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엘시티 특혜 분양 리스트’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택법 위반 혐의의 경우 공소시효 5년이 완료돼 수사할 수 없었고, 계약금 대납 증거도 없어 뇌물죄는 적용할 수 없었다며 관련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수사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4·7부산시장 보궐선거 기간에 불거진 ‘엘시티 특혜 분양 리스트’ 의혹은 당시 후보였던 박형준 시장의 엘시티 매입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와도 이어졌던 터라, 후보 검증의 측면에서도 지역 토착 비리 청산 측면에서도 분명한 지역의 주요 현안이었고 시민의 관심도 높았다. 지역언론 또한 경찰의 이번 수사 결과 발표를 주요하게 전달했다.
경찰은 ‘엘시티 특혜 분양 리스트’ 의혹 수사 결과 보도자료에서 “유력인사에 특혜 제공하였다는 의혹이 있었으나, 제공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지역언론 기사 제목을 살펴보면, KBS부산과 KNN은 ‘혐의없음’, 부산MBC는 ‘혐의 못 찾음’, 국제신문은 ‘무혐의’라 전했고 부산일보는 ‘실체 없음’이라 단정했다.
부산일보는 이번 경찰 수사 결과 발표를 8월 4일 자 1면과 3면에 배치하며 가장 적극적인 보도를 보였다. <‘엘시티 리스트’ 실체는 없었다>(8/4, 1면)는 경찰의 수사 결과 전달과 함께 ‘엘시티 특혜 분양 리스트’ 의혹 무용론을 강조했다. ‘결국 소모적인 정쟁 도구로 사용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년 가까이 부산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의혹은 용두사미로 막을 내렸다.’라는 서술이 그것인데, 경찰의 수사 결과에 대한 점검과 평가는 빠진 채, 되려 의혹이 일었던 선거 기간에 대한 평가가 앞서 아쉬웠다.
타 언론도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기사 내용 대부분이 부산경찰청 보도자료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추가질문 등을 통해 시민의 의문점을 해소하고자 한 시도는 없었다. 국제신문은 박형준 시장의 엘시티 처분 약속에 대한 태도변화를 지적했다는 점 정도의 차이를 보였고, 부산일보는 기사가 아닌 칼럼에서 엘시티 의혹 규명의 남은 과제를 짚었다.
그런 가운데 경향신문은 <경찰 “엘시티 분양에 특혜 없었다” 결론…‘새치기 분양’은 수사서 제외돼 미궁으로>(8/4) 을 통해 이번 수사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기사 제목으로 뽑았다. 또 중앙일보는 <엘시티 128명 ‘특혜 혐의없음’ 결론…“박형준 의혹은 수사 중”>(8/4)은 선거 당시 ‘엘시티’와 관련해 불거진 여러 의혹을 ‘용두사미’라 싸잡아 평가한 여타 언론과 달리 이번 수사 결과는 ‘특혜 분양 리스트’ 의혹과만 관련한 것임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뇌물수수 기소에 대해 충분하게 보도하지 않았다
이번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앞서, 지난 26일 엘시티로부터 뇌물을 받은 전·현직 공무원이 4년 만에 기소되는 일이 있었다. 이는 검찰의 기소 신뢰에 대한 문제도 보여주지만, 부산시민에게 이는 엘시티 비리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했음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엘시티 특혜 비리 규명 분야는 이번 ‘특혜 분양 리스트’ 외에도 여전히 남아있고 경찰의 수사 과정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부산지역 언론은 경찰 수사 결과만을 그대로 전달하거나, ‘실체 없음’으로 단정해 아쉬움이 크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부산민언련)은 지역의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알리기 위해 분기별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선정ˑ발표하고 있습니다.
2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 후보작은 ‘시민건강권’과 ‘환경‧공공감시’를 주요 가치로 지역사회를 돌아보았습니다. 우리에게 친근한 부산시민공원, 근교산의 토양 오염실태를 조명해 환경감시와 시민건강권을 환기했고, 공직자 부동산 투기 천태만상을 추적했습니다. 그리고 반복해서 발생하는 산재사고, 아동학대에 주목해 사회적 약자를 둘러싼 부당한 처우, 불합리한 제도 등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 중 2021년 2분기(4~6월) 좋은 보도․프로그램으로 국제신문 <부산시민공원 토양 오염 및 부실조사>(신심범 기자) 연속보도, 부산일보 <금련산 구리폐광산 중금속 오염>(이승훈, 남형욱 기자) 연속보도, 부산MBC 빅벙커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들만의 투자법>(부산MBC 빅벙커 팀)을 선정했습니다.
국제신문 <부산시민공원 토양 오염 및 부실조사> 연속보도는 부산시민공원 내 토양오염 문제를 발빠르게 취재하여 공원 조성 당시 부실 조사 의혹을 제기하고, 전수조사 필요성을 공론화해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과 인근 주민의 건강권을 환기시켰습니다.
부산일보 <금련산 구리 폐광산 중금속 오염 방치> 연속보도는 부산의 미스터리를 추적한다는 유튜브 콘텐츠로 시작하였으나, 흥미위주 소재로 그치지 않고 추가 취재를 통해 부산지역 폐광산의 중금속 오염 실태를 고발하고 체계적 관리방안을 촉구하며 부산시 조사 등 후속 조치를 이끌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산MBC 빅벙커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들만의 투자법1,2>편은 LH 임직원 부동산 투기로 국민의 공분이 높아진 가운데, 부산․대구 지역 선출직 공직자의 부동산 현황과 직위와 정보를 이용한 이해 충돌 양상을 추적해 환경감시 기능에 충실하였습니다.
