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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 발표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2025년 3분기(7~9월)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이번 3분기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해수부 이전, 가덕신공항 등 지역 정책 및 현안이 어떻게 추진되는지에 지역언론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후보작으로 올라온 7편은 시민 안전과 직결된 환경, 원전 폐기, 사회적 약자인 노인, 난민 인권 침해 등의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또 행정의 부실, 특혜 의혹을 짚는 감시보도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중에서 종교 권력에 대한 행정, 정치권의 특혜 의혹을 제기한 KNN <‘세계로 교회 특혜 의혹’ 연속 보도>, 제도 사각 지대에 놓은 노인 성폭력 실태를 짚은 부산MBC <‘노인 성폭력 실태‘ 연속 기획 보도>, 전국 최초 원전 해체를 앞둔 검증 쟁점과 과제를 짚은 부산일보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를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으로 선정했습니다.



<선정작>
KNN, ‘세계로 교회 특혜 의혹’ 연속 보도(하영광 기자)
적극적인 취재와 검증으로 정치-종교 유착 제동

KNN은 연속보도를 통해 세계로교회가 설립한 대안학교와 관련한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쳤습니다. 보도는 강서구청이 신청서도 없는 상황에서 시유지 공원 부지를 5년간 무상 임대한 사실, 해당 교회 신자인 시의원들이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를 세 차례 발의한 이해충돌 정황 등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공립학교에는 사용료를 부과하면서 특정 시설에만 무상 혜택을 준 사실과 무상임대 신청자가 시의원 부친이자 학교 행정실장이었다는 점을 밝혀내 구청과 시의원의 해명이 거짓임을 검증해냈습니다. 또한 김형찬 강서구청장이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를 위인으로 추켜세운 사실도 알렸습니다.
보도 이후 지역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요구에 나섰고, 의혹 당사자들은 경찰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권력감시가 쉽지 않은 종교 단체와 연관된 사안에 대해 심층 취재에 나서 특혜 지원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KNN ‘세계로교회 특혜 의혹보도’는 구청, 시의원 등 행정-정치 권력과 특정 종교 세력 간의 부적절한 유착이 행정 의사결정에 개입했을 때, 시민의 공공자산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악용될 수 있음을 고발했습니다. 적극적인 취재와 검증을 통해 구정 감시와 특혜 지원 견제, 지역의 정치권-종교 유착문제까지 드러내며 심층성, 공익성, 권력 감시 역할에 충실하였기에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부산 강서구, 종교단체 운영 교육시설에 땅 무상임대>(8/22)
<대안교육 지원 조례 3번이나 발의… 이해충돌 논란>(8/26)
<세계로교회 대안학교 특혜 의혹 ‘일파만파’>(9/1)
<‘특혜 의혹’ 정황 또 확인… 거짓 해명도 도마>(9/2)


부산MBC, ‘최초 보고, 노인 성폭력 실태’ 기획보도(조민희 기자)
수면 아래 노인 성범죄 실태 고발로 제도 개선 이끌어

부산MBC는 연속기획 ‘최초 보고, 노인 성폭력 실태’를 통해 고령화 사회에서 은폐된 채 방치돼 온 노인 성범죄 문제를 심층적으로 조명했습니다. 지난 3년간 노인 성범죄 1심 판결문 분석을 통해 최근 10년간 177% 급증한 노인 성범죄 통계와 피해 실태, 가해자의 절반 이상이 지인이라는 점, 전체 피해의 72%가 요양시설에서 발생한다는 구조적 취약성, 고작 7% 낮은 신고율에, 가해자 절반 이상이 감형되거나 집행유예인 솜방망이 처벌 등 노인 성범죄 실태와 구조를 짚었습니다. 또한 관련 예산 부재, 법률 지원 사각지대 등 취약한 제도와 지원책도 지적했습니다.

기획보도는 미비한 법 제도와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인식을 드러내 노인 성범죄가 왜 ‘수면 아래 범죄’로 남을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줬습니다. 판결문 전수 분석과 피해자 증언,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 현실적 대책을 제시하는 등 입체적으로 접근했습니다. 보도 이후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예산을 배정해 65세 이상 노인 성폭력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법조계가 무료 법률 지원과 양형 기준 개선 논의에 나서는 등 제도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최초 보고, 노인 성폭력 실태’ 기획보도는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 속에 가려져 있던 노인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공론화했습니다. 특히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부산에서 제도 개선의 단초를 마련해 시의성, 공익성과 함께 사회적 약자인 여성 노인에 대한 조명이 돋보였습니다. 이에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지인′에게, ′홀로 사는 집′에서..수면 아래 갇힌 노인 성범죄>(7/1)
<성범죄 최대 취약지 “노인 시설이 72%”>(7/2)
<증가하는 노인 성범죄..엄벌 않는 사회가 원인>(7/3)
<“통계도 예산도 없다” 무관심 속 방치된 노인 성폭력>(7/4)
<노인 성폭력 피해자 법률 지원 0.2%뿐>(7/6) <′노인 성폭력′ 전국 첫 실태조사 나선다>(7/15)
<노인 성폭력 대책 본격화..”교육 늘리고 예산도 편성”>(8/29)


부산일보,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김백상 기자)
‘속도보다 안전’ 국내 첫 원전해체 쟁점 집중 조명

지난 6월 고리1호기 해체 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국내 첫 번째 원전 해체가 현실화 되었습니다. 부산일보는 사회·경제적 파급이 막대한 원전 해체 계획에 대한 검증은 사라졌다며 경제성, 안전성 확보, 폐기물 처리 등 해체 과정을 둘러싼 쟁점을 짚었습니다.
먼저, 산업적 측면에서 정부와 산업계가 제시하는 ‘500조 원전 해체 시장’ 전망이 근거가 부족하고, 국내 산업 육성 정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가동중인 2호기 인접 해체에 따른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속도보다 안전’을 강조했습니다. 가장 난제인 사용후핵연료 및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도 짚었는데 고준위 폐기물 영구 처분 시설이 부재한 상황에서 임시 저장 시설의 반영구화 우려, 러시아 키시팀 사고를 인용하며 폐기물 관리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결국 단기적 해체나 장밋빛 경제 전망에 매몰되지 말고 무엇보다 안전을 위한 철저한 검증, 투명한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체되는 원전, 묻혀버린 검증’ 기획보도는 국내 첫 원전 해체라는 과제를 둘러싼 쟁점을 짚고 공론화했습니다. 해체 작업의 경제적 장밋빛 전망에 가려진 안전 문제와 핵폐기물 처리의 현실적 딜레마를 짚고, 해체 계획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시켰습니다. 원전 밀집지역에 살고 있는 부산 시민을 위한 시의적절한 기획, 공익적 보도로 평가하며 2025년 3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주요 기사 목록]
<고리 1호기 해체, 안전 놓치면 미래도 없다>(8/13, 1면)
<‘500조’ 원전 해체 시장, 근거도 실속도 ‘부족’>(8/13, 3면)
<해체 산업 육성한다면서… 예산 축속-정책 변화에 ‘제자리’>(8/15, 4면)
<가동 여부 미확정 2호기 바로 옆서 1호기 해체 ‘안전 딜레마’>(8/18, 4면)
<2037년 해체 완료한다는 고리 1호기… ‘속도’보다는 ‘안전’>(8/20, 6면)
<가장 위험한 사용후핵연료 167t 영구 보관 시설 여전히 ‘막막’>(8/22, 6면)
<폐기물 최종 처리시설 ‘안갯속’… 고리 임시 → 반영구 우려>(8/26, 8면)


<후보작 약평>
 
국제신문, 기획보도 ‘낙동강 하구 0.9℃의 경고’ (정지윤 기자)
창간 78주년 기획으로 기후위기, 난개발이 가져온 낙동강 하구 생태계 변화와 위기를 심층 조명했습니다. 철새 쇠제비갈매기의 급격한 개체수 감소, 맹꽁이의 강제 이주와 대체서식지 실패, 외래 해충에 의한 버드나무 고사 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위기 징후를 전했고, 이 생명종의 위기 끝엔 인간이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위기 상황 전달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 복원을 위한 시민 활동을 소개하며 변화 필요성도 짚었습니다. 지면 기사와 함께 인터랙티브 페이지, 유튜브 콘텐츠를 병행해 낙동강 하구 환경·생태 문제를 공론화해 기후위기 시대 지역언론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KBS부산, 난민 신청 외국인 인권침해 보도 (전형서 기자)
김해공항에 5개월째 억류된 기니 출신 외국인의 인권 침해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기니 정부의 정치 박해를 이유로 난민 신청을 했지만 법무부는 난민 심사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 5년 동안 법무부가 난민 인정 심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경우가 60%나 되고, 불복해 승소한 경우도 60% 이상이라고 전했습니다. 타 언론에서 공항 억류 외국인에 대한 인권 침해에 주목한 가운데 KBS부산은 법무부가 난민 심사 회부 결정을 오남용하고 있다는 점까지 지적했습니다.  

부산MBC, ‘해운대 페스타’ 파행 및 문제점 알린 연속보도(김유나 기자)
해운대구가 올해 해운대 해변 일부를 민간사업자에 내줘 이색 체험, 워터파크 공연장으로 운영케했습니다. 그런데 피서객의 외면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부산MBC는 취재를 통해 민간사업자가 약속과 달리 무상으로 내준 땅을 소상공인에 임대료를 받아 피해를 양산한 점, 해운대구청의 묵인과 거짓 해명, 실현 계획성이 낮은 사업계획 부실 심사 등을 밝혀냈습니다. 보도 이후 해운대구는 협약 해지와 제도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부산MBC는 단순히 해운대 페스타 파행 현상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재 관리 실패가 어떻게 소상공인의 생계와 시민의 권리에 직결되는지 알리며, 지역언론의 구정 감시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KNN, ‘유명 리조트 오수 유출’ 연속 보도(최혁규 기자)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고급 리조트에서 오염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생활하수가 대량 배출되어 인근 바다를 오염시키는 실태를 연속 고발했습니다. 오수 배출량도 당초 계획의 4배에 달하는데 부산도시공사가 오수발생량을 턱없이 적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바다환경 파괴, 인근 어촌과 관광객 등 피해가 큰 상황이지만 도시공사와 리조트 사업자는 정화시설 증축 계획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공기관의 관리 부실과 기업의 책임 회피로 피해는 결국 주민과 환경에 전가되는 점을 알려 환경 감시에 충실했습니다.

