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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언박싱] ‘속도전 vs 신중론’ 중계 속 검증 놓친 행정통합 보도

🌿 부산민언련 [언론 언박싱]
프레임 뒤에 가려진 진실, 시민의 눈으로 풀어봅니다~  

안녕하세요! 부산민언련의 언론모니터 브리핑 [언론 언박싱]입니다.
올해 초, 부산·경남을 뜨겁게 달궜던 ‘행정통합’ 뉴스들 기억하시나요? 정부의 ‘4년간 20조 원 지원’ 인센티브안 발표와 광주·전남 등 타 지자체의 특별법 발의 등 속도전이 맞물리면서 우리 지역 언론들도 앞다투어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그 수많은 기사 속에 정작 주인공이어야 할 ‘시민’과 ‘자치’의 본질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지역언론이 내놓은 행정통합 관련 보도, 지금부터 ‘언박싱’해 보겠습니다.🌱

속도전 vs 신중론 중계 속 검증 놓친 행정통합 보도  
정부의 ‘4년간 20조 원 지원’ 발표 이후, 지역언론의 시선은 ‘누가 더 빠른가’와 ‘얼마를 받는가’에 집중했는데요. 행정통합을 ‘지역 소멸의 대안’이 아닌 ‘속도전과 신중론’, 검증 없는 ‘따옴표 보도’, 그리고 시민의 삶은 지워진 ‘특례 선점 경쟁’으로만 소비한 언론의 모습, 세 가지 포인트로 짚어봅니다.


1. ‘속도’에 매몰되거나 ‘신중’ 뒤에 숨거나
🕒 속도전 vs 신중론: 국제신문은 타 지자체와의 속도전을 강조하며 “낙동강 오리알”, “골든타임 허비”라며 지자체장의 결단을 압박했는데요. 특히 타 지자체에 특례를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하며 가장 강력하게 ‘6월 통합’을 주문했습니다. 반면 부산일보는 정부의 속도전을 ‘선거용’이라 비판하며 지자체의 ‘신중론’을 옹호했지만, 정작 지자체가 내놓은 ‘부산·경남 행정통합 로드맵’이 과연 시민을 위한 최선인지에 대한 날카로운 검증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현상전달, 정쟁 경계: 지역방송은 정부 통합안의 실효성 한계와 지자체의 단계적 추진안을 사실 위주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는데요. 특히 행정통합의 변수(KBS부산)를 짚거나 정쟁 프레임을 경계(부산MBC)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여론 지형과 정부-지자체 간의 ‘온도 차’를 중계(KNN)하는데 집중하기도 했습니다.   좌: <‘2028년 통합’ 느긋한 PK, 핵심 먹거리 다 뺏길 판>(국제신문, 2/18) 우: <’20조’ 통합특별시, 자치권 이양은 미흡>(부산일보, 1/19)


2. ‘따옴표’ 보도에 갇혀, ‘로드맵’ 검증은 눈감나?
😫 정치권 주요 중계, 시민은 단신: 보도의 중심에는 항상 박형준 시장, 박완수 지사 등 여야 정치인들만 있었습니다. “통합하자”, “천천히 하자”는 단체장들의 입장은 생중계 수준으로 다뤄진 반면, 속도전을 우려하거나 제대로 된 공론화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성명은 ‘단신’으로 밀려나거나 소외되었죠.
‘로드맵’ 검증은?: 특히 부산시와 경남도가 발표한 ‘2028년 행정통합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을 심층 해부한 보도는 부족했는데요. 시민사회는 “헌법 개정과 조세 체계 개편 없이는 현실화하기 어려운 요구를 선결 조건으로 내건 것은 사실상 통합 실패의 책임을 정부에 떠넘기려는 핑계”라고 일갈했지만, 지역언론은 이러한 지적을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정치인 입만 바라보는 뉴스: 일부 기사가 시의 데이터 부족과 논리적 허점을 지적했으나, 전반적인 ‘받아쓰기’ 보도 경향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는데요. 대다수 보도가 행정통합의 실질적인 로드맵의 구체성을 따지기보다, 정치인의 입만 바라보는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3. ‘자치분권’의 가치를 삼켜버린 자극적인 ‘특례 쟁탈전’
💣 시민의 삶보다는 거액의 지원금: 행정통합이 가져올 시민의 삶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보를 제시하고, 시민 눈높이에서 해석해 주는 심층보도가 부족한 것이 답답한데요. 더군다나 ‘지방분권 실현’이라는 본질적 가치는 거액의 인센티브 보도 뒤로 숨어버렸습니다.
권한의 내실보다는 특례 선점 경쟁: 일부 언론은 권한 이양조차 “호남은 조선, TK는 원자력 특례를 가져가는데, 부산·경남만 늦장 부리다 다 뺏긴다”는 식의 위기감을 조성한 것인데요. 권한 이양의 내실을 따지기보다, 타 지역과의 이권 다툼 프레임 속에서 ‘특례 선점’이라는 자극적인 경쟁 논리만 부추긴 셈입니다. ☝️행정통합 관련 메인뉴스 갈무리(상좌: KBS부산, 상우: 부산MBC, 하: KNN)

📝부산민언련 [언론 언박싱] 체크포인트!  

단체장의 로드맵은 ‘현실 가능한 계획’인가, ‘회피용 핑계’인가?: 헌법 개정 등 거창한 전제를 내세워 공론화를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지역언론은 날카롭게 따져봐야 합니다.
행정 통합이 지역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행정통합이 단순한 권력 이동이 아니라, 실제 복지와 생활 인프라의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정 정치 세력이나 단체장의 입장을 과도하게 대변하고 있지는 않은가?: 속도전과 신중론 사이에서 시민의 알 권리와 판단을 돕는 균형 잡힌 정보가 제공되는지 살펴야 합니다.  

1월부터 본격화된 행정통합 보도는 한마디로 ‘시민 없는 거대 담론의 잔치’였습니다. 뉴스 속 ‘권한 이양’과 ‘지방재정권’이라는 단어는 넘쳐났지만, 시민의 삶을 중심에 둔 정책 검증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지역언론이 단체장의 로드맵을 비판 없이 중계하는 데 급급한 사이, 정작 지역의 운명을 결정할 행정통합 이슈에서 주권자인 시민은 소외된 ‘관객’으로 전락했습니다.
20조 원 지원이나 특례 뺏기 경쟁 등 자극적인 보도에 매몰되어, ’지역균형발전, 자치 실현’이라는 행정통합의 본질적 가치와 민주적 숙의 과정의 중요성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경계해야 되겠죠!🌱 


[관련보도 목록]
<PK ‘어정쩡 대응’ 행정통합 골든타임 허비>(국제신문, 2/10)
<TK 행정통합 불씨 살렸다…PK는 ‘오리알’>(국제신문, 2/27)
<’20조’ 통합특별시, 자치권 이양은 미흡>(부산일보, 1/19)
<[사설]재정 분권 등 핵심 빠진 행정통합법 처리 서두를 일인가>(부산일보, 2/26)
<“행정통합 지원 대책 ‘회의적’…알맹이 빠져”>(KBS부산, 1/16)
<행정통합 3대 변수는?…자치권·울산·지방선거>(KBS부산, 1/28)
<부산·경남 행정통합, 속도냐 내실이냐?>(부산MBC, 1/19)
<선거전에 휩쓸려 들어간 ′부산·경남 행정통합′>(부산MBC, 2/12)
<행정통합 분위기 반전 여론조사 찬성 과반>(KNN, 1/5)
<[부산시정]-행정통합 논의… 부산 경남과 외부 온도차 상당>(KNN, 1/20)
<행정통합은 득보다 실? 부산시 허술한 논리>(국제신문, 2/25)
<“행정통합 이번에 못하면 기업 투자도 놓친다”>(국제신문, 2/11)
<‘2028년 통합’ 느긋한 PK, 핵심 먹거리 다 뺏길 판>(국제신문, 2/18)
<[사설] 행정통합 ‘특례 달라’ 경쟁, 미래 위해 실속 챙겨라>(국제신문, 2/19)
<행정통합 미룬 부산·경남, 무엇을 놓쳤나>(KNN,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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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언박싱]전쟁의 참혹함보다 ‘코스피’와 ‘K-방산’이 먼저?

🌿 부산민언련 [언론 언박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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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산민언련의 새로운 언론모니터 브리핑 [언론 언박싱]입니다.   매달 정겨운 소식을 전하는 [봄봄레터]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언론 언박싱]은 기사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짚어보고, 시민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와 저널리즘의 가치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낱낱이 파헤쳐 보려 합니다. 언론이 쏟아내는 뉴스 속에 정작 우리가 보아야 할 ‘사람’과 ‘진실’이 담겨 있는지, 지금부터 함께 ‘언박싱’해 보시겠어요?

🌱  전쟁의 참혹함보다 ‘코스피’와 ‘K-방산’이 먼저? 한국 언론의 이상한 전쟁 소비법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인한 참혹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공습으로 이란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175명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는데요. 전면전 양상이 계속되면서 추가적인 민간인 희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임에도, 한국 언론의 시선은 정작 다른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미디어비평지 <미디어 오늘>의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번 침공을 다루는 한국 언론이 트럼프의 ‘전쟁 언어’를 여과 없이 받아쓰며 전쟁의 피해 대신 K-방산의 수혜를 부각하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전쟁을 ‘인류의 비극’이 아니라 ‘경제 변수’나 ‘비즈니스 기회’로만 보는 건 아닌지, 세 가지 핵심 포인트로 짚어봤습니다. <트럼프 ‘전쟁 언어’ 받아 쓴 언론… 전쟁 피해 대신 K방산 부각>(미디어오늘, 3/4)
<이란 전쟁 ‘코스피 폭락’ 앞세운 KBS…내부서도 “이해 힘들다”>(미디어오늘, 3/8)


1. ‘침략’을 ‘예방’? 언론이 쓰는 단어, 그때 그때 달라요~ 받아쓰기 바쁜 언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며 “우리는 예방 차원에서 먼저 때린 거야(선제 타격)”라고 주장하자, 한국 언론은 이 ‘전쟁의 언어’를 비판 없이 그대로 제목에 쓰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법상 명백한 침략 행위임에도 미국의 일방적인 주장을 수용한 것입니다. 이상한 완곡어법: 실제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폭격은 ‘공격’이나 ‘사태’라고 덤덤하게 표현하면서, 정작 국내 주식 시장이 떨어지면 “코스피가 폭격 맞았다”라며 자극적인 비유를 썼는데요. 175명의 어린이가 죽어간 실제 폭격보다 ‘내 지갑의 손실’을 더 아픈 비극으로 묘사하는 언론의 비정한 단면입니다.

2. 사람보다 돈? 공영방송의 빗나간 뉴스배치 전쟁보다 주식: KBS ‘뉴스9’은 이틀 연속으로 미·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소식보다 ‘코스피 폭락’을 뉴스 맨 처음에 배치했습니다. MBC나 SBS가 전쟁 상황과 평화의 가치를 먼저 다룬 것과 대조적인데요. 내부에서도 뿔났다: KBS 내부에서도 “증시 소식이 전쟁의 고통보다 중요한가?”라는 자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공영방송이 마땅히 지켜야 할 국민의 안전과 보편적 인권이라는 가치가 주식 전광판 뒤로 밀려난 셈입니다.

3. K-방산의 ‘갓성비’ 자랑, 비극을 상품화하는 보도들 실전에서 입증된 성능?: 어린이 175명이 희생된 초등학교 폭격 소식보다 “우리 무기 천궁-II가 90% 요격에 성공했다”라며 K-방산의 기술력을 찬양하는 보도가 쏟아졌는데요. 비극의 배당금: “전쟁이 방산업계엔 기회”라며 수익성을 따지는 보도들은 전쟁을 멈춰야 할 재앙이 아닌, 돈 벌기 좋은 ‘마케팅 현장’으로 소비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미·이스라엘-이란 전쟁’ 관련 빅카인즈 검색 결과(3/4~3/10)



📝부산민언련 [언론 언박싱] 체크포인트!  