■ 국제신문 <부산시민공원 토양 오염 및 부실조사> 연속보도 10건
부산시민공원 조성 당시 부실 정화 의혹 제기하고
공원 오염토 전수조사 공론화하다
지난 5월 초, 옛 미군 하야리아 부대에 자리한 부산시민공원 내 아트센터 건립 부지가 기름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제신문은 이를 적극적으로 취재해 토양 오염 기준치 3배 이상 초과 등의 실태를 알렸습니다. 또 9년 전 ‘부산시민공원 조성 보고서’를 입수, 분석하여 당시 부산시가 토양 정화 작업을 허술하게 진행한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부산시, 환경공단, 국방부 어느 곳도 이를 책임지는 기관이 없다고도 지적했습니다.
현상과 문제를 드러내는데 머무르지 않고, 추가 취재를 통해 검사가 완료된 지점에서도 오염토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시민공원 토양에 대해 모든 유행성분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공론화하였습니다. 감사원 감사 청구로 9년 전 부실조사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강조하여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국제신문은 5월부터 6월 중순까지 부산시민공원 오염토와 관련한 기사를 지속적으로 주요면에 게재해, 부산시민의 쉼의 공간인 부산시민공원의 안전성을 주목했습니다. 나아가 책임주체 부재, 해결방안 제시 등 부산시민공원 내 토양오염 문제를 지역사회에 환기했기에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2019년 4월, 금련산 한 광구에 대규모 구리가 매장되어 있다는 설이 돌았습니다. 모 일간지에서는 기사화 하기도 했고 구리 관련 주가가 하루만에 급등,급락하는 등 관심을 모았습니다. 부산의 미스터리를 추척한다는 부산일보 ‘날라-Lee’팀이 이를 취재해 3월 25일 <부산 도심 한복판에 광산? ‘금련산 80조 구리 매장설’>이라는 유튜브 콘텐츠로 공개했는데, 결론은 금련산에 구리 광산이 있었지만 80조 구리 매장은 예측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흥미위주의 소재로 소비하는데 머무르나 했지만, 한 달 후 폐광산의 중금속 오염 고발 기사로 지면에 등장했습니다.
4월 21일 <금련산 구리 광산 중금속 오염 방치>를 시작으로 6월 2일까지 관련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금련산 중턱 폐광산 중금속 오염 수치 실태를 고발하고, 인근 주민들이 갱내수가 몸에 좋다고 떠가거나, 사상구 폐광산 인근에는 웰빙숲이 조성되는 등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사례도 보도했습니다. 부산시나 관계 기관이 폐광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것을 원인으로 꼽았는데, 이런 중금속 오염은 금련산 뿐 아니라 부산의 다른 폐광산에서도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첫 보도 이후 부산시가 부산 전역을 전수조사했고 체계적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금련산 구리 매장설 미스터리 추적에서 시작했지만, 토양 오염 문제점을 포착해 시민의 건강권을 들여다 봤기에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올해 상반기 가장 큰 국민적 공분 대상은 LH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건이었고, 이후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시민사회와 언론의 감시가 활발해졌습니다. 부산에서도 여당과 야당, 부산시가 ‘공직자 부동산 비리 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잡아낸다고 약속했지만 위원 구성 문제로 지지부진하기만 했습니다. 지역 언론도 문제를 제대로 짚지 않는 가운데, 부산MBC <빅벙커>는 5월 13일과 20일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들만의 투자법 1,2>편을 방영했습니다.
방송에서는 부산, 대구 선출직 공직자 429명의 재산, 그중에서도 부동산을 집중 들여다봤습니다. 본인 소유 부지 또는 인근 지역의 개발 사업을 추진하거나, 개발 공약으로 제시하고, 자신과 관련된 토지 보상금 인상 요구를 의정 질의로 하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재산을 늘려가는 사례를 보여주며 이해 충돌 양상을 추적했습니다. 또 소유한 부동산이 농지 임에도 농사를 짓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거나, 불법 대여한 현장을 보여주며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부산MBC <빅벙커>는 허술한 농지법 개정, 농지 관리·감독을 위한 특별기구 설치,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등 개선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방대한 조사와 현장 취재를 통해 선출직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문제를 공론화해 2분기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합니다.
지난 7월 6일과 8일, MBC 뉴스데스크는 <박형준 ‘4대강 반대 인물’ 보고에 이명박 “잘 관리하라”>(7/6), <“지시도, 보고도 없었다”…박형준 ‘거짓 해명’ 수사 변수로?>(7/6), <“불법 없다, 첩보원 문건”…박형준 엄호 나선 국민의힘>(7/8) 보도를 통해 박형준 부산시장이 MB정부 청와대 홍보 기획관으로 재임하던 시기에 국정원 불법사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사찰 내용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해 후속조치에 대한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보궐선거 때부터 불거진 박형준 시장의 ‘국정원 불법 사찰 개입’ 의혹 제기에 박형준 시장은 ‘일체 관여한 바 없다’며 일축해 왔고, 부산시장을 감시해야 할 부산지역 언론의 선택은 ‘침묵’이었습니다.
이번에 추가 문건이 공개돼 다시 ‘진실’ 규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언론은 ‘박형준 시장의 불법사찰 개입’을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MBC보도 이후, ‘박형준 시장 불법사찰 관여’ 지역언론 보도
공영방송인 KBS부산은 박형준 시장 불법사찰 관여 의혹과 관련해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지난 7월 8일 부산 시민사회의 ‘국정원 불법사찰 관여 인정, 요즈마 펀드 의혹 고발, 박형준 시장 사퇴 요구’ 기자회견에서 의도적으로 ‘불법사찰’을 누락해 보도했습니다. 해당 기자회견은 <요즈마 펀드 관련 부산시-시민단체 공방 가열>(단신)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고, ‘불법사찰’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KBS부산 보도를 보는 부산시민은 박형준 시장의 ‘4대강 반대 인사 불법사찰 관여’와 관련해 국정원 문건이 새롭게 발견된 사실도,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알 수 없었던 셈입니다.
