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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톺아보기] 구,군 공무원들의 시청농성 ‘일 떠넘기기’로만 보도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하지 않나

[지역언론 톺아보기_6월 1주]

·군 공무원들의 시청 농성,

일 떠넘기기로만 보도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하지 않나

 

구청과 동주민센터, 보건소 공무원들이 가입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관한 업무가 과중하다며 지난달 27일부터 6월 5일까지 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했습니다. 구·군 공무원과 부산시 간에 노-정 협의를 하고 싶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시의 일방적 행정으로 업무가 과부하됐고 사전에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선불카드 수요 예측에 실패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부산시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로 구성된 부산시 노조는 부산시와 노정 협의를 하고 있지만, 시의 업무를 위임받아 집행하는 구·군 노조는 협의 채널이 없으니 소통이 필요하다는 요구입니다.

 

서로 ‘일 떠넘기기’?

노-정 협의 채널 만들자는 본질적 요구를 더 조명해야

 

이 소식을 일부 언론은 부산시와 구·군 공무원이 서로 ‘일 떠넘기기’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폭력 사태 부른… 갈등’, ‘코로나 업무 떠넘기기 싸움’, ‘재난업무 싸고 싸움질이나 할 때인가’라는 제목에서 공무원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거나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는 프레임을 읽을 수 있습니다. KBS부산과 KNN 리포트는 부산시와 구·군 공무원 간 입장 차이를 비교적 자세히 다루었고, 부산일보 사설은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일선 공무원이 과중한 업무를 해왔다는 사정을 헤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외 대부분의 스트레이트 기사는 구·군 공무원의 요구를 ▷변 권한대행과의 면담 ▷노정 협의체 구성으로 정리하고 이를 수용할 수 없는 부산시 입장을 해설하는 형식으로 썼습니다. 공무원노조가 요구하는 ‘노-정 협의체’는 다른 지자체에서도 구성한 사례가 없다, 불가능하다고 전합니다. 부산시 관계자의 인터뷰를 옮긴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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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사태 부른 ‘부산시 구군 재난지원업무’ 갈등> (부산일보 6.1)

…부산시 행정자치국 관계자는 “구·군 소속 노조와 노정협의체를 구성할 근거도 없을뿐더러 전국에 유사사례도 전무하다. 코로나19 업무와 관련해 시와 구·군이 갈등하기보다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부산시-구·군 공무원, 재난업무 싸고 싸움질이나 할 때인가> (부산일보 6.1 사설)

 

<시-구·군 공무원 ‘코로나 업무’ 떠넘기기 싸움…시민은 싸늘> (국제신문 6.2)

… 이에 대해 시 김선조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민생지원금과 재난지원금 지원은 모든 시·도에서 기초자치단체가 수행하고 있으며 노정 협의체 구성은 다른 시·도에서도 전례가 없어 불가능하다”며 … 시와 공무원노조의 갈등을 지켜보는 시민은 혀를 내둘렀다 … “공무원들이 코로나19에 지친 시민을 돕기는커녕 서로 일하기 싫어서 업무를 떠넘기는 것처럼 보인다 …

 

<사회 재난에 조직 갈등 …시민만 피해> (KBS부산 6.1)

… 구·군 노조는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면담과 노정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부산시는 “전례가 없고 제도적 근거도 없다”며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결국, 사회적 재난에 협업해도 모자랄 상황에 시청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질 정도로 조직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부산 공무원 조직 내부의 불통 행정에 따른 갈등이, 결국 시민들의 피해로 이어졌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단신 <재난지원금 업무 갈등 6일째 시청 점거농성> (부산MBC 6.1)

… 구·군 공무원노조는 “국가 재난지원금 신청 등 많은 업무를 일선 구군에 내려 보내, 부산시가 갑질 행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부산시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이 생계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시와 일선 구군 공무원간의 갈등으로 비쳐질까 우려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주간시정 <부산시청 공무원 농성, 시선 엇갈려> (KNN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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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의체 전례 없다는 부산시 설명 점검했어야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구·군 소속 공무원이 구청이나 군청이 아니라 부산시와 대화를 하는 것이 형식상으로 맞지 않고 다른 지자체에도 전례가 없다는 걸 강조했지만 전국공무원노조 설명에 따르면 서울시와 경기도, 강원, 충북, 전북, 전남, 대구경북, 경남, 제주, 광주 등 부산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공무원노조 지역지부들이 노-정 협의 채널을 열어 구·군 공무원들과 시 국장이나 부시장, 도 행정부지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 본부 투쟁에 대한 설명자료>를 보면 전국공무원노조가 바라는 건 ‘노정협의기구를 구체적으로 꾸리자는 것이 아니라, 협의하는 채널을 만들자는 것’이며 ‘가능하면 정례적으로 회의를 하되, 현안이 생기거나 필요시 수시로 만나 논의’하면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애초 ‘협의체 구성’을 주장했지만 ‘대화 창구 마련’으로 요구사항의 수위를 조정했습니다.

