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운동과 미디어교육 활성화를 위해 애쓰셨던 고 윤영태 부산민언련 전 대표님의 1주기 추모 자리를 마련합니다.
함께 기억해 주십시오.
[지역언론 톺아보기_9월 3주]
외국인 노동자 월급이 246만 원이라고?
부산상의 발표 그대로 받아쓴 지역신문
지난 6월, 황교안 대표는 부산상공회의(이하. 부산상의)에서 마련한 부산지역 중소기업 대표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 기여한 것이 없다. 그들에게 똑같은 임금수준을 유지해 주어야 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해 논란이 됐습니다. 언론 보도 역시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기보단 ‘논란’으로 일축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보장해주는 것이 도리어 불공정을 초래한다는 발언은 그렇게 공론장 밖으로 밀려나는 듯했습니다.
지난 18일 부산상공회의소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지역 제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부산지역 외국인 근로자(노동자) 임금 실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다음날인 19일에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부산에서는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그리고 부산MBC(저녁 메인뉴스 기준)가 보도했습니다. 두 신문사와 부산MBC의 기사는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신문을 살펴보겠습니다. 부산일보는 <부산 제조업 외국인 근로자 평균 임금, 대졸 평균 초임보다 높다>(9/19, 6면, 서준녕 기자)로, 국제신문은 <부산 외국인 근로자 월 246만 원 대졸 평균 초임 232만 원 앞질러>(9/19, 14면, 조민희 기자)로 보도했습니다.
두 기사가 담고 있는 정보는 이번 조사가 지역 제조업 15개사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과 외국인 노동자의 평균 임금 그리고 해당 임금엔 숙식비가 포함돼 있지 않아 기업의 실질적인 부담은 더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강조된 것은 ‘외국인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임금’, 246만 원이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몇 시간 동안 노동을 하는지는 빠진 채 단순 숫자만 내세우며 이 액수가 대졸 초임보다 높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정작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부산지역 외국인근로자 임금실태 조사 결과보고서>에는 외국인노동자 임금과 우리나라 대졸자 초임을 비교하는 내용이 없습니다. 외국인노동자의 임금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언론이 우리나라 대졸자 초임을 비교대상으로 가져온 것입니다. 황교안 대표처럼 노골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264만 원이라는 액수가 외국인 노동자에겐 ‘과분하다’라고 보도한 셈입니다.
두 기사의 첫 문단은 아래와 같습니다.
국제신문은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문제라도 되는냥, 최저임금 인상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의 업무는 주로 ‘단순노무’로 업무습득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 수습기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습기간 연장을 대책으로 제시했습니다. 부산일보 또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노동처우를 저임금 ‘메리트’(이익, 장점)라고 표현했습니다.
부산MBC는 <“외국인 노동자 월급 평균 246만 원?”>(9/19, 정은주 기자)로 보도했습니다. 앞선 두 신문기사와는 달리 외국인 노동자 임금실태에 대한 현황 파악 필요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번에 부산상의가 조사한 결과(246만 원)와 지난해 국가인권위·이주노동자인권단체가 내놓은 결과(213만 2천 원)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부산MBC는 부산상의의 조사결과가 고용주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주노동자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두 신문사가 부산상의의 조사결과를 그대로 기사화한 것과 비교되는 지점입니다.
또 인터뷰에서도 차이가 나는데요. 부산일보 기사는 인터뷰이가 없었고 국제신문은 수습기간 연장이 절실하다는 부산상의 관계자의 인터뷰가 유일했습니다.
부산MBC 보도에는 총 3명의 인터뷰이가 등장합니다. 가장 먼저 제시되는 인터뷰이는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근무하는 동료입니다. 국제신문이 부산상의 관계자의 “언어, 문화 등의 차이로 업무 숙련에 긴 시간이 소요되는 외국인 근로자의 특수성을 고려해 수습기간의 연장도 절실하다”라는 발언을 실은 것과 달리 부산MBC는 동료의 인터뷰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의 기술 숙련도가 내국인 노동자와 비슷함을 말합니다. 또 부산상의 관계자 인터뷰 뿐만 아니라 이주노동 당사자를 대변해 줄 수 있는 관계자를 인터뷰 해 명세서상의 내역과 실질적으로 받는 임금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음을 말해줍니다.
