니다. 또한 관련 예산 부재, 법률 지원 사각지대 등 취약한 제도와 지원책도 지적했습니다.

기획보도는 미비한 법 제도와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인식을 드러내 노인 성범죄가 왜 ‘수면 아래 범죄’로 남을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줬습니다. 판결문 전수 분석과 피해자 증언,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 현실적 대책을 제시하는 등 입체적으로 접근했습니다. 보도 이후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예산을 배정해 65세 이상 노인 성폭력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법조계가 무료 법률 지원과 양형 기준 개선 논의에 나서는 등 제도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최초 보고, 노인 성폭력 실태’ 기획보도는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 속에 가려져 있던 노인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공론화했습니다. 특히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부산에서 제도 개선의 단초를 마련해 시의성, 공익성과 함께 사회적 약자인 여성 노인에 대한 조명이 돋보였습니다. 이에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지인′에게, ′홀로 사는 집′에서..수면 아래 갇힌 노인 성범죄>(7/1)
<성범죄 최대 취약지 “노인 시설이 72%”>(7/2)
<증가하는 노인 성범죄..엄벌 않는 사회가 원인>(7/3)
<“통계도 예산도 없다” 무관심 속 방치된 노인 성폭력>(7/4)
<노인 성폭력 피해자 법률 지원 0.2%뿐>(7/6) <′노인 성폭력′ 전국 첫 실태조사 나선다>(7/15)
<노인 성폭력 대책 본격화..”교육 늘리고 예산도 편성”>(8/29)


부산일보,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김백상 기자)
‘속도보다 안전’ 국내 첫 원전해체 쟁점 집중 조명

지난 6월 고리1호기 해체 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국내 첫 번째 원전 해체가 현실화 되었습니다. 부산일보는 사회·경제적 파급이 막대한 원전 해체 계획에 대한 검증은 사라졌다며 경제성, 안전성 확보, 폐기물 처리 등 해체 과정을 둘러싼 쟁점을 짚었습니다.
먼저, 산업적 측면에서 정부와 산업계가 제시하는 ‘500조 원전 해체 시장’ 전망이 근거가 부족하고, 국내 산업 육성 정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가동중인 2호기 인접 해체에 따른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속도보다 안전’을 강조했습니다. 가장 난제인 사용후핵연료 및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도 짚었는데 고준위 폐기물 영구 처분 시설이 부재한 상황에서 임시 저장 시설의 반영구화 우려, 러시아 키시팀 사고를 인용하며 폐기물 관리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결국 단기적 해체나 장밋빛 경제 전망에 매몰되지 말고 무엇보다 안전을 위한 철저한 검증, 투명한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는 국내 첫 원전 해체라는 과제를 둘러싼 쟁점을 짚고 공론화했습니다. 해체 작업의 경제적 장밋빛 전망에 가려진 안전 문제와 핵폐기물 처리의 현실적 딜레마를 짚고, 해체 계획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시켰습니다. 원전 밀집지역에 살고 있는 부산 시민을 위한 시의적절한 기획, 공익적 보도로 평가하며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주요 기사 목록]
<고리 1호기 해체, 안전 놓치면 미래도 없다>(8/13, 1면)
<‘500조’ 원전 해체 시장, 근거도 실속도 ‘부족’>(8/13, 3면)
<해체 산업 육성한다면서… 예산 축속-정책 변화에 ‘제자리’>(8/15, 4면)
<가동 여부 미확정 2호기 바로 옆서 1호기 해체 ‘안전 딜레마’>(8/18, 4면)
<2037년 해체 완료한다는 고리 1호기… ‘속도’보다는 ‘안전’>(8/20, 6면)
<가장 위험한 사용후핵연료 167t 영구 보관 시설 여전히 ‘막막’>(8/22, 6면)
<폐기물 최종 처리시설 ‘안갯속’… 고리 임시 → 반영구 우려>(8/26, 8면)


<후보작 약평>
 
국제신문, 기획보도 ‘낙동강 하구 0.9℃의 경고’ (정지윤 기자)
창간 78주년 기획으로 기후위기, 난개발이 가져온 낙동강 하구 생태계 변화와 위기를 심층 조명했습니다. 철새 쇠제비갈매기의 급격한 개체수 감소, 맹꽁이의 강제 이주와 대체서식지 실패, 외래 해충에 의한 버드나무 고사 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위기 징후를 전했고, 이 생명종의 위기 끝엔 인간이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위기 상황 전달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 복원을 위한 시민 활동을 소개하며 변화 필요성도 짚었습니다. 지면 기사와 함께 인터랙티브 페이지, 유튜브 콘텐츠를 병행해 낙동강 하구 환경·생태 문제를 공론화해 기후위기 시대 지역언론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KBS부산, 난민 신청 외국인 인권침해 보도 (전형서 기자)
김해공항에 5개월째 억류된 기니 출신 외국인의 인권 침해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기니 정부의 정치 박해를 이유로 난민 신청을 했지만 법무부는 난민 심사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 5년 동안 법무부가 난민 인정 심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경우가 60%나 되고, 불복해 승소한 경우도 60% 이상이라고 전했습니다. 타 언론에서 공항 억류 외국인에 대한 인권 침해에 주목한 가운데 KBS부산은 법무부가 난민 심사 회부 결정을 오남용하고 있다는 점까지 지적했습니다.  

부산MBC, ‘해운대 페스타’ 파행 및 문제점 알린 연속보도(김유나 기자)
해운대구가 올해 해운대 해변 일부를 민간사업자에 내줘 이색 체험, 워터파크 공연장으로 운영케했습니다. 그런데 피서객의 외면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부산MBC는 취재를 통해 민간사업자가 약속과 달리 무상으로 내준 땅을 소상공인에 임대료를 받아 피해를 양산한 점, 해운대구청의 묵인과 거짓 해명, 실현 계획성이 낮은 사업계획 부실 심사 등을 밝혀냈습니다. 보도 이후 해운대구는 협약 해지와 제도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부산MBC는 단순히 해운대 페스타 파행 현상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재 관리 실패가 어떻게 소상공인의 생계와 시민의 권리에 직결되는지 알리며, 지역언론의 구정 감시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KNN, ‘유명 리조트 오수 유출’ 연속 보도(최혁규 기자)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고급 리조트에서 오염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생활하수가 대량 배출되어 인근 바다를 오염시키는 실태를 연속 고발했습니다. 오수 배출량도 당초 계획의 4배에 달하는데 부산도시공사가 오수발생량을 턱없이 적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바다환경 파괴, 인근 어촌과 관광객 등 피해가 큰 상황이지만 도시공사와 리조트 사업자는 정화시설 증축 계획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공기관의 관리 부실과 기업의 책임 회피로 피해는 결국 주민과 환경에 전가되는 점을 알려 환경 감시에 충실했습니다.

2025년 2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공개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2025년 2분기(4~6월)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2분기에는 계엄과 탄핵 인용 이후 열리는 6·3 대통령선거가 진행되어 지역 현안 및 시정 감시 보다는 대부분의 보도가 정치 현안 및 선거에 집중된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충족시킨 보도 역시 적어 아쉬웠습니다.

