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톺아보기_10월3주]
불평등과 차별 철폐 위해 거리로 나온 1만 부산 노동자
방역 위반만 앞세운 지역언론
지난 10월 20일 송상현 광장에서 총파업 대회가 열렸습니다. 민주노총부산본부 산하 마트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등은 정오부터 노조별로 사전 집회를 한 뒤 송상현 광장에 모였습니다. 이날 파업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 명(비공식 경찰 추산 2,000여 명)이 참여해 불평등 세상을 멈추라며 목소리 높였습니다. 이번 총파업의 3대 쟁취 목표는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법 전면 개정 △정의로운 산업전환과 일자리 국가 보장 △주택, 의료, 교육, 돌봄, 교통의 공공성 강화였습니다.
예고한 파업인데….
지역언론 보도 않아 예고 무색해졌다
10월 5일, 민주노총부산본부는 “‘불평등 세상을 멈추는 총파업’ 민주노총이 사회 대전환에 앞장서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10월 20일 파업을 예고하고, 이번 파업의 3대 쟁취 목표를 밝혔습니다. 이어 6일에는 민주노총부산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별, 연맹 대표자들이 결의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건설안전 특별법 제정,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근로기준법 적용, 의료 인력 확충 등 모두 지금, 노동자의 요구였습니다. 또 7일에는 서면 1번가에서 ‘2021 부산 비정규노동자 대회’를 열어 10·20(10월20일) 총파업 핵심 의제가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차별 철폐임을 전면화 했습니다.
보도자료와 기자회견, 노동자 대회 등을 통해 코로나19 1년 8개월 동안 심화한 불평등이 노동자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왜 파업에 나서는지 알렸지만 언론의 관심은 미미했습니다.

10월 6일 기자회견은 부산MBC와 부산일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산MBC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오는 20일 총파업 선포>(10/6)를 단신으로 보도했습니다. 10·20총파업 돌입 선언과 요구사안이 17초에 불과했습니다. 부산일보는 <‘불평등 세상 바꾸기 총파업’ 회견>(10/7, 10면)이라는 제목의 사진 기사로 만 총파업 소식을 전했습니다.
오히려 타 지역언론 중 전주MBC <비정규직 차별 여전…개선 안되면 총파업>(10/12) 보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 현장을 비추며 “학교 급식실은 조리 종사자들에겐 일터이자 신분에 따라 처우가 다른 차별의 공간”이라고 말하며 시작합니다. 이어 비정규직 영양사와 정규직 영양사 간 차이, 급식실 노조원들의 산재 현황, 돌봄 교사와 교사의 임금 격차를 짚습니다. 해당 리포팅 다음 순서로 <민주노총 “비정규직 철폐·노동법 개정”…20일 총파업>(단신)을 배치해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의 10·20 총파업 예고 소식을 전했습니다.

10·20 총파업에 앞서, 노동자들의 요구사안과 노동 현장에서 벌어지는 차별 실태를 알리는 것은 언론이 해야 하는 주요 역할이었습니다. 또 무엇보다 학교비정규직, 공무원 노동자들의 파업 예고 소식을 충분히 알리는 것은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합니다. 노동자의 파업과 시민의 불편을 연결 지어 노동자와 시민 간 대립관계를 형성하기보다, 언론의 책임과 의무는 노동자의 요구를 충분히 전달해 노동자가 파업하지 않고도 노동환경이 개선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10·20총파업을 앞둔 시점에 보여준 지역언론의 보도는 아쉽습니다.
1만 부산노동자 요구,
정말 방역 위반만 중요했나
노동자들의 파업 결의와 총파업 돌입 예고는 단신으로 사진 기사로 보도돼 노동자들이 왜 파업에 나서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반면 10월 20일 총파업 소식은 지역언론 모두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방역 위반과 급식 차질에만 주목해 여전히 노동자들의 요구는 알 수 없었습니다.
부산MBC는 10월 20일 첫 순서로 총파업 소식을 전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방역수칙 정면 위반>은 ‘50명 이상 집회 금지 상황’, ‘드넓은 광장에 (노동자가) 빼곡하게 들어찼다’, ‘집합금지 행정명령’, ‘경찰 수사 착수’ 등을 언급하며 이번 집회가 ‘불법 집회가 된 셈’이라 정리했습니다. 노동자의 요구, 파업 목적은 “우리는 오늘 총파업의 깃발을 들고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는 근본적 개혁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라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의 발언을 넣어 단 한차례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법 집회가 된 셈이지만, 집회는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와 “십분에 한 번씩, 모두 6번의 해산명령이 내려졌지만 집회는 1시간 넘도록 이어졌습니다.”라는 기자 멘트를 강조하여 경찰의 해산 노력을 더 부각했습니다.
부산일보 <아직 코로나 시국인데…부산에서도 노동자 1만 명 ‘함성’ 울렸다>는 ‘경찰은 집회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가담자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다.’며 노동자의 요구보다는 집회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에 주목했습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방역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집회를 개최할 명분이 약하다는 비판도 나온다’라며이번 총파업 집회가 대선을 앞두고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정치투쟁이라 주장했습니다. 모든 쟁의 투쟁은 결과적으로 정치적이며, 노동자의 영향력(권리) 확대를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위의 기사는 이를 비판하기 위해 ‘일각에서는’이라는 불분명한 출처를 근거 삼아, 차별철폐를 위한 1만 부산노동자의 목소리를 명분이 ‘약하다’라고 단정했습니다. 나아가 이번 총파업을 ‘표 싸움’으로 읽히게 했습니다.
학교급식 차질 뒤에 가려진
코로나19로 인한 업무가중

