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언론 모니터

[지역언론 훑어보기] 동해 석유 논란, 부산일보 “석유 수출까지 부푸는 꿈” KBS부산 “부산 경제 새 도약”

지난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부산일보는 “아직 섣부른 낙관은 이르다”고 평가하면서도 “한국이 명실상부한 산유국 대열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고 전했다. KBS부산도 “가스ㆍ석유전 개발 사업이 현실화 되면 부산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반면, 국제신문은 신중론을 펼치면서 이번 정부 발표를 두고 제기되는 의혹들을 전해 차이를 보였다.

기대하면서도 낙관은 경계한 부산일보

대통령 직접 발표에는 “절충형 소통”이라고 평가

부산일보는 641면 기사 <“영일만 해저 140억 배럴 유전 가능성“>에서 “‘산유국’ 대한민국의 꿈이 실현될 것인가”라는 기대감과 함께 대통령의 발표를 전했다. 이어 3면 전체를 할애해 해당 소식을 다뤘는데, ‘산유국 자리매김 넘어 석유ㆍ가스 수출까지 부푸는 꿈’이라는 제목과 함께 “산유국 대열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하며 유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키웠다. 같은 면 기사 <동해발 석유 소식에 코스피 2680선 회복 성공>(3, 6/4)에서는 동해 석유 소식에 당일 코스피가 2,680선을 넘어섰다며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부각하기도 했다.

물론 “섣부른 낙관은 이르다”며 우려 섞인 시선을 보이기도 했지만,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에너지 안보 도약” vs “경제성 더 지켜봐야”>(3면, 6/4)에서 “앞으로 실제 매장량과 경제성 등을 확인해야 하고 상업 개발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섣부른 장밋빛 전망은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같은 면 기사 <산유국 자리매김 넘어 석유ㆍ가스 수출까지 부푸는 꿈>에서는 개발 성공률 20%에 대해 “석유 가스 개발 사업 분야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여전히 실패할 확률이 80%”라며 시추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대통령 발표 이후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사업성에 대한 의문, 자료를 분석한 미국 업체 액트지오에 대한 의혹이 잇따랐다. 그러나 부산일보는 이런 의혹을 정치권 공방으로만 전했다. <‘동해 영일만 석유’ 놓고 여야 공방>(4면, 6/5)에서 여야 정치인의 발언을 인용해 여야의 공방을 전했다. <여야, 영일만 석유 개발 공방전도 ‘점입가경’>(6면, 6/7)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의 보도를 이어갔다.

한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발표한 것을 두고는 “절충형 소통”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발표는 국정브리핑이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취임 후 처음 있는 일로, 부산일보는 <대통령 국정 브리핑 국민 소통 새 방식?>(4면, 6/4)에서 “새로운 형식의 대국민 소통 방안”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대국민소통에 나선 것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라고도 덧붙였다. 당일 오전에야 급박하게 결정된 계획이며, 기자 질문을 따로 받지 않은 일방적인 발표였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지만, 부산일보는 새로운 시도라는 것에 높게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석유 가능성을 판단하기 이른 시점에 대통령이 나서서 발표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2) 이에 대해 부산일보 곽명섭 논설위원은 칼럼 <돌아오지 않는 민심>(6/7)에서 “대통령을 띄우고 싶은 참모들의 과욕이 빚은 일”이라며 아쉬움만 나타냈다.

KBS부산, “부산 경제에 미칠 효과 클 것”

방송에서는 KBS부산만 유일하게 동해 석유 소식을 전했다. KBS부산은 6월 4일 첫 꼭지로 해당 소식을 다뤘는데, <가스·석유전 개발 가능성부산 산업 효과는?>(6/4)에서 가스ㆍ석유전 개발이 현실화 되면 부산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부산 제조업은 철강 제조와 조선ㆍ해양플랜트 기술에 특화돼 있어 “경제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부산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아직 시추 전단계이기에 실현을 가정하고 경제적 효과를 언급하는 것은 이르다. 더구나 사업 가능성부터 업체 선정까지 전방위적으로 정부 계획에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배제한 채 경제적 효과만을 강조하는 성급한 보도 행태를 보였다.

언론의 역할은 경제 효과를 부각하며 기대감만 키울 것이 아니라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는지 점검하는 데 있다. 이런 역할은 공영방송인 KBS에 더욱 엄격하게 요구된다.

사업성 논란, 탐사 분석 업체 전문성 등 여러 의혹 전한 국제신문

국제신문은 6월 4일 1면과 4면 기사에서 정부 발표를 전하고1) 사설을 통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동해 석유·가스 매장지 시추…헛물켜는 일 없어야>(6/4)에서 “우리나라가 산유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번 자료 조사 결과만으로 석유 가스 개발이 현실화한 것처럼 단정하기엔 이르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면서 기대감을 너무 키웠다는 지적도 함께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신중하게 사업을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부산일보와 비슷하게 원론적인 수준의 신중론을 전했지만, 동해가스전을 철수한 호주 업체의 사업성 평가 논란을 다뤄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동해가스전 철수한 호주 업체 “장래성 없는 광구”>(10면, 6/7)에서 “호주 최대 석유개발 회사인 우드사이드가 지난해 동해 심해 가스전 공동탐사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장래성이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개발 가능성을 부풀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번에 자료를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 회사의 전문성 논란도 언급했다. “‘액트지오 본사 주소가 미국의 한 주택이고 직원 수도 10명 안팎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만평을 통해서도 해당 소식을 다루기도 했다. 6월 5일 국제신문은 <고래와 의혹 그림자>라는 제목의 만평을 실었다. 프로젝트 이름이 ‘대왕고래’인 점에서 착안한 그림인데, 거대한 대왕고래와 함께 ‘경제성’, ‘성공률’, ‘국면’, ‘전환’, ‘천공’ 등의 문구가 새겨진 그림자가 그려져 있다. 정부 사업에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사안의 본질 알기엔 부족한 보도들

이번 지역언론 보도에서 사안을 검증하고 사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찾기 어려웠다. 되레 정치권 공방으로 프레임화하거나 대통령의 새로운 소통 방식에 주목하고 부산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는 등 사안의 본질을 호도하는 보도들이 나왔다. 국제신문 역시 제시된 의혹을 소개하는 수준에 그쳐 아쉬웠다. KBS부산 보도처럼 이번 사안은 부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지역언론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언론의 적극적인 검증이 요구된다.