KNN 뉴스아이는 <“불법사찰·요즈마 펀드 관련 박형준 사퇴해야”>(7/8, 단신)를 통해 부산 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을 전하며, “4대강 반대 인사 불법사찰과 관련해 당시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의 연루 사실이 최근 국정원 감찰 보고서에 담긴 것”이라 최근의 정황을 간략히 전했습니다.
박형준 시장 불법사찰 관여 보도 (국제신문, 7/9, 5면)
국제신문과 부산일보, 두 신문 모두 이번 문건의 ‘신빙성’에 주목해 정치권의 공방을 전했습니다. 국제신문 <박형준 불법사찰 관여 의혹 문건 진실 공방>(7/9, 5면)과 부산일보 <여 “개입 증거” VS 야 “정치 공작”…‘박형준 사찰 문건’ 진실 공방>(7/9, 5면)는 “진실 공방이 첨예해지고 있다.”, “해당 문건 신빙성 문제가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분위기다.”고 전하며 여·야 정치권의 주장, 박지원 국정원장의 발언을 주요하게 전했습니다. 공방만 오갈 뿐, 문건의 내용과 관련한 추가 취재는 없었고 불법사찰 사안의 당사자일 수 있는 시민사회 목소리는 한 줄 처리했습니다.
박형준 시장 불법사찰 관여 보도(부산일보, 7/9, 5면)
부산일보는 <취임 넉 달째 박형준 시장, 재선 가도에 잇단 악재>(7/8, 6면)에서 ‘불법사찰’, ‘요즈마펀드 의혹’, ‘엘시티 공익 환원 진정성’ 등을 언급하며 타 지역언론보다 적극적 보도를 보여줬지만, 이 모든 사안을 박형준 시장의 재 선과 연결해 ‘악재’라 단정했습니다. 이어 <민주당 ‘4대강’ 관련 박형준 고발…박형준 “정치 공작”>(7/14, 5면)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이번 사안을 대선국면을 앞두고 전략적 요충지인 부산을 공략하기 위한 여권과 국정원의 정치공작으로 규정”한다는 반박입장을 자세하게 보도했습니다.
‘국정원 불법 사찰’은 말 그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게다가 부산시장이 이와 관련한 의혹의 중심에 있다면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언론은 또 다시 단순 공방보도로 치우칠 것이 아니라 진실규명에 힘을 보태야 하지 않을까요. 취임 100일을 앞두고 부산 시민사회는 여전히 박형준 시장의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지난 7월 6일, JTBC 뉴스룸은 <박형준 ‘1조원대 창업펀드 공약’ MOU 요즈마그룹 추적>을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 부산시와 MOU를 맺은 요즈마그룹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1조 2천억 창업펀드 조성은 박형준 시장의 주요 공약으로, 당선 직후 곧바로 MOU를 체결해 지역신문 1면을 장식했습니다. 하지만 선거 당시부터 창업펀드 조성 파트너인 요즈마그룹에 대한 의혹과 1조가 넘는 펀드 조성의 실효성이 꾸준히 제기되었고,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요즈마 그룹의 실체를 밝혀주세요’라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역언론은 부산시-요즈마그룹 MOU체결(4/13) 이후부터 Jtbc보도(7/6) 이전까지 ‘요즈마그룹’에 대해 무엇을 검증했을까요?
박형준 시장 취임 엿새 만인 4월 13일, 부산시는 요즈마그룹과 투자업무협약을 체결 했고 지역언론도 이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부산일보 <박형준 1호 공약, 1조 2000억 펀드 속도 낸다>(4/13, 1면), 국제신문 <부산 1조 2000억 펀드 조성 시동…아시아 창업 플랫폼 허브로 만든다>에서 요즈마그룹을 ‘연간 운용액이 약 4조 원에 이르는 세계적인 벤처캐피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방송 3사도 단신으로 글로벌투자 플랫폼 구축으로 부산시의 창업생태계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부산시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이후,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제기된 요즈마그룹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도 ‘여당 시의원 vs 야당 시장’의 구도에만 주목하여 전하는데 그쳤습니다. 그나마 부산일보의 <박형준 ‘1조 2000억 펀드’ 열쇠 쥔 요즈마그룹 운용능력 논란>(4/19, 6면), <요즈마그룹, 부산특화형 글로벌펀드 운용 불참>(4/23, 13면)와 국제신문의 <시장님 ‘1조 원대 창업펀드’ 실현 가능한가요>(4/21, 12면)를 통해 일각에서 요즈마그룹의 운용능력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고, 목표액수도 커 회의적 시각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또 요즈마그룹코리아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요즈마그룹은 부산시의 창업펀드 운용 주체가 아니라고 짚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사에서도 요즈마그룹에 대한 정보는 부산시의 보도자료와 요즈마의 취재원에 기반하고 있어, 창업펀드 조성의 필요성과 의미, 요즈마그룹의 적절성, 협약 이후 진행과정 등에 대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 취임 이후, ‘요즈마그룹’ 관련 지역언론 보도
JTBC의 요즈마그룹 실체 추적 보도 후, 요즈마그룹코리아는 반박기사를 냈고 지역시민사회에서는 박형준 사퇴를 요구하는 등 반향이 일었습니다. 이에 대해 지역언론은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부산일보는 <요즈마는 유령 회사? 실체 싸고 정면 충돌>(7/9, 5면)에서 부산지역 시민단체의 요즈마그룹 실체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부산시와 요즈마 측의 반박 내용을 함께 전했습니다. 부산시가 박형준 시장의 취임과 동시에 요즈마와 MOU까지 체결했지만, 후보 시절 강조했던 것과 달리 요즈마그룹이 부산의 창업 펀드 조성에 얼마나 역할을 해 줄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라 ‘선거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부산MBC는 <1조 2천억 요즈마 펀드? “공동 투자 않겠다”>(7/8)에서 지난 3월 26일 있었던 후보자토론회 장면을 보여주며 박형준 시장이 ‘요즈마그룹이 300억짜리 펀드를 성공시킨 노하우로 부산에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한 발언을 상기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박형준 시장이 후보자시절 한 발언과 최근 부산시가 낸 입장 사이의 차이를 강조했습니다.