뉴스의 시선은 ‘권력’이 아닌 ‘사람’을 향하고 있는가? : 전쟁 수행자의 발표만 중계하지 않고, 현장에서 고통받는 평범한 시민과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는지 살펴야 합니다.
생명보다 자본의 논리를 앞세우지 않는가? : 경제적 파급 효과나 방산 수출 성과에 매몰되어, 전쟁의 반인륜적 폭력성을 무뎌지게 하거나 비극을 비즈니스 기회로만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건의 단면만 보여주는가,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가? : 일방향적 외신 받아쓰기에 그치지 않고, 이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국가의 시각에 매몰되지 않고 균형 잡힌 정보로 시민들이 사태의 본질을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부산민언련의 시선에서 이번 전쟁 관련 보도들을 평가하자면, 한마디로 ‘평화 저널리즘의 실종’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전국언론은 물론 지역언론도 이런 보도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요. 특히 부산·경남의 산업 구조상 유가 변동에 민감하다는 이유로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국기자협회보에 따르면, 국제 분쟁 보도일수록 언론은 정부나 이해집단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는 정보 검증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전쟁의 참상을 드러내어 책임을 물어야 할 이들에게 책임을 묻고,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언론은 현장 취재 노하우 부족과 외신 의존증 탓에 전쟁을 단기적인 ‘이벤트’로만 소비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국제분쟁 보도, 언론 기본인 ‘객관·중립’ 1원칙”>(한국기자협회보, 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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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모니터]중계된 갈등, 지워진 당사자: 부산지역언론 차별금지법 보도 8년의 기록

1. 모니터 필요성 및 목적  
포괄적 차별금지법(이하 ‘차별금지법’)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고 예방하기 위한 기본법이다. 2024년 전국 조사에서 국민 63.4%가 찬성할 만큼 사회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된 의제다. 하지만 2025년 대선 과정에서도 정치권은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제정을 미뤘고, 언론 역시 이러한 정치적 소극성을 비판하거나 법의 실질적 내용을 전달하기보다는 무관심과 갈등 보도로만 일관하고 있다.  

특히 전국 언론의 보도 행태를 살펴보면, 차별금지법을 인권의 보편적 가치보다는 정치적 정쟁의 산물로 다루는 경향이 짙다. 대다수 언론은 법안의 구체적인 조문이나 사회적 기대 효과를 분석하기보다, 일부 종교계의 반대 목소리를 기계적으로 나열하며 ‘종교의 자유 침해’나 ‘여성 역차별’과 같은 프레임으로 갈등을 증폭시켜 왔다. 이러한 ‘가짜 균형’ 보도는 시민들에게 법안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오해를 심어주었으며, 결과적으로 차별 해소를 위한 공론장의 문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1)

2017년부터 이어진 전국적인 차별금지법제정 운동의 흐름 속에서, 2018년 부산지역의 평등권 실현을 위해 ‘차별금지법제정 부산연대(이하 ’부산차제연‘)’가 출범(2018/03/28)했다. 이후 부산 차제연을 주축으로 한 시민사회는 부산퀴어문화축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10만 국민동의청원,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평등버스, 부산차별철폐대행진, ‘평등의 약속, 지금 당장’ 도보행진, 기자회견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지역 공론장에 차별과 혐오를 넘어 평등의 가치를 꾸준히 제안해 왔다.  

하지만 이를 전달하는 지역언론의 시선은 이러한 전국언론의 한계를 답습하며, 인권의 본질보다 무관심과 갈등의 프레임에 매몰되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부산민언련’)과 부산차제연은 지역언론이 인권 의제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올바른 이해를 돕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차별금지법’ 관련 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혐오 표현을 무비판적으로 옮기거나 특정 주장에 치우친 보도가 지역 공론장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주는지 점검하고, 이를 통해 우리 지역언론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보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2. 모니터 개요 및 분석항목
1) 모니터 대상 및 기간, 방법 이번 모니터링은 부산차제연이 출범한 2018년부터 2025년까지 8년간의 부산 지역 주요 언론 보도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분석 대상은 국제신문, 부산일보, KBS부산, 부산MBC, KNN과 오마이뉴스 부산지역 보도이다. 오마이뉴스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와 진보적 의제를 적극적으로 알려왔기에, ‘차별금지법’ 이슈를 지역에서 어떻게 보도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분석대상에 추가하였다. 분석대상 보도 선정은 일간지의 경우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인 빅카인즈를 통해 ‘차별금지법’ 키워드로 검색하였다. 방송3사와 오마이뉴스는 각 매체 공식 홈페이지에서 동일 키워드로 추출한 보도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각 매체의 보도량과 함께 보도 프레임, 정보의 정확성, 당사자 목소리의 반영 정도 등 주요 지표를 설정하여 다각도로 검토하였다. 특히 단순히 이슈를 전달하는 방식을 넘어, 인권 가치를 대하는 지역언론의 태도를 측정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지표와 세부 모니터 항목을 설정하였다. 모든 항목은 기사의 복합적인 성격을 반영하기 위해 중복 코딩방식을 채택했다.  

2) 모니터 항목

① 보도 프레임: 지역언론이 차별금지법 관련 보도에서 어떤 시각의 틀을 통해 이슈를 규정하고자 했는지 분석했다. 분석 항목으로 ▲정책/법제정, ▲갈등/정치공방/진영대립, ▲이슈 과장/자극, ▲인권가치 강조, ▲정치적 전략/절차, ▲단순전달(분석불가)로 설정했다. 법안의 본질인 ‘인권‘이나 ‘정책’에 집중하고 있는지, 혹은 이슈를 단순한 ‘대립 및 공방’이나 ‘정치적 전략’의 소재로만 소모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했다.  

② 정확성 및 사실 설명: 보도가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맥락을 독자에게 얼마나 충실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법안 기본내용 설명, ▲구체적 차별사유 명시, ▲반대 주장 무비판 인용, ▲팩트체크, ▲전문가 해설 및 법리 분석 등을 분석 항목으로 설정했다. 지역언론이 차별금지법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아니면 사실 확인 없이 반대 단체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는 데 그치고 있는지 점검하고자 했다. 특히 허위 정보에 대한 지역언론의 검증 의지를 핵심적으로 평가하였다.  

③ 취재원: 기사 속에서 누구의 목소리가 공론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누구의 입장이 배제되고 있는지 분석했다. ▲인권(시민)단체, ▲차별 피해 당사자, ▲반대 단체, ▲학계/법조계 등 전문가, ▲정부/지자체/행정기관, ▲일반 시민, ▲정치권(국회/정당 등)으로 구분하여, 보도가 실제 차별을 겪는 ‘피해 당사자’의 삶을 대변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슈를 정치적 쟁점으로만 다루는 ‘정치권’의 목소리에 매몰되어 있는지 확인하여 공론장의 주체 불균형 실태를 파악하고자 했다.  

④ 정책 효과 및 사회적 영향: 해당 보도가 독자들에게 차별금지법의 사회적 필요성과 가치를 어떻게 환기했는지 분석했다. ▲제정 필요성 강조, ▲구체적 차별 피해 사례 제시, ▲법 부재로 인한 문제점 지적, ▲해외 선진 법제 사례 소개, ▲인권 중심 인식 변화 강조 등 보도가 단순한 사건 기록을 넘어 ‘왜 이 법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가’에 대한 답을 제공하고 있는지 측정하고자 했다. 실질적인 피해 사례나 해외 사례 등을 통해 법의 실효성을 입체적으로 다루었는지도 함께 평가했다.  

3. 모니터 결과  

1) 지역언론, ‘차별금지법’ 관련 보도 절대적 부족:
이슈 발생시 보도집중, 그마저도 외부의견에 의존하거나 단신으로 전달  

2018년부터 2025년까지 8년간 부산 지역 6개 주요 언론사가 보도한 차별금지법 관련 기사는 총 75건에 불과했다. 이는 6개 매체의 보도량을 모두 합쳐도 연간 평균 10건이 채 되지 않는 수치다. 이러한 보도량은 지역언론이 ‘차별금지법’을 공론화하는데 매우 소극적이었음을 보여준다. 그 결과, 차별금지법의 취지와 사회적 필요성을 지역사회 차원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논의할 기회가 제한됐으며, 관련 쟁점 역시 지역 공론장으로 확장되지 못했다. 단순한 양적 부족을 넘어 보도의 구성과 전달방식에서도 뚜렷한 한계가 확인됐다. 먼저 보도 시점이 특정 국면에 편중되어 있었다. 전체 보도의 64.0%(48건)가 국회 국민동의청원(2021년)이나 대선(2022년) 정국에만 집중되었다. 이는 지역언론이 인권 가치를 상시적인 취재 과제로 설정하기보다, 정치 일정이나 사회적 이벤트 발생 시에만 반응하는 ‘이벤트 중심 보도’에 치중한 것을 보여준다.  

또한 지역신문의 경우, 언론사 자체 기획보도나 직접 취재 보도보다 외부 필진에 의한 의견 기사(칼럼, 기고 등)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국제신문은 전체 24건 중 외부 기고 및 칼럼이 10건(41.7%), 부산일보 역시 전체 16건 중 7건(43.8%)이 외부 의견이었다. 이는 언론사가 자체적인 취재 역량을 투입하여 평등 의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취재하기보다, 단순한 의견 전달자나 중개자적 역할에 머무른 것이다.  

지역방송 역시 관련 내용을 대부분 단신으로 전달했다. KBS부산은 단신 4건과 앵커 클로징 멘트 2건, 부산MBC는 단신 4건, KNN은 단신 6건을 보도했다. 보도 내용은 주로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나 캠페인 현장 소식을 간략히 전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인해 차별금지법의 제도적 취지나 사회적 맥락을 충분히 설명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2) 각 분석항목 결과:
침묵과 중계 사이, 차별금지법 보도에 ‘당사자의 목소리’는 없었다  

보도량의 절대적 부족은 필연적으로 보도내용의 부실로 이어졌다. 보도내용을 프레임, 정보전달 수준, 취재원, 사회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지역 언론은 차별금지법을 보편적 인권의 가치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찬반 갈등의 틀(프레임)로 다루는 경향이 우세했다. 법안의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팩트체크 등 능동적인 검증 보도는 극히 드물었으며, 대부분의 정보 제공은 단순 현상 전달에 치중되었다. 특히 핵심 취재원이 정치권에 편중되면서 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소외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왜 이 법이 필요한가’에 대한 사회적 응답과 정책적 대안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1) 프레임 분석 결과:
외부 칼럼에 기댄 인권 담론, 현장은 ‘갈등 중계’에 치중  

보도 프레임 분석은 지역언론이 차별금지법을 어떠한 시각의 틀로 규정하고 전달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정책/법제정, ▲갈등/정치공방/진영대립, ▲이슈 과장/자극, ▲인권가치 강조, ▲정치적 전략/절차, ▲단순전달(분석불가)로 설정했다. ‘단순전달(분석불가)’은 프레임 확인이 불가한 ‘단편적 알림’으로 발생 사건 중 하나로 처리한 보도로 관점이 부재한 경우 코딩되었다.  

먼저, 지역신문은 수치적으로는 인권과 정책적 관점을 비교적 고루 다루는 양상을 보였다. 국제신문은 ‘인권 가치’와 ‘정치 전략 및 절차’ 프레임이 각각 8건으로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부산일보 역시 ‘정책 및 법 제정’ 8건, ‘인권 가치’ 7건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권 가치를 강조한 보도의 상당수가 자체 취재한 기사보다는 외부 필진의 기고나 칼럼에 편중되어 있었다.2) 드물게 진행된 기획 보도에서는 차별의 현실을 깊이 있게 짚어내는 태도를 보였으나,3) 일반 기사에서는 차별금지법을 정치적 이해관계나 입법 절차의 관점에 치중하여 보도했다.4)  

한편, 오마이뉴스(부산)는 전체 14건의 보도 중 13건(92.8%)에서 ‘인권 가치’ 프레임이 나타났다. 특히 시민사회단체의 활동(평등버스, 차별철폐대행진 등)을 단순한 사건 전달을 넘어 법 제정의 필요성과 연결해 보도했다. 또 현장 취재 시에도 대립 상황을 중계하는 방식보다는 ‘소수자 인권 보호’와 ‘차별 예방’이라는 프레임을 견지했다.5)  

반면 지역방송은 기자회견, 퀴어 축제 등 이슈 발생시 찬반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나 대립 구도로 다루는 경향이 뚜렷했다.6) 일례로 KNN의 <성소수자 찬반 행사 앞두고 긴장 고조>(18/10/13)에서 “경찰은 물리적 충돌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22개 중대와 여경 3개 대대를 현장에 배치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행사의 본질보다는 퀴어문화 축제 현장의 찬반 집회 긴장감을 강조하거나 경찰 배치 등 치안 상황을 부각했다. KBS부산은 <[키워드이슈] 포괄적 차별금지법>(20/07/29) 등에서 법안 내용을 자세히 전했지만,7) 이 법이 통과되었을 때 우리 사회가 실제로 어떻게 변하는지, 법적으로 어떤 쟁점이 있는지 깊이 있게 짚어주는 보도로까지는 연결되진 않았다.  

