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8일(목) 저녁, 사무실 인근 중식당 삼천각에서 ‘2025년 회원 송년회’를 열었습니다. 올해 주요 활동과 사업을 함께 만들어온 회원들과 한 해를 돌아보며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회원과 가족, 예비 회원까지 참여해 훈훈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먼저 ‘사진과 퀴즈로 돌아보는 2025년’으로 한해를 돌아봤습니다. 윤석열 탄핵촉구 시민대회에 함께한 회원들 모습, 그리고 재정마련 후원주점에 함께 성공으로 이끈 회원들의 헌신, 미디어교육 회원모임 ‘시선, 달리’의 활약, 새롭게 개편하여 격주 찾아간 ‘봄봄레터’ 등 그 중심에는 회원들이 있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송년회에 참여한 회원들과 ‘부산민언련 어워드, 올해의~~상’ 시상도 진행했습니다. 행사마다 회원들과 나눌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해주시고 하는 조영인 회원껜 ‘산타는 실존상’을, 후원주점을 힘껏 도와주신 김효담 회원께는 ‘자원봉사상’을, 그리고 올해 회원이 되신 정근 회원께는 ‘등장부터 대형신인상’을 비롯해 ‘거리의합창단’ ‘공동체미디어지키미상’ ‘가족의힘상’ ‘대표는역시복대표상’까지 올해 함께해주신 회원 한분 한분의 활동에 감사하고, 성과를 응원하는 훈훈한 시간이었습니다.
계엄과 탄핵, 숨 가빴던 정국 속에서도 이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부산민언련을 지켜온 회원들이 있었기에 송년회가 더욱 단단하고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많은 말보다 “올해도 함께해서 든든했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오간 밤. 함께해주신 모든 회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서로의 곁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합니다.
12월 11일, 부산민언련 정책위원회 올해 마지막 회의가 있었습니다. 한 해의 활동을 돌아보고,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지켜내야 하는지, 또 무엇을 새롭게 질문해야 하는지를 함께 이야기 했는데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퍼블릭액세스 20년, 지방선거와 지역미디어 정책에 대해 깊은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먼저 12월 10일 국회 과방위를 통과한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에 대해 논의 했는데요. 온라인상 허위조작정보로 인한 시민 피해는 분명 존재합니다. ‘사이버렉카 산업’이 공론장을 파괴하고, 혐오·조작 콘텐츠가 돈을 버는 구조가 계속되는 현실에서 “어떤한 조치라도 지금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위원들 사이에서 공유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법안이 가진 위험성도 분명했습니다.
악의·의도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
권력자도 징벌적 손배 청구가 가능해 언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
정권이 바뀔 때, 이 법이 검열 도구로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국제 흐름과 달리 ‘개인 처벌 중심’이라는 지점
“문제는 ‘허위’ 판단이 아니라, 그 판단을 누가 하느냐”, “언론은 의혹 제기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힘 없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오히려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더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또 한편에서는
“허위조작정보를 줄이는 법안이 왜 표현의 자유 침해인가 반발하는 분위기가 잘 와닿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고 “지금의 공론장은 이미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고, 시민 피해가 훨씬 더 크다” “그래서 일정한 ‘선 긋기’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제한할 것인가.” 시민의 권익, 언론의 감시 기능, 그리고 건강한 공론장—그 균형점을 찾기 위한 숙제가 정책위원회에 남았습니다. 더 촘촘히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 논의는 부산MBC <라디오 시민세상> 20주년을 돌아보며, 퍼블릭액세스 방송의 과제를 모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라디오 시민세상>은 20년 동안 단 한 번의 휴방도 없이 이어진 1044회 방송. 시민이 직접 출연하고, 제작하고, 기획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기록의 역사.
위원들은 이를 “지역 민주주의의 시간이 쌓인 아카이브”라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기록만큼이나 앞으로의 과제도 있었습니다.
자료 보존 체계 부재로 값진 기록이 흩어져 있다는 점
예산 축소, 미디어센터 정책 변화, 정책 당국의 관심 약화
접근성 문제—정작 지역 시민들이 듣기 어렵다는 현실
전국 확산의 부재—부산의 특별한 사례가 확산될 수 없는 한계
특히 “왜 공영방송에서 퍼블릭액세스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중요한 지점이었습니다. 20년 전 ‘접근권(access)’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퍼블릭(public)’을 어떻게 새롭게 정의할 것인가가 숙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라디오 시민세상>이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를 우리의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고, “성과는 기록하되, 제도의 미진한 점, 새로운 미디어환경에서 퍼블릭 액세스는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가를 위한 논의는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퍼블릭액세스는 여전히 유효한가요? 그렇다면 무엇을 근거로, 누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지속해야 할까요? 부산민언련 정책위도 열심히 고민해 보기로 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2025년 지방선거에 앞서 지역언론·지역미디어 정책 의제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논의했습니다.
