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부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지하 공사현장에서 토사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소식은 사고 발생 사흘 뒤에 공개됐고, 주변 지하철 운행 통제도 뒤늦게 이뤄졌다. 이에 부산시 대응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부산시의 사고 대처를 비판하며 재발 방지책 마련과 안전ㆍ재난 관리 매뉴얼 수립을 촉구했다.
대부분 지역언론은 부산시의 사고 대응을 적극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해당 사고가 도심 한가운데에서 벌어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뒤늦게 사고 소식을 공개하는 부산시 대처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KBS부산은 부산시 입장 중심으로 보도하면서 해당 논란에 소극적인 보도를 이어갔다.
부산MBC와 KNN은 각각 <뒤늦은 사고 통보에 감속 운행도 ‘지각’>(3/1), <‘대심도’ 1천 톤 토석 붕괴…사흘 만에 안전조치>(3/1) 뉴스에서 부산시가 사고 발생 사흘 만에 사고 소식을 알렸으며 주변 지하철 감속운행을 뒤늦게 한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인근 주민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우려를 직접 들었다.
국제신문은 <토사 유출 이틀 뒤에야 부시장 보고..안전불감 도마 위>(3/2, 3면) 기사로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 뒤에야 행정 책임자인 부산시 행정부시장에게 보고됐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시의 부실 대응을 비판했다. 부산일보도 <대심도 공사, 재난 매뉴얼 아예 없었다>(3/3, 1면)와 <사전 지질조사 미흡… 뒤늦게 발견한 연약지반이 사고 불렀다>(3/3, 3면) 보도를 통해 재난 대처 매뉴얼이 없었고 사전 지질조사가 미흡했다는 사실을 보도해 해당 사고가 시의 총체적 실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KBS부산은 사고 이후부터 토목학회 조사 결과 발표까지 주로 부산시의 입장을 반영해 보도했다. KBS부산은 <만덕~센텀 지하대심도 공사 현장 토사 흘러내려>(2/28) 기사를 통해 사고 소식을 간략하게 알렸다. 다음날 <대심도 터널 토사 붕괴 현장 보강공사 주력> 기사에서도 부산시의 보강공사 계획만을 단신으로 전달했다. 부산시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해당 내용은 3월 2일에야 보도에 포함됐는데, <“연약지반서 토사 유출”…“추가 사고 가능성 작아”> 기사 말미에 시의 늑장 대응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언급됐다. 다른 지역 언론사가 시의 부실 대응을 강조했던 것과 대조되는 태도다. 해당 사고는 시민 안전과 결부된 사안인 만큼 지역 공영방송인 KBS부산은 더욱 적극적으로 보도했어야 한다.
부산MBC는 3년째 개장이 미뤄지고 있는 해운대 엘시티 워터파크 문제를 다뤘다. 당초 해운대 엘시티는 ‘사계절 체류형 관광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으로 만든 주상복합타운이다. 그러나 현재 관광시설인 워터파크는 운영되지 않고 주거와 숙박시설로만 쓰이고 있다. 부산MBC는 소유권 분쟁으로 워터파크 개장이 지연되고 있는 현황을 취재해 보도했고, 애당초 워터파크 개장을 견인하지 못한 부산시의 소극적 행정도 지적했다. 덕분에 이제는 철 지난 사건인 것처럼 여겨지는 해운대 엘시티 사태가 여전히 ‘현재진행중’인 문제라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보도였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학폭) 문제에 대응하고자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부산에서도 ‘학폭 소송’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신문은 기사를 통해 부산의 학폭 소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사실을 알리며 주로 대학 진학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학폭 소송이 제기된다는 점을 전했다. 또한 정순신 변호사의 사례처럼 일부 고의적으로 처분을 지연하기 위해 소송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학폭위원회의 전문성 강화를 대책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에 과거사 반성을 요구하지 않고 일본과의 미래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이라며 우리 책임도 거론해 야당과 시민사회에서는 굴욕적인 기념사라고 비판했다.
지역신문은 대통령 기념사를지적하기보단 발언 전달에만 치중했다. 국제신문은 1면 기사를 통해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전달했다. 물론 4면 관련 기사에서는 야당과 사회 각계각층의 비판이 들어갔지만, 신문 1면의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1면 기사에서도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비판의 목소리도 실어야 했다.
부산일보도 1면 기사에서 대통령의 발언만을 요약해 전했다. 국제신문과 달리 4면 관련 기사에서도 비판보다는 ‘미래를 위한 협력’이라는 대통령실의 입장을 강조했다. 또한 같은 면 <국힘 “갈 길 제시” vs 민주 “3·1운동 거꾸로 세우기”… 尹 3·1절 기념사 두고 ‘극과 극’> 기사를 통해 해당 논란에 대해 정치권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달했다. 이는 대통령 기념사가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논란의 본질인 대통령 기념사 문제를 호도하는 보도다.
오는 4월 고리원전2호기의 40년인 설계수명 만료를 앞두고 2월 21일 부산시민사회는 ‘부산고리2호기 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이하 범시민운동본부)를 발족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고리2호기 수명연장과 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각 분야 시민단체 140여 개 단체가 참여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 고리본부는 지역신문에 원전 내부를 안내하며 건식임시저장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언론은 각 분야 시민사회 단체가 참여한 범시민운동본부 발족에 주목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한편, 직접 고리원전 내부를 취재하고 건식저장시설 설치가 필요하다는 한수원의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KBS부산은 <‘범시민운동본부’ 부활…”일방적 원전 정책 저지”>(2/21) 뉴스에서 부산시민사회가 2015년 고리1호기 폐쇄 운동 이후 8년 만에 다시 범시민운동본부 발족에 나섰다며 서명운동, 캠페인 등 활동 계획을 소개했고, 부산일보는 <“고리2호기 수명 연장 막아야 부산 시민 생명 연장”>(2/22, 8면) 기사와 사설을 통해 범시민사회가 나서게 만든 정부의 일방적인 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KNN도 <“고리원전 건식 저장 시설 절대 불가”>(2/21)에서 진보, 보수단체는 물론 종교인들도 가세했다며 임시건식저장시설 추진에 대한 시민사회 반대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한편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23일 고리원전 내부 취재 결과를 보도했다. 고리2호기 습식저장시설에 들어가 여유 공간이 거의 남지 않은 사용후핵연료 보관 실태를 보도하고, 건식저장시설 설치가 절실하다는 한수원 관계자 입장도 전했다.
국제신문은 23일 <습식저장소엔 사용후핵연료 빼곡…1호기 해체 차질 우려>에서 ‘고준위특별법에 중간저장시설과 최종처분시설 완공연도가 명시되면 영구처분장이이라는 우려는 사라질 것’이라는 한수원 입장을 보도했다. 부산일보는 <고리 2호기 ‘사용후핵연료’ 새 저장시설 놓고 갈등 첨예>에서 먼저 고리본부에 건식저장시설을 설치해야한다는 내용의 홍보물이 다양하게 게시되어 있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어 습식저장시설의 핵폐기물 보관 현장을 소개하며 ‘2023년에는 용량을 더 늘릴 수 없어 건식저장시설 설치가 절실하다, 중대사고발생에도 안전상 문제 없도록 건설할 예정’이라는 고리본부 관계자 입장을 보도했다. 두 기사는 고리원전 내부 취재를 통해 한수원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부산일보는 주민의 거센 반대 의견을 함께 전함으로써, 국제신문은 사설을 통해 고준위특별법에 임시가동 시한과 주체를 명확히 할 것으로 요구함으로써 균형을 맞췄다.
2월 3주 원전 이슈 관련 기획보도를 한 지역언론도 있다. KBS부산은 20일부터 4회에 걸쳐 ‘전기요금은 공정한가’를 주제로 기획보도를 했다. 지난 주 국제신문에 이어 ‘전기요금 차등제’ 공론화에 나선 것이다. 전기요금 차등체 반대 논리로 제시되는 ‘중복 지원’ ‘수도권 반대’ 에 대해 현재 전기 요금 지원이 0.6%에 불과하다며 혜택 범위를 더 넓힐 수 있음을 지적했고,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수도권 주민도 원전 회비 비용으로 지불 의사가 있다고 보도했다. 또 장기적으로 전기 자급자족을 위해 에너지 분산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원전 지역 주민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반대에 대한 설득 논리를 모색한 기획이었다.
KNN 부산항시설관리센터 사장의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 겸직 논란을 전했다. ‘부산항시설관리센터’는 부산항 내 20여 개 시설을 위탁 관리하는 항만특수법인이며 부산항만공사의 자회사 격이다. ‘부산항시설관리센터’의 사장은 부산시장 선거 당시 박형준 시장 캠프 인사로 전문성이 없음에도 센터장으로 선임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부산항만공사의 항만위원으로도 겸직하고 있어 논란이라고 보도했다. 항만공사 자회사 사장이 예산을 결정하는 항만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이해충돌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항만위원 선임 시스템도 지적했다. 항만위원이 부산항만공사의 전체 예산심의, 사장 해임 등 막강한 권한을 지닌 자리임에도 부산시, 경남도, 항만공사가 나눠먹기 식 추천으로 전문성 없는 인사를 참여시키고 있다며 항만위원회 고유 권한인 견제 역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점을 비판했다. 나아가 항만위원 선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부산 최초 노인 공공 공유주택 ‘도란도란하우스’로 시작한 [황혼에 만난 마지막 가족] 시리즈. 마지막 회차에서는 노인 복지 제도 전반을 지적했다. 시행 4년을 맞은 ‘지역사회통합돌봄’의 성과를 소개하고 정부의 대책없는 사업 축소를 비판했다. 지자체 개별 복지를 넘어 공적 서비스로 연계하는 복지개혁이 필요하다고 보도했고, 해외 사례를 통해 ‘집에서 삶을 마무리’하는 형태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노인 공공주택에서 시작해 노인주거와 돌봄 제도 대안까지 고민한 기획으로 우리나라가 유례없는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보도였다.
김도읍 의원이 21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차담회를 갖고 한국 시장에 대한 미국기업들의 각종 현안 및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의원 홈페이지 참조 http://www.kimdoeup.com/bbs/board.php?bo_table=bodo&wr_id=522)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22일 이 차담회를 전하면서 ‘테슬라 전기차 부산 유치 팔 걷은 김도읍 의원’으로 부각했다. 기사는 간담회에서 김도읍 의원이 테슬라의 아시아 제2 생산 공장 부산 강서구 유치에 힘 실어달라고 당부했고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며 테슬라측에 연락을 취하겠다는 답을 했다고 보도했다. 지역국회 의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났거나 투자 유치 관련 해당 기업과의 공식 일정도 아닌데 간담회에서 나눈 내용만으로 ‘유치 팔 걷었다’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평가다.
지난 2월 13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내 ‘부산건설노조 건설기계지부·레미콘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콘크리트 제조업체를 상대로 ‘복지기금’을 요구한 부산건설노조 소속 전·현직 간부에게 금품갈취 등의 혐의가 있다고 보고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건설노조는 복지기금은 지난 2020년, 부산시 중재로 노조와 사용자 측이 단체 교섭하는 과정에서 합의한 내용이라며 압수수색이 과도한 노동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지역방송은 압수수색이 진행되었던 2월 13일, 지역신문은 다음날인 2월 14일에 일제히 이 소식을 전했다.