(2) 정보의 정확성 및 사실 설명:
60%가 단순 중계, 팩트체크는 단 3건에 불과  

정확성 및 사실 설명 항목은 지역언론이 차별금지법의 구체적 조항을 충실히 설명하고, 법안을 둘러싼 왜곡된 정보나 반대 측의 주장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인 검증(팩트체크)을 수행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분석 결과, 대다수 보도가 법안의 본질적 내용을 설명하기보다 발생한 사건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쳤으며, 능동적인 검증 보도는 극히 드물었다. 전체 75건의 보도 중 60%(45건)가 법안의 배경이나 맥락에 대한 심층적인 설명 없이, 특정 사건의 발생 사실만을 단편적으로 전하는 ‘단순 현상 전달’에 머물렀다. 이는 시민들이 차별금지법 기사를 접하더라도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제정 필요성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음을 시사한다.  

한편, ‘반대 무비판 인용’ 건수가 1건 있었다. <“교회도 사회적 가치 실현에 힘 보태야 할 때”>(국제신문, 19/01/28)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의견을 전하며 “(동성애 차별 금지 내용이 담긴) 차별금지법”이라는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인용했다. 이는 법안이 담고 있는 장애, 나이, 인종, 학력 등 수많은 보편적 차별 금지 사유를 지우고 특정 항목만을 부각함으로써 법안의 본질을 정쟁화된 특정 이슈로 축소시킨 사례다. 이처럼 ‘반대 무비판 인용’이 단 1건에 그쳤던 이유는 지역언론이 반대 논리를 철저히 검증했기 때문이 아니라, 찬반 양측의 입장을 단순히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논쟁의 실체를 규명하기보다 겉모습만 중계하는 수동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또한,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사회적 오해와 가짜 뉴스를 바로잡아야 할 검증 보도도 매우 적었다. 언론사가 직접 진위를 가려낸 ‘팩트체크’ 보도는 전체의 단 4.0%(3건)으로 <[생활과 법률] 장애인에 대한 은밀한 사회적 폭력>(국제신문, 20/02/27), <코로나19와 이태원 클럽 논란… “지금이야말로 차별금지법 필요”>(오마이뉴스, 20/05/14), <부산 극우개신교, 선동적 주장 나열하며 윤석열 지지선언>(오마이뉴스, 22/02/08)이었다. 법조계나 학계 등 전문가의 시각을 빌려 법안을 분석한 보도 역시 13건(17.3%) 수준에 머물렀다. 주로 지역신문의 외부 칼럼이나 KBS부산의 <키워드이슈> 등을 통해 이루어졌으나, 이 역시 정기적인 기획보다는 특정 시기에 편중된 경향을 보였다.  

(3) 취재원:
‘당사자’ 없는 차별금지법 보도, 정치적 수사(修辭)로만 소비된 인권  

차별금지법 보도에서 지역언론이 누구의 목소리를 빌려 의제를 전달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취재원 구성을 분석했다. 이는 공론장이 실제 법의 영향을 받는 당사자(성소수자, 장애인, 시민사회 등) 중심으로 형성되었는지, 아니면 정치권이나 종교계 등 외부 관찰자들의 목소리에 치중되었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분석 결과,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취재원은 정치인 및 정당 관계자(48.0%)였다. 반면, 법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성소수자 등 당사자의 목소리는 오마이뉴스 9건을 제외하면 지역신문과 방송을 통틀어 단 4건에 불과했다. 반면, 오마이뉴스(부산)는 시민사회단체 및 인권 활동가(85.7%)와 당사자(64.3%)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인용하며 기성 언론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오마이뉴스 보도에서 정치인의 발언 비중이 14.3%에 그친 점도, 차별금지법을 정치적 쟁점이 아닌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더 우선순위를 뒀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당사자들의 인터뷰나 기고를 통해 이들이 직접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하게 함으로써, 공론장의 주인공을 현장과 시민사회로 옮겨오는 ‘당사자성’ 확보 측면에서 대안적인 보도 행태를 보였다.  

지역방송의 경우, 당사자의 구체적인 목소리보다는 현장 스케치 과정에서 짧게 인용되는 일반 시민(25.0% 내외)의 발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이는 당사자의 삶을 깊이 있게 다루기보다 퀴어문화 축제 등 갈등 현장에서 만난 불특정 다수의 찬반 의견을 기계적으로 병렬 배치한 결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지역방송은 당사자를 사회적 권리의 주체로 세우기보다 찬성 혹은 반대 집단의 일원으로 소비하며, 이슈를 ‘익명의 집단 간 충돌’로만 비치게 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4) 정책 효과 및 사회적 영향:
차별금지법을 ‘정책’ 아닌 ‘정쟁’으로 소비한 지역언론  

정책 효과 및 사회적 영향 지표는 보도가 단순한 사건 기록을 넘어, 독자들에게 차별금지법의 사회적 필요성과 가치를 어떻게 환기했는지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분석 결과, 일부 기획 보도와 외부 기고를 제외하면 법의 제정 필요성을 심층적으로 다루거나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보도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신문은 기획 시리즈를 통해 차별 실태와 법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연결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환기하기도 했다. 부산일보의 <혐오를 끊자> 기획 시리즈나 국제신문의 <혐오를 넘어 공존으로>는 전문가 진단과 고발을 통해 법의 당위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사례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특정 시기에만 편중되었으며, 지속적인 과제로 의제화하지는 않았다. 이후 평시 보도에서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단순히 ‘나열’하는 수준이었다.  

시민들이 법의 실효성을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차별 사례는 8년간 단 15건에 불과했으며, 법안의 보완점이나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는 해외 선진 법제 소개 역시 6건에 그쳤다. 이는 법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생산적인 정책 토론을 이끌어내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특히 단신 보도가 주를 이룬 부산MBC와 KNN 등 방송사에서는 법 부재로 인한 현실적 문제점을 짚어주는 내용을 찾기 어려웠다. ‘왜 이 법이 필요한가’에 대한 실질적 근거가 빠진 자리는 자극적인 찬반 대립과 충돌 상황(KNN 62.5% 등)으로 채워졌다.


4. 중계된 갈등 속 소외된 인권: 지역 언론, ‘당사자의 삶’으로 응답하라  

이번 모니터링은 부산차제연과 부산민언련이 공동으로 부산 지역언론의 차별금지법 보도 실태를 진단하고, 인권 의제를 대하는 지역언론의 보도경향과 역할을 점검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혐오와 차별의 발언이 일상에 난무하는 세태 속에서 평등권 의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지역 공동체의 인권 보호를 위해 지역언론이 가장 먼저 나서서 관심을 가져야 할 핵심 의제이다. 그러나 분석 결과, 지역언론은 여전히 관심 부재와 공론장 형성에 소극적이라는 한계에 머물러 있었다.  

1) 요약 및 시사점  

(1) 보도량의 절대적 부족과 낮은 주목도

8년간 6개 매체 합산 총 75건(연평균 10건 미만)이라는 수치는 해당 의제가 지역언론의 주요 취재 과제에서 소외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보도량의 부족은 시민들이 차별금지법의 필요성과 내용을 충분히 접할 기회를 제한하며, 결과적으로 지역 내 인권 의제의 공론화를 가로막는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2) 정치적 국면에 따른 수동적 보도 행태
전체 보도의 64.0%가 특정 정치적 이벤트(국민동의청원, 선거 등)에 편중되었다. 이는 언론이 인권 문제 해결을 상시적인 취재 과제로 삼기보다, 외부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수동적 태도를 보였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향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보편적 인권의 관점이 아닌 일시적인 정치적 쟁점으로 인식하게 하여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3) 정보의 단순화와 검증 기능의 미비
보도 내용 측면에서도 60.0%가 배경 설명 없는 ‘단순 현상 전달’에 그쳤으며, 팩트체크 보도는 4.0%에 불과했다. 찬반 주장을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은 논쟁의 실체를 규명하기보다 갈등의 단면만 보여주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는 시민들이 의제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에 부족한 정보였다.  

(4) 취재원 불균형과 당사자의 소외
인용 주체의 절반(48.0%)이 정치권에 치중된 반면, 법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당사자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당사자의 삶과 목소리가 배제된 공론장은 자칫 정책적 실효성보다는 정무적 판단 중심의 논의로 흐르게 하여, 인권 의제의 본질을 흐리는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  

2) 지역언론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제언  

(1) 의제 설정의 지속성 확보와 보도량의 점진적 확대
차별금지법을 일시적인 정쟁의 소재가 아닌, 지역사회의 평등권을 실현할 상시적 인권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정치적 이벤트와 무관하게 지역 내 차별 실태와 인권 현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기록하는 보도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 밀착형 인권 의제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보도가 필요하다. 차별금지법을 중앙 정치의 정쟁 소재로만 다루지 말고, 부산 지역 내 고용·교육·행정 서비스 등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차별 사례를 발굴해야 한다. 법 제정이 ‘내 이웃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체감할 수 있는 기획 보도가 필요하다.  

(2) 단순 전달을 넘어선 맥락 중심 보도로의 전환
사건 위주의 보도에서 탈피하여 법안의 조문이 시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 해외 법제 사례 등을 심층적으로 짚어주는 보도가 늘어나야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차별금지법의 실질적 가치와 정책적 효과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정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3) 능동적 팩트체크를 통한 혐오 표현 확산 방지
왜곡된 정보나 혐오 표현에 대해서는 기계적 중립을 유지하기보다, 사실관계에 기반한 명확한 검증 정보를 병기해야 한다. 이는 언론이 사회적 갈등을 중계하는 역할을 넘어, 건강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신뢰받는 공론장 형성자로 거듭나는 길이다.  

(4) 당사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다원적 공론장 구축
취재원 구성에 있어 정치권 중심의 편중을 개선하고, 소수자 당사자와 인권 전문가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이 균형 있게 전달될 때,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는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5. 맺으며: 8년의 침묵과 지체는 이제 끝내야 한다  
2018년부터 2025년까지 8년간의 부산 지역언론 보도를 반추해 본 결과, 지역언론은 ‘혐오의 방조자’와 ‘평등의 기록자’ 사이에서 기울어진 싸움을 이어온 듯했다. 일부 매체의 심층 기획은 시민들의 인식을 확장하는 마중물이 되었으나, 여전히 많은 보도가 ‘갈등’과 ‘정치’라는 낡은 프레임에 갇혀 입법의 시급성을 외면해 온 것이다.  

언론이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정치권의 무책임한 발언을 그대로 받아쓰는 동안, 누군가의 존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유예되고 있다. 언론의 역할은 합의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공론장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이 보고서가 부산 지역언론인들에게는 스스로의 펜 끝을 돌아보는 거울이 되고, 시민들에게는 평등한 세상을 향한 흔들리지 않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지역언론이 인권의 보루로서 제 역할을 다할 때, 부산은 진정한 의미의 ‘민주적 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다.    
<끝>

[관련 보도 목록]
1) <언론이 반차별 운동에 어떻게 자양분이 될 수 있는가?>(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 25/17/22)
2) <[외부기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폭력(국제신문, 20/02/27), <[옴부즈맨 칼럼] 소수를 위한 몸짓들>(국제신문, 20/09/16), <[젠더렌즈] 페미니즘은 차별금지법과 함께!>(부산일보, 21/08/10)
3) <혐오를 넘어 공존으로>(국제신문, 19/01/01), <[혐오를 끊자] 7. 서로 향한 총구, 어떻게 내릴까(부산일보, 19/03/28)
4) <경남통합당-정의당 공약 소개(국제신문, 20/04/01), <하리수 만난 민주 “차별금지법 입법 논의 필요”>(부산일보, 22/05/11)
5) <코로나19와 이태원 클럽 논란… 혐오보다 연대 택해야>(오마이뉴스, 20/05/14), <“사회적 타살을 멈춰라” 김기홍·변희수 추모 부산 시민들>(오마이뉴스, 21/03/07), <“국회,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 부산 청소년 공동성명>(오마이뉴스, 21/09/08)
6) <부산서 퀴어문화축제.. 종교단체 맞불집회>(KNN, 18/10/13), <경남교육감 토론회… 차별금지법 난타전>(KNN, 22/05/25)
7) <“혐오표현 문제, 사회적으로 대응”>(KBS부산, 19/05/24), <[키워드이슈] 포괄적 차별금지법>(KBS부산, 20/07/29), <[뉴스7 부산] 앵커 클로징>(21/05/31, 22/05/22)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 프로그램 선정작 발표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부산민언련)이 선정한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부산민언련은 지역 현안에 대한 지역언론의 충실한 취재와 감시가 시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믿습니다. 이에 2020년부터 분기별로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선정해 지역민에게 도움이 되는 언론의 가치를 공유해 오고 있습니다.  