시장 주요사업 홍보 편향,
지방정부의 언론정책 변화,
언론소송(특히 지역언론)의 부담 증가, 등의 문제를 고려할 때,
단순히 선거 국면에 맞춘 메시지보다 장기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 제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또한 부산시 지역언론 지원사업을 검토하기 위한 내부 모니터링 소위 구성이 제안되었고, 2022년 지방선거 정책안을 기본으로 삼되, 부산시 지원사업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정책 제안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다음 정책위원회는 2025년 1월. 올해를 평가하고, 새해 정책 방향을 본격적으로 세울 예정입니다.
2025년 12월 4일 저녁 7시, 12회를 맞은 부산민주언론상 시상식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부산민언련은 12년동안 ‘부산민주언론상’ 선정을 위해 공모, 결선작 심사, 회원투표를 거치며 시민들은 과연 어떠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지지하는지 확인해왔습니다. 올해 역시 부산민언련 회원들은 권력감시, 공론장 회복, 시민 현장 기록이라는 저널리즘의 본령을 가장 충실히 수행한 보도와 프로그램에 많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김보영 정책팀장의 사회로 시작된 시상식은 부산민언련 박정희 사무국장의 제정 취지와 역대 수상작 소개, 그리고 올해의 추천 공모–결선–회원투표 과정 보고로 문을 열었습니다. 올해 추천된 15편의 작품은 2025년 지역언론이 어떤 현장과 시민의 목소리에 응답했는지를 보여주는 소중한 기록이었습니다. 비상계엄–탄핵 국면에서의 시민 행동 기록, 종교·정치·행정의 특혜·유착을 파헤친 감시보도,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밝히는 인권보도, 새로운 플랫폼에서 공론장을 확장한 지역 미디어의 시도까지… 2025년 지역언론이 감당해야 했던 시대적 과제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이어 복성경 대표님의 심사총평이 이어졌습니다.
“부산민언련은 부산민주언론상을 준비하고 선정하는 과정에서 부산시민이 언론다운 언론을 얼마나 열망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응모하신 개인과 단체, 본선 후보작 선정에 수고한 심사위원회, 최종 투표로 언론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한 부산민언련 회원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이 모든 우리의 행동이 결국 언론개혁의 큰 바다로 향하는 작은 물길이라 생각하며 부산민언련도 정진하겠습니다.”
올해 ‘부산민주언론상’ 수상자인 KNN 하영광 기자는 무엇보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뽑아준 상”이라는 점에 깊은 의미를 두었는데요. 매일 뉴스 화면에 얼굴을 비추지만, 실제로 지역 시청자들이 보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는 종종 체감하기 어렵다며, 이번 수상을 통해 지역 시청자들이 보도의 가치를 분명하게 인정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하 기자는 또한 이번 취재가 결코 단순한 취재가 아니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강서구 지역의 개발·행정 구조가 얽혀 있는 특혜 문제는 하나의 단서를 따라가면 다른 의혹이 연이어 드러나는 복잡한 사안이었고, 종교·정치·행정이 맞물린 이해관계 때문에 취재 과정에서 부담과 압박이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손현보 목사 측의 고소 등 법적 압박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선배·동료 기자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지해주며 함께 보도를 이어갔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는데요. 이번 상이 “개인에게 주어진 상이 아니라 팀 전체의 노력과 연대의 결과”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문제의식도 분명히 밝혔습니다. 지역 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진 종교 세력과 정치·행정의 관계가 적절한 감시 없이 작동해왔으며, 그로 인해 “시민이 알아야 할 공적 정보가 가려져 있었다”고 지적했는데요. 하 기자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언론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에서 감시가 필요한 사안을 꾸준히 다루겠다는 의지도 전했습니다.
또 함께 참석한 권용국 촬영기자는 이번 보도는 후배 기자가 큰 심적 부담을 감수하며 진행한 어려운 취재였다며, “압력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실을 확인한 후배 기자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상이 취재팀 전체에게 중요한 격려가 될 것이라고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2019년 이후 7년만에 심사위원단의 심사로 선정된 ‘부산민주언론상 특별상’은 부산대 언론사 ‘채널PNU’에게 돌아갔습니다.
