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주목받는 정책이나 후보들의 공약을 점검하는 기사들이 보였다. 그 중 유권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담은 보도를 ‘좋은보도’로 꼽았다.
회의 재석률, 법안 발의 내용, 공약 이행 여부까지 샅샅이 뒤졌다
현역 재출마 의원 검증한 부산MBC 유튜브
.
.
부산MBC는 유튜브를 통해 매주 월요일 오후 4시 <21대 총선, 부산은 우째되노?>를 내보내고 있다. 4월 7일에 방송한 8번째 시간 2부 <“하이고마 이기 다 공약이라꼬?” 공약철저 검증>에서는 현역 재출마 의원들의 의정활동과 공약을 점검했다. 이 아이템을 취재해 메인뉴스에 리포팅했던 황재실 기자가 출연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좀 더 자세한 내용까지 해설했고, 취재하면서 기자가 평가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
.
먼저 현역 의원들의 지난 의정활동을 평가했다. 회의 출석률이 높고 법안 발의 건수가 많다는 것은 의원을 홍보하는 성적표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부산MBC는 의원이 회의에 출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는지 성실성을 평가한 지표인 ‘재석률’을 함께 살폈고, 법률소비자연맹이 발표한 출석률과 재석률 간 차이가 많이 나는 의원이 부산에 있지는 않은지 확인했다. 양적 지표로만 나타난 발의 건수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법안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품도 천차만별이다. 부산MBC는 법안 한 개 명칭을 바꾸면서 해당 법안을 인용한 다른 5개 법안에도 수정한 문구를 적용했더니 5건 발의로 카운팅된 사례, 일본식 표현에 대한 단순 용어 변경도 대표 발의로 계산된 사례를 짚어냈다. 국회 내 정보시스템에 나와 있는 내용이라고는 하지만 법안명을 알아내고 일일이 찾아 들어가 비교를 해야 하므로 유권자가 공부를 해 가면서 봐야 할 정도인데, 기자가 흩어진 정보들을 연결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제공했다.
.
.
현역 의원들이 재출마하면서 제출한 공약도 점검했다. 20대 총선 공약집에서 순서만 일부 바꾸고 문구를 그대로 베껴 온 후보, 스스로 완료한 공약이라고 했던 것을 이번에 또 공약으로 제시한 후보를 짚어냈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의 공약이 서로 대동소이한 경우를 소개하면서, 정책 선거를 하자고 하는데 후보들도 지역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나 고민이 깊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말미에는 공약 제출 요구에 미응답한 의원들이 누구인지도 밝혔다.
.
.
전반적으로 내용이 풍부하고 기자가 취재에 공들였음이 돋보이는 보도였다. 분량이 짧은 메인뉴스 리포팅에서 해소되지 않는 부분까지 담아내면서 시청자(유권자)에게 편안하고 재미있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현역 재출마 의원의 성적표는 공약 분석에 이어 재산 분석까지 해서 부산MBC <뉴스데스크>에 시리즈로 다루었고 시사프로그램 <<빅벙커>>도 총선 후보들의 공약과 이에 수반되는 예산 타당성을 검증해서 4월 7일 <당신의 한 표에 걸린 229조 5,864억>을 방송했다. 빅벙커는 다음 주 2편을 방송할 예정이다.
.
.
후보자 발언을 검증한 국제신문 <진실탐지기>
도시철도 재탕 공약 짚어낸 부산일보
재난지원금이 주요 총선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당들도 금액과 지급대상에 대한 각자의 정책을 내어놓고 있다. 국제신문은 4월 1일 <[진실탐지기] 재난지원금 당장 지급 가능?…규모 커 불가>에서 부산진갑 서병수 후보의 SNS 발언을 팩트체크했다. 서 후보는 “세출 경정으로 포퓰리즘 사업만 구조조정하고 그 예산을 재해 대책 재원으로 전용하고 이용, 이체하면 추경하지 않고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급하겠다는 10조 원이 아니라 100조 원도 당장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국회 예결위 관계자의 견해를 들었다. 예산을 전·이용하거나 이체하는 조건이 까다로워, 서 후보의 주장처럼 다른 사업을 구조조정해 예산을 마련하는 방법도 쉽지 않다고 설명이었다.
.
.
부산일보는 4월 2일 <또 쏟아지는 ‘도시철도 공약’>에서 총선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도시철도 유치 공약의 현실 가능성 검증했다.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서 1순위인 하단~녹산선조차 경제성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통과가 미뤄졌고 다른 도시철도 사업들 역시 시급성과 경제성이 낮아 후순위에 밀려있는데 또 같은 공약을 들고 나오는 게 과연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한 기사였다. “지난 총선 때 나온 도시철도 유치 공약은 하나도 이행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
.
후보와 정당이 내건 약속이 과연 면밀한 구상에서 도출된 것인지, 실현 가능성은 있는지 그리고 후보가 이제까지 약속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점검하는 이상의 보도를 좋은 보도로 꼽았다. 얼마 남지않은 선거 기간, 후보의 행적과 정책을 검증하는 기사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부산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지부는 부산지역 신문(국제신문, 부산일보)과 지상파방송 메인뉴스(KBS부산, 부산MBC, KNN 저녁종합뉴스)를 주요 대상으로 선거 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를 대상으로 3월 30일(월)부터 4월 3일(금)까지 5일간 진행한 신문 모니터 5차 보고서이다.
.
.
선거 보도 증가세 뚜렷하지만
기획 기사는 여전히 2퍼센트 대에 머물러
.
총 보도 수 대비 선거 보도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이는 3월 넷째 주 보다 2.8%P 상승한 수치다. 3월 다섯째 주-4월 첫째 주(이하 4월 첫째 주) 선거 보도는 159건이다. 이 주에도 국제신문 82건, 부산일보 77건으로 미미하지만 국제신문에서 선거보도가 더 많았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선거보도 건수는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지만, 보도유형은 한 달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스트레이트 기사가 선거 보도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스트레이트 다음으로 많은 보도유형은 사진기사로, 5.6%의 비중을 보였다. 기획 보도는 단 2.5%에 머물렀다. 스트레이트는 기사의 가장 기본 유형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면도 있으나, 선거를 코앞에 두고도 기획기사가 1건 내지 3건에 불과한 건 우려스럽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각각 3월 23일과 3월 16일, 1면을 통해 선거보도 기획을 실시하겠다고 알리기도 했다.
.
.
.
1·2위로 순위 매긴 부산일보
선거 결과인지, 여론조사 결과인지 분간 안 돼
.
선거여론조사 보도와 관련해 <2020총선보도제작준칙>을 보면, ‘△여론조사 결과에서 정당이나 후보자 간 차이가 표본오차 한계 이내일 때에는 순위를 매기거나 서열화하지 않고, ‘경합’으로 보도한다. △선거결과를 예측하게 하는 보도는 자제하며, 후보자 캠프와 선거자문가의 선거전망과 판세 분석 기사는 최대한 신중하게 보도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4월 첫째 주 부산지역 신문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보자 간 순위를 매기거나, ‘승리했다’, ‘이겼다’와 같은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부산일보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에 의뢰해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2~4.4%P였다. 이는 최대 8.8%P까지의 격차 내에선 후보 간 우위를 판가름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해당 결과는 3월 30일과 31일, 2,3,4면에 걸쳐 보도됐다.