[모니터보고서]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보도, 지역언론은 무엇을 놓쳤나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보도, 지역언론은 무엇을 놓쳤나
결과만 전한 지역언론, 감시 역할은 부재했다

9월 2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 2호기의 수명연장(계속운전) 여부를 논의했으나 ‘사고관리계획서 설명 부족’을 이유로 결정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 고리 2호기 수명연장은 고리 1호기 해체 결정 이후, 국내에서 수명이 만료된 원전의 재가동을 둘러싼 문제다. 노후 원전의 안전성 검증과 절차적 정당성, 수명연장 혹은 운전정지 결정 시 발생하는 절차와 사회적 갈등 등 여러 사안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번 결정은 이후 다른 노후 원전의 운전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지역언론은 이 사안을 어떤 시각에서 다뤘을까. 지역언론은 ‘정책의 시험대’ 또는 ‘전력 공백의 해법’으로 접근하거나 정부와 원안위의 발표를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쳤다. 그 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제기한 문제의식은 언급에 그쳤을 뿐, 검증과 감시 보도로 확장되지 않았다.  


‘전력공급 논리’위에 ‘찬반 갈등 프레임’으로 보도한 국제신문  

원안위 심의를 앞두고 국제신문은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논의를 정부의 정책 방향과 전력 공급 논리에 초점을 맞춘 시각으로 다뤘다. 수명연장 논의가 본격화 되기 전에는 <올해 부산 원전 발전량 최저…전력 공백 우려>(9/10), <AI 등 전력수요 급증인데…원전 줄스톱 속 분산특구 하세월>(9/10)에서 “고리1호기 영구정지 이후 발전량 최저”라는 수치를 강조하며 ‘전력 부족’과 ‘에너지 위기’를 부각했다. 이어 <고리 2호기 재가동 여부 초읽기…어떤 결과든 파장 불가피>(9/20), <수명연장 땐 2033년 4월까지…불허 땐 제2 탈원전 논란>(9/22)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원전정책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 “정책적 부담”, “전력 수급의 현실적 대안” 등의 표현으로 정책 효율과 산업논리를 중심으로 보도를 전개하는 경향을 보였다. ▲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국제신문 지면기사(좌상: 9/10 1면, 좌하: 9/10 3면 우: 9/22 1면)

심의 이후의 보도 <수명연장 승인 불발…‘추가 논의 필요’>(9/25)는 “결국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으로 마무리되며 시민안전·절차적 정당성보다는 수명연장 향방에 초점을 맞췄다. 결국 국제신문은 ‘정부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집중함으로써, ‘그 결정이 지역사회 안전과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에는 소홀했다. 또한 원전 찬성론자와 환경단체의 입장을 나란히 나열하며 ‘갈등의 대립구도’로만 배치해 수명연장 논란의 핵심을 “의견의 충돌”로 축소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시민안전 검증 과정은 보도의 주변부로 밀려났다.    

심의일정 단순전달, 시민사회 입장은 부재한 부산일보  

부산일보는 <2년 반 멈춘 고리 2호기, 25일 ‘수명연장’ 여부 결정>(9/23)에서 “원전업계 통과 가능성 높다”, “이재명 정부의 합리적 판단 전망” 등 정책 낙관론을 전했다. 이어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의 내달로 연기>(9/26)는 ‘한수원의 보완 계획’과 향후 행정 절차에 초점을 맞추며 시민사회 입장이나 안전 확보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은 지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일부 온라인 기사에서는 탈핵부산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의 “사고관리계획서 미비와 절차적 정당성 결여” 지적 등 시민사회의 비판 입장이 간략히 인용되었다.  

심의 전에는 “정권 교체 이후 첫 수명연장 심사”라며 이재명 정부 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의미를 부여했으나 심의 결과가 보류되자 “다음 달 재심의 예정”이라는 심의일정 전달로 마무리했다. 보도 전반이 정부와 산업계 중심에 맞춰져 있었고, 원전 안전성과 지역사회 의견 수렴 등 시민적 관점은 지면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러한 심의 일정과 원전산업계 중심 보도는 결국 부산일보가 지역언론으로서의 감시 기능보다 정부와 산업계의 시각을 중계하는 보도에 머물렀음을 보여준다. ▲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부산일보 지면기사(상: 9/23 14면 하단,  하: 9/26 1면 하단)

특히 부산일보는 지난 8월 고리 1호기 해체 문제를 기획보도로 다루며 노후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비교적 비중 있게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사 국면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이어지지 않았다. 이전의 비판적 시각이 정책 절차 보도 속에서 사라진 점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사고관리계획서 핵심 검증은 놓친 지역방송  

KBS부산도 주로 행정 절차와 이해관계자 입장 소개에 그쳤다. <탈핵부산연대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중단” 촉구>(9/16)와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심의 중단해야”>(9/26)는 시민단체의 입장을 단신으로 전했다. 그리고 <고리 2호기 심의 ‘보류’…중대사고 대응 미흡>(9/25)은 사고관리계획서 부실로 인한 심의 보류 사실을 전하며 양측의 입장을 인용했다. 하지만 어떤 부분이 부실했는지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심의 보류의 주요 원인인 사고관리계획서의 부실 내용은 짚지 않은채, 결과만 전한 것이다.
▲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지역방송 메인뉴스(좌: KBS부산,  중: 부산MBC , 우: KNN)

부산MBC는 <“안전성 확인 시 원전 수명연장 가능”… 정부 기조 변화>(9/11) 보도에서 대통령 발언을 인용하며,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의를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 변화와 연계된 사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심의시기에는 지역사회 안전성 검증이나 주민 의견 반영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KNN은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여부 25일 결정>(9/22),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결판 못 내고 미뤄져>(9/25) 등에서 원안위 회의 일정을 중심으로 결과만 전달했다. 찬반 입장을 전하긴 했으나, 심의 연기 이유나 사고관리계획서 미비 등 핵심 쟁점은 짚지 않았다.  

방송 3사 모두 시민이 반드시 알아야 할 심의 과정의 투명성, 안전성 검증 절차, 정책 결정의 사회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결국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지 못한 채 행정 일정과 결과 중심의 단순 전달에 머물렀다.    

정부결정만 바라본 지역언론, 감시자 역할은 부재  

지역언론이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심의 과정에서 가장 먼저 주목했어야 할 것은 ‘심의 연기’라는 결과가 아니라 그 원인인 사고관리계획서의 부실 내용이었다. 어떤 항목이 기준 미달로 지적되었는지, 원안위가 요구한 보완사항은 무엇인지, 한수원이 제시한 개선책이 실질적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준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했다. 지역언론은 “설명 부족으로 심의가 보류됐다”는 결과만 전달하며, 그 부실이 시민 안전에 미치는 의미를 짚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시민은 ‘왜 연기되었는가’보다 ‘연기되었다’는 사실만 알게 되는 피상적 정보에 머물렀다. 또한 수명연장에 대한 낙관론에 치우쳐 운정정지 결정에 대한 후속 조치는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았다.  

노후 원전의 재가동 여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핵발전 밀집 지역에 살고 있는 부울경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문제로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지역언론의 보도는 제한적이었고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보도량이 많지 않아 공론화의 폭도 매우 좁았다.  

이번 고리 2호기 수명연장 논의에서 지역언론은 정부의 결정을 중계하는 데 그쳤으며, 그 결정의 정당성과 안전성을 시민의 입장에서 검증하지 못했다. 지역언론은 이제 정부나 산업계의 시각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절차의 투명성을 감시하고 시민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핵발전 밀집 지역에 있는 언론의 존재 이유이자, 시민이 지역언론에 기대하는 최소한의 책무다.

<끝>

[모니터개요]
-시기: 9월 22일~28일 사이 고리 2호기 수명연장 관련 주요 보도를 중심으로 하되, 사안의 맥락 파악을 위해 9월 초순~중순의 관련 기사 일부를 참고하였다.
-대상: 국제신문·부산일보 지면기사(일부 온라인기사 참조), KBS부산·부산MBC·KNN 메인뉴스  

[관련 보도]
<상반기 부산 원전 발전량 7년 만에 최저치>(국제신문, 9/10, 1면)
<AI 등 전력수요 급증인데…원전 줄스톱 속 분산특구 하세월>(국제신문, 9/10, 3면)
<고리2호기 ‘재가동’ 여부 초읽기…어떤 결과든 파장 불가피>(국제신문,9/20, 온라인)
<고리2호 운명 사흘 뒤 결정..GO든 STOP이든 파장>(국제신문, 9/22, 1면)*링크없음
<수명연장 땐 2033년 4월까지…불허 땐 ‘제2 탈원전’ 논란>(국제신문, 9/22, 3면)
<고리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류 ‘한계상황>(국제신문, 9/24, 1면)
<고리2호기 ‘운명’ 오늘 결정되나…李정부 원전정책 분수령>(국제신문, 9/25, 온라인)
<고리2호기 수명연장 여부 결론 못내..내달 재논의키로>(국제신문, 9/26, 1면)
<2년 반 멈춘 고리 2호기, 25일 ‘계속 운전’ 여부 결정>(부산일보, 9/23, 14면)*링크없음
<고리2호기 수명 연장 심의 내달로 연기>(부산일보, 9/26, 1면)*링크없음
<‘2년 반 멈춘’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이번 주 결정 예정>(부산일보, 9/22, 온라인)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 미뤄…“10월 23일 회의서 추가 논의”>(부산일보, 9/25, 온라인)
<탈핵부산연대 “고리2호기 수명연장 중단” 촉구>(KBS부산, 9/16, 단신)
<고리 2호기 심의 ‘보류’…중대사고 대응 미흡>(KBS부산, 9/25)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심의 중단해야”>(KBS부산, 9/26, 단신)
<이 대통령 “안전성 확인되면 연장” 고리원전 재가동 되나>(부산MBC, 9/11)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내일 결정>(부산MBC, 9/24, 단신)
<고리2호기 계속운전 허가 여부 재논의키로>(부산MBC, 9/25)

<고리원전 2호기 수명연장 여부 ’25일’ 결정>(KNN, 9/22)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 결판 못내고 미뤄져>(KNN, 9/25, 단신)

[모니터보고서] 퐁피두 분관 시의회 통과 보도, 시민 알 권리 충족시켰나?