KBS부산 <부산시가 중재한 단협 조항이 불법?…법적 쟁점은?>(2/14)
KBS부산은 <경찰, 부산 건설노조 압수수색…노조반발>(2/13)과 <부산시가 중재한 단협 조항이 불법?…법적 쟁점은?>(2/14) 보도를 통해 압수수색 소식과 함께 한발 더 나아가, 쟁점이 되는 ‘복지기금’ 요구의 적법성을 자세히 전했다. 부산시 중재로 작성된 2020년 합의서를 직접 확인하여 합의서에 ‘조합원들의 고충처리, 산업 안전활동을 위해 복지 기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점을 전달했고, 건설노조의 ‘운송거부’ 행위에 대해서도 업무방해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경찰 입장과 결사의 자유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국제노동기구 입장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는 압수수색 모습과 경찰-노조 갈등 중심 보도에 머무르지 않고 쟁점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노동자 기본권에 대한 국제기준을 소개하여 이번 압수수색의 쟁점을 다각도에서 짚은 좋은 보도였다.
부산일보는 <경찰, 부산 민노총 지부 압수수색 노조 “명백한 노조 탄압” 비판>(2/14, 10면)에서 압수수색 소식을 전했으며, 다음날 <경찰 “복지기금 수령 강요 조사” vs 건설노조 “시 중재·단협 명시 사항”>(2/15, 3면)을 통해 ‘복지기금’에 대한 해석과 노동계의 입장을 자세히 짚었다. 복지기금은 레미콘업체가 회사 규모별로 갹출하는 운송기사 복지비로, 노조법에 따라 보장되는 타임오프제를 적용하기 힘든 건설노조가 사측과 상생하는 방안으로 이에 준하는 복지기금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상세히 전했다. 압수수색의 쟁점인 ‘복지기금’의 의미와 해당 제도가 만들어진 배경을 상세히 설명해 보도의 객관성과 입체성을 높였다.
한편, 부산MBC는 <“복지기금 강요”…민노총 압수수색>(2/13)을 통해 경찰이 내세운 압수수색 이유와 진행모습, 노조의 입장과 규탄발언을 자세히 전했다. 하지만 제목에서 “복지기금 강요”라는 경찰이 주장하는 혐의 내용을 더 부각하는 모양새였다. KNN은 단신으로만 전했다.
국제신문도 <경찰 ‘기금강요’ 혐의 부산건설노조 압수수색>(2/14, 8면)에서 경찰의 ‘기금강요’ 혐의 내용만을 제목에 인용하여 경찰의 입장을 더 강조했다. 본문에서는 남부경찰서에서 주장한 혐의와 노동계 입장을 함께 전하며 건설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이 어려운 점을 짚었다. 특수고용노동자로 구성된 건설노조가 ‘사업자’로 분류된 탓에 이들의 쟁의행위가 정당한 노동권이 아닌 강요나 업무방해 등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이 주의 주목할 보도]
KBS부산 <엑스포 실사 맞춰 속도전?…“내실 기해야”>(2/14)
2030엑스포 부산 현장 실사가 4월로 다가옴에 따라 이와 관련한 준비상황, 각계의 행보가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KBS부산은 엑스포 유치예정지인 북항 랜드마크 사업자 공모 지연에 대해 실사 일정에 쫒겨 무리하게 진행되는 건 아닌지를 점검했다.
부산MBC <농심 사고 송치 예정..”117개 항목 안전 개선 필요“>(2/16)
부산MBC는 3개월 전, 농심 부산 공장에서 20대 직원의 팔끼임 사고를 단독 보도하여, 부산 농심공장에서 비슷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에도 중대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부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고,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위험요소(위험한 순간 기계 멈출 시, 욕설 등)가 그대로 있는 점도 고발했었다. 2월 16일 기사는 이에 대한 후속보도로 노동청의 권고로 안전진단도 실시됐는데, 무려 117개 항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과와 경찰이 농심 공장 안전관리자 2명을 입건해, 과실치상 혐의로검찰에 송치할 예정임을 알렸다.
KNN <폐기물 대란, 패러다임 전환 절실>(2/15)
KNN은 지난 1월부터 ‘[기획보도] 신음하는 산천, 폐기물 추적’을 시작해 2월 15일 막을 내렸다. 산업폐기물이 농지와 민가에 방치된 상황을 전하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산업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주민들의 반발을 혐오시설을 반대하는 단순한 ‘님비현상’이 아니라 그동안 쌓인 행정에 대한 불신이 원인임을 지적했다. KNN 보도 이후 경남도는 18개 시군 회의에서 폐기물 처리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해, 폐기물 문제를 지역사회에 적극 공론화하여 행정의 책임과 대책의지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보도로 평가된다.
국제신문
<핵 위험 떠넘기면서 ‘전기료 차등’ 요구 묵살>(2/15, 1면)
<전력자급률 부산 192%.서울 11%…생산 많은 곳 혜택줘야>(2/15, 3면)
<원전 밀집 부산 울산 싼 전기료 적용 왜 못하나>(2/16, 사설)
<‘차등 전기료‘ 부산 이어 호남·TK도 입법행렬>(2/17, 1면)
정부가 고리원전에 사용후핵연료 건식자장시설과 조밀저당대 설치를 추진함에 따라 부‧울지역 원전 위험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신문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15일부터 집중 공론화에 나섰다. 기사에서는 전력자급률은 서울이 11.3%(부산 191.5%)지만 전력소비량은 서울경기가 30%를 웃돌고 있다며 차등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지역별 전력생산량·전력소비량 비교, 정치권 법안 현황, 다른 나라 사례 등을 근거로 제시하였다.
부산일보
<노인 공유주택 열었더니 ‘도란도란‘ 가족이 생기다>(2/16, 1면)
<황혼에 만난 마지막 가족>(2/16, 4면, 5면)
부산일보는 부산 최초 노인 공공 공유주택 ‘도란도란하우스’를 소개하며, 도란도란하우스 입주민 인터뷰와 함께 노인 복지 실태를 점검했다. 입주민들의 ‘도란도란하우스’ 입주 경위와 그들의 사연 이면에는 사회적 문제(노인빈곤 문제, 부산의 캥거루족 문제 등)가 상존하고 있음을 알렸다.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부산민언련)이 선정한 2022년 2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부산민언련은 지역현안에 대한 지역언론의 취재가 좋은 보도와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때 건강한 지역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에 2020년부터 분기별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선정해 지역민과 좋은 보도의 가치를 공유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 4분기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현안들이 있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부산의 불꽃 축제를 비롯한 지역 행사 취소와 다중밀집 시설 점검 등이 이루어졌고, 시의회에서는 관련 조례의 제·개정 잇따르기도 했습니다. 또 핵폐기물 저장시설,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등 원전에 관해 시민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한수원과 부산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또한 여전히 크고 작은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습니다.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에는 위 현안을 비롯해 지역소멸, 사각지대 아동인권, 특혜입찰 감시 등을 고발한 13편이 후보작에 올랐습니다. 이중에서 지역 현안 및 감시대상을 심층 보도해 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 공론화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해 언론의 감시 역할에 충실했던 보도와 프로그램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KBS부산 <부산신항보안공사 입찰특혜의혹 연속 보도>(강예슬 기자), 부산MBC <시사포커스IN_심층뉴스>(정은주, 조재형 기자 외), KNN <기획보도 산재은폐보고서>(김민욱 기자)가 2022년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으로 선정되었습니다.
KBS부산의 <부산신항보안공사 입찰특혜의혹 연속 보도>는 부산신항보안공사가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어 특혜를 준 의혹과 관리감독이 허술했던 점을 고발하여 이후 해수부의 특별 검사 및 국정감사에서의 해양수산부장관의 사과를 이끌어내고 대책 점검까지 보도하여 공고했던 지역 공사와 특정업체의 유착관계에 균열을 낸 보도였습니다.
부산MBC의 <시사포커스IN>은 ‘심층뉴스’ 코너를 통해 부산의 초고령화, 지역소멸과 같은 지역에서 주목해야할 현안에 대해 집중 취재하고 문제의 원인부터 해법까지 제시하여 지역사회에 공론화하려는 노력이 빛났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KNN의 <기획보도 산재은폐보고서>는 높은 산재 사망률에 비해 낮은 산재 재해율에 주목하여 산업재해를 은폐하는 실태와 현행 제도의 문제를 완성도 높게 보도하여 산업재해의 구조적 해결을 요구한 보도로 평가받았습니다.
좋은 보도‧프로그램 선정은 되지 않았지만, 핵폐기물 해법과 고리2호기 수명연장 현안을 다룬 KBS부산의 특별기획 2부작 <아포리아>(12/9, 12/16, 박선자·이준석), <핵폐기물 임시 저장…지역 국회의원 생각은?>(12/21, 황현규) 외 기사, 부산MBC <‘계속운전’ 고리2호기 공청회…”졸속”>(11/16, 현지호), <고리2호기 ‘아수라장’ 공청회, 부산시는 ‘뒷짐’>(12/2, 윤파란), 부산일보 <고리2호기 환경평가 ‘부실한 옛 미국 지침’ 적용했다>(12/12, 이승훈·탁경륜) 외 기사는 모두 의미 있는 문제제기와 해법을 이끌어낸 보도로 평가 받았습니다. 원전문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될 지역이슈임으로 지역언론의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를 당부드립니다.
이번 분기별 좋은 보도·프로그램 보고서에서는 3편의 선정작에 대한 평가와 함께 후보작 10편에 대한 약평도 첨부합니다.
KBS부산은 2022년 10월 17일부터 6차례에 걸쳐 부산신항보안공사의 입찰 특혜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부산신항보안공사의 경비, 보안 업체 입찰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과 해양수산부의 부실한 관리·감독, 그로 인한 항만 보안의 허점 등을 고발하여 보안공사와 용역업체의 유착의혹을 지역사회에 알렸습니다.
1급 국가 중요시설인 만큼 항만의 보안과 관리는 계약부터 관리까지 철저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신항보안공사는 13년 간 보안과 경비 업무를 수의계약으로 한 업체에 맡겼으며, 지난 해 ‘특혜 시비’ 뒤 경쟁입찰로 바꿨지만 규정까지 수정하여 기존업체와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추가 취재로 입찰을 맡은 신항보안공사의 계약 담당자는 바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업체 출신임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KBS부산의 보도 이후, 해양수산부의 특별 검사를 이끌어내고 국정감사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책임을 묻도록 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보도였습니다. 또한 해수부 특별 검사를 토대로 한 대책의 실효성까지 점검하여 ‘특혜의혹 고발→사회적 공론화→대책 마련 및 점검’의 과정을 모두 보여준 보도로 평가받아 2022년 4분기 좋은보도로 선정되었습니다.