헤드라인은 거대 양당 두 후보에 초점 맞춰 후보 간 격차를 ‘우세’, ‘앞서’, ‘따돌려’ 등으로 표현하는 전형적인 경마식 보도 형태를 보였다. 기사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여론조사 결과를 문항 별로 나열한 형태였다.
선거기간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는 결과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고, 추이를 보는 데 활용돼야 한다. 유권자들이 헤드라인만보고 결과를 단정 짓는 함정은 만들지 말아야한다.
이러한 함정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주는 그래픽에도 있었다. 특히 부산일보는 3월 30일, 31일자 신문 2·3·4면 그래픽에서 후보자들을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서열을 매겼다. 독자가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의도는 좋지만, 여론조사 결과로 후보의 순위를 매기는 행위는 총선 보도준칙에 위배된다.
부산일보, 3/30, 2-3면
부산일보, 3/31, 2-3면
게다가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 1위, 2위라 할 수 없음에도 그래픽으로 1위, 2위로 고정시킨 경우도 있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선거기사 심의기준 제3장 8조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에 있어 경쟁자나 경쟁집단간 차이가 표본오차 한계 이내임에도 불구하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경우’ 심의 대상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
부산일보가 1·2위를 매긴 그래픽은 총 14곳의 지역구에 사용됐고 이중 9곳이 8.8%P 미만의 격차를 보였다. <박재호·이언주 오차범위 내 접전 ‘초격전지’ 입증>(부산일보, 3/30, 3면)을 보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4%P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순위를 매긴 그래픽 효과 때문에 접전 양상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
부산일보, 3/30, 3면, 오차범위 내 접전임에도 1,2위라 순위 매긴 그래픽
.
지난주 여론조사 보도를 크게 다룬 국제신문은 이번 주에도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몇 건의 보도를 실었다. 국제신문은 <온천동에선 與 박성현 우위 나머지 동은 김희곤이 강세>(3/30, 2면) 3번째 단락에서 후보들 간의 지지율 차가 0.5%P 차이 날 뿐인데 “이겼다”고 표현했다. 한 번의 여론조사결과만으로 특정 후보의 우세에 필요 이상의 확신을 부여하는 언어 표현은 쓰지 말아야한다.
.
국제신문, 3/30, 2면
.
부산일보는 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유권자 지형에 관한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놨다. 이 가운데 몇 가지 분석은 여론조사 결과를 과도하게 해석한 것으로 보여 주의할 필요가 있다.
부산일보는 여론조사에서 ‘4.15총선에서 투표하는 후보자의 정당과 지난 부산시장/경남도지사 선거에서 투표한 후보자의 정당이 같습니까?’는 질문이 지역 정가에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조사 결과 “중·동부산 지역구 조사에서 응답자 48.3%(7개 지역 평균)는 ‘투표 정당이 같다’고 했지만, 38.0%는 ‘투표 정당이 다르다’고 답했다. 이어 서부산, 경남 7개 지역 조사 결과에서도 ‘투표 정당이 다르다’는 응답은 36.7%달했다”라고 알렸다.
문제는 기사 말미에 이 결과를 “이전까지 진보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이 보수 쪽으로 상당히 이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해석한 데 있다. 기사는 2년 전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 민주당이 ‘싹쓸이’를 이끌어낸 중도층의 표심이 이번 총선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 마련한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설문지에서 응답자가 이전 선거에서 정확히 어떤 정당을 지지했는지 밝히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번 선거에서 보수 정당을 투표한 유권자가 이전에 진보 정당을 지지했다고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이번 선거에서 상당수 정당이 정당명을 바꾼 것을 감안하면, 설문조사가 의도대로 이뤄졌을 지도 의문이 든다. 예를 들어, 유권자가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을 정확히 같은 정당으로 인식할지 의문이라는 말이다. 이전에 자유한국당을 지지했던 지지자가 이번 선거에서 미래통합당에 투표하더라도 ‘투표 정당이 다르다’고 답할 가능성도 있다. 유권자가 질문을 의도에 맞게 해석했을지 의문인 동시에, 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도 추정이 대부분이라 기사를 신뢰하기 힘들다.
한편, 여론조사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측은 이번 조사를 두고 ‘이런 유형의 질문은 해본 적이 없다’고 반응해, 부산일보는 부산시 선관위에 의뢰해 ‘문제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애초에 질문 구성이 타당했는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
.
같은 후보, 같은 지역구 놓고서
동정 보도 보여준 부산일보, 공약 보도 보여준 국제신문
.
4월 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신문 지면에서도 후보 동정 보도가 등장했다. <‘상인과 춤추고’ “언니야 동생아”…판세만큼 유세장도 ‘후끈’>(부산일보, 4/3, 4면)은 “윤 후보와 입구에서 만난 한 상인은 엄지손가락을 둘어 올려 춤을 췄다. 윤 후보도 함께 몸을 흔들었고…”, “주민들과 스킨십에서 윤 후보에게 밀리지 않는 김 후보 또한 상인들과 서로를 언니, 동생이라 부르며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라며 부산 해운대을 윤준호 후보와 김미애 후보의 유세 현장을 묘사했다. 현장감은 드러나지만, 이러한 동정보도를 통해서 유권자들에게 어떤 유익한 정보를 주고 싶은지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런 가벼운 동정보도는 SNS 등 다른 플랫폼을 활용해 전달해도 충분하다.
.
반면 국제신문 <센텀2 개발·동부산대 화두…“코로나 방역대책이 표심 좌우”>(4/3, 3면) 기사는 해당 지역구의 이슈와 그 이슈에 대한 지역구 유권자의 민심을 잘 담아낸 보도다. 기사가 함께 제시하고 있는 사진은 후보들의 선거운동 현장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후보의 동정이 아닌 지역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반여1동 이형준(35) 씨는 지역민심을 묻자 이곳 집값이 뛸 거라는 기대감은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상당수 주민이 센텀2지구 개발 사업에 따른 더 큰 효과를 기대한다”, “한연비(24) 씨는 특정 부지를 개발해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민을 우선 채용하겠다는 식의 공약은 여러 차례 있었다. (중략) 오히려 개발에 따라 이 지역 주거 환경 생활수준의 격차 등 ’보이지 않는 선‘이 더 견고해 질 거라는 우려도 크다” 등, 지역 현안인 센텀2지구 개발을 둘러싼 유권자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했다.
유권자의 목소리가 빠진 후보자 동정 보도는 민심을 그려내기보다, 유세 현장 그 자체만 묘사하는 가십성 보도가 되기 쉽다. 유권자의 입을 통해 지역 현안과 후보에게 바라는 점을 그려내길 기대한다.
더구나 국제신문도 다른 지면과 기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지역항공사의 도산 위기와 공항 이용객 급감을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다. SOC예산을 줄여 긴급재난기금을 만들자는 논의가 진행되기도 하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 동남권 신공항이 이슈가 되지 않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과연 시기적절한지 의문이다.