[모니터보고서] 퐁피두 분관 시의회 통과 보도, 시민 알 권리 충족시켰나?
시의회 심의 적절했는지, 부산시 보완책 타당한지 점검 부족


부산시의회가 한차례 심의 보류 끝에 풍피두센터 부산 분관(이하 퐁피두 분관) 건립 예산을 통과시켰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먼저 9월 3일 2026년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에 올라온 퐁피두 분관 추진 예산에 대해 적자해소 방안 부족, 공론화 과정 부실을 지적하며 충실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심의 보류를 결정했다. 그러나 9일 열린 2차 심의에서는 퐁피두 분관 건립 예산 1,083억원 반영안을 통과 시켰다. 이어 12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확정했다.1)  

지역언론은 부산시의회 심의 결과를 전달하고, 부결을 촉구한 시민단체 요구 등도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해외 미술관 유치의 성공 사례를 소개하거나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짚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시의회 심의가 적절했는지, 부산시가 1차 심의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충분히 보완했는지에 대해 검증하는 보도는 없었다. 오히려 ‘두차례 걸쳐 면밀히 살펴보고자 했다’ ‘협치를 선택했다’ ‘최종 관문을 넘겼다’며 부산시의회 심의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시의회 심의 ‘면밀한 살펴봤다’ ‘협치의 결과’ 의미부여
지방선거 영향 예측, 해외미술관 유치 성공사례 들기도  

지역언론은 부산시의회 심의 결과를 보도하면서, 한차례 보류됐던 상황과 시의회 통과 이후 추진 일정 등을 공통적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적자 우려와 관련해서는 부산시 관계자 ‘후원이나 광고, 협찬, 기획전시 등도 수익으로 감안해야한다’는 발언만을 전달할 뿐, 구체적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검증보도는 없었다.

[지역언론 주요 보도 목록]
국제신문 <심사 보류됐던 ‘퐁피두 부산분관’ 시의회 상임위 통과>(9/10, 1면)
부산일보 <박형준 역점 ‘퐁피두’ 부산시의회 통과>(9/10, 10면)
KBS부산 <퐁피두 부산 분관 계획안 통과…반대 여전>(9/9, 뉴스9)
부산MBC <1천83억원 퐁피두 부산 건립, 시의회 통과>(9/9, 뉴스데스크)
KNN <‘퐁피두 부산 건립’ 부산시의회 심사 통과>(9/9, 뉴스아이)

▲ 퐁피두 부산분관 시의회 통과 관련 국제신문, 부산일보 지면기사(좌: 9/10 1면, 우: 9/10 10면)


국제신문은 1면에서 시의회 1·2차 심의 결과와 퐁피두 분관 건립에 투입되는 예산 규모, 적자 우려에 대한 부산시 문화국장 답변을 전했다. 이어 성창용 시의회 기획재경위원장의 ‘다양한 의견이 있어 면밀히 살펴보고자 두 차례 심의했다, 시는 위원회 지적과 제안을 적극 반영해야 추진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시의회가 두 차례 심의를 진행하며 구체적으로 어떤 지적과 제안을 했는지, 검토가 타당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없이 시의회 입장만을 전한 것이다. 또한 시민단체 우려도 전하지 않았다.   

특히 부산일보는 부산시정에 미칠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 퐁피두 분관 설립이 박형준 시장 역점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의회 통과로 ‘주요 고비를 넘겼다’고 보도했다. 또 지역 정치권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지방 선거를 앞두고 상당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의회 심의에 대해서는 ‘협치를 결정’했다고 의미부여했으나, 심의 과정 자체에 대한 점검은 생략했다. ▲ 해외 미술관 유치 성공 사례 전한 KBS부산, 추진 과정 문제 되짚은 부산MBC 보도(상: 9/9  뉴스9, 하: 9/9 뉴스데스크)


KBS부산도 시의회 가결을 두고 사실상 최종 관문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또 연간 관람객 100만 명, 20여 년간 9조원 경제효과를 낸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퐁피두 분관의 모델이라며, 긍정적 가능성을 전했다. 하지만 빌바오시와 구겐하임측 계약 조건을 비교하거나, 매년 적자 운영이 예상되는 퐁피두 분관이 실제로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는 부족했다.  

반면, 부산MBC는 퐁피두 분관 시의회 통과의 긍정적 의미보다는 부산시와 퐁피두측간 협약 비공개, 공론화 부족 등 퐁피두 분관 유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주요하게 짚었다. 또 시의회 심의 비공개 등을 비판하며 부결을 촉구한 시민단체 입장도 보도했다.  

KNN은 퐁피두 분관 시의회 통과 소식을 별다른 해설 없이 단신으로만 전했다. 시민단체 부결 촉구, 민주당 시의원 반발 등도 단신으로 각각 소개했다.


부결에서 가결로…부산시 심의 내용 점검 없어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은 박형준 부산시장의 역점 사업이다. 지난 해 사업계획이 알려진 이후 1,083억 규모의 건립비, 연간 76억 이상으로 예상되는 운영 적자, 별도 로얄티 지급 등 막대한 재정 부담 문제가 예측되었다. 또한 이기대 지역 난개발 우려, 추진 과정에서 공론화 부족, 퐁피두측과의 불공정 계약 의혹 등 여러 논란이 제기되며 지역 문화예술계, 시민단체는 꾸준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만큼 언론의 공적 감시가 절실한 정책이지만, 지역언론은 부산시의 입장을 그대로 전하거나 추진 사실 전달에만 머물렀고, 부산시 계획을 검증하거나 공론화하는데는 소극적이었다.2)

이번 부산시의회의 퐁피두 분관 계획안 심의 보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민입장에서는 재정 적자를 우려하며 1차 심사에서 심의 보류한 시의회가 왜 가결로 입장을 바꾸는지 이유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특히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고, 부산의 주요 환경자원을 훼손하면서까지 진행하는 사업이라면 그 사업의 타당성과 실효성이 충분히 설명되어야 한다. 부산시와 시의회가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면, 따져 묻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하지만 지역언론은 퐁피두 본관 계획이 가결된 사실 위주로 전할 뿐, 시의회가 왜 입장을 바꾸었는지 부산시는 어떤 보완책을 내놓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보도하지 않았다.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한 보도였다.


퐁피두 분관 추진 감시, 앞으로 더 중요 

퐁피두 분관 추진 사업이 시의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해서, 사업 자체의 문제와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막대한 재정 투입과 운영 적자, 불공정 계약 의혹, 환경 훼손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언론이 통과됐다는 결과만 전달하는 것에 머무른다면, 시정과 의정을 감시해야 할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다.   지역언론은 부산시의 대규모 사업 추진 과정이 적법하고 합리적인지, 시의회가 제대로 견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점검해야 한다. 특히 퐁피두 분관 유치와 같은 부산시 역점 사업수록 권력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보도를 강화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지역언론의 주요한 책무다. 퐁피두 부산분관 보도 역시 이 원칙에서 더욱 적극 다룰 책임이 있다.


[모니터개요]
-모니터기간: 2025년 9월 8일~9월 14일
-모니터대상: 국제신문, 부산일보, KBS부산, 부산MBC, KNN 메인뉴스

[관련 기사 및 자료]
1) 1천83억원 퐁피두 부산 분관 건립, 논란 속 시의회 통과(연합뉴스, 9/10) 2) [지역언론 훑어보기]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추진, 지역언론 “공론화 필요”(부산민언련, 2024/9/5), [지역언론 훑어보기] 부산시의 퐁피두 물타기, ‘받아쓰기’만 한 지역언론(부산민언련, 2024/11/6)

[모니터 보고서]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지역언론은 어떻게 다뤘나?

[모니터보고서]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지역언론은 어떻게 다뤘나?
재계 논리 과잉, 법안 통과 의미 외면한 불균형 보도

2025년 8월, 국회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일명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사용자 측이 제기해온 무분별하고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로부터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원·하청 구조에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상법 개정은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를 담았다.  
두 법안은 노동권 보장과 기업 투명성 강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동시에 재계·경제단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지역언론은 이 과정을 어떻게 보도했을까?  

지역신문, 재계 우려는 강조·노동계 목소리는 실종  

먼저 지역신문은 법안의 본질적 취지 설명에 소극적이었다.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배소 남발 문제와 원·하청 구조 개선이라는 핵심을 충분히 짚지 않았다. 대신 법안 통과과정에서의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을 중계하고, 재계·경제단체의 반발과 우려를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부산일보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와 경제 6단체의 성명,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이하 ‘암참’)의 반발을 연이어 전달했고1), 국제신문 역시 여당의 강행 의지와 야당의 반발을 강조하며 정치권 공방과 경제계 반발을 반복적으로 전했다2). 특히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與 더 센 상법안도 처리수순, 野 “노조 하수인” 강대강 대치〉(국제신문, 8/25, 4면), <與 ‘더 센’상법 마저 처리…野 “자해입법” 법적 조치 예고>(국제신문, 8/26, 4면)에서 ‘노조 하수인’, ‘자해 입법’ 등 재계와 국민의힘의 반발 논리를 그대로 제목에 반영하며 부정적 프레임을 강화했다. ▲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관련 국제신문 지면기사(상: 8/20 4면, 하: 8/26 4면)

반면, 노동계의 환영과 후속 대책 입장은 보도에서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법안 통과를 “20년 투쟁의 결실”로 규정하며, 동시에 정부와 경영계에 후속 대책과 책임 있는 교섭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계의 입장은 지역언론 보도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의 발언이 〈‘노란봉투법’ 통과… 하청 구조 방식에 의존 부울경 제조업계 불안 가중〉(부산일보, 8/25, 6면)에 실리긴 했으나, 재계의 반발과 지역경제 불안을 강조한 보도에 비해 극히 제한적인 수준이었다.
▲ 노란봉투법 관련 부산일보 지면기사(상: 8/25 6면, 하: 8/26 3면)

사설과 칼럼에서도 같은 기조가 이어졌다. 부산일보 사설에서 “경제계 우려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6개월 유예기간 동안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반복되었으며3), 국제신문 역시 법안 추진 속도 조절과 후폭풍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4). 이러한 논지는 법안 보완 필요성을 환기한다는 의미가 있었지만, 정작 재계·노동계·전문가가 지적하는 실제 쟁점이나 보완책은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문제 있다’는 주장만 반복하며 재계 논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기울며 균형성을 잃었다.   결국 지역신문은 법안이 가지는 노동권 보장과 제도 개선의 의미, 제정 이후 예상되는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재계 반발”, “여야 대치”라는 단순 갈등 구도에 보도를 가둔 공통된 한계를 드러냈다.  