시상에는 부산민언련 한명환 부대표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2025 부산민주언론상 특별상
부산대 언론사 채널PNU <부마 46주년 기획 7부작>
올해 특별상을 수상한 부산대 언론사 ‘채널PNU‘는 청년언론이 가진 역할과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먼저 정윤서 부대신문 국장은 이번 기획이 단순한 연례 보도가 아니라 “몇 년째 꾸준히 이어온 부마항쟁 관련 보도의 연장선”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학교가 부마민주항쟁을 점점 소홀히 기념하는 현실을 보며 문제의식을 느꼈고, 그 아쉬움을 학생기자들이 꾸준한 기록과 취재로 메워왔다는 설명했는데요. 종강호 발행을 앞두고 과중한 일정 속에서 이 상을 받게 되어 팀 전체가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고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남승우 부대방송국장은 ‘채널PNU’가 부산민언련이 7년 만에 수여하는 ‘특별상’이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이 상의 ‘희소성’이 대학언론에게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영상 제작과 기획 기사 작업이 모든 구성원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결과임을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수상은 “학생기자·촬영팀·기획팀 모두가 함께 만든 성취”라며 채널 PNU 후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정수빈 효원헤럴드 국장은 취재 과정에서 만난 부마항쟁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대가 없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행동했다’는 증언이 깊이 남았다고 소개했는데요. 그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대학언론의 역할이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부마항쟁 관련 보도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채널PNU 간사 최민정은 학생들이 민감한 사안을 취재할 때 안전하고 책임 있게 다룰 수 있도록 늘 뒤에서 지원해왔다며, 이번 수상은 학생기자들이 그동안 쏟은 노력에 대한 중요한 인정과 성과라고 말했는데요. 또한 시민사회로부터 받은 이 격려가 청년언론의 활동 지속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회원과 시민사회가 보내는 축하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보면서, 올해 수상작들에게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부산민언련 회원-지역언론-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12년의 기록
올해 추천된 15편 모두는 지역언론이 어떤 고민과 책임감으로 현장을 기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2025년, 시민들이 추운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해, 그 순간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현장에서 애써준 언론인의 헌신은 더욱 빛났습니다. 비록 모든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지역사회가 기억해야 할 소중한 기록입니다.
부산민주언론상은 언론을 평가하는 상이기 전에, 시민이 원하는 저널리즘의 방향을 보여주는 나침반입니다.
올해도 그 나침반을 함께 만들어주신 추천자, 심사위원, 회원, 언론인, 시민사회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AI가 만들어내는 컨텐츠가 폭증하는 시대, 미디어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고 저널리즘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자리였는데요. 슬로우뉴스 이정환 대표가 ‘AI가 불러온 공론장의 위기, 저널리즘은 새로운 공론장을 열어야한다’는 주제로 강의했습니다.
AI가 가져온 언론 현장 변화와 공론장 위기
이정환 대표는 먼저 AI로 가능한 작업들을 사례와 함께 소개했습니다. 기사 요약, 번역, 회의 녹취록 작성 등 과거 기자가 해왔던 일들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체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기존의 작업이나 ‘누가 무엇을 했다’를 단순 전달하는 기사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고 경고했는데요, AI가 만들어내는 기사, 콘텐츠를 85점 정도로 평가하며, 언론은 그 이상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AI 기술의 급속한 확산이 저널리즘의 기반을 흔드는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AI가 만든 책을 1년에 9000권 펴낸 출판사가 등장하고, 유튜브에는 정치인·지식인의 딥페이크 영상이 대량 생산되며, 플랫폼에는 ‘AI 쓰레기 콘텐츠(Tralala)’가 넘쳐나는 현실을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유시민 작가의 발언을 조작한 영상이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한 사례를 설명하며, “가짜 정보가 너무 빨리, 너무 쉽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무엇이 진실인가’보다 ‘무엇이 진실처럼 보이는가’가 더 강력하게 작동하는 시대”라고 진단했습니다.
또한 AI가 만들어낸 기사·영상·이미지들, 부정확하거나 편향된 데이터를 다시 AI가 학습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오염이 발생하고, 결국 AI 자체가 멍청해지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페이스북 가짜 계정 수억 개, AI 논문 급증, 위키피디아 편집의 다양성 감소 등 AI가 정보 생태계 신뢰도 전체를 하락시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저널리즘의 위기, 공론장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저널리즘은
이정환 대표는 AI가 잘하는 영역과 사람이 잘하는 걸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I가 아무리 잘해도 결국 평균을 내거나 기계적 중립을 추론하는 기계일 뿐이며, AI를 뛰어넘는 ‘저널리스트’, 저널리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고,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맥락을 읽어내고 통찰하는 것,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지 않고 구조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 가치 판단과 관점 제시하는 것을 결국 사람의 몫이라고 했습니다. 2시간 분량의 재판 중계 영상을 단 몇분 만에 자막을 만들어내고, 핵심 키워드와 주요 내용을 정리해내는 시대에 기자는 사건의 맥락을 전달하고 쟁점을 해설하고 새로운 공론장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AI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며, 슬로우뉴스가 실험하고 있는 국정감사 감시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AI 시대에도 ‘좋은 보도’의 기준은 변하지 않는다
이미 와 버린 AI시대, 맥락을 짚고, 핵심을 말하고, 통찰력을 가진 좋은 보도가 결국은 공론장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저널리즘이라는 사실. 종이신문 시대나 유튜브 시대나 AI시대나 좋은 시가는 결국 같고, 읽히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마지막 강좌는 AI가 공론장의 위기,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하는 시애에 언론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먼길 달려와 문제의식을 함께 나눠주신 이정환 슬로우뉴스 대표님과 강연에 함께 해주신 시민, 회원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정환 대표를 중심으로 맥락을 짚어내고 사회적 연대에 관심을 기울이며, 질문하고 토론하는 공론장 역할을 하고자 하는 슬로우뉴스의 실험에도 응원을 보냅니다.