KBS부산과 KNN은 단신으로 부산시와 시민단체가 ‘요즈마펀드’를 둘러싼 공방을 하고 있다며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소식과 부산시 측의 반박 입장을 짧게 전달했습니다. 박형준 시장이 선거 시기에는 부산시도 펀드 조성에 참여한다고 했다가 이번 입장문에서는 부산시 예산 투입은 없다며 말 바꾼 것에 대한 지적은 없었습니다. 국제신문은 JTBC 보도 이후, 요즈마 관련 보도는 없었습니다.
후보 시절의 공약은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선되어 시행하면 제기되는 의혹을 반드시 짚어보고 검증해야 합니다. ‘글로벌 창업 플랫폼’ 활성화의 주요 주체가 될 수 있었던 ‘글로벌 기업’에 대한 검증 없이 부산시가 내세운 성과에만 주목했던 지역언론은 과연 아무런 책임이 없는 걸까요?
‘요즈마그룹’에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공방프레임으로 전달하지만 말고, 언론도 검증의 과정을 거쳐 제대로 된 시정감시 역할을 담당하길 바랍니다.
부산시의회는 6월 16일 제297회 정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정례회는 박형준 시장 취임 이후 2번째를 맞은 회기로 조례안 54건, 동의안 10건, 의견청취안 1건, 예산안 4건, 승인안 4건 등 안건 총 73건이 처리됩니다. 특히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제출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심사가 주요 쟁점 사안입니다.
부산 지역언론은 시의회 제297회 정례회를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봤습니다.
<표 1> 정례회 1주차(6월 16일~6월 23일) 지역언론 보도 목록
‘갈등·대립’만 예고한 1차 본회의 보도
1차 본회의가 시작된 6월 16일, 지역언론은 정례회 소식을 주요하게 전했습니다. 시의원 ‘5분 발언’에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에 주목해, 야당 시장과 여당 시의원의 ‘대립’과 ‘갈등’을 예고했습니다.
<그림 1> 6월 16일 부산 지역언론 정례회 보도 헤드라인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각각 <부산시의회, 박형준호와 허니문 끝…정례회 송곳 검증 예고>(6/16, 3면), <“허니문은 끝났다” 시의회-박형준호 충돌 ‘초읽기’>(6/16, 5면)에서 여당 시의회가 협치 분위기를 끝내고 시정 견제에 나서고 있는 만큼, 박형준 시장의 ‘조직개편안’과 ‘어반루프 추경안’ 통과 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방송뉴스도 6월 16일, <여 시의회, 야 시장 견제 강화>(부산MBC), <부산시 추경예산·조직 개편안 통과?…진통예고>(KBS부산), <박형준 시정 첫 정례회, ‘송곳 검증’>(KNN)를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들은 박형준 시장에 대해선 “시의회에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시의회에 협조를 당부했습니다.”와 같이 ‘협치’를 강조했고, 시의회는 “제대로 된 시장 견제를 보여주겠다고 한”, “칼날을 벼리는”과 같이 견제에 나서는 모습이라 수식했습니다.
협치를 강조하는 시장과 견제를 강조한 시의회, 모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임에도 언론은 이를 野 시장과 與 시의회의 방어와 공격 프레임으로 보도함으로써 시의회의 정당한 검증 과정을 부산 시정의 발목잡기라 우려케 했습니다. 이보다는 처리 된 안건, 나온 발언 중에서 시민에게 전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벼려” 전달해 주길 바랍니다.
국제신문만 주목한 ‘부산시 조직개편안 통과’
한편, 정례회 개최 전부터 시민사회와 시의회에서 문제 제기했던 부산시 조직개편안이 17일 상임위를 통과했습니다. 논란이 됐던 터라 박형준 시장의 부산시 조직개편안이 어떠한 수정을 거쳐 통과가 되었는지, 시민사회와 당사자들이 제기했던 문제들이 반영이 되었는지 시민들은 궁금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언론은 이 사안에 대해 충분히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국제신문만 <‘청년’ 놓은 市조직개편안 시의회 상임위 문턱 넘어>(6/18, 2면)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전달했고, 부산MBC와 KBS부산은 단신으로 ‘통과’ 소식만 간단히 전했습니다. 부산일보와 KNN은 관련보도가 아예 없었습니다.
<그림 2> 상임위 통과된 조직개편안 보도기사(국제신문, 6/16, 2면)
국제신문은 통과된 조직개편안의 가장 큰 변화를 ‘디지털경제혁신실’의 신설로 꼽으며 산학협력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혁신을 꾀하겠다는 박형준 시장의 비전이 반영된 개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도시균형발전실 격상, 시민건강국 신설 등을 주요하게 전하며 이성권 정무특보의 “시의회가 그동안 유지해온 협치 기조를 바탕으로 조직개편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는 말을 인용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시가 입법예고 전 시의회와의 소통부족으로 ‘시의회 패싱’ 논란까지 불거졌던 상황에서 안건 당사자인 시의회의 평가와 부산시의 조직개편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시민사회의 입장은 따로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어반루프 안전성 지적이 ‘맹공’, ‘집중포화’?