부산일보 지면에 이어 온라인까지 집중보도,
재계 중심과 정치갈등 프레임 반복  

부산일보는 특히 법안 통과 직후 〈‘노란봉투법’ 통과… 하청 구조 방식에 의존 부울경 제조업계 불안 가중〉(8/25, 6면)에서 지역 제조업계 불안, 산업계 피해, 외국인 투자 위축 가능성을 전하며 지역 재계의 입장을 강조했다. 또 〈노란봉투법 시행 전인데… 하청 노조, 잇단 직접 교섭 요구〉(8/28, 13면)에서는 현대제철과 한화오션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손배소 취하와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현장의 변화를 보도했는데, 기사 후반부에서는 “재계 우려”를 반복하며 노동계 요구를 ‘압박’이나 ‘실력 행사’로 묘사하는 불균형을 보였다. ▲ <표 1> 8월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관련 국제신문, 부산일보 보도목록 (*빅카인즈 검색)

아울러 지면 기사에 더해 다수의 온라인 기사를 발 빠르게 내면서 같은 논조를 반복·확대했다. 노란봉투법 통과 전에도 손경식 경총 회장의 서한(8/12), 경제 6단체 공동성명(8/18), 암참의 우려(8/19) 등을 집중 보도했고, 여야 대립과 필리버스터 국면에서도 온라인 기사를 쏟아내며 쟁점을 강화했다(<표 1> 참조). 이는 지면과 온라인을 결합해 재계 우려와 정치적 갈등 구도를 증폭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한편, 지역방송 3사는 노란봉투법 관련 이슈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역언론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공론장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재계에 기울어진 갈등 중계 넘어 본질을 짚는 공론장 필요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은 노동자의 권리 보장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중요한 제도적 진전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역신문은 재계의 우려와 정치권 대립에만 몰두해 법안의 본질을 설명하지 못했다. 결국 시민이 접한 지역언론의 보도는 편향된 시각을 강화했을 뿐, 균형 있는 이해를 돕지 못했다. 앞으로 지역언론은 재계 중심의 논조와 정치 갈등 중계를 넘어, 노동자와 시민의 권리와 제도의 본질을 충실히 전달하고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모니터개요]
-모니터기간: 2025년 8월 1일~8월 31일
-모니터대상: 국제신문, 부산일보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 관련기사
(*빅카인즈 검색, 외부기고 제외)


[관련 기사]
1) 〈주한미국상의 “노란봉투법 반대”…민주당은 강행〉(부산일보, 8/20, 5면), 〈‘노란봉투법’ 통과… 하청 구조 방식에 의존 부울경 제조업계 불안 가중〉(부산일보, 8/25, 6면)
2) 〈與 노란봉투법·상법 금주 강행…野 필리버스터 정국 예고〉(국제신문, 8/19, 4면), 〈與 더 센 상법안도 처리수순, 野 “노조 하수인” 강대강 대치〉(국제신문, 8/25, 4면)
3) 〈노란봉투법 본회의 통과… 경제계 우려도 귀 기울여야〉(부산일보, 8/25, 사설) 
4) 〈경제계 우려 담아 속도 내용 조절 필요한 ‘노란봉투법’〉(국제신문, 8/21, 사설), 〈‘더 센 상법’ ‘노란봉투법’ 통과, 후폭풍 대책은 있나〉(국제신문, 8/26, 사설)

[모니터보고서] 초고가 아파트 홍보에 앞장선 지역언론 부동산 보도 

[모니터보고서] 초고가 아파트 홍보에 앞장선 지역언론 부동산 보도 
건설사‧투자자 위한 불공정 보도…시민위한 정보 부족


최근 부산에 초고가 분양 아파트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지역언론은 침체된 지역 부동산 시장의 활기를 되찾을 계기가 될지 주목했는데, 대부분 관련 아파트 홍보에 집중했다. 일부 언론은 ‘광고’라는 안내 문구 없이 ‘기사형 광고(Advertorial)’를 싣기도 했다. 지역언론이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초고가 아파트 분양 열기를 부추기고, 주거 양극화, 자산 불평등에 대한 우려 등은 외면한 것이다. 관련 보도를 짚어봤다.  

초고가 아파트 ‘스펙’ 알리며 분양 홍보
기사와 혼동되는 광고 배치는 신뢰도 떨어뜨려  

지난 7월 31일 부산에서 처음으로 평당 분양가가 5,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가 분양시장에 나왔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이 소식에 주목했다. 지역 아파트 분양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초고가 아파트의 분양이 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줄지 관심이 간다며, 관련 아파트명과 함께 분양가, 입지, 부대 시설 등 여러 정보를 소개했다. 해당 아파트가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분양 대행사 관계자의 발언을 싣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 부동산 시장에 실제 어떤 영향이 있을지 짚기보다는 막연한 기대감만 드러냈고, 실상은 해당 아파트를 홍보하는 기사에 가까웠다. 특히 부산일보는 신문 1면과 2면 등 주요 면에 관련 기사를 실어 부각했다.1) ▲ 초고가 아파트 분양 소식 및 청약 성과를 주요면에서 전한 부산일보(8/4 2면, 8/14 1면)

두 신문 모두 기사에 이어 해당 아파트 광고 기사까지 실어 반복적으로 관련 소식을 노출했다. 국제신문은 8월 5일과 6일, 부산일보는 8월 4일과 7일 광고를 실었다. 문제는 해당 광고가 기자명(By-Line)을 달고 지면 구성과 편집을 기사처럼 한 ‘기사형 광고’(Advertorial)여서 독자로 하여금 기사로 오인하게 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해당 광고 온라인판은 아예 광고를 표기하지도 않았다.2)

현재 신문법(제6조 3항)에서는 독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신문ㆍ인터넷신문의 편집인 및 인터넷뉴스서비스의 기사배열책임자는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 편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한국자율심의기구의 편집기준(제1조, 3조)에서도 기사형 광고에 ‘○○기자’를 넣는 등 오인 유도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 이들 기준에 따르면 국제신문, 부산일보의 기사형 광고는 위 조항을 위반한 셈이다. 광고의 설득력을 높이는 방편으로 신문 기사 형식을 했을 수 있지만, 이는 독자를 기만하는 것이며 결국 언론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되므로 신중해야 한다. ▲ 기자명(By-Line)과 제목, 구성을 기사처럼 편집한 초고가 아파트 ‘기사형 광고’ 게재한 지역신문(국제신문 8/5. 8/6, 부산일보 8/4, 8/7)

또 기사형 광고와 형식이 거의 유사한 기사를 내보냈지만, 광고 표시는 하지 않았다. 부산일보 <부산 리치벨트 ‘하이엔드 라인’의 화룡점정>(8/6, 15면)을 보면, 실제 아파트명을 밝히면서 좋은 주거환경과 인프라를 갖춘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3) 국제신문도 <에코델타시티에 ‘푸르지오 트레파크’…귀한 59~84㎡ 타입 잡아라>(8/14, 9면)에서 규모나 아파트 평형, 입지 등 관련 아파트를 알리고 있다.4) 초고가 아파트를 다룬 타 기사들은 부동산 시장 전망을 언급하기라도 했지만, 해당 기사들은 아파트 정보를 나열하는데 그쳐 사실상 광고 기사와 다를 바 없었다.  

7월부터 이어져 온 아파트 홍보성 기사
1‧2면 배치하고, 브랜드 선호도 설문조사 부각하기도  

아파트 분양 홍보성 기사는 새로운 경향은 아니다. 특히 지난달부터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초고가 아파트 분양에 나서면서 지역언론의 관련 보도가 잇따랐다. 7월 7일부터 8월 14일까지 초고가 아파트를 다룬 기사 및 기사형 광고만 34건에 달했다.  

특히 부산일보는 1면과 2면 등 주요 면에 관련 기사를 연이어 실었다. <아파트 미분양 넘치는데도 불황 모르는 초고층 마천루>(7/7, 2면), <‘하이엔드 아파트’ 궁금해… 첫 주말 3만 3000명 몰렸다>(7/14, 2면), <부산 ‘분양 대어’에 시장 들썩… 해운대·수영구, 바닥 찍었나>(7/22, 2면) 등과 같은 기사를 통해 초고가 아파트 열풍을 부추겼고,5) <116 대 1… 부산 첫 ‘르엘’ 통했다>(7/24, 1면), <‘부산 하이엔드’ 연타석 흥행 남천 써밋 84B 326대 1>(8/14, 1면)에서는 해당 아파트의 실제 이름을 제목에 넣는 등 부적절한 보도를 이어갔다.6)  

국제신문 역시 <옛 한진CY 부지 ‘르엘 센텀’ 등 모델하우스 잇단 오픈…부산 대어 분양 들썩>(7/11, 2면)과 <‘르엘 센텀’ 84㎡ 경쟁률 116대 1…얼어붙은 분양시장 온기>(7/24, 2면)처럼 아파트명을 실제로 제목에 넣거나 시장의 기대감을 강조하는 기사를 이어갔다.7) 또 7월 11일 같은 날, ‘르엘 센텀’ 분양 기사 바로 아래 같은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선호도를 부각하는 <부울경 주민이 가장 살고 싶은 아파트 ‘롯데캐슬’>(7/11, 2면) 기사를 함께 실었다. 부동산 업체에서 진행한 조사를 인용하며 해당 브랜드 아파트가 호감도와 인지도 모두 우위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는데, 주요면에 특정 계열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를 잇따라 부각해 부적절했다.8) ▲ 롯데건설사 계열 아파트 분양 기사에 이어 주민 선호도 높다는 설문 결과 전한 국제신문(7/11 2면)

KNN은 <중부산권 대장아파트… 분양 불패 신화 ‘주목’>(7/23)에서 분양에 나선 아파트 정보를 상세하게 설명하며 ‘대장아파트’라고 주목했다.9) 그런데 ‘대장아파트’는 지역 내 아파트를 가격, 브랜드, 입지로 서열화하는 투자자 중심의 단어로, 주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단어이다. 지역언론으로서 실수요자의 주거권보다는 투자 중심의 시선을 강화할 수 있는 표현 사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또 <하이엔드 아파트 차별화 경쟁, 이유는?>(8/8)에서는 ‘하이엔드’ 아파트 유행에 주목하며 차별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 관심을 받고 있다고 부각했다.10) 좋은 자재를 사용했고, 다양한 부대 시설도 갖췄다며 사실상 해당 아파트를 홍보한 것이다.  