부산MBC의 대표적 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는 <시사포커스IN>은 탐사·심층 뉴스로 지역의 여러 현안을 심도 있게 취재하여 지역민에게 해당 이슈의 문제점과 대책을 알리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 4분기에는 부산의 근본적인 문제인 ‘초고령화’와 ‘지역소멸’, ‘청년의 탈부산’ 등의 문제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11월 17일 ‘존엄한 죽음, 갈 곳이 없다’ 편에서는 부산이 초고령 도시이지만,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호스피스 기관이 부족한 부산의 현실을 짚었고, 12월 8일부터 연말기획으로 마련된 ‘균형발전?..이대로면 소멸!’ 4편에서는 인구소멸의 위기에 선 부산의 현 주소와 국가균형발전 정책인 ‘지방소멸대응기금’, ‘혁신도시 조성사업’의 문제점, 인구소멸의 핵심인 청년이 부산을 떠나는 이유를 짚어봤습니다. 또한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분석과 타 도시 사례를 통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부산MBC의 <시사포커스IN_심층뉴스>는 지역에서 주목해야할 현안에 대해 집중 취재하고 문제의 원인부터 해법까지 제시하여 지역사회에 공론화하려는 노력이 돋보여 2022년 4분기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합니다.
[4분기 대표 프로그램 목록]
<에코델타시티, 기름*중금속 토양오염 확인!>(11/3, 송광모)
<존엄한 죽음, 갈 곳이 없다>(11/17, 박기홍 PD)
[연말 기획]
1편 <균형발전?..이대로면 소멸!>(12/8, 정은주)
2편 <10조 들인 혁신도시의 딜레마>(12/15, 조재형)
https://youtu.be/eRJTwPVKL_I
3편 <사라진 10만 부산 청년…어디로?>(12/22, 조재형)
4편 [심층 토론] <균형발전? 이대로면 소멸!>(12/29)
KNN의 <산재은폐보고서> 기획보도는 높은 산재 사망률에 비해, 비교적 낮은 산재 재해율에 주목하여 산업재해를 숨기는 실태와 경찰·노동청·정부 등 관련 행정기관의 미온적 태도 그리고 현행 제도의 문제를 6차례에 걸쳐 완성도 높게 보도하였습니다.
먼저 2021년 산재 사고로 사망한 20대 노동자의 산재 은폐 시도와 책임당국의 허술한 대응 등을 상세히 알렸고, 조선소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산재 신고를 가로막는 괴롭힘 실태와 산재 신청을 어렵게 하는 원청-하청 계약문제 등을 짚었습니다. 또 산재 신청건수가 적어 산재기금은 쌓여있는 반면, 건강보험으로 지급되는 현실은 외면하고 대기업에 산재보험료 감면 특혜를 주는 정부 태도를 비판하였습니다. 끝으로 산재신고 규정에 대한 제도개선을 제안했습니다.
한 20대 노동자의 죽음에서 드러난 산재 은폐 문제를 알리면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까지 확장해 심각성을 드러내고 정치권 논의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2022년 4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KBS부산의 특별기획 사용후핵연료 관련 2부작 <아포리아>, <뉴스9> 관련보도는 사용후핵연료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역사를 돌아보고, 영구처분장이 갖춰야할 지반조건과 기술은 무엇인지를 핀란드 온칼로, 스웨덴 포스마크 등의 해외 사례를 통해 소개했습니다. 원전 수명연장, 임시저장시설 건설 등 현재 쟁점 보다는 본질적 해결을 위한 ‘영구처분장’ 해법에 집중해 시사점을 명료하게 전달했습니다.
[대표 기사]
<아포리아> 2부 ‘미래를 위한 약속’ (12/16, 박선자·이준석)
KBS부산의 핵폐기물 임시저장 등 ‘원전이슈’ 관련 보도는 부산과 울산 24명 국회의원에 원전관련 문제를 직접 질의하여 핵폐기물 임시저장, 고준위방사선특별법 3개안, 노후원전 수명연장에 대한 입장과 한수원 공청회에 대한 입장에 대한 국회의원별 답변을 구체적으로 전달했습니다. 국민을 대의하는 국회의원에게 첨예한 지역 이슈인 원전문제를 질의함으로써 주민의견 수렴과정 개선을 정치적으로 풀어가야함을 드러냈습니다.
부산MBC ‘부산농심공장 팔끼임 사고 관련 보도’는 농심의 부산 공장에서 20대 직원이 기계에 끼어 중상을 입는 사고발생 했지만, 이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에도 중대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부에 신고조차 하지 않음을 취재로 확인했습니다. 추가보도를 통해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위험요소(위험한 순간 기계 멈출 시, 욕설 등)가 그대로 있는 점도 고발했습니다.
KNN의 ‘부산항 지하차도 공사장 흙탕물 침수 단독 보도’는 부산 북항 지하차도 공사현장에 바닷물이 쏟아지면서 일부 구간의 공사가 중단된 사실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시공사는 사고 발생 나흘 후에야 보고해 사고은폐 의혹 가능성과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토사가 유출되어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부산시와 부산해수청으로부터 차수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답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국제신문의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기획보도는 현재 지방의회는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어떠한 일을 하는지, 주민의 입장에서 지방의회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하는지 등을 살펴보고 해외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시민, 주민 주도의 지방정치가 되기 위한 의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지역사회 공론화에 노력한 보도로 평가받았습니다.
국제신문의 ‘기후위기는 아동권리 위기’보도는 국제신문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공동으로 기획한 보도로 기후위기는 결국 아동·청소년이 평온한 일상을 보낼 권리까지 침해하며, 사회적 권리뿐만 아니라 개인의 건강권에도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 전망하는 등 기후위기가 아동과 청소년에 미칠 영향을 자세하게 보도했습니다. 당사자의 기후위기에 대한 여론조사, 전문가 의견, 토론회 보도를 통해 기후위기가 가로막은 아동권리에 대해 지역사회의 새로운 화두를 던져주었습니다.
국제신문의 ‘부랑인 시설 인권유린 증언’ 기획보도는 부산의 옛 부랑인 시설에서 인권유린을 당한 당사자를 직접 만나 당시의 참상을 생생히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당사자와 더불어 당시 목격자 증언 및 연구자료를 토대로 부랑자 시설의 인권유린뿐만 아니라 횡령 등 불법적 행위, 부산시의 무책임한 단속도 다시 지역사회에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부산일보의 ‘이방인이 된 아이들’ 기획보도는 중도입국 아동들의 현실을 당사자 입장에서 전하고, 부산의 현황과 제도 개선점 등을 제시했습니다. 아직 개념이 다소 생소해 사회적 관심과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도입국 아동·청소년’을 알리고 맞춤형 대책의 필요성 등 전문가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 제시하여 좋은보도로 평가받았습니다.
부산일보의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보도는 고리 2호기의 방사선환경영향평가에서 중대사고가 빠진 구식 미국지침서를 준용한 정황을 보도하였습니다. 한수원은 이 지침에 따라 고리2호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수명연장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인데, 선진국 수준의 강화된 안전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음을 밝혀 수명연장 논란에 새로운 쟁점을 지역사회에 알렸습니다.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부산민언련)이 선정한 2022년 3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부산민언련은 지역 현안에 대한 지역언론의 취재가 좋은 보도와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때 건강한 지역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에 2020년부터 분기별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선정해 지역민과 좋은 보도의 가치를 공유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 3분기 화두는 단연 자연재해로부터의 ‘안전’이었습니다. 몇 해 전부터 반복돼 온 폭염과 폭우에 올해는 태풍까지 연이어 덮쳐 해안가 시민들의 피해가 막심했습니다. KBS부산의 <월간부산> ‘침수도시’ 편은 부산의 지형적 특성에 주목해 기후위기 시대에 도시가 갖는 구조적 문제에 접근, 해법을 모색했습니다. KNN <뉴스아이>는 ‘좋은 물 마실 권리, 이제는 찾자’라는 기획보도를 통해 올여름 최악의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삼고 있는 부울경 지역민의 불안에 주목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부산일보 ‘재송동 아파트 화재 사건’ 관련 보도는 습한 날씨와 실외기 과열 등으로 인한 단순 여름철 화재사건에서 출발했으나,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 제외, 화재경보기 중지 등의 문제를 짚어내며 ‘인재’였다는 점을 드러냈고, 제도적 변화까지 이끌어냈습니다.
부산시의 시정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보도도 눈에 띄었던 3분기였습니다. 부산시 ‘영어 상용화 도시’ 추진 시점에 공공언어의 방향성과 사회적 책임을 묻는가 하면(KBS부산), 시민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북항 오페라하우스의 공사 기간, 건설비용 점검을 통해 부실한 사전검증을 공론화하기도(부산MBC) 했습니다. 또한 그간 지역언론에서 등한시돼 왔던 부산시의회의 의정감시 활동을 지역민에게 전달한 보도도 있었습니다(KNN). 특히 부산MBC <빅벙커>는 ‘110억에 팔린 송도 앞바다 경관, 도시계획’ 편을 통해 부산시민에게 돌아가야 할 공공재의 공공성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기후위기 속 지역민의 안전에 주목하고 권력을 감시할 뿐 아니라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고민한 15편의 후보작 중 2022년 3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으로 2편을 최종적으로 선정했습니다.
부산MBC 기획 <원전의 그림자 핵폐기물>(윤파란·현지호)은 지역이기주의, 님비현상을 연상케 하며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원전문제, 그중에서도 고준위 방사성 핵폐기물 문제의 고리를 끊어내고 새로운 논의의 장으로 우리를 이끌어 냈습니다.
또 다른 선정작은 국제신문의 뉴스레터 ‘뭐라노’입니다. 기사 3줄 요약으로 지역뉴스의 문턱을 낮춘 ‘뭐라노’는 지면기사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영상 뭐라노’, ‘와이라노’, ‘Editor’s PICK’으로 지역소식을 쉬우면서도 유익한, 저널리즘을 포기하지 않은 뉴스레터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번 분기별 좋은 보도·프로그램 보고서에서는 2편의 선정작에 대한 평가와 함께 후보작 13편에 대한 평가도 첨부합니다.
부산MBC는 7월 18일부터 나흘간 연중기획 원전의 그림자 핵폐기물 ‘한국의 온칼로는 어디에’를 보도했습니다. 세계 최초 사용후 핵연료 영구 처분장인 핀란드 ‘온칼로’ 사례를 통해 한국 사회가 지난 40여 년간 풀지 못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일반 시민에게 핵폐기물은 ‘위험한 물질’ 내지는 ‘골칫덩어리’ 정도로 인식돼 왔고, 이를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련 마땅한 해법과 성공사례가 없어 상상력 한계에 부딪혀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답 없는 문제’로 치부돼, 고준위 방폐장에 대한 논의는 ‘님비주의’로 수렴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부산MBC의 이번 보도가 더욱 값집니다. 지하 깊숙이 자리 잡은 핀란드 ‘온칼로’ 모습을 통해 막연했던 고준위 방폐장의 상을 갖게 됐습니다. 또 ‘최장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지반 특성에 기반한 부지선정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시민들의 신뢰 위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함을 알게 됐습니다. 일부 지역에 대한 보상이 아닌, 지역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도 새로웠습니다. 일련의 보도는 한국에서도 그간의 ‘폭탄 돌리기’를 멈추고 새롭게 논의를 시작해 보자고 제안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여론조사 활용법도 칭찬할 만합니다. 그간 지역에서 여론조사는 선거 출마자 지지율이나 주요 시책사업 필요도를 파악하는 데 활용돼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부산MBC는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여론조사를 직접 실시해 지역민의 의견을 파악, 주민의견이 반영되기 힘든 현 제도의 미비점도 드러냈습니다. 노후 원전의 위험성과 안전한 핵폐기물 처리를 위해 지속해서 보도해 온 부산MBC, 한발 더 나아가 핀란드 현지 취재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고 건강한 공론장 형성의 첫발을 떼고자 노력했습니다. 이에 2022년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국제신문은 지역언론에서는 처음으로 뉴스레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2019년 11월 시작했으니, 꽉 찬 3년째입니다. 대표 콘텐츠 ‘세 줄 요약’ 외에도 ‘에디터스 픽’, ‘영상 뭐라노’, ‘와이라노’, ‘비쥬얼 픽’ 등을 통해 매일 아침 지역 소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디지털콘텐츠는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보입니다. 뉴스레터뿐 아니라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SNS플랫폼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 신문사의 디지털콘텐츠는 지면기사를 벗어나지 못하고, 벗어나더라도 연성뉴스(생활정보, 미담 등)에 국한된 경향을 보입니다. 쉽게 휘발되는 디지털의 특성에 맞춘 콘텐츠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가운데 국제신문의 디지털콘텐츠인 뉴스레터 ‘뭐라노’는 흥미위주 소재뿐 아니라 지역의 정치, 사회, 노동, 경제 이슈를 자신만의 형식으로 독자에게 전달함으로써 저널리즘을 지켜내고자 한 노력이 빛났습니다.
