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확정과 함께 선거 경쟁이 시작되었고 후보에 대한 검증도 본격화 되었다. 특히 국민의힘 박형준 예비후보에 대해 언론과 더불어민주당이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지역언론은 더불어민주당의 의혹제기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측의 반박을 적극 보도하였으나 취재를 통한 검증보다 상호 공방을 중계하는 데 치중했다.
양당 공식 행사 및 후보 행보 전달
비방·갈등 프레임에 기반한 판세분석에 치중
△ <표 1> 선거보도 건수, 신문 ( )는 사진기사 건수, 방송 ( )는 단신기사 건수
3월 둘째 주 부산시장 보궐선거 보도 건수는 총 106건으로 전체 보도의 12.3%였다. 3월 첫째 주 대비 1.8% 증가했다. 신문은 스트레이트 기사가 65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칼럼 4건, 인터뷰 기사가 2건이었다. 방송 뉴스는 후보와 정당 행보를 단순 전달하는 단신이 15건, 리포트는 11건이었다.
선거 기획·사실 확인 보도는 1건으로 3월 12일자 부산일보의 <여 “부인이 미대 채점위원에 ‘딸 잘 봐 달라’ 청탁”…박 “딸 시험 안 쳐, 100% 날조”> 기사가 유일했다. 하지만 이 기사는 포맷이 사실확인 보도지만, 내용은 박형준 후보의 입장을 그대로 전하는 수준에 그쳤다.
△ <표 2> 기사 유형
정당과 후보에 대한 보도 비중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양당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많았다. 먼저 정당 언급은 더불어민주당 73회, 국민의힘 67회 언급되어 양당을 합치면 전체의 93.3%를 차지했다. 후보 언급은 김영춘 후보가 5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박형준 후보가 55건이었다. 양당 본선 진출 후보로 김영춘, 박형준 후보가 확정되면서 지난주 대비 두 후보의 언급 빈도가 높아져 전체 후보 언급 기사의 80.6%를 차지했다.
소수정당 후보 보도는 단독 없이 정당 행보를 전하거나 후보군 정리 보도에 포함하는 정도였다.
△ <표 3> 기사에서 한 번 이상 언급된 정당
△ <표 4> 기사에서 한 번 이상 언급된 후보(경선 결과 확정 후보만 기재)
선거보도 주요 내용은 후보와 정당의 행보를 전하는 기사가 31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정당과 후보의 선거 일정과 활동을 단순하게 전하는 스케치 기사였다. 후보 행보와 함께 공약을 전하는 기사가 3건 있었지만, 자세한 설명이나 검증 없이 후보들의 발표 공약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쳤다.
△ <표 5> 보도내용
다음으로는 선거 판세를 전망하는 기사가 18건이었다. 이 중 여론조사 보도는 4건이었고, 나머지 14건은 발생 이슈(엘시티 특혜 분양, LH 사태, 국정원 4대강 사찰 문건 등)가 각 정당에 어떻게 유·불리로 작용할 것인지 전망하는 내용이었다.
후보에 제기된 의혹 ‘네거티브’로만 치부하고
각 정당과 후보들의 공방만 중계
제기된 의혹에 대해 각 정당과 후보들의 발언을 담은 후보·정당 공방 보도가 14건 있었다. 각 정당과 후보가 발표한 보도자료와 발언을 따옴표를 이용해 그대로 실어나르는 공방 나열이었다. 의혹에 대한 추가 취재나 다른 취재원 인용은 거의 없었다. 특히 제목에 ‘선공’, ‘십자포화’, ‘공세’, ‘맹공’, ‘공방 격화’, ‘엄포’ 등 양 당의 대결을 극대화하는 단어를 사용하여 갈등 상황을 강조하고 있었다.
△ <표 6> 공방·갈등 강조한 보도 목록
특히 박형준 후보에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을 국민의힘 측의 발언을 따옴표로 그대로 인용하여 ‘가짜뉴스’, ‘마타도어’, ‘네거티브 공세’ 등으로 선거용 정치공작으로 치부하는 경향을 보였다.
