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엑스포 유치 활동에 국내언론사만 배불린 부산시
기사거래로 엑스포 검증 패스한 언론
국민과 독자에게 사과하라!
부산시가 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을 한다면서 정작 국내 홍보에 예산을 더 쓴 것으로 드러났다. 엑스포 ‘유치’ 활동보다 국내용 ‘홍보’에 치중한데다 그 과정에서 ‘기사거래 의혹’까지 제기됐다.
뉴스타파 보도 <부산엑스포 예산검증①, ②>(6/20)편에 따르면 부산시 2030 엑스포추진본부는 엑스포 ‘유치·홍보’ 명목으로 300억 원가량을 지출했다. 부산시가 엑스포 유치 예산으로 배정한 330억의 90%에 해당한다. 이중 종합홍보용역비를 제외한 홍보비 118억원 집행 내역을 보면 해외보다 국내 홍보 비용에 더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언론과 광고 홍보비는 48억 5천만 원인 반면, 국내 홍보비는 70억 3천만 원으로 22억 더 지출했다. 2030월드엑스포 개최지는 179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하므로 이들 회원국을 설득하기 위한 유치‧홍보 전략과 예산 집행이 필요한데도 국내 홍보에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한 것이다.
더구나 부산시 국내 홍보비 세부 지출 내역을 들여다보면 홍보 대상과 시기, 기사거래 등 홍보 형식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었다. 먼저 홍보 대상을 보면 단일 홍보 예산으로 가장 많이 집행된 것은 10억 원을 들인 티브이엔(tvN) 예능 프로그램이었고, MBN, 채널A, TV조선 등 종편 채널에만 8억 원이 넘는 홍보비가 지출됐다. 6개 유튜브 채널에도 많게는 1억 원부터 적게는 수천만 원의 홍보비를 사용했다. 소수의 매체에 세금을 그야말로 펑펑 쏟아부었지만 매체 선정기준도 불분명하고 사후 관리도 부실했다.
부산시는 또한 최종 투표를 앞둔 11월 한 달간 국내 신문과 방송에 11억8천여만 원의 광고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차례 걸쳐 신문 전면 광고를 실었는데 개최지 선정 투표 당일에도 전국 33개 신문에 광고를 게재했다. 회원국에 대한 막바지 유치 홍보에 집중해야할 시기에 국내 언론사 배불리기에 세금을 쏟아부은 것이다. 그 결과, 엑스포 유치 과정에 대한 검증은 온데간데없고 국민이 목격한 것은 국내언론의 엑스포 유치 가능성을 점치는 장밋빛 청사진 남발에 당일까지도 ‘해볼 만하다’ ‘백중세’와 같은 오보였다. 결국 국민 세금을 들여 언론의 견제, 감시기능을 광고로 입막음한 셈이다.
엑스포 홍보 예산 집행 과정에서 ‘기획기사와 칼럼 거래 의혹’도 나와 충격을 더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부산시 ‘PR프로그램 활용 홍보계획’ 공문을 보면 홍보내용에 릴레이 기고와 기획기사 연재 계획과 대상 매체까지 명시되어 있었다. 단 5회의 기고와 3회의 기획기사 연재에 1억4천여만 원 예산이 배정되어 있었고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경제로 구체적인 매체까지 지정했다. 실제로 해당 신문에 엑스포 관련 기고와 기획기사가 연재되었고, 부산시는 이를 종합홍보용역 결과 보고, 검수증빙자료 등에서 홍보실적으로 제시했다. 심지어 기고문 청탁도 해당 언론사가 아닌 홍보대행사가 기고문 섭외를 진행했다. 결국 지면에는 기명 칼럼과 기획기사로 나갔지만 실상은 칼럼 1건에 천만 원 상당의 기사형 광고였던 셈이다.
그런데도 부산시와 중앙일보 등 신문사는 기사 거래 의혹을 부인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심각한 언론 윤리 실종이자 독자와 국민에 대한 기만이다.
정부와 부산시, 언론이 투표 당일까지 ‘백중세’라며 유치 가능성을 점쳤던 부산 엑스포 유치전은 결국 참패로 끝났다. 이 결과를 두고 추진 주체의 전략‧외교 실패라는 평가와 함께 언론의 실패도 크게 제기됐다. 대다수 언론이 정부와 부산시가 제공하는 정보를 ‘검증없이 받아쓰기’하며 충실한 조력자 역할을 했고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로 허탈과 실망만 안겼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언론의 엑스포 검증 실종 보도 이면에 부산시의 국내 언론에 대한 홍보비 예산 퍼주기, 부적절한 기사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까지 나와 충격을 던졌다.
국가이벤트 유치에 대한 언론의 감시 책무를 외면하고 기사거래로 독자를 기만한 채 자사 잇속만 챙긴 언론사들은 사과하라. 또한 아무런 반성없이 또다시 엑스포 재추진을 위한 공론화에 나선 부산시는 자성하라. 철저한 복기와 반성 없는 엑스포 재추진은 있을 수 없다.
2024년 6월 26일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