[관련 보도 목록]

1) <동해 140억배럴 석유가스 매장 추정“>(국제신문, 1, 6/4), <삼성전자 시총 5배 매장 추정..최소 5차 시추로 경제성 조사>(국제신문, 4, 6/4)

2) <동해 시추 논란에 엇갈리는 언론비판은 한목소리>(미디어오늘, 6/11)

[5월 마지막주 주목보도] 북항 복합환승센터가 오피스텔로? KBS부산 북항재개발 문제 보도

지난 2월, 동구청이 당초 사업계획 달리 복합환승센터를 오피스텔로 바꾸는 설계 변경을 허가했다. KBS부산은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복합환승센터였던 계획이 사실상 주거 시설로 변질됐다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년 10월 감사원이 이런 설계 변경 허가에 문제가 있다며 검찰 수사까지 요청했지만, 동구청은 이를 무시한 채 결국 수사요청 석 달 여만에 난개발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부산항만공사가 애초에 선정된 복합환승센터 사업자가 아니라 다른 건설사와 토지 매매 계약을 하는 과정에 비위 의혹이 있다는 고발장이 검찰에 제출됐다고 보도했다. 난개발 이면에 불법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을 지적한 것이다. 또 다른 보도를 통해서는 부산항만공사가 복합환승센터 공사 기한을 여러 차례 연기해 주면서 기형적인 개발이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난개발을 초래할 수 있는 사업 당국의 부적절한 일 처리를 지적함과 동시에 그 이면에 불법 거래로 의심되는 정황까지 포착해 북항재개발 문제를 공론화한 보도였다.

[관련 보도 목록]

<북항 복합환승센터 결국 오피스텔감사도 무시>(5/27)

<복합환승센터도 수사 대상사업자 변경 비위 의혹”>(5/27)

<공사 기한 무기한 연기…기형 개발 부추기는 BPA>(5/28)

국제신문의 지나친 자사 주최 행사 보도

부산시와 국제신문은 5월 27일부터 31일까지 ‘해양주간’을 주최했다. 국제신문은 해당 행사를 며칠에 걸쳐 주요면에 보도했다. “해양수산 관련 기관장들이 “부산 영도구 해양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해양과학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해 글로벌 해양력을 키우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고 전했고 개막식에 부산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를 열거하며 주요 인사 250여 명이 참여해 해양주간 위상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행사 개최 전인 5월 24일 1면에서 예고한데 이어 행사기간 개막식부터 12개 세션 내용을 소개했다. 지역의 주요 산업인 해양 산업 관련 이슈를 다룬 행사라고는 하지만 세션별 토론 중계에 치중한데다 행사 예고와 참가자 면면까지 소개하는 등 지나친 지면 할애로 보여 지면 사유화 우려가 제기된다.

국제신문은 이외에도 5월 중에 ‘부산글로벌허브도시포럼’ ‘부산시장배 전국바둑대회’ 등 자사가 공동주최한 행사를 비중 있게 보도한 바 있다.

[관련 보도 목록]

<해양산업의 미래 모색 해양주간’ 27일 개막>(1, 5/24)

<부산서 모색하는 해양산업 미래··· ‘해양주간개막>(사설, 5/27)

<“항만 넘어 해양과학기술 투자 절실“>(1, 5/28)

<“영도 중심 해양신산업… R&D.창업.수출 원스톱체제 가능“>(3, 5/28)

<“유리파우더 산업화 모색62조 항균플라스틱 대체 기대”>(6, 5/29)

<“이산화탄소 흡수 미세조류 생장 촉진유리가 바다 살려”>(6, 5/29)

<“2030년 극지운항 400조 예상방한기술 개발 서둘러야”>(6, 5/30)

<“글로벌 터미널운영사 육성 부산항 고부가가치 창출을”>(6, 5/30)

<“선박 금융지원 정책 세분화 민간의 투자 활성화도 절실”>(6, 5/30)

<“HMM에 북항부지 무상임대 등 필요직원 설득도 병행을”>(6, 5/31)

<“빅데이터 활용한 어장관리 가능… 양식·유통도 최적화”>(6면, 5/31)

부산일보, 일본 정부가 우키시마호 탑승자 명부 보관한 사실 전해

부산일보는 5월 27일 기사를 통해 우키시마호 탑승자 명부를 일본 정부가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런 사실은 배 침몰과 함께 명부가 사라졌다고 그간 주장한 일본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와 함께 부산일보는 사설을 통해서도 관련 소식을 다뤘다. 그동안 일본 정부가 탑승자 명부가 없다고 한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한 데 이어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진상 규명을 촉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일본 정부가 사건을 축소ㆍ은폐했다는 의심이 제기되는 정황을 발견함으로써 우키시마호 사건의 새로운 국면을 제시했다.

[관련 보도 목록]

<우키시마호 탑승자 명부, 일본 정부 보관해 왔다>(1, 5/27)

<우키시마호 탑승자 명부 공개, 일본 진상 규명 나서야>(사설, 5/28)

가덕신공항 건설, 주민 목소리에 주목한 KBS부산과 부산MBC

이르면 올해 말부터 가덕도신공항이 착공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보상ㆍ이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KBS부산과 부산MBC는 현장의 목소리에 주목해 정부 계획대로 2029년 가덕신공항 개항이 가능한 것인지 짚어봤다.

부산MBC는 착공 이전에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보상 문제가 아직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육지보상비 예산 책정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어업권 보상 역시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주 대책 마련도 지지부진한 점을 짚었다. 주민들은 에코델타시티로의 이주와 생계 활동을 위한 대체 부지 마련을 요구하지만, 정부는 연구용역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될 수 없는 상황이다.

KBS부산도 여전히 보상과 이주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주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원주민의 무리한 요구로 사업의 진척이 없다’는 항간의 시선과 달리 이주ㆍ보상 문제가 지지부진한 원인에 정부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보도였다.

[관련 보도 목록]

<가덕도 어업 철수 시작이주 대책 없이 착공?>(KBS부산, 5/28)

<2029년 개항? 지금 가덕도는..>(부산MBC, 5/30)

<가덕공항건설공단 출범..이주대책 ′아직′>(부산MBC, 5/31)

선정적인 폭행 장면 여과 없이 전달한 KNN

KNN은 부산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조폭들의 무차별 시민 폭행 사건을 이틀에 걸쳐 보도하면서 폭행 장면을 여과 없이 반복적으로 노출했다. 수차례 시민을 가격하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됐는데, 상당히 자극적인 장면이라 시청자에게 또 다른 폭력을 안겨주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조폭의 폭력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였겠지만, 자세하게 폭행 장면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관련 보도 목록]

<조직폭력배 눈 마주쳤다고”..시민 폭행>(5/26)

<경찰 집중단속에도 조폭 활개>(5/27)

[지역언론 훑어보기] 영구 방폐장 전락 우려되는 ‘고준위법’, 법안 폐기 우려한 지역언론

지난 5월 29일 21대 국회의 임기가 종료됐다. 21대 국회 마감을 앞두고 지역언론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고준위법), 산업은행 부산이전법, 부산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등을 민생법안이라고 지칭하며 처리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중에서 고준위법은 지역사회의 반발이 크며 시민 안전과 연관돼 있어 숙의가 필요한 법안이다. 국회 마감일에 맞춰 쫓기듯 처리해선 안 되는 문제인 것이다. 고준위법 처리를 요구한 지역언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봤다.

지역사회 우려 제기되는 ‘고준위법’

고준위법은 원전 가동할 때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저장ㆍ처분하는 시설을 짓기 위한 법안이다. 여기에는 영구저장시설이 건립되기 전까지 원전 부지 내에 임시저장시설을 설치ㆍ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역사회는 해당 조항이 임시저장시설을 사실상 영구시설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반발한다.1) 영구저장시설 건립 시점이 명확하지 않아 임시저장시설 운영 기한이 무한정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저장시설이 멀지 않아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를 손 놓고만 있을 순 없는 상황이다.2) 그러나 졸속으로 처리해선 더욱 안 되는 문제다. 만약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대로 통과되면, 부산은 원전에 이어 방폐장까지 떠안게 될 수 있다.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다.