3월 12일 국제신문 <여당, 박형준 사찰 연루의혹 문건 십자포화…朴은 법적대응 엄포>, 부산일보 <딸 입시 의혹에 ‘엘시티’까지 여, 박형준에 연일 십자포화>, <“허무맹랑한 네거티브 공세”··· 박후보, 즉각 법적대응 나서>에서 국민의힘과 박형준 후보측의 ‘엘시티 특혜분양’, ‘국정원 불법사찰 문건’, ‘딸 대학 입시’ 관련 의혹을 여당이 제기하는 것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붓는다’,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었다.
반면 박 후보측의 입장에 대해서는 이러한 의혹 제기를 제목에서부터 ‘허무맹랑한 네거티브 공세’로 규정하고, ‘거짓의 성’, ‘어이없는 폭로’, ‘갑툭튀 공작’, ‘국정원 찌라시’, ‘터무니없는 공작 DNA’, ‘흑색선전’ 등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여 전했다.
△ <그림 1> 국제신문 3월 12일 5면 박형준 국정원사찰 의혹 공방 보도
△ <그림 2> 부산일보 3월 12일 박형준 국정원사찰 의혹 공방 보도
이에 대해 3월 12일 부산일보는 <여 “박형준 부인이 미대 채점위원에 ‘딸 잘 봐 달라’ 청탁”… 朴 “딸 시험 안 쳐, 100% 날조”>에서 박형준 후보 자녀 입시비리 의혹 공방에 대한 팩트체크를 시도했다. 하지만 의혹제기를 한 더불어민주당의 장경태 의원의 입장과 이에 반박하는 박형준 후보의 입장만 전할 뿐이었다. 정작 이 건에 대해 상세히 기억하고 증언해 줄 수도 있다는 김승연 전 홍익대 교수 등 다른 취재원에 대한 추가 취재나 새로운 정보는 전혀 없었다.
지역 방송뉴스도 마찬가지였다. 3월 11일 KBS부산 <부산시장 보궐선거 여야 국정원 사찰 논란 확산>, 부산MBC <김영춘 “사죄하라”..박형준 “정치공작”>, KNN <부산시장 선거, ‘불법사찰’ 공방 격화> 보도에서 ‘논란 확산’, ‘공방 격화’ 등의 표현으로 관련 의혹 제기에 팩트체크 없이 양측의 공방만을 중계했다.
선거 시기에 제기되는 의혹일수록 언론은 각 진영의 입장만 앵무새처럼 전하기보다 의혹의 실체가 무엇인지 당사자에게 되묻고, 검증하는 후속 취재를 진행하여 유권자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부산 지역언론은 제기되는 의혹에 대한 검증보다는 각 진영의 공방만 중계하여 정치갈등으로만 부각시키고 있었다.
세계여성의 날, 지역언론에선 여성의제 실종
후보 행보 전달에만 그쳐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이 어떠한 발언과 행보를 보였는지를 전한 보도는 단 4건이었다.
부산MBC <D-30, 이번엔 정책선거 되나?>(3월 8일)와 KBS부산 <‘부산시장 보궐선거 D-30’ 여야 대진표 완성…선거운동 돌입>(3월 8일)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가 본선 진출 확정 기자회견에서 오거돈 전 시장 성비위를 사죄하는 의미에서 큰절을 했다는 내용과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선대위 안에 ‘여성본부’를 꾸리고 중앙당 서약식에 참석했다는 내용을 전했지만 후보 행보에 따른 여성의제를 언급하는 수준이었다.
국제신문은 <가덕신공항시대 글로벌 혁신의 리더 원한다>(3월 9일)에서 박형준 후보가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라는 점을 강조하며 여성 관련 공약을 발표한 것과 정부여당 심판을 위해 여성의 힘을 보여달라는 표심을 공략한 다소 선거전략적 내용을 SNS에 작성한 것을 전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여성의제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은 부산일보가 유일했다. <“절박한 성평등 의제, 정작 부산시장 보궐선거선 실종”>(3월 9일)에서 ‘세계 여성의 날 시민단체 선언’ 기자회견을 보도하며 이번 보궐선거에서 성평등 문제는 절실한 화두이자 절박한 요구라는 이들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이 기사 역시 10면 사회면 하단에 게재되어 주목도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 <그림 3> 부산일보 3월 9일 10면 성평등 의제 실종 보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오거돈 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로 그 어느 때보다 여성 의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후보들의 성인지·성평등 감수성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나열되기만 하는 여성 공약은 이번 선거의 의미를 더 퇴색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언론은 후보들의 소극적인 여성 공약 발표와 행보를 전하지만 말고, 부산지역의 성평등을 위해 후보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다시 되물어야 할 것이다.