기사 제목에서처럼 이 이슈가 ‘잠잠’해진 이유도 기사에서도 언급됐듯, “14년 가까이 끌어온 동남권 관문공항 논의에 대한 피로감”, 이 사안이 정치적으로 이용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사는 유권자들이 갖고 있는 피로감,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데 대한 혐오감 등을 해소하면서 이 이슈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증명해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 보도는 이슈 발굴이 아닌, 지역 이해관계에 치우쳤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현역 의원들이 지난 총선에서 내세웠던 공약을 얼마나 지켰는지 따져보는 보도는 없는 가운데 유독 동남권 신공항만을 골라낸 점에서 더욱 그렇게 읽혔다.
국제신문, 4/2, 2면
‘기타’가 된 군소정당, 무소속 후보들
.
부산 총선미디어감시연대지부는 여러 차례 언론이 거대 양당 위주의 보도에 치우쳤다고 비판해왔다. 이번 주 보도에도 그런 경향은 고쳐지지 않았다. <부산 연제 김해영·이주환 접전…동래 박성현〈김희곤 >(국제신문, 3/30일, 1면) 기사를 보면, 기사 내용과 달리 그래픽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후보만 소개됐다.
국제신문은 여론조사 결과를 나타낸 그래픽에서 여전히 거대 양당만을 주목할 수 있게 그려냈다. 코로나19로 조용한 유세가 대세가 되면서 인지도가 낮은 군소정당 소속의 후보들과 무소속 후보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도 거대 양당을 대변하는 스피커를 자처하면서 군소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의 목소리는 내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유세기간 동안 군소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을 소개하는 보도에 지면이 할애되기를 바란다.
실제 기사를 보면, 후보자의 전과 기록은 음주운전이나 살인만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학생운동으로 인한 집시법 위반과 음주운전, 살인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은 전혀 다르다. 그러나 기사는 모든 전과를 같은 비중을 두고 다뤄, 결국 정치인 ‘3명 중 1명은 전과자’라는 지나치게 일반화된 메시지를 생산했다. 적어도 음주운전과 살인 전과를 가진 후보가 어떻게 공천을 통과했는지 좀 더 상세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해 싣고, 이런 후보들은 더 이상 공천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보도가 필요하다.
모니터 기간 내 지역 신문은 비례위성정당 논란에만 집중할 뿐 바뀐 선거법을 유권자에게 전달할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비례 투표용지 48cm 100% 손 개표한다> 기사에선 ‘50cm에 육박’, ‘위성·군소정당의 난립’, ‘유권자 혼란’이라는 표현으로 정치적 냉소주의를 유발했다.
.
국제신문, 3/30, 3면
.
부산일보는 <‘프레임’을 씌워라 총선 ‘메시지’ 전쟁>(4/1, 8면) 에서 두 거대 양당의 선거 전략을 그대로 보도하면서 메시지 공방만을 다뤘다. ‘구태’ ‘꼰대’ ‘매표정책’등 서로를 비방하는 표현을 그대로 전달하기에 앞서 언론이 각 정당의 정책과 공약, 선거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했다.
.
후보자 발언·공약 검증한 이 주의 ★좋아요★ 기사
.
4월 첫째 주 국제신문과 부산일보에선 주목할 만한 좋은 보도가 있었다. <[진실탐지기] 재난지원금 당장 지급 가능?…규모 커 불가>(국제신문, 4/1, 6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화두가 된 재난지원금에 관한 내용을 팩트체킹해 유권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해당 기사는 정부가 결정한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서병수 후보의 SNS발언을 팩트체크했다. 기사는 “세출 경정으로 포퓰리즘 사업만 구조조정하고 그 예산을 재해 대책 재원으로 전용하고 이용, 이체하면 추경하지 않고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급하겠다는 10조원이 아니라 100조원도 당장 만들 수 있다” 란 서 후보의 주장에 대해, “‘10조’ 규모의 예산을 전·이용, 이체한 경우가 드물다”며, 국회 예결위 관계자의 목소리를 실어 “10조 규모 재원은 추경으로 마련하는 것이 맞다”라고 설명했다. 또 예산의 전·이용, 이체 조건이 까다로워, 서 후보의 주장처럼 다른 사업을 구조조정해 예산을 마련하는 방법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보도는 유권자에게 유익한 보도인 만큼, 지면에서 더 눈에 띄도록 배치하고, 어려운 용어는 더 친절하게 설명해 유권자가 기사를 더 쉽게 접하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다.
.
국제신문, 4/1, 6면
.
<또 쏟아지는 ‘도시철도 공약’>(부산일보, 4/2, 3면)은 총선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도시철도 유치 공약의 현실 가능성 검증했다. 해당 기사는 이번 총선에서도 도시철도 유치를 공약으로 내 건 사례를 알려주고 이의 현실가능성을 검증했다. 기사에 따르면 부산시가 2017년 6월 수립한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서 1순위인 하단~녹산선조차 경제성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통과가 미뤄졌다. 다른 도시철도 사업들 역시 심사가 보류되거나, 시급성과 경제성이 낮아 후순위에 밀려있다. 기사 말미에는 실제로 “지난 총선 때 나온 도시철도 유치 공약은 하나도 이행되지 않았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유권자가 실제로 투표할 때 참고할만한 정보를 주는 보도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부산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지부는 부산지역 신문(국제신문, 부산일보)과 지상파방송 메인뉴스(KBS부산, 부산MBC, KNN 저녁종합뉴스)를 주요 대상으로 선거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를 대상으로 3월 16일(월)부터 20일(금)까지 5일 간 진행한 신문모니터 3차 보고서이다.
3월 셋째 주,
부산일보 선거 기획 보도 선보여
3월 셋째 주 부산지역 신문의 총 보도 수는 745건이었고 이 중 99건(13.2%)이 선거 관련 보도였다. 선거 관련 보도 수를 비교하면 국제신문 43건, 부산일보 56건으로 부산일보가 13건 더 많았다. 총 보도 수 대비 선거 관련 보도 수 비중으로 봐도 국제신문 10.6%, 부산일보 16.4%로, 3월 셋째 주엔 부산일보에서 선거 관련 보도가 더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지난주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보도유형은 기획 보도와 사실 확인 보도다. 부산일보는 3월 16일 1면에서 ‘건강한 선택, 4·15’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선거 기획 보도의 시작을 알렸다. 3월 셋째 주 부산일보에선 3건의 기획보도와 1건의 사실 확인 보도가 있었다.
부산일보는 총선 30일을 앞둔 지난 16일에 특별취재팀과 총선자문단을 구성해 후보자와 공약을 검증하는 보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SNS를 활용해 후보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즉문즉톡’ 시리즈, 정치권 뒷얘기를 전하는 ‘총선 뉴스 픽(pick)’을 시작한다고도 알렸다. 유권자들이 총선 보도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시도는 좋게 평가해야 할 부분이다. 그렇지만, 기획 보도 속 정보의 영양가는 그다지 높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생긴 비대면 문화를 반영한 ‘즉문즉톡’ 기획은 ‘후보자에게 21대 총선은 무엇인지’ 혹은 ‘버킷리스트’를 묻는 재미있는 질문과 여야 후보자의 참신한 대답을 소개해 유권자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SNS를 활용한 취재는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드는 만큼 후보자들을 검증할 수 있는 값어치 있는 정보를 끌어내는 데 한계도 있다. 같은 날짜 4면 기사 <‘큰 형님 격’ 유영민 ‘IT 전문가’답게 첫 톡 올려>를 보면, 후보자들이 비교적 간결한 단답형 톡을 보내자, 민주당 사하갑 최인호 의원이 이전에 올린 문장 형식의 톡을 의식해 40분 뒤 “저는 대폭 줄였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수정본을 보냈다고 묘사했다.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살펴보더라도, ‘나에게 21대 총선은 남구 클라쓰 올리기(인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패러디)’, ‘나에게 21대 총선은 미스터트롯’, ‘구민에 전번(전화번호) 공개’, ‘지구 10바퀴만큼 뛰겠다’ 등, 눈길을 끌지만 가십거리로만 소비될 수도 있는 내용들이다.