이런 가운데 후보작으로 올라온 6편은 시정 감시, 시민을 위한 정책 점검, 어린이 안전 등 여러 문제를 짚어 눈에 띄었습니다. 이중 부산의 대중교통 개선 방향을 탐구한 국제신문 <부산 대중교통의 갈 길 독일에서 배운다> 시리즈, 시정감시에 충실한 KBS부산 <부산시 투자업무협약 남발 점검 보도>, 탄핵 과정에서 시민이 보여준 광장의 민주주의를 기록한 부산MBC 창사특집 다큐 <광장에서 K-민주주의를 읊조리다>를 2025년 2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으로 선정했습니다.

국제신문, 기획보도 ‘부산 대중교통이 갈 길 독일 정책서 배운다’ (신심범 기자)

국제신문은 동백패스의 모태가 된 ‘독일티켓’ 취재를 통해 부산의 대중교통 정책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독일 티켓은 월 49유로에 전국의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정기권입니다. 1,350만 독일 국민이 사용하는데, 도입 이후 대중교통 이용률도 높아지고 환경보호, 교통비 절감 등을 효과를 보였습니다. 보도는 정치권의 정파를 넘어선 연정을 통해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된 점,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통합 정기권의 운영 방식, 인접 도시 간 광역 생활권 활용의 용이성 등 성공요인을 살폈습니다. 또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곳 위주로 이용도가 높은 한계도 짚으며 국내 상황과 비교해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우수 해외사례를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부산의 동백패스와 정부의 K-패스가 상호 호완 되지 않는 구조, 지자체와 지역교통공사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를 짚으며, 재정 효율화와 정부 재정 부담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대중교통 정책 개선을 위해 지역의 민간 정책연구팀과 국제신문이 함께 협업하여 독일 사례를 짚어보고, 시민의 생활·복지 관점에서 정책 개선방안을 모색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역성, 시민밀착형 보도라는 점에서 2025년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동백패스 원조 ‘독일티켓’ 성공 뒤엔 관료주의 혁파 ·정파 초월 대의 있다>(3/31)
<하루 3000원 모든 대중교통 이용…고물가 신음 獨국민 열광> (3/31)
<정권 바뀔 때마다 정책 버리는 한국, 獨 정치서 교훈을>(3/31)
<獨 “행정낭비 말자” 전국 교통정기권 통합…韓은 ‘따로국밥’>(4/7)
<부산~창원 거리 두 도시, 촘촘한 철도망 타고 32만 명 통근>(4/14)
<수도 베를린 교통망 수혜 집중…독일티켓이 들춘 지역소외>(4/21)
<독일티켓 빼닮은 K원패스, 정부사업이니 손실분 보전해야>(4/28)

KBS부산 <뉴스7>, 부산시 투자 업무협약 남발 점검 보도 (강성원 기자)

KBS부산은 부산시가 진행한 투자유치 업무협약에 주목, 추진 실태를 점검했습니다. 기사는 2019년부터 2024까지 부산시 업무협약을 분석했는데, 매년 평균 20여건, 많게는 70여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해마다 협약 취소 사례가 반복되었습니다. 특히 2022년에는 블록체인·금융 기업과 40건의 협약을 맺었으나 실제 이전한 기업은 5곳뿐이었고, 2023년에는 취소 건수는 적었지만 금액은 1조7천억 원에 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시의 사후 관리도 점검했습니다. 부산시가 일부 취소 기업만 공식 인정하고 나머지는 관계 유지 중이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철수하거나 실체가 불분명한 업체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의회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례를 발의했으나 1년째 계류 중이라는 점도 알리며, 약속 불이행이 장기화되면 행정력 낭비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투자 업무협약 유치는 지자체의 주요한 성과로 홍보되곤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행률이지만 대부분 언론보도는 유치에 머무르곤 합니다. 이번 보도는 유치 이후 결과를 점검해 부산시의 일방적인 홍보와 행정력 낭비를 지적해 시정 감시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이에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검증 없이 협약 남발?…공수표로 전락>(4/3)
<기반시설 흔들, 신뢰도 추락’…대책은?>(4/3)

MBC, 창사특집 ‘광장에서 K-민주주의를 읊조리다’(채충현 PD)

지난해 계엄이 일어난 12월 3일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선고된 4월 4일까지 123일간의 광장의 모습을 다큐 형식으로 기록했습니다. 제목에서도 보여주듯 <광장에서 K-민주주의를 읊조리다>는 123일의 정치 일정을 복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광장에 주목했습니다. 2002년부터 2024년까지 민주주의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광장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광장의 주체가 누구였는지 조명했는데, 특히 2030 여성들의 새로운 연대와 표현 방식을 보여주며 광장이 단지 반복된 분노의 현장이 아니라 연대와 다양성을 품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장이었음을 드러냈습니다.  

이 시기 일부 지역언론은 광장을 ‘탄핵 vs 찬핵’ ‘보수 vs 진보’ 와 같이 ‘분열’의 공간으로 기록하며 갈등프레임, 양비론적 해석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해당 프로그램은 여의도에서 시작해 남태령, 한남동, 광화문으로 이어진 광장의 흐름과 함께, 서면 거리에서 터져나온 부산 시민의 외침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123일간의 기록을 시민을 향해, 시민의 시선에서 기록했기에, 2025년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방송 목록]
<광장에서 K-민주주의를 읊조리다>(5/9)

후보작 약평  

국제신문, <시간 촉박한 사용후핵연료 처리…대선후보들 위기 의식 부족>(이석주 기자)
대선 후보들의 핵폐기물 처리 방안과 영구 저장시설 부지 선정에 대한 공약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해법을 담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단순히 공약 유무를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책을 이행하기 위한 행정 절차를 근거로 제시하며 정치권의 무책임한 태도를 짚어 설득력을 보였다. 중요한 현안임에도 전국언론에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핵폐기물 처리 문제를 선도적으로 다뤄 의미있는 보도였다.  

KNN, <다문화학생 위탁 교육기관…어린이보호 사각 지대>(최혁규 기자)
정규학교가 아니라는 이유로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 다문화 위탁교육기관의 통학로 안전 문제를 조명했다. 정규학교만을 기준으로 보호구역을 지정한 현행 법령이 다양한 교육 환경의 실제 통학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다문화 학생이라는 사회적 약자 안전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어린이 보호 정책의 형평성과 확장성에 대한 과제를 짚었다.  

KNN, 기획보도 ‘부산 시내 수유실 부족 실태’(조진욱, 이민재 기자)
6편의 기획보도와 1편의 후속 보도를 통해 부산지역 수유실 실태와 제도적 개선 과제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민간 상업시설, 교통기관, 공공청사, 관광지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수유실 접근성 문제를 현장 중심으로 점검했고, 아빠의 육아 참여 현실, 정보 제공 시스템 오류 등 육아환경을 둘러싼 복합적 불평등 구조를 밀도 있게 다뤘다. 지역 주민의 불편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후속 변화까지 이끌어낸 보도였다.