정책 선거 실종 우려만 말고
정책 선거로 이끄는 것도 언론의 역할!!!
부산MBC 3월 14일 <4.7보선, 정책선거 실종..또 진흙탕 싸움으로?>에서는 기대했던 정책선거는 사라지고, 각 당의 ‘네거티브’ 선거가 시작됐다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방을 전했다. 이번 선거 역시 경제와 일자리 공약은 사라지고 진흙탕 싸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시민들의 우려가 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 <그림 4> 부산MBC 3월 14일 정책선거 실종 우려 보도
정책선거는 각 정당과 후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의 역할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니터기간 지역 언론에서 주목할 만한 정책 보도는 없었다. 제기되는 의혹에 정치권의 공방 중계만 하지 말고 언론이 나서서 되묻고 검증한다면, 적어도 유권자가 우려하는 ‘진흙탕 선거’에 언론이 ‘한편’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지역언론이 이슈 관련 의혹 제기에 팩트체크로 답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서로 헐뜯고 싸우고 있다는 식’의 공방으로 몰아가는 안일한 보도는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따옴표로 후보자와 선거 캠프의 격한 말싸움을 중계하는 보도는 유권자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오히려 정치혐오, 선거혐오만 일으키는 일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하지만 가덕신공항특별법 통과에 따른 후속 보도와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등 주요 현안에 밀려 보궐선거 보도는 적었다. 지역언론은 양당의 경선 과정과 후보 행보를 보도하는데 치중했고, 특히 지역신문은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보도하며 경마식 보도를 이어갔다.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 등은 공방으로 다뤘다.
선거보도 경선·여론조사 치중
<표1> 선거보도 건수 (총보도수는 기명기사, 의견기사 포함)
부산시장 보궐선거 보도 건수는 총 87건으로 전체 보도의 10.5%였다. 신문은 스트레이트 기사가 54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칼럼 2건, 인터뷰 기사가 2건이었다.
방송 뉴스는 후보와 정당 행보를 단순 전달하는 단신이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리포트는 9건이었다. 선거 기획이나 사실 확인 보도는 0건으로 나타났다.
<표2> 기사 유형<표3> 보도내용
지역언론의 선거보도 주요 내용은 TV토론 등 양당의 경선 이벤트와 결과를 알리는 보도로 채워졌고, 2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판세분석 및 여론조사 등 경마식 보도가 22건 이었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3월 2일 각각 3차 여론조사를 보도하였다. 선대위 출범 등 후보와 정당 행보를 전하는 보도가 14건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후보를 확정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양당의 경선 보도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대부분 후보와 정당 행보 따라가기식 보도에 치중해 아쉬움이 컸다. 경선 과정에서 제시된 정책과 공약, 비전을 해설하거나 검증하는 보도가 부족해 단순 중계식 보도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시민사회·유권자 의제 제안 보도 소홀
비판 의견을 공방으로 치부하기도
모니터 기간 ‘부산의 인권 현안 10대 과제’ 제안, ‘바닷가 고층건물 건축 제한’ 공약 요구 등 시민사회의 정책 제안이 있었으나 보도는 부산일보 3월 2일 <“완월동 ‘인권친화적’ 도시재생 방안 시장 후보님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기사, KBS부산 3월 4일 <“바닷가 고층 건물 건축 제한 공약 채택” 촉구>(단신) 뿐이었다. 부산일보는 온라인에서는 [단독]을 달고 보도 했지만 정작 지면 기사에서는 10면 사회면에 배치해 주목도를 떨어뜨렸다.