이런 대답들을 단지 가십거리로 전락시키지 않기 위해, 후보자의 능력을 실질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질문도 함께 던져야 했다. 앞서 언급한 <‘큰 형님 격’ 유영민 ‘IT 전문가’답게 첫 톡 올려> 기사를 보면, 어떤 후보자가 가장 먼저 답변을 했는지, 뒤이어 어떤 답변이 뒤따랐는지, 어떤 후보자가 답변이 없었는지 등의 내용이 전부였다. 사실을 묘사한 것은 문제라고 할 수 없지만, 딱히 내용을 평가할만한 깊이 있는 인터뷰가 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 의제에 관한 공통 질문을 통해 후보자 간 공략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획보도를 기대한다.
또 3월 셋째 주 즉문즉톡 기획은 거대 양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재구성된 카카오톡 채팅방 이름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으로 군소정당이나 신진후보, 무소속 후보는 제외돼 있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이다.
부산일보 3월 19일 4면
공천과 경선이 시끄러운 지역이 신문에 많이 나온다.
선거보도 조차도 노이즈마케팅인가
3월 셋째 주 정책·공약 보도는 7건(7.0%)에 그친 반면 공천 관련 보도는 47건(47.4%)이었다. 여전히 선거보도에서 공천 관련 주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지만, 3월 둘째 주(공천 관련 보도 63.1%)와 비교했을 때 공천 관련 보도는 15.7% 감소했다. 선거 전략 보도는 12.6%에서 26.2%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3월 셋째 주 지역 신문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돕는 보도는 찾기 힘들었다.
총선에서 지역 신문의 역할은 지역 유권자가 제기하는 의제를 중심으로 각 후보와 정당의 정책 및 공약을 평가하며, 유권자가 필요로 하는 정책이 선거 의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3월 셋째 주 선거보도를 지역구별로 구분해 보면, 중·영도구가 20회로 가장 많이 보도됐고 수영구가 17회, 동래구가 15회로 그 뒤를 따랐다. 북·강서갑은 국제신문은 0회, 부산일보는 3회 언급되어 중·영도구와는 17회 차이가 났다.
지역 신문에서 부산지역 선거구는 균형 있게 노출되지 않는다. 정당과 후보자가 생산하는 뉴스를 따라가다보니 공천과 경선 과정에서 갈등을 빚는 곳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별탈 없는 곳은 제대로 다루어지지도 않은 채 선거보도에서 사건만 남을까 우려된다.
두 신문은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유권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도 전에, 이 의제를 둘러싼 민주당과 통합당의 시각 차이에 주목했다.
국제신문은 <재난기본소득, PK총선 쟁점 부상>(3/17, 1면)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 후보들은…이슈화에 나섰다’,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했다’라고 썼고, 부산일보도 <[팩트체크] 예산 51조 원·별도 입법 필요…실현 가능성은 미지수>(3/17, 8면)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이 ‘재난기본소득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 주장과 김미애 미래통합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비난한 말을 함께 실었다.
국제신문은 <여당 “자영업 등 돌릴라” 도입 목소리…야당 “총선용 의구심” 제동>(3/17, 8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 재난기본소득을 요청하고 나섰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부산지역 자영업에서 도매 및 소매업 분야와 숙박 및 음식점업 분야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대부분 영세한 규모라고 상황을 짚은 뒤, 자영업 종사자의 민주당 지지율이 평균 이하인 상황을 언급해 설득력을 더했다. 이런 서술은 ‘이에 대해 야당은 총선용 정책이라고 주장한다’고 전달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극적이다. 어떤 의제가 등장했을 때 여야 간의 공방만을 다루기보다는 정책을 내놓은 배경이나 실현 가능성을 언론이 관점을 가지고 평가한 점은 반갑다. 그러나 정당과 후보자가 먼저 표심을 호소하고 있는 자영업자 말고도 재난기본소득이 더 절실한 사각지대 노동자들이 있다. 언론이 정당과 후보자에게 특수고용노동자와 일용직 노동자에 대한 대책을 무엇인지 먼저 질문을 던졌으면 어떨까 한다.
부산일보 <[팩트체크] 예산 51조 원·별도 입법 필요…실현 가능성은 미지수> (3/17, 8면)는 팩트체크라고는 했지만 직접 적극적인 검증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정치인 중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누가 처음 제안했는지,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부산시의 입장은 어떤지, 찬반 여론은 어떤지를 정리했다. 전체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둘러싼 이런저런 의견의 종합이라고 할 수 있다. 재난기본소득이 의제로 등장하면서 독자에게는 기본적인 정보부터 필요했다. 다른 지자체에서 지급하기로 결정한 재난수당과 기본재난소득 간 지급 대상과 재원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등, 시민들에게 생소한 용어와 당장 드는 궁금증을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정치면 기사를 봐서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한편, 국제신문은 <[국제칼럼] 4·15 총선을 기본소득 공론장으로 만들자>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진보·보수가 진영을 따지지 않고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키는 수단으로서 기본소득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실었다.
기껏 통과시킨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바르게 활용 못하는 건 언론도 마찬가지
국제신문은 16일자 8면 <정의당 ‘마이웨이’…범진보 연대 균열>에서 범진보 연대 균열의 책임을 정의당의 ‘마이웨이’ 행보로 돌렸다. 이 기사는 “연합의 핵심 파트너인 정의당은 민주당의 참여 제안을 거부했다. (중략) 여권 연대 균열이 민주당의 과반 의석 목표를 발목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라고 썼고, 기사 말미에 “정의당의 전 지역구 후보 출마는 ‘진보 표심’ 분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라고 썼다. 심상정 대표의 말을 인용해 정의당의 입장을 함께 다뤘지만, 기사 제목과 내용의 처음과 끝에는 여권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이는 언론이 정치를 두 거대 정당의 입장에서만 다루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여태껏 비례대표 위성정당이 꼼수정당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실어온 언론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은 정의당을 연대 균열의 책임자로 돌리는 태도는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신문 3월 16일 8면
경선 한창일 땐 여성·청년 가산점 비판하는 목소리 싣고,
경선 끝나니 기울어진 운동장 인정하는 언론
두 신문은 모두 여성·청년 공천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국제신문은 미래통합당 공천 결과를 분석한 <가산점 효과 없었다…현역 5곳 승리 ‘불패 재확인’>(3/18, 8면)에서 “상대점수에서 절대점수로 바뀐 가산점의 영향력은 승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썼다.