지역정치 감시 소홀한 지역언론
6월 21일과 22일, 지역언론은 박형준 시장의 1호 공약인 ‘어반루프’ 예산 심사 건을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국제신문 <박형준 시장 공약 ‘어반루프’ 예산 깎이나>(6/22, 4면)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흥식 의원과 김민정 의원의 말을 직접 인용하여 어반루프의 검증되지 않은 안전성과 시급한 사업에 써야하는 추경 성격에 맞지 않은 예산 편성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예산 삭감의 이유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습니다.
<그림 3> 시의회 ‘어반루프’ 예산 심사 보도(부산MBC 뉴스데스크, 6/21)
반면 부산일보의 <부산시-시의회 ‘어반루프 용역비’ 공방>(6/22, 4면)과 부산MBC <시의회, 어반루프 예산 집중포화>(6/21)는 ‘어반루프’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의원 발언과 이에 대응하는 부산시 입장을 함께 전하며, ‘공방전’, ‘집중 견제’, ‘진통’, ‘맹공’ 등의 표현으로 시의원과 부산시의 갈등에 주목하는 모양새였습니다.
박형준 시장의 어반루프 공약은 선거시기에 이미 실현 가능성과 안전성과 관련한 문제제기가 이뤄져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정책입니다. 행정 절차상 시의회의 이러한 검증행보는 꼭 필요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을 언론이 나서서 갈등 프레임으로 보도하는 것은 검증의 본질적 내용이 정쟁화 될 우려가 있습니다.
시의회는 정례회를 통해 조례 제정, 예산 심의, 시정 감시와 견제 등의 의정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언론은 시의회 정례회 활동을 상세히 전하기보다는 부산시와 갈등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시의회에서 다룬 조례나 승인 사항 등을 주요 활동을 보도하고, 분석·평가하는 등 지역 정치를 감시·견제하는 지역 언론의 역할에 소홀한 보도였습니다.
지난달 26일 부산일보는 1면에 <부산시, 상업지 내 주거용 용적률 축소 추진 ‘파장’>이라는 제목으로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도시경관 관리와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 상업지역 내 주거용 용적률을 축소하고 오피스텔을 주거용 시설에 포함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해운대와 광안리 바닷가에 하나둘 들어선 고층 건물과 생활형 숙박시설. 이로 인한 스카이라인 훼손, 과밀학급, 교통혼잡 등은 최근 부산에서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부산일보는 이러한 명분으로 이번 조례 개정이 검토되는 것이라며 대구, 인천시, 광주시의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일보는 해당 기사의 첫 문장에서부터 ‘논란을 빚고 있다’며 ‘용적률 축소’와 ‘주거용 시설에 오피스텔 포함’의 규제 강화 측면을 부각했고, 이는 박형준 시장의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 정책에도 역행한다고 소개했습니다. 박형준 시장이 후보시절에 내놓은 부동산 공급 확대 관련 공약은 △재건축·재개발 기간 단축 △10만 가구 구축아파트 리모델링 지원 △공공부지 활용 적정주택 공급 등으로 상업지 내 주거용 용적률 축소가 공급 확대 공약에 역행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부산일보가 5월 26일자 1면에 배치한 해당 기사와 관련한 내용은 부산시와 시의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고, 부산일보가 아닌 다른 언론에서도 관련 기사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해당 기사가 마지막 문장에서 언급했듯이, 이번 조례 개정이 내부 검토 단계에 있기 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공식 발표에 앞선 보도, 검토단계에서의 보도가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구체적 내용과 추진 이유 등이 드러나지 않은 시점에 단독으로 보도하면서, 건설사와 토지소유자의 직격탄만을 걱정하며 ‘파장’, ‘논란’, ‘역행’ 등과 같은 부정적 결과만 예측하는 것은 성급한 보도입니다.
언론 보도로상업지 내 주거용 용적률 축소 등 움직임에 앞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습니다.
부산의 이기대와 해운대를 잇는 국내 최장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다시 지역의 주요 논란으로 떠올랐습니다. 이 사업은 2016년, 부산시가 교통난과 주차문제, 환경훼손의 문제 그리고 공적기여가 미미한 사업이라 판단하여 반려한 사업입니다. 그런데 해상케이블카 추진사업자인 부산블루코스트가 5월 11일, 부산시에 사업 수정안을 다시 제출하면서 지역 주요 현안으로 주목받았고 지역 언론들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언론은 부산블루코스트가 제시한 사업의 수정지점에 주목했지만 전달 강도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국제신문과 KNN은 해상케이블카 추진사업자인 부산블루코스트의 입장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달하는 반면, 부산일보와 부산MBC는 재추진의 논란지점을 짚었습니다.
해상케이블카 사업
미해결 ‘장기표류 사업’으로 강조한 국제신문
국제신문은 해상케이블카 재추진 보도에 가장 적극적이었습니다. 사업 수정안이 제출된 다음날인 5월 12일 1면의 <‘장기표류’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 재추진> 기사와 3면 전체를 할애해서 보도했는데, 이기대~해운대 해상케이블카 사업을 부산의 대표적인 ‘장기표류’ 사업으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블루코스트가 파격적인 수정안을 내놨다며 상세히 전했습니다.