한편 KNN은 3월 3일 <보선-35일, 여야 날선 공방전 격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부산지역 토착비리 특위 출범, 국민의힘이 제기한 오거돈 일가 가덕인근 투기 의혹 해명 촉구 등을 전했다. 두 사안 모두 지역 정치권의 특혜 비리 의혹 이슈인데 정당간 공방으로만 보도했다. 또 이명박 정부 민간인 사찰 연루 의혹과 관련한 박형준 후보에 대한 지역 교수들의 비판 기자회견을 친여 성향 대학교수도 거들었다고 여야 공방에 포함시켰다. 부산일보가 <MB정권 불법 사찰 국정원에 규명 요구>(3/3)라며 지역 시민사회 목소리를 전한 것과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언급 89.4%
후보 언급은 박형준, 김영춘, 박성훈 순
부산MBC만 소수정당 후보 공약 소개
<표4> 기사에서 한 번 이상 언급된 정당명<표5> 기사에서 한 번 이상 언급된 후보
정당과 후보에 대한 보도 비중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양당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먼저 정당 언급은 국민의힘이 58회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52회였다. 양당을 합치면 전체의 89.4%를 차지했다. 국제신문과 KBS부산은 양당만 언급했다.
후보 언급은 박형준 후보가 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김영춘 후보가 33건, 박성훈 후보 27건 순이었다. 역시 양당의 후보 언급이 96.2%로 양당 중심으로 보도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소수정당 후보의 경우 단독 보도는 없었고 각 정당 행보를 전하는 보도에 포함하는데 그쳤다. 양당 경선이 진행된 시기라고는 하지만 다른 후보들에 대한 홀대는 지나쳤다.
부산MBC만 3월 3일 <군소정당 후보 ‘4인4색’>에서 미래당 손상우 후보, 진보당 노정현 후보, 무소속 정규재 후보, 민생당 배준현 후보의 출마 이유와 주요 공약을 조명했다.
여론조사 보도 가상 양자대결 나열
‘절대우위’ ‘대세론’ ‘굳히기’ 등 단정적 용어 사용…불공정
3월 2일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각각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2월에 이은 3차 여론조사였다. 전체 후보 적합도와 각당 후보 적합도, 후보별로 교차 가상 양자대결 승패를 전하고 지난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해 변화 추이를 보도했다.
국제신문 3월 2일 1면 여론조사 보도부산일보 3월 2열 1면 여론조사 보도
국제신문은 특히 가상 양자 대결을 김영춘-박형준, 김영춘-이언주, 변성완-박성훈 후보로 붙여 한 면을 할애해 경마중계식 보도를 했다. 또 4면 <이언주 세 차례 3위 차지…박성훈 4위로 부상>에서는 박성훈 후보가 4위라고 했는데 실제 적합도를 보면 박성훈 후보 7%, 변성완 후보 6.8%를 얻어 오차범위 내 차이였다. 순위를 매길 수 없음에도 ‘4위 부상’이라며 부각했다.
부산일보는 제목에서 ‘1·2위 굳히기’ ‘절대 우위’ ‘대세론 굳힌’ ‘큰 폭 밀린’ 과 같이 단정적인 용어를 사용했다. 경선 후보, 각 당 후보가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승패가 결정 난 듯 강조한 보도는 공정하지 못했다.
여론조사 보도에서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지역민이 생각하는 선거 이슈, 가장 중점을 둬야할 지역 현안도 소개했다. 국제신문 결과는 지역경제 활성화, 가덕신공항 건설, 오거돈 성비위 사건, 코로나 대책, 국정원 사찰 의혹 순이었다. 부산일보 결과는 중점 현안으로 민생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가장 많았고 부동산 시장 활성화, 가덕신공항, 동‧서부균형발전, 코로나19 대응 순이었다. 가덕신공항 외에는 선거 보도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르지 않는 내용들이다.
△<표6> 지역신문 3월 2일 여론조사 보도 목록
두 지역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유권자가 관심 있는 이슈와 공약은 평소 지역언론이 제기해온 이슈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평소 지역언론이 관심 가져온 개발 이슈 이외에도 유권자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과 공약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거대 양당 후보까지 확정돼 이제 총 6명의 부산시장 후보가 표심을 향해 달릴 것이다. 어려운 시기 혈세를 투입해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인 만큼 지역언론은 확정된 후보 검증, 정책 및 공약 평가에 본격 나서야 할 것이다. 시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안을 찾아보고, 후보와 정당에게 시민을 대신해 묻고, 답변을 분석하는 노력도 놓치지 않길 바란다.
2021년 4.7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3월 10일 부산민언련을 포함한 언론시민단체와 언론 현업단체와는 ‘2021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미디어감시연대’를 발족하였습니다.