2025년 1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공개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2025년 1분기(1~3월)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이번 1분기에는 계엄 이후 탄핵 정국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산불 등의 현안에 보도가 집중됐지만, 사안의 본질을 명확히 알려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 보도는 적어 아쉬웠습니다. 이런 가운데 후보작으로 올라온 6편은 다문화, 마약, 시민 안전, 부실 행정, 산불 등 여러 문제를 짚어 눈에 띄었습니다. 이중에서 오시리아 땅투기 의혹을 제기한 KNN <오시리아 땅투기 고발 보도>를 2025년 1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으로 선정했습니다.

KNN, 오시리아 땅투기 고발 보도(조진욱 기자)

KNN은 공익 목적의 관광단지로 개발된 동부산 관광단지 오시리아에서 민간 사업자가 꼼수 매각을 통해 수백억 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사실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부산도시공사의 소홀한 관리ㆍ감독을 지적함과 동시에 공모지침에 이례적인 조항을 둬 꼼수 매각을 허용한 정황을 발견해 특혜 의혹까지 제기했습니다.

KNN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도시공사는 한 법인에게 ‘제3자 양도 금지와 환매’ 조건으로 240억 원을 받고 오시리아 핵심 부지를 팔았습니다. 분양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사업은 착공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해당 법인은 당초 분양가보다 비싼 620억 원에 다른 사업자에게 땅의 권리를 팔아 넘겼습니다. 땅을 매매한 게 아니라 법인의 주식을 파는 ‘꼼수’를 활용한 것입니다. 개발사업자의 지분 변동은 도시공사의 승인 대상입니다. 그러나 도시공사가 해당 법인과 계약을 하면서 단독법인이나 개인의 승인 의무를 예외로 했습니다. KNN은 상당히 이례적인 계약이라고 지적하며 법인 주주에 전직 시의원과 기업가 등 유력 인사가 포함돼 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도시공사의 미심쩍은 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주식을 넘겨받은 회사가 한 해 100억 넘는 손실이 나는 부실 회사임에도 도시공사는 업체 제재에 소극적인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해 동안 해당 회사가 발생한 손실액은 102억 원이고,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 부채는 800억 원에 달합니다.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이 회사가 오시리아 단지 내 또 다른 부지에서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영 상황에 맞지 않는 무리한 사업 확장이지만, 관리 기관인 도시공사는 이런 사실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동부산 대규모 관광단지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오시리아 사업은 20년이 흘렀지만, 실제 운영되는 사업장은 당초 계획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세금으로 시작된 사업이지만, 부산시와 도시공사의 무책임한 관리로 민간 사업자의 땅투기장으로 전락되는 실정입니다. KNN 보도 이후 도시공사는 오시리아 부지에 전수조사를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부산시 역시 오시리아 전수조사를 검토하는 한편, 도시공사의 직무유기 여부도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KNN은 부적절한 토지 매각을 지적한 데 이어 도시공사의 부실한 관리, 더 나아가 그 이면에 특혜가 있다는 정황을 고발해 오시리아 문제를 공론화하고 관의 조치도 이끌어냈습니다. 이에 2025년 1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후보작 약평

국제신문, 기획보도 인구소멸 부산을 다문화 융합도시로(이유진, 백창훈, 조성우, 권용휘, 정인덕 기자)

부산에는 8만 명 이상의 장기 거주 외국인이 살고 있습니다. 국제신문은 이들이 부산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교육, 일자리, 사회적 시선 등 넘어가야 할 장애물이 많다는 것을 짚었습니다. 유학생과 결혼 이주민, 창업에 나선 외국인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부산이 다문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점들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이주민 인권 단체나 유관기관, 타 지자체, 학계 등 여러 분야의 의견과 사례를 제시해 유의미한 정책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외국인 혐오가 만연한 현 시기에 우리 사회의 다문화 수용 개선을 고민한 기사로 시의적절 했습니다.

부산일보, 기획보도 마약, 처벌 넘어 치유로(김병군, 김준현 기자)

마약 중독은 이제 우리 사회의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중독자는 대략 최소 1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마약 중독은 범죄로 분류되면서도 질병이기도 합니다. 부산일보는 마약 중독을 단순히 처벌의 문제로 접근하지 말고 치료와 재활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부산의 마약 중독을 치료하고 재활할 의료기관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공의 적극적인 치료 재활 지원으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처벌에서 치료의 관점을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시대적 관심에 맞춰 부산의 상황을 짚은 기사였습니다.

KBS부산, 부산콘서트홀 오염토 검출 보도(김아르내 기자)

오는 6월 개관을 앞둔 부산콘서트홀의 지하 주차장 땅에서 기준치를 넘는 중금속이 검출됐습니다. 과거 정화 작업을 진행했음에도 오염 물질이 검출된 것이라 당초 정화 작업을 진행한 한국환경공단의 책임론이 제기됩니다. 그러나 부산시는 이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채 다시 토양 정화 작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한편, 해당 작업으로 주차장 건설이 지연될 것으로 보여 콘서트홀 개관 이후 주차난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KBS부산은 시민의 안전과 결부된 정화 작업과 시민 편의와 연관된 주차 문제에 있어 부산시가 안일한 행정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렸습니다. 시정 감시를 통해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한 보도였습니다.

부산MBC, 생방송 <부라보> ‘초대석코너(부라보 제작팀)

부산MBC의 생방송 <부라보>는 지난 1월, 기존 목요일에만 방송하던 것에서 목요일과 금요일에 방송하는 것으로 확대 편성했습니다. 개편을 하면서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인물과 이슈를 조명하는 ‘초대석’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지금까지 초대된 인물들은 시민사회운동, 복지, 청소년, 환경, 교육, 문화예술, 공공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와 전문가로 구성됐으며,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소개됐습니다. ‘초대석’ 코너는 지역언론이 시민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일상적 공론장’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각 분야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시민들이 놓치기 쉬운 이슈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했습니다. 정보교양프로그램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시민의 공익적 발언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시도였습니다.

KNN, 기획보도 누가 산불을 키우나(이태훈, 최한솔 기자)

지난 3월, 경남 산청ㆍ하동에서 열흘 넘게 이어진 대형 산불로 인명, 재산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KNN은 기획보도 ‘누가 산불을 키우나’를 통해 산불 확산의 원인과 복구 작업의 문제를 짚었습니다. 벌목된 경사지가 바람길을 만들어 불길을 키웠다는 점, 침엽수 위주 조림 정책이 불씨 확산을 키우는 구조였다는 점, 정책 결정에 산주·산림청·지자체 간 책임이 분산돼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으며, 산불 복구 예산이 특정 업체에 집중됐다는 문제도 알렸습니다. 재난을 단순히 소비하는 기존 보도 관행에서 벗어나 산불의 원인을 구조적으로 짚어내고, 더 나아가 산림정책, 행정 집행 문제 등을 지적한 보도였습니다.