지난 11월 17일,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 수상자인 KNN 하영광 기자, 부산MBC 조민희 기자, 부산일보 김백상 기자에게 상패를 전달했습니다.
· KNN <‘세계로 교회 특혜 의혹’ 연속 보도>
· 부산MBC <‘노인 성폭력 실태‘ 연속 기획 보도>
· 부산일보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
KNN 하영광 기자: ‘세계로 교회 특혜 의혹’ 연속 보도
KNN 하영광 기자는 <‘세계로 교회 특혜 의혹’ 연속 보도>를 통해 세계로교회가 설립한 대안학교 관련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쳤습니다. 강서구청이 신청서 없이 시유지 공원 부지를 5년간 무상 임대한 사실, 해당 교회 신자인 시의원들이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를 세 차례 발의한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후, 공립학교에는 사용료를 부과하면서 특정 시설에만 무상 혜택을 준 사실과 무상임대 신청자가 시의원 부친이자 학교 행정실장이었다는 점을 밝혀내 구청과 시의원의 해명이 거짓임을 검증했습니다.
하영광 기자는 ‘올해 초부터 미인가 교육기관에 대한 취재를 해오던 중 세계로교회 사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세계로교회는 보수 집회를 주도하며 주목받았고, 대안학교 개교식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참가한 것을 보고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해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후 무상 임대 사실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보도에 착수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보도 이후 강서구와 세계로교회 측은 정치 공세, 색깔 공세를 벌인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언론중재위원회에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압박에 나서 대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 기자는 압박들이 힘들지는 않지만, 특정 성향으로 낙인찍어 기사의 객관성을 의심받게 되는 상황은 좀 우려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지, 언론공공성부산연대의 논평과 이번 좋은 보도 수상 등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언론인 3년 차에 이 보도를 하며 많은 경험과 공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지방 분권, 지역의 힘을 키우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라며 포부를 밝혔습니다.
부산MBC 조민희 기자: ‘최초 보고, 노인 성폭력 실태’ 연속 기획 보도
조민희 기자는 <‘최초 보고, 노인 성폭력 실태’>를 통해 고령화 사회에서 은폐된 채 방치돼 온 노인 성범죄 문제를 심층적으로 조명했습니다. 지난 3년간 노인 성범죄 1심 판결문 분석을 통해 최근 10년간 177% 급증한 노인 성범죄 통계와 피해 실태, 그리고 솜방망이 처벌 등 노인 성범죄의 실태와 구조적 문제를 짚었습니다. 또한 관련 예산 부재, 법률 지원 사각지대 등 취약한 제도적 문제점도 지적했습니다.
조민희 기자는 “기획 기사로 수상한 것은 처음이라 뜻깊습니다.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기획 보도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지역에서 알아봐 주시고 상을 받게 되어 감사합니다.”라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노인 성폭력’ 문제는 기자 지망생 때부터 관심 가졌던 주제였는데, 이번에 보도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부산에서 당장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아니었지만, 보도 이후에 묻히려던 사건의 피해자분께서 연락을 주시고 제보가 들어오기도 해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보도 후 부산시 산하기관에서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고, 관련 토론회도 개최될 예정입니다. 조 기자는 이 토론회에도 참여할 계획이며, “내년에 조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보도하고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계속 점검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혀, 단순히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제도 개선까지 함께 이끌어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부산일보 김백상 기자: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
김백상 기자는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를 통해 사회·경제적 파급력이 막대한 원전 해체 계획에 대한 검증이 사라졌다며, 경제성, 안전성 확보, 폐기물 처리 등 해체 과정을 둘러싼 핵심 쟁점들을 깊이 있게 다루었습니다.
김백상 기자는 이전에도 원전 취재를 해왔는데, 지난 6월 고리원전 1호기 폐쇄가 최초로 결정되었음에도 언론과 사회의 관심이 적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보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원전 관련 문제는 이념적인 부분과 결부되어 객관적인 평가와 해법 제시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친원전’, ‘탈원전’ 등 이념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객관적인 측면만 살펴보자는 취지로 기사를 썼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기자는 “부산민언련에서 이 점을 좋게 평가해 주셔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전문적인 내용이지만 지역에 중요한 에너지 문제, 원전, 환경 문제에 대해 더욱 객관적인 보도를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수상 소감과 앞으로의 다짐을 전했습니다.