<‘장기표류’ 사업으로 소개한 국제신문 기사, 5월 12일자, 1면>
“교통난 해소를 위해 주차면수를 1097대에서 1972대로 배 가까이 늘리고, 환경 훼손을 줄이기 위해 바다 위에 세워지는 해상타워를 6개에서 3개로 줄인다, 그리고 매출액의 3%에 해당하는 30억 원을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하겠다”는 수정 내용을 전하면서, 경제적 파급효과와 부산의 관광업계와 정치권의 긍정적인 입장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5월 13일자 8면 <‘해상케이블카 사업’ 탑승한 부산은행, 투자규모는 미지수>에서 BNK부산은행과 같은 지역의 주요 기업, 그리고 부산관광공사나 부산도시공사 등의 공기업의 투자 가능성과 시민 공모주 발행과 같은 다양한 자본 참여의 가능성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국제신문은 부산블루코스트가 사업 수정안을 제출하기 전부터 해상케이블카 문제를 이슈화한 바 있습니다. 4월 26일자 국제신문 1면 <장기 표류사업 100여 개…부산발전도 공회전>에서 국제신문과 부산시의회가 ‘지방자치 부활 30주년 공동기획’으로 ㈜도시와공간연구소에 의뢰해 부산시의 대표적인 장기 표류 사업 100여 개 중 주요 사업 12개에 대한 시민 1000명의 의견을 물은 결과를 소개한 겁니다. 저출산 극복, 가락요금소 통행료 무료화 추진, 더파크 동물원 정상화, 아시아드주경기장 활용, 청년주택 및 민간공공임대주택사업 등 12개 사업에는 해상케이블카 사업도 포함시켰는데, ‘사업 필요성’에 대해 해상케이블카는 12개 사업 중 11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사에서는 ‘사업의 필요찬반’에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43.5%로 필요없다(27.8%)는 의견을 앞섰다고 강조했습니다.
<‘장기표류’ 사업으로 소개한 국제신문 기사, 5월 3일자, 6면>
시민 의견조사 결과 보도에 이어, 5월 3일자 6면 [부산장기표류사업] 특별면에 해상케이블카 문제를 두 번째 장기표류 사업으로 소개하며 시민의견 순위보다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공공성. 친환경 제대로 보완 땐 새 관광명소 기대>에서 부산블루코스트가 아직 사업 수정안을 제출하기 전이었지만, 사업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해 해상케이블카가 부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각했습니다.
특히 이 사업 ‘반대 명분’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근거로 “해운대구 주민의 49.2%가 이 사업에 찬성한다(반대 26.3%)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라고 내세웠습니다. 특정 지역의 찬반 결과를 강조해 해상케이블카 문제가 마치 조속히 해결되어야 할 부산의 숙원사업인 듯한 인상을 준 겁니다.
해당 사업자 입장만 부각한 KNN
KNN도 사업자인 부산블루코스트의 입장을 강조하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뉴스 내용 대부분은 교통대책·공공기여방안·환경대책 등 사업 수정 내용을 설명하는데 할애 했고, 보도 1분 52초 중 1분 28초는 부산블루코스트가 제공한 해상케이블카 조감도 영상으로 채워져 마치 부산블루코스트 홍보영상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뉴스 마지막에 환경·시민 단체의 반발로 찬반 공방이 다시 불붙게 됐다는 우려를 전했지만, 구체적인 반대 목소리를 전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려점 전한 부산일보와 부산MBC
부산일보도 매출액 3% 기부, 자동창문흐림장치 설치 등 지적사항에 대한 보완책 외에도 승강장 내 문화‧예술 공간 조성, 복지의 날 운영, 직원채용 시 지역주민 우선배려 등 제안서에 담긴 다양한 보완책을 소개했습니다만, 반대 입장도 함께 전했습니다. 5월 12일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재추진, 이번에는?>에서 부산녹색연합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광안리 해안과 광안대교, 동백섬, 이기대 도시자연공원은 부산의 자랑거리이자 랜드마크”라며 “이곳을 사익 추구를 위해 사유화하겠다는 것”이라며 해상케이블카 재추진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부산MBC는 사업 제안에 따른 논란을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5월 11일 뉴스데스크에서 <국내 최장 ‘해상 케이블카’ 논란..재점화되나>라는 리포팅을 통해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전하며 “해안경관이라는 공공재가 민간의 수익사업으로 이어지는 지점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크다”는 점을 강조했고, 주자대수 확대에 대해서도 교통난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하는 입장도 소개했습니다.
특히 부산일보와 부산MBC는 공통적으로 강성태 수영구청장을 인터뷰해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공공재를 훼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해안 경관은 부산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의 한 부분으로, 케이블카가 이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전했습니다.
한편 KBS부산은 12일 단신으로 전함으로써 중요한 뉴스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논란 많은 공공재 기반 개발 사업일수록
지역언론의 공론장 역할 강화해야
시민에게 주어진 공적 경관을 기반으로 하는 개발 사업은 무엇보다 신중하게 보도해야 합니다. 더구나 이미 공공재 훼손의 우려로 반려된 사업이라면 추진 사업자의 입장을 검증없이 전달하기 보다는, 수정 제출된 사업안의 문제점이 없는지 더욱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또한 특정지역의 찬성 의견뿐만 아니라 부산의 바다를 향유할 모든 시민들이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공론장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을 당부합니다.
부산시의회 제296회 임시회 시정 질문이 5월 3일과 4일 있었습니다. 이틀에 걸쳐 10명의 시의원이 △원전 안전 △요즈마 그룹 협정 △사전협상제 개선 △재개발·재건축 완화 △국민임대주택확대 주문 △동백전 개선 등 다양한 현안을 주제로 시정 질문을 했고 박형준 시장과 부산시의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시장 취임 후 처음 열린 시정 질문인 만큼 지역 언론도 주요하게 보도했는데, 질의 내용과 답변을 전하면서 시장과 시의회의 공방에 주목하거나 ‘날선 검증’ ‘맹탕 질의’, ‘밋밋한 탐색전’이라며 시의회 질의에 대한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국제신문 5월 4일 3면 기사
가장 적극적인 보도를 보여준 건 국제신문이었습니다. 국제신문은 5월 4일 3면 전체를 할애해 임시회에서 어떤 질의가 나왔는지 의원별로 소개했고 박형준 시장의 답변과 공방, 평가 등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5일에도 <재개발 규제 완화 추궁하자 박 시장 “공급확대 위해 필요”>에서 재개발 재건을 완화를 비롯한 청사포 풍력발전, 동백전 등 의원별 질의를 소개했습니다.