‘세 줄 요약’에 ‘에디터픽’을 더해 비판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했고, 무엇보다 ‘영상 뭐라노’는 지면기사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콘텐츠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3분기 <조선소 노동자가 스스로 철창에 갇힌 이유는>(7/1), <핵폐기물·RE100…원전정책에 빠진 3가지>(7/15), <친환경 에코델타시티, 도로를 다시 뜯어낸다고?>(8/26) 편은 지역언론 5개사가 주목하지 않은 지역밀착이슈였습니다. 또한 ‘와이라노’의 8월 29일 자 <야간 노동자의 잠: KTX 청소노동자의 현실>은 부산역 현수막에서 취재를 시작해 지역노동자의 삶을 더욱 긴밀하게 체감하게 했습니다.
국제신문은 ‘몰래카메라’ 형식을 취한 유튜브 콘텐츠로 한 차례 반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클릭유도, 흥미위주 소재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민을 위한 로컬저널리즘을 위해 ‘뉴스레터 뭐라노’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2022년 3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으로 선정합니다.
2022년 6월 1일, 제20대 대통령선거 이후 85일만에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선)가 실시됐다. 이번 지선은 사실상 대통령 선거의 시간 속에서 진행되면서, 언론은 연일 떠오르지 않는 선거 분위기를 기사화했다. 특히 부산광역단체장 선거의 경우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불거진 의혹과 공약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음에도, 부산지역언론은 지난 1년에 대한 평가와 검증보다는 ‘후보 인터뷰’, ‘후보가 후보에게 묻다’ 등의 기사 형식을 통해 입장을 단순 전달하는 것으로 선거보도를 갈음했다.
그런가운데 부산MBC <예산추적프로젝트 빅벙커>는 4월 28일과 5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부산·대구시장 공약 이행 점검’ 편을 방송했다. 지방선거기획 5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부산·대구시장 공약 이행 예산 62조 3,334억 원을 점검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1호 공약인 ‘15분 도시 부산’에 대한 집중 점검이 이뤄졌다. ‘15분 도시 부산’ 예산 집행 내역 중 정책홍보 예산 집행이 약 2억 6,560만 원으로, 지난 1년간 ‘15분 도시 부산’ 사업의 주요 사업은 ‘홍보’였다고 지적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형준 후보의 지난 시정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보도가 전무한 가운데, 부산MBC 빅벙커의 해당 방송이 핵심 공약 예산 집행 내역을 근거로 후보를 집중 점검해 유권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2022 지방선거보도 민언련감시단은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 행사에 도움이 될 좋은 선거보도로 해당 방송을 추천하기도 했다(참고 <민언련 PICK! 유권자를 위한 지방선거 보도>).
▲ 민언련 PICK! 유권자를 위한 지방선거 보도에 추천된 부산MBC 빅벙커
지역언론의 지역권력수장에 대한 감시
부산시는 스스로를 ‘피해자’라 불렀다
재선 출마 의사를 밝힌 현직 시장의 주요 공약에 대한 검증 보도가 방송되고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2022년 5월 10일, 부산시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신청을 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상당 분량 방송되었다며, 5월 26일 1차 조정에서는 13가지 쟁점에 대한 정정보도를, 6월 16일 2차 조정에서는 5건에 대한 반론보도를 요구했다.
부산시는 선거 기간 후보의 공약을 비판적으로 검증한 방송을 상대로 A4 3장 분량의 정정보도문 전체를 ‘진행자가 통상적인 진행 속도보다 빠르지 않게 낭독’할 것을 요구했다. 유례가 없는 지나친 정정보도 요구다. 부산MBC는 부산시장이나 부산시 관계자가 빅벙커에 출연해 ‘15분 도시 부산’에 대해 후속 논의할 것을 제안했으나 최종적으로 부산시와 부산MBC 간 조정은 불성립했다. 다음은 부산시가 8월 29일에 발표한 보도자료 내용이다.
A 방송사 측에서 부산시장이 B 프로그램에 출연해 토론하라는 대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피해자인 부산시는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는 사실관계가 틀린 방송을 한 책임이 방송사 측에 있고, 부산시는 중요한 정책의 신뢰도가 왜곡 방송에 의해 훼손된 것을 바로 잡아야 하는 피해자의 입장임으로, 사과와 방송내용 정정은 피해자가 희망하고 요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방송에서 틀린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 것은 토론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거부한 것입니다.
피해자인 부산시. 해당 보도자료에서 부산시는 선거기간 유권자를 대신해 후보와 공약을 검증한 언론 보도를 상대로 스스로를 피해자라 지칭했다. 권력에 대한 언론의 감시를 ‘잘못’이라고 인지할 때에만 나올 수 있는 단어 선택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의 권력 감시 역할은 핵심적이다. 특히 선거기간에는 유권자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후보와 공약을 검증할 것이 요구되어진다. 언론의 권력 감시와 비판에 대해, 부산시와 부산시장은 스스로 스스럼없이 ‘피해자’라 지칭함으로써 부족한 공적 인식 수준을 드러냈다. 지난 보궐선거당시 2021미디어감시연대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비서관 경력에 대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 노동자와 시민을 탄압한 과거를 반성하”고 “나아가 지역언론을 지역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협력자이자 감시자로서 존중하고 적극 소통할”것을 촉구했지만, 우려는 현실이 된 셈이다.
부산시는 언론중재위의 조정이 불성립함에 따라, 이후 부산MBC를 상대로 반론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9월 7일 1차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PD연합회 부산지부는 8월 24일 <정당한 비판을 틀어막으려는 부산시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통해 ‘시장의 핵심 공약이자 적어도 수천억원의 혈세가 투입될 정책에 대한 비판을 원천 차단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부산시의 태도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도 8월 29일 <언론 재갈물리기 나선 부산시장 규탄 및 소송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가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권력 감시, 시정 감시를 막고 시청자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라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도 8월 31일 성명을 내고 ‘지역언론의 정당한 방송보도에 대한 법적 소송을 즉각 취하하라’고 부산시에 촉구했다. 선거 기간 후보를 검증한 보도를 상대로 한 부산시의 반론보도 청구소송에 대해 언론노조와 언론시민단체, 지역정당은 성명, 기자회견을 통해 비판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역언론은 이를 지역민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8월 29일 기자회견 관련 단신 2건, 31일 민주당 성명 관련 단신 1건이 전부였다.
엑스포 홍보 행보에 가려진
부산시와 부산시장 언론관
최근 부산지역언론, 특히 지역신문의 주요 이슈는 2030부산엑스포다. 8월 한 달만 놓고 봤을 때, 미군 55보급창 이전,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8·15광복절 특사, 박형준 시장 1심 무죄 선고와 같은 현안 모두 ‘2030엑스포’로 귀결되는 보도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인 기사로는 <55보급창 이전, 북항·엑스포 청신호>(KNN, 8/3), <삼성 이재용·롯데 신동빈 사면 부산엑스포 유치전 탄력 기대>(8/16, 국제신문), <‘사법 리스크’ 부담 던 박 시장, 엑스포 유치 속도 낸다>(부산일보, 8/22) 등이 있다.
▲ 8월 16일자 국제신문 1면, 8·15 특사와 엑스포
▲ 8월 22일자 부산일보 3면, 박형준 1심 무죄 선고와 엑스포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장을 규탄한 다음날에도 지역신문의 1면은 2030부산엑스포로 채워졌다. 국제신문은 <엑스포 역량 시험대 될 ‘BTS 콘서트’>를, 부산일보는 <“BTS 대체복무에 공감대”>를 실었다. 2030부산엑스포와 관련해 지역언론은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있다. 엑스포 홍보를 위한 이재용 회장의 해외출장이 1면에 실리는가 하면(국제신문, 9/2), 박형준 시장이 엑스포 홍보·협력 요청을 위해 호남에 갔다는 사실이 1면에 실리기도 한다(부산일보, 9/2).
이는 부산시의 ‘2030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에 치중한 명백한 정보의 불균형이자, 지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보도 행태다. 박형준 시장의 호남 출장을 두고 ‘호남을 향한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교류 행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기사화하면서도 정작 언론을 향한 입막음성 소송에는 지역언론이 이상하리만치 침묵하고 있다.
여기서 진짜 피해자는 부산시민이다. 보도하지 않음으로써 없는 일로, 시민이 모르는 일로 만들고 있는 지역언론 탓에, 시민의 알권리가 침해 받고 있다. 지역언론에게는 부산시장의 언론관에 대해서도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다. <끝>
여름과 바다, 하면 떠오르는 도시 부산. 외지인들에겐 낭만과 쉼이 있는 관광지로 익숙하지만, 그런 이미지와 달리 부산은 주한미군을 위한 군수 조달과 전쟁 연습이 지속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2010년 반환받아 현재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옛 하야리아 부대(현 부산시민공원) 외에도 55보급창, 미군8부두 등 군사시설은 여전히 부산시민들의 삶의 터전에 자리하고 있다.
2019년 5월, ‘미군 55보급창’ 부지를 반환받기 위한 범시민운동본부가 결성됐다. 진보·보수를 망라한 부산지역 60여 개 단체와 동구 주민이 55보급창 반환에 한목소리를 냈다. 시민의 바람은 지난 대선 국면에서도 이어졌는데, 이재명·윤석열 당시 후보는 미군 55보급창과 8부두 이전을 약속했다.
지난 8월 1일, 국회 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서 55보급창 이전과 관련한 논의가 나왔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부산 서·동구)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부산 북항 55보급창 부지를 이전해야 되죠, 그렇죠? 해수부에서 그런 절차 진행을 지금 어느 정도까지 진행하고 있죠?”라고 질문했다. 이 질문에 조 장관은 “신선대 쪽에 투기장 부근에 대체 부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입장이 정리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해당 질문과 대답은 <“미군, 55보급창 이전 대체부지 신선대 부두”>(KBS부산, 8/1), <미군 55보급창 대체부지 신선대 부두로 결>정(부산MBC, 8/1), <미 55보급창, 신선대 부두 이전 결정>(KNN, 8/1), <55보급창, 신선대부두로 이전 결정>(국제신문, 8/2), <55보급창 이전 부지, 신선대로 결정>(부산일보, 8/2) 이라는 제목으로 일제히 보도됐다.