부산MBC도 <‘평당 4천410만 원’ 초고가 분양 돌입>(7/11)에서 편의시설, 조망권 같은 주요 ‘스펙’을 설명하는 등 해당 아파트를 띄우는 듯한 보도를 이어갔다.11)  

KBS부산은 <초고가 분양…부산 부동산 온기? 냉기?>(8/4)에서 초고가 아파트 분양을 전하며 고급 내외장재를 내세워 관심을 모았다고 했다. 악성 미분양 실태도 함께 전했지만 초고가 아파트 현상으로 인한 영향을 점검하지는 않았다.12)
▲ 지역방송의 초고가 아파트 분양 관련 메인뉴스 화면(KNN 7/23, 8/8, 부산MBC  8/4, KBS부산 7/11)

‘악성 미분양’ 사태 여전, 양극화 우려
홍보성 기사 아닌, 일반 시민의 눈높이 맞는 정보와 분석 필요  

한편, 부산MBC는 <최고가 분양, 부산 양극화 확대되나>(8/4)에서 최근 초고가 아파트 분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13) 실제로 한 아파트의 경우 고가 분양을 시도했다가 청약이 대거 미달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고가 분양이 이어지는 이유는 양극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거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자들이 몰리며 이 같은 초고가 분양 사태가 이어졌다는 것인데, 부산MBC는 “양극화 현상이 빈집과 주거 환경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언론이 열을 올리는 것과는 다르게 일부 아파트의 과도한 분양가 상승은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왜곡을 낳을 수 있다. 이런 악영향 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대신 지역언론은 오히려 초고가 아파트 분양 경쟁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일부 언론은 특정 아파트를 노골적으로 광고하는 기사를 주요 지면에 배치해 언론의 공정성, 신뢰성을 스스로 훼손했다. 수십억 원대 고가 아파트 보도는 건설사와 투자자, 일부 수요자만을 위한 정보에 치중했고, 정작 시민의 주거권과 도시의 공공성은 외면됐다. 지역언론이라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다루더라도 시민의 삶과 주거 정책의 방향을 함께 짚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니터개요]
-모니터대상: 국제신문, 부산일보 지면기사, KBS부산, 부산MBC, KNN 메인뉴스
-모니터기간: 2025년 7월 7일~8월 14일  

[관련 기사]
1) <써밋 리미티드 남천 3.3㎡ 평균 분양가 부산 첫 오천만원대>(국제신문, 8/1, 10면), <‘평당 5000만 원 아파트’ 부산서도 나왔다>(부산일보, 8/4, 2면), <‘부산 하이엔드’ 연타석 흥행 … 남천 써밋 84B타입 326 대 1>(부산일보, 8/14, 1면)  
2) <올해 부산 최고 경쟁률 흥행 성공… 하이엔드 눈높이 높여>(부산일보, 8/4), <서면서 즐기는 ‘올인원 라이프’…높은 미래투자 가치 누려라>(국제신문, 8/5), <디테일 강한 ‘찐’ 하이엔드…해운대 아파트 세대교체 신호탄>(국제신문, 8/6), <높은 층고, 차원 다른 설계… 고품격 하이엔드의 전형>(부산일보, 8/7)
3) <부산 리치벨트 ‘하이엔드 라인’의 화룡점정>(부산일보, 8/6, 15면)
4) <에코델타시티에 ‘푸르지오 트레파크’…귀한 59~84㎡ 타입 잡아라>(국제신문, 8/14, 9면)
5) <아파트 미분양 넘치는데도 불황 모르는 초고층 마천루>(부산일보, 7/7, 2면), <‘하이엔드 아파트’ 궁금해… 첫 주말 3만 3000명 몰렸다>(부산일보, 7/14, 2면), <부산 ‘분양 대어’에 시장 들썩… 해운대·수영구, 바닥 찍었나>(부산일보, 7/22, 2면)
6) <116 대 1… 부산 첫 ‘르엘’ 통했다>(부산일보, 7/24, 1면)
7) <옛 한진CY 부지 ‘르엘 센텀’ 등 모델하우스 잇단 오픈…부산 대어 분양 들썩>(국제신문, 7/11, 2면), <‘르엘 센텀’ 84㎡ 경쟁률 116대 1…얼어붙은 분양시장 온기>(국제신문, 7/24, 2면)
8) <부울경 주민이 가장 살고 싶은 아파트 ‘롯데캐슬’>(국제신문, 7/11, 2면)
9) <중부산권 대장아파트… 분양 불패 신화 ‘주목’>(KNN, 7/23)
10) <하이엔드 아파트 차별화 경쟁, 이유는?>(KNN, 8/8)
11) <‘평당 4천410만 원’ 초고가 분양 돌입>(부산MBC, 7/11)
12) <초고가 분양…부산 부동산 온기? 냉기?>(KBS부산, 8/4)
13) <최고가 분양, 부산 양극화 확대되나>(부산MBC, 8/4)

2025년 2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공개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2025년 2분기(4~6월)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2분기에는 계엄과 탄핵 인용 이후 열리는 6·3 대통령선거가 진행되어 지역 현안 및 시정 감시 보다는 대부분의 보도가 정치 현안 및 선거에 집중된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충족시킨 보도 역시 적어 아쉬웠습니다.

이런 가운데 후보작으로 올라온 6편은 시정 감시, 시민을 위한 정책 점검, 어린이 안전 등 여러 문제를 짚어 눈에 띄었습니다. 이중 부산의 대중교통 개선 방향을 탐구한 국제신문 <부산 대중교통의 갈 길 독일에서 배운다> 시리즈, 시정감시에 충실한 KBS부산 <부산시 투자업무협약 남발 점검 보도>, 탄핵 과정에서 시민이 보여준 광장의 민주주의를 기록한 부산MBC 창사특집 다큐 <광장에서 K-민주주의를 읊조리다>를 2025년 2분기 좋은 보도ㆍ프로그램으로 선정했습니다.

국제신문, 기획보도 ‘부산 대중교통이 갈 길 독일 정책서 배운다’ (신심범 기자)

국제신문은 동백패스의 모태가 된 ‘독일티켓’ 취재를 통해 부산의 대중교통 정책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독일 티켓은 월 49유로에 전국의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정기권입니다. 1,350만 독일 국민이 사용하는데, 도입 이후 대중교통 이용률도 높아지고 환경보호, 교통비 절감 등을 효과를 보였습니다. 보도는 정치권의 정파를 넘어선 연정을 통해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된 점,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통합 정기권의 운영 방식, 인접 도시 간 광역 생활권 활용의 용이성 등 성공요인을 살폈습니다. 또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곳 위주로 이용도가 높은 한계도 짚으며 국내 상황과 비교해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우수 해외사례를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부산의 동백패스와 정부의 K-패스가 상호 호완 되지 않는 구조, 지자체와 지역교통공사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를 짚으며, 재정 효율화와 정부 재정 부담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대중교통 정책 개선을 위해 지역의 민간 정책연구팀과 국제신문이 함께 협업하여 독일 사례를 짚어보고, 시민의 생활·복지 관점에서 정책 개선방안을 모색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역성, 시민밀착형 보도라는 점에서 2025년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동백패스 원조 ‘독일티켓’ 성공 뒤엔 관료주의 혁파 ·정파 초월 대의 있다>(3/31)
<하루 3000원 모든 대중교통 이용…고물가 신음 獨국민 열광> (3/31)
<정권 바뀔 때마다 정책 버리는 한국, 獨 정치서 교훈을>(3/31)
<獨 “행정낭비 말자” 전국 교통정기권 통합…韓은 ‘따로국밥’>(4/7)
<부산~창원 거리 두 도시, 촘촘한 철도망 타고 32만 명 통근>(4/14)
<수도 베를린 교통망 수혜 집중…독일티켓이 들춘 지역소외>(4/21)
<독일티켓 빼닮은 K원패스, 정부사업이니 손실분 보전해야>(4/28)

KBS부산 <뉴스7>, 부산시 투자 업무협약 남발 점검 보도 (강성원 기자)

KBS부산은 부산시가 진행한 투자유치 업무협약에 주목, 추진 실태를 점검했습니다. 기사는 2019년부터 2024까지 부산시 업무협약을 분석했는데, 매년 평균 20여건, 많게는 70여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해마다 협약 취소 사례가 반복되었습니다. 특히 2022년에는 블록체인·금융 기업과 40건의 협약을 맺었으나 실제 이전한 기업은 5곳뿐이었고, 2023년에는 취소 건수는 적었지만 금액은 1조7천억 원에 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시의 사후 관리도 점검했습니다. 부산시가 일부 취소 기업만 공식 인정하고 나머지는 관계 유지 중이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철수하거나 실체가 불분명한 업체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의회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례를 발의했으나 1년째 계류 중이라는 점도 알리며, 약속 불이행이 장기화되면 행정력 낭비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투자 업무협약 유치는 지자체의 주요한 성과로 홍보되곤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행률이지만 대부분 언론보도는 유치에 머무르곤 합니다. 이번 보도는 유치 이후 결과를 점검해 부산시의 일방적인 홍보와 행정력 낭비를 지적해 시정 감시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이에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관련 기사 목록]
<검증 없이 협약 남발?…공수표로 전락>(4/3)
<기반시설 흔들, 신뢰도 추락’…대책은?>(4/3)

MBC, 창사특집 ‘광장에서 K-민주주의를 읊조리다’(채충현 PD)

지난해 계엄이 일어난 12월 3일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선고된 4월 4일까지 123일간의 광장의 모습을 다큐 형식으로 기록했습니다. 제목에서도 보여주듯 <광장에서 K-민주주의를 읊조리다>는 123일의 정치 일정을 복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광장에 주목했습니다. 2002년부터 2024년까지 민주주의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광장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광장의 주체가 누구였는지 조명했는데, 특히 2030 여성들의 새로운 연대와 표현 방식을 보여주며 광장이 단지 반복된 분노의 현장이 아니라 연대와 다양성을 품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장이었음을 드러냈습니다.  