“외국인노동자를 차별하자”라는 발언을 실은 언론사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직군도, 경력도 다른 외국인 노동자와 대졸 신입사원의 임금을 비교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더 많음’을 강조했습니다. 몇 년을 일했건 몇 시간을 일했건 또 얼마나 힘든 일을 했건 ‘외국인’이기 때문에 내국인보다는 적게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준 셈입니다. 사실상 외국인과 내국인의 갈등을 부추긴 혐오성 기사입니다.
반면 부산MBC는 부산상의의 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하기 보다는 자료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실태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부산시가 지분 48%를 가지고 있는 골프장 부산 아시아드CC가 지역 유력 정치인과 언론인에게 골프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서병수 전 시장 재직 시절 임명된 구영소 전 대표이사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을 뿐 아니라 대표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이용해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골프예약을 해 주고 무료로 골프를 치게 해줬다는 혐의입니다. 지난 달 박승환(연제구2), 조철호(남구1) 두 시의원이 예약문자 내역을 입수해 고발을 했습니다. 구 전 대표는 서병수 캠프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인물입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구 전 대표가 4년 재직 기간 동안 자기 명의 휴대전화로 직접 예약을 받은 게 무려 4113건입니다. 그 중에서 두 시의원이 접대골프라고 고발한 게 230건이고 40건 넘게 예약을 부탁한 이도 여러 명인데다 명단에는 내년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는 사람, 시의원, 지역 언론사 간부부터 일선 기자까지 그 면면이 충격적입니다. 구 전 대표가 20회 이상 골프 예약을 해 준 언론인이 4명이나 되며 김영란법 시행 이후인 2016년 10월 이후로 무료 골프를 친 것으로 추정되는 언론인도 7명입니다.
박승환, 조철호 시의원은 8월 7일 구 전 대표를 고발하면서 기자회견을 했고 이어 8월 21일에는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과 부산참여연대가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구 전 대표가 받는 혐의에 대해서는 내일신문이 보도했고 기자회견 소식을 연합뉴스, 매일경제, 세계일보, 가야일보, 프레시안, 리더스경제 등이 전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드CC 접대골프에 대한 지역언론 보도는 지지부진합니다. 부산 주요 5개 언론사(KBS부산, 부산MBC, KNN, 부산일보, 국제신문) 중 고발 이후 아시아드CC나 구영소 전 대표이사를 취재한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방송 중에는 부산MBC가 유일하게 8월 7일과 21일 기자회견 소식을 각각 뉴스데스크 7번째 단신으로 내보냈습니다. 부산일보는 두 시의원이 고발장을 제출한 다음날인 8일 11면 좌측 하단에 2단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국제신문은 7일 온라인 기사로 내보냈고 다음날 지면에는 쓰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공영방송인 KBS부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보도가 없었습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번 사건이 구영소 전 대표 개인 비리를 넘어 부산시와 서병수 전 시장의 로비 창구로 아시아드CC가 활용된 것은 아닌지 의혹이 든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지역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인이 시장 측근 인사에게 특혜를 받아 공짜골프를 쳤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뉴스 가치가 있습니다만 정작 지역 언론이 이 사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혹여나 접대를 받은 명단에 자사 기자가 얼마나 있을까 전전긍긍하여 보도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더욱 참담한 일입니다. 이번 수사가 철저히 진행되어 그 동안 지역권력과 언론 간 유착이 있었다면 그 면면을 밝혀내고 쇄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아시아드CC 전 대표 검찰 엄정 수사촉구 기자회견(20190821)
2019년 8월 21일(수) 오전 11시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앞에서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과 부산참여연대가 공동 주최로 권언유착 정황이 파악된 아시아드CC 전 대표에 대한 검찰수사를 철저히 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복성경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를 비롯한 10여 명의 활동가들이 함께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엘시티 비리에 이어 또다시 시신하기관장과 정치,언론계의 유착 정황이 드러나 시민들의 실망이 크다면서 “‘비리백화점’이라 불렸던 엘시티 비리 사건 때도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으나 의혹을 풀지 못한 채 일단락되고 말았다며 이번에야말로 엄정하고 투명한 수사로 지역사회에 만연한 기득권 야합과 권·언 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기를 바란다. 부산시민이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주장했습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검찰은 아시아드CC 전 대표의 권·언 유착 의혹 철저히 수사하라!