부산민언련은 3분기 좋은 보도를 수상한 기자들을 통해 지역 언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공익을 지키고, 저널리즘의 책임을 실천하는 지역 언론의 좋은 보도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응원하고 발굴해 나가겠습니다. 함께 지켜봐 주시고, 또 함께 힘을 모아주세요.
부산민언련은 시민 누구나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고, 스스로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찾아가는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1월 11일(화) 두번째 ‘찾아가는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진행되었는데요. 반송 명정지역아동센터에서 중·고등학생들과 함께했습니다. 활발하고 솔직한 청소년들의 참여 덕분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깊이 있는 대화와 배움이 이루어진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뭐예요?”
수업은 각자 일상에서 이용하는 미디어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아이들은 자신이 가장 많이 접하는 플랫폼을 빠르게 떠올렸고, 박세미 강사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디어를 읽고, 쓰고,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 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정확한 정보를 찾기 어렵다”, “한 번 본 내용을 그대로 믿을 때가 많다”는 아이들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왜 ‘비판적 읽기’가 필요한지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며 수업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미디어 속 장애인의 반복되는 재현 방식
미디어가 재현하는 여러가지 혐오와 차별 중에서도 이번 교육에서 집중한 것은 ‘미디어 속 장애인의 모습’이었습니다. 드라마와 영화 속 익숙한 장면들을 함께 보며, 미디어가 장애인을 ‘불쌍한 사람’, ‘슈퍼 장애인’, ‘항상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등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사례를 보면서 확인했는데요.
아이들은 자신이 본 드라마와 예능 장면들을 떠올리며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재밌는 장면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다르게 보인다”, “장애인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겠다” 는 말들이 이어졌는데요. 특히 ‘선재업고 튀어’의 휠체어 장면, ‘굿닥터’·‘우영우’의 고기능 천재 서사, ‘7번방의 선물’의 불쌍함 중심 재현 등은 아이들에게 낯설지 않은 소재라 더 큰 공감을 이끌었습니다.
언론 보도 속 차별적 표현 살펴보기
이어서는 언론에서 사용되는 표현을 직접 살펴봤습니다.‘마약 틱’, ‘절름발이 행정’, ‘깜깜이 감염’, ‘정신 나간’ 등 실제 보도에서 사용된 표현들을 보며 한국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 속 ‘장애인 인권’ 조항과 비교했습니다.
아이들은 “뉴스에서도 이렇게 말하는지 몰랐다”, “기자들도 이런 말을 쓰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하며, 언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알고 나면 불편한 차별언어’ 퀴즈
수업 후반부에는 카훗(Kahoot)을 이용한 차별언어 퀴즈가 진행되었습니다. 분위기가 가장 뜨거웠던 시간이었는데요. ‘장애우’가 왜 더 이상 쓰지 않는 표현인지, ‘외발자전거’가 왜 ‘외바퀴 자전거’로 바뀌어야 하는지, ‘반팔티’ 대신 ‘반소매 티셔츠’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 ‘벙어리 장갑’을 왜 ‘손모아 장갑’으로 부르는지 등 일상에서 자주 쓰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단어들이 실제로는 특정 장애를 떠올리게 하거나 비하의 뉘앙스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정답이 공개될 때마다 “아~ 그래서 그렇구나!”하는 반응이 터져 나왔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표현을 돌아보는 모습도 이어졌습니다.
당사자가 만드는 미디어, 그리고 긍정적 재현
마지막으로, 장애인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뉴미디어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굴러라 구르님’, ‘원샷한솔’, ‘하개월’ 등 실제 창작자들의 영상은 아이들에게 큰 흥미를 주었고, “이런 콘텐츠가 더 현실적이고 진짜 같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또한 <모여라 딩동댕>의 ‘하늘이’처럼 어린이 프로그램 속 긍정적 재현 사례를 함께 보며 ‘다른 사람의 삶과 조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미디어’가 왜 중요한지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부산민언련의 ‘찾아가는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내년에도 계속됩니다!
교육 대상의 눈높이에 맞춰, 건강하게 미디어를 소비하고 해석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시민 교육을 꾸준히 진행합니다. 교육을 희망하는 단체·지역 공동체는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해주세요.
지난달 30일 부산MBC 시청자 참여방송(퍼블릭액세스 방송) <라디오 시민세상> 20주년을 맞아 ‘퍼블릭액세스 방송의 가치와 전망’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부산민언련과 부산MBC가 공동 주최한 행사인데요, <라디오 시민세상>을 함께 만들고 출연한 관계자, 시민제작자, 시민 출연자들이 함께했습니다.