방송3사는 이 소식을 모두 8월 1일 단신으로 전했다. 보도 내용은 해수부가 미군55보급창 이전 대체부지로 신선대 부두를 결정했으며, 이는 부산시가 미군55보급창 부지를 2030부산월드엑스포 개최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국방부에 이전을 요구, 해수부가 대체 부지를 검토한 결과라는 것이었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해당 소식을 8월 2일자 신문 1면에 배치했다. 관심은 2030부산월드엑스포에 맞춰졌다. 두 신문 모두 나란히 중간제목에서 엑스포 유치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55보급창 이전에 따른 여론의 관심을 2030부산월드엑스포로 집중시켰다. 이어 국제신문은 미군과의 협상을, 부산일보는 여기에 더해 주민의 반발을 다음 극복 과제로 지목했다.
55보급창을 반환하는 게 아니라 부산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라면, 어디로 이전할 것인지와 관련한 주민 논의 단계가 필요하다. 55보급창 이전 부지로는 부산 신항과 신선대 부두가 지목돼 왔다. 그러던 차에 해수부 장관은 “신선대 부두로 입장이 정리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았다. 지역언론은 신선대 부두로 결정한 이유, 추후 절차에 대해 추가로 묻기 보다는 북항재개발 호재, 2030부산월드엑스포 추진 기폭제라 띄우기에 나섰다.
해당 소식과 관련한 추후 보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55보급창 토양 오염 정화에 주목한 부산MBC
그런 가운데 부산MBC의 보도가 눈에 띄었다. 부산MBC는 앞서 5월 24일 뉴스데스크 첫 소식으로 <부산 미군 55보급창도 기름·중금속 ‘범벅’>을 전했다. 55보급창 토양오염 조사 문건을 단독으로 입수해 살펴본 내용이었다. 5월의 단독 보도를 디딤돌 삼아, 이번 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서 55보급창 이전에 대한 논의가 나오자 토양오염에 대한 조사, 정화 계획뿐 아니라 정화비 분담 및 토양오염 문제 해결 주체를 주요 사회 의제로 설정했다.
신선대 부두 이전을
지역이기주의 갈등프레임으로 보도한 지역신문
부산일보는 9일 자 3면에 <55보급창 신선대 이전 놓고 둘로 갈린 남구…“대승적 협력 나서야”>를 실었다. 해당 기사는 ‘남구에서는 다소 특이한 기류’가 감지된다며 부산 남구를 지역구로 둔 박재호, 박수영 의원의 행보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이라는 익명의 취재원을 근거 삼아 박재호 의원의 반대 기자회견을 “박 의원이 이처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데 대해 2년도 채 남지 않은 차기 총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해당 기사는 55보급창 신선대 부두 이전과 관련한 주민 인터뷰를 찬성, 반대로 나눠 각각 하나씩 배치했다. 기자가 취사선택한 찬반의 근거는 55보급창이 이전하면 개발 제한, 세수 확보에 도움 안 됨, 상권에 도움이 될 것과 같은 경제적 관점에 국한돼 있었다.
국제신문 <동구 55보급창 남구 신선대 이전 정치력 시험대 선 박재호·안병길>(8/10, 5면)은 미군 55보급창 이전에 적극적인 안병길(서동) 의원과 신선대부두로의 이전을 반대하는 박재호(남을) 의원 간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이번 논의가 다음 총선을 앞둔 두 의원의 정치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시민의 숙원이었던 55보급창 문제가 2030부산월드엑스포를 계기로 급물살을 타게 되면서, 55보급창 이전 논의가 지역이기주의 틀 내에서 지역 국회의원의 정치력 시험대쯤으로, 지역민의 반발 여론을 어떤 인센티브로 조정할 것인가로 수렴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55보급창은 고엽제 반입 의혹을 비롯한 다이옥신 및 중금속 오염 의혹으로 시민사회는 지속해서 이 지역의 토양오염 조사를 촉구해 왔다. 또 2010년 반환돼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부산시민공원 역시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토양오염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55보급창 이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지금, 부산시민은 시민공원 토양오염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짚어야 할 것은 없는지 세균무기 실험 논란이 있었던 8부두 근처로 이전해도 문제가 없는 것인지 등에 대한 공론장을 기대한다. 지역이기주의 프레임으로 지역민 간 갈등, 정치인의 정치력 시험대만으로 55보급창 이전 논의를 축소하지 않길 바란다. <끝>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부산민언련)이 선정한 2022년 2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부산민언련은 지역현안에 대한 지역언론의 취재가 좋은 보도와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때 건강한 지역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에 2020년부터 분기별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선정해 지역민과 좋은 보도의 가치를 공유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 2분기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현안들이 있었습니다. 2년 1개월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모두 해제됨에 따라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20대 대선 3개월 만에 지방선거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또 장애인 이동권 투쟁, 화물 노동자·대우조선하청지회 노동자 파업과 같이 권리를 찾기 위한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그런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일일 폐쇄되는 일이 있었던가 하면, 북항재개발 랜드마크 구상안이 발표돼 난개발 우려를 낳았습니다.
그 어느때보다 경제·정치·행정 권력에 대한 감시기 필요했던 시기였고, 2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에는 그 역할을 훌륭히 해 낸 10편이 후보작에 올랐습니다. 후보작 10편 가운데 KBS부산 <위기가구 추적 보고서, 코로나 2년 빅데이터>(강예슬·황현규 기자), 부산MBC <‘사회 환원’ 약속…알고 보니 ‘가족 재단’ 기부>(윤파란 기자), 부산MBC <2022 6·1 지방선거 기획보도>(민성빈·박준오·송광모 기자)를 2022년 2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으로 선정했습니다.
2022년 2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 선정 회의 모습(일부 서면심사 진행)
KBS부산은 4월 18일부터 22일까지 ‘위기가구 추적 보고서, 코로나 2년 빅데이터’를 6차례 보도했습니다. 2년 1개월만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은 시기에, 코로나19가 남긴 불평등의 흔적을 데이터로 드러내 모두가 바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는 없음을 공론화 했습니다.
아주 어려운 상황을 겪고 마지막으로 잡는 밧줄 같은 제도, 긴급복지 지원. KBS부산은 최근 3년간 부산의 긴급복지 10만여 건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지원금액이 2배 가까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지역별, 연령별로 살펴 부산의 위기가구 지형이 변화했음을 짚었습니다. 이를 통해 이전과 같은 일시적, 한정적 지원만으로는 코로나19 위기가구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지적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불평등. “너무 힘들다”, “어렵다”,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목소리가 공허한 한탄으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 KBS부산이 선택한 건 데이터였습니다. 전대미문의 재난이 남긴 가혹함의 흔적을 시각화하자 10만 개인의 위기가 공동체의 문제로 드러났습니다. 코로나19로 깊어진 불평등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함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대안까지 모색하고자 한 KBS부산의 위기가구 추적 보고서를 2022년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부산MBC는 4월 4일 <‘사회 환원’ 약속…알고 보니 ‘가족 재단’ 기부>를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한 건에 불과하지만 지역민의 알권리를 충족했고, 정치권력 감시의 정수를 보여줬습니다.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후보자 재산신고 내역 검증을 통해 건축물 신고 누락을 지적한데 이어, 박형준 부산시장의 대시민 약속을 검증함으로써 1년여에 걸친 보도의 퍼즐이 맞춰졌습니다. 집념이 빛을 발한 보도였습니다.
공직자 재산공개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박형준 시장의 재산 변동 내역과 기부처를 상세히 취재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부를 약속한 것과 달리, 임원에 자녀 이름이 올라와 있는 가족재단에 기부했다고 알렸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에 대한 정치인의 약속 혹은 후보의 공약. 유권자는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 믿고 후보에 한 표를 행사합니다. 하지만 이는 법적 테두리 밖 약속이기 때문에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면 영영 잊히거나, 시민과의 약속은 보도할 가치가 없는 사안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보궐선거 후보자 재산신고, 정치인의 약속, 국정감사 발언, 공직자 재산공개를 하나로 연결해 낸 제4부 권력, 부산MBC. 위의 보도를 2022년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박형준 ‘미등기 건축물’ 후보자 재산 신고에도 누락>(2021/3/23, 윤파란)
<박형준 시장 재산 2위…엘시티 그대로 소유>(2022/3/31, 윤파란)
<‘사회 환원’ 약속…알고 보니 ‘가족 재단’ 기부>(2022/4/4, 윤파란)
부산MBC는 5월 9일부터 30일까지 지방선거 기획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대선 이후 3개월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좀처럼 분위기가 모아지지 않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위의 기획은 지방선거 기간 부산 유권자의 선거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시작은 ‘투표를 안한다구요?’였습니다. 이를 통해 지방선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유권자의 한 표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방선거에서 등한시되는 기초의원 선거에 주목해 기초의원 무용론을 반박하고 부산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4인 선거구제를 부각했습니다. 선거구 쪼개기 문제, 거대 양당 중심 선거 판세와 이로 인한 공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당면한 선거뿐 아니라 4년 후를 기약하며 더 나은 선거제도를 위한 제언이 돋보이는 선거기획이었습니다.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는 광역단체장 후보 3인의 공약과 의혹을 검증해 유권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선거방송을 보여줬습니다.
지방선거의 의미, 기초의원 선거 강조, 헛구호에 그친 개혁공천, 무투표당선 문제, 광역단체장 후보 검증까지. 후보자 선거운동 동정보도가 빠진 자리에 유권자 중심 선거보도를 채워 넣은 부산MBC 지방선거 기획. 이를 2022년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KBS부산 ‘북항재개발 문제점 관련 연속보도’는 북항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해양조망권 독점, 난개발 등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부산의 경관을 해치고 시민에게 되돌아 가야할 북항을 일부 경제권력이 독점하게 되는 문제를 환기했습니다. 또 북항을 시민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공공의 관리 운영을 위한 ‘북항재개발 특별법’ 등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요구도 적극 보도했습니다.
부산MBC ‘공공기여금 문제 관련 보도’는 송도 이진베이시티 공공기여금 규모에 대한 시민사회 비판이 일던 시기에 공공기여 관련 규정부터 점검에 나섰습니다. 현행 지자체의 협상력과 의지에 따라 이익환수 규모가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수익극대화 난개발을 부추길뿐 아니라, 이로인해 첨단산업 핵심부지가 아파트 단지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대표 기사]
<바닷가 영구 조망..”수천억 벌고 ‘질끔’ 내고”>(4/21, 송광모)
부산MBC ‘롯데기업의 22년간 꼼수와 이를 눈감아준 부산시 행정 지적 보도’는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13년간 ‘미등기’ 상태로 롯데가 이를 이용해 억대 등록세 납부를 안했다는 점을 보도했습니다. 이는 전국적으로 드문 사례라며 부산의 롯데백화점, 마트 등도 모두 서울법인이 추진해 매출금액과 세금이 모두 서울로 귀속되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습니다. 부산시와 롯데 측의 업무협약 체결에 언론의 관심이 쏠려있던 차에 임시휴업의 원인과 롯데기업, 부산시 행정의 문제를 잘 지적했습니다.