부산시의회 박승환, 조철호 의원이 8월 7일 아시아드컨트클럽(이하 아시아드CC) 전 구영소 대표이사를 업무상 배임·횡령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치정에 고발했다.
두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구 전 대표는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해 2,600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아시아드CC에 입혔고, 대표이사에게만 주어진 혜택을 이용해 지인들에게도 이용요금 없이 골프를 치도록 했다고 한다. 이를 숨기기 위해 직원에게 법인카드 사용 내용을 허위기재 하게 하고, 골프장 방문자를 기록하는 프로 진행원(캐디)의 업무 수첩을 파쇄하도록 하는 등 증거 인멸을 지시했다고 한다.
아시아드CC는 관광사업·개발 운영 등의 공적 목적을 위해 부산시가 전체 지분의 48%를 보유하고 최대주주로 있는 시 산하기관이다. 두 의원의 고발장대로라면 구 전 대표는 시 산하기관을 사적 이익과 인맥 관리의 장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더구나 구영소 전 대표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임명한 측근이었다. 4년 재임 기간 아시아드CC를 개인의 비리를 넘어 부산시와 서병수 전 시장의 인맥 관리와 로비 창구 역할로 활용한 것은 아닌지 의혹마저 든다.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구 전 대표이사가 접대한 규모와 인사들의 면면이다. 내일신문이 박승환, 조철호 의원의 고발장과 아시아드CC 예약문자 발송 내역을 입수해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8월 7일 <부산시 소유 골프장 억대 접대골프 의혹>, 8월 9일 <아시아드CC 대표, 4년간 4천 건 예약>) 구영소 전 대표가 4년 재직기간 동안 자기 명의의 휴대전화로 직접 예약을 받은 것이 무려 4113건이다. 이중 자신의 이름으로 예약한 것은 2번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부탁한 지인의 예약을 대신 받은 것이다.
또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 자료가 삭제된 가운데에도 두 의원이 접대골프라고 고발한 것만 230건인데 정치인과 언론인이 다수 포함되었다고 한다. 40건 넘게 예약을 부탁한 이도 여럿이고 내년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는 사람, 시의원 등 정치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 고발 명단에는 언론인도 다수 포함됐는데 간부부터 일선기자까지 다양했고, 구 전 대표가 20회 이상 골프 예약을 해준 언론인도 4명이나 되며, 김영란법 시행 이후인 2016년 10월 이후 무료골프를 친 것으로 추정되는 언론인도 7명이나 된다고 하니 참담하기 그지없다.
물론 내일신문이 입수해 보도한 것은 ‘예약문자 발송 내역’으로 실제 공짜골프로 이어졌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전산 파일과 캐디 수첩 등이 삭제되거나 소각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구 전 대표는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므로 고발장을 접수한 부산지검 동부지청의 책임이 막중하다. 공적 목적의 시 산하기관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철저히 이용한 구 전 대표의 휴대전화 확보와 동반자 신원에 대한 파악 등 신속히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증거가 없어 제대로 의혹을 못 밝히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될 것이다. 또 고발장 명단에 포함된 정치인, 언론인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시 산하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정치권, 언론인들이 스스럼없이 공짜골프 접대를 받으며 로비의 대상이 되어왔다는 의혹을, 4년 동안 아시아드CC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남김없이 규명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불법과 탈법, 특혜를 위해 정치권과 재계, 금융권과 언론까지 전방위 비리의 사슬로 엮였던 엘시티 사건을 잊지 않고 있다. 당시 ‘비리백화점’이라고 불렸던 엘시티 비리 사건 때도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으나 의혹을 풀지 못한 채 일단락되고 말았다. 이번 사건도 의혹 규명을 못 한 채 흐지부지 넘어간다면 정치권과 언론계에 이어 검찰 또한 연루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이번에야말로 엄정하고 투명한 수사로 지역사회에 만연한 기득권 야합과 권·언 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기를 바란다. 부산시민이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2019년 8월 21일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부산참여연대
[지역언론 톺아보기-7월 2주 (2)]
KNN ‘인물 포커스’, 안병길 전 부산일보 대표이사 출마 발표 기회 줘

KNN이 편집권 침해 논란으로 퇴진 요구를 받았던 안병길 전 부산일보 대표이사의 출마 발표 기회를 주었습니다. 안병길 전 대표이사는 지난해 부산일보 편집권 침해 논란과 사장 배우자 출마 문제로 160일 동안 노동조합과 시민사회의 퇴진 요구를 받았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KNN은 7월 3일 아침뉴스 <모닝와이드> 속 코너 ‘인물포커스’에서 안병길 자유한국당 중앙위 해양수산위원장을 출연시켰습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심 잡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중앙위 위원장직을 맡으며 본격 정치에 나선 안 위원장을 초대해 해양수산위원장으로서 계획과 총선 출마 의사 등을 들었습니다.