국제신문 3월 18일 8면
부산일보는 <20대는 ‘0’…안 바뀌는 ‘중년 남성’ 독식>(3/18, 6면)에서 20대 총선과 비교했을 때 “여성 공천은 배 가까이 늘었지만, 비율로 보면 30% 이상을 요구하는 여성계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멀다.”, “여야 정당들이 이번에 20, 30대 청년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했지만, PK에는 단 1명만 수혈됐다.”, “양당 모두 ‘청년·여성 정당’을 표방했지만 ‘중년 남성 독식’이라는 정치권의 낡은 인재 추천 공식은 그대로 유지된 셈이다”라고 썼다. <지역구 공천은 적고 비례 당성권 없고 PK 여성 수난시대>(3/18, 8면)에서는 “그야말로 부산·울산·경남(PK) 여성계의 수난시대다.”, “지역구 여성 공천율은 역대 총선 때보다는 높지만 수도권에 비하면 현저히 낮고, 비례대표 당선권에는 순수PK 여성이 단 1명도 들어가지 못했다.”라고 썼다. 이날까지 부산 지역구에서 여성 후보자 7명의 공천이 확정됐지만, 울산과 경남 22개 선거구에는 여야 통틀어 여성 후보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도 알렸다.
부산일보 3월 18일 6면
한편 국제신문은 <민주·통합당 후보 면면 들여다보면 본선 전략이 보인다>(3/19, 6면)에서 공천이 확정된 후보자들의 출신·경력을 통해 민주당과 통합당의 본선 전략을 분석하면서 여성 후보자들의 모습만 담긴 사진을 함께 실었다.
그러나 일주일 전만 해도, 두 신문은 여성·청년 가산점으로 인한 불리함을 호소하는 경선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전달했다. 모든 경선이 끝날 쯤에야 기울어진 운동장을 인정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부산MBC 사장 선임을 앞두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정권에서 지역과 소통 없이 지역을 무시한 채 서울 지역, 거기다 적폐세력을 낙하산으로 내리꽂던 사장 선임 관행이 다시 한번 반복되는 건 아닌가 우려스러운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부산지부와 4개 직능단체(부산MBC 기자협회, PD협회, 기술인협회, 방송카메라감독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자율경영 보장 못 하는 서울 출신 사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우리는 지역 시청자로서 지역언론인들의 우려에 공감한다. 2년 전 MBC는 시민들이 촛불로 만든 공간에서 부단히 혁신해서 공영방송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며 출범했다. ‘신뢰회복’과 ‘상생’을 약속했다. 지역 시청자에게는 지역에 밀착하고 저마다 지역의 다양성을 구현해내는 게 공영방송 신뢰의 중요한 지표다. 부산MBC는 지난 2년 동안 지역권력을 감시하는 데 날카로웠고 자체 제작 콘텐츠를 늘려가는 등 기대되는 행보를 보였다. 적폐청산 이후 그나마 날선 비판과 새로운 콘텐츠 제작으로 지역민에게 다가가려던 부산MBC의 노력이 이번 사장 선임과정에서 흔들리거나 퇴보할까 걱정이 크다. 전례를 보았을 때 더욱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 사장 선임절차도 아쉬움이 크다. 서울MBC는 사장 선임과정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시민평가단을 둔 바 있다. 바로 지난번 부산MBC도 사장 후보자의 정견발표를 지역민이 시청할 수 있도록 중계했다. 이 역시 시청자를 주인으로 하는 공영방송이 자기 정체성을 제대로 만들어가는 중요한 장치일 텐데 이번 사장 선임절차는 정책발표 없이 진행해 외부에서는 과정을 알 수 없었다. 변화한 시청자의 눈높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 되묻고 싶다.
부산시민사회는 MBC가 시청자와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역성을 제대로 구현하는 혁신을 중단없이 계속해 나가길 바란다. 행여나 지역사 사장 자리를 보직을 마친 서울 간부들에게 임기연장의 수단으로 내어주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 지역사 사장은 그렇게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서울 눈치 보지 않고 지역 시청자의 요구를 제대로 듣고 구현할 수 있는 인물이 선임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지역MBC는 지역방송사 구성원과 지역민의 것이고, 그들이 반대하는 사장 선임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거듭 밝히는 바이다.
국제신문 홈페이지 상단 우측에 배너를 클릭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메인화면에 첫 번째 카드뉴스 <우리동네 투표율은 몇 등?>은 지난 세 번의 총선에서 각 구별 투표율을 정리했습니다. 상위권에 많이 올라간 지역은 수영구, 연제구, 강서구이고 투표율이 낮았던 곳은 중구네요. 그 아래에 주요 내용으로는 제20대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의 본회의 출석률과 대표법안 발의 및 처리 건수를 정리했습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 기사는 이 페이지에 갈무리됩니다. 선거보도가 뜸한 가운데 유권자가 내 지역구 정보를 찾고 또 현역 의원들의 활동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페이지가 반갑습니다. 현역 국회의원 활동 내역이 양적 평가만 나와 있어서 실제 어떤 법을 발의했는지 등 질적평가도 더해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내용은 차차 채워지겠죠?
정치 담당 민성빈 기자가 진행을 합니다. 첫 방송에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당위원장과 미래통합당 유재중 부산시당위원장이 출연했고 두 번째 방송부터는 경성대학교 조경근 교수, 부경대학교 차재권 교수가 나와 ‘21대 총선, 부산은 우째되노?’ 이야기를 나눕니다. 뉴스에서 못하는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낸다고 하는데요, 일단 방송시간의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니 기존 뉴스에서 불가능했던 시도가 가능할 겁니다. 이제까지는 공천 결과에 따른 판세 분석과 부산 여야 후보와 지역 정치권의 역사(?)를 풀어냈는데 앞으로 후보들이 해 온 일과 공약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 지역구 유권자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주에 언급한 두 가지는 온라인 특별 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이었는데요, 다음 주에는 신문지면과 방송 메인뉴스에서 좋은 보도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산에서도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2/21) 지역사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매일 늘어나는 확진자 숫자와 동선 정보가 쏟아집니다. 생활 공간 대부분이 잠시 정지된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지역언론의 역할을 실감하는 때입니다.
한국기자협회의 재난보도 준칙은 언론의 재난보도가 사회적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아야 하며 선정적인 용어, 공포감이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용어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언론 보도는 시민들의 공포와 절망감을 재생산하는 데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건 아닌가 우려됩니다.
첫 확진 발생 이전부터 공포 부추긴 지역언론
재난은 크게 자연 현상으로 인한 자연 재난(태풍, 지진, 홍수 등)과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사회적재난(화재, 대형사고, 질병 등)으로 구분합니다. 어떤 재난이든 예측과 틍제가 힘들지만 사회적재난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피해의 범위와 크기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번에 발생한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재난이 대표적입니다. 생소한 신종 감염병은 정확한 행동요령과 정보 전달로 피해의 크기를 다소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재난 시 언론의 보도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21일 저녁 7시 경)하기 이전, 지역 언론 보도(조간발행인 지역신문의 경우 21일까지, 저녁메인뉴스 기준인 지역방송의 경우 20일까지)는 예방이나 행동요령 전달 보다는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는 데 치중한 보도경향을 보였습니다. 상황의 많은 면면 중 불확실한 면만 강조해 시민이 느끼는 불안과 혼란을 확대했습니다.