2025년 4분기는 부산의 주요한 정책·산업·개발 이슈가 동시에 맞물린 시기였습니다. 고리원전 2호기 수명연장 결정,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실행, 재개발 규제완화 결정 등은 지역의 ‘미래’와 ‘성장’을 명분으로 빠르게 논의·추진됐습니다. 동시에 기후·환경 위기는 더 이상 일시적 현안이 아닌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위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들이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지속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 추천작들은 단순한 결과 중계를 넘어 정책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행정당국의 책임을 점검했습니다. 특히 원전 수명연장, 재개발 등의 절차적 문제를 짚고, 교정시설·선원 노동·비주류 청소년 스포츠 등 소외 영역을 공론장으로 끌어올려 구조적 문제를 재조명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다만, 날카로운 문제 제기에 비해 실질적인 대안 제시나 새로운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에는 일부 아쉬움이 남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으로 부산일보 <‘부산구치소 재소자 폭행 사망사건’ 연속보도>와 부산MBC <‘선원 노동 실태’ 점검보도>가 선정됐습니다.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 선정작


부산일보 <‘부산구치소 재소자 폭행 사망사건’ 연속보도>(이우영, 김준현 기자)
폐쇄된 교정 현장의 관리·감독 공백 문제 드러낸 부산일보


부산일보는 부산구치소 내에서 발생한 20대 재소자 사망 사건을 단순한 일회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폐쇄된 교정 현장의 총체적 관리·감독 부실을 집요하게 추적했습니다. 유가족이 확인한 시신의 타박 흔적을 시작으로, 구치소 내 폭행 징후 방치와 국가의 관리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진상 규명을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이번 보도는 사건 당시 근무자 3명이 무려 500여 명의 재소자를 관리해야 했던 기형적인 인력 배치 실태를 폭로하며, 교정시설의 관리 체계가 사실상 ‘방치’ 상태였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했습니다. 또한, 특별사법경찰이라는 폐쇄적 수사 구조 속에서 유가족조차 정보에서 소외되는 투명성 결여 문제를 지속적으로 공론화한 점 역시 돋보였습니다. 접근이 극히 제한된 구치소라는 공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부산일보는 동료 재소자들의 증언을 확보하고 현장 취재원을 발굴하는 등 끈질긴 취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수용자 간의 ‘개별적 범죄’나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려던 시도를 막아내고, 국가가 보호 책임을 지는 교정 행정이 인권 보호라는 본연의 역할을 방기한 ‘공적 관리 체계의 붕괴’임을 명확히 짚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폐쇄된 공간일수록 감시와 견제는 더욱 철저해야 한다는 언론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며, 지역사회 내 교정 행정의 개혁 필요성을 환기시킨 부산일보의 연속보도를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아들 죽었는데 진실은 ‘깜깜’ 폐쇄적 수사에 또 우는 유족>(10월 15일, 1면)
<‘부산구치소 재소자 사망’ 폭행 가해자들 살인 혐의 송치>(10월 17일, 3면)
<“부산구치소 사망 재소자, 일주일 이상 폭행당해”>(11월 7일, 2면)
<부산구치소 재소자 사망 당시 근무자 3명이 500명 순찰>(11월 12일, 8면)

부산MBC <‘선원 노동 실태’ 점검보도>(장예지 기자)  
해양수도 장밋빛 담론 속, 열악한 해양 노동 문제점 알린 부산MBC  

부산MBC는 ‘해양수도’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가려진 국제여객선 선원들의 노동 실태를 연속 보도하며 해상 노동 현장의 인권 사각지대를 전면에 드러냈습니다. 전·현직 선원들의 생생한 증언과 현장 취재를 통해, 하루 최대 32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연속 근무와 최소한의 위생 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을 고발했습니다.  

특히 보도는 개별 현장의 문제를 넘어, 선원들을 노동법의 보호망 밖으로 밀어내는 제도적 결함을 파고들었습니다. 근로기준법이 아닌 선원법의 적용을 받는 탓에 장시간 노동이 허용되고, 최소한의 휴식 규정조차 지켜지지 않아도 형사 처벌이 불가능한 법적 허점을 짚어냈습니다. 또한 부산 지역 600여 개의 선사와 선박을 단 5명의 감독관이 전담하는 관리·감독 실태와 통계조차 부재한 제도의 허점을 비판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보도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 등 ‘해양 산업의 성장’만을 장밋빛으로 그려내는 지역 담론 속에서, 정작 그 현장을 지탱하는 노동자의 권리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음을 시의적절하게 경고했습니다. 바다 위 노동을 ‘특수한 예외’로 치부하며 인권의 공백을 알리고, 보편적인 노동권의 문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큽니다.  

해양 산업의 양적 팽창이 노동자의 안전과 권리를 담보로 해서는 안 된다는 준엄한 질문을 던지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인식 변화를 촉구한 부산MBC의 보도를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여객선 32시간 근무?”..바다는 노동법 사각지대>(12/15)
<열악한 노동환경에 바다 떠나는 선원들>(12/16)

후보작 약평

국제신문 <‘유엔공원 일대 재개발’ 관련 연속보도>
유엔기념공원 일대 경관지구 높이 제한 완화 논의를 연속 보도로 다루며, ‘개발’과 ‘성역의 존엄성’이 충돌하는 공간에서 가능한 변화의 방식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규제 완화부터 추진하는 행정 절차의 문제를 전문가 인터뷰로 짚고, 공공·문화 기반 재생이라는 대안을 제시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유엔묘역 내려다보면 안 된다는데…>(11/12, 1면)
<“유엔공원 일대 공적개발로 존엄성·활성화 다 잡자”>(11/18, 1면)
<“유엔로 특색 없는 상점 즐비…각국 음식·문화 체험 장으로”>(11/18, 2면)
<‘유엔거리’라는 표지 옆 타이어.국밥집..상징성, 길을 잃다>(11/24, 2면)  

KBS부산 <‘고리원전 2호기 수명연장 심의’ 점검보도>
원안위 심의 과정에서 주민 의견수렴 절차, 동시 상정 논란, 규정 미비 등 절차적 쟁점을 추가 취재로 짚으며 감시 기능에 충실했습니다. 부산언론 다수가 회의 결과 전달에 머무르는 가운데, 심의 과정 자체를 점검한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계속 운전 심의 절차적 하자”…또 동시 상정?>(10/14)
<모호한 규정 정비 없이…재심의 논쟁 불가피>(10/16)
<‘고리 2호기’ 논란 왜?…노후 원전 ‘시험대’>(10/20)
<“사고관리계획서 졸속 통과”…계속 운전 초읽기?>(10/27)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허가’…내년 2월 재가동>(11/13)  

부산MBC <UHD특집 다큐멘터리 ‘코트 위를 달리는 소녀’>
부산 지역 여자중학교 스포츠 현장을 1년에 걸쳐 기록하며, 비주류 청소년 스포츠가 처한 구조적 현실을 입체적으로 조명했습니다. 당사자와 주변인의 다양한 인터뷰로 ‘성과’가 아닌 ‘성장’의 가치를 지역 현실 속에서 재해석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코트위를 달리는 소녀>(10/17)  

KNN <‘위기의 물’ 추석연휴 기획보도>
추석 연휴 시기, 고수온·적조·산소부족·녹조를 4부작으로 구성해 기후위기와 생태 변화가 어민 생계와 시민 식탁, 공공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연휴 보도의 관성(관광·소비 중심)을 벗어나 환경이라는 공익적 의제를 기획으로 편성한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연휴 기획 위기의 물1> 점점 뜨거워지는 바다… 고수온은 ‘뉴노멀’(10/6)
<연휴 기획 위기의 물2> 6년 만에 나타난 ‘붉은재앙’ 적조…10년 내 최악 피해(10/7)
<연휴 기획 위기의 물3> 계속 사라지는 바다 속 산소…기후변화로 장기화 경고(10/8)
<연휴 기획 위기의 물4> 녹조에 갇힌 낙동강… 가을에도 ‘초록 물결'(10/9)

[모니터 보고서]통일교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 로비 의혹, 지역언론은?

통일교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 로비 의혹 지역언론은 무엇에 주목했나


2025년 12월,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련 인사들에 대한 수사와 논란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의 로비 의혹의 대상자로 거론되며 이목이 집중됐다. 전 장관은 의혹 제기 직후 이를 즉각 부인했고, 12월 11일 장관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피의자 입건, 압수수색, 소환 조사 등 수사 절차가 진행됐고, 관련 소식은 연일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앞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지역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해수부 부산 청사 개청을 불과 열흘여 앞둔 상황에서 장관 개인의 의혹 제기와 사퇴가 이어지면서, 해당 사항은 개인 비위 의혹을 넘어 해수부 이전 정책의 안정성과 지역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로 확장됐다. 이에 따라 부산의 지역언론도 수사 경과와 정치권 반응, 해수부 부산 이전에 미칠 영향 등을 중심으로 ‘통일교 전재수 장관 로비 의혹’을 주요 현안으로 다뤘다.  


지역언론, 의혹·수사 중계 중심 보도
해양수도 전략 차질 우려는 강조, 종합적 사실 확인은 부족

지역언론 대부분은 의혹 이후 수사 착수, 장관 사퇴와 면직, 입건, 압수수색, 피의자 소환에 이르기까지 수사기관의 발표와 조치를 중심으로 사건을 전달했다. 또 전재수 전 장관이 부산의 유력 정치인이라는 점, 해수부 부산 이전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내년 부산시장 선거와 해수부 부산 이전, 해양수도 전략 등 지역 핵심 정책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1)  

지역언론은 의혹 제기 초기부터 관련 소식을 집중 보도하며 사안의 중대성을 부각했다. 지역신문은 1면·정치면·사설을 통해 관련 사진과 행사 참석, 초청장, 강연 수락, 책 구입·후원 등 통일교와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정황을 반복적으로 전했다.2) 그러나 통일교 로비 의혹의 핵심 문제인 종교와 정치권의 유착 관계를 짚어내기보다는, ‘개인 의혹’으로만 조명한 한계가 있었다. 지역방송 역시 메인뉴스의 첫 리포트와 주요 꼭지를 통해 수사 경과와 ‘해수부 부산시대’ 추진 차질 우려 등을 전했다.3) 부산MBC를 제외하면, 한일해저터널 문제나 통일교와 지역 정치권 연관성을 다룬 보도는 KBS부산과 KNN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 결과 방송 보도 역시 사건의 구조적 성격보다는 수사 상황과 정책 영향에 대한 단편적 전달에 그쳤다. ▲ 국제신문 전재수 전 장관 의혹 관련 보도(상: 12/11 3면, 하: 12/17 1면)

국제신문의 눈에 띄는 특징은, 의혹의 실체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득실과 지방선거 전략 분석 보도를 사안 발생 초기부터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다.4) 그 결과 사안 자체에 대한 사실관계 검증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리는 인상을 남겼다. 특히 전재수 전 장관의 해명과 관련해 “그때그때 해명”이라는 표현을 제목으로 사용하며, 당사자의 대응 태도를 비판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5)    부산일보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로비 정황 진술을 여러 기사로 나눠 반복 보도했다.6) 윤 전 본부장의 진술 내용이 날짜와 지면을 달리해 쪼개어 보도되면서, 각 기사마다 새로운 의혹이 추가되는 것처럼 인식될 여지를 남겼다. 결과적으로 진술의 일관성이나 신빙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 제공보다는, 정황을 반복·축적하는 방식의 보도가 이어지며 의혹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 부산일보 전재수 전 장관 의혹 관련 보도(상: 12/16 3면, 하: 12/17 3면) 

사설에서는 두 신문 모두 ‘엄정한 수사’와 ‘의혹 해소’를 촉구하는 한편, 특검 도입 여부를 주요 쟁점으로 부각했다. 하지만 특검을 통한 의혹 해소 방안 마련보다는, 정치권 입장과 공방에 초점을 뒀다. 부산일보는 특검을 받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7)  


특검 도입은 공방 보도로, 다른 정치인 의혹은 보조적으로 소비
한일해저터널, 지역 정치 맥락 제시했지만 근본적 문제제기는 미흡
통일교 로비의 지역창구 보도는 시의적절  

기사에서도 ‘통일교 특검 도입’ 필요성과 의미를 짚기보다는 여야 여야간 정치적 공방을 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통일교와 관련된 다른 정치인 문제 역시 과거 행사 참석 사례를 나열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박형준 부산시장의 통일교 행사 연관 사실을 언급한 보도는 있었지만, 현직 시장에 대한 검증으로 다뤄지기보다는, 전재수 전 장관의 의혹 보도의 보조적 정황이나 정치 공방의 반격 소재로 소비되는 데 그쳤다.8)  

한편 지역신문과 부산MBC는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한일해저터널 사업이 부산 지역 정치에서 어떤 방식으로 연결돼 왔는지를 다루기도 했다. 통일교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한일 해저터널 추진이 선거 국면마다 지역 공약으로 반복 등장해 온 과정을 정리하고, 여야 주요 정치인의 찬반 입장과 발언을 비교해 제시한 점은 의혹 중계보도 흐름 속에서 참고할 만한 맥락을 제공했다.9)   부산일보는 통일교가 과거 세계적 투자자인 ‘짐 로저스’를 매개로 부산시장들과의 접점을 넓히려 했다는 의혹을 전했다. 부산MBC 역시 부산에 위치한 통일교 5지구를 중심으로 지목하며, 지역 정치권과의 접촉 의혹을 구체적인 인물과 사례, 최근까지 이어진 정치인들의 행사 참석·축전 사실 등을 함께 소개했다. 대부분의 보도가 전재수 전 장관 개인의 행위나 진술에 집중한 것과 달리, 통일교 로비가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는 지역 차원의 접점을 짚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였다. ▲ 부산MBC 통일교 지역간부 로비 의혹 보도 (뉴스데스크 12/17)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선거 시기마다 반복돼 온 ‘한일해저터널’의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또한 통일교 인사와 정치권의 접촉이 ‘의례적’ ‘관행적’이라는 해명 수준에서 정리되면서, 정치권과 특정 종교단체의 관계가 어떤 기준과 통제 속에서 관리돼 왔는지에 대한 검증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관행이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어떤 위험을 내포하는지, 지역 정치에서 종교·이념·개발 공약이 결합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까지는 제시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수사 전달을 넘어, 지역 정치 관행과 한계를 점검하는 보도가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지역언론의 보도량과 관심에 비해, 검증의 깊이와 방향에서는 한계가 드러났다. 전재수 전 장관은 부산의 유일한 민주당 국회의원이자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그의 정치적 위치와 지역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지역언론의 역할은 더욱 중요했다. 그러나 실제 보도는 수사 진행과 정치적 파장을 전달하는 데 주로 머물렀고, 지역에서만 가능한 취재와 검증을 통해 의혹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시도는 제한적이었다. 이는 지역언론이 지역 정치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장관 사퇴 이후 보도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 ‘정책 추진 차질 우려’ 역시 같은 한계를 보여준다. 어떤 정책이 실제로 어느 단계에서 영향을 받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보다는, 해수부 부산 이전과 해양수도 전략 전반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전달하는 데 그친 경우가 많았다.  