고준위법이 당장 처리해야 할 법안?

부산일보는 <여야 협치 올스톱… 고준위법 등 민생 법안 폐기 수순>(4면, 5/23)에서 고준위법을 비롯한 민생법안이 여야 정쟁으로 폐기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막판까지 여야 간 이견이 가장 없던 법안이 고준위법이었지만, 야당의 특검법 단독 처리와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여야 대치가 극렬해지자 폐기될 우려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된 상태를 언급하며 당장 법안 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산은법ㆍ글로벌법 ‘줄폐기’ … 대치만 하다 결국 빈손 21대 국회>(4면, 5/29)에서는 “저장시설 건설이 미뤄지면 사용후핵연료를 둘 곳이 없어 원전을 멈춰야 할 수 있다”며 처리 시급성을 부각했다.

기사에 드러난 여야 싸움에 희생된 고준위법이라는 프레임은 현재 상정된 고준위법의 문제를 가릴 수 있어 우려된다. 사실은 논란이 있는 법안인데도 무조건 통과돼야 할 법안인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국제신문도 고준위법 등 민생법안이 폐기 수순을 밞게 됐다고 지적했다. 5월 27일 <고준위·산은·글로벌허브법 다시 가시밭길>(3면)에서 고준위법은 여야 모두 처리하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특검법과 거부권 국면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8일 오전 상임위를 열어 의결하고 오후 바로 본회의에 상정, 처리할 수 있다는 ‘실날같은 희망’도 있으나 현재로선 폐기 가능성이 크다”고 알렸다. 부산일보와 마찬가지로 고준위법이 마치 당장 처리가 필요한 법안인 것처럼 보도했다.

KBS부산은 22대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 가운데 고준위법을 언급했다. <22대 국회로 넘어온 지역 현안 ‘가시밭길’>(5/30)에서 “고리원전 내에 임시저장할 사용후핵연료를 영구 처분하는 데 필요한 특별법 제정도 더는 미룰 수 없”지만 여야 대치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전했다. 앞선 신문들의 보도와 비슷하지는 않지만, 고준위법이 안고 있는 쟁점이나 문제점들에 대한 설명 없이 단순히 법안 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목소리에 그쳤다.

지역사회 요구 충실히 전달한 부산MBC

반면 부산MBC는 지역사회 목소리를 담아내 차이를 보였다. <임기 말 ′고준위특별법′ 처리?..지역사회 우려>(5/20)에서 고준위법이 영구방폐장으로 언제 폐기물을 옮길지 시기를 특정하지 않아 영구 방폐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다시 22대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시민사회의 입장을 전했다. 이와 함께 <고준위특별법안 결국 폐기..”핵심은 주민수용성”>(5/28)에서는 법안에 주민 동의를 조건으로 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전하기도 했다. 지금 논의되는 고준위법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지역의 입장에서 풀어낸 보도였다.

한편, KNN은 모니터링 기간 관련 보도가 없었다.

언론의 속도전, 자칫 졸속 처리로 이어질 수도

지역언론이 나서서 고준위법이 당장 처리해야 할 법안이라고 하거나 속도전을 요구하는 것은 우려된다. 이런 보도로 법안의 문제가 지워지는 것도 있지만, 자칫 졸속 처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문은 사설 <‘고리1호’ 해체 시작으로 더 시급해진 핵폐기물 대책>(5/9)을 통해 임시저장시설이 영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주민 설득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기보다는 안전한 핵폐기물 처리를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성숙한 공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참고 자료]

1) <고준위특별법 반대 농성 4일째… “지역 희생 강요“>(오마이뉴스, 24/05/28)

2) <2년 넘게 발묶인 방폐장 특별법’, 여야 원전 갈등 넘을까>(한겨레, 23/11/19)

[5월 4주 주목보도] 대대적으로 재건축 사업 홍보한 부산일보

부산일보는 지난 21일 1면에 한 아파트 재건축이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며 본궤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인가 이후 앞으로의 사업 과정을 알린 기사인데, 문제는 사업 시공사와 건축될 아파트에 대한 홍보성이 짙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자가 부산에 짓는 최초의 하이엔드 아파트라는 점과 고급 온천 형태의 커뮤니티를 아파트 단지 내에 운영할 예정이라는 사실 등 아파트에 긍정적인 사실을 알렸다.

부동산 홍보지에서 볼 법한 광고성 짙은 기사를 신문 1면에 다루는 것은 언론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태라서 심히 우려된다.

[관련 보도]

<해운대구 ‘노른자위’ 삼호가든 재건축 본궤도>(부산일보, 1면, 5/21)

KBS부산, 반 년째 생활임금 미달된 급여 받은 사실 모른 부산시 비판

KBS부산은 생활임금 대상자 중 기준에 미치는 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상당수지만 부산시가 이 사실을 반년이 되도록 전혀 몰랐다는 점을 지적했다. KBS부산에 따르면 작년 부산시는 생활임금을 확정하면서 대상과 금액 모두 확대했지만, 신규 대상자 중에서 생활임금에 충족하지 못한 급여를 받는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급 대상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책임한 부산시의 정책 관리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사였다.

[관련 보도]

<부산시 생활임금 확대 지급?…반 년째 ‘헛걸음’>(KBS부산, 5/21)

방치된 주택개발부지 실태 고발한 부산MBC

부산MBC는 영도구 청학동의 한 주택개발 부지가 수년에 걸쳐 방치되어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실태를 지적했다. 지난 2018년 지역주택조합이 만들어지면서 2021년부터 이 일대 주택 개발 공사가 추진됐는데, 지금은 자금문제와 시공사 변경으로 완전히 공사가 멈춰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해당 부지는 쓰레기로 가득 찼고, 흙더미를 방수포로만 덮어놓기만 해 비만 내리면 흙탕물이 아랫마을로 흘러내리거나 뿌리째 뽑힌 나무가 건물 지붕 위로 쓰러진다고 전했다. 지역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지만, 관할 구청은 손을 놓고 있는 점을 짚었다.

부산MBC는 사유지라해도 방치가 장기화되고 인근 주민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에는 공적개입이 가능하다는 전문가 의견과 주택건립 장기간 표류 시 이를 관리하는 서울시의 ‘공공 관리자 제도’를 소개하며 관할구청의 소극적 행정을 비판했다.

부산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재개발 움직임 이면에 방치된 위험한 공사부지의 실태를 고발하고, 전문가 의견과 타 지자체 사례를 통해 적극적 행정을 주문한 기사였다.