 

전국공무원노조 애초 주장이 ‘협의체’ 구성이었으므로 6월 초 기사는 ‘협의체’ 구성이 불가능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일견 타당합니다. 하지만 농성 기간 중 나온 기사를 종합해봐도 이번 갈등이 불거진 원인과 배경을 충분히 해설하기는 부족합니다. 시 관계자의 해명으로 끝맺음하거나 부산시 소속 공무원들이 온라인 게시판에 쓴 글을 인용하여 시청 공무원과 구·군 공무원 간의 노-노 갈등 구도를 부각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은 ‘냉담’, ‘싸늘’하기만 했을까요. 코로나19로 업무가 가중된 의료진을 걱정하고 감사하는 만큼 민원을 접수하고 그에 맞는 지원책을 연결하느라 수고하는 공무원의 수고로움을 헤아리는 시민도 있을 법 하지만 그런 목소리는 담기지 않았습니다.

 

일선에서 민원인들을 만나는 공무원들과 부산시 사이에 노-정 협의가 필요한지, 과연 타당한지에 집중하는 것이 더 본질에 다가가는 보도가 아니었을까요. 덧붙여 코로나19에 대응하여 주민 지원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시와 구·군이 역할분담을 잘하고 있는지 짚어보는 편이 생산적 논의가 되었을 겁니다.

 

‘민주노총의 세력 확장 전략’이라는 악의적 프레임 씌운 조선일보

 

특히 조선일보는 전국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 산하 조직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이번 농성의 배경이 ‘민주노총의 세력 확장 전략’이라는 해석을 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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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낀 부산전공노 부산시청 농성 6일째… 시민은 불편하고 공직사회는 불만> (조선일보 6.1)

 

부산 전공노는 지역 16개 구·군 공무원을 조합원으로 구성된 노조로 민주노총 소속이다. 부산시엔 시 공무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부산공무원노조가 따로 있다. 이 노조는 민노총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광역지자체 공무원노조들의 모임인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에 속해 있다. 이 때문에 시청 주변에선 “민노총이 광역지자체에까지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시장없는 대행체제로 비상샅에 놓인 부산시청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실제 이날로 6일째로 접어든 이들의 집회에는 각 구·군 공무원들로 구성된 ‘부산 전공노’ 소속 조합원들 외에 민주노총 관련자들이 적지 않았다. 출입 게이트 앞 시위에선 전국건설노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 전국철도노조, 민중당 부산시당, 반여도시첨단산업단지 개발반대 시민대책위 옷을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있었다. 전체 숫자로 보면 40~50명쯤 되는 ‘부산 전공노’ 조합원들보다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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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해석이라면 민주노총이 하는 모든 활동을 폄훼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떤 사업장에서 무슨 이유로 투쟁하든지 간에 결국은 ‘민주노총의 세력 확장’이라고 갖다 붙일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선을 긋고 보면 노동자 권리를 향상하기 위한 어떤 생산적인 논의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구·군 공무원들이 할법한 요구를 묵살시키는 악의적 프레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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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와중에… 부산시청 점거한 전공노> (문화일보 6.4)

…이곳은 부산의 중심이자 지하철역 통로로 왕래가 많은 곳이지만 난장판으로 변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자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민노총 부산 구·군 노조, 시청 로비에서 5일째 농성…시청 공무원 “시민이 어떻게 볼까 소름돋아”> (조선비즈 6.1)

…부산시청 직원들은 구·군 공무원 노조의 농성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한 시청 공무원은 부산공무원노조 게시판에…”공무원이 단체행동을 할 때는 그 목적도 정당해야 하고, 질서를 지켜야 하는데, 지금 1층에 있는 이들은 노숙자를 방불케 하는 모습과 아무 생각이 없는 태도를 볼 때 소풍 온 철부지와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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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보도는 부족했다

 

공무원노조 부산지부는 6월 5일 부산시와 노-정 협의채널을 만들기로 하고 농성을 접었습니다. 이 소식은 지역언론 중에서는 당일 저녁 KBS부산만 단신으로 전했습니다.

 

[지역언론톺아보기_ ‘오거돈 성폭력 사건’] 사퇴 기자회견 이후 경찰 출석까지, 언론은 무얼 좇았고 무얼 놓쳤나

[지역언론톺아보기_’오거돈 성폭력 사건’]

사퇴 기자회견 이후 경찰 출석까지

언론은 무얼 좇았고 무얼 놓쳤나

지난 5월 22일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행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비공개 출석했다. 사퇴 기자회견 이후 29일만이었다. 약 한 달여의 시간동안 언론은 2,268건(4월22일부터 5월23일까지 ‘오거돈’ 키워드로 빅카인즈 검색한 결과)의 기사를 쏟아내며 해당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이 언론의 관심 속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된 데는 무엇보다 피의자가 현직 부산시장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성범죄 사건 보도가 주로 검경의 수사과정을 중계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면, ‘오거돈 성폭력 사건’은 피의자가 정치인이기에 정치면과 사회면에 걸쳐 보도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로 인해 ‘오거돈 성폭력 사건’에서 성폭력은 기사 내용의 하위요소로 밀려났고 언론은 당청의 사퇴 시기 개입 여부, 시정 공백으로 인한 주요 사업 차질 현황, 시장 보궐 선거 등을 주요 면에 배치하였다.