KNN은 <아시아드 요양병원 290명 ‘코호트 격리’>(1번째)를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부산의료원, 아시아드병원에 나가있는 취재기자와 현장연결을 통한 상황전달에 충실한 보도를 보여줬고 국제신문은 부산,경남의 확진현황을 중점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주로 확진현황, 확진자의 동선, 확진자가 발생한 집단 등에 초점을 맞춘 상황 전달 보도였습니다.
반면 부산일보 <“나도 확진자 옆에 있었을까” 공포의 부울경>(2/24, 1면) 기사는 정보 보다는 지역사회 분위기와 시민들의 불안한 심리상태에 초점을 맞춘 보도였습니다. “나도 확진자 옆에 있었을까”라는 헤드라인은 수시로 확진자의 정보와 동선을 파악해 불안감을 덜고자하는 시민들의 심리를 드러냅니다. 여기에 ‘지역사회는 얼어붙었다’, ‘심리적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할 정도로 위축됐다’라는 해석을 더했습니다. 해당 기사는 시민들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재생산하고만 있을 뿐, 실제로 확진자 옆에 있었을 경우 행동 요령이나 확진자 동선의 방역여부에 대한 정보는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칫 지역 내 확산이 계속될 경우 부산의 음압병상이나 의료진 등의 부족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누적된 시민 불안감이 극단적으로 펼쳐지고, 지역 경제가 더 크게 위축되면서 부산 지역 전체가 마비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라며 실재하지도 않는 사실을 전달했습니다. 공포와 불안은 길고 자세하게 심지어 닥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선 예언(?)도 한 반면,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는 단 두 문장으로 처리했습니다.
같은 날 기사는 아니지만 국제신문 <국회 폐쇄·재판중단···마비된 대한민국>(2/25, 1면) 기사는 “대한민국이 코로나19로 멈췄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해당 기사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법원 휴정’, ‘국회 폐쇄’, ‘경매 중단’ 등으로 분명 기존의 상황과는 다릅니다. 국제신문은 기존과는 다른 상황을 “국가 마비 상태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라고 기술했습니다. 하지만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점을 떠올려볼 때, 이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국가적 대응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국가 마비’라는 과도한 용어 사용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포 아닌 대책 제시해야
부산MBC <일터 ‘대혼란’···부산시 “알아서 하라”>(2/25)는 확진자의 동선 중 직장에 대한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짚은 좋은 기사입니다.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다른 사무실 폐쇄여부, 직장 동료 자가 격리 여부, 사무실 방역여부 등 확진자가 직장인일 경우 관련 대응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자체판단에만 맡겨놓고 있다고 기자는 지적합니다.
또 모니터 기간은 아니지만 KNN <감염대비 음압구급차 이용실적 없어>(2/9)는 일반 구급차보다 3배 비싼 음압구급차를 구입해 놓고도 도내 의심환자 운송에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음을 지적했습니다. 정부의 명확한 지침이 없고 정부와 병원 사이 사전 협의가 없었던 탓에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고 있었다는 건데요. KNN의 지적 이후 경남도는 음압차 2대를 경남소방서로 편입시켜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변화까지 이끌어낸 좋은 보도입니다.
이번 톺아보기에서 언급한 보도들은 주로 신문 1면에 배치 돼 있었습니다. 이는 불필요한 공포를 부추기고 시민들의 불안을 강조한 기사가 주로 신문 1면에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는 지금은 지역 언론이 막연한 공포감은 줄이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알리는 데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 주말 유튜브 영상 하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 멀쩡하게 서 있던 체격 좋은 남자가 갑자기 뻣뻣하게 선 자세 그대로 땅으로 고꾸라졌다.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남자를 실어가고 중국 현지 병원 상황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영상에서는 이렇게 사람이 픽픽 쓰러지는 것이 신종 코로나 감염 증상이라고 하는데 그대로 믿을 수는 없었지만 혹시 감춰진 사실은 없는지, 이 병이 얼마나 위험한지 궁금해져 뉴스를 더 뒤져보게 됐다. 이 영상은 몇몇 TV뉴스에까지 인용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직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팩트체크 매체 뉴스톱에 따르면 애초에 어느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이 영상이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SBS가 게시자에게 연락했으나 답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공포가 커지는 만큼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지역 언론 보도량도 늘었다. 국제신문은 설 연휴를 지나고 3일 연속으로 1면에 마스크를 낀 사람들 사진을 배치했다. 감염증 대응책을 보고받는 국무총리, 마스크 착용법을 배우고 있는 초등학교 학급, 지하철 손잡이를 하나하나 소독하는 방역작업 장면이었다. 셋 다 바이러스 확산에 대비하는 모습으로 경각심을 더하면서도 예방을 강조했다.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현장을 점검하는 보도도 있었다. 김해공항과 연제구보건소, 부산대병원의 선별 진료소를 찾아가 현장은 잘 대비하고 있는지 시민들의 반응이 어떤지 담았다. <…일상 덮친 ‘차이나포비아’>에서는 과도한 공포심을 조장하는 가짜뉴스를 체크했다. 부산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과 맘 카페에 올라온 글의 내용을 관계기관에 문의했더니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확인했다.
신종 코로나의 최초 발생지가 중국 우한인 만큼 바이러스의 유입과 확산을 잘 막고 있는지 챙겨보는 보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공포나 혐오를 조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 역시 높다. 지난 주 한 포털 사이트에는 <대림동 차이나타운 가보니…가래침 뱉고, 마스크 미착용 ‘위생불량 심각’>이라는 기사가 메인뉴스로 노출됐다. 중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서울 대림동을 찾아가 마치 대림동 주민인 중국인들이 발병 원인인 것처럼 썼고, 댓글에는 중국인을 혐오하는 발언들이 도배됐다. 암시로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조장하는 뉴스였다. 기사를 쓴 경제지도 문제지만 메인화면 편집과정에서 이 뉴스가 걸러지지 못한 데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은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게 방안을 내오라고 요구했다.
그런 점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건 국제신문 29일자 1면 구성이었다. 톱뉴스로 <우한 폐렴 ‘정보 사각’서 떠는 이주민>을 올리고 바로 옆으로 중국 우한 시에 체류 중인 유학생을 연결해 헌지 상황을 들었다. 절묘한 균형감이라고 느꼈다. 우한 시 소식이 드물던 지난주 지금 우한은 ‘유령도시’ 같다는 현지인 인터뷰가 더 눈길을 끌 수도 있었겠지만 그 소식은 중요하게 전하되 톱은 이주민 뉴스를 배치했다. 이 기사는 입국하는 외국인을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차단할 것인지 주목하는 뉴스들 사이에서 오히려 현재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7만 명은 꼭 필요한 정보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짚어냈다. 질병관리본부가 예방수칙을 영어와 중국어로만 배포하고 있어서 다른 언어를 쓰는 다양한 동남아 국가 이주민들이 소외되었다는 거다. 보다 못한 이주민 단체가 예방안내수칙을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 15개 언어로 번역해 배포했다고 전하고, 이런 일이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지적됐는데 이제라도 통합된 의료 통역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주민에 대해 걱정하는 부산 선주민이 아니라 이주민 당사자의 상황과 처지를 담은 뉴스를 중요하게 다뤄서 재난상황에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할 사람들은 선주민 뿐 아니라는 점을 환기했다.