‘세금 먹는 하마’ 유료도로, 이대로 괜찮은지 묻고 싶었다

이번 2024년 4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에 부산MBC의 <민자도로 세금 누수 실태 보도>가 선정됐다. 부산MBC는 부산시가 민자도로 운영사에게 지급한 예산 내역을 분석해 건설비보다 많은 돈이 민간사업자에게 흘러가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민자도로 사업은 당초 세금을 아낀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것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해당 보도로 드러난 것이다. 이 사안을 취재한 송광모 기자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민자도로에 세금이 많이 나간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고,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민언련은 송광모 기자를 만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떻게 취재를 시작하게 됐나

부산에 유료도로가 많다는 문제의식은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평소 부산에서 운전하다보면 통행료로 돈이 정말 많이 나오더라. 원래 서울에 살 때도 운전을 했는데, 서울은 유료도로가 그렇게 많지 않다. 강남 등 일부에 유료도로가 생겼지 도심에는 유로도로가 사실 없는 편이다.

그동안 민자도로에 대해 여러 문제가 지적돼 왔는데, 하나로 모아주는 느낌의 기사를 본 적은 없었다. 언젠가 이 문제를 다루는 기사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마침 작년에 백양터널의 민간사업자의 운영기간이 종료됐다. 하나가 끝나는 시점에서 한 번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아 취재를 시작하게 됐다.

부산MBC 송광모 기자

부산시 예산 자료는 어떻게 입수하게 됐나

시의원을 통해서 자료를 확보했다. 받은 자료의 분량이 사실 많지는 않았는데, 정리 안 된 데이터로 가득했다. 그동안 물가가 계속 변동됐기에 이걸 가지고 명확하게 분석을 하려면 과거 예산 내역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야 하는 추가 작업이 필요했다. 거의 일주일 동안 이 작업을 주 업무를 하고 퇴근한 뒤에 이어갔다.

민자 유료도로는 세금을 아낀다는 명목으로 민간에서 투자를 받아 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민간 사업자는 도로를 건설한 뒤 수십 년 간 운영까지 맡게 된다. 부산의 유료도로는 총 7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향후 신백양터널 등 유료도로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MBC는 부산시 예산 내역을 분석해 민자도로 운영사에 많은 세금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부산MBC에 따르면 민자도로 운영사들은 통행료 외에도 재정지원금을 받아가고 있던 것인데, 일부 도로의 경우 공사비보다 많은 지원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통행료 인상을 결정할 때 부산시는 심의위원회를 열어야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보도로 드러난 것이 민자도로 사업자가 재정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부산시로부터 돈을 챙겨오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통행료 수익 이외에도 부산시의 예산까지 챙기고 있었던 것인데, 왜 부산시는 민간 사업자에게 도로 운영을 맡긴 것도 모자라 이런 지원금까지 지급했던 것인가

민자도로 사업은 공사하기 전에 먼저 수익과 관련된 계약을 다 짜버리는 구조다. 이 때 문제가 되는 게 수익 부분이다. 계약을 할 때 통행량을 미리 예측해서 운영비나 통행료 등 여러 내용을 결정한다. 그러나 실제론 수익이 얼마나 날지는 모른다. 예측과 달리 손해 보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에 이런 손해 보는 구조를 부산시는 지원금이라는 형태로 해소해왔던 것이다.

민자 사업은 결국 민간 업체가 하는 거지 않나. 이들의 일차적인 목적은 이윤 극대화고, 수익과 관련된 점에선 양보 같은 건 없더라.

시와 민간이 사업비를 나눠 부담한다는 민자도로 사업의 취지는 좋지만, 결국에는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 사업자와 함께하다 보니 부산시의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 같다. 그래서 민자도로 사업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민자도로가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 현실적으로 민자도로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 부산에는 산이 많아서 도로를 하나 만들어야 할 때 돈이 많이 든다. 현재 시의 재정만으로 이 모든 도로를 짓기란 어려운 것 같다.

다만 문제는 너무 많이 짓는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 보통 외곽에 유료도로가 있다. 그러나 부산은 도심에 많다보니, 시민 부담이 커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도로를 덜 짓거나, 예산을 아껴야 할 텐데, 예산을 절약하는 방안 중에는 재협상을 통해 부산시에 유리한 형태로 계약을 다시 바꾸는 게 있을 것 같다

법을 보면 당초 예측한 통행량보다 3년 연속으로 70% 미만일 경우에 재협상을 실시할 수 있다. 이 조건에 딱 맞는 부산의 유료도로가 잘 없다. 유일하게 대상이 되는 게 부산항대교다. 그래서 2021년 말쯤에 부산시가 계약을 바꾼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되지 않고 있다. 이 이유를 부산시에 물어보니 민간 사업자에서 수익률 등 자료를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늦어져서 이제야 자료를 받고 절차에 돌입하고 있다고 답하더라. 상당히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이다.

재협상 이외에 예산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아까 말했듯이 처음 실시협약에서 정해졌던 내용대로 사업이 그대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걸 미리 다 단정해서 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예컨대 올해 흑자가 났음에도 실시협약의 내용을 근거로 통행료를 올려달라고 요청하고 시는 그걸 보전해주는 지금의 방식이 맞냐는 것이다. 분명히 통행량은 예측대로 안 될 것이고 변수가 많다.

해마다 정산하자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통행료를 인상하기 전에 현재 사업자의 수익률은 어느 정도이고 실제로 통행료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인지 따져볼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민자도로이긴 하나, 기본적으로 도로는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시와 사업자가 협의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는 게 필요하다.

현재 통행료 인상을 점검하는 심의위원회가 있으나, 한계가 있다. 심의위가 열리는 일은 통행료를 인상해야할 때만이다. 그러나 보도에서 지적했듯 대부분 통행료를 인상하지 않고 부산시가 예산 지원 명목으로 사업자의 수익을 보전해주고 있다. 통행료를 올린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론 통행료가 올라간 꼴이다. 어떻게 보면 편법 같은 점이라 조례 개정을 통해 이 부분을 확실하게 정리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혹시 후속보도 계획을 갖고 있나

먼저 부산시의회에서 백양터널 결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내용이 나오면 보도를 하게 될 것 같다. 그 다음에는 현재 백양터널 옆에 진행되고 있는 신백양터널 문제를 들여다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수상소감 듣고 싶다

부산민언련에서 주는 상은 다른 기관에서 주는 것과 다른 의미가 있다. 협회에서 주관하는 경우 상을 달라고 우리가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부산민언련은 직접 모니터를 하다가 좋은 보도라고 생각되면 선정하지 않나. 이게 되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계기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부산MBC 내에 좋은 기사 많이 쓰는 다른 기자들도 있으니, 이들한테도 관심 많이 가져주면 좋겠다.

‘뭐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이 카메라를 들게 했다

이번 4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에 유튜브 기반의 시민 미디어 ‘뭐라카노’가 선정됐다. 뭐라카노는 지역의 미디어 활동가들이 결성한 채널로, 각종 시국 현장을 취재, 기록해 온라인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뭐라카노의 여러 영상 중에서 부산민언련은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사무실 항의 방문과 국립부경대 학생 과잉 진압 현장을 담아낸 영상에 주목했다. 이 보도들은 지역언론이 전하지 못한 현장을 담아냈다는 의미와 함께 부당한 공권력 집행을 고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부산민언련은 뭐라카노 신성호 운영위원을 만나 당시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뭐라카노 멤버 모두 생업에 종사하면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멤버들은 미처 시간을 내지 못해 신성호 위원이 대표로 인터뷰에 응했다.