이 시기 일부 지역언론은 광장을 ‘탄핵 vs 찬핵’ ‘보수 vs 진보’ 와 같이 ‘분열’의 공간으로 기록하며 갈등프레임, 양비론적 해석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해당 프로그램은 여의도에서 시작해 남태령, 한남동, 광화문으로 이어진 광장의 흐름과 함께, 서면 거리에서 터져나온 부산 시민의 외침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123일간의 기록을 시민을 향해, 시민의 시선에서 기록했기에, 2025년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방송 목록]
<광장에서 K-민주주의를 읊조리다>(5/9)

후보작 약평  

국제신문, <시간 촉박한 사용후핵연료 처리…대선후보들 위기 의식 부족>(이석주 기자)
대선 후보들의 핵폐기물 처리 방안과 영구 저장시설 부지 선정에 대한 공약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해법을 담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단순히 공약 유무를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책을 이행하기 위한 행정 절차를 근거로 제시하며 정치권의 무책임한 태도를 짚어 설득력을 보였다. 중요한 현안임에도 전국언론에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핵폐기물 처리 문제를 선도적으로 다뤄 의미있는 보도였다.  

KNN, <다문화학생 위탁 교육기관…어린이보호 사각 지대>(최혁규 기자)
정규학교가 아니라는 이유로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 다문화 위탁교육기관의 통학로 안전 문제를 조명했다. 정규학교만을 기준으로 보호구역을 지정한 현행 법령이 다양한 교육 환경의 실제 통학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다문화 학생이라는 사회적 약자 안전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어린이 보호 정책의 형평성과 확장성에 대한 과제를 짚었다.  

KNN, 기획보도 ‘부산 시내 수유실 부족 실태’(조진욱, 이민재 기자)
6편의 기획보도와 1편의 후속 보도를 통해 부산지역 수유실 실태와 제도적 개선 과제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민간 상업시설, 교통기관, 공공청사, 관광지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수유실 접근성 문제를 현장 중심으로 점검했고, 아빠의 육아 참여 현실, 정보 제공 시스템 오류 등 육아환경을 둘러싼 복합적 불평등 구조를 밀도 있게 다뤘다. 지역 주민의 불편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후속 변화까지 이끌어낸 보도였다.

[모니터보고서]황령산 전망대‧케이블카 사업 인가, 지역언론은 어떻게 다뤘나?

[모니터보고서] 황령산 전망대‧케이블카 사업 인가, 지역언론은 어떻게 다뤘나?
‘랜드마크’ 기대감 부각… 전파방해, 환경훼손, 안전문제 점검은 뒷전

부산시는 7월 16일 황령산 정상에 125m 높이의 전망대와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황령산유원지 조성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인가를 고시, 확정했다. 21년 8월 박형준 부산시장과 대원플러스(이하 민간사업자)가 황령산 개발 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맺으며 시작된 황령산유권지개발사업 추진 사전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고, 민간사업자는 착공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황령산지키기부산운동본부 등 환경단체는 부산시가 기어코 황령산 난개발 물꼬를 텄다고 비판하며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1)  

부산시의 실계계획인가 이후, 지역언론 보도를 살펴봤다.

지역신문 사업계획‧과제해결 사업자 입장 전달
부산일보 학회보고서까지 인용하며 황령산 개발 부각  

지역신문은 ‘20년 표류한 황령산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며 민간 사업자인 대원플러스의 계획과 기대감을 적극 보도했다. 국제신문, 부산일보는 모두 황령산 개발사업 사업 계획 인가를 1면으로 주요하게 전달했다. 대원플러스(이하 사업자)는 사업비 2조 2천여억 원을 투입해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라며 360도 파노라마 전망창, 봉수대 역사문화 전시시설, 미디어아트 등 전망대 시설을 소개하고, 인근 지역과 정상을 잇는 1단계·2단계 케이블카 조성 계획도 전했다. 또 4만 6천여 명 고용창출 등 사업자 측의 경제 파급 예측을 그대로 전했다.  

[보도목록]
국제신문 <황령산 전망대·케이블카 본궤도…새 명소 기대감>(7/17, 1면)
부산일보 <황령산 전망대·케이블카 ‘본궤도’>(7/17, 1면)
부산일보 <연 490만명 찾는 관광 거점 목표… ‘환경‧안전’ 해법이 관건>(7/17, 2면)  


▲ 황령산 전망대.케이블카 사업 실시계획 인가에 기대감 드러낸 지역신문(국제신문, 부산일보 7/17 1면)

특히 부산일보는 2면 기사에서 관광학계 교수 인터뷰와 ‘황령산 봉수전망대 필요성 및 효과분석’ 보고서까지 인용하며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로서 황령산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고, 또 사업자측이 주장하는 인근 상근 활성화, 복합리조트 유치 등 경제 효과를 그대로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사 송신탑 전파 방해 문제, 환경 훼손, 진입로 안전 확보 등 쟁점은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특히 황령산 케이블카 2단계 조성 계획은 지난 6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고압 송전선로와 케이블카 노선이 교차하는 문제를 포함해 환경 영향, 공공성 확보 문제가 제기되어 재심의가 결정 난 상황이고 당시 지역신문도 황령산 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는 보도2)까지 했지만 이번 보도에서는 주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사업자가 어떤 방안을 내놓고 있는지 또 실제 해결이 가능한지에 대한 점검도 없었다.

오히려 사업자측의 해명성 입장을 전하는데 힘을 실었다. 부산일보는 대원플러스 최삼섭 회장의 “전파 간섭 문제 등 여러 이슈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발언과 “황령산 유원지 관광 개발을 통해 부산이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국제신문도 착공에 앞서 선결해야할 전파 간섭 문제나 ‘ 해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는 사업자측 입장을 전달했다.  

반면, 환경훼손 문제를 줄곧 제기해온 환경단체, 전파간섭 문제 당사자인 지역방송사측 등 관련 이슈와 관계자 취재는 없었다. 

TV송신탑 전파간섭 당사자 지역방송 보도는?
시청권 침해 우려 문제 공론화에 소극적

지역방송 중에서는 KNN이 비중있게 보도했다. 7월 16일자 뉴스에서 사업자가 제공한 홍보영상과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황령산 개발에 따른 기대효과를 주요하게 전달했다. 또 전망대는 남산타워보다 높고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감을 부각했다. 케이블카 2단계 노선 사업계획은 재심의 중이고, 방송파 송신탑도 착공 전 해결해야할 과제라는 점도 전했으나 사업자의 방안은 무엇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 짚지는 않았다. 다만, 반대 입장을 보인 시민단체 인터뷰를 함께 싣고, 비판 기자회견을 보도한 점은 신문과 차이를 보였다.


▲ 사업자측 개발계획, 환경단체 반대 인터뷰 함께 전한 KNN 보도(7/16, 뉴스아이)

KBS부산은 단신으로 부산시의 인가 사실만 보도하며, 전파 간섭 문제 해결 등 인가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착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그외 과제나 문제점 등은 짚지 않았다. 부산MBC는 관련 내용을 아예 전하지 않았다.

[보도목록]
KNN <황령산에 케이블카 조성& 환경단체 반발 풀어야>(7/16, 뉴스아이)
KNN <환경단체, 황령산 전망대‧케이블카 사업 백지화 촉구>(7/21, 뉴스투데이)
KBS부산 <황령산 전망대·케이블카 조성 실시계획 인가>(7/16, 단신)  

황령산 정상에 125m 높이의 전망대가 건설될 경우, 인근에 위치한 KBS부산, 부산MBC, KNN방송 3사의 송신탑 전파를 방해해 남구와 영도 지역 주민 8만 여가구의 시청권을 침해하게 된다. 재난 방송이나 공익 정보 전달과 직결되는 시청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보편적 권리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시는 착공 전까지는 전파 방해를 해결하는 조건으로 실시계획을 인가해줬다. 그런데도 전파간섭 문제의 당사자인 지역방송들 조차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은 것은 스스로 역할을 외면한 것이다.  

지역언론의 성급한 환호… 아직 점검할게 남았다  

부산시 실시계획인가를 주요하게 보도한 국제신문, 부산일보, KNN 모두 황령산 유원지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황령산 개발 사업에는 전파간섭 해소와 전문가 검증,3) 환경 훼손과 공공성 확보, 2단계 케이블카 조성 계획 재심의 등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 지역언론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민간 사업자 발표를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기본권, 안전과도 연결된 사업 추진 과정을 감시하고 발생하는 문제를 알려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지역 주요 언론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성급한 환호가 아닌, 비판적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모니터개요]
-모니터대상: 국제신문, 부산일보 지면기사, KBS부산, 부산MBC, KNN 메인뉴스
-모니터기간: 2025년 7월 16일~7월 21일  

[관련 내용]
1)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는 7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의 황령산 전망대‧케이블카(1단계) 사업 실시계획 인가를 비판하고 사업 백지화를 촉구했다. 참고기사 <“황령산 난개발 전면 백지화해야” 시민단체 거센 반발>(7/21, 노컷뉴스)   

2) 6월 25일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황령산 봉수대에서부터 남구 스노우캐슬까지 2.2km 길이의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하부승강장을 조성하는 ‘2단계 로프웨이’ 계획에 대해 재심의결정을 내렸다. 참고기사 <황령산 2단계 케이블카’ 부산시 심의서 제동>(6/27, 국제신문), <‘고압 송전선로 위험’ 황령산 2.2km 케이블카 제동>(6/27, 부산일보)  

3) 황령산봉수전망대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사업자는 방송3사의 전파 송수신 장애 해소방안을 착공 신고때까지 내놓아야하고, 착공하더라도 전파방해 현상이 나타난다면 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

[모니터 보고서]지역정치인의 ‘논란 발언’, 지역언론은 어떻게 다뤘나?