전재수 전 장관 개인의 혐의 여부는 수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져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지역언론은 종교·이익집단이 정치권 전반에 걸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영향력을 행사해 왔는지, 그 구조를 어떻게 감시하고 차단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정보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 의혹과 수사 경과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의 지속 가능성과 지역정치 구조의 취약성을 함께 점검하는 보도가 뒤따라 한다. 앞으로 지역언론의 더 깊은 검증과 설명이 요구되는 이유다.
<끝>


[모니터개요]
시기: 12월 8일~21일 
대상: 국제신문·부산일보 지면기사(일부 온라인기사 참조), KBS부산·부산MBC·KNN 메인뉴스 통일교 로비 의혹 관련 보도


[관련 보도 목록](👉기사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1) <전재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부산시장 선거 ‘출렁’>(국제신문, 12/11, 1면), <전재수, 李내각 첫 낙마…‘해양수도 부산’ 어쩌나>(국제신문, 12/12, 1면), <‘돌발 악재’에 내년 부산시장 선거 판세 ‘요동’>(부산일보, 12/11, 3면), <요동치는 내년 부산시장 선거… 민주 ‘당혹’ 국힘 ‘반색’>(부산일보, 12/12, 3면), <이사 첫날 터진 ‘통일교 의혹’에 해수부 노심초사>(부산일보, 12/11, 4면)

2) <전재수·임종성·김규환 출금…‘통일교 의혹’ 피의자 입건>(국제신문, 12/15, 1면), <“사실무근”이라지만 구체적 정황 잇따라… 전재수 수사 불가피>(부산일보, 12/11, 3면), <전재수, 통일교와 잦은 접촉 정황… 단순 교류? 깊은 관계?>(부산일보, 12/16, 3면), <연구회 강연 수락‧책 구입 후원 계속 드러나는 ‘의혹’ 연결 고리>(부산일보, 12/19, 3면)

3) <전재수, 금품 수수 부인…지역사회 ‘술렁’>(KBS부산, 12/10), <통일교 로비 의혹 불똥..내년 부산선거 ′흔들′>(부산MBC, 12/10), <전재수 장관 사퇴, 지역 현안 차질 우려>(KNN, 12/10)

4) <與 최악 땐 부산 선거전략 다시 짜야…의혹 해소 땐 전화위복>(국제신문, 12/11, 3면)

5) <전재수 ‘그때그때’ 해명, 의혹 키운다>(국제신문, 12/17, 1면)

6) <전재수, 통일교와 잦은 접촉 정황… 단순 교류? 깊은 관계?>(부산일보, 12/16, 3면), <“금품 수수 없었다”는 전재수, ‘TM’ 한학자는 만났나>(부산일보, 12/17, 3면), <연구회 강연 수락‧책 구입 후원 계속 드러나는 ‘의혹’ 연결 고리>(부산일보, 12/19, 3면)

7) <전재수로 번진 ‘통일교 게이트’ 신속 수사, 의혹 털어라>(국제신문, 12/11, 사설), <여권 덮친 통일교 폭탄, 한 점 의혹 없이 낱낱이 밝혀야>(부산일보, 12/11, 사설), <‘내란 2측 특검’은 되고 ‘통일교 특검’은 안된다는 민주당>(부산일보, 12/15, 사설) <‘2차 특검’은 되고 ‘통일교 특검’은 안 되는 이유 뭔가>(국제신문, 12/17, 사설)

8) <한일해저터널 추진 발원지 부산…지역정계로 수사 확대되나>(국제신문, 12/16, 3면), <‘한일 해저터널’ 통일교 전방위 로비 의혹에 PK 정치권 ‘긴장’>(부산일보, 12/16, 3면), <통일교 한일해저터널 로비전에 희비 엇갈린 PK 정치권>(부산일보, 12/17, 4면), <통일교 숙원 사업 ‘한일 해저터널’ 만지작거린 역대 부산시장들>(부산일보, 12/18, 3면)

9) <전재수와 사진 찍은 통일교 부산울산회장, 한일해저터널연구회 이사였다>(부산일보, 12/17, 3면), <유명 인사 미끼로 정치권에 손 뻗쳤나?>(부산일보, 12/18, 3면), <′한일해저터널′ 부산 선거 때마다 이슈로‥주도는 누가?>(부산MBC, 12/16), <통일교 5지구 간부, 정치권 로비 핵심 창구>(부산MBC, 12/17)

[모니터보고서]고리원전 2호기 수명 연장 결정, 지역언론 보도는?’

안전성’ 검증은 없고, 노후 원전 심사 ‘속도’ 긍정 전망만

11월 13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고리원자력발전소 2호기(고리 2호기)의 수명 연장(계속 운전)을 승인했다. 40년 사용 연한을 만료하고 운영 중지에 들어간지 2년만에 진행된 심의였고, 두 차례 심의 보류 끝에 나온 결정이다. 탈핵·환경 단체는 절차와 심의 내용 등이 모두 부실하다며 비판에 나섰다. 이번 결정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노후 원전 운영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 의미가 크다.  

지역언론은 이번 결정을 어떻게 보도했을까. 원안위 심의 결과와 이후 재가동 절차를 주요하게 전달했고, 고리 2호기 수명 연장 결정이 지역 사회에 미칠 영향 분석은 ‘지역내 노후 원전 수명 연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는 전망에 그쳤다. 반복된 보류 끝에 수명 연장을 확정한 원안위 결정이 정당했는지, 시민 안전을 위한 검증이 충실했는지 점검하는 감시자 역할은 미흡했다.  

국제신문 노후 원전 심사 ‘속도’ 전망 주목 

국제신문은 11월 14일 <고리 2호기 2033년 4월까지 수명 연장>(1면)에서 수명 연장 결정 내용과 심의 과정, 이후 재가동 절차를 중심으로 전했다. “계속 운전에 따른 영향 및 중대사고를 포함한 주요 사고 영향 등이 모두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는 원안위 입장은 전했지만 반대 의견은 누락했다. 또한 이번 결정을 계기로 한국수자원원자력(한수원)이 계속 운전을 신청한 부울경 지역 노후 원전 9기의 심사에 속도가 붇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의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이나 향후 과제는 다루지 않았다.

▲ 국제신문 고리2호기 수명연장 승인 보도(11/14, 1면)



부산일보 경제성 측면 ‘수명 연장 불가피성’ 강조

부산일보도 같은 날 <고리 2호기 2033년 4월까지 수명 연장>(1면)에서 반대 의견을 포함한 심의 내용을 함께 보도했다. 이어 3면 <5년 내 설계수명 종료되는 원전 9기 심사에도 ‘속도’>에서 노후 원전 10기에 대한 운영 변경 심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경제성·효율성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에서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현 정부가 노후 원전 수명 연장에 유연한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설계가 종료되는 원전에 대한 계속 운전 여부는 ‘안전성’에 달렸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안전성 검증 및 확보를 위한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환경·탈핵 단체가 제기한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사 과정에서 안전·경제성 검토에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도 기사 말미에 언급하는데 그쳤다.



부산MBC 이재명 정부 원전 정책 방향에 초점 

부산MBC는 <고리2호기 계속운전 허가..2033년까지 가동>(11/13)에서 이재명 정부의 수명 연장 기조를 전망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원장 연장 사례라는 점에 주목하며,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발언 “원전도 있는 것 써야죠. 그래서 가동 기한 지난 것 안전성이 담보되면 확인되면 연장해서 쓰고..”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안전 불확실성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심의위 반대의견, 환경단체 반발도 소개했으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과제를 짚지는 않았다.  



KBS부산 ‘안전성 논란 해소되지 않았다’ 비중있게 전달

KBS부산은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허가’…내년 2월 재가동>(11/13)에서 원안위의 ‘충분한 안전 여유도를 확보했다’는 허가 입장과 함께탈핵 단체의 비판을 비중있게 전했다. 심의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이 충분하지 않았고 안전성 검토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 ‘보고서 늑장 제출 등 절차적 하자 해소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전했다. 다른 노후 원전 심사에도 안전성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해, 연장 심사의 ‘속도’만을 전망한 지역신문과 차이를 보였다.   KNN은 수명 연장 결정과 시민단체 반발을 단신으로 보도해 가장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결과 보도한 지역방송 (상 부산MBC 11/13 뉴스,  하 KBS부산 11/13 뉴스) 



고리 2호기 수명 연장 첫 부결 이후 검증 소홀했던 지역언론
수명 연장 심의 절차·안정성 검증 공론화 책무 방기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심의는 9월과 10월 두 차례 보류됐다. 첫 심의부터 사고관리계획서 설명 부족이 문제가 되어 심의가 보류됐고, 이후 환경·탈핵 단체들은 보고서 늑장 제출, 사고관리계획과 수명 연장 심의를 동시 진행한 점 등 절차적 하자를 제기하기도 했다. 심의 과정에서 안전성 검토가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보완없이 수명 연장이 최종 승인으로 이어졌다.  

KBS부산이 사고관리계획서 심의 동시 진행에 따른 졸속 심의 우려, 계속운전 주기적 안정성 평가 보고서 늑장 제출 등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지만, 지역사회 공론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부분 지역언론이 원전안전위원회의 심의가 충실히 진행되도록 과정을 감시, 견제하기 보다는 원안위·산업계 입장을 중심으로 보도하며, 탈핵·환경 단체의 문제 제기는 단편적으로 중계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엄정하게 진행되는지 감시하고 견제해야할 언론의 역할을 손놓고 있다가, 수명 연장 승인 직후 곧바로 ‘나머지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심사도 속도’ 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이처럼 지역언론은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의의 절차의 투명성을 감시하고 시민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책무를 저버렸다. 더구나 남아있는 노후원전 수명 연장 과정에서도 감시 역할을 외면할 태세다. 핵발전 밀집 지역의 언론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감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지역언론이 제대로 된 검증과 비판을 수행할 때 시민의 안전은 확보될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한다. <끝>  



[관련 보도 목록]
국제신문 <국내 최장수 원전 고리2호기 2033년까지 수명 연장>(11/14, 1면)
부산일보 <고리 2호기 2033년 4월까지 수명 연장>(11/14, 1면)
부산일보 <5년 내 설계수명 종료되는 원전 9기 심사에도 ‘속도’>(11/14, 3면)
KBS부산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허가’…내년 2월 재가동>(11/13
부산MBC <고리2호기 계속운전 허가..2033년까지 가동>(11/13)
KNN <원안위, 고리 2호기 수명 연장 결정>(11/13)
KNN <환경단체 고리2호기 수명연장 반발 기자회견>(11/14)
KBS부산 <“계속 운전 심의 절차적 하자”…또 동시 상정?>(10/14)
KBS부산 <‘고리 2호기’ 논란 왜?…노후 원전 ‘시험대’>(10/20)

[모니터보고서] 국제신문, <부산시정 3년 성과평가> 성과 나열에 그친 ‘평가 없는 평가보도’

[모니터보고서]
국제신문, <부산시정 3년 성과평가> 기획보도
성과 나열에 그친 ‘평가 없는 평가보도’

국제신문은 10월 27일부터 3주에 걸쳐 ‘부산시정 3년 성과평가’ 기획보도를 게재했다. 보도는 크게 <1> ‘투자·일자리 확대’(10월 27일), <2> ‘높아진 도시 위상’(11월 3일), <3> ‘도시개발 대화로 풀었다’(11월 10일) 세 가지 주제로 나눠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관광객 증가와 도시브랜드 상승 ▲공원·문화시설 확충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낙동강 교량 건설 등을 박형준 시장 취임 3년간의 시정 성과로 다뤘다.  