지난 달 국제신문에서는 수도권 과집중에 따른 지역의 박탈감을 호소하는 기사가 제법 보였다. 말뿐인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그렇고, 킨텍스와 비교되는 벡스코 지원이 그렇다. 지역 언론이 가장 관심 있는 문제 중 하나가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 아닌가 한다. 수도권과 비교해보자면 지역민은 소수자다. 그래서 전국적인 이슈를 지역 입장에서 다르게 볼 수도 있고 미처 균형감 있게 진행되지 못하는 일을 민감하게 지적하고 요구할 수도 있다. 누구나 자기 정체성 중에 어떤 부분은 소수자성을 띤다. 뉴스를 쓰고 읽을 때 혹여 누군가는 소외되고 배제되지는 않았는지 따져볼 일이다.
정신장애 이슈 중 보도 분량이 집중된 이슈는 조현병 (추정) 환자의 사고 기사였고 특히 5월 진주 방화 살인사건 직후 이와 연결한 보도가 많았습니다. 우울증은 주로 연예인의 가십으로 다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부산시가 작년에 고독사 전담반을 두고 1인 가구를 집중 모니터했고 올해에는 전국 최초로 외로움 조례를 발의하는 등 시민의 정신건강이 화두입니다. 정신장애를 격리하고 마냥 두려워하기보다 어떻게 현명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하고, 언론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현재 미디어에 비치는 정신장애인의 모습은 어떠하고, 당사자들은 무엇을 바라는지, 실제로 보도에 대한 제언들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어떤 장치가 필요할지 이야기 나누어보려 합니다. 많은 분들의 참석과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구역에 대한 부산시와 조합원 측의 합의안이 지난 17일 나왔습니다.
부산시민공원은 옛 하야리아 미군부지를 돌려받아 조성된 공원으로 350만 부산시민을 위한 공간입니다. 이 시민공원을 둘러싸고 초고층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재정비 촉진사업’이 추진되면서 시민을 위한 공공재가 특정 소수만을 위한 공간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부산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개선안을 모색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노력을 이어왔습니다. 그 결과로 지난 17일 합의안을 발표한 것인데요. 하지만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같은 날 ‘부산시는 역사성과 상징성, 우수한 지리적 여건의 시민공원을 결국, 햇볕 들지 않는 초고층 병풍으로 둘러싸고자 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 부산시의 이번 합의안을 비판하며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먼저 17일 부산시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합의 내용입니다.
첫째, 건물 층수와 높이를 하향 조정하여 건축물의 스카이라인을 살리기로 하였다. 부산시가 주거지 아파트 허용 한도로 검토 중인 35층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하는 건축물 수를 29개 동에서 22개 동으로 줄이고, 35층 이하의 저층 건축물을 1개 동에서 18개 동으로 늘려 고층으로 인한 조망 차폐를 저감시켰다.
둘째, 건물 동수와 배치계획을 조정하여 통경축을 확보하고 공원 지역의 일조를 대폭 개선하였다. 촉진2구역의 건물 5개 동을 2개 그룹으로 묶어 통경축을 확보하였으며, 촉진1구역의 동수를 7개 동에서 5개 동으로 줄이고 촉진2구역과의 간격을 기존 계획보다 50% 이상(약 150m) 띄어 남쪽방향에서 시민공원으로 햇빛이 더 들어오도록 계획하였다.
셋째,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리도록 촉진3·4구역에 특별건축구역이라는 대안적인 설계를 추진하였다. 평지와 구릉지 등 자연지형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를 통해 기존의 아파트 단지 배치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새로운 주거형태를 만들었다.
넷째, 새롭게 만들어지는 지역은 열린 공간으로서 24시간 365일 개방되는 마을 형태의 주거지가 될 예정이다. 시는 재정비사업 이후에도 시민 누구에게나 개방된 마을로 유지될 수 있도록 파크시티(가칭)를 전국 최초 5개 단지 전체의 울타리를 없앤 ‘열린 마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합의안을 요약하면, 이번 합의를 통해 전반적으로 아파트 층수가 낮아지고 단지 간 간격이 넓어져 조망권을 확보했으며, 대안설계를 추진해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인데요. 또 모든 아파트 단지의 울타리를 없애 시민들도 자유롭게 시민공원을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도 내세웠습니다. 부산시는 이번 안이 다소 부족하지만 공공성 확보를 위한 여러 논의 끝에 도출한 사회적 합의임을 강조했습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부산시가 17일 발표한 합의는 그간 제기됐던 문제 중 어느 것 하나도 해결하지 못한 채 디자인만 변경됐다며 부산시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17일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가 발표한 성명서 일부입니다.
[성명서] 부산시는 역사성과 상징성, 우수한 지리적 여건의 시민공원을 결국, 햇볕들지 않는 초고층 병풍으로 둘러싸고자 하는가?
– 일조권, 조망권, 경관문제 및 위화감 조성 등, 어느 것 하나 해결없이 디자인 변경으로 시민을 우롱하는 부산시를 규탄한다.
재정비촉진계획(안)의 기본 계획 및 용적률을 전제로 디자인만 개선한 합의안은 그동안 시민사회가 제기하여 왔던 일조권, 조망권, 경관 및 위화감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어느 것 하나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노정한 작업이었다. 결국 부산시가 시민사회를 제외하고 끝장토론(8월 15일과 16일)과 최종설계회의(10월 4일)를 거쳐 만들어낸 방안이라는 것이, 3구역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여 디자인을 대폭 변경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였다. 오히려 1구역은 5개동으로 변화시키면서 층수는 더 높아졌고 2구역은 손도 대지 못하였던 것이다. 특히 일조권 문제는 시물레이션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어느 정도 일조권이 확보되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건축법상의 일조율도 보장하지 못하는 ‘햇볕’ 들지 않는 공원으로 악명을 드높이게 되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에 발표한 합의안이 최종안이 되지 않도록 지혜로운 방안을 찾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층수를 낮추고 단지 간 간격을 넓히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17일 합의안을 두고 부산시와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의 입장이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기사의 헤드라인과 인터뷰이만 봐도 확인할 수 있듯, 지역 언론은 부산시의 보도자료에 기반해 17일 합의안을 보도했습니다.
먼저 방송뉴스입니다. 방송뉴스는 합의안이 발표된 17일에 보도했는데요. KBS부산은 4번째 소식으로 KNN은 첫 번째 소식으로 보도했습니다. 부산MBC는 보도가 없었습니다. KBS부산과 KNN은 부산시 관계자와 조합측만 인터뷰했고 부산시민의 목소리는 담지 않았습니다. 지난 1년간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도출된 합의안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의안을 양측의 문제로만 보도했고 외부의 목소리는 보도되지 않은 것인데요. 합의안을 비판적으로 점검하는 과정도 없었습니다.
KBS부산 <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합의···설득 작업 남아>은 컴퓨터그래픽 시각화로 이번 합의안 내용을 설명해 이해를 도왔으며 시 관계자 인터뷰로 이번 합의안의 의미를 짚었습니다. 또 조합측 인터뷰를 통해 조합원 설득이 과제로 남아있음을 언급했습니다.