 

4월 27일 부산경찰청은 ‘오거돈 성폭력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29일부터 오 전 시장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시민단체 활빈단 대표를 시작으로 시장 비서실 직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5월 1일부터는 피해자 또한 수사에 협조할 것을 주문하는 기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해당 기사들은 부산경찰청이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추행 혐의는 고소가 꼭 필요한 ‘친고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수사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언론은 ‘고소 왜 미루나’, ‘피해자 진술 확보 못해 수사 난항’ 등의 표현으로 수사가 지지부진한 데에 대한 책임을 결과적으로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보도를 한 셈이다.

 

국제신문은 <피해자 진술 없으면 기소도 난망…벽에 부딪힌 오거돈 수사>(5/1, 6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없어 수사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기소 가능성도 낮아질 수 있다 등의 문장을 여러 차례 등장시키며, 피해자가 진술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부산일보 <입 닫은 성폭력상담소, ‘실체적 진실 규명’ 의지 없나>(5/1, 2면)는 현직 시장을 상대로 공증까지 받아내며 가해자의 시장직 사퇴까지 이끌어낸 피해자 측을 ‘실체적 진실 규명’과 대립하는 관계로 드러내며, 되려 피해자 측이 ‘실체적 진실 규명’의 장애물인 것처럼 보도했다. 특히 기사는 “‘총선 뒤 시장 사퇴’라는 사적이고 정치적 처리에만 앞장서고, 성추행과 권력형 비리 근절을 위해 필요한 국가 사법기관의 수사에는 협조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서술을 통해 피해자의 용기 있는 행동을 사적, 정치적 처리라 폄훼했다. 또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서술은 주어가 없이 등장해 누구로부터의 비난인지도 알 수 없었다. 이는 언론이 성폭력 사건 보도에서 주의해야 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한 모양새였다.

 

보도에는 피해자 측에 대한 압박도 있었다. <전여옥 “오거돈보다 더 이상한 쪽은 부산성폭력상담소다”>(부산닷컴, 4/27), <문 대통령과 특수관계 법무법인의 공증이 “순전히 우연”이라니>(부산일보, 4/28, 4면), <공증은 총선 전 발표 막기 위한 피해자 약속용?>(부산일보, 4/28, 2면) 등의 기사에서 ‘의혹이 제기된다’, ‘말이 여러 곳에서 나온다’와 같은 추측성 서술을 통해 부산성폭력상담소의 진정성을 문제 삼았다. 언론은 ‘부디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피해자의 당부를 존중하지 않고 피해자를 대신한 부산성폭력상담소에 대한 위협을 멈추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부산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부산상담소 앞에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 탓에 성폭력 상담소 직원이 출근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또 기자가 시 관계자에게 피해자 신원 파악을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공론화된 고위공직자의 성폭력 사건임에도 가해자가 현직 부산 시장인 탓에 부산의 수치로만 프레이밍 되는 한계도 있었다. 국제신문은 칼럼 <‘민주화성지’는 그냥 얻은 이름 아니다>(5/11, 23면)에서 성폭력 범죄 공론화를 민주화 과정 중 하나로 인식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일쯤으로 여기는 구태를 보여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동남권신공항 추진과 같은 경제성장을 제시했다. 부산일보 역시 사설 <‘성추행’ 오거돈 시장, 부산은 부끄럽고도 부끄럽다>(4/24, 23면)에서 피해자의 용기는 지우고 부산 시장의 성폭력 사실에만 집중했다. 해당 사설도 결국은 해결책으로 시정의 차질 없는 운영을 꼽았다.

 

그런 가운데 ‘오거돈 성폭력 사건’의 본질과 관련한 대책 마련이나 부산시의 대응에 대한 보도는 미미했다. 그간 잘못된 성관념을 가진 고위공직자의 잘못된 행태가 왜 드러나지 못했는지, 어떤 조직문화와 관행이 있었는지에 대한 심층 취재는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시 대책 발표를 무비판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쳤다. 부산시 대책에 대해 부산여성단체연합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지만 여기에 주목한 추가 보도는 보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될 불행한 일이었으나 피해자의 용기로 성추행범 오거돈의 민낯을 드러냈고 무엇보다 부산은 성평등 가치 실현에 한 발짝 더 다가갈 길이 생겼다. 언론은 피해자가 마련해 준 소중한 기회를 허비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라도 성평등 가치 실현이라는 구호가 공허한 외침으로 그치지 않을 수 있도록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기를 기대한다.

[지역언론톺아보기] 오거돈성폭력사건 보도 총평 0602

[지역언론톺아보기] 5·18 광주에서 부산으로 이어진 민주화 운동의 역사 조명한 KBS부산 <뉴스9>

[지역언론톺아보기_5월 셋째주] 

5·18 광주에서 부산으로 이어진

민주화 운동의 역사 조명한 KBS부산 <뉴스9>

올해 5월 18일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주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철저한 진실규명과 지원을 선언했고, 부산에서는 민주공원에서 40주년 기념식 행사가 열렸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은 79년 부마민주항쟁, 87년 민주항쟁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민주화운동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부마민주항쟁이 부산의 역사로 묻혀진 것처럼 5·18민주화운동 역시 광주만의 역사, 아픔으로 고립된 측면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진실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국가기념일임에도 불구하고 기념식이 전국적으로 생방송되기 시작한 것도 채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지역 언론도 매년 10월 부마민주항쟁은 조명했지만 5·18 민주화운동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40주년을 맞은 올해 보도는 달라졌는지 살펴봤습니다.