[관련 보도 목록]

<주택개발 부지 방치..주민 안전 위협>(부산MBC, 5/22)

<장기 방치된 주택공사현장, 안전문제 손 놔>(부산MBC, 5/22)

[지역언론 훑어보기]‘노후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부산 선정될 지에만 매몰된 언론

지난 22일, 정부가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 선정계획을 발표했다. 전국의 노후 신도시 정비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사업으로, 이날 가장 먼저 사업을 진행할 지역이 알려졌다. 분당,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만 선도지구로 선정된 것인데, 지역은 전부 배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선도지구로 선정되면 가장 먼저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사업 추진 속도도 빠르고 지원이 집중된다. 국토교통부는 추후 설명을 통해 지역도 요건만 충족된다면 추가로 포함될 수 있다고 했지만, 지역언론은 이런 해명에 대해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KNN “사실상 부산 포함 힘들어” vs 국제 “가능성 있어”

먼저, KNN은 정부가 수도권에 있는 1기 신도시만 선도지구로 포함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노후신도시 정비 ‘해운대 제외’, 부산시 당혹>(5/22)을 보면 이번 발표에서 지역은 완전히 배제됐다며, 지역 부동산 시장에 여파가 미칠 전망이라고 전했다. 지난 23일 진행된 주민설명회에서 부산이 추가 지정될 수 있다는 정부의 설명에 대해서는 “사실상 힘들 전망”이라고 봤다. 국토부는 기본계획 용역만 마치면 추가로 부산을 선도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고 했지만, 선도지구 최종 선정일인 올해 11월까지 용역을 끝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제신문은 KNN과 달리 충분히 부산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22일 정부 발표를 담은 <부산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최대 관건은 주민 동의율>(2, 5/23)에서 부산의 노후계획도시가 선도지구로 선정되려면 주민 동의율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같은 정부 발표에 대해 ‘지역 배제’라고 비판한 KNN과는 달리 ‘배제’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선도지구는 1기 신도시에서 선정하겠다는 정부 발표는 다루지 않은 채 같은 날 발표된 정부의 평가 기준에 대해 자세히 짚을 뿐이었다. 23일 열린 주민설명회 기사 <그린시티(해운대구 좌동)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될 수 있다>(1, 5/24)에서도 지역도 선도지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국토부의 입장에 중점을 뒀다. 선도지구 지정에서 지역은 배제된다는 것에 대해선 일각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좌 : KNN 5월 23일 보도 우 : 국제신문 5월 24일 1면 보도

다른 언론도 부산도 선도지구 지정이 가능하다는 국토부의 입장에 주목했다. 부산MBC는 앞선 22일 정부 발표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23일 주민설명회 내용을 단신으로 전했다. <국토부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부산도 가능”>(5/23)이라는 제목으로 국토부 입장에 중점을 뒀다. 부산일보는 정부 발표 직후 나온 기사에서 “수도권만 우선시하는 국토부의 본색이 드러난 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지만, 주민설명회 이후 기사 <“‘선도지구’ 빠진 해운대도 지정 가능”>(5면, 5/24)에선 부산도 추가 지정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일보 5월 23일 보도와 24일 보도 비교

KNN은 주민설명회 이후 자체 취재를 통해 국토부의 발언을 검증한 반면, 다른 언론은 국토부 발언을 그대로 전한 셈이다. 올해 11월에 선도지구 지정이 마감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부산도 용역만 끝나면 추가 지정될 수 있다는 국토부의 발언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당초 부산시가 예상한 용역 마감 시한은 2026년이었기 때문이다. 단축한다고 해도 올해 안에 마감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다. 이 점을 간과한 채 언론이 국토부 발언만을 인용해 부산도 가능하다고 전한 것은 문제가 있다.

한편, 부산일보는 주민설명회 내용을 담은 기사에서 특정 의원의 역할을 부각하기도 했다. 국토부가 부산도 선도지구 검토에 나설 수 있다는 발언한 배경에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로 꼽히는 국민의힘 주진우(해운대갑) 당선인의 역할이 컸다”고 쓴 것이다. 부산도 선도지구로 지정될 것인지 여부를 알아보는 기사 맥락과는 다소 상관없는 내용이다.

지역언론, 부산 선도지구에 지정되는지만 관심 가져

22일 정부 발표에 부산은 배제됐다는 사실에 초점을 둔 지역언론과 달리, 전국언론은 정책의 부실한 점에 주목했다. 경향신문은 ‘조합원 갈등으로 사업의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며 이주 대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사업성이 낮아 추진이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겨레도 “수도권에서만 2만 가구 이상의 대규모 이주가 발생하는 터라 전세 시장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역시 “대규모 이주 수요로 인한 전ㆍ월세 시장 충격을 흡수하는 대책이 부실하다”며 “올해 초 내세운 ‘2027년 착공’이라는 목표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사업 일정을 추진”한다고 비판했다.

당초부터 노후계획도시 정비 사업은 여러 문제가 지적됐다. 경향신문의 <전국 100만여 가구에 ‘특혜’…노후계획도시특별법 선거용 논란>(23/12/12)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 ‘1기 신도시 특별법’에서 시작된 이 사업은 수도권 중심이라는 문제가 지적되자 ‘노후계획도시’라는 이름으로 바꿔 전국으로 대상지를 확대해 추진했다. 총선을 앞두고 급조한 정책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인 내용에서도 문제가 드러나는데, 대상 지역에 한해 기존 재건축 연한 30년에서 20년으로 단축시켜주는 것부터 최대 500%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완화 및 면제까지 각종 특혜로 점철됐다. 부동산과 건설업계는 사업의 속도가 빨라지고 개발이익이 늘어나 좋겠지만, 그만큼 난개발 우려도 커진다.

선도지구에 부산이 지정되는지 여부에 관심을 두기에 앞서 언론은 해당 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게 필요하다. 지역언론은 이 과정을 생략하고 부산이 포함되는가에만 관심을 둘 뿐이었다. 단순히 지역 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정부 사업에 채택되는 것에만 관심을 두는 모습이라 아쉽다.

KBS부산, 유일하게 노후계획도시 실효성 지적해

대부분 지역언론이 부산 선도지구 지정 가능성을 점치는 가운데, KBS부산만 노후계획도시 사업의 현실성 문제를 짚었다. <노후계획도시 정비 실속있나?’>(5/23)에서 “용적률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분 증가와 초과 이익환수 등을 고려한다면 주민들에게 큰 이익이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사비 폭등으로 인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졌다며 “정비사업의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재건축 연한 단축,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 특혜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KBS부산 5월 23일 보도 갈무리

무엇이 진정 지역 위한 것인지 고민 필요해

국토부의 발언을 신뢰한 채 추가 검증에 나서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사업의 실효성 자체를 짚지 않은 것은 더 큰 문제다. 실속 있는 정책이 도입됐을 때 부산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선도지구 지정에 부산이 배제됐다는 점을 지적하기 앞서, 정부 정책이 과연 부산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검증하는 게 필요하다.

[5월 3주 주목보도]KCC 우승 기사에서 박형준 홍보 나선 부산일보

부산일보는 프로농구 부산 KCC가 리그 우승한 소식과 함께 박형준 부산시장이 경기장에서 춤을 춘 것을 5월 7일 보도했다. 특히 박 시장의 춤을 영상으로 따로 공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이 ‘농구 마니아’로 유명하다는 것이나 ‘승리 요정’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일까지 시시콜콜 알렸다.