선거에서 언론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언론은 정치 역학관계 위주의 보도가 아니라 정책을 검증하고 비판하는 의제 중심의 선거보도를 통해 시민의 올바른 선택을 도와야 합니다. ‘2021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미디어감시연대’는 선거 보도 모니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언론의 올바른 선거 보도를 위한 감시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 <표1> 부산지역언론 4·7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보도 모니터링 개요(2/1~2/28)
2월 선거보도 311건
거대 양당언급 보도 268건으로 86%
부산 지역언론의 2월 4·7보궐선거 관련 보도 건수는 311건이다. 신문은 국제신문 111건, 부산일보 110건으로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방송뉴스는 KBS부산 38건, 부산MBC 34건 보도했으며, KNN이 18건으로 두 방송사에 비해 보궐선거 뉴스를 적게 다룬 것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 <표2> 4·7부산시장 보궐선거 보도 건수
4·7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보도 311건 중에서 정당을 언급한 기사는 287건이었다. 국민의힘 단독 114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함께 언급 87건, 더불어민주당 단독 67건 순으로 나타났다.
△ <표 3> 정당별 보도 건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21.7%)보다 국민의힘(36.9%)을 언급한 비율이 15% 더 높았는데, 이는 국민의힘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나온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 단일화 과정 등이 보도 건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제일 먼저 부산시장 후보 등록을 마친 진보당 언급 기사는 5건(1.6%)에 불과했고, 무소속, 정의당, 민생당, 미래당 모두 1% 내외였다. 이들에 대한 보도내용도 공약/정책, 출마의 변을 소개하기보다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관련 내용에 한 줄이 덧붙여지거나 전체후보 적합도를 물은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었다.
양당 중심 보도 이번에도 여전!
선거보도의 고질적 문제로 언급되어온 양당 중심 보도 경향을 보기 위해 2월 4·7부산시장 보궐선거보도(이하 선거보도)에서 정당을 언급한 기사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진보당 △무소속 △모두로 분류해 모니터했다. (*모니터를 시작한 2월 1일 당시,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던 민생당(출마 선언 2월 24일)과 무공천 표명 후 선거 관련 이슈가 없었던 정의당은 따로 분리해 모니터했다.)
KBS부산은 전체 선거보도 38건 중 정당 언급 기사가 34건이었고, 이중 더불어민주당 13건(34.2%), 국민의힘 15건(39.5%),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2건(5.3%)으로 30건이 양당 보도였다.
양당 중심 보도 경향은 부산MBC도 마찬가지였다. 부산MBC는 더불어민주당 5건(14.7%), 국민의힘 11건(32.4%), 양당 함께 언급 12건(35.3%)으로 양당 중심 보도가 82.3%(28건)를 차지했다. 반면 군소정당·무소속 언급은 2건(5.88%)이었다.
KNN은 KBS부산과 부산MBC에 비해 선거 보도가 적었고 주로 거대 양당 소식을 전했다. 양당을 함께 언급한 뉴스가 8건(44.4%)으로 가장 많았다. 8건 중 7건이 리포팅뉴스로 양당 후보의 행보 및 TV토론회를 전했다. 군소정당·무소속 관련 뉴스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국제신문은 더불어민주당과 비교할 때, 국민의힘을 주 평균 3.5건 더 많이 지면에 노출하였다. 진보당은 2건(1.83%)으로 불법선거자금 발언 관련 선관위 조사의뢰, 소수정당 TV토론회 기회 부여 주장이 보도되었다. 민생당은 1건(0.92%)으로 배준현 후보 출마 소식을 전한 내용이었다.
부산일보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보다 21건 더 많았다. 진보당 노정현 후보와 무소속 정규재 후보 관련 기사는 후보 인터뷰 기사 각각 1건씩 있었다. 이외에 정의당 무공천 입장 2건, 민생당 후보 출마 선언 1건을 보도했다.
△ <표 4> 정당 언급 건수
양당 중심 보도
경선 TV토론회 주간에 더욱 두드러져
지역언론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군소정당·무소속 후보 소외 경향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경선 TV토론회가 본격화한 2월 3주에 더욱 두드러졌다(<표5>참조).