부산MBC도 <시의회, 부산시장 견제 본격화>(5/3), <박형준 첫 시정질문, 밋밋한 시정질문>(5/4)에서 연이어 시정 질의 내용을 소개했고 ‘공약 초반 행보 점검 수준’ ‘밋밋한 탐색전’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KBS부산은 <‘날선’ 검증 공세 VS ‘차분한 대응’ 주력>(5/3), KNN <박형준, 시의회 신고식 ‘요즈마그룹 공방’>(5/3)도 각각 김민정 의원의 원전 안전 관련 질의와 노기섭 의원의 요즈마 그룹과 체결한 투자 업무협약 관련 질문 등을 주요하게 소개했습니다. KBS부산은 시의회 질문이 날카로웠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비중을 적게 보도한 것은 부산일보였습니다. 부산일보는 5월 4일에는 <맹탕 질의로 끝난 박형준 의회 데뷔>라는 1단 기사가 전부였는데 원전에 대한 질의는 언급조차 않았습니다. 해당 기사에서 시의회 질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전했는데. ‘송곳이나 집요한 추궁은 찾아보기 어려워 맹탕 질의에 그쳤다’, ‘대체적으로 질의가 원론적 수준이거나 기존에 나왔던 내용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5일에는 <박형준-의회, 재개발·재건축 완화 공방>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고 단신으로 전했습니다.
시의회 활동에 대한 평가도 언론의 주요 역할이지만, 양일에 걸쳐 10명의 의원이 질의를 했고, 원전·요즈마 그룹 투자 협정 등 시민들이 궁금해 할 사안들이 있었음에도 1단, 2단 기사 크기로 질의 내용은 충분히 전하지 않으면서 시의회에 대한 평가만 앞세워 아쉬운 보도였습니다.
박 시장 ‘의전 축소, 소통행보’ 부산일보만 전했다
부산일보 5월 5일 5면
한편 시정 질의 기간에 부산일보에서만 전한 소식도 있었습니다. 5월 5일 <“시장님이 달라졌어요”…박형준 ‘합리‧소통 행보’ 연일 화제>인데 박형준 시장이 관행과 비효율을 깨는 합리‧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미담성 기사였습니다.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컬러가 아닌 흑백으로, 불필요한 보고서와 서류 치장과 장식을 없앨 것, 모든 회의에서 팬과 메모지를 없애고 개인이 지참할 것 등 박형준 시장의 행정 지시를 소개한 내용이었습니다.
지난달 12일에 이미 한 차례 <차 타고 내릴 때 제가 직접 문 여닫을게요> 기사를 통해 박형준 시장이 과한 의전을 하지 말라는 업무 지침을 내렸다는 데 주목해 기사를 내보낸데 이어, 이번에도 박형준 시장의 의전과 관련해 기사를 실은 것은 부산일보가 유일했습니다.
특히 5일 재개발‧재건축 축소 관련 시정 질의 보도는 2단 크기에 그친 반면 이 기사는 6단으로 보도했습니다. 부산일보는 시의회가 새롭게 출발한 부산시정을 점검하는 첫 시정 질의 보다, 박형준 시장의 의전·소통 행보를 더 크게 부각해 눈에 띄었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인수위 역할을 해온 부산미래혁신위원회가 지난 30일 공식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4월 12일 정식 출범 이후, 어떤 강연을 누구로부터 듣는지, 각종 회의엔 어떤 인사들이 참석했고, 선정한 과제는 무엇인지 등 지역언론은 부산미래혁신위원회 활동을 주요하게 전해왔습니다.
부산시의회 및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부산미래혁신위가 지방자치법 등에 의한 법적·행정적 설치 근거가 없음에도, 시청사 내 사무공간까지 내어주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도 제기했지만 지역언론은 박형준 시장의 ‘인수위 격’이라며 그 위상을 인정해 주요하게 보도해 왔습니다.
부산미래혁신위는 활동을 마무리하며 “부산이 먼저 미래로”라는 비전 아래 6대 목표 50개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3주 간 활동의 결과물이자 향후 부산시정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만큼 지역언론의 적절한 설명과 평가가 더욱 필요한 사안인데 실제 지역언론이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봤습니다.
먼저 부산일보, KBS부산, KNN은 부산미래혁신위가 내놓은 6개 분야 50개 과제를 나열하는데 그쳤습니다. 6개 분야 중 경제분야를 예로 들면, 지자체 기업 불시지도 점검 개선, 지방 산단 입주 업종 코드 규제 완화 등이 포함됐는데. 이러한 과제들이 지역의 경제 발전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빠진 채 단순 나열에만 머물러 아쉬웠습니다.