시민의 방송 참여권리 실현한 <라디오 시민세상> 20년
먼저 주제 발표를 맡은 박지선 미디어 활동가는 <라디오 시민세상>이 2005년 11월 첫 방송 이후 단 한 번의 휴방도 없이 1044회를 이어오며 시민의 방송 참여권을 보장해온 의미를 짚었습니다. 지속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편성·심의의 자율성을 보장한 ‘퍼블릭액세스 운영위원회’, 시민들의 참여를 지원한 ‘제작지원팀’, 녹음실과 장비 대여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한 ‘시청자미디어센터’ 등 다양한 주체의 협력과 헌신이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라디오 시민세상>이 만들어온 변화도 소개됐습니다. 시민제작자들의 성장, 지역 청년들의 미디어 참여 확대, 대안미디어 활동 확산 등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지난 20년간 축적된 자료들이 부산 시민의 의제와 삶을 담아낸 중요한 공적 자산임에도 체계적으로 보존되지 못한 현실을 지적하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시민미디어 아카이브’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지정토론에 나선 도상형 부산MBC TV제작부장 역시 <라디오 시민세상>이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제작하고 방송하는 퍼블릭액세스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초기부터 부산MBC는 제작비를 전액 부담하고 개입을 최소화했고, 시민·노동자·예술인 등 다양한 목소리를 전하는 공론장, 지역 기록의 장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제도적 지원 확충과 반론권 보장 등을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정유진 시민참여자는 대학 시절부터 <라디오 시민세상>에 참여하며, 사회적 감수성과 시민 의식을 키웠고, 공영장례운동 등 제작 지원을 통해 사회적 연대의 계기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제작지원팀의 협력이 <라디오 시민세상> 지속의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고, 앞으로도 지역과 시민을 잇는 공공미디어로 역할을 이어가길 희망했습니다.
배효순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장은 <라디오 시민세상> 지원은 시청자미디어센터의 핵심 가치인 ‘시청자의 방송 참여와 권익 증진’을 구현하는 대표적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제도적 위기와 예산 축소를 거치며 센터 주요 사업이 미디어교육 중심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이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센터가 퍼블릭 액세스의 가치를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대경 동아대 교수는 먼저 아카이빙을 통해 프로그램을 공공데이터로 활용하고 의미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또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지역민이 참여하는 지역콘텐츠 생산이 더 중요해졌다며, 지역방송, 지역 대학, 시민사회, 부산시 등은 시민 참여 활성화와 퍼블릭액세스 방송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복성경 부산민언련 대표는 부산MBC와 소수 시민단체 중심으로 출발한 <라디오 시민세상>이 지금은 시민사회와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도 참여하며 ‘모두의 방송’으로 변화, 성장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 시청자 주권을 구현하고 지역 공동체와 연결하는 공적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평가했습니다.
갈수록 축소되는 예산 지원을 확대해야 하고, 안정적인 아카이빙을 통한 공적데이터화가 필요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특히 지역 시청자가 쉽게 청취하기 어려운 접근성 문제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센터, 방송사가 협력해 퍼블릭액세스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요구했습니다.
예산 지원·청취 접근성 개선·퍼블릭액세스 논의 확대 과제로
이어 자유토론이 이어졌는데요, 생방송 청취가 어렵다는 현실이 다시 한 번 언급되며, 접근성을 높이고 청취 가능한 채널을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또한 <라디오 시민세상>이 보여준 퍼블릭액세스의 가치에도 불구하고 정책 당국, 유관 기관, 학계의 관심이 줄어든 현실을 지적하며, 퍼블릭액세스 운동과 시청자 참여권의 의미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제도적 토대 강화와 예산 확대를 요구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다시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아울러 <라디오 시민세상>이 부산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지역에서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논의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또 <라디오 시민세상>이 부산만의 사례로 머무르지 않고, 다른 지역에서도 ‘우리도 할 수 있겠다’ 논의로 확장될 수 있도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라디오 시민세상>의 20년은 퍼블릭액세스 방송이 가진 공적 가치와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퍼블릭액세스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앞으로 이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한 논의의 출발점이 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10월 24일 가을 회원행사의 일환으로 ‘최승호 감독과 함께하는 <추적> 상영회’를 진행했습니다.우리 단체는 매년 가을 회원행사를 진행해왔는데요, 이번에는 영화 <추적>을 매개로 언론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부산평화영화제와 함께 협업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는데요, 40여 명의 회원과 시민들이 함께했습니다.
거짓과 침묵으로 만들어진 4대강, 반드시 알려야 했다
다큐 <추적>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문제를 처음 알린 MBC <PD수첩> 최승호 PD(현 뉴스타파 PD)의 작품입니다.
영화는 국민을 속이고 4대강 사업으로 추진한 과정, 감춰진 진실, 그리고 이를 외면한 언론의 침묵을 다뤘습니다.또한 17년이 지난 지금, 4대강의 파괴된 현실을 생생히 담아냈습니다.