[대표 기사]
<“롯데는 향토기업인가요?”…’세 테크’ 꼼수>(6/7, 김유나)
부산MBC 빅벙커 ‘생리대 빈곤은 인격 살인이다’는 코로나19 빈곤에서 조차도 말해질 수 없지만 가장 먼저 줄여지는 여성 청소년들의 건강권 문제를 점검했습니다. 생리용품 지원 예산 편성을 점검하고 광주의 사례를 들어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임을 강조했습니다. 생리대의 공공재적 성격을 짚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권과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편에서는 생리대 파동 이후 오히려 오른 프리미엄 생리대 가격 문제를 지적하며 가격관리와 함께 안전성 관리가 정부의 몫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표 기사]
1부 6월 9일_생리대 빈곤은 인격 살인이다
부산MBC 시사포커스IN ‘드론 실증 사업 고발’은 스마트 기술 활용 재난안전대응 시스템 구축 사업의 하나로 부산·김해·양산산울주군 4개 지자체가 드론을 활용해 재해 재난에 공동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데서 시작합니다. 이 시스템은 2019년 도입됐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된 적이 없으며 재해 현장 맞춤형 드론이 단순 조립한 드론으로 대체되어 있는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라대 사업비 부정수급 등 문제점 보도를 통해 세금낭비의 전형적 사업이라 고발했습니다.
[대표 기사]
1부 6월 9일_ 드론 실증 사업, 눈 먼 돈 어디로
KNN ‘누구를 위한 숲 가꾸기 사업인가?’는 올해 유난히 많았던 산불에 주목합니다. 산불 예방을 위해 산림청이 수십년 넘게 실시하고 있는 숲 가꾸기 사업을 집중점검했습니다. 부산·경남권 숲 가꾸기 사업 현장 취재를 통해 화재 예방 목적의 사업이 실제로는 화재 방지 효과가 떨어지고 오히려 산사태 위험, 탄소 저장 효과 감소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업 목적에 대한 효과를 점검하고 예산 집행 과정의 허점 등을 다각도로 짚었습니다. 잇따른 산불, 장마철 산사태 위험이 큰 시기에 맞춘 시의적절한 기획이었습니다.
[대표 기사]
<‘숲 가꾸기’, 오히려 산불 피해 키웠다>(6/24, 최한솔)
국제신문 ‘장애어린이집 폐쇄, 부산지역 현황 살핀 보도’는 사상구 유일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 보조금을 원장이 부정 수령해 시설 폐쇄 처분을 받게 될 상황과 관련한 보도입니다. 국제신문은 뉴스 분석 코너를 통해 부산 소재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을 분석했습니다. 이보조금 유용 시설에 대한 사건에서 폐쇄에 따른 장애아동 교육권 침해 사항에 관심을 갖고 현황 파악과 함께 우려점을 전달해 눈에 띄었습니다. 또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부산시가 재난지원금 강화를 이유로 차상위계층을 위한 사회 복지 제도 개선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는 점을 비판했습니다. 부산시의 ’부산형 사회복지‘ 사업 관련 자료를 입수하여 분석해, 부산시 복지 정책 감시에 충실한 보도입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50여일 파업을 진행 중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하청지회(이하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는 지난 6월 2일부터 “5년간 삭감된 30%의 임금 인상이 실현돼야 하고, 노조 전임자 인정 및 대우조선소 내 노조사무실 설치 등 교섭단체 노조로 인정해야 한다”는 요구안을 내걸고 있다.
하청지회 유최안 부지회장은 “미안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며 지난 22일부터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 바닥에 가로세로 1미터 크기의 철판 안에 들어가 ‘끝장 투쟁(옥쇄 파업)’을 하고 있다. 6명의 노동자는 20미터 높이에서 고공농성 중이다.
대우조선 사내협력사와 사측은 시설물 무단 점거 등 불법 행위를 풀고 건조작업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지난 4~5월 하청업체 100곳의 직원 98%가 적게는 5%, 많게는 7.2%의 임금을 인상하며 올해 근로계약을 마쳤는데, 파업하고 있는 1%만 임금을 30% 올린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며 하청지회 요구안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청지회와 대우조선 사내협력사 실무단은 여러 차례 실무협의를 벌였지만 결렬되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은 지난 5년간 경제위기를 이유로 7600명이 해고 되었고 상여금 550% 삭감 포함, 연간 임금 30%가 삭감 되었다. 다시 수주가 시작되고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 지금에도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은 여전히 그대로다. 70%가 비정규직인 산업현장, 다단계로 쪼개어진 하청구조, 저임금, 장시간 노동, 빈번한 산업 재해와 위험한 일터, 이 모든 것은 하청 노동자들의 몫이었다. 조선업이 호황을 맞고 있는 지금도 하청노동자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부산지역 언론은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파업, 무엇에 주목하여 보도했는지 살펴본다.
파업보도 고질적 문제 그대로 답습하는 지역언론
파업의 원인과 당사자 취재는 부족, 기업 피해와 갈등만 부각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의 이번 파업은 6월 2일에 시작했지만 지역언론에서 이 소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21일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불법 행위 엄벌을 촉구하자 보도가 이뤄졌다.
사측의 기자회견 다음날인 22일부터 하청지회 유최안 부지회장이 가로·세로·높이 1m의 철구조물에 들어가 옥쇄투쟁에 돌입했음에도 언론의 관심은 쉬이 모이지 않았다.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KBS창원 등에서만 보도가 이뤄졌다. 부울경메가시티에 열을 올리던 지역언론은 경남지역 노동자 투쟁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파업 한 달을 앞둔 7월 2일에 국제신문 뉴스레터 ‘뭐라노’가 파업현장을 다녀온 영상을 공개한 것 이외에 파업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국제신문의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파업소식 관련 기사는 총 8건으로 대부분 온라인 기사였고, 지면에 게재된 기사는 주로 사설, 칼럼, 외부기고 등 의견기사만 있었다. 파업의 자세한 이유와 당사자 취재는 부족했다. <조선업 노동자가 1㎥ 철조망에 갇힌 이유는>(영상, 7/2)에서만 하청지회 노동자의 파업이유를 자세히 다뤘을 뿐이다. <대우조선해양 파업 현장에 공권력 투입 임박>(7/4), <대우조선해양, 파업 하청노동자에 엄정한 법 집행 촉구>(7/7), <정부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은 불법…즉각 중단해야”>(7/14)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사측의 입장만을 주요하게 전하며 파업으로 인한 손실과 정부의 공권력 투입 입장을 강조했다.
다만 지면의 의견기사 <조선·해양산업 다시 사람이 희망이다>(해양수산칼럼, 7/6), <월급 빼고 다 오르는데 그마저도 깎나>(시사난장, 7/8)에서 “조선·해양 산업계가 비정규직 하청 위주의 인력 정책에서 정규직 전환 및 안정적인 고용 유지 정책 제시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조선소로 변화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해 국내 숙련 인력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5년 차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2021년 원천징수 영수증에 적힌 소득은 3429만 원이다. 2014년 4974만 원 받던 것과 비교하면 7년 새 31%가 줄었다. 어떻게 근로기준법이 보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월급이 30%나 깎이게 됐을까. 이유는 바로 ‘하청’이라는 단어에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파업의 원인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임을 지적하고 있었다.
부산일보 역시 대부분의 기사가 ‘파업 이유’보다 파업으로 인한 기업의 ‘피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부산일보의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파업 관련 기사는 지면 2건, 온라인 10건이었다. <“불법 행위 엄벌” 대우조선 협력사 단단히 뿔났다…왜?>(6/21, 온라인), <‘수주 신바람’ 대우조선해양 난데없는 ‘비상경영’ 선포…어쩌다?>(7/6, 온라인),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노조 파업에 사장까지 나서 “작업장 복귀” 호소>(7/8, 지면) 등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협의회 대표단 기자회견,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대표이사 담화문 내용을 주요하게 전하며 “길고 긴 불황의 터널 끝에 찾아온 수주 호황으로 모처럼 신바람을 내던 대우조선해양이 암초를 만났다. … 협력사 노동자 파업 장기화로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파업으로 인한 손실로 기업의 ‘위기’를 강조했다.
지역방송 중에서는 경남권역까지 보도범위를 포함하고 있는 KNN만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소식을 전했다. 총 7건 보도가 있었는데, 이중 3건이 리포팅 기사였다. <파업 한 달째…협상은 ‘제자리걸음’>(7/4)에서는 파업의 이유와 사측과 노동자의 입장을 비교적 자세히 전했다. 또 <대우조선 ‘2천800억 손실’, 하청파업 속수무책>(7/7)에서는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이영호 대우조선해양 지원본부장의 “오랜만에 조선 호황, 불법 파업으로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달라”는 발언 장면을 그대로 전하며 대우조선 원청의 피해와 해당 파업의 불법적 행위의 엄벌을 강조했다.
KBS부산과 부산MBC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 관련소식은 전하지 않았다.
파업원인과 구조적 문제에는 조용,
‘노-노 갈등’은 적극적 보도
7월 8일, 대우조선 하청지회 파업을 지지하는 노동자들과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대규모 집회가 동시에 벌어지면서 지역언론은 파업 소식에 주목했다. 특히 부산일보와 KNN은 대우조선 ‘원청’ 노조와 ‘하청지회’의 갈등을 부각했다. <“구성원끼리 서로 힘들게 해”… ‘노노 갈등’ 번진 대우조선 파업>(부산일보 12면, 7/11)에서는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노조 파업이 ‘노노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 조합원의 현장 무단 점거로 인해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된 또 다른 노동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며 대우조선해양 측이 제공한 하청지회 파업을 반대하는 집회의 사진만 크게 게재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노노 갈등’ 격화…원청 노조, 금속노조 탈퇴 추진>(부산일보 온라인, 7/13) 기사는 ‘노노 갈등’이 “점입가경”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우조선 원청노조의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하려는 움직임을 강조했다.
KNN도 <대우조선 파업, 노노 갈등 비화>(7/8)에서 건물 밖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의 하청노조 파업지지 집회와 건물 안 파업을 반대하는 대우조선 직원들의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 영상을 연이어 보여주며 “파업이 노동자들 사이의 갈등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오마이뉴스 <“조선소 하청노동자, 왜 절박한 투쟁하는지 알아달라”>(6/28)에 따르면, “임금 인상 30% 요구는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의 요구다. 2021년 겨울 하청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2110여명이 참여한 결과다”며, “그 요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하청노동자들의 2016년도부터 2021년까지 연말정산 자료들을 살펴“ 본 결과 “실질적으로 연말정산 자료에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이 30% 가량 하락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해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끝장 투쟁’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그는 “연일 사측의 침탈이 있었다. 열 명 남짓 지키고 있는 투쟁 거점에 구사대들이 쳐들어와서 겁박하고 천막을 찢고 심지어 혐오스러운 도구들까지 동원되었다”며 “절박한 요구를 안고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갈 곳이 어디겠느냐. 절박한 투쟁은 절박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지역언론 중 국제신문의 외부기고를 제외하고는 조선업의 70%가 비정규직인 산업현장, 다단계로 쪼개어진 하청구조, 저임금 등이 발생하는 구조적 상황을 짚은 기사는 단 한건도 없었다. 국제신문 <조선업 노동자가 1㎥ 철조망에 갇힌 이유는>(7/2)을 제외하고는 파업 당사자를 직접 취재한 기사도 찾아볼 수 없었다.