 

지역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의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담겠다는 40주년 기념사를 주요하게 보도했는데요. 먼저 국제신문은 18일, 19일 연속으로 1면과 주요면에서 보도했습니다. 18일에는 문 대통령이 광주MBC와 가진 특별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는데요. 특히 ‘헌법 전문에 부마민주항쟁과 5·18, 6월항쟁 담아야‘ 입장에 주목했습니다. 사설에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입법을 촉구했습니다.

 

부산일보는 19일 1면과 6면에서 기념식 소식을 보도했는데요, 문 대통령의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영하겠다는 발언과 진상규명 의지 천명을 보도했습니다. 부산 행사는 따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지역 방송 부산MBC, KNN는 부산에서 열린 5·18 기념식을 단신으로 보도하는데 그쳤습니다. 특집 기획이나 프로그램이 따로 없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지역 언론 보도 중에서는 KBS부산이 눈에 띄었습니다. 뉴스9에서 <광주항쟁 40주년…부산서 꽃피운 5.18 정신>을 보도했는데요, 뉴스에서는 드물게 한 꼭지가 6분이 넘는 분량이었습니다. 80년 광주 현장과 당시 KBS를 비롯한 언론의 왜곡보도를 짚었고, 이어 광주의 비극을 알리려 노력한 부산의 이들을 영웅이라며 소개했습니다. 부산지역 기자 최초로 현장을 취재한 김양우 전 국제신문 기자, 부산에서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사진전을 개최한 박승원 신부와 거리에서 유인물을 배포한 노재열 당시 학생 등입니다. 5‧18 광주 이후 부산의 민주화 운동은 광주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고 이후 87년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존 뉴스 리포트 틀을 벗어나 KBS가 보유한 미공개 현장 영상과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광주와 부산이 연대로 이어졌음을 조명한 보도였습니다.

지역언론 톺아보기_518과 지역언론_최종

[지역언론톺아보기] 기업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부산일보 독자위원회 다양한 독자 목소리 반영할 수 있을까

[지역언론톺아보기_5월4주]

기업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부산일보 독자위원회

다양한 독자 목소리 반영할 수 있을까

△부산일보 5월 28일 19면 3기 독자위원회 명단 

지난 26일 부산일보 제3기 독자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이 소식은 이틀 뒤 <“언론 사명 충실하도록 옴부즈맨 역할 최선 다할 것”>에 담겼습니다. 부산일보는 기사에서 “독자의 목소리에 한층 충실히 귀 기울이기 위해 제3기 독자위원회를 다채롭게 구성”했다고 설명합니다. 정말 ‘다채로운 구성’일까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체와 학계, 시민단체, 공연과 전시예술계 등 분야를 늘어놓았지만, 전체 25명 독자위원 중에 기업인이 16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남성은 22명인데 반해 여성은 단 3명에 불과합니다. 직함을 훑어보면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회장, 대표, 총장, 이사장, 상임이사입니다. 직업과 성별, 직급과 나이에서 특정 계층을 과대 대표하는 구성입니다. 독자권익 보호와 소통 창구라는 독자위원회 본래 취지를 살리기보다는 소위 사회적 지위가 있는 이들 간의 네트워크에 주력한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듭니다.

역대 부산일보 독자위원회 구성과 비교해봐도 다양성 지수는 오히려 후퇴했습니다. 2010년 부산일보 독자위원은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6:8이었습니다. 대학강사, 공기업 차장, 자활센터 실장, 지역대학 취업지원관, 학생, 기업 대표이사, 시민단체 중계실장, 주부, 사진예술가로 직업군과 직급이 다양했으며 외국인도 포함했습니다. 독자들의 다양성 민감도는 10년 전보다 훨씬 향상됐는데 부산일보는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지역 언론이 위기라고 합니다. 떠나가는 독자를 붙잡고 지역 독자를 발굴하는 데 성패가 달려있다고 합니다. 독자위원회는 언론사와 독자가 직접 소통하는 대표적인 창구입니다. 그런 점에서 편중된 독자위원 구성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앞으로 독자위원회는 격월 간격으로 지면 평가를 하면서 지역사회의 주요한 의제를 다룬다고 합니다. 의제 선정과 토론 내용에서는 다양한 계층을 아울러서 부산일보 지면이 명실상부한 부산 시민의 소통 창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다음 독자위원회는 구성부터 독자권익과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를 바랍니다.