파업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조명한 보도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불편함의 현장은 모두 학교 급식이었습니다. KBS부산은 <돌봄·급식 학교공무직 경고 파업…“차별 없애라”>, 부산MBC는 <점심시간 ‘셧다운’에 학교 급식도 ‘차질’>, KNN은 <민주노총 파업에 일부 학교 대체 급식>, 국제신문은 <학교 급식 종사자도 파업 동참…빵 등 대체식 제공>으로 보도했습니다. 기사 제목만 살펴보면, KBS부산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제목으로 올렸고 나머지 언론들은 급식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부산MBC <점심시간 ‘셧다운’에 학교 급식도 ‘차질’>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방역수칙 정면 위반> 보도 이후에 이어져, 1020 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노동자의 파업 참여 이유가 빠진 두 보도만 놓고 보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는 방역 위반 현장이었던 1020 총파업 참여를 위해 급식에 차질을 발생시킨 셈이 되었습니다.
또한 부산MBC <점심시간 ‘셧다운’에 학교 급식도 ‘차질’>은 KNN의 <민주노총 파업에 일부 학교 대체 급식>과 KBS부산의 <돌봄·급식 학교공무직 경고 파업…“차별 없애라”>가 학교가 급식 대신 빵과 음료, 과일을 미리 준비해 차질이 없었다고 전한데 반해, 파업으로 급식 대신 빵이 제공되고 수업이 단축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미리 예고한 파업이었음에도 학교가 대체식을 준비하지 못해 단축 수업을 했다면, 이는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보다는 학교와 교육청의 대처에 문제를 제기해야 함이 맞습니다. 그럼에도 부산MBC의 해당 보도는 노동자의 파업만을 학교 급식 차질의 이유로 언급해 아쉬웠습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파업과 관련해선, KBS경남의 [이슈대담] <학교비정규직 노조 총파업…이유는?>이 눈에 띄었습니다. 학교비정규직 경남지부 박은영 조직2국장이 스튜디오에 나와 앵커와 대담을 이어갔습니다. 파업 이유부터, 무기계약직 전환 후 처우개선, 학교 현장에 불편을 초래한 데 대한 입장, 코로나19로 인한 업무가중 정도 등 방역 위반 뒤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파업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부산시민 대부분이 노동으로 삶을 이어가는 노동자입니다. 그렇기에 노동자의 권리인 파업을 어떻게 보도하느냐는 시민의 삶과 연결되는 아주 중요한 영역입니다. 하지만 공영방송에서, 부산을 대표한다는 신문에서마저 파업과 시민 불편을 연결하고 파업의 목적에 앞서 방역 위반만을 강조해 치우쳤습니다. 뉴스와 기사가 뉴스 수용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게 될지 충분히 숙고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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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톺아보기] 1020 총파업, 방역위반만 앞세운 지역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