뭐라카노 신성호 운영위원

박수영 의원 사무실 항의 방문과 국립부경대 학생 과잉 진압 현장 모두 상당히 긴박했다. 그런 상황에서 카메라를 들고 생중계에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부경대 사태 당시 경찰이 점점 늘어나면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었다. 같이 상황을 지켜보던 한 지인이 ‘생중계 할 거냐’라고 물었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러다가 시위하던 학생들이 정말 잡혀가면 어떡할까 걱정되더라. 곧바로 뭐라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생중계 방송을 열었다.

사실 그 이전엔 유튜브 생중계를 자주 하진 않았다. 편집한 영상을 확산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부경대 사태를 기점으로 생중계 방송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박수영 의원 사무실 상황 때는 매주 열리던 대통령 탄핵 집회 생중계를 이어오고 있었던 터였다. 그 당시 사무실 안쪽에는 민원인들이 갇혀 있었고 바깥에서는 서면 집회 참가자들이 해당 현장으로 넘어오고 있었다. 그 때 서로의 모습을 보면 모두 힘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생중계 방송을 여러 개 열었다.

작년 12월 28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민원을 청취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여기에 시민들이 찾아가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자 박 의원은 경찰을 부르고 대치를 이어갔다. 몇 시간 뒤 진행된 시민사회와의 간담회에서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여부를 두고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후 박 의원은 사무실에 항의 방문한 이들을 고소했다.

지난 2024년 11월 9일에는 부경대 학생들이 학내에서 경찰에게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학생들은 윤석열 정권 퇴진 국민투표소를 학내에 설치하겠다고 학교측에 요구했고, 학교측은 학내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학칙을 근거로 해당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학생들이 항의하자, 학교측은 경찰 대응을 요청하면서 충돌이 일어났다. 이 사태로 학생 등 10명은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시민사회에서는 학생 정치활동 억압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경찰이 투입되면서 충돌 상황이 빚어지는 등 사태가 격화됐다. 경찰의 행태는 어땠나

부경대 사태 때, 경찰과 소통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당시 학생들은 학교 건물에서 나가겠다고 했는데, 학교 본부 직원이 정문을 잠가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면 경찰이 문을 열면 되는 일인데, 갑자기 퇴거 불응죄로 잡아가버렸다.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이었다. 사실 이렇게까지 일을 벌일 게 아니고 서로 조율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도 일부러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수영 의원 사무실 현장에는 직접 있진 않았지만, 듣기론 당시 민원인들과 경찰 간 충돌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경찰이 민원인 한 명의 뺨을 때리는 일이 있기도 했다. 그때는 계엄이 터지고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경찰이 저렇게까지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

사건 이후 박수영 의원과 부경대 측은 외부세력에 의한 소행이라고 규정하며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고, 경찰 역시 부당한 경찰력 행사에 대한 사과가 없었다

물론 부경대의 경우 외부세력이라고 지칭한 부분은 있지만, 그래도 입장문을 통해 학칙에 대한 개선 의지를 조금이나마 표명을 했다. 그러나 박수영 의원은 되레 시민들을 고발하고 최근에는 윤석열 체포가 왜 불법인지 설명하는 영상까지 찍기도 했다. 여전히 사과할 생각도 없고 자신이 윤석열을 지키는 정의의 사도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경찰의 사과도 필요하지만, 일단 이 내란 상황이 종결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내란 세력이 정리된 후에 경찰의 문제를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뭐라카노는 지역에서 사회 문제에 관심 있고,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모여 만든 미디어로, 2016년 성주 사드와 박근혜 탄핵 집회를 시작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엔 대부분 영상 찍는 게 재밌어서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한다. 주로 ‘민주주의’, ‘평화’와 관련된 이슈에 관심을 갖고 영상을 만들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나 일제 강제동원 피해 등 일본 문제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윤석열 퇴진 부산시민대회 공식 소식채널’로서 집회 현장을 담아내고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16년 성주 사드와 박근혜 탄핵 집회를 시작으로 지역의 여러 투쟁 현장을 알리고 있다. 어떤 방향성을 갖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인가

부산에 많은 투쟁 현장이 있지만, 언론이 다 담아내지는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어떤 투쟁들은 언론에 미처 알려지지 못하기도 하고, 기사화하기엔 애매한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는 기성언론보다는 열려 있기에, 언론이 전하지 못하는 운동들을 담아낼 수 있다.

예컨대 최근 철도노조 파업 당시에 노조가 파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냈던 적이 있다. 이런 영상은 ‘뭐라카노’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기성언론은 지면과 방송 시간의 한계가 있을뿐더러 양쪽의 목소리를 실어야 하기에 노조의 이야기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기성언론은 하지 못하는, 부산에서 일어나는 투쟁 현장을 담아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수상 소감을 듣고 싶다

사실 부산민언련이 주는 상이라고 하면 언론만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 이 상을 받을지는 한 번도 상상하지 않았다. 우리 스스로 언론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했던 것 뿐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미숙한 점도 많았다. 부경대 사태를 중계할 때도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급하게 방송을 켜다보니 배터리가 부족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때 다행히 시민들이 보조배터리를 빌려줘 중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 상은 부산 시민들이 만들어 준 상이라고 생각한다.

2024년 4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공개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2024년 4분기(10~12월)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이번 4분기에는 공권력, 시정, 난개발, 주거, 사회복지, 녹색금융 등 여러 문제를 짚은 보도 7편이 후보작으로 올라왔습니다. 이중에서 KBS부산 <53사단 인근 개발 사업 밀실 심의 논란 보도>와 KNN <강서구청장 일방 행정 고발 보도>는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기초지자체의 비민주적 행정을 고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민자도로 예산 분석을 통해 세금 낭비 실태를 고발한 부산MBC <민자도로 세금 누수 실태 보도>와 현장 중계로 공권력과 국회의원의 부당한 행태를 알린 뭐라카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사무실 항의 방문, 부경대 학생 과잉 진압 현장 보도>를 2024년 4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으로 선정했습니다.

부산MBC, 민자도로 세금 누수 실태 보도(송광모 기자)

부산MBC는 부산시가 민자도로 운영사에게 지급한 예산 내역을 분석해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당초 세금을 아낀다는 명목으로 민간에게 투자를 받아 도로를 건설한 것인데, 실상은 건설비보다 많은 돈이 민간사업자에게 흘러가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부산MBC에 따르면 민자도로 운영사들은 통행료 외에도 재정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세금까지 받아가고 있었습니다. 20년 이상 된 수정산터널의 경우 공사비보다 많은 지원금을 챙겼고, 다른 터널은 아직 최장 26년이나 남아 있어 지원금 규모가 공사비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MBC는 “통행료만으로 민자도로 운영이 가능해 세금을 아낄 거라 생각하지만,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62억 원 늘어난 840억 원을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민간사업자에게 가는 돈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민자도로 운영사들은 수시로 통행료 인상을 요구했는데, 부산시가 이를 ‘통행료 미인상 보전’이라는 이름의 세금 지원으로 사실상 수용해온 것입니다. 때로는 통행료가 실제로 인상되기도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민간사업자의 요구를 아무런 타당성 검증 없이 부산시가 받아들였다는 점입니다. 관련법에 따르면 통행료를 조정할 때 ‘통행료 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하고 있지만, 부산시는 해당 심의위를 열지 않았습니다. 부산MBC는 부산시가 절차를 지키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적용 대상을 제대로 규정하지 않은 관련 조례의 부실함도 함께 짚었습니다.