박 시장 홍보성 기사는 이뿐만 아니다. 5월 17일 2면 <“홈구장 확 바꿔줄게” 부산시, KCC에 화끈한 우승 보너스>에서 박 시장이 우승 기념으로 KCC 홈구장 시설 개선을 직접 챙겼다고 언급한 데 이어 인터넷에서 박 시장의 춤이 화제가 됐다고도 알리기도 했다.

시장의 댄스 세리모니에 주목하고 농구 마니아로 유명한 시장의 개인 취향을 일일이 설명하는 등의 기사는 홍보성 기사로 비쳐 부적절했다.

[관련 보도 목록]

<“홈구장 확 바꿔줄게부산시, KCC에 화끈한 우승 보너스>(5/17, 2)

<“우승하면 춤” 약속 지킨 박 시장>(5/7, 2면)

KBS부산, 자갈치시장 노점 상인회 문제 연속 보도

노점상인 4백여 명이 가입한 자갈치시장의 한 상인회는 과거 2007년, 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상인들로부터 돈을 거둬놓고 이후 사업이 무산됐는데도 반환하지 않았다. KBS부산은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해당 상인회가 주식회사 등기로 낸 법인회사인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노점상인들에게는 주식회사가 아니라 친목 단체로 알리며 가입을 독려했는데, 부산시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해당 상인회와 현대화 사업 관련 입점 조사를 벌인 점도 알렸다. 이와 함께 문제의 상인회와 부산시가 함께 진행한 실태조사로 올해 신설될 자갈치아지매시장 최종 입점자가 결정됐는데, 선정자 가운데 노점상이 아닌데도 입점 자격을 받은 사람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갈치시장을 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부산시가 부실한 행정을 해 시장 상인들이 피해를 겪게 된 점을 고발한 보도였다.

[관련 보도 목록]

<상인회가 공유수면 매립?노점상인 쌈짓돈 날려>(5/14)

<알고 보니 주식회사부산시 문제없다”>(5/14)

<자갈치 노점상 부정 입점 확인…부산시 방치>(5/16)

해수담수화 시설 활용방안 ‘관광시설’? 또 다른 세금낭비 지적한 부산MBC

사업비 2천억 원을 들여 마련한 기장군 해수담수화 시설, 원전 코앞에 있어 식수는커녕 비싼 가격 탓에 공업용수로도 쓰지 못하고 있다. 부산MBC는 가동 중단 6년 만에 환경부가 내놓은 활용 방안을 점검했다. 부산MBC에 따르면 환경부 보고서는 원전과 인근 반도체 산업단지에 물 공급을 검토해보겠다는 이미 언급된 내용을 짜깁기하고, ′인생 사진′과 체험 활동 장소 등 관광단지로 활용하겠다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산시가 ′물산업 클러스터 사업′과 연계한 추가 활용 방안도 계획 중이지만 이제 막 용역에 들어가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점도 짚었다.

지난 10년간 해당 시설을 공사하고 유지하는 데에 부산시 예산 500억 원이 들었다. 재가동을 위한 핵심 설비 보수에도 800억 원이 넘는 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환경부의 설익은 활용 방안과 부산시의 적극적인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자칫 또 세금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관련 보도]

<2천 억짜리 관광시설? 설익은 대안에 자칫 예산 낭비>(부산MBC, 5/16)

KNN, 전공과 무관한 수업에 교수들 인사 발령한 대학 고발

KNN은 부산의 한 전문대학이 학기가 시작되고 갑자기 전공과 무관한 수업에 교수들을 배치한 사실을 고발했다. 법학박사에게 반려동물보건과 강의를, 언론학박사에게 부동산과 강의를 맡긴 것인데, 교수와 학생의 항의가 잇따랐지만 대학은 학생 수 급감으로 인한 부득이한 조치라는 해명만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 학생식당, 매점 등 학생을 위한 편의 시설도 모두 폐쇄하고 행정직원까지 절반으로 줄여 학사 행정에 대한 불편 민원도 급증하는 점을 알렸다.

이 보도들은 과거 비리로 직을 내려놓았던 총장이 다시 복귀하자 벌어진 한 대학의 민낯을 고발했다.

[관련 보도 목록]

<법학박사가 반려동물 강의? 교수 돌려 막기 논란>(5/13)

<교수 돌려 막기 생존 전략” vs “대학 횡포“>(5/14)

<도서관, 식당, 매점없는 대학학생 불편>(5/16)

[지역언론 훑어보기]14년 만에 경제부시장 폐지한 부산시 조직개편, 언론 평가는 어디에?

부산시가 경제부시장 체제를 미래혁신부시장 체제로 변경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기존 경제부시장의 업무는 행정부시장이 도맡고, 신설되는 미래혁신부시장은 도시계획과 개발 업무에 초점이 맞춰진다.1) 행정과 경제가 통합되며, 도시계획을 전담하는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지는 중요한 변화이지만, 부산지역언론의 보도는 소홀했다.

보도자료 ‘받아쓰기’하고, 방송은 단신만

KBS부산ㆍ부산MBCㆍKNN은 부산시 조직개편 소식을 단신으로 한 건 보도하는 데 그쳤다.2) 보도내용은 14년 만에 경제부시장이 없어지고, 미래혁신부시장이라는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부산시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는 수준이었다. 사안의 중요성에 비하면 소홀한 보도였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관련 보도를 1면에 배치해 방송보다 비교적 관심을 뒀지만, 부산시가 발표한 자료를 전달할 뿐이었다.3) 경제부시장에서 미래혁신부시장 체제로 변경되는 것과 부시장 체제 변화로 인한 기존 하위 조직들의 재배치 계획을 알렸다.

2024년 5월 13일~19일 간 부산지역언론의 부산시 조직개편 관련 보도

유일하게 두 건 보도한 부산일보

부산일보는 1면 보도에서 이어지는 기사를 통해 이번 조직개편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부산시 조직 개편, 현안 사업 추진-글로벌 허브도시 기반 조성에 무게>(3면, 5/15)에서 “시청 안팎에서는 행정ㆍ경제 양 날개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오던 시정의 무게중심이 이번 조직 개편으로 행정부시장 쪽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고 언급했다.4) 행정부시장이 경제 업무까지 도맡으면서 기능이 과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한 것인데, 부산일보는 이 문장 뒤에 곧바로 이준승 행정부시장의 해명 발언을 실었다.

부산시 조직개편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전한 점은 의미가 있었으나, 해당 기사 전반은 부산시의 입장에서 조직개편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기사 서두를 통해 “각 부서와 기능도 재배치함으로써 시정 전반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모색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부산시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취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부산일보 5월 15일 3면 갈무리

한편, 국제신문은 최근 부산 경제 지표가 악화된 것을 다루는 사설에서 부산시 조직개편에 대해 짧게 언급하기도 했다. 5월 16일 사설 <주요 경제지표 곤두박질··· 부산시 특단대책 마련하라>에서 국제신문은 “행정조직 개편이 경제와 민생 회복의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며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을 전했다.5)

부산시 조직개편, 언론이 지나쳐 버릴 사안 아니야

이번 부산시의 조직개편은 앞으로 부산시정의 방향이 결정되는 주요한 현안이다. 언론의 감시가 필요하지만, 단순히 부산시 보도자료를 전하는 수준에 그친 보도가 많아 아쉽다. 아직 부산시의회의 심의가 남아 있는 상황인 만큼 언론이 나서서 예상되는 우려를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행정과 경제가 통합되고, 도시개발 중심의 부시장이 신설되는 것부터 하위조직 재배치로 인한 기능 축소나 혼란 등 여러 우려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길 기대한다.