그러나 ‘성과평가’라는 제목과 달리, 각 보도는 부산시가 밝힌 지표와 설명을 거의 그대로 옮긴 수준에 머물렀다. ‘늘리고, 높이고, 풀었다’라는 시정 구호를 전면에 내세우고 ‘10년 설득의 결실’, ‘역대 최고’ 등 성과를 부각하는 문구를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하거나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점검하는 언론의 자체 평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점검 대신 성과 전달… 시정의 ‘자화자찬’ 받아쓰기  

먼저, <부산시, 3년 시정 성과평가 ‘늘리고, 높이고, 풀었다’>(10/27, 1면)는 “정책 성과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 변화로 입증되고 있다”,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평가한 부산시 발표자료를 반복했다. 이어지는 <투자 유치 22배 늘고 일자리·관광객 역대 최고>(10/27, 8면)에서는 14조 원 투자 유치, 상용근로자 100만 명, 공원면적·관광객 ‘역대 최고’ 등의 수치를 나열하며 성과를 부각했다.  

<밤에도 빛나는 부산… 외국 관광객 300만 눈앞>(11/3, 10면)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정이 부산의 도시 위상을 높였다고 강조하며, 세계 주요 도시 평가 지표에서의 ‘역대 최고’ 기록을 근거로 제시했다. 외국인 관광객 200만 명 돌파를 “부산의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했고, 마이스 산업 확대와 벡스코 가동률 상승을 언급하며 관광·경제 전반의 성과를 전했다. 같은 지면의 <생활권 공원 늘리고 문화·체육시설 확대 ‘시민이 행복한 도시’>(11/3, 10면)도 ‘15분 도시 부산’ 정책, 생활권 공원 확충,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을 성과로 제시하며 부산시정이 시민 삶의 질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두 기사 모두 전문가·관련업계·시민 평가보다는 부산시가 제시한 수치와 성과 중심의 홍보자료를 근거로 ‘삶의 질 향상’을 설명했다.


부산시 자료·시장 발언만 인용… 외부 요인·평가·검증 빠진 ‘성과평가’  

이 보도들은 “최근 한 방송 여론조사에서 부산 시민 75%가 부산에서의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글로벌 허브도시뿐만 아니라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 부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박형준 시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마무리됐다. 그러나 기사에서는 박 시장이 언급한 여론조사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부산에서의 삶의 만족도’를 곧바로 시장의 정책 성과로 인식하게끔 한 기사구성 또한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실제로 최근 KBS부산부산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박형준 시장의 시정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점에서 시민 체감도나 객관적 검증 없이 부산시의 홍보 프레임을 그대로 차용한 보도가 제대로 된 ‘시정 성과평가 보도’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 상: 국제신문 ‘부산시정 3년 성과평가’ 기획보도(10/27, 1면)▲ 하: 부산시보 ‘민선 8기 부산시정 3년’ 종합(7/1, 1면)

또한 부산시가 제시한 각종 통계나 순위, 수치들을 박형준 시정의 정책 성과로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는 환율 변화, 항공노선 회복, K-콘텐츠 인기 등 외부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보도는 이러한 변수에 대한 언급없이 박형준 시정 정책의 직접적 결과로만 평가했다. 투자 유치 확대나 고용지표 개선 역시 마찬가지다. 투자 증가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나 민간 경기 회복 등 거시경제적 요인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또 고용지표가 지역 내 중소기업 고용이나 청년 일자리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질적 검증도 부족했다. 결국 국제신문의 시정평가 보도는 통계 수치를 사실상 ‘성과의 증거’로 제시했지만, 그 이면의 구조적 요인이나 한계에 대한 분석은 부재했다.  

무엇보다 시정 평가에서 중요한 것은 시민사회, 전문가, 산업·노동계 등 다양한 시각을 함께 담는 것이다. 부산시의 자평만으로는 시정의 실질적 성과를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도는 이러한 다양한 관점의 평가를 포함하지 못한 채, 행정이 제시한 수치와 설명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투자 유치, 일자리 확대, 관광 성과 등 각 분야 보도에서도 현장 전문가나 관련 업계의 의견을 통해 ‘체감 성과’를 교차 검증하는 내용은 부재했다. 결과적으로 시정평가 기사는 시민과 전문가의 평가가 빠진 채 부산시의 홍보 내용을 재현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 국제신문 <부산시정 3년 성과평가> 기획보도(상: 10/27 8면, 중: 11/3 10면, 하: 11/10 10면)‘설득과 대화의 행정’으로 포장된 장기현안 해결과제  

도시 개발 성과 분야로 소개한 <금정산 이해관계 얽힌 사유지… 10년 설득해 국립공원 결실>(11/10, 10면)은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을 “불가능이라 여겼던 난제를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으로 대타협을 이뤘다”, “공공정책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평가하며 부산시의 추진력을 강조했다. 보도는 과거의 ‘불도저식 행정’과 대비해, “대화와 설득으로 난제를 해결했다”고 묘사하며 부산시의 협의 노력과 그 과정을 부각했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은 부산시민의 오랜 염원이자, 시민사회의 꾸준한 활동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이뤄진 공동의 결실이다. 실제로 국제신문은 <시민사회 주축 지정 운동… 사유지 침해는 숙제>(11/3, 4면)에서 20년간 이어진 시민사회의 지정 운동과 서명운동, 시민단체 네트워크의 역할을 상세히 다루기도 했다. 그럼에도 ‘부산시정 3년 성과평가’ 기획보도에서는 이러한 시민사회의 기여가 빠지고, 부산시의 설득과 추진력을 중심으로 한 ‘시정 성과’만 강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획보도라는 형식이 부산시정 중심의 관점을 강화하고,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변화하는 효과를 낳았다.  

같은 날 <서부산 교통발전 핵심 낙동강 횡단교량 설치… 환경단체 설득 묘안 절실>(11/10, 10면)에서는 낙동강 철새도래지를 관통하는 교량 건설 논란을 다루면서, “부산시가 설득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해 한계를 부분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여전히 도시개발 분야에서 시민사회 반발이 제기된 주요 현안(황령산 전망대 개발사업,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이기대 아파트 건설 등)은 ‘성과’ 범주에서 제외되면서 보도에서 빠졌다. 시정의 성과만을 선택적으로 조명하고 논란이 되는 사안은 배제한 것이다.  

‘늘리고, 높이고, 풀었다’ 아닌, ‘체감되고, 지속되고, 공정한가’
지역언론의 ‘성과평가’가 던져야 할 질문  

이번 기획보도는 올해 7월 박형준 시장 취임 3주년 당시 지역언론의 보도 경향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부산민언련 모니터링 결과, 다수의 지역언론은 시장의 기자간담회 발언과 성과 발표를 중심으로 보도하며, 검증과 평가보다는 ‘성과 전달’과 ‘해명 수용’에 집중했다. 특히 국제신문은 7월 2일 1면 <朴시장 “3년간 투자유치 누적 14조 원”> 기사에서 박 시장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고, 수치 검증이나 정책 분석 없이 시정 홍보의 흐름을 뒷받침했다. 그로부터 넉 달 뒤 다시 등장한 ‘부산시정 3년 성과평가’ 기획보도는 이러한 보도 태도를 사실상 반복했다.  

결국 국제신문은 두 차례에 걸쳐 박형준 시정의 성과를 ‘보도’라는 형식으로 포장해 전달하면서, 시정을 감시하고 검증해야 할 지역언론 본연의 역할보다 ‘성과 홍보 스피커’ 역할을 자처했다. 부산시정은 지역의 예산과 공공정책, 도시개발의 모든 축을 결정하는 핵심 권력이다. 따라서 지역언론의 시정평가 보도는 행정의 성과를 전달하는 홍보 창구가 아니라, 시민을 대신해 권력을 검증하는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보도에서 언론은 그 자리에서 한 발 물러섰다.  

부산시가 제시한 투자유치·고용률·관광객 규모가 곧 시정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역언론은 그 수치가 어떤 구조적 변화의 결과인지, 누가 그 혜택을 보고 누가 배제되는지를 함께 짚어야 한다. 시정 3년의 ‘빛’뿐 아니라 ‘그림자’를 함께 보여줄 때에야 시민에게 진짜 정보가 된다. ‘늘리고, 높이고, 풀었다’라는 부산시정의 구호 대신, 시민의 입장에서 ‘체감되고, 지속되고, 공정한가’를 묻는 것, 그것이 지역언론이 수행해야 할 진정한 ‘성과평가’의 역할이다.

<끝>  

[관련 보도 목록]
<부산시, 3년 시정 성과평가 ‘늘리고, 높이고, 풀었다’>(10/27, 1면)
<투자 유치 22배 늘고 일자리·관광객 역대 최고>(10/27, 8면)
<사업장별 책임관 지정해 고충 해결…‘기업하기 좋은 도시’ 구축 총력>(10/27, 8면)
<밤에도 빛나는 부산… 외국 관광객 300만 눈앞>(11/3, 10면)
<생활권 공원 늘리고 문화·체육시설 확대 ‘시민이 행복한 도시’>(11/3, 10면)
<금정산 이해관계 얽힌 사유지…10년 설득해 국립공원 결실>(11/10, 10면)
<서부산 교통발전 핵심 낙동강 횡단교량 설치…환경단체 설득 묘안 절실>(11/10, 10면)  

[참고 자료 목록]
<부산, ‘늘리고’ ‘높이고’ ‘풀었다’>(부산시보, 6/28)
<“늘리고 높이고 풀었습니다”>(부산시보, 7/31)
<[KBS부산 여론조사]② 박형준 시장 시정 운영은?…49% “일 잘 못해”>(KBS부산, 9/18)
<박형준 시장 직무 수행 동일 항목, 평가는 정반대 [내년 지방선거 여론조사]>(부산일보, 9/11)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 발표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2025년 3분기(7~9월)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이번 3분기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해수부 이전, 가덕신공항 등 지역 정책 및 현안이 어떻게 추진되는지에 지역언론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후보작으로 올라온 7편은 시민 안전과 직결된 환경, 원전 폐기, 사회적 약자인 노인, 난민 인권 침해 등의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또 행정의 부실, 특혜 의혹을 짚는 감시보도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중에서 종교 권력에 대한 행정, 정치권의 특혜 의혹을 제기한 KNN <‘세계로 교회 특혜 의혹’ 연속 보도>, 제도 사각 지대에 놓은 노인 성폭력 실태를 짚은 부산MBC <‘노인 성폭력 실태‘ 연속 기획 보도>, 전국 최초 원전 해체를 앞둔 검증 쟁점과 과제를 짚은 부산일보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를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으로 선정했습니다.



<선정작>
KNN, ‘세계로 교회 특혜 의혹’ 연속 보도(하영광 기자)
적극적인 취재와 검증으로 정치-종교 유착 제동

KNN은 연속보도를 통해 세계로교회가 설립한 대안학교와 관련한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쳤습니다. 보도는 강서구청이 신청서도 없는 상황에서 시유지 공원 부지를 5년간 무상 임대한 사실, 해당 교회 신자인 시의원들이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를 세 차례 발의한 이해충돌 정황 등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공립학교에는 사용료를 부과하면서 특정 시설에만 무상 혜택을 준 사실과 무상임대 신청자가 시의원 부친이자 학교 행정실장이었다는 점을 밝혀내 구청과 시의원의 해명이 거짓임을 검증해냈습니다. 또한 김형찬 강서구청장이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를 위인으로 추켜세운 사실도 알렸습니다.
보도 이후 지역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요구에 나섰고, 의혹 당사자들은 경찰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권력감시가 쉽지 않은 종교 단체와 연관된 사안에 대해 심층 취재에 나서 특혜 지원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KNN ‘세계로교회 특혜 의혹보도’는 구청, 시의원 등 행정-정치 권력과 특정 종교 세력 간의 부적절한 유착이 행정 의사결정에 개입했을 때, 시민의 공공자산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악용될 수 있음을 고발했습니다. 적극적인 취재와 검증을 통해 구정 감시와 특혜 지원 견제, 지역의 정치권-종교 유착문제까지 드러내며 심층성, 공익성, 권력 감시 역할에 충실하였기에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부산 강서구, 종교단체 운영 교육시설에 땅 무상임대>(8/22)
<대안교육 지원 조례 3번이나 발의… 이해충돌 논란>(8/26)
<세계로교회 대안학교 특혜 의혹 ‘일파만파’>(9/1)
<‘특혜 의혹’ 정황 또 확인… 거짓 해명도 도마>(9/2)


부산MBC, ‘최초 보고, 노인 성폭력 실태’ 기획보도(조민희 기자)
수면 아래 노인 성범죄 실태 고발로 제도 개선 이끌어

부산MBC는 연속기획 ‘최초 보고, 노인 성폭력 실태’를 통해 고령화 사회에서 은폐된 채 방치돼 온 노인 성범죄 문제를 심층적으로 조명했습니다. 지난 3년간 노인 성범죄 1심 판결문 분석을 통해 최근 10년간 177% 급증한 노인 성범죄 통계와 피해 실태, 가해자의 절반 이상이 지인이라는 점, 전체 피해의 72%가 요양시설에서 발생한다는 구조적 취약성, 고작 7% 낮은 신고율에, 가해자 절반 이상이 감형되거나 집행유예인 솜방망이 처벌 등 노인 성범죄 실태와 구조를 짚었습니다. 또한 관련 예산 부재, 법률 지원 사각지대 등 취약한 제도와 지원책도 지적했습니다.

