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N은 ‘공공성 대폭 강화’, 부산일보는 ‘반쪽 공공성’이라고 평해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구역에 대한 부산시와 조합원 측의 합의안이 지난 17일 나왔습니다.
부산시민공원은 옛 하야리아 미군부지를 돌려받아 조성된 공원으로 350만 부산시민을 위한 공간입니다. 이 시민공원을 둘러싸고 초고층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재정비 촉진사업’이 추진되면서 시민을 위한 공공재가 특정 소수만을 위한 공간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부산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개선안을 모색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노력을 이어왔습니다. 그 결과로 지난 17일 합의안을 발표한 것인데요. 하지만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같은 날 ‘부산시는 역사성과 상징성, 우수한 지리적 여건의 시민공원을 결국, 햇볕 들지 않는 초고층 병풍으로 둘러싸고자 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 부산시의 이번 합의안을 비판하며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먼저 17일 부산시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합의 내용입니다.
| 첫째, 건물 층수와 높이를 하향 조정하여 건축물의 스카이라인을 살리기로 하였다. 부산시가 주거지 아파트 허용 한도로 검토 중인 35층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하는 건축물 수를 29개 동에서 22개 동으로 줄이고, 35층 이하의 저층 건축물을 1개 동에서 18개 동으로 늘려 고층으로 인한 조망 차폐를 저감시켰다.
둘째, 건물 동수와 배치계획을 조정하여 통경축을 확보하고 공원 지역의 일조를 대폭 개선하였다. 촉진2구역의 건물 5개 동을 2개 그룹으로 묶어 통경축을 확보하였으며, 촉진1구역의 동수를 7개 동에서 5개 동으로 줄이고 촉진2구역과의 간격을 기존 계획보다 50% 이상(약 150m) 띄어 남쪽방향에서 시민공원으로 햇빛이 더 들어오도록 계획하였다. 셋째,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리도록 촉진3·4구역에 특별건축구역이라는 대안적인 설계를 추진하였다. 평지와 구릉지 등 자연지형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를 통해 기존의 아파트 단지 배치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새로운 주거형태를 만들었다. 넷째, 새롭게 만들어지는 지역은 열린 공간으로서 24시간 365일 개방되는 마을 형태의 주거지가 될 예정이다. 시는 재정비사업 이후에도 시민 누구에게나 개방된 마을로 유지될 수 있도록 파크시티(가칭)를 전국 최초 5개 단지 전체의 울타리를 없앤 ‘열린 마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합의안을 요약하면, 이번 합의를 통해 전반적으로 아파트 층수가 낮아지고 단지 간 간격이 넓어져 조망권을 확보했으며, 대안설계를 추진해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인데요. 또 모든 아파트 단지의 울타리를 없애 시민들도 자유롭게 시민공원을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도 내세웠습니다. 부산시는 이번 안이 다소 부족하지만 공공성 확보를 위한 여러 논의 끝에 도출한 사회적 합의임을 강조했습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부산시가 17일 발표한 합의는 그간 제기됐던 문제 중 어느 것 하나도 해결하지 못한 채 디자인만 변경됐다며 부산시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17일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가 발표한 성명서 일부입니다.
| [성명서] 부산시는 역사성과 상징성, 우수한 지리적 여건의 시민공원을 결국, 햇볕들지 않는 초고층 병풍으로 둘러싸고자 하는가?
– 일조권, 조망권, 경관문제 및 위화감 조성 등, 어느 것 하나 해결없이 디자인 변경으로 시민을 우롱하는 부산시를 규탄한다. 재정비촉진계획(안)의 기본 계획 및 용적률을 전제로 디자인만 개선한 합의안은 그동안 시민사회가 제기하여 왔던 일조권, 조망권, 경관 및 위화감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어느 것 하나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노정한 작업이었다. 결국 부산시가 시민사회를 제외하고 끝장토론(8월 15일과 16일)과 최종설계회의(10월 4일)를 거쳐 만들어낸 방안이라는 것이, 3구역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여 디자인을 대폭 변경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였다. 오히려 1구역은 5개동으로 변화시키면서 층수는 더 높아졌고 2구역은 손도 대지 못하였던 것이다. 특히 일조권 문제는 시물레이션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어느 정도 일조권이 확보되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건축법상의 일조율도 보장하지 못하는 ‘햇볕’ 들지 않는 공원으로 악명을 드높이게 되었다. |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에 발표한 합의안이 최종안이 되지 않도록 지혜로운 방안을 찾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층수를 낮추고 단지 간 간격을 넓히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17일 합의안을 두고 부산시와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의 입장이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부산지역언론 보도는 어땠을까요?