진행자가 말한 대로 총선을 앞두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특정 인사를 초대해 출마의 포부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분명 특별대우로 보입니다. 활동이나 직책과 관련하여 시의성에 맞지도 않습니다. 더구나 안병길 위원장은 언론사 대표이사 재임시절 공정성 훼손, 편집권 침해 논란 등으로 지역사회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은 인물이기에 주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올해 2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불과 3개월도 안 된 5월에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고 중앙위 위원장직을 맡았는데, 정치를 감시하던 언론사 대표가 곧바로 특정 정당에 몸담는 것이 적절한지도 의문이 듭니다.


안병길 위원장은 부산일보 대표이사로 있던 지난해 5월 지방선거 당시 배우자가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고 시의원에 출마하여 선거보도의 공공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공정성 훼손을 우려하던 구성원에게 선거에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배우자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를 보내는 등 약속을 어기고 선거에 개입하기 까지 했습니다. 편집권 침해 비판도 받았습니다. 노동조합과 기자협회가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편집권 침해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 과반 이상이 침해가 있었다고 답했고, 동료가 편집권 침해를 겪는 것을 목격한 비율은 70%가 넘었습니다. 부산일보 구성원들이 보도 공정성 훼손, 편집권 침해를 우려하며 사장 퇴진 운동을 160여일 벌인 끝에 결국 퇴사 의사를 밝히고 올해 2월 사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한마디로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그런데 KNN ‘인물 포커스’에서는 32년 언론인 경력을 강조하면서도 대표이사 시절 논란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KNN은 지난해 부산일보 구성원과 시민사회의 퇴진 운동이 한창일 때 관련 이슈를 아예 보도 하지 않아 편집권 침해 문제를 지적한 지역의 다른 언론사와 비교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치인으로 변신하자마자 6분이 넘는 인터뷰 코너에 초대해 ‘자유한국당 중앙위 해수위원장으로서 역할’ ‘총선 출마여부’ ‘정치인 관점으로 본 현 국회는?’ 언론사 경험을 정치에 어떻게 녹여낼건지‘ ‘지역민 민심 챙기기 방안은?’ 이라는 질문에 답할 기회를 줬습니다. 언론인 출신에 대한 동업자 감싸기였는지는 몰라도 결코 공정하지도, 적절하지도 못한 뉴스였습니다.
<지역언론 톺아보기- 7월 1주 (1)>
KNN은 7월 5일 금요일 <뉴스아이> 일곱번째 꼭지로 <주류업계, 점유율 주도권 경쟁 치열>이라는 리포트를 냈습니다. 이 뉴스를 시작하는 첫 화면에는 하이트진로가 새로 출시한 ‘테라’ 맥주 상품이 주인공으로 등장했습니다.
앵커는 “지역 향토기업 하이트진로가 맥주 신제품 테라의 흥행 성공으로 지역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라고 뉴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기자는 “출시 100일만에 전국에서 1억병이 팔린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입니다. 초당 11.6병이 판매됐는데, 최근 나온 맥주 신제품 가운데 단연 1등입니다.” 라고 멘트를 했습니다. 화면에는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맥주 ‘테라’ 와 ‘테라’를 집어드는 시민의 모습이 잡혔습니다. 다분히 의도적인 상표 노출입니다. 기자가 ‘단연 1등’, ‘기록적인 판매량’ 이라고 말하는 걸 봐도 테라를 홍보하기 위한 리포트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7월 2일에 ‘테라’ 출시 100일을 맞아 테라 1억병을 팔았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KNN 리포트의 “100일만에 1억 병 판매”, “초당 11.6병 팔렸다”는 건 이 보도자료에서 따온 내용입니다. 더군다나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 KNN이 주최한 센텀맥주축제에 참여한 스폰서 기업입니다. 이 축제에서 제공된 맥주는 테라 1종입니다.