[관련 보도 목록]

1. 부산시 보도자료

2. <부산시 조직 개편경제부시장미래혁신 부시장’>(KBS부산, 5/14), <부산시 경제부시장미래혁신부시장 변경>(부산MBC, 5/14), <부산시 대대적 조직 개편>(KNN, 5/14)

3. <부산시, 경제부시장미래혁신부시장 체제 변경>(국제신문, 1, 5/16), <부산시, 경제부시장 없애고 미래혁신부시장 신설>(부산일보, 1, 5/15)

4. <부산시 조직 개편, 현안 사업 추진글로벌 허브도시 기반 조성에 무게>(부산일보, 3, 5/15)

5. <주요 경제지표 곤두박질··· 부산시 특단대책 마련하라>(국제신문, 사설, 5/16)

[5월 2주 주목보도]국제, 명지 오염토 아래 80년대 매립장 폐기물 방치 보도

국제신문은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국회도서관 인근에 쌓인 중금속 오염토 아래에 40년 전의 매립장 폐기물이 방치된 것을 확인했다. 국회부산도서관 인근 오염토 문제는 지난 4월 24일 국제신문 보도[<명지 국회도서관 코앞 ‘중금속 범벅 흙더미’>(1면, 4/24)]로 지적된 바 있다. 이번 보도는 중금속 오염토 아래 과거 80년대 비위생 매립장 쓰레기가 여전히 묻혀 있다는 사실을 새로 확인해 알렸다. 또한 비위생 매립 쓰레기 처리를 도맡는 LH 측이 과거에 이미 정비 사업을 끝냈기에 다시 쓰레기 처리를 맡을 수 없다고 밝힌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오염토가 쌓인 해당 부지는 주민들의 생활권에 놓여 있으며 철새 도래지 대체 서식지로 선정된 구역이기도 하다. 주민 건강 침해와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국제신문은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오염토 문제를 고발한 첫 보도에 이어 이번 보도까지 꾸준히 해당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이 보도는 관리 당국의 무책임한 모습까지 지적하며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렸다.

[관련 보도 목록]

<명지 오염토 아래 쓰레기도 잠잔다>(1, 5/7)

<명지 국회도서관 코앞 ‘중금속 범벅 흙더미’>(1면, 4/24)


윤 정부 위기가 ‘여소야대’와 ‘소통 부족’ 때문이라는 부산일보

부산일보는 윤석열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전반적인 평가 기사를 냈다. 5월 9일 1면과 3면, 주요면을 할애해 외교와 국내 정치면에서 정부 평가를 실시했다. 윤석열 정부 2년을 평가한 부산지역 언론은 부산일보가 유일했다.

먼저, 부산일보는 <여소야대-소통 부재 속 개혁-민생 곳곳 파열음>(1면, 5/9)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되는 국정기조를 설정해 과감한 개혁 추진”에 나섰지만 ‘여소야대라는 현실적인 벽’ 탓에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또한 R&D 예산 삭감 논란과 갑작스런 수능 출제 기조 전환 등의 사례에서 드러난 소통 부족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국정기조 방향은 옳았으나 국민이 체감할만한 변화나 소통이 부족했다’는 대통령의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

<협치 외면 강공 일변도… 입법 강행에 거부권 행사 ‘도돌이표’ 공방>(3면, 5/9)에서는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보다는 강경한 자세를 유지한 것에 야당의 독주 탓도 크다고 짚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윤 정부 출범 초기부터 입법 독주와 함께 대여 압박에 매진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풀이한 것이다. 외교ㆍ안보 정책의 성과를 짚은 <한미일 ‘3국 공조’는 일단 격상… 북중러 밀착은 숙제>(3면, 5/9)를 통해서는 ‘가치 외교’로 미국과 일본과 견고하게 결속하고 국제연대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은 앞으로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짚었다.

<부산일보 5월 9일 3면 갈무리>

한국갤럽이 5월 둘째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경제, 복지, 교육, 북한 정책, 외교, 부동산 정책, 인사 등 7개 분야에 대한 정부 평가를 진행했는데, 분야별 긍정평가는 북한 정책 33%, 복지 31%, 외교 30%, 교육 27%, 부동산 23%, 경제 19%, 인사 14% 순이었다. 정부의 전반적인 행보에 대해 국민 대부분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여소야대 국면이나 소통 부족 때문에 현 정부ㆍ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했다고 볼 수 없는 지점이다. 부산일보가 야당의 독주를 문제 삼아 양비론을 펼치는 것은 외려 정부의 실책을 가리는 꼴이다.

[관련 보도 목록]

<여소야대소통 부재 속 개혁민생 곳곳 파열음>(1, 5/9)

<한미일 ‘3국 공조는 일단 격상북중러 밀착은 숙제>(3, 5/9)

<협치 외면 강공 일변도… 입법 강행에 거부권 행사 ‘도돌이표’ 공방>(3면, 5/9)

유튜버 피습 사건, 혈흔 낭자한 현장과 피해자 비명 그대로 전한 KNN

지난 9일 오전, 부산지방법원 인근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KNN은 피습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입수해 피해자가 비명을 지르는 순간을 보여줬다. 또한 사건 이후 혈흔이 낭자한 현장을 모자이크 처리해 20여 초간 비추기도 했다. 특히 기자가 직접 등장해 사건 현장을 가리키며 피가 묻어 있는 현장의 자극적인 모습을 부각했다.

사건 현장의 생생한 전달은 자칫 시청자에 대한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 더욱이 방송의 경우 영상과 소리로 통해 전해지기에 그 강도는 거세진다. 기자의 현장 묘사부터 영상 사용까지 언론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련 보도 목록]

<부산 도심 한복판 대낮 유튜버 칼부림>(5/9)

학교서 많이 쓰는 알루미늄 천장재, 화재 위험성 알린 KNN

지난 3월 18일 일어난 통영 제석초 화재의 주원인으로 드러난 천장재. KNN는 학교에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알루미늄 천장재의 위험성을 알리며, 지금도 학교에 지속적으로 납품되고 있어 학생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을 전했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화재에 취약한 소재의 천장재를 학교에 사용하고 있는 것인데, 교육 당국은 이 같은 천장재가 학교에 얼마나 설치됐는지 파악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KNN은 문제의 천장재가 얼마나 화재에 취약한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화재 실험을 시연해 위험성을 직관적으로 전했다.