2월 3주 지역언론 5개사의 총 선거보도 건수는 81건이었고 이중 32건(39%)이 양당의 경선 TV토론회 소식이었다. 특히 부산MBC는 3주 선거보도 건수(11건) 대비 경선 TV토론회 보도 건수(7건) 비중이 63.6%였고, KNN은 선거보도 3건 모두가 경선 TV토론회 보도였다.
지난 2월 16일 진보당 부산시당은 거대 양당만의 TV토론회로 소수정당 후보가 배제되고 있다며 공정한 방송 기회를 부여할 것을 주장했다. 당시 진보당 부산시당의 이러한 요구를 전달한 기사는 국제신문 <“소수정당 후보도 방송토론 기회를”>(2/17)이 유일했다.
실제로 2월 선거보도 모니터를 통해 경선 TV토론회 시작 이후 방송3사의 선거보도에서 소수정당 후보는 배제된 경선 TV토론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거대 양당의 경선 예비후보 간 토론회 중계는 유권자의 알권리 보장이라는 측면에선 분명 환영할 만한 시도였다. 하지만 경선 TV토론회 보도 내용은 토론 일정 중계, 후보 간 공방, 발언 나열 등에 머물러 유권자의 이해와 참여를 돕기보단 양당의 경선 이벤트를 전달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런 가운데 부산일보 <게임박람회 출장, 축제협찬비…검, 당시 ‘무혐의’ 처분>(2/17)은 국민의힘 맞수토론회에서 나온 후보에 대한 의혹의 맥락과 과정을 짚어 의미가 있었다.
△ <표5> 2월 1주~4주, ‘경선TV토론회’ 보도 건수 *괄호는 해당 시기 언론사의 선거보도 건수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언급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국민의힘 차지
△ <표6> (예비)후보 ‘이름’ 언급 횟수(*중복집계)
경선 이벤트를 좇는 양당 중심 보도는 정당별 후보 노출 불균형으로도 이어졌다. 선거보도에서 최다 언급한 예비후보는 박형준으로 총 112번 언급됐다. 이언주 103번, 박민식 91번, 박성훈 89번이 그 뒤를 이었다. 최다언급 1위부터 4위가 모두 국민의힘 예비후보였다. 다음으로 김영춘(81번), 박인영(71번), 변성완(64번)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본경선 진출에 실패한 이진복과 전성하는 각각 18건, 13건이었다. 진보당 노정현 후보 10건, 무소속 정규재 후보 4건으로 보도량이 미미했다.
제목만 읽는 제목독자가 있고, 기사 내용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는 것보다 제목에서 한 번 언급되는 게 독자와 시청자에게 후보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2월 선거보도 모니터에선 기사제목에서 언급한 후보 이름을 따로 집계했다. 역시 박형준 예비후보가 45차례로 가장 많았고 이언주, 김영춘, 박민식 순이었다.
언론사별로 가장 많이 언급한 후보는?
양당 경선 속 박형준 최다 언급
△ <표7> 후보자별 보도건수 *중복집계 *괄호는 후보 단독 언급 기사 건수
박형준 예비후보보다 김영춘 예비후보를 더 많이 언급한 건 KBS부산이 유일했다. 단독 언급 횟수도 김영춘 예비후보가 3건으로 가장 많았다. 단독 언급 모두 공약과 관련된 내용으로 단신기사였다.
부산MBC는 박형준 예비후보가 13건(단독 1건)으로 가장 많이 뉴스에 등장했고, 단독 언급 1건은 <박형준 예비후보 “가덕신공항 건설 위해 초당적 협의체 구성”>(2/26, 단신)으로 부산MBC가 전달한 유일한 박형준 예비후보 공약이었다.
KNN은 이언주, 박민식 후보가 8건으로 가장 많이 등장했는데, 경선 단일화로 각각 1건의 단독 보도가 있었고, 국민의힘 다른 후보와 함께 언급된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국제신문에서 양당의 경선 후보 중 각 정당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김영춘과 박형준 예비후보의 언급 빈도를 보면 박형준 예비후보 언급 빈도가 약 1.5배 많음을 알 수 있다. 부산일보는 각 정당의 경선 예비후보 간에도 언급 빈도가 차이가 났는데,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예비후보 언급 빈도가 눈에 띄게 높았다.