이어지는 화면에는 지난 센텀맥주축제에서 테라 맥주를 마시는 시민들의 모습이 여러 컷 등장합니다.
리포트는 뒤이어서 무학과 대선주조의 신제품 전략도 이야기합니다. 마치 향토 주류기업들이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구도를 짰지만 맥주는 테라만 등장할 뿐, 무학과 대선주조에서는 소주 상품을 소개합니다. 소주 상품에 대한 소개도 홍보 일색입니다. 신제품을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다, ‘가격을 동결한 게 적중’했다, ‘저도주 문화를 이끌겠다’ 는 각 회사 자체 평가를 인용하면서 무학 대표이사, 대선주조 홍보팀장 인터뷰를 했습니다.
‘테라’ 하나만 가지고 리포트를 만들면 영락없는 홍보기사가 되니 나머지 두 회사와 함께 지역 향토기업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뉴스를 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자사 행사에 스폰서로 참여한 하이트진로를 홍보해주는 리포트로 판단합니다. 이 리포트는 저녁 메인뉴스 시간에 2분 9초 길이로 방송됐습니다.
올해 청년저널리즘캠프를 소개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어떤 이야기와 활동을 배치하면 좋을지 고르고 골라 배치했답니다. 3일간 강의를 듣고 팀을 구성한 후, 이후 2주간 지역언론 현업 기자, 피디 멘토와 함께 직접 취재와 제작을 해보는 과정입니다. 예년 참가자들은 같은 꿈을 꾸는 동료들을 만나는 것이 큰 매력이라고 꼽기도 했습니다. 저널리스트,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하는 또는 이미 시작을 한 청년이라면- 청캠에 참여하세요!^^*
*경남지역 참가자에게는 숙소를 제공합니다.
*참가신청
[지역언론 톺아보기]
부산일보 오늘(7월 5일)자 2면 기사입니다. 처음에는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파업을 응원하는 기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읽어보니 애매합니다. 조리사들이 파업 불참을 선언한 ‘덕분’에 아이들이 빵이 아니라 밥을 먹게 되었답니다. 거기다 학부모들이 아이들 입에 밥을 챙겨 주려 ‘육아 동지애’를 발휘해주는 조리사들을 모르는 척 할 수 없어 노동자들 대신에 피켓을 들고 ‘비정규직 파업지지’에 나섰다고 썼습니다. 이 기사는 이번 파업이 부당하다고 쓰지는 않았습니다. 파업을 지지한다는 부모들의 목소리도 담은 듯 합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차질없이 밥을 빠뜨리지 않고 먹인 사례를 미담처럼 소개하고 있습니다. 논점을 흐리고 합법적인 단체행동권을 행사하는 학비노조에 부정적인 여론을 만드는 악의적인 기사입니다.
더 문제는 인터뷰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겁니다. 학비노조에 확인한 결과, 인터뷰를 한 조합원들은 기사가 이렇게 쓰여질 줄 몰랐다고 합니다. 조리사들은 학교 상황 때문에 파업에 불참하게 되었는데, 마음은 파업에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답니다.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 불참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함께 인터뷰 사진을 찍은 한 조합원은 어제 파업에 참가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조리사들이 파업에 불참하고 아이들에게 밥을 먹여서 지지를 한 게 아니라, ‘비정규직 파업’을 지지하기 때문에 피켓팅에 나선 것이라고 합니다. 당사자들의 항의로 지금 이 기사는 인터넷판에서 삭제되었습니다.
이 기사 초판 제목은 “아이들이 눈에 밟혀요”였습니다. 급식실을 떠나 총파업에 참가한 조리사들이라고 아이들이 눈에 밟히지 않았을까요. 왜 파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조합원들의 요구와 배경을 더 들여다보는 기사가 필요합니다.
부산민언련이 <2019 시민 미디어 강좌>를 엽니다.
언론불신의 시대, 저널리즘을 찾는 이들과 함께 참언론을 고민해 봅니다.
6월 13일부터 7월 4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양정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 열립니다.
전 강의 무료이니 서둘러 신청해 주세요~
https://forms.gle/aY5e1Xjju2shcg2n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