[관련 보도 목록]

<학교 천장재가 화재를 더 키웠다>(5/8)

<화재 취약 방염제품 여전히 시공>(5/9)

<방염 천장재 화재 실험, 20초 만에 불길>(5/10)

현안 논의했다? 울산시의회의 이상한 워크숍 고발한 KBS부산

울산시의회 정책지원관과 사무처 직원 30여 명은 지난 3월, 의정활동 지원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경상북도의회를 방문하고 도산서원을 탐방했다. 그러나 사실 당일 경북도의회는 직원 한두명만 있었을 뿐 텅 비어있었다. 울산시의회는 이 사실을 사전에 알았지만 방문을 강행했다. 해당 일정엔 예산 300만 원이 투입됐다. KBS부산은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현안 논의를 핑계로 도산서원만 둘러온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했다.

[관련 보도 목록]

텅 빈 의회 찾아 현안 논의?의문의 워크숍(5/10)

[지역언론 훑어보기]난개발 우려되는 ‘원도심 고도제한 해제’, 필요성만 강조한 국제ㆍ부산

부산시는 지난 9일, 장기 도시계획 규제 완화 검토를 발표하면서 원도심 고도지구 제한 일부 해제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그간 부산 일부 지역은 도시경관과 문화재 보호를 이유로 건축물 높이 제한이 걸려있었다. 시는 주변 조망과 경관 침해 여부를 살펴 해당 지역들의 규제를 해제할지 말지 결정할 방침이다. 국제신문은 “규제 완화로 침체된 건설경기가 살아날지 기대를 모은다”고 언급했고, 부산일보는 “원도심 발전 저해 논란을 촉발해 왔던 산복도로 일대 고도제한이 50여 년만에 풀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며 고도제한 해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국제신문, 우려의 시선 거두고 건설경기 활성화 기대만

국제신문은 5월 10일 1면과 4면 주요면을 할애해 원도심 고도제한 해제 소식을 다뤘다. 원도심 고도제한 해제와 함께 부산시가 같은 날 발표한 △역세권 주변 청년 임대주택 확충 △자연녹지·준공업지역 재건축 지원 △종합병원 시설 확충 지원 △역세권 활성화 계획 수립 등을 포함한 ‘도시계획 규제완화 방안’ 전체 내용도 소개했다.

원도심 고도제한 해제에 대해 국제신문은 “그동안 주민과 지자체 등에서 지속적인 도시계획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도시 여건 변화로 재검토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규제를 재정비해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언급했다.1) 시대 변화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는 부산시의 입장을 반영한 설명이다. 이어 <망양로변-부산진성 일대 50년 만에 고도지구 해제 가능성>(4면, 5/10)에서는 규제 해제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된 망양로변과 부산진성 수영사적공원 충렬사 등 역사문화환경보전지역 주변 고도지구를 사례로 들어 규제 완화 필요성을 시사했다.2)

반면, 시민사회가 제기한 난개발 우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신 “규제 완화로 침체된 건설경기가 살아나고 시민 삶의 질이 높아질지 기대를 모은다”며 고도제한 해제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국제신문 5월 10일 4면 갈무리>

부산일보, “고도제한이 원도심 부활 저해 요인이라며 당위성 설명

난개발 우려에는 과도한 규제 푸는 대신 세밀한 접근 필요하다는 입장

부산일보도 1면과 5면을 통해 해당 소식을 주목했다. <부산시, 원도심 고도제한 전면 손본다>(1면, 5/10)에서 국제신문과 동일하게 지역 건설업계를 살리기 위한 방안이라는 부산시의 설명을 그대로 전하며 “변화된 도시 여건에 맞춰 주민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도심 균형 발전을 꾀하”고자 함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3)

이어 <산복도로 고도제한 50년 만에 해제되나?>(5면, 5/10)에서는 고도제한 해제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4) 이미 주변 지역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서 당초 취지가 퇴색됐다며 고도 제한이 원도심 부활을 저해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바다 조망권을 보호하겠다는 원도심 고도제한이 되레 시민 삶의 질을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주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기사 대부분을 할애했는데, 난개발이나 젠트리피케이션 우려에 대한 언급은 기사 말미에 한 문장 정도로만 차지했다. 부산시는 지난 2020년 12월 ‘도시경관 관리를 위한 부산시 높이관리 기준’을 발표했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함께 1년 반 동안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마련한 기준이었다. 이번 원도심 고도제한 해제 검토 발표는 난개발을 촉진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많은 예산을 사용해 만든 기준을 부산시가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는 문제도 있다. 그러나 부산일보는 그런 우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부산일보는 사설을 통해서도 해당 소식을 다뤘다. <원도심 고도제한 완화, 도시균형발전 취지 잘 살려야>(사설, 5/10)에서 “오랜 규제 탓에 정주 환경이 열악해지고 젊은 세대가 떠나는 곳이 되다 보니 슬럼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쇠락하고 있다”며 “이번 고도제한 완화는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 소멸을 막겠다는 취지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언급했다.5) 그러면서 난개발과 젠트리피케이션 우려에 대해선 고급 주택 단지나 상업시설만 우후죽순 들어서선 안 된다고 지적하며 “과도한 규제를 풀면서 동시에 도시균형발전의 취지를 살리는 것이 이번 도시관리계획 정비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원도심 고도제한 완화가 필요하되, 난개발 방지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취했다.

<부산일보 5월 10일 5면 갈무리>

KBS부산부산MBC, 4년 전 정책과 배치되는 부산시 행보라고 지적

KNN, 난개발과 특혜 우려 제기

지역방송은 부산시의 원도심 고도제한 해제 검토에 대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먼저, KBS부산은 건설경기를 살리는 게 목표라는 부산시의 설명에 대해 “고도 제한 완화를 위한 현장 조사와 의견 수렴이 이뤄졌는지, 또 인구 감소와 경기 불황으로 늪에 빠진 건설 경기가 건축 규제 완화로 살아날 것인지 검증되지 않았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했다.6) 아울러 “무너진 경관 훼손을 막겠다며 전국 최초로 ‘건물 높이 기준’을 만든 부산시가 4년도 안 돼 정반대 정책을 내놔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언급했다. 부산MBC도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지적하며 “원도심 고도제한 완화의 경우 3년 전 부산시가 4억 원을 들여 수립한 높이관리 계획과도 배치된다”고 짚었다.7)

KNN은 전면 규제 완화로 난개발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특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시사했다.8) 난개발을 걱정하는 시민단체 목소리를 빌려 이번 부산시의 규제 완화 발표에 대해 지적했다.[“설익은 계획을 내놓다보니 오히려 경기활성은 뒷전이고 난개발을 하게 되고, 지역에 있는 원주민은 오히려 피해를 보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아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 <부산 도시계획 규제완화….기대보다 우려>(5/8) 일부 내용] 그러면서 “개발수익이 높은 곳일수록 특혜의혹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규제 완화가 특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고도제한 해제 관련 방송 보도(상좌: KBS부산 상우: 부산MBC 하: KNN>