기획보도는 미비한 법 제도와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인식을 드러내 노인 성범죄가 왜 ‘수면 아래 범죄’로 남을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줬습니다. 판결문 전수 분석과 피해자 증언,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 현실적 대책을 제시하는 등 입체적으로 접근했습니다. 보도 이후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예산을 배정해 65세 이상 노인 성폭력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법조계가 무료 법률 지원과 양형 기준 개선 논의에 나서는 등 제도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최초 보고, 노인 성폭력 실태’ 기획보도는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 속에 가려져 있던 노인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공론화했습니다. 특히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부산에서 제도 개선의 단초를 마련해 시의성, 공익성과 함께 사회적 약자인 여성 노인에 대한 조명이 돋보였습니다. 이에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지인′에게, ′홀로 사는 집′에서..수면 아래 갇힌 노인 성범죄>(7/1)
<성범죄 최대 취약지 “노인 시설이 72%”>(7/2)
<증가하는 노인 성범죄..엄벌 않는 사회가 원인>(7/3)
<“통계도 예산도 없다” 무관심 속 방치된 노인 성폭력>(7/4)
<노인 성폭력 피해자 법률 지원 0.2%뿐>(7/6) <′노인 성폭력′ 전국 첫 실태조사 나선다>(7/15)
<노인 성폭력 대책 본격화..”교육 늘리고 예산도 편성”>(8/29)


부산일보,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김백상 기자)
‘속도보다 안전’ 국내 첫 원전해체 쟁점 집중 조명

지난 6월 고리1호기 해체 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국내 첫 번째 원전 해체가 현실화 되었습니다. 부산일보는 사회·경제적 파급이 막대한 원전 해체 계획에 대한 검증은 사라졌다며 경제성, 안전성 확보, 폐기물 처리 등 해체 과정을 둘러싼 쟁점을 짚었습니다.
먼저, 산업적 측면에서 정부와 산업계가 제시하는 ‘500조 원전 해체 시장’ 전망이 근거가 부족하고, 국내 산업 육성 정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가동중인 2호기 인접 해체에 따른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속도보다 안전’을 강조했습니다. 가장 난제인 사용후핵연료 및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도 짚었는데 고준위 폐기물 영구 처분 시설이 부재한 상황에서 임시 저장 시설의 반영구화 우려, 러시아 키시팀 사고를 인용하며 폐기물 관리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결국 단기적 해체나 장밋빛 경제 전망에 매몰되지 말고 무엇보다 안전을 위한 철저한 검증, 투명한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는 국내 첫 원전 해체라는 과제를 둘러싼 쟁점을 짚고 공론화했습니다. 해체 작업의 경제적 장밋빛 전망에 가려진 안전 문제와 핵폐기물 처리의 현실적 딜레마를 짚고, 해체 계획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시켰습니다. 원전 밀집지역에 살고 있는 부산 시민을 위한 시의적절한 기획, 공익적 보도로 평가하며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주요 기사 목록]
<고리 1호기 해체, 안전 놓치면 미래도 없다>(8/13, 1면)
<‘500조’ 원전 해체 시장, 근거도 실속도 ‘부족’>(8/13, 3면)
<해체 산업 육성한다면서… 예산 축속-정책 변화에 ‘제자리’>(8/15, 4면)
<가동 여부 미확정 2호기 바로 옆서 1호기 해체 ‘안전 딜레마’>(8/18, 4면)
<2037년 해체 완료한다는 고리 1호기… ‘속도’보다는 ‘안전’>(8/20, 6면)
<가장 위험한 사용후핵연료 167t 영구 보관 시설 여전히 ‘막막’>(8/22, 6면)
<폐기물 최종 처리시설 ‘안갯속’… 고리 임시 → 반영구 우려>(8/26, 8면)


<후보작 약평>
 
국제신문, 기획보도 ‘낙동강 하구 0.9℃의 경고’ (정지윤 기자)
창간 78주년 기획으로 기후위기, 난개발이 가져온 낙동강 하구 생태계 변화와 위기를 심층 조명했습니다. 철새 쇠제비갈매기의 급격한 개체수 감소, 맹꽁이의 강제 이주와 대체서식지 실패, 외래 해충에 의한 버드나무 고사 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위기 징후를 전했고, 이 생명종의 위기 끝엔 인간이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위기 상황 전달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 복원을 위한 시민 활동을 소개하며 변화 필요성도 짚었습니다. 지면 기사와 함께 인터랙티브 페이지, 유튜브 콘텐츠를 병행해 낙동강 하구 환경·생태 문제를 공론화해 기후위기 시대 지역언론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KBS부산, 난민 신청 외국인 인권침해 보도 (전형서 기자)
김해공항에 5개월째 억류된 기니 출신 외국인의 인권 침해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기니 정부의 정치 박해를 이유로 난민 신청을 했지만 법무부는 난민 심사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 5년 동안 법무부가 난민 인정 심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경우가 60%나 되고, 불복해 승소한 경우도 60% 이상이라고 전했습니다. 타 언론에서 공항 억류 외국인에 대한 인권 침해에 주목한 가운데 KBS부산은 법무부가 난민 심사 회부 결정을 오남용하고 있다는 점까지 지적했습니다.  

부산MBC, ‘해운대 페스타’ 파행 및 문제점 알린 연속보도(김유나 기자)
해운대구가 올해 해운대 해변 일부를 민간사업자에 내줘 이색 체험, 워터파크 공연장으로 운영케했습니다. 그런데 피서객의 외면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부산MBC는 취재를 통해 민간사업자가 약속과 달리 무상으로 내준 땅을 소상공인에 임대료를 받아 피해를 양산한 점, 해운대구청의 묵인과 거짓 해명, 실현 계획성이 낮은 사업계획 부실 심사 등을 밝혀냈습니다. 보도 이후 해운대구는 협약 해지와 제도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부산MBC는 단순히 해운대 페스타 파행 현상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재 관리 실패가 어떻게 소상공인의 생계와 시민의 권리에 직결되는지 알리며, 지역언론의 구정 감시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KNN, ‘유명 리조트 오수 유출’ 연속 보도(최혁규 기자)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고급 리조트에서 오염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생활하수가 대량 배출되어 인근 바다를 오염시키는 실태를 연속 고발했습니다. 오수 배출량도 당초 계획의 4배에 달하는데 부산도시공사가 오수발생량을 턱없이 적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바다환경 파괴, 인근 어촌과 관광객 등 피해가 큰 상황이지만 도시공사와 리조트 사업자는 정화시설 증축 계획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공기관의 관리 부실과 기업의 책임 회피로 피해는 결국 주민과 환경에 전가되는 점을 알려 환경 감시에 충실했습니다.

[모니터보고서]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보도, 지역언론은 무엇을 놓쳤나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보도, 지역언론은 무엇을 놓쳤나
결과만 전한 지역언론, 감시 역할은 부재했다

9월 2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 2호기의 수명연장(계속운전) 여부를 논의했으나 ‘사고관리계획서 설명 부족’을 이유로 결정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 고리 2호기 수명연장은 고리 1호기 해체 결정 이후, 국내에서 수명이 만료된 원전의 재가동을 둘러싼 문제다. 노후 원전의 안전성 검증과 절차적 정당성, 수명연장 혹은 운전정지 결정 시 발생하는 절차와 사회적 갈등 등 여러 사안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번 결정은 이후 다른 노후 원전의 운전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지역언론은 이 사안을 어떤 시각에서 다뤘을까. 지역언론은 ‘정책의 시험대’ 또는 ‘전력 공백의 해법’으로 접근하거나 정부와 원안위의 발표를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쳤다. 그 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제기한 문제의식은 언급에 그쳤을 뿐, 검증과 감시 보도로 확장되지 않았다.  


‘전력공급 논리’위에 ‘찬반 갈등 프레임’으로 보도한 국제신문  

원안위 심의를 앞두고 국제신문은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논의를 정부의 정책 방향과 전력 공급 논리에 초점을 맞춘 시각으로 다뤘다. 수명연장 논의가 본격화 되기 전에는 <올해 부산 원전 발전량 최저…전력 공백 우려>(9/10), <AI 등 전력수요 급증인데…원전 줄스톱 속 분산특구 하세월>(9/10)에서 “고리1호기 영구정지 이후 발전량 최저”라는 수치를 강조하며 ‘전력 부족’과 ‘에너지 위기’를 부각했다. 이어 <고리 2호기 재가동 여부 초읽기…어떤 결과든 파장 불가피>(9/20), <수명연장 땐 2033년 4월까지…불허 땐 제2 탈원전 논란>(9/22)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원전정책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 “정책적 부담”, “전력 수급의 현실적 대안” 등의 표현으로 정책 효율과 산업논리를 중심으로 보도를 전개하는 경향을 보였다. ▲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국제신문 지면기사(좌상: 9/10 1면, 좌하: 9/10 3면 우: 9/22 1면)

심의 이후의 보도 <수명연장 승인 불발…‘추가 논의 필요’>(9/25)는 “결국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으로 마무리되며 시민안전·절차적 정당성보다는 수명연장 향방에 초점을 맞췄다. 결국 국제신문은 ‘정부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집중함으로써, ‘그 결정이 지역사회 안전과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에는 소홀했다. 또한 원전 찬성론자와 환경단체의 입장을 나란히 나열하며 ‘갈등의 대립구도’로만 배치해 수명연장 논란의 핵심을 “의견의 충돌”로 축소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시민안전 검증 과정은 보도의 주변부로 밀려났다.    

심의일정 단순전달, 시민사회 입장은 부재한 부산일보  

부산일보는 <2년 반 멈춘 고리 2호기, 25일 ‘수명연장’ 여부 결정>(9/23)에서 “원전업계 통과 가능성 높다”, “이재명 정부의 합리적 판단 전망” 등 정책 낙관론을 전했다. 이어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의 내달로 연기>(9/26)는 ‘한수원의 보완 계획’과 향후 행정 절차에 초점을 맞추며 시민사회 입장이나 안전 확보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은 지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일부 온라인 기사에서는 탈핵부산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의 “사고관리계획서 미비와 절차적 정당성 결여” 지적 등 시민사회의 비판 입장이 간략히 인용되었다.  

심의 전에는 “정권 교체 이후 첫 수명연장 심사”라며 이재명 정부 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의미를 부여했으나 심의 결과가 보류되자 “다음 달 재심의 예정”이라는 심의일정 전달로 마무리했다. 보도 전반이 정부와 산업계 중심에 맞춰져 있었고, 원전 안전성과 지역사회 의견 수렴 등 시민적 관점은 지면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러한 심의 일정과 원전산업계 중심 보도는 결국 부산일보가 지역언론으로서의 감시 기능보다 정부와 산업계의 시각을 중계하는 보도에 머물렀음을 보여준다. ▲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부산일보 지면기사(상: 9/23 14면 하단,  하: 9/26 1면 하단)

특히 부산일보는 지난 8월 고리 1호기 해체 문제를 기획보도로 다루며 노후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비교적 비중 있게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사 국면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이어지지 않았다. 이전의 비판적 시각이 정책 절차 보도 속에서 사라진 점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사고관리계획서 핵심 검증은 놓친 지역방송  

KBS부산도 주로 행정 절차와 이해관계자 입장 소개에 그쳤다. <탈핵부산연대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중단” 촉구>(9/16)와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심의 중단해야”>(9/26)는 시민단체의 입장을 단신으로 전했다. 그리고 <고리 2호기 심의 ‘보류’…중대사고 대응 미흡>(9/25)은 사고관리계획서 부실로 인한 심의 보류 사실을 전하며 양측의 입장을 인용했다. 하지만 어떤 부분이 부실했는지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심의 보류의 주요 원인인 사고관리계획서의 부실 내용은 짚지 않은채, 결과만 전한 것이다.
▲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지역방송 메인뉴스(좌: KBS부산,  중: 부산MBC , 우: KNN)

부산MBC는 <“안전성 확인 시 원전 수명연장 가능”… 정부 기조 변화>(9/11) 보도에서 대통령 발언을 인용하며,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의를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 변화와 연계된 사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심의시기에는 지역사회 안전성 검증이나 주민 의견 반영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KNN은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여부 25일 결정>(9/22),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결판 못 내고 미뤄져>(9/25) 등에서 원안위 회의 일정을 중심으로 결과만 전달했다. 찬반 입장을 전하긴 했으나, 심의 연기 이유나 사고관리계획서 미비 등 핵심 쟁점은 짚지 않았다.  