KNN <시민공원 재개발, ‘조망권·접근성’ 높인다>는 KBS부산의 보도보다 이번 합의안의 공공성과 경제성을 좀 더 강조했습니다. 또 KNN은 다음날(18일) 마지막 소식으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의 성명서를 단신으로 보도했습니다.
KNN은 17일 보도에서 이번 합의안을 통해 공공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재개발 아파트 단지 전체에 울타리를 없애 부산시민공원이 아파트 단지 속까지 확장되는 모양새입니다.
무엇보다 공공성이 대폭 개선되는 효과를 거두면서도 주민들과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신문의 경우 좀 차이를 보였는데요. 부산일보는 4건(사설 포함), 국제신문은 2건을 보도했습니다. 두 신문사 모두 18일 1면에 해당 소식을 실었습니다.
부산일보는 1면 <시민공원 재정비구역 아파트 층수 낮추고 울타리 없앤다>에서 이번 합의안의 내용과 조합원 설득이라는 향후 과제를 언급했습니다. 기사의 마지막 문단에선 시민자문위의 공공성 강화방안보다는 후퇴했다는 평가도 있다는 것을 짚었습니다. 3면 <공원 접근성 높이고 조망·일조 피해 줄인 ‘신개념 파크시티’로>에선 이번 합의안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 이번 합의안이 최선은 아니지만, 이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시의 공공성 강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같은 면 아래에는 <조합원 설득 최대 변수···행정소송 땐 사업 지연·비용 증가 ‘역효과’>를 통해 조합원 설득이라는 향후 과제와 이번 합의안을 비판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의 성명서를 언급했습니다. 이번 합의안 관련 보도 중 유일하게 부산시와 조합원 외 인터뷰이로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가 등장했습니다. 또 사설 <층수 낮추고 건물 수 늘린 ‘시민공원 아파트 반쪽 공공성’>에선 이번 합의가 원래 안 보다 오히려 용적률과 건물 밀집도가 높아졌다며 공공성 확보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국제신문은 부산일보 보도에 비해선 비교적 평이했습니다. 1면 <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를 통해 이번 합의안의 내용을 설명하고 3면 <평균층수 제한해 스카이라인 보장···경관·공공성 높였다>에서 추가로 향후 과제를 언급했습니다.
보도 흐름을 살펴보면, 부산일보를 제외한 세 언론사가 비슷한 논조를 보였습니다. 이번 합의안이 다소 부족하긴 하나, 공공성 확보 측면에선 진일보한 측면이 있고 향후 조합원 설득이 과제로 남았다는 겁니다.
10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부산시민공원. 그 상징성을 떠올려보면 비단 이번 합의안이 부산시와 조합원 양측의 문제만은 아닐겁니다. 지역언론의 역할은 부산시민의 입장에서 이번 합의안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 아니었을까요.
지난 6월, 황교안 대표는 부산상공회의(이하. 부산상의)에서 마련한 부산지역 중소기업 대표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 기여한 것이 없다. 그들에게 똑같은 임금수준을 유지해 주어야 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해 논란이 됐습니다. 언론 보도 역시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기보단 ‘논란’으로 일축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보장해주는 것이 도리어 불공정을 초래한다는 발언은 그렇게 공론장 밖으로 밀려나는 듯했습니다.
지난 18일 부산상공회의소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지역 제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부산지역 외국인 근로자(노동자) 임금 실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다음날인 19일에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부산에서는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그리고 부산MBC(저녁 메인뉴스 기준)가 보도했습니다. 두 신문사와 부산MBC의 기사는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신문을 살펴보겠습니다. 부산일보는 <부산 제조업 외국인 근로자 평균 임금, 대졸 평균 초임보다 높다>(9/19, 6면, 서준녕 기자)로, 국제신문은 <부산 외국인 근로자 월 246만 원 대졸 평균 초임 232만 원 앞질러>(9/19, 14면, 조민희 기자)로 보도했습니다.
두 기사가 담고 있는 정보는 이번 조사가 지역 제조업 15개사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과 외국인 노동자의 평균 임금 그리고 해당 임금엔 숙식비가 포함돼 있지 않아 기업의 실질적인 부담은 더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강조된 것은 ‘외국인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임금’, 246만 원이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몇 시간 동안 노동을 하는지는 빠진 채 단순 숫자만 내세우며 이 액수가 대졸 초임보다 높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정작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부산지역 외국인근로자 임금실태 조사 결과보고서>에는 외국인노동자 임금과 우리나라 대졸자 초임을 비교하는 내용이 없습니다. 외국인노동자의 임금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언론이 우리나라 대졸자 초임을 비교대상으로 가져온 것입니다. 황교안 대표처럼 노골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264만 원이라는 액수가 외국인 노동자에겐 ‘과분하다’라고 보도한 셈입니다.
두 기사의 첫 문단은 아래와 같습니다.
국제신문은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문제라도 되는냥, 최저임금 인상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의 업무는 주로 ‘단순노무’로 업무습득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 수습기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습기간 연장을 대책으로 제시했습니다. 부산일보 또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노동처우를 저임금 ‘메리트’(이익, 장점)라고 표현했습니다.
부산MBC는 <“외국인 노동자 월급 평균 246만 원?”>(9/19, 정은주 기자)로 보도했습니다. 앞선 두 신문기사와는 달리 외국인 노동자 임금실태에 대한 현황 파악 필요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번에 부산상의가 조사한 결과(246만 원)와 지난해 국가인권위·이주노동자인권단체가 내놓은 결과(213만 2천 원)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부산MBC는 부산상의의 조사결과가 고용주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주노동자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두 신문사가 부산상의의 조사결과를 그대로 기사화한 것과 비교되는 지점입니다.
또 인터뷰에서도 차이가 나는데요. 부산일보 기사는 인터뷰이가 없었고 국제신문은 수습기간 연장이 절실하다는 부산상의 관계자의 인터뷰가 유일했습니다.
부산MBC 보도에는 총 3명의 인터뷰이가 등장합니다. 가장 먼저 제시되는 인터뷰이는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근무하는 동료입니다. 국제신문이 부산상의 관계자의 “언어, 문화 등의 차이로 업무 숙련에 긴 시간이 소요되는 외국인 근로자의 특수성을 고려해 수습기간의 연장도 절실하다”라는 발언을 실은 것과 달리 부산MBC는 동료의 인터뷰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의 기술 숙련도가 내국인 노동자와 비슷함을 말합니다. 또 부산상의 관계자 인터뷰 뿐만 아니라 이주노동 당사자를 대변해 줄 수 있는 관계자를 인터뷰 해 명세서상의 내역과 실질적으로 받는 임금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음을 말해줍니다.
“외국인노동자를 차별하자”라는 발언을 실은 언론사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직군도, 경력도 다른 외국인 노동자와 대졸 신입사원의 임금을 비교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더 많음’을 강조했습니다. 몇 년을 일했건 몇 시간을 일했건 또 얼마나 힘든 일을 했건 ‘외국인’이기 때문에 내국인보다는 적게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준 셈입니다. 사실상 외국인과 내국인의 갈등을 부추긴 혐오성 기사입니다.
반면 부산MBC는 부산상의의 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하기 보다는 자료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실태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