△2010년 부산일보 독자위원회 명단
△ 부산일보 5월 28일 19면 기사

 

부산일보독자위원회출범_최종

 

[지역언론톺아보기] 명품 브랜드 ‘값질’ 비판과 함께 시즌 오프 할인 행사 홍보한 부산일보 1면 머리기사

[지역언론톺아보기_5월3주]

 

명품 브랜드 ‘값질’ 비판과 함께

시즌 오프 할인 행사 홍보한 부산일보 1면 머리기사

△ 5월19일자 부산일보 1면 머리기사

 

부산일보는 19일 1면 머리기사로 <한국 소비자는 호구? 명품 브랜드의 ‘값질’>을 실었습니다. 한국 소비자는 ‘호구’로, 명품브랜드는 ‘갑질’의 ‘갑’을 가격을 의미하는 ‘값’으로 바꿔 ‘값질’하는 주체로 이름 붙였습니다. 해외 고가 브랜드들의 비합리적인 가격인상을 비판하는 기사입니다. 하지만 기사 분량의 많은 부분을 오히려 예년보다 증가하고 있는 해외명품 매출액, 가격 인상률 등 명품브랜드가 잘 팔리고 있는 현상을 전달하는 데 치중합니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의 경우 4월 해외명품 판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9% 늘었으며 이달 들어서는 22%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센텀시티도 4월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고, 이달 들어서는 40% 가까이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해외 명품 상품군의 매출은 증가세로, 롯데백화점의 경우 2018년 전년 대비 18.5%, 2019년엔 28.0% 각각 신장했다.

<중략>

루이비통은 이달 초 일부 가방 가격을 5~6% 올렸고, 의류 액세서리 소품류는 최대 10%까지 인상했다. 샤넬도 지난 14일 이후 인기 품목인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을 715만 원에서 849만 원으로 18.7% 인상하는 등 대대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하이엔드 명품으로 불리는 이들 브랜드의 인상은 아래 단계의 다른 브랜드 가격 인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티파니와 불가리 등 보석류 브랜드들은 금값 상승을 이유로 3월과 4월에 각각 가격을 올렸다.

 

이 기사는 해외 고가 브랜드들이 코로나19로 명품 시장이 위축되자, 한국시장에서 전체 매출을 보전하기 위한 ‘값질’을 한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정작 마지막에는 세일 정보를 알려줍니다. 유통면에 실릴 만한 기사를 굳이 1면 머리기사로 올린 의도가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 더구나 이 날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다음날입니다. 과연 명품 세일 소식이 1면 머리기사로 선택될 만큼 뉴스가치가 있었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명품 브랜드의 매출 보전 움직임은 브랜드별로 진행되는 백화점 시즌 오프 행사 시기가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빨라진 데서도 나타난다. 버버리는 19, 랑방·발리는 22일 세일을 시작하고, 다음 달에는 로로피아나·토리버치·톰브라운이 할인 행사에 들어간다. <>

 

한편 15일 부산일보는 24면, 국제신문은 7면에 해당 기사에서 언급한 백화점 세일을 홍보하는 전면광고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끝>

_관련 기사

05월 19일 부산일보 <한국 소비자는 호구? 명품 브랜드의 ‘값질’>

5월3주 톺아보기 (1) 최종

 

[지역언론톺아보기] 100년 간 인구 흐름 3D 기법으로 보여준 KNN뉴스아이, 인구 정책 이제는 바뀌어야할 때임을 말하다

[지역언론톺아보기_5월2주]

100년 간 인구 흐름 3D 기법으로 보여준 KNN뉴스아이,

인구 정책 이제는 바뀌어야할 때임을 말하다

KNN 뉴스아이는 5월 4일부터 8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기획 <인구는 사람이다>를 보도했다. 경남 지역까지를 취재권역으로 하는 KNN이 부·울·경 지역 특히 중소도시, 농어촌의 인구정책을 화두로 꺼내 든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인구감소를 걱정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출산장려지원금정책이나 결국은 지자체 간 불붙은 인구 유입책을 꼬집으면서, 인구감소가 곧 위기이기만 하다는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환기했다.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리포팅 <100년의 변화 “인구는 움직인다”>와 <3D로 보는 인구의 생명학>은 영상매체인 TV뉴스의 장점을 살린 3D그래픽 기법이 눈에 띄었다. 인구기획팀을 꾸리고 석 달 간 주소지 이전 자료를 포함한 인구 빅데이터를 3차원 시뮬레이션했다고 한다. 지금 당장의 상황이나 최근 감소세만 보면 위기감이 더 높을 수 있는데 수십 년간 한국 전체의 인구 이동을 통시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사람’이 어떤 이유로 삶의 터전을 옮겨가는지에 더 집중하게 했다.

KNN은 인구는 늘 이동하는 속성이 있고, 전체 인구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지자체 간 인구 늘리기 경쟁은 결국 제로섬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는 명제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해 시청자에게 잘 전달했다.

인구유출에 대한 공포심이 잘못된 정책을 낳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서부경남 KTX 노선 유치경쟁, 신도시 과잉개발, 창원-김해 간 비음산 터널 개통에 대한 찬반 대립과 같은 화두들이 결국은 해당 지자체에 인구를 붙잡아두고자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KNN은 인구감소가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일 수 있다는 역발상이 필요하다며 마지막 리포트로 <인구 감소 극복하는 공동체의 힘>을 배치했다. 김해 회현동, 밀양 단장면, 양산시 소주동, 남해 상주면 주민공동체를 보여주면서 행복은 인구수와 비례하지 않는다고 했다. 소개한 마을 하나하나가 더 자세히 들여다 볼만한 사례였다.