최승호 감독은 “<추적>을 완성했다는 사실만으로 큰 안도감을 느꼈다”며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4대강 문제가 당장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사람들이 영화를 통해 4대강 사업의 시작과 과정, 그 속의 왜곡과 거짓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그는 17년 동안 포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문제가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감독이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거짓말’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거짓말 위에 세워졌고, 언론은 그 거짓말을 포장하며 침묵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와 전문가, 공무원, 언론의 거짓과 왜곡으로 밀어붙인 정책은 결국 4대강 환경을 파괴했고, 확산된 녹조 독소는 사람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언론이 권력의 논리에 갇히는 순간, 진실은 사라진다”
언론이 4대강 문제에 침묵하거나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최 감독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진실보다 앞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이 사업 추진 당시부터 지금까지 “4대강 보는 지켜야 한다”는 논리를 퍼뜨렸고, 일부 지역 언론과 결합해 여론이 한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그 결과 4대강이 성공한 사업이며 꼭 필요하다는 ‘거짓된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졌습니다.
그는 “언론이 권력의 논리에 갇히는 순간 진실은 사라진다”며, 언론이 본연의 감시 역할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산·경남 관객의 높은 관심, 지역언론의 감시 필요
최승호 감독은 “그래도 4대강의 진실을 직시하는 시민과 언론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경남 지역은 상대적으로 비판적이고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하며, 실제로 영화 개봉 후 부산이 서울 다음으로 많은 관객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체 상영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낙동강 물 문제와 녹조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뜻입니다.
그는 “부산 시민의 콧속과 공기 중에서도 녹조 독소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며 “부산 지역 언론과 기관이 낙동강의 녹조 상황을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 많이 알릴수록, 토론할 수록 해결에 가까워진다”
‘지금도 4대강의 거짓말이 유지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최 감독은, 4대강 문제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갈등이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보수정부의 주요 치적이었던 만큼, 정치적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는 보 개방을 정부 실패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언론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유튜브 등 대체 매체가 부상하면서 양측의 입장은 더욱 극단적으로 갈렸습니다. 결국 ‘해결보다 대립’을 선호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추적>을 더 많이 보고, 더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민과 함께 4대강 진실과 언론, 시민의 역할 고민한 시간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회원과 시민들은 응원과 질문을 이어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추적>을 봤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에 최승호 감독은 “내년 여름, 녹조가 심해지는 시기에 맞춰 <추적>을 다시 개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사람들의 삶을 위협할 수 있는 4대강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고, 진실을 지키는 언론과 시민의 역할을 함께 고민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금요일 오후임에도 함께해 주시고, 질문과 고민을 나눠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10월 13일, 부산민언련 미디어교육모임 〈시선, 달리〉가 두 번째 열린특강을 열었습니다.
이번 특강은 강언주 새알미디어 공동대표(기후·환경정의 전문 독립 미디어)가 맡아 ‘원전(핵발전)과 지역언론, 핵발전 지역의 언론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위험의 풍경 속에서
강언주 대표는 부산·울산을 “국가권력, 산업논리, 주민의 삶이 교차하는 위험경관(riskscape)”이라 표현했습니다. “국가와 산업은 핵발전을 ‘안전한 풍경’으로 그리지만, 주민은 불안과 투쟁의 풍경 속에 산다.”며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핵밀집 지역에 사는 부울경 주민들의 현실을 짚었습니다.
2015년 부산으로 이사해 실제 핵발전소를 마주한 강대표는 “비핵 지역에서 보던 핵은 뉴스였지만, 이곳의 핵은 삶의 조건이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핵발전과 지역의 불평등
현재 한국에는 25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그중 10기가 수명연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산은 10기의 핵발전소와 맞닿아 있는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위험 지역입니다. 그런데 언론은 이 위험을 얼마나 다루고 있을까요?
강 대표는 지역언론의 현실을 냉정하게 짚었습니다.
사건 중심 보도: 사고가 있어야만 주목하는 ‘일시적 관심’
경제 프레임: “지역경제의 축”이라는 익숙한 수사 뒤에 가려진 불평등
형식적 중립: 찬반을 1:1로 나열하며 힘의 불균형을 감추는 보도
공기업 중심 정보 구조: 한수원 보도자료를 받아쓰는 언론의 현실
“균형이란 찬반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누가 위험을 감수하고 누가 이익을 얻는가를 묻는 일입니다.” 강 대표는 언론이 이 질문을 놓칠 때, 핵발전의 문제는 ‘안전한 산업’으로 포장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위험만 기록하는 언론에서, 전환을 여는 언론으로
강언주 대표는 강연에서 새알미디어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일부를 소개하며, “언론은 사건의 순간만 보도하고, 그 뒤의 삶을 기록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월성 주민들의 갑상선암 소송은 방사능 피해를 호소한 주민들의 오랜 싸움이지만, 언론은 판결 결과만 전하며 그 과정의 불안과 분노, 국가 책임의 문제를 외면해왔습니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 논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은 ‘재가동 여부’ 같은 찬반 구도에 머물며, 그 결정이 지역 주민의 안전과 생태, 그리고 지역 불평등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또한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문제에서는 일본 정부의 발표나 국제기구의 입장만 받아쓰는 보도가 이어졌고, 시민들의 의문과 우려는 공론장에서 사라졌습니다.