부산MBC는 민자도로가 예산 효율성을 꾀하겠다는 당초 목적과 달리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구체적인 예산 내역을 확보해 실제로 세금이 어떻게 낭비되고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이와 함께 부실한 관련 조례와 무용지물이 된 ‘통행료 심의위원회’ 문제를 지적해 제도 개선을 위한 공론화도 이끌어냈습니다. 이에 2024년 4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뭐라카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사무실 항의 방문, 부경대 학생 과잉 진압 현장 보도(뭐라카노 팀)

‘부산 청년들의 행동하는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뭐라카노’는 유튜브 기반의 시민 미디어입니다. 2016년 ‘박근혜 퇴진 시민촛불시위’를 계기로 지역의 청년 미디어 활동가들이 결성한 채널로, 각종 시국 현장을 취재, 기록해 온라인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뭐라카노는 기성언론이 주목하지 않는 노동자, 장애인,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산에서 열리는 ‘윤석열 퇴진 부산시민대회’ 현장의 모습을 담아내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12ㆍ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긴박한 순간마다 현장을 지키며 부산 시민의 목소리를 전국에 알렸습니다. 아울러 ‘윤석열 퇴진 부산시민대회 공식 소식채널’로서 주최 측과 시민 간의 소통 플랫폼 역할까지 맡고 있습니다.

뭐라카노의 여러 영상 중에서 부산민언련은 ‘[지금라이브]부산의 남태령, 국힘당 박수영 의원 사무실 앞 집회’ 편과 ‘[현재상황]국립부경대 학생 감금’ 편을 주목했습니다. 이 보도들은 기성언론이 전하지 못한 현장을 담아냈다는 의미와 함께 부적절한 공권력 집행을 고발하고 시민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는 국회의원의 행태를 전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었습니다. 실시간 현장 중계로 부당한 공권력 집행을 알림으로써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막고, 부경대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학칙 개정에 대한 공론화도 이끌어냈습니다.

뭐라카노는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활동을 영상으로 기록해 SNS에 확산하는 등 언론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는 기성언론이 하지 못한 새로운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12ㆍ3 비상계엄 사태로 민주주의가 위협 받고 있는 상황에서, 광장을 시민과 함께 지킨 뭐라카노의 활동은 더욱 빛났습니다. 이에 2024년 4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후보작 약평

국제신문, 기획보도 부산 빈집 팬데믹후속 보도(김준용, 정지윤, 조성우, 박수빈 기자)

국제신문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부산의 빈집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해결을 위한 정책 제안까지 나섰습니다. 전문가를 통해 신속한 대규모 철거, 공공 매입 확대, 소유주 책임 강화 등의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후에도 부산시와 기초지자체, 민간 등의 다양한 정책 추진 소식을 소개하며 부산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화를 이어갔습니다. 국제신문은 단발성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습니다.

부산일보, 기획보도 ‘33조 녹색채권 어디에’(김백상, 손혜림, 김준용 기자)

친환경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녹색채권은 친환경 금융상품으로 취급돼 많은 관심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런 높은 인기와 달리 내실은 빈약했습니다. 부산일보는 2018년부터 2024년 상반기 동안 발행된 총 33조 원의 녹색채권을 전수조사해 사용처를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녹색채권의 당초 취지와 달리 재생에너지보다 화석연료인 LNG 발전에 더 많이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구나 일부는 녹색산업과는 전혀 무관한 곳에 채권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부산일보는 허술한 녹색채권 관리 실태를 고발해 기후위기 대응의 한 축인 녹색금융의 문제를 공론화했습니다.

부산일보, 기획보도 귀향, 입양인이 돌아온다’(변은샘, 양보원 기자)

최근 친부모 추적에 나서는 해외 입양인의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부산일보는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는 입양인이 점차 늘고 있지만, 법과 제도의 한계로 추적이 쉽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현행법 상 친부모의 개인정보는 공개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입양인들은 사적 에이전트를 고용하거나 민간단체의 선의에 기대고 있습니다. 부산일보는 해외 입양인의 ‘알 권리’를 법률에 명확히 선언하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KBS부산, 53사단 인근 개발 사업 밀실 심의 논란 보도(김영록 기자)

해운대 53사단 인근 아파트 개발 사업은 4층 이상 건물은 짓지 못하는 용지에 고층 아파트를 지으려는 사업으로, 특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해운대구청은 해당 사업 추진에 앞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심의 절차를 밟았습니다. 해당 심의를 두고 ‘밀실 심의’라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구청이 위원회 개최 사실조차 알리지 않은 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KBS부산은 53사단 핀셋 특혜 의혹을 단독으로 제기한 데 이어 관할 구청인 해운대구청의 독단적이고 비민주적인 행태를 고발했습니다.

KNN, 강서구청장 일방 행정 고발 보도(최혁규, 하영광 기자)

김형찬 강서구청장의 무리한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KNN은 강서구 종합사회복지관의 위탁 법인 결정 과정에 특정 업체를 밀어주려는 정황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강서구청이 당초 결정을 뒤집고 구청장과 가까운 인사들로 구성된 재심의 위원회를 꾸려 법인을 재선정했다며 특정 법인을 밀어주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아울러 강서문화원을 이전하는 데 있어 구청장인 일방적인 행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NN은 앞서 강서구의 민간 아파트 내부 부지 매입 특혜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구청장의 무리한 행정을 비판했습니다.

퐁피두 논란의 본질은 세금을 멋대로 쓰지 말라는 것



부산MBC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추진 감시 보도>는 부산시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의회에 허위 보고 했다는 사실을 고발했다. 이뿐만 아니라 퐁피두센터 해외 분관 현황을 취재해 퐁피두센터 분관 사업의 문제를 지적했다. 부산MBC는 여전히 다른 언론이 부산시의 보도자료만을 받아쓰는 가운데에서도 유일하게 검증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활약 뒤에는 기자 한 명의 고군분투가 숨어 있다. 정은주 기자의 본업은 사실 시사프로그램 제작이다. 첫 보도 이후 손을 떼지 못한 채 본 업무와 함께 퐁피두 취재를 병행하고 있다. 정은주 기자는 “부산 시민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퐁피두센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22년에 박형준 부산시장이 파리에 있는 퐁피두센터를 방문해 퐁피두 분관 유치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대부분 언론에서 이 사실을 받아썼지만, 뭔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 당시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가 가능한지 살펴보는 기사를 썼다. 사실 그때만 해도 부산엑스포 유치가 가장 큰 이슈였기에 주목받지 못했던 뉴스였고 점차 내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그러다 최근 잠깐 보도국으로 복귀했을 때, 마침 퐁피두 분관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 동의안이 시의회에서 비공개로 통과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를 계기로 다시 한번 이 문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보도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부산시가 시의회에 허위 보고까지 하면서 밀어붙였다는 점이다. 절차적 정당성을 어기는, 부적절한 모습이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간 자본으로 운영될 퐁피두센터 서울 분관과 달리 부산 분관 사업은 시민 세금으로 진행되는 문제다. 투명한 절차로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부산시는 퐁피두센터와의 계약 내용을 기밀로 하면서 반론과 검증을 막는 상황이다.