물론 인구 감소가 산업과 경제에 불리한 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KNN 기획 리포트는 인구 늘이기에만 목표를 둔 정책은 실패한다는 통찰과 인구감소를 위기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역발상이 돋보였다. 코로나19 이후 고밀도로 압축된 도시가 오히려 위험해지면서 앞으로 도시공간의 철학도 재편되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지금이다. 행정구역을 넘어선 부산과 경남의 새로운 인구정책 패러다임을 주문한 KNN 기획은 이런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

_관련 기사_ [기획] 인구는 사람이다 ①~⑤

05월 04일 KNN뉴스아이 <100년의 변화 “인구는 움직인다”>

05월 05일 KNN뉴스아이 <3D로 보는 인구의 생명학>

05월 06일 KNN뉴스아이 <효과없는 장려금, ‘출산, 돈 문제 아니다’>

05월 07일 KNN뉴스아이 <출산 안되니 지자체 간 전입 경쟁>

05월 08일 KNN뉴스아이 <인구 감소 극복하는 공동체의 힘>

5월2주 톺아보기 (1) 최종

 

 

[지역언론 톺아보기_4월5주] 피해자 호소와 배반되는 보도 쏟아내는 부산일보, 이 사건을 정치쟁점화 하지 마라

 

부산일보는 오거돈 성추행 사퇴 건을 이틀에 걸쳐서 각각 6개 면, 5개 면을 털어서 대서특필했다. 지자체장이 충격적인 성범죄를 저지르고 사퇴한 만큼 이런 참담한 사건을 계기로 권력형 성범죄가 반드시 근절돼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오 시장이 취임할 때 약속했던 성평등 공약은 왜 안 지켜졌는지, 공직사회 성인지 감수성의 현주소는 어떠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강제해 가고 있는지 점검하는 보도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부산일보를 보면 과연 이런 보도로 권력형 성범죄가 근절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부산일보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 온 지면을 다 털어 ‘사건 무마’, ‘사퇴 시점 조율’에 관한 의혹이 있다며 사건을 정치쟁점화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틀간 특집면에 쓴 33개 기사 중에 15건이 사퇴 시기 조율과 관련한 의혹 제기다. 특히 27일자에는 1,2,3,4,5면 머릿기사를, 28일에는 1,4,5면 머릿기사를 사퇴 시기를 두고 정치적 계산을 했는지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으로 채웠다. 반면 재발방지 대책을 전하는 기사는 없었다.

 

△ 국제신문, 부산일보 ‘오거돈 성추행 사건’ 관련 보도 건수 (4/27~4/28, 지면기준)

 

   부산일보 4월 27일 1면

 

 

   부산일보 4월 28일 1면

 

[427일 주요 면 보도]

1면 머릿기사 <‘계획적 성추행·사건 무마 의혹’ 증폭>

2면 머릿기사 <[꼬리무는 3대 의혹] ①피해자 회유 없었나 ② 시기 조율했나 ③ 사퇴 미적댔나>

3면 머릿기사 <[吳·핵심 정무라인 연락 두절] 사건 해명도 시정 혼란도 나몰라라 ‘무책임한 잠적’>

4면 머릿기사 <정무라인 주도·법무법인 부산서 ‘사퇴 공증’ 의구심 증폭>

5면 머릿기사 <“공식 직함도 없는 사람들이 선거 관여 안 했더라면…”>

사설 <‘잠적’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의혹 규명에 직접 나서라>

 

[428일 주요 면 보도]

1면 머릿기사 <사퇴 의사 없었던 吳, 정무 라인과 윗선이 종용했나>

2면 하단기사 <공증은 총선 전 발표 막기 위한 피해자 약속용?>

4면 머릿기사 <文과 특수관계 법무법인 공증이 “순전히 우연”이라니>

5면 머릿기사 <비선 실세 아닌 ‘정당 공식 체계’로 지역 정치 해야>

5면 하단기사 <사퇴 시점 ‘당청 개입 여부’ 집중 조사 나선 통합당>

6면 머릿기사 <국회도 당도… ‘친문’으로 쏠리는 與 권력 구도>

사설 <성추행 오 전 시장 제명, ‘무마 의혹’ 밝힐 차례다>

 

   부산일보 4월 27일 2면 머릿기사

 

27일 2면 머릿기사 <①피해자 회유 없었나 ②시기 조율했나 ③사퇴 미적댔나>는 오거돈 성추행 사건 처리를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내용인데 서두에 스스로도 ‘현재 제기되는 의혹들은 대부분 명확한 물증 없이 정황에 기초한 것들로, 피해자 측도 부정하는 주장들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추정만으로 무려 ‘3대 의혹’이라며 구구절절하게 기사를 쓴 이유는 ‘정치적 폭발력’이 높아서라고 밝혔다. ‘한동안 뒷말이 무성할 것으로 보인다’로 시작한 기사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뒷말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끝맺고 있다. 부산일보야말로 뒷말을 무성하게 끌어가는 당사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날 여러 면에 걸쳐 쓴 기사가 사실상 비슷한 의혹 제기 내용의 반복 재생산에 그치고 있다. 기사를 양산하지 말고 사실에 기초한 보도를 하고, 가해자는 처벌받고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일말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기사를 쓰기 바란다.