파업 당사자의 주장과 요구는 축소 보도하고, 불법성·폭력성을 부각하는 정서적 접근으로 ‘파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부각한 셈이다. 또 대우조선의 경제적 손실, 조선업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강조하는 기업의 보도자료, 기자회견 등 현상나열식 보도로 대우조선해양 사측의 입장이 더욱 강조되었다. 파업의 이유를 전달하더라도 사측, 정부(관)의 입장을 먼저 전하고 노동계나 당사자 입장은 후순위로 전개하는 강자중심의 보도였다. 이는 노동권을 경제의 하위개념으로 치부하는 한국언론의 고질적인 파업보도의 문제점이다.
기업에 비해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의 파업을 보도할 때 언론은 ‘충실한 해설자’ 역할을 해야 한다. 하청노동자의 임금 삭감 요인, 원청과의 관계 구조적 문제점 등 보다 근본적인 원인 및 구조에 집중해 전달하여 시민들이 쟁점에 대해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대우조선 선박 진수 작업은 한 달째 멈췄고, 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건강도 악화하고 있다. 14일 정부는 “위법한 행위가 계속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고, 시민사회는 ‘희망버스’를 통해 파업지지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파업, 지역언론이 기업 위기만을 강조하며 파업과 노동자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기보단 ‘같이 살자’는 상생의 관점으로 경제(기업)와 노동을 대등하게 보도할 것을 기대해본다. <끝>.
– 모니터 기간: 2022년 4월 18일(월요일)~5월 31일(화요일) – 모니터 매체 : KBS부산 <뉴스9>, 부산MBC <뉴스데스크>, KNN <뉴스아이> – 모니터 대상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관련 보도 중 부산지역 보도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부산민언련)은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시민과 함께 하는 지방선거 보도 시민모니터단을 구성해 약 50일간 지역언론을 모니터링 하였다.
지방선거는 여느 선거와 다르게 중앙정치와 분리하여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제도 중 하나이다. 지역별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대표자를 선출하고 의사 결정과 집행,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지역 스스로 져야 한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선거에서 지역민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열쇠를 지역언론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유권자가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후보자와 정당의 정책 및 공약을 전달하는 역할, 지역의 쟁점과 현안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역할, 공정선거를 위해 선거를 감시하고 선거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역할 등이 모두 지역언론이 해야 할 일이다.
부산의 지역방송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6주간의 지방선거 보도 모니터 결과를 정리하며 선거시기 지역방송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돌아본다.
지방선거 관련 보도건수는 총 243건으로 리포트 94건, 기획보도 55건, 단신 94건이었다. 방송사별로는 KBS부산 91건, 부산MBC 82건, KNN 70건으로 KNN의 경남 지역 선거보도를 모니터대상에서 제외한 점을 감안하면 방송 3사가 비슷한 건수로 지방선거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하지만 각 방송사의 보도유형에서 KBS부산은 단신이 44%(40건), 부산MBC은 기획보도가 35.4%(29건), KNN은 리포트가 42.9%(30건)으로 각각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KBS부산은 선거일정 및 선거 사무와 관련된 단순 정보를 많이 전달했고, 부산MBC는 지방선거의 의미와 문제점을 짚은 기획물을 많이 선보인 결과다. 반면 KNN은 기획보다는 일반적인 리포팅 기사를 통해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와 정책을 짚어보는데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KBS부산은 모니터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뉴스7>의 ‘대담한K’와 ‘키워드 이슈’ 코너를 통해 이번 지방선거 이슈와 후보 인터뷰를 진행하여 심층적인 선거보도를 선보였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진부한 선거이슈별 프레임
⇨ 공천·경선 보도는 ‘갈등부각’
⇨ 후보 보도는 ‘구도·승패만 부각’
⇨ 선거운동 보도는 ‘행보·전략 부각’
선거 시기별 보도건수를 보면, 후보 등록이 있었던 5월 12일 기점으로 보도량이 점점 증가해, 5월 19일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보도건수가 대폭 증가함을 알 수 있다.
4월 4주, 5주에는 각 정당의 공천·경선이 진행되는 시기로 선거보도 대부분이 공천 갈등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민주당 후보 달리는데…국힘은 공천 ‘내홍’>(KBS부산, 4/18), <부산시장 대진표 확정, 구청장은 진통>(부산MBC, 418), <공천 파열음, 여야 탈당 이어질까>(KNN, 4/18), <국민의힘 기장군수 경선 컷오프 탈락자 항의 집회>(KBS부산, 4/24), <PK 국민의힘 경선배제 후보들 반발 잇따라>(KNN, 4/24) 등 더불어민주당은 공천이 마무리되고 있는데 반해 국민의힘은 여전히 공천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국민의힘의 공천 갈등에 대한 원인을 짚기 보다는 항의집회, 삭발 등 갈등상황만 전달해 본격적인 선거시기 전부터 유권자로 하여금 정치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정당의 공천과정도 유권자에게는 평가 대상이다. 단순한 공천 결과 나열보다 각 당이 내세웠던 공천의 기준에 따라 후보가 정해졌는지, 공천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 공천 기준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짚어주는 보도가 유권자 판단에 더 의미 있는 선거정보일 것이다. 공천과정에 대한 문제제기와 절차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없이 당의 갈등 상황을 그대로 전달하는 보도는 유권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4월 5주는 부산시의회의 선거구획정 결정으로 4인 선거구가 10곳에서 1곳으로 축소돼 ‘시의회가 거대 양당의 독식으로 정치개혁 무산’되었다는 시민사회의 비판이 일었던 한 주였다. KBS부산 <기초의원 선거구 또 ‘쪼개기’…진보정당 “정치적 폭거”>(4/27)와 부산MBC <기초의회 선거구 늦장 획정, 쪼개기 논란>(4/27)에서 중대선거구제 확대 무산으로 소수정당의 기초의회 진입 가능성 희박,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의 기회가 또 늦춰진다는 소수정당의 의견에 주목하며 선거개혁 후퇴를 지적했다. 다만 ‘거대양당’과 ‘소수정당’ 간의 의회 자리싸움으로 비춰지지 않게 중대선거구제 확대 의미를 조금 더 심도 있게 짚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5월 2주 이후 보도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기획보도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후보의 행보를 좇는 보도와 1호 공약, 선거 유세에서의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는 수준의 ‘정책 나열’ 보도가 많아 ‘공약 검증’보다는 ‘공약 받아쓰기’에만 그쳤다. 또한 이 시기에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서 각 지역구의 후보가 확정되어 선거구도에 집중하는 보도가 많았다. <16개 구군 단체장 선거 대진표 확정>(부산MBC, 5/8), <우리 동네 일꾼은?…‘격전지’ 남구·부산진구>(KBS부산, 5/11), <부산 부산진구청장 4년 만에 재격돌>(KNN, 5/11), <‘재선 도전 vs 정치신인’ 부산 북구청장 맞대결>(KNN, 5/13), <보수 텃밭 부산 서구, 4년 만에 재격돌>(KNN, 5/14) 등은 각 지역의 후보자 소개 및 공약과 선거구도에 따른 전략을 전했다. 대부분 현역 구청장들이 연임을 노리는 민주당과 구청장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수성’, ‘탈환’과 같은 대결구도를 강조하는 모양새였다.
선거행보 보도의 대부분은 후보들의 유세 장소, 발언 내용, 운동원들의 유세 장면 등으로 이루어진 거의 같은 구성의 보도였다. 유세 현장에서의 후보 연설 내용도 여과없이 그대로 전달했지만 그 발언을 검증하는 보도는 드물었다. 또 단순 행보, 공약나열 보도에서 후보들의 선거전략에 따른 유불리를 따지는 내용이 같이 언급되어 행보-공약, 행보-전략, 전략-판세분석 등으로 중복 체크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정책·공약 기사도 행보나 선거 전략에 따른 나열수준으로 공약 검증이나 분석은 부족했다. 다만 선거일이 가까워지는 5월 4주, 5주에는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검증하거나 팩트체크하는 기획보도가 증가하긴 했지만 공론화되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었다.
선거가 경마나 축구 경기가 아니듯이, 선거보도에서 언론도 중계자의 역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하지만 후보들의 발언과 공약을 분석·해설하고 관련 전문가나 정책 당사자의 정책 효능감을 짚어주는 역할에는 소홀했다.
지방선거 선거별·정당별 보도, 시장·기초단체장·거대 양당에만 집중
비례대표 선택 위한 군소정당 보도 여전히 부족
선거별 보도 건수는 부산시장 관련 보도가 69건으로 가장 많았는데, 부산시장 선거 보도는 후보 행보와 단순 정책소개가 보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다가, 선거 후반에 가서야 검증보도 건수가 증가했다. 시장 보도 다음으로 기초단체장 보도 53건, 교육감 선거보도 37건 순으로 나타났다.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보도는 각각 8건, 7건이었는데, 특정 후보를 소개하기 보다는 지방선거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나 이색후보를 소개하는 보도에 한정되었다. 대체적으로 시장후보에게만 집중하고, 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에 지역방송은 소홀한 모양새였다.
기초단체장 보도의 경우, 대부분의 보도가 해당지역에서의 공약의 필요성이나 가능성 등 정책 분석·평가보다 선거구도에 대한 후보들의 전략을 소개하는 것에 집중했다. ‘수성’, ‘탈환’, ‘재격돌’, ‘격전지’ 등 전쟁 용어를 남발하여 유권자로 하여금 선거의 ‘승패’에만 주목하게 했다. 특히 KBS부산과 KNN의 기초단체장 보도는 후보등록 이후, 권역별 후보와 주요공약, 선거구도에 대해 1차적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 이외에 선거공보물과 같은 정보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지 못해 아쉬웠다.
정당별 보도 건수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이 함께 등장하는 보도가 59건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부산시장 후보 선거 보도에서 3명의 후보를 모두 언급한 경우가 해당된다. 다음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동반 보도가 55건으로 뒤를 이었는데, 기초단체장 후보를 소개하는 보도에서 양당이 함께 언급된 경우이다. 특히 정당별 단독보도에서 국민의힘 보도가 25건으로 가장 많았는데, 지역방송이 공천·경선 시기에 국민의힘 갈등에 집중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13건, 정의당과 진보정당 연대는 9건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는 시장, 구·군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 뿐만 아니라 시의회와 구·군의회의 비례대표를 뽑기 위한 지지 정당 투표도 있다. 특히 시의회 비례대표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한류연합당 6개 정당이 후보를 냈다. 하지만 지역방송은 부산시장 후보가 출마한 정당만 집중적으로 보도했고 비례투표 대상인 군소정당에 대한 보도는 심각할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장이나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후보가 없는 정당이더라도, 유권자의 알권리를 위해 비례 투표 대상이 되는 정당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전하는 것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지역방송은 소홀했다.
선거보도에서 빠지지 않는 판세 보도와 여론조사 보도
‘정책 투표’보다 ‘정당 중심 투표’ 유도하여 오히려 정책선거 저해
보도내용별로는 후보와 정당의 행보·동정 보도가 68건, 각 정당의 선거전략과 후보 구도를 통해 판세 유불리는 따져보는 판세보도가 54건이었다. 선거시기에 빠지지 않고 많이 등장하는 보도가 후보 행보와 판세보도인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후보의 발언과 등장 장소만 좇는 특별히 유권자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행보 보도’와 유권자의 성향을 제멋대로 예단하면서 ‘정책’보다는 ‘정당’ 중심의 투표를 유도하는 판세보도가 과연 선거보도에서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키는지 성찰이 필요할 듯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10건에 불과했지만 여론조사 보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후보지지율과 ‘승패’에만 집중하여, 지지율을 단순 나열한 기존의 경마식 보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특히 중요 지역 정책을 묻는 질문에서는 각 후보의 주요 공약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지 않아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정책이 꼽힐 수밖에 없는 질문지의 한계를 보였다.