지역정치를 꾸준히 살피고 평가하는 일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다. 특히 국회의원은 지역을 대표해 중앙 정치와 입법 활동에 참여하는 만큼, 지역언론은 그 활동을 기록하고 점검하며, 시민의 눈높이에서 책임을 묻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부산민언련은 지난주(7월 7일~13일) 보도 가운데 지역정치인의 ‘논란성 발언’을 지역언론이 어떻게 다뤘는지 짚었다. 아울러 지역정치인의 활동에 주목한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 보도와 지역정치인 SNS 활동 보도도 함께 살펴봤다.  

지역정치인의 ‘논란 발언’, 지역언론은 어떻게 다뤘나?
박수영 의원 ‘25만 원’ 필요없다? 공적발언 책임 묻지 않아


7월 초 박수영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부산시민은 25만 원 필요 없다”는 발언을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시민단체와 지역 커뮤니티의 규탄 항의가 이어졌지만, 지역언론은 해당 발언이 촉발한 논란의 본질을 제대로 짚지 않은 채, 반응 정리에 머무르는 보도를 내놓았다. ▲ ’25만원 필요없어요’ 게시글(박수영 의원 페이스북, 7/4)

국제신문은 지면 2건, 온라인 1건의 보도를 통해 박 의원의 발언과 그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시민 커뮤니티의 반발 여론을 소개했고, 박 의원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소비쿠폰보다 더 큰 경제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해명한 내용도 상세히 다뤘다. 부산일보 역시 1건의 기사에서 발언 취지와 정치권 반응을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 부산MBC는 박 의원 발언 이후 지역사회 반발이 확산되는 과정을 비교적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기자회견, 청년·소상공인·노년층의 구체적인 인터뷰를 통해 ‘민생과 괴리된 발언’이라는 비판 여론을 부각시켰다. KBS부산은 관련 내용을 단신으로 다뤘으며, KNN은 해당 사안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지역언론 대부분은 박 의원의 발언이 지닌 공적 책임성과 적절성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았다. 박 의원의 주장처럼 산업은행 이전이 소비쿠폰 지급보다 더 실효적이라는 주장이 과연 타당한지, 정책 목적과 효과가 전혀 다른 두 사안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검토도 없었다. 게다가 “부산시민은 25만 원 필요 없다”는 식의 발언은 대표성 없이 시민 전체를 대변한 것으로, 공적 발언으로서의 책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크다.  

그러나 지역언론 보도는 발언의 현실적 타당성보다 논란과 반발이라는 ‘반향’을 나열하는 데 그쳤고, 비판적 시각도 야당 인사의 발언 인용에 의존하며 정치권 공방 중계에 머물렀다. 박 의원이 주장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효과나, 소비쿠폰 정책이 시민의 경제적 현실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과 해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지역언론은 박 의원의 발언을 공공성, 대표성, 책임성이라는 기준에서 점검하거나, 그 발언이 지역사회에 미친 실질적 영향과 정치적 의미를 해석하려는 시도가 부족했다. 정치인의 발언을 정쟁과 논란의 재료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발언이 시민의 삶에 미치는 파장과 현실적 절적성, 정치인의 공적 책임성을 중심에 놓고 해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관련보도]
<“부산시민 25만 원 필요 없다” 박수영에 반발 확산 “나는 필요하다”>(국제신문, 7/6, 온라인)
<박수영 “부산시민은 소비쿠폰 필요없다…산은 보내야”>(국제신문, 7/7, 3면)
<박수영 “왜 소비쿠폰 발언만 문제삼나” 논란에 거듭 해명>(국제신문, 7/9, 4면)
<부산 시민은 ‘소비쿠폰’ 필요 없다?>(부산일보, 7/7, 4면)
<박수영 ’25만 원 논란’ 규탄 기자회견 잇따라>(부산MBC, 7/8)  



부산일보, 의정활동 보도에 지면 대거 할애
풍부한 지표에 반해, 의정활동 질적평가는 부족

부산일보는 22대 국회 1년을 맞아 부산 지역 국회의원 18명의 의정활동을 다룬 기획기사를 1면과 3면에 걸쳐 집중 보도했다. 입법 실적, 출석률, 발언 수, 주요 정치적 쟁점에 대한 입장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 정리하여 부산 국회의원 활동을 기록하고 분석한 것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회의록 빅데이터, 공약이행 평가 결과 등 신뢰도 높은 자료를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초선과 중진 간 의정활동 격차, 낮은 법안 가결률, 발언 키워드의 정쟁 편중 등을 통해 현 부산지역 정치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의정활동을 양적으로만 정리하고, 그 실효성이나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발의한 법안이 실제 지역 문제 해결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발언이 구체적인 정책 대안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분석은 빠져 있었다. ▲ 22대 부산 국회의원 1년 평가 보도(부산일보, 7/8, 3면)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총 87건의 법안을 발의하며 부산 의원 중 입법 실적 1위를 기록했지만, 정작 어떤 법안을 통해 지역 문제 해결에 기여했는지는 기사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양적 실적을 강조한 데 비해, 의정활동의 방향성과 실질적 성과는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발언 수는 최상위권이지만 입법 실적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자 당 법률자문위원장으로서 ‘수사’(584건), ‘민주당’(373건), ‘재판’(348건) 등 중앙정치 이슈에 집중했다. 지역 현안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다는 것인데, 발언이 정쟁적 이슈에 편중되고 지역성과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언급되지 않았다.  

또 다른 사례로, 일부 의원이 발언 중 ‘부산’을 자주 언급했다며 지역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고 평가한 부분도 아쉽다. 이성권 의원은 790건 중 94건(11.9%), 이헌승 의원은 707건 중 66건(9.3%), 김희정 의원은 431건 중 66건(15.3%)으로, 전체 발언 대비 지역 언급 비율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수치를 근거로 지역성을 강조한 해석은 설득력이 떨어졌다.  

또한 계엄 해제안, 탄핵안, 특검법 표결 등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각 의원들의 표결 여부는 소개되었지만, 그 결정이 시민의 기대에 부합했는지, 공적 책임과 정당성의 관점에서 비판하거나 해석하려는 시도 또한 부족했다.  

[관련보도]
<법안은 김도읍, 출석은 전재수, 발언은 곽규택 ‘부산 1위’>(부산일보, 7/8, 1면)
<법안 604건 발의, 17건 통과…가결률 2.8% 저조한 성적표>(부산일보, 7/8, 3면)
<주진우 ‘이재명’ 이성권 ‘부산’ 김대식 ‘대학’ 방점>(부산일보, 7/8, 3면)
<계엄 해제 5명 동참…탄핵·특검은 대부분 외면>(부산일보, 7/8, 3면)



국제신문, 부산 정치인의 SNS 정치 조명
콘텐츠의 책임성과 사회적 파장 분석은 부족

한편, 국제신문은 부산지역 정치인의 SNS 활동에 주목했다. 국민의힘 박수영·주진우 의원,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전 의원,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 등 여야 인사의 유튜브 채널 운영 방식, 게시글 수 등을 전했다. ▲ 부산정치인 SNS 활동 관련 보도(국제신문, 7/10, 4면)

하지만 지역 정치인의 SNS 콘텐츠가 정책 비판인지, 단순한 정쟁이나 선동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고, 시민사회의 반응이나 지역 여론과의 간극 역시 다뤄지지 않았다. 예컨대, 박수영 의원의 ’25만 원 쿠폰’ 관련 발언처럼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안에 대해서는 문제점이나 책임성을 따지지 않은 채 가볍게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다. 주진우 의원의 유튜브 활동 역시 콘텐츠의 성격에 대한 분석 없이 ‘인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콘텐츠 성격이나 메시지의 문제점은 짚지 않아 콘텐츠가 정책 정보 전달인지, 당파적 정쟁 강화인지에 대한 구분 없이 ‘활발한 활동’으로 포장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보도는 정치인의 온라인 활동을 ‘활발함’이나 ‘화제성’ 중심으로 소비하는 데 그쳤으며, 온라인 발언과 콘텐츠에 담긴 공적 책임이나 사회적 파장에 대한 성찰은 부족했다. 지역언론은 정치인의 디지털 소통 방식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이 정치인의 책무를 반영하는지, 공공성의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관련보도]
<대통령·시장 저격, 정책 비판·제안…부산 여야 ‘SNS 정치’ 눈길>(국제신문, 7/10, 4면)

[모니터보고서] 박형준 부산시창 취임 3주년, 지역언론 보도는? 성과 발표와 해명 전달 치중, 성과 검증 아쉽다

[모니터보고서]
박형준 부산시창 취임 3주년, 지역언론 보도는? 성과 발표와 해명 전달 치중, 성과 검증 아쉽다

7월 1일 박형준 부산시장 취임 3주년을 맞았다. 박형준 시장은 이날 ‘민선 8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3년 시정 성과와 향후 1년 시정 방향을 발표했다. 박형준 시장은 14조 투자유치와 일자리 1만 6천개 창출, 도시브랜드 향상을 주요 성과로 강조했고, 투자유치 현장을 연이어 방문하며 성과를 강조하는 행보도 했다.1)  

지역언론도 박형준 시장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등 취임3주년 조명했다. 성과를 평가, 검증하기 보다는 박형준 시장의 입장을 전하는데 치중했다. 박형준 시장 취임 3주년, 지역언론은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봤다.  

지역신문 박형준 시장 자평 및 행보 전달
자체 평가 및 성과 검증없이 3선 도전 공식화

먼저 지역신문은 박형준 시장 행보를 주요하게 전달했다.

국제신문은 취임 하루 전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인터뷰2)를 먼저 보도한데 이어, <朴시장 ‘3년간 투자유치 누적 14조 원’>(7/2, 1면)3)에서 취임 3주년 행보를 전했다. 기자간담회 후 첫 공식일정인 강서구 물류센터 3곳 현장 방문을 1면에 실었다. 박시장이 이날 롯데쇼핑 자동화 물류센터, BGF리테일 물류센터, 쿠팡 물류센터 건립 현장을 잇달아 찾으며 9800억 민간 투자, 약 6000개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전했다. “남은 임기 일자리 창출과 대규모 투자 유치 선순환 구축에 방점을 찍겠는 의지를 드러냈다”며 경제 행보에 힘을 실었다.