 

부산일보 기사의 타겟은 명확해 보인다. 이번 사건에서 공증을 맡은 법무법인 부산이 ‘여권과 특수관계’임을 언급하며 청와대 사전 인지설을 제기한 기사가 5건, 부산시 정무라인이 문제라며 ‘친문 이너서클’까지 언급한 기사가 6건이다.

 

27일 5면 <[친문 ‘이너 서클’ 책임론] “공식 직함도 없는 사람들이 선거 관여 안 했더라면…”>에서는 ‘막후 영향력’, ‘이너 서클’, ‘실세’, ‘뒷배’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하고 ‘알려져 있다’,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그림자가 짙게 배어 있다’, ‘소문이 파다했다’, ‘지적이 나온다’는 추정적인 서술을 주로 했다. 성범죄의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 오거돈을 추천한 비선 실세 인물들로 봤다.

28일 5면 <비선 실세 아닌 ‘정당 공식 체계’로 지역 정치 해야>에서는 핵심 정무라인이 일거에 물러난 상황을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민주당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오거돈 사퇴 파장의 해결책을 민주당 지역정치 주도 세력의 교체로 본 것이다.

부산일보의 진단에 따르면 권력형 성범죄의 원인도 결과도 모두 권력 구조가 문제다. 하지만 부산일보가 상정하는 쇄신이라는 게 현재 정치권을 차지한 기득권 남성들 간의 권력교체가 아닌지 자문해보라.  여야를 막론하고, 실세이건 비선이건 모두를 통틀어서 정치권과 공직사회 권력자들의 성인지 감수성 전반을 점검하는 게 옳지 않은가.  무엇을 감시하고 파헤쳐야 할지 뻔히 드러났다. 구태를 반복하며 곪아 터져 발생한 사건을 언론이 기껏 정치적 소재로만 활용해서 돌려막기식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 개탄스럽다.

 

   부산일보 4월 24일 홈페이지 메인 기사

 

부산일보는 지난 24일 오거돈 전 시장 관사를 찾았더니 반려견 두 마리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기사를 무려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걸었다. 27일에는 오 전 시장이 잠적했다고 비난하면서 SNS에 거가대교에서 오거돈이 목격됐다는 기사도 썼다. 금방 휘발하고 말 가십성 기사를 쓰면서 정작 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에 대한 기사는 27일과 28일 이틀간 한 건도 없었다. 국제신문이 27일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여성단체들과 만나서 6월 내에 성폭력 예방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전했고, 28일 1면 머릿기사로 오거돈 전 시장에 대한 경찰수사 방향을 보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피해자는 이 사건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재차 호소했다. 사퇴 시기를 두고 온갖 억측 보도가 쏟아지자, 피해자를 대리하는 부산성폭력상담소는 “피해를 즉시 밝히면 꽃뱀이라고 손가락질하고, 늦게 밝히면 이제와서 문제 제기한다고 손가락질하지 않는가. 피해를 밝히는 그 모든 순간은 피해자가 오롯이 결정할 문제다”라고 했다. 부산일보는 오거돈 사퇴 기자회견 직후 피해자 신상을 일부 포함한 보도를 했다가 ‘피해자에게 심적 고통을 드린 데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불과 며칠 전 사과가 무색하게 부산일보는 이 사건을 끊임없이 정치쟁점화하며 피해자에게 심적 고통을 안기고 있다. 피해 당사자의 호소와는 배반되는 보도를 일관되게 쏟아놓는 부산일보는 각성하길 바란다.

 

   부산일보 4월 24일 사과문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2020년 1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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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로 따뜻하게 <1-1> 부산에 오픈마켓 정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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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로 따뜻하게 <1-3> 오픈마켓이 활성화된 도시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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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좋은보도프로그램 선정(최종)

반려된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포스트코로나 대책으로 등장_[지역언론 톺아보기_4월4주(3)]

[지역언론 톺아보기_4월4주(3)]

 

반려된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포스트코로나 대책으로 등장

 

4월 20일 국제신문 <“부산, 해상케이블카 투명한 추진…포스트 코로나 대비해야”> 송세관 부산시관광협회장 인터뷰 + <부산 여행 리폼+로컬푸드 등 특색 있는 관광상품 공모>

4월 8일 KBS부산 뉴스9 <케이블카 타당성 검증 착수…“용역 배경 의문”>

4월 22일 KBS부산 뉴스9 <“케이블카 공익성 전제돼야 논의 시작”>

 

 