부산시의 규제 완화 결정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 필요해

부산은 난개발 도시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엘시티를 비롯한 해운대와 광안리 해변에 늘어선 초고층 아파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진행된 사업들이지만, 부산의 경관을 해치고 사유화하며 만성 교통체증과 해안 침식을 가속화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기대 효과에 비해 많은 부작용을 떠안게 된 셈인데, 이번 부산시의 원도심 고도제한 해제 검토 발표 역시 비슷한 결과를 낳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부산시는 해안조망과 도시경관 변화를 살펴 고도지구 존치ㆍ완화ㆍ해제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지역언론은 부산시의 결정 과정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관련 보도 목록]

1) <부산 원도심 고도제한 일부 해제>(국제신문, 1면, 5/10)

2) <망양로변부산진성 일대 50년 만에 고도지구 해제 가능성>(국제신문, 4, 5/10)

3) <부산시, 원도심 고도제한 전면 손본다>(부산일보, 1, 5/10)

4) <산복도로 고도제한 50년 만에 해제되나?>(부산일보, 5, 5/10)

5) <원도심 고도제한 완화, 도시균형발전 취지 잘 살려야>(부산일보, 사설, 5/10)

6) <높이·용도 줄줄이 완화시민 위한 정책?>(KBS부산, 5/9)

7) <고도 제한 등 도시개발규제 대폭 풀어..난개발 우려도>(부산MBC, 5/9)

8) <부산 도시계획 규제완화….기대보다 우려>(KNN, 5/8)

[지역언론 훑어보기]’BPA 북항재개발 사업자에 특혜제공’ 감사결과, 부산일보는 관련 감사결과 보도하지 않았다

‘BPA 북항재개발 사업자에 특혜제공’ 감사 결과
부산일보, 자사 관련 감사결과 보도하지 않았다  

지난 2일, 감사원은 ‘주요 SOC(항만) 건설사업관리실태’를 점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신항만 건설과 항만재개발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였는데, 감사 결과에는 지역의 주요 현안인 북항재개발 사업 관련해 부산항만공사(이하 BPA)가 북항재개발 사업자에 대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포함되었다[주요 SOC(항만) 건설사업관리실태 Ⅲ, 5/2, 감사원 보도자료].  

감사원 감사결과, BPA 북항재개발 민간사업자에 특혜 제공 지적
지역언론사도 건축 계획 변경한 사업자에 포함  

감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BPA가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에 참여한 토지매수자들(D3, D2, D1, B3)이 애초 호텔‧신사옥(언론사) 등을 제안하고도 이를 변경해 생활숙박시설이나 주거용 오피스텔로 건축하는 것을 부당하게 인정하여 특혜 제공 및 난개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시정 방안 및 관계자 문책을 요구했다. ?‘주요 SOC(항만) 건설사업관리실태’ 감사원 감사결과 보도자료 중 건축계획 변경 현황(5/2)

감사 결과보고에서 지적된 사업 변경 또는 건축계획 미제출로 언급된 토지 매수자에는 지역 언론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감사원은 언론사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언론사 보도와 부산항만공사 사업계획서 등에 의하면 IT‧영상지구에 해당하는 B2, B3, B4 구역의 사업자가 각각 부산불교방송, 부산일보, 부산MBC이다. 감사원은 B3 사업자(부산일보)가 언론사 신사옥과 오피스를 건축한다는 기존 계획을 무시하고 주거용 오피스텔을 추가하는 것으로 계획을 임의로 변경해 건축심의를 신청했음에도 BPA가 확인없이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B2와 B4 사업자(불교방송, 부산MBC) 경우, 당초 제안된 기간 내에 건축계획이 제시하지 않았지만, BPA가 별도 조치 없이 방치한 점을 지적했다. B3지구에 대해서는 당초 사업자가 제안한 사업계획서 용도대로 적정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요구했다. ?부산항만공사 북항재개발사업 발표자료 중 IT 영상지구(B구역) 소개 자료(2019)

지역방송 감사 결과 D-3구역 특혜에 초점..B지구 언론사 관련 지적은 언급 없어
부산일보, 감사원 감사결과 아예 보도하지 않아


부산의 주요 현안인 만큼 지역언론도 이를 주요하게 보도했지만, 건축 계획 변경 사업자로 언급된 부산일보는 감사 결과를 아예 보도 보도하지 않았다. 지역방송은 D-3구역 특혜에 초점 맞춰 보도했고 IT‧영상지구 언론사 관련 지적은 언급하지 않았다.  

가장 상세히 보도한 것은 국제신문이었다. 국제신문은 <감사원 ”북항 주거난립 시정 않을 땐 손배 청구“>(국제신문, 5/3, 1면), <“해수부·BPA 관리 부실 탓··· 난개발 막을 기회 놓쳤다”>(국제신문, 5/3, 3면)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를 상세히 전했고, 상업‧업무지구(D구역), IT‧영상‧전시지구(B구역), 환승센터 등의 사업 추진현황도 짚었다. 그리고 감사 결과 수용해 제도 개선을 하겠다는 BPA 입장과 북항재개발 사업 차질을 우려하는 지역사회 의견 등을 전했다.  

하지만 지역방송은 감사원 감사결과 중, D3 사업자 특혜만 주목하여 관련 보도를 상세히 전했다. D3 사업자 특혜를 전하면서 KBS부산은 <감사원 “BPA, 북항재개발 민간업자에 특혜 제공”>(5/2)을 통해 감사원 결과가 나온 만큼 검찰 수사가 탄력을 붙을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고, KNN은 <호텔 짓겠다더니 생숙…감사원, “북항재개발 특혜”>(5/2)에서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동력을 잃은 북항 재개발이 더 침체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부산MBC는 <호텔 짓겠다던 곳에 59층짜리 생활형 숙박시설?>(5/2)에서 감사결과를 보도하긴 했지만, 자사 지적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감사원 감사결과 따르면, B4구역(부산MBC 사옥 예정지)에 대해 ‘2023년 3월 현재 당초 매수자가 제안한 기간 내에 건축계획조차 제출하지 않는데도 이행을 독촉하거나 계약해제 등 조치없이 방치’했다는 것인데, 이 지적에 대한 보도는 없었다.  

부산일보는 북항재개발 감사원 감사결과 관련 보도는 한 건도 없었다. 감사결과는 전혀 보도하지 않은 채 5월 7일 <‘부산 미래 동력’ 북항 재개발 3단계 밑그림 그린다>(3면)에서 부산시가 북항재개발 3단계 사업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했다는 내용을 전하며 북항재개발의 긍정적 진행상황만 부각했다.  

부산일보와 부산MBC는 자사와 관련된 내용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북항재개발 사업은 항만 기능이 쇠퇴한 북항 일원을 새로운 도시 공간으로 바꿔 원도심에 활기를 주고, 시민들에게 수변 공간을 돌려주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추진 과정에서 시민사회, 의회 등에서도 감사원이 지적한 특혜‧난개발 의혹은 제기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발표된 감사원 감사결과에서 자사가 포함된 지적사항을 관련 지역 언론사가 의도적이든 아니든 보도하지 않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이번 감사 결과를 계기로 추가적인 문제는 없는지, 언론사를 포함한 사업자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항만공사가 조치 사항을 제대로 수행하는 지 등 북항재개발 사업이 원래 취지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역언론의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