강 대표는 이 사례들을 통해 “언론이 사건의 표면을 따라가며 구조를 기록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지적하며, “원전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정의와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언론이 사건이 아니라 구조를, 갈등이 아니라 삶을 기록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역언론이 시민사회와 손잡고 장기적 감시 체계와 협업 저널리즘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또한 “언론은 갈등의 중재자가 아니라 전환의 기록자, 사업의 전달자가 아니라 공공의 감시자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열린특강은 지역언론이 ‘중립’이라는 이름 아래 누락해온 현실을 다시 마주하게 했습니다. 언론을 비평하는 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의 위험을 어떻게 기록하고, 시민의 언어로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핵발전소를 품은 도시는 위험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언론이 달라진다면 전환의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특강은 그 가능성을 확인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시선, 달리>의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해주세요.
9월 30일 ‘시정 감시로 지역을 바꾸는 언론인과 만나다’는 주제로 [언론개혁 미니토크]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매년 지역 언론과 시민의 소통의 시간을 가져왔는데요, 올해는 특히 지역의 핵심 권력인 부산 시정 감시에 적극 나선 기자들과 함께했습니다.
부산시의 민자도로 정책을 감시 보도한 부산MBC 송광모 기자, 투자협약 이행 실태 점검 보도를 했던 KBS부산 강성원 기자를 초대해 보도 과정과 권력 감시의 어려움, 그리고 지역언론 강화를 위한 생각을 듣고, 시민사회의 역할도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두 기자 모두 ‘분기별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수상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시장 발언 하나라도 검증해야 합니다”
먼저 발표에 나선 송광모 기자는 박형준 시장의 ‘청년 유출 감소’ 발언을 통계로 검증한 과정, 민자도로 통행료 대신 세금으로 지급된 1,300억 원 보전 구조를 밝혀낸 탐사보도를 소개했습니다. 부산시장이 “부산시가 청년 유출이 줄었다고 주장했지만, 통계상 그 감소는 코로나19 시기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며 “시장 발언 하나라도 언론이 검증하지 않으면 시민이 잘못된 정보를 갖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민자도로 요금 인상 대신 세금으로 보전된 1,300억 원 규모의 예산 사례를 제시했는데요, “겉보기엔 요금이 그대로지만 실제로는 시민 세금이 대신 오르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정보공개로 받아낸 통계와 자료를 퇴근하고도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보도가 가능했는데, 현실적으로는 “출입기자 1~2명이 매일 수십 건의 보도자료를 검증하기는 불가능하다”는 현실로 짚었습니다.
“성과를 부풀린 MOU, 간판만 남은 기업들”
강성원 기자는 부산시가 “1조 원대 투자유치 성과”를 자랑했지만, 실제 이행률이 저조했던 투자유치 MOU 실태 보도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와 등기부등본 조회, 직접 현장 확인을 통해 “본사 이전이라던 기업들이 공유오피스 한 칸에 간판만 걸린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강 기자는 “이런 부실 협약까지 고용 통계에 잡혀 부산시의 성과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하며, 지역언론의 지속적 추적과 검증 보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KBS 부산총국의 인력·예산 한계와 서울 본사 중심의 중앙집권 구조 문제를 비판했습니다. 시민단체와의 협업, 공동기획 등을 지역 언론의 심층성을 되살리는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지역언론과 지역사회 협업과 연대 필요
미니토크 시간에는 공영방송 감시 역할 강화 방안에 대한 기자들과 시민들의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강성원 기자는 최근 지역언론의 감시보도가 줄어드는 이유로 내부 견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꼽았습니다. 공정방송위원회나 편성위원회 같은 제도는 있으나 실질적 논의는 사라졌고, 보도국 자율성도 위축됐다는 겁니다. 정치 지형이 한쪽으로 쏠리며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 어려운 환경도 짚었습니다.
송광모 기자는 감시 보도 위축 원인으로 인력 부족과 내부 의사소통 부재를 언급하면서도, 시민단체와의 협업 가능성을 지역언론의 돌파구로 제시했다.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나 보도자료 하나하나가 협업의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시각과 의제를 함께 발굴하기를 희망했습니다.
두 기자는 언론 내부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보도국 자율성 회복과 구성원 간의 토론·피드백 문화가 복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지역언론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며, 지역 현안을 꾸준히 다루고 시민과 함께 협업할 때 공공성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 미니토크는 정책 홍보를 넘어 권력 감시와 기록의 책임을 다하는 언론, 그리고 그 언론을 지지하고 비판하는 시민이 있을 때 비로소 지역민주주의가 살아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