| 언론 | 날짜 | 순서 지면 | 제목 | 기자 | 인터뷰이 |
| KBS
부산 |
10/17 | 4 |
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합의···설득 작업 남아 |
박선자 | 오거돈(부산시장)/ 김인철(부산시총괄건축가) / 박동훈(촉진2-1구역 조합장) |
| 부산
MBC |
보도 없음 |
||||
| KNN | 10/17 | 1 |
시민공원 재개발, ‘조망권·접근성’ 높인다 |
추종탁 | 김인철(부산시 총괄건축가)/ 최금성(제3촉진지구 조합장)/ 오거돈(부산시장) |
| 10/18 | 7 |
시민단체, 시민공원 재개발 합의안 규탄 |
단신 | ||
| 부산
일보 |
10/18 | 1면 |
시민공원 재정비구역 아파트 층수 낮추고 울타리 없앤다 |
김마선 | 오 시장 |
| 10/18 | 3면 | 공원 접근성 높이고 조망·일조 피해 줄인
‘신개념 파크시티’로 |
김마선 | 김인철 부산시총괄건축가 / 김광회 부산시도시균형재생국장/ 손인상 부산시도시정비과장/ 오거돈 시장/ 부산시 도시계획실 관계자 | |
| 10/18 | 3면 |
조합원 설득 최대 변수·· 행정소송 땐 사업 지연·비용 증가 ‘역효과’ |
장병진 | 2-1구역 박동훈 조합장/ 3구역 최금성 조합장/ 이성근 부산 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 | |
| 10/18 | 31면 |
층수 낮추고 건물 수 늘린 ‘시민공원 아파트 반쪽 공공성’ |
사설 | ||
| 국제
신문 |
10/18 | 1면 |
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
김영록 | 오거돈 시장 |
| 10/18 | 3면 |
평균층수 제한해 스카이라인 보장···경관·공공성 높였다 |
김영록 | 시 김인철 총괄 건축가/ 201구역 박동훈 조합장 | |
기사의 헤드라인과 인터뷰이만 봐도 확인할 수 있듯, 지역 언론은 부산시의 보도자료에 기반해 17일 합의안을 보도했습니다.
먼저 방송뉴스입니다. 방송뉴스는 합의안이 발표된 17일에 보도했는데요. KBS부산은 4번째 소식으로 KNN은 첫 번째 소식으로 보도했습니다. 부산MBC는 보도가 없었습니다. KBS부산과 KNN은 부산시 관계자와 조합측만 인터뷰했고 부산시민의 목소리는 담지 않았습니다. 지난 1년간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도출된 합의안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의안을 양측의 문제로만 보도했고 외부의 목소리는 보도되지 않은 것인데요. 합의안을 비판적으로 점검하는 과정도 없었습니다.
KBS부산 <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합의···설득 작업 남아>은 컴퓨터그래픽 시각화로 이번 합의안 내용을 설명해 이해를 도왔으며 시 관계자 인터뷰로 이번 합의안의 의미를 짚었습니다. 또 조합측 인터뷰를 통해 조합원 설득이 과제로 남아있음을 언급했습니다.
KNN <시민공원 재개발, ‘조망권·접근성’ 높인다>는 KBS부산의 보도보다 이번 합의안의 공공성과 경제성을 좀 더 강조했습니다. 또 KNN은 다음날(18일) 마지막 소식으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의 성명서를 단신으로 보도했습니다.
KNN은 17일 보도에서 이번 합의안을 통해 공공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재개발 아파트 단지 전체에 울타리를 없애 부산시민공원이 아파트 단지 속까지 확장되는 모양새입니다.
무엇보다 공공성이 대폭 개선되는 효과를 거두면서도 주민들과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신문의 경우 좀 차이를 보였는데요. 부산일보는 4건(사설 포함), 국제신문은 2건을 보도했습니다. 두 신문사 모두 18일 1면에 해당 소식을 실었습니다.
부산일보는 1면 <시민공원 재정비구역 아파트 층수 낮추고 울타리 없앤다>에서 이번 합의안의 내용과 조합원 설득이라는 향후 과제를 언급했습니다. 기사의 마지막 문단에선 시민자문위의 공공성 강화방안보다는 후퇴했다는 평가도 있다는 것을 짚었습니다. 3면 <공원 접근성 높이고 조망·일조 피해 줄인 ‘신개념 파크시티’로>에선 이번 합의안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 이번 합의안이 최선은 아니지만, 이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시의 공공성 강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같은 면 아래에는 <조합원 설득 최대 변수···행정소송 땐 사업 지연·비용 증가 ‘역효과’>를 통해 조합원 설득이라는 향후 과제와 이번 합의안을 비판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의 성명서를 언급했습니다. 이번 합의안 관련 보도 중 유일하게 부산시와 조합원 외 인터뷰이로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가 등장했습니다. 또 사설 <층수 낮추고 건물 수 늘린 ‘시민공원 아파트 반쪽 공공성’>에선 이번 합의가 원래 안 보다 오히려 용적률과 건물 밀집도가 높아졌다며 공공성 확보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국제신문은 부산일보 보도에 비해선 비교적 평이했습니다. 1면 <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를 통해 이번 합의안의 내용을 설명하고 3면 <평균층수 제한해 스카이라인 보장···경관·공공성 높였다>에서 추가로 향후 과제를 언급했습니다.
보도 흐름을 살펴보면, 부산일보를 제외한 세 언론사가 비슷한 논조를 보였습니다. 이번 합의안이 다소 부족하긴 하나, 공공성 확보 측면에선 진일보한 측면이 있고 향후 조합원 설득이 과제로 남았다는 겁니다.
10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부산시민공원. 그 상징성을 떠올려보면 비단 이번 합의안이 부산시와 조합원 양측의 문제만은 아닐겁니다. 지역언론의 역할은 부산시민의 입장에서 이번 합의안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 아니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