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톺아보기〕 외국인 노동자 월급 246만 원이라고? 부산상의 발표 그대로 받아쓴 지역신문

[지역언론 톺아보기_9월 3주]

 

외국인 노동자 월급이 246만 원이라고?

부산상의 발표 그대로 받아쓴 지역신문

 

지난 6월, 황교안 대표는 부산상공회의(이하. 부산상의)에서 마련한 부산지역 중소기업 대표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 기여한 것이 없다. 그들에게 똑같은 임금수준을 유지해 주어야 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해 논란이 됐습니다. 언론 보도 역시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기보단 ‘논란’으로 일축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보장해주는 것이 도리어 불공정을 초래한다는 발언은 그렇게 공론장 밖으로 밀려나는 듯했습니다.

 

지난 18일 부산상공회의소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지역 제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부산지역 외국인 근로자(노동자) 임금 실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다음날인 19일에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부산에서는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그리고 부산MBC(저녁 메인뉴스 기준)가 보도했습니다. 두 신문사와 부산MBC의 기사는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신문을 살펴보겠습니다. 부산일보는 <부산 제조업 외국인 근로자 평균 임금, 대졸 평균 초임보다 높다>(9/19, 6면, 서준녕 기자)로, 국제신문은 <부산 외국인 근로자 월 246만 원 대졸 평균 초임 232만 원 앞질러>(9/19, 14면, 조민희 기자)로 보도했습니다.

 

 

두 기사가 담고 있는 정보는 이번 조사가 지역 제조업 15개사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과 외국인 노동자의 평균 임금 그리고 해당 임금엔 숙식비가 포함돼 있지 않아 기업의 실질적인 부담은 더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강조된 것은 ‘외국인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임금’, 246만 원이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몇 시간 동안 노동을 하는지는 빠진 채 단순 숫자만 내세우며 이 액수가 대졸 초임보다 높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정작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부산지역 외국인근로자 임금실태 조사 결과보고서>에는 외국인노동자 임금과 우리나라 대졸자 초임을 비교하는 내용이 없습니다. 외국인노동자의 임금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언론이 우리나라 대졸자 초임을 비교대상으로 가져온 것입니다.  황교안 대표처럼 노골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264만 원이라는 액수가 외국인 노동자에겐 ‘과분하다’라고 보도한 셈입니다.

 

두 기사의 첫 문단은 아래와 같습니다.

 

국제신문은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문제라도 되는냥, 최저임금 인상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의 업무는 주로 ‘단순노무’로 업무습득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 수습기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습기간 연장을 대책으로 제시했습니다. 부산일보 또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노동처우를 저임금 ‘메리트’(이익, 장점)라고 표현했습니다.

 

부산MBC는 <“외국인 노동자 월급 평균 246만 원?”>(9/19, 정은주 기자)로 보도했습니다. 앞선 두 신문기사와는 달리 외국인 노동자 임금실태에 대한 현황 파악 필요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번에 부산상의가 조사한 결과(246만 원)와 지난해 국가인권위·이주노동자인권단체가 내놓은 결과(213만 2천 원)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부산MBC는 부산상의의 조사결과가 고용주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주노동자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두 신문사가 부산상의의 조사결과를 그대로 기사화한 것과 비교되는 지점입니다.

 

 

또 인터뷰에서도 차이가 나는데요. 부산일보 기사는 인터뷰이가 없었고 국제신문은 수습기간 연장이 절실하다는 부산상의 관계자의 인터뷰가 유일했습니다.

 

부산MBC 보도에는 총 3명의 인터뷰이가 등장합니다. 가장 먼저 제시되는 인터뷰이는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근무하는 동료입니다. 국제신문이 부산상의 관계자의 “언어, 문화 등의 차이로 업무 숙련에 긴 시간이 소요되는 외국인 근로자의 특수성을 고려해 수습기간의 연장도 절실하다”라는 발언을 실은 것과 달리 부산MBC는 동료의 인터뷰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의 기술 숙련도가 내국인 노동자와 비슷함을 말합니다. 또 부산상의 관계자 인터뷰 뿐만 아니라 이주노동 당사자를 대변해 줄 수 있는 관계자를 인터뷰 해 명세서상의 내역과 실질적으로 받는 임금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음을 말해줍니다.

 

 

“외국인노동자를 차별하자”라는 발언을 실은 언론사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직군도, 경력도 다른 외국인 노동자와 대졸 신입사원의 임금을 비교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더 많음’을 강조했습니다. 몇 년을 일했건 몇 시간을 일했건 또 얼마나 힘든 일을 했건 ‘외국인’이기 때문에 내국인보다는 적게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준 셈입니다. 사실상 외국인과 내국인의 갈등을 부추긴 혐오성 기사입니다.

 

반면 부산MBC는 부산상의의 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하기 보다는 자료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실태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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