부산일보도 <박형준 부산시장 3선 도전 공식화>(7/2, 1면)4), <박형준 시장 “민간 투자‧일자리 창출 선순환 구조 강화”>(7/2, 3면)5)에서 ‘늘리고, 높이고, 풀고’라는 키워드로 14조 투자 유치, 외국인 관광객, 공원면적 늘었고, 도시 브랜드 가치와 삶의질을 높였고, 장기표류 사업을 풀었다는 박시장 성과 발표를 전했다. 물류센터 방문에 대해서는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현장을 잇따라 방문하는 경제 행보를 선택했다고 평했다. 박형준 시장 3선 도전을 제목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역신문은 박형준 시장 취임 3주년 행보를 전한 반면, 박시장이 성과로 제시한 투자, 일자리 등 지표에 대한 해석이나 검증은 없었고, 자체 평가도 하지 않았다. 부산일보가 눈에 띄는 확실한 성과가 없다는 평가를 전하기도 했지만, “부산 미래를 움직이는 엔진이 완료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결과를 보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해명도 함께 실었다.


7월 2일 국제신문, 부산일보 기사

지역방송은 성과 전달과 함께 평가 전달
KBS부산 ‘민생 위기’ 부산MBC ‘재정확보 저조’ KNN ‘주력사업 무산’  

지역방송도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를 전하며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도시브랜드 향상 등 박 시장이 강조한 성과와 기대효과를 보도했다. 이와 함께 체감 성과 미흡, 재정확보률 저조, 민생살리기 과제 등 한계와 과제도 짚어 지역신문과 차이를 보였다.  

지역방송이 제기한 한계를 보면 KBS부산은 <취임 3년 “혁신·성과”…민생은 ‘글쎄’>(7/1)6)에서 불황 속 시민들은 민생 경기가 나아진 걸 체감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3년 자영업자 폐업 현황을 전하며, 대출 위주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 지역화폐 예산 축소 등은 소비 위축을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부산MBC는 <박형준 부산시정 3년‥대형 현안 ′산적′>(7/1)7)에서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공약이행평가 결과8)를 인용했다. 공약이행률은 높지만 재정 확보율은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14위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특히 가덕도신공항, 경부선 지하화 등 대형 공약 10건의 평균 재정 확보율이 5.6%에 불과하다는 제시하며 공약 실현 가능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부산시가 높은 공약이행률을 강조한 것만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결과보고서에 나타난 문제도 함께 지적해 적절했다.  

KNN <민선 8기 ‘부산시정·경남도정’ 평가는?>(7/1, 뉴스아이)9)은 2030엑스포 유치 실패와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무산 등 주력 현안이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을 지적했고, 시민사회 각분야 시정 평가도 비판적이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 경쟁 구도에 주목하기도 했다.


7월 1일 부산MBC, KBS부산, KNN 뉴스 캡쳐

박형준 시장과의 인터뷰, 자찬과 해명의 기회로
시정 검증, 비판 질문은 부족  

취임 3주년을 맞아 지역언론은 박형준 시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취임 3년 지역언론 인터뷰 기사 및 주요 질문 

3년 성과와 소회를 묻고 현안 과제에 대한 입장 위주로 질문이 이어진 반면, 성과를 검증하거나 비판 의견을 전달하는 질문은 소수에 불과했다. ‘아파트 밖에 없다’10) ‘시정 효과에 시민 체감도 낮다’와 같이 구체성이 떨어지기도 했다. 시민사회가 제기해온 부산시의 난개발 사업, 소통없는 일방적 추진, 지역사회 갈등 현안에 대한 질문도 빠졌다. 또 체감도가 낮다는 등 일부 한계 지적도 재질문 없이 박 시장의 성과 나열과 해명11)으로 마무리되면서, 결과적으로 인터뷰가 정책 검증이 아닌 시장의 홍보 창구로 기능했다.

이처럼 박형준 시장과의 인터뷰는 각 분야에서 제기된 평가와 비판, 과제에 대해 질문하고, 박시장의 입장과 구체적인 계획을 시민에게 알려줄 기회였지만, 박형준 시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이상의 내용을 담지는 못했다. 한편, 인터뷰 기사 외에 박형준 시정 3년을 평가하는 별도 기획 기사나 토론방송은 없었다.  

박형준 시장의 임기가 1년 남은 시점에서 지난 시정을 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짚어보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해양수산부 이전 및 북극항로 개척을 비롯한 새 정부의 정책, 위기에 내몰린 민생·경제 대응, 지역사회 갈등 현안에 대한 공론화 방안 등 당면한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박형준 시장이 어떤 준비와 계획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 점검하는 것 은 언론의 당연한 역할이다. 그런데 지역언론의 박형준 시장 취임 3주년 보도는 대체로 박형준 시장의 성과 발표와 해명 전달에 집중한 반면, 구체적인 평가와 과제를 짚는데는 소홀했다. 

[모니터개요]
-모니터기간: 2025년 6월 30일~7월 8일
-모니터대상: 국제신문, 부산일보, KBS부산, 부산MBC, KNN 

[관련 기사 및 자료 목록]
1) [보도자료] 박형준 시장, 시민과 함께 부산의 발전 퍼즐 완성해 “시민 행복” 체감하는 1년 만들겠다!(2025/ 07/ 01, 부산시 홈페이지)
2)<투자 늘리고 도시경쟁력 높인 3년…글로벌해양허브 도약 준비 마쳤다>(국제신문, 6/30, 1면)
3) <朴시장 ‘3년간 투자유치 누적 14조 원’>(국제신문, 7/2, 1면)
4) <박형준 부산시장 3선 도전 공식화>(부산일보, 7/2, 1면)
5) <박형준 시장 “민간 투자‧일자리 창출 선순환 구조 강화”>(부산일보, 7/2, 3면)
6) <취임 3년 “혁신·성과”…민생은 ‘글쎄’>(KBS부산, 7/1)
7) <박형준 부산시정 3년‥대형 현안 ′산적′>(부산MBC, 7/1)
8) [보도자료] 2025 전국 시도지사, 교육감 공약이행평가 결과 발표(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 5/13)
9) <민선 8기 ‘부산시정·경남도정’ 평가는?>(KNN뉴스아이, 7/1)
10) <“시민들이 정책 효과 체감할 수 있도록 소통 주력할 것”>(부산일보, 7/1, 4면)
11) <[대담한K] 민선 8기 3주년…박형준 시장에게 듣는 성과와 과제는?>(KBS부산, 뉴스7 7/7)

[대선보도 특별칼럼6]선거 보도와 리터러시 역량: 자기성찰적인 정치뉴스 이용

선거 보도와 리터러시 역량: 자기성찰적인 정치뉴스 이용

김대경
부산민언련 정책위원회 위원장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1987년 직선제 이후 우리는 여덟 번의 대통령 선거를 포함하여 다수의 국회의원 총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렀다. TV토론이 처음으로 도입된 1997년 이래 유권자들의 정치적 태도와 행위에 미치는 언론의 정치적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이른바, 미디어 정치(media politics)의 시대가 도래 하여 선거 캠페인 공간에서 언론의 올바른 선거 보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선거 캠페인 기간 언론의 역할과 사명은 명확하다. 정당의 후보 검증과 정책 관련 정치 정보를 정확하고 공정하게 보도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정치적 판단과 선택을 도와주는 것이며,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저널리즘의 핵심적인 기능이자 숙명적인 역할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디지털 기술의 발달, 특히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급속한 확산과 대중화, 그리고 정치적 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미디어 정보생태계를 만들어 내었다. 대의 민주주의 하에서 정치 정보를 독점적으로 전달했던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낮아져 그야말로 이제는 유산(legacy)으로 전락할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선거 공간에서 여전히 신문과 방송 등 전통적인 미디어의 의제설정 기능은 나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는 이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 정치뉴스가 유통되는 플랫폼의 기능과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문제는 플랫폼 상에서의 뉴스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관리 및 공적 규제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나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이 마냥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이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공론장을 어떻게 구축하고 제도화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디지털 기술의 주요한 특징 중에 주목해야할 것은 개인화(personalization)이다. 스마트폰의 이동성과 소셜미디어의 연결성 속성들과 연동이 되어 오늘날 우리는 어쩌면 오히려 폐쇄된, 고립된 디지털 환경에 처해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정치적 태도를 형성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데에 있어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정보(facts)보다 우리 자신들이 느끼는 감정(feeling)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자는 것이다.

▲ 시민의 뉴스 리터러시 역량이 중요한 시대이다 (DALL-E 제작)

사회심리학에서 유사성-매력 이론(similarity-attraction theory)이라는 게 있는데,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생각이나 취향, 이념, 가치관 등을 가진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유사한 사람들에게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그들에게 더욱 친밀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내적집단의 심리적 안정과 유대를 강화하여 외부세력을 적대시하며, 나아가 악마화함으로써 정서적 양극화(affective polarization)를 더욱 부추길 수 있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연결성과 상호작용성이 이런 부작용을 극대화하는 것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12·3 계엄과 내란 정국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정치적인 의미는 명확하다. 헌정질서를 복원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새롭게 세우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미디어 환경의 관점에서 보면, 향후 우리 사회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건전한 디지털 공론장을 구축하는 것 못지않게 시민 개개인의 정보 리터러시 역량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시민들 역시 공론장에서 뉴스에 대한 권리와 책임의식을 지녀야 한다. 선거 캠페인 기간 범람하는 정치뉴스의 환경 속에서 사실적 정보를 확인하고 거짓허위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자기성찰적인 뉴스 이용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른바, 탈진실의 정치 시대(post-truth politics)에서 포털과 플랫폼에서 자동으로 수집된 빅데이터를 통해 알고리즘이 선택적으로 던져주는 뉴스에 포획되어서는 안되다는 뜻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우리 공동체의 안녕과 발전을 위한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각자 고민을 해보자.

<끝>


🔈알립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맞아 건강한 선거보도를 촉구하는 정책위원 릴레이 특별칼럼을 4월 30일부터 매주 수요일 발행해 왔습니다. 오늘 여섯 번째 글을 마지막으로 이번 정책위 칼럼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그동안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