2월은 4·7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는 게 주요한 시기였던 만큼, 분명 정당의 시간이었던 측면도 있다. 하지만 정당 언급 횟수, (예비)후보 언급 횟수 등을 토대로 볼 때 유권자 중심이 아닌 특정 정당 경선 이벤트가 주요한 선거보도 경향으로 드러나 아쉬웠다. 그 결과 경선을 치르지 않은 군소정당·무소속 후보는 조명받지 못했다.
군소정당 후보 언급 않으니
미 세균 실험실 폐쇄 공약 보도 0건
△ <표8> 언론사 별 공약 중심 보도 건수(후보 인터뷰 기사 제외)
양당 중심 보도로 인해 군소정당·무소속 후보의 공약은 후보 인터뷰 기사로만 등장했다. 군소정당·무소속 후보의 공약을 조명해 선거의제로 끌고 가려는 언론의 시도는 보이지 않았다.
KBS부산은 공약보도 11건 중 10건이 단신뉴스로 공약 검증보다는 공약 발표를 전달하는 형식이었다. 11건 중 더불어민주당이 7건, 국민의힘이 4건이었고 진보당, 무소속 후보의 공약은 보도하지 않았다.
부산MBC는 2건의 공약 보도가 있었고 리포팅과 단신 각각 1건이었다. 리포팅뉴스는 <한-일 해저터널..40년 논란의 실체는?>(2/16, 윤파란)으로 공약 검증보도였다. 경선 TV토론(10건)에 비해 공약 보도가 현저히 적었다.
KNN 공약 보도는 리포팅 1건, 단신 3건이 있었고, 단독으로 언급한 공약은 김영춘 예비후보의 ‘부시장 여성 임명’이었다.
국제신문은 총 14건의 공약 보도가 있었고 박형준과 박성훈 공약을 각각 5번씩 언급했다. 특히 박성훈 예비후보의 ‘삼성 유치 공약’은 두 차례나 기사 제목으로 올림과 동시에 ‘박성훈 자신감’이라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일보의 공약 보도도 국제신문과 동일한 14건이었다. 국민의힘 공약 한일해저터널의 실현 가능성을 짚기도 했다.
공약 검증 여부를 떠나 지역언론이 최다 언급한 공약은 박성훈 예비후보의 삼성유치였다. KNN이 1번, 국제신문 2번, 부산일보가 3번 언급해 총 여섯 차례 등장했다. 같은 당 후보는 물론이고 여당, 시민사회에서도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대기업 유치 공약을 점검한 지역언론은 없었다.
그런 가운데 이미 4·7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확정된 진보당 노정현 후보와 무소속 정규재 후보 공약 관련 보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양당 경선 후보들의 공약도 발표 시점에만 보도가 이뤄졌기 때문에 작년 11월 26일과 1월 27일에 1·2호 공약을 발표한 진보당 노정현 후보의 공약을 언급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2월 2일 노정현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1호 공약인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공동 공약’을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보도가 되지 않았다.
무소속 정규재 후보도 2월 3일 ‘부산감사원·규제시민회의 설치’ 공약을 발표했으나 보도가 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양당 후보들의 공약도 모두 보도된 것은 아니었다. 김영춘 예비후보의 한진 영도조선소 일대 용도지역변경 불가 선포, 5천평 시장관사를 시민에게 등은 보도되지 않았다.
4·7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 달 앞둔 지난 2월은 향후 1년 동안 부산시정을 이끌어 가게 될 시장 후보로 각 정당에서 누가 나올지를 확정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거대 양당보다 앞서 후보가 된 군소정당·무소속 후보가 제시하는 공약은 무엇인지, 왜 그 공약이 지금 부산에 필요하다 생각하는지를 검증해 볼 수 있는 시기였다. 경선 중이면 중인대로 어떤 예비후보가 지금 부산에 필요한 인물인지를 유권자에게 물어볼 수 있는 시기였다. 그런 중요한 시간을 양당의 경선 이벤트 중심 보도에 집중한 지역언론이 자못 아쉽다.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이제라도 부산시민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유권자의 입장에서 제안하고 검증하는 지역언론의 선거보도를 기대한다. 선거는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지만 그 사람이 펼칠 시정에 대한 공감과 기대로 투표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