최근 ‘퐁피두미술관 분관 유치 반대 부산시민사회대책위’는 부산시와 퐁피두센터 간의 양해각서를 입수해 일부 공개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양해각서에는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을 퐁피두 측이 5년 간 점유한다’는 조항이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부산시는 사업비용만 내고 분관에 대한 소유권은 가지지 못하는 셈이다.

퐁피두센터는 최근 들어 해외 분관 사업을 여러 곳에서 추진하고 있다.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이런 움직임은 퐁피두센터의 경영위기와도 관련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 현재 퐁피두센터는 전면보수공사를 앞두고 있다. 이에 예산 수천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충당하기 위해 분관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보수 공사시 작품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분관 사업이 필요하다.

박형준 시장은 국정감사에 나와 퐁피두센터 분관이 서울에 유치된다고 해서 부산에 유치를 못한다는 것은 서울 중심적 사고라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역 차별 정서를 건드린 발언이라고 본다. 이 문제는 지역 차별이 아니라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이 투명한 절차를 거쳤냐 하는 것과 관련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부산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나.

어느 누구도 세금이 마음대로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는 막대한 세금을 사용하면서 절차를 어기지 말고 투명하게 진행하라는 상식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다. 단순히 예술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산 시민의 문제다. 관심을 많이 가져주길 바란다.

아울러 언론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 사업이 처음 알려진 2022년 당시에 언론이 조금만 의심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거다. 퐁피두 논란에는 언론의 문제도 있다.

마지막으로 수상 소감을 듣고 싶다

이 상은 처음 받아보는 것이라 더욱 뜻 깊다. 현재 본업과 함께 이 취재를 도맡고 있는 상황이다.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시민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문제에 부산민언련도 관심을 더 가져줬으면 좋겠다.

형제복지원은 어디에나 존재했다



국제신문 <기획보도 ‘집단수용 디아스포라’>는 과거 집단수용시설 내 인권유린 문제가 개별적 공간에서 발생한 돌발적인 폭력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폭력인 점을 지적했다. 수용시설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하나의 시설에서만 피해를 당하지 않고 여러 시설에서 폭력을 겪었다. 국제신문은 피해자들의 수용 행방이 전국에 걸쳐 뻗어져 있는 것을 보여주는 피해자 수용 이력도를 제작해 총체적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렸다. 국제신문 신심범 기자는 “이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여전히 규명해야 할 지점이 많다고 했다.

▲그간 개별 사건에 주목하는 경우는 있어도, 개별 사건들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시도는 없었다. 흩어진 사건들을 이어보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 것인가?

2년 전, 영화숙ㆍ재생원 사건을 취재할 때, 공통적으로 피해자들이 한 시설에만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화숙ㆍ재생원뿐만 아니라 형제복지원 등 여러 시설을 옮겨 다녔다는 것이다. 총체적인 수용 이력도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영화숙ㆍ재생원 사건에 주목해야 했기에 그 생각을 실천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최근에 영화숙ㆍ재생원과 선감학원 피해자끼리 연대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를 계기로 이번 기사를 기획하게 됐다.

▲기사에 등장하는 집단수용시설의 폭력 문제는 50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지나가버린 사건이다.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까다로웠을 것 같다

이전에 확보한 자료들을 재확인하는 작업에 불과했기에 수월했다. 사실 2년 전, 취재가 정말 어려웠다. 당시 영화숙ㆍ재생원 사건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일이어서 기관 도움도 얻을 수 없었다. 매주 부산기록원을 방문해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등 직접 발품을 팔아가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그때 시행착오를 겪은 덕분에 이번 취재는 어렵지 않았다.

기획보도 ‘집단수용 디아스포라’는 2년 전, ‘영화숙ㆍ재생원’ 보도의 연장선에 있다. 신심범 기자는 부산 최초의 부랑인 시설인 ‘영화숙ㆍ재생원’에서 인권유린이 자행됐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렸다. 신 기자는 현재까지도 피해자들과 연락하며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피해자 증언을 성실하게 수집한 기사다. 과거의 아픔을 끄집어내는 취재인 만큼 아무래도 접근이 조심스러웠을 것 같다. 피해자를 취재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나

과거의 일을 뭐할려고 다시 들춰내냐하는 정서가 피해자들에게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대한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덜 주는 방법을 한참 고민했다. 피해자의 말에 공감하는 태도를 취해보기도 하고 건조하게 듣기만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걱정과 달리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면 피해자들이 잘 말해줬다. 오래전의 일이라서 그런 것인지, 자신들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잘 털어놓았다.

기사에는 강제노역이나 구호단체 지원을 받기 위한 연극 등 그 당시 수용시설에서 자행된 인권유린 행태가 지적된다. 이밖에도 우리가 또 알아야 하는 수용시설의 문제점이 있나?

수용시설 내 인권유린 문제는 이제 거의 다 밝혀졌다. 그러나 시설 배후에 있던 각종 지원 단체의 문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단체들은 수용시설 내 폭력을 방조, 장려하는 수준이었다. 예컨대 한 단체는 불우한 아이들을 임시적으로 보호하다 수용시설에 보내는 역할을 했다. 이를 자신들의 사회복지 사업의 성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문제는 아직 조사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서 규명이 더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수상 소감 듣고 싶다

사실 이 수상 소식이 피해자 선생님들에게 알려지면 안 된다. 더 열심히 하라고 부담을 주실까봐 두렵다.(웃음) 농담이고, 수상 소식을 듣고 난 뒤 2022년 10월, 양산의 한 카페에서 영화숙ㆍ재생원 사건을 알리고자 했던 손석주 선생님과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그때 이 사건을 잊지 않고 관심을 갖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다. 그 약속을 곱씹으며 또다시 이 사건을 챙겨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상을 준 부산민언련과 이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도와준 피해생존자협의회 선생님들, 그리고 동료 기자들에게도 감사하다.

[분기별 좋은 보도ㆍ프로그램] 2024년 3분기 선정작을 공개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2024년 3분기(7~9월)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이번 3분기에는 시정, 난개발, 과거사, 주거, 사회복지, 안전 등 여러 문제를 짚은 보도 8편이 후보작으로 올라왔습니다. 이중에서 KBS부산 <민자도로 운영 점검 보도>와 부산MBC <부전-마산선 안전성 점검 보도>는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행정을 감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과거 국가폭력 피해를 다룬 국제신문 <기획보도 ‘집단수용 디아스포라’>와 부산시의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유치 과정을 감시한 부산MBC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추진 감시 보도>를 2024년 3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으로 선정했습니다.