판세분석보도는 ‘분석’이라는 그럴듯한 ‘객관적’ 표현이 붙지만, 따지고 보면 후보들의 당락을 ‘주관적’으로 예측하는 일이다.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에 필요한 것은 ‘내가 사는 동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을 내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실력이 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정보이다. 하지만 후보들의 당락을 점치는 판세보도는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중앙정치와 연결하는 ‘정당 중심 투표’가 아닌 진정한 ‘정책 중심 투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지역언론과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공약·정책을 단순 전달한 보도가 37건, 선거제도의 의미와 문제점을 짚은 보도 26건, 선거일정 및 선거 독려 등의 선거사무 보도가 23건이었다. 그리고 후보 의혹 및 공약·정책을 팩트체크하거나 검증하는 보도는 17건으로 <표 7>과 같다. KBS부산이 9건, 부산MBC가 8건으로 후보에 대해 불거진 의혹과 성과, 정책 실현 가능성을 짚어보고 검증한 보도로 유권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했다.
KBS부산은 <부산시교육감 선거, 불법선거 신고…과열 조짐>(5/2), <[부산 공약 검증K] 시장 후보에게 묻다>(5/24, 5/25, 5/26) 등을 통해 교육감 후보의 공방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시장 후보의 공약을 비교, 선거보도 자문단의 평가를 담았다. 하지만 공약자문단 평가가 각 후보별 공약 실현가능성 점검 등의 구체적인 분석보다 ‘공약 한 줄 평’ 수준에 머무는 한계를 보였다.
부산MBC는 <부산시장 후보 3명 ‘말 말 말’…팩트는?>(5/23), <“원전 이슈” 부산시장 후보 3명이 답은?>(5/24), <같은 듯 다른’ 2029년 신공항 개항론>(5/25), <“지하차도 참사, 엘시티, 전과”…해명은?>(5/30) 등을 통해 부산시장 후보들의 1호 공약, 주요 지역 이슈에 대한 입장, 논란이 되고 개인의 약점과 해결책 등을 짚었다. 후보들의 공약집과 유세장 발언을 직접 취재하고, 후보에게 재질문하여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공약의 실현가능성, 성과 진실 여부 등을 알려주어 유권자의 판단에 도움을 준 좋은 검증보도로 평가된다. KNN은 검증보도가 단 한건도 없었다.
선거시기 균형보도?
후보자 간 균형보다 후보자와 유권자 보도 균형 우선해야
유권자 관련 보도 턱없이 부족
선거시기 계층별, 연령별, 직업별, 지역별로 유권자의 표심을 분석하는 보도는 쏟아지지만, 막상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보도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지방선거도 마찬가지였다. 보도내용별 보도에서 유권자와 관련된 보도는 전체 모니터기간 동안 7건에 불과했다. 7건 중 <고 3도 뽑는 첫 교육감, 원하는 정책은?>(KNN, 5/23), <학생·교직원, “이런 교육감 바란다”>(부산MBC, 5/24)을 제외한 5건은 단신이었다. 심지어 KBS부산은 유권자 관련보도가 0건이다.
지방선거 기간 지역에서 현안별 정책제안, 공약 검증 등 유권자 행동이 활발하게 진행했지만, 지역방송은 대부분 단신으로 보도하거나 주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보도에서 유권자가 자주 언급된 사례는 보도의 말미에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라는 말이었다. 후보의 이력, 의혹, 정책 등을 나열하고 보도의 결론으로 ‘철저한 감시와 냉철한 판단’을 유권자의 몫으로 남긴 것이다. 검증 취재를 통해 유권자가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공보물 이상의 정보를 적어도 언론이 먼저 제시하고, 그 이후 유권자가 판단할 사항으로 남겨야 할 것이다.
후보자의 출마의 변이나 공약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유권자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제안하는지 주목하여 공론화하는 것도 지역언론이 지방선거에서 주요하게 해야 할 역할이다. 또한 부산의 지역 현안에 대한 유권자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지역 전문가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지역 밀착형보도, 다시 말해 유권자 의제로의 확장도 필요하다. 이른바 ‘불공정한 뉴스’는 의도적 이슈의 누락 또는 축소도 있지만 해당 이슈의 이해당사자들의 적절한 균형보도가 이루지지 않았을 때도 이에 해당된다. 정책과 공약의 대상이 되는 유권자의 목소리를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제와 관점의 다양성을 누락시킨 것이다.
선거보도에서 후보자 간 보도를 얼마나 균형감 있게 보도했느냐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후보자와 유권자의 보도도 균형감 있게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선거의 주인공은 후보자가 아니라 유권자가 아닌가. 선거의 진정한 주인공인 유권자의 발언과 요구를 더욱 과감하고 깊이 있게 다루어주길 지역방송에 당부한다.
장애인의 알권리 및 투표 접근성 높이기 위한 정보 부족
장애인의 시청권 보장을 위한 장치로 지역방송도 뉴스에서 수어통역방송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 정보는 지역 언론을 통해 주요하게 보도되기 때문에 장애인 유권자에 꼭 필요한 조처다. 하지만 부산MBC, KNN 주말뉴스에서는 수어통역방송을 진행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주말에도 여전히 선거보도는 방송이 되지만 청각장애인은 편집된 자막을 통해서만 선거정보를 접해야만 했다.
선거방송토론회에서도 수어통역사 1인이 모든 후보자의 발언을 통역하고 있었다. 여러 사람의 대화에서 수어통역이 한 명이다 보니 누구의 말을 전달하고 있는지 구분이 힘들어 청각장애인 유권자의 참정권과 알권리가 훼손되고 있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북에서 최초로 ‘1:1 수어 중계 선거방송 토론회’를 진행한 것처럼, 부산지역의 언론단체와 유관기관, 지역방송사의 협업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장애인 알권리 보장을 위해 대안 마련이 필요할 듯하다.
또한 이동 약자를 위한 투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보를 지역언론이 적극적으로 전달하지 못한 점 또한 아쉽다. 몸이 불편해 투표소에 가서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를 위한 꼭 필요한 정보였지만 KNN만 <거소투표 내일부터 14일까지 신고해야>(5/9) 단신으로 전달했다.
한편 KBS부산과 KNN은 매 선거마다 지적되는 장애인의 투표권 보장 개선의 문제를 보도하기도 했다. <“엉터리 음성 인식”…장애인 참정권 ‘먼 얘기’>(KBS부산, 5/30)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 27조에 의거 ‘장애인 참정권 행사를 보조하기 위해 국가가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각 장애인 위한 점자 공보물 의무화가 되지 않는 상황과 장애인이 실제 겪는 불편함을 취재를 통해 짚었다. 또 <장애인 참정권, “아직 멀었다“>(KNN, 5/30)는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하기가 여전히 어려운 장애인들의 상황을 다방면으로 조명하여 모든 유권자에게 주어져야 할 투표권이 장애인들에게는 여전히 차별로 다가오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보도로 평가된다. 다만 선거 막바지가 아닌 선거공보물이 제작되기 전이나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전에 보도하여 이런 문제가 공론화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다.
지방선거 의미 부각하고 선거제도 사각지대, 부실관리 지적하여
지방선거보도에서 단연 돋보인 부산MBC
이번 지방선거보도에서 부산MBC는 지방선거의 의미를 부각하고 선거제도의 허점을 지적한 보도와 후보의 공약과 말을 검증한 기획보도를 이어가 지역 유권자에게 유용한 선거정보를 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시장, 교육감,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의 역할과 이들이 움직이는 예산을 설명하며 지방선거에서 유권자 ‘한 표의 가치’를 환기시켰다. 또한 후보자들의 전과와 정당의 공천시스템, 무투표 선거, 선거공약서 불이행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유권자들이 놓치기 쉽거나 잘 알기 못했던 내용을 전했다. 물론 행보와 공약 나열 위주의 보도도 있었지만, 후보의 발언과 주요 공약을 검증하려는 노력도 있었다.
다만 유권자 활동이나 유권자 정책제안에 대한 보도는 여전히 부족하고 ‘단신’으로만 전하는 경향이 있었다. 정당, 정치인에 집중된 취재원에서 벗어나 유권자의 목소리를 더 많이 전하는 기획을 다음 선거에서는 기대한다.
지방선거 기획 소극적…지역 대표 공영방송 역할 못한 KBS부산
넓은 권역의 선거 소개로 보도량 많았지만 심층성 부족했던 KNN
KBS부산은 지역 대표 공영방송으로써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 역할을 다 했는지 성찰해야 할 듯하다. KBS부산은 지역뉴스를 전하는 메인뉴스 <뉴스 9> 외에도 자체 편성권을 갖고있는 <뉴스 7>이 있어 타 방송사에 비해 지방선거 보도를 더 많이 전할 수 있는 객관적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뉴스 7>의 ‘대담한K’와 ‘키워드 이슈’, <뉴스 9>의 지방선거 관련 단신 뉴스를 빼고는 거의 모든 지방선거 보도가 ‘재방송’되고 있었다. 지방선거보도가 KBS부산의 주요 뉴스 시간을 통해 거의 똑같이 편성되어 지역민은 2시간의 차이를 두고 ‘재방송’ 같은 선거보도를 봐야만 했다.
이번 지방선거 기간 KBS부산의 선거보도 기획인 <우리동네 일꾼은?>, <부산 공약 검증K>, <대담한K>로 이전 선거와 다르지 않았고, 새로운 기획은 선보이지 않아 소극적인 선거기획보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5월 12일 <뉴스 7> 편성시간에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를 내보내어(2022 지방선거보도 민언련감시단 공동성명 참조, http://bssiminnet.or.kr/origin/post/9850), 지역 공영방송의 역할을 망각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역민에게 다양한 선거정보를 전달하고 후보와 공약의 검증 역할을 담당해야 할 시기에 지역의 대표 공영방송인 KBS부산이 타 방송사와 차별화된 선거보도를 하지 못한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KNN은 부산과 경남권역의 지방선거를 보도해야 했기에 보도량은 많았지만, 후보와 공약을 단순 소개하는 수준에 그쳐 심층적인 측면에서 주목할만한 보도는 드물었다. 기획보도가 많지 않은 가운데, <[현장 연결] 부산시장 후보 캠프>(5/25, 5/26, 5/27) 기획보도는 부산시장 후보 선거캠프를 현장 연결해 3명의 후보와의 인터뷰를 생중계하였다. 시민의 반응과 후보가 생각하는 강점, 주요 공약에 대한 질문과 답이 오고갔다. 하지만 부산시장 후보를 유세현장이나 스튜디오가 아닌 캠프 사무실에서 생중계로 만난다는 특이점 이외에 유권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부족했다. 거대 양당 중심의 선거제도를 유지시킨 2인 선거구제 중심의 선거구 획정문제나, 유권자 선택권을 침해한 무투표 당선자 양산 등 선거제도에 대한 평가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