국제신문은 20일 송세관 부산시관광협회장의 인터뷰를 크게 싣고 아래에는 부산 관광상품 공모 소식을 연결했습니다. 부산시관광협회는 1,000여 개의 관광사업자들의 조직입니다. 이 인터뷰에서 송 회장은 부산관광의 킬러컨텐츠로 해상 케이블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부산시는 2017년에 이미 해상케이블카 사업을 반려한 적이 있습니다. 사업성과 공공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인터뷰는 그간 제기된 공공성의 문제에 대해 ‘공영개발에 가까운 형태로 추진하겠다’, ‘전문가 집단의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기업 이익을 지역에 환원하겠다’는 관광업계의 말을 전하며 다시 한번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해야 함을 설득합니다.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안고 있는 환경 훼손 우려나 공공성 부재의 문제는 비껴가면서 관광업계의 요구만을 해설한 기사였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대책이라고 명분도 얹었습니다.

 

이런 기사가 나온 배경이 있습니다. 이달 초 부산시는 느닷없이 반려했던 해상케이블카 사업의 타당성을 또 검증하겠다며 용역을 발주했습니다. 사업자가 공식으로 신청을 하지도 않았는데 시가 먼저 나선 겁니다. KBS부산은 이에 대해 <…“용역 배경 의문”>이라고 짚었습니다. 지역방송 3사 중에 유일하게 KBS만 의문을 제기해 부산시의 수상한 용역 발주에 대해 감시자의 역할을 했습니다. 부산시관광협회는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심의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KBS는 현재 부산시의 자문위원 15명 중에 시민사회단체 분야 위원은 단 한 명뿐이라는 사실도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22일에는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극심한 의견대립이 예상되는 이 사안에 대해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의견을 들어보면서,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추진 전에 해결해야 할 지점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습니다.

 

△KBS부산 4월8일 보도

 

△KBS부산 4월22일 보도

 

선거 끝나마자마 준연동형비례대표제 폐지 여론 불지피는 지역신문_[지역언론 톺아보기_4월4주(2)]

[지역언론 톺아보기_4월4주(2)]

 

선거 끝나자마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여론 불지피는 지역신문

 

4월 16일 국제신문 <초유의 위성정당 전쟁…총선 후 사라질 운명>

4월 16일 국제신문 사설 <취지와 달리 누더기 된 비례대표제 이대론 안된다>

4월 16일 부산일보 <논란만 남긴 ‘준영동형 비례대표’ 폐지 수순으로>

4월 21일 국제신문 <국민 87% “준연동형 비례제 보완, 폐지해야”>

 

총선 다음 날, 개표결과를 전하면서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손봐야 한다는 기사와 사설을 냈습니다.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가장 먼저 다뤄질 의제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부산일보 4월16일 기사

 

부산일보는 <논란만 남긴 ‘준연동형 비례대표’ 폐지 수순으로>에서 정당 수가 늘어난 것 자체가 문제라는 듯이 서술을 했습니다. ‘새 선거법 아래 ‘한탕’을 노리는 신생 정당이 우후죽순 등장’, ‘유권자들이 “듣도 보도 못한 정당들만 있는데 어디에 투표를 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쏟아내는 모습이 속출했다’고 했습니다. 다양한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이 보다 쉽게 등장하도록 하는 게 바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였습니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으로 정당이 많아졌다면 언론이 그중에 옥석을 가려내 안내하면 됩니다. 하지만 정작 그런 역할은 하지 않고 ‘깜깜이’라는 불만만 늘어놓은 셈입니다. 그러면서 ‘논란을 거듭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이번 한 번의 ‘실험’으로 그쳐야 한다는 지적이 비등하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의 성명서를 인용했는데 이 단체는 작년에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자유민주주의를 말살시키는 폭거라는 성명을 낸 바 있습니다. 애초부터 제도의 탄생에 찬성하지 않았던 이들의 입장을 전하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주장한 것입니다.

 

 

△국제신문 4월21일 기사

 

국제신문의 기사 <국민 87% “준연동형 비례제 보완, 폐지해야”>는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습니다. ‘제도를 유지하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4.7%,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비율이 42.5%입니다. 보완해야 한다는 응답의 속뜻은 어쨌든 이 제도의 취지 자체는 살려나가자는 겁니다. 하지만 ‘보완’과 ‘폐지’를 묶어서 국민 10명 중 9명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필요성을 부정함을 강조하는 제목을 뽑았습니다.

 

 

△국제신문 4월16일 사설

 

사설 <취지와 달리 누더기 된 비례대표제 이대론 안된다>에서는 ‘강한 회의감’, ‘허울’,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했습니다. ‘대표성 강화가 옳은 방향이라면 지역구를 줄여 비례대표를 늘리든지, 이도저도 아니면 차라리 과거로 돌아가는 게 낫다’며 보완 또는 폐지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는 있지만 역시 제도의 허점과 부정적 여론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잡음이 많으니 차라리 원점으로 되돌리자는 것은 오히려 정치혐오만 부추기는 보도입니다. 비례용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를 방지하고 민의를 그대로 반영하려면 개정한 선거법을 다시 어떻게 손봐야 할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어떤 아이디어가 있고 무엇이 타당한지 방법을 모색하는 보도가 더 건설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