방송 3사 모두 시민이 반드시 알아야 할 심의 과정의 투명성, 안전성 검증 절차, 정책 결정의 사회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결국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지 못한 채 행정 일정과 결과 중심의 단순 전달에 머물렀다.    

정부결정만 바라본 지역언론, 감시자 역할은 부재  

지역언론이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의 과정에서 가장 먼저 주목했어야 할 것은 ‘심의 연기’라는 결과가 아니라 그 원인인 사고관리계획서의 부실 내용이었다. 어떤 항목이 기준 미달로 지적되었는지, 원안위가 요구한 보완사항은 무엇인지, 한수원이 제시한 개선책이 실질적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준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했다. 지역언론은 “설명 부족으로 심의가 보류됐다”는 결과만 전달하며, 그 부실이 시민 안전에 미치는 의미를 짚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시민은 ‘왜 연기되었는가’보다 ‘연기되었다’는 사실만 알게 되는 피상적 정보에 머물렀다. 또한 수명연장에 대한 낙관론에 치우쳐 운정정지 결정에 대한 후속 조치는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았다.  

노후 원전의 재가동 여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핵발전 밀집 지역에 살고 있는 부울경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문제로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지역언론의 보도는 제한적이었고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보도량이 많지 않아 공론화의 폭도 매우 좁았다.  

이번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논의에서 지역언론은 정부의 결정을 중계하는 데 그쳤으며, 그 결정의 정당성과 안전성을 시민의 입장에서 검증하지 못했다. 지역언론은 이제 정부나 산업계의 시각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절차의 투명성을 감시하고 시민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핵발전 밀집 지역에 있는 언론의 존재 이유이자, 시민이 지역언론에 기대하는 최소한의 책무다.

<끝>

[모니터개요]
-시기: 9월 22일~28일 사이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주요 보도를 중심으로 하되, 사안의 맥락 파악을 위해 9월 초순~중순의 관련 기사 일부를 참고하였다.
-대상: 국제신문·부산일보 지면기사(일부 온라인기사 참조), KBS부산·부산MBC·KNN 메인뉴스  

[관련 보도]
<상반기 부산 원전 발전량 7년 만에 최저치>(국제신문, 9/10, 1면)
<AI 등 전력수요 급증인데…원전 줄스톱 속 분산특구 하세월>(국제신문, 9/10, 3면)
<고리2호기 ‘재가동’ 여부 초읽기…어떤 결과든 파장 불가피>(국제신문,9/20, 온라인)
<고리2호 운명 사흘 뒤 결정..GO든 STOP이든 파장>(국제신문, 9/22, 1면)*링크없음
<수명연장 땐 2033년 4월까지…불허 땐 ‘제2 탈원전’ 논란>(국제신문, 9/22, 3면)
<고리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류 ‘한계상황>(국제신문, 9/24, 1면)
<고리2호기 ‘운명’ 오늘 결정되나…李정부 원전정책 분수령>(국제신문, 9/25, 온라인)
<고리2호기 수명연장 여부 결론 못내..내달 재논의키로>(국제신문, 9/26, 1면)
<2년 반 멈춘 고리 2호기, 25일 ‘계속 운전’ 여부 결정>(부산일보, 9/23, 14면)*링크없음
<고리2호기 수명 연장 심의 내달로 연기>(부산일보, 9/26, 1면)*링크없음
<‘2년 반 멈춘’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이번 주 결정 예정>(부산일보, 9/22, 온라인)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 미뤄…“10월 23일 회의서 추가 논의”>(부산일보, 9/25, 온라인)
<탈핵부산연대 “고리2호기 수명연장 중단” 촉구>(KBS부산, 9/16, 단신)
<고리 2호기 심의 ‘보류’…중대사고 대응 미흡>(KBS부산, 9/25)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심의 중단해야”>(KBS부산, 9/26, 단신)
<이 대통령 “안전성 확인되면 연장” 고리원전 재가동 되나>(부산MBC, 9/11)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내일 결정>(부산MBC, 9/24, 단신)
<고리2호기 계속운전 허가 여부 재논의키로>(부산MBC, 9/25)

<고리원전 2호기 수명연장 여부 ’25일’ 결정>(KNN, 9/22)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결판 못내고 미뤄져>(KNN, 9/25, 단신)

[모니터보고서] 퐁피두 분관 시의회 통과 보도, 시민 알 권리 충족시켰나?

[모니터보고서] 퐁피두 분관 시의회 통과 보도, 시민 알 권리 충족시켰나?
시의회 심의 적절했는지, 부산시 보완책 타당한지 점검 부족


부산시의회가 한차례 심의 보류 끝에 풍피두센터 부산 분관(이하 퐁피두 분관) 건립 예산을 통과시켰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먼저 9월 3일 2026년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에 올라온 퐁피두 분관 추진 예산에 대해 적자해소 방안 부족, 공론화 과정 부실을 지적하며 충실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심의 보류를 결정했다. 그러나 9일 열린 2차 심의에서는 퐁피두 분관 건립 예산 1,083억원 반영안을 통과 시켰다. 이어 12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확정했다.1)  

지역언론은 부산시의회 심의 결과를 전달하고, 부결을 촉구한 시민단체 요구 등도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해외 미술관 유치의 성공 사례를 소개하거나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짚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시의회 심의가 적절했는지, 부산시가 1차 심의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충분히 보완했는지에 대해 검증하는 보도는 없었다. 오히려 ‘두차례 걸쳐 면밀히 살펴보고자 했다’ ‘협치를 선택했다’ ‘최종 관문을 넘겼다’며 부산시의회 심의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시의회 심의 ‘면밀한 살펴봤다’ ‘협치의 결과’ 의미부여
지방선거 영향 예측, 해외미술관 유치 성공사례 들기도  

지역언론은 부산시의회 심의 결과를 보도하면서, 한차례 보류됐던 상황과 시의회 통과 이후 추진 일정 등을 공통적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적자 우려와 관련해서는 부산시 관계자 ‘후원이나 광고, 협찬, 기획전시 등도 수익으로 감안해야한다’는 발언만을 전달할 뿐, 구체적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검증보도는 없었다.

[지역언론 주요 보도 목록]
국제신문 <심사 보류됐던 ‘퐁피두 부산분관’ 시의회 상임위 통과>(9/10, 1면)
부산일보 <박형준 역점 ‘퐁피두’ 부산시의회 통과>(9/10, 10면)
KBS부산 <퐁피두 부산 분관 계획안 통과…반대 여전>(9/9, 뉴스9)
부산MBC <1천83억원 퐁피두 부산 건립, 시의회 통과>(9/9, 뉴스데스크)
KNN <‘퐁피두 부산 건립’ 부산시의회 심사 통과>(9/9, 뉴스아이)

▲ 퐁피두 부산분관 시의회 통과 관련 국제신문, 부산일보 지면기사(좌: 9/10 1면, 우: 9/10 10면)


국제신문은 1면에서 시의회 1·2차 심의 결과와 퐁피두 분관 건립에 투입되는 예산 규모, 적자 우려에 대한 부산시 문화국장 답변을 전했다. 이어 성창용 시의회 기획재경위원장의 ‘다양한 의견이 있어 면밀히 살펴보고자 두 차례 심의했다, 시는 위원회 지적과 제안을 적극 반영해야 추진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시의회가 두 차례 심의를 진행하며 구체적으로 어떤 지적과 제안을 했는지, 검토가 타당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없이 시의회 입장만을 전한 것이다. 또한 시민단체 우려도 전하지 않았다.   

특히 부산일보는 부산시정에 미칠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 퐁피두 분관 설립이 박형준 시장 역점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의회 통과로 ‘주요 고비를 넘겼다’고 보도했다. 또 지역 정치권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지방 선거를 앞두고 상당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의회 심의에 대해서는 ‘협치를 결정’했다고 의미부여했으나, 심의 과정 자체에 대한 점검은 생략했다. ▲ 해외 미술관 유치 성공 사례 전한 KBS부산, 추진 과정 문제 되짚은 부산MBC 보도(상: 9/9  뉴스9, 하: 9/9 뉴스데스크)


KBS부산도 시의회 가결을 두고 사실상 최종 관문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또 연간 관람객 100만 명, 20여 년간 9조원 경제효과를 낸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퐁피두 분관의 모델이라며, 긍정적 가능성을 전했다. 하지만 빌바오시와 구겐하임측 계약 조건을 비교하거나, 매년 적자 운영이 예상되는 퐁피두 분관이 실제로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는 부족했다.  

반면, 부산MBC는 퐁피두 분관 시의회 통과의 긍정적 의미보다는 부산시와 퐁피두측간 협약 비공개, 공론화 부족 등 퐁피두 분관 유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주요하게 짚었다. 또 시의회 심의 비공개 등을 비판하며 부결을 촉구한 시민단체 입장도 보도했다.  

KNN은 퐁피두 분관 시의회 통과 소식을 별다른 해설 없이 단신으로만 전했다. 시민단체 부결 촉구, 민주당 시의원 반발 등도 단신으로 각각 소개했다.


부결에서 가결로…부산시 심의 내용 점검 없어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은 박형준 부산시장의 역점 사업이다. 지난 해 사업계획이 알려진 이후 1,083억 규모의 건립비, 연간 76억 이상으로 예상되는 운영 적자, 별도 로얄티 지급 등 막대한 재정 부담 문제가 예측되었다. 또한 이기대 지역 난개발 우려, 추진 과정에서 공론화 부족, 퐁피두측과의 불공정 계약 의혹 등 여러 논란이 제기되며 지역 문화예술계, 시민단체는 꾸준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만큼 언론의 공적 감시가 절실한 정책이지만, 지역언론은 부산시의 입장을 그대로 전하거나 추진 사실 전달에만 머물렀고, 부산시 계획을 검증하거나 공론화하는데는 소극적이었다.2)

이번 부산시의회의 퐁피두 분관 계획안 심의 보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민입장에서는 재정 적자를 우려하며 1차 심사에서 심의 보류한 시의회가 왜 가결로 입장을 바꾸는지 이유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특히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고, 부산의 주요 환경자원을 훼손하면서까지 진행하는 사업이라면 그 사업의 타당성과 실효성이 충분히 설명되어야 한다. 부산시와 시의회가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면, 따져 묻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하지만 지역언론은 퐁피두 본관 계획이 가결된 사실 위주로 전할 뿐, 시의회가 왜 입장을 바꾸었는지 부산시는 어떤 보완책을 내놓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보도하지 않았다.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한 보도였다.


퐁피두 분관 추진 감시, 앞으로 더 중요 

퐁피두 분관 추진 사업이 시의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해서, 사업 자체의 문제와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막대한 재정 투입과 운영 적자, 불공정 계약 의혹, 환경 훼손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언론이 통과됐다는 결과만 전달하는 것에 머무른다면, 시정과 의정을 감시해야 할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다.   지역언론은 부산시의 대규모 사업 추진 과정이 적법하고 합리적인지, 시의회가 제대로 견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점검해야 한다. 특히 퐁피두 분관 유치와 같은 부산시 역점 사업수록 권력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보도를 강화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지역언론의 주요한 책무다. 퐁피두 부산분관 보도 역시 이 원칙에서 더욱 적극 다룰 책임이 있다.


[모니터개요]
-모니터기간: 2025년 9월 8일~9월 14일
-모니터대상: 국제신문, 부산일보, KBS부산, 부산MBC, KNN 메인뉴스

[관련 기사 및 자료]
1) 1천83억원 퐁피두 부산 분관 건립, 논란 속 시의회 통과(연합뉴스, 9/10) 2) [지역언론 훑어보기]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추진, 지역언론 “공론화 필요”(부산민언련, 2024/9/5), [지역언론 훑어보기] 부산시의 퐁피두 물타기, ‘받아쓰기’만 한 지역언론(부산민언련, 2024/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