국제신문, 기획보도 ‘집단수용 디아스포라’(신심범 기자)

국제신문은 지난 7월부터 과거 집단수용시설에서 자행된 국가폭력 문제에 대해 집중 조명했습니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나 수용시설이 존재했고, 시설 내 인권유린은 똑같이 이뤄졌습니다. 시설이 무서워 도망친 이들은 본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최대한 먼 곳으로 떠나가야만 했습니다. 국제신문은 “집단수용시설 피해자 다수의 삶은 ‘디아스포라’와 다름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아스포라는 강제로 난민 또는 이주민이 된 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국제신문은 피해자 19명의 수용 이력도를 제작해 총체적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했습니다. 수용 행방이 전국에 걸쳐 뻗어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집단수용 시설 내 문제가 개별적 공간에서 발생한 돌발적 폭력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체계적 폭력인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집단수용시설 내 인권유린은 전국적인 문제이지만,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는 미비합니다. 개별 사건 조사에만 그쳐 있으며, 이마저도 모든 피해자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담당하는 조사기구인 진실ㆍ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내년이면 활동이 종료됩니다. 국제신문은 “집단수용 ‘시설’이 아닌 ‘체계’를 조사해야 한다”며 과거사 조사를 위한 상설기구를 설립과 함께 이를 위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형제복지원’, ‘영화숙ㆍ재생원’, ‘선감학원’ 등에 개별적으로만 주목하던 기존의 언론보도를 뛰어넘어 국제신문은 그 비극적인 사건을 발생시킨 ‘구조’를 드러냈습니다. 다수의 피해생존자 증언을 취재하고 종합해 이것이 한 시설의 일탈이 아니라 국가의 체계적인 폭력이라는 것을 알려, 전국적인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시켰습니다. 이에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부산MBC,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추진 감시 보도(정은주 기자)

부산MBC는 부산시가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의회에 허위 보고 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해외 사례 취재를 통해 문제점을 다각도로 조명했습니다.

앞서 부산시는 퐁피두센터 서울분관 운영이 종료된 후에는 부산에서만 단독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시의회 보고 과정에서도 이 점을 강조해 퐁피두센터와의 양해각서 추진에 대한 시의회 동의를 얻어냈습니다. 그러나 부산MBC가 직접 퐁피두센터에 문의한 결과, 서울과 부산이 동시에 운영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후 부산시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며 단독 운영 주장에 대해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서울과 부산의 동시 운영 가능성은 부산분관 사업 실효성에 중요한 점을 차지합니다. 서울과 동시에 운영될 경우 부산분관의 관객 모집 효과는 그만큼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MBC는 미국의 퐁피두 계획마저 재정 부담을 이유로 무기한 연기된 만큼 신중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여러 언론이 단순히 부산시의 보도자료를 받아쓰기만 했던 가운데, 부산MBC는 직접 국내외 취재를 진행해 지역사회에 검증 여론을 환기했습니다. 덕분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수 있는 사업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론화를 촉발하고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후보작 약평

국제신문, 기획보도 ‘부산 빈집 팬데믹’(김준용 기자)

국제신문은 부산 원도심의 빈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오래된 빈집이 또 다른 빈집을 양산한다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작 부산시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빈집 문제 해결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제해결을 위해 법적ㆍ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노후 공동주택은 부산 전역에 퍼져있다며 이 문제가 단순히 원도심뿐만 아니라 부산 전체의 일이라는 것을 환기시켰습니다.

부산일보, 기획보도 ‘연결: 다시 쓰는 무연고자의 결말’(이대성, 손혜림 기자)

1인 가구와 비혼 증가로 무연고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장례 제도와 문화는 연고자 중심으로 돼 있어 지인들이 대신 장례를 치르는 것이 까다롭습니다. 부산일보는 다섯 차례에 걸쳐 무연고 사망자들의 사연과 함께 현행 장례, 추모 제도의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나아가 동구청과의 협력을 통해 비혈연 장례 확산과 사후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제도와 시스템 구축에도 나섰습니다.

KBS부산, 민자도로 운영 점검 보도(황현규, 강예슬 기자)

부산은 전국에서 유료 민자도로가 가장 많은 도시입니다. 민간이 도로를 운영함에도 통행료 수입을 보전하기로 한 협약 탓에 부산시는 매년 막대한 세금을 퍼붓고 있습니다. KBS부산은 수정터널과 부산항대교 사례를 점검하며 민간 사업자와의 재협상을 통해 부산시가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음에도 이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을 비판했습니다. 부산시의 소극 행정 탓에 불필요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해 부산시의 행동을 유도하는 한편, 부산의 민자도로 문제를 환기시켰습니다.

KBS부산, 해운대 53사단 인근 부지 핀셋특혜 고발 보도(김영록 기자)

KBS부산은 해운대 53사단 인근 연립주택 용지 내 아파트 건립 추진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해운대 53사단 인근 지역에는 4층 이상 건물을 짓지 못하는 용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 건설사가 이 용지를 매입해 29층짜리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며 구청에 신고했습니다. 이례적인 사업안임에도 해당 사업계획은 공람을 거쳐 관할 구청의 심의를 앞둔 상황입니다. KBS부산은 특정 건설사에 대한 ‘핀셋 특혜’라고 지적했습니다. 해운대 53사단 이전으로 개발 수요가 늘어나 난개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특혜 개발 의혹을 고발한 보도로, 시의적절했습니다.

부산MBC, 부전-마산선 안전성 점검 보도(송광모 기자)

4년 전 붕괴 사고를 겪은 부전-마산 복선전철 건설 공사. 부산MBC는 연약한 지반을 이유로 당국이 전철 내 피난시설을 짓지 않겠다고 한 사실을 고발했습니다. 이어 붕괴 사고 당시 진행한 당국의 지반조사가 부실했다는 점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작년 대심도 터널 붕괴 사고부터 올해 사상 인근 싱크홀 사고까지 지하 공사로 인한 안전 우려가 대두되는 가운데, 부산MBC는 당국의 허술한 관리ㆍ감독을 지적한 데 이어 개통 시기를 맞추기 위해 피난시설을 누락하려는 안일한 행태까지 고발했습니다.

KNN, 부산시 ‘페스티벌 시월’ 감시 보도(황보람 기자)

KNN은 부산시가 올해 추진 중인 ‘페스티벌 시월’의 부실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페스티벌 시월’은 부산국제영화제, 국제록페스티벌 등 6개 분야 17개 국제행사를 하나로 통합한 입장권을 판매하는 사업입니다. KNN은 주요 행사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데도 통합권 판매 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조차 제작되지 못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열흘만 사용할 연회 공간을 설치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편성된 점도 비판했습니다. 행사가 진행되기 앞서 사업의 실효성과 준비 과정을 점검해 해당 문제를 지역사회에 선제적으로 공론화한 보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