부산MBC와 국제신문은 각각 <부산미래혁신위, 시정혁신 가능하나?>(4/29), <부산미래혁신위 50개 과제 제안…비전 ‘나열‧재탕’ 한계>(5/3)에서 부산미래혁신위의 활동을 평가했습니다. 두 언론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부산미래혁신위가 이미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제안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 준비단, 트로트 거리 조성, 공교육 인공지능과 온오프라인 수업환경 구축을 대표적 예로 제시했는데. 모두 부산미래혁신위 제안보다 앞서 부산시, 시의원, 교육부가 제안했거나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부산MBC 4월 29일 <뉴스데스크>
△부산일보 5월 3일 기사
여기에 더해 국제신문은 운용 과정에서의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여러 차례 진행한 공청회와 간담회 등에서 일부 발제자들이 전문성과 거리가 멀었고, 발제 중에서 자사 홍보에만 열을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부산MBC는 해당 기사에서 부산미래혁신위가 내놓은 과제 명칭의 생소함으로 부산시 관련 부서조차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했는데, 실제로 미래혁신위의 활동에는 ‘AI’, ‘스마트’ 그리고 ‘그린’이라는 말이 많이 등장하고 세부적으론 ‘저소득층 인공지능 과외교사 무상지원’, ‘스포츠 경기장 스마트화’, ‘그린스마트 버스 정류장 시범사업’ 등으로 명칭부터 어렵고 실제로 부산시 관련부서에서조차 내용을 잘 모른다는 답변이 나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미래혁신위는 5월 10일 해단식과 함께 그간의 결과물을 담은 ‘미래혁신 백서’를 시에 전달했고, 부산시는 제안을 적극 검토해 제안을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부산시정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만큼 언론의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2020년 4월 23일, 부산시장이 사퇴했다. ‘집무실에서 직원 성추행’이 사퇴 사유였다. 그로 인해 치러진 4·7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약 253억의 세금이 쓰였다. 전임 시장의 개인 일탈이라 치부하기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었다. 무엇보다 시정 집무실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고위공직자인 시장에 의한 성추행은 개인 일탈이 될 수 없었다. 구조 점검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정치권의 책임 있는 대책이 필요했다.
2021년 3월 25일, 부산 거리 곳곳에 4·7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벽보가 붙었다. ‘부산 살릴 경제시장’, ‘내게 힘이 되는 시장’…. 그 어디에서도 이번 보궐선거가 왜 치러지는지 알 수 없었다. 당헌까지 바꾸며 출마한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에서도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았고, ‘성평등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같은 날, 같은 사유로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후보 12명 중 5명이 성평등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오거돈 전 시장의 사퇴 앞에서 느꼈던 부산시민과 지역언론의 ‘부끄러움’은 정치권의 뻔뻔함 앞에 다시 한번 무색해졌다.
부산미디어감시연대는 4·7부산시장 보궐선거 보도를 성평등 관점에서 모니터했다. 전임 시장의 성폭력으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과거와는 달라야 했다. 선거의 주요 쟁점, 공약, 후보 덕목 등을 성평등 관점에서 다시 한번 들여다봤다.
선거는 끝났다. 과연 우리 부산은 선거를 통해 성평등에 한 걸음 더 다가갔을까?
성평등 선거에서 가덕신공항 선거로
국제신문은 <젠더 이슈, 신인 돌풍, 부산진갑 리턴매치…120일 열전 관전 포인트>(12/9, 5면)에서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현직 시장의 성 비위라는 초유의 사태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주요 관전 포인트도 과거와 다르다.”며 젠더 이슈를 4·7부산시장 보선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꼽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빅카인즈>를 통해 1월 1일부터 4월 7일까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검색한 결과 국제신문 369건, 부산일보 569건으로 총 938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요 키워드 대부분 정당과 후보자 이름, 이력이었다. 그런 가운데 ‘가덕신공항(87번)’과 ‘오거돈(33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평등 이슈와 관련한 키워드는 없었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부산시장 보궐선거’ 검색 결과 (1월1일부터 4월7일까지 국제신문, 부산일보 대상)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오거돈’을 동시에 포함한 기사는 122건이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로 촉발된 이번 선거’는 이라며 이번 선거의 원인으로 지목하거나, 역대 시장선거 득표율을 제시하면서 ‘오거돈’을 언급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가덕신공항’을 동시에 포함한 기사는 293건이었다. ‘가덕신공항’은 키워드로 등장한 유일한 공약이었다. 부산의 주요 현안인 탓에 다른 공약보다도 빈번하게 언론에 등장한 결과였다.
선거의 원인이 성차별적 조직문화가 아닌 개인 오거돈의 성폭력으로 축소되면서,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는 가덕신공항에 대한 여당과 제1야당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장이 되었다.
성평등 이슈 놓고 경쟁하지 않은 정치인
이를 손 놓고 보기만 한 지역언론
성평등 선거가 가덕신공항 선거가 된데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그 어느 선거보다도 이번 4·7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성 대상 공약이, 성평등한 부산시를 위한 정책이 두드러질 수 있는 명분이 있었음에도 가장 앞서 제시된 공약은 가덕신공항과 어반루프였다.
△ KNN, 1/21 △ 국제신문, 12/28
좋은 선거보도는 좋은 정치와 어느 정도 궤를 같이한다. 후보가 네거티브 전략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면, 이를 전달하는 선거보도 또한 공방과 정쟁으로 얼룩지게 되는 경우를 빈번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선거보도에서 성평등 이슈가 실종된 데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부실한 성평등 공약·정책으로 선거에 임한 정당·후보에 있다.
다음 책임은 언론이다. 성평등 공약에 무심한 정치권을 검증하고 비판해 성평등 가치를 이번 선거의 주요 이슈로 견인해야 했음에도 지역언론은 이 역할을 하지 못했다. KBS부산은 ‘공약검증K’, 부산MBC는 ’공약대전‘ 선거기획에서 한 차례 후보 간 성평등 공약을 비교하는 데 그쳤다.
△ (좌) KBS부산(3/29), (우) 부산MBC(3/30)
후보의 성평등 관련 공약도 보도하지 않거나, ‘오거돈 처벌’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언주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여성 공약이라며 ‘2호 공약’을 발표했다. 부산시 직속 성폭력 대책위원회 설치, 핫라인 구축, 피해자 지원 신속성 강화, 오거돈 전 시장 엄정 대처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 모두 온라인으로 기사를 냈고, 부산일보는 <이언주 부산시장 후보 “오거돈 전 시장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라는 제목으로 ‘오거돈’을 강조했다. 공약의 내용보다는 정쟁에 치우친 제목이었다.
그런 가운데 이언주 예비후보의 2호 공약과 다른 후보의 성평등 관련 공약을 점검한 보도가 있었다. 국제신문 <성비위로 치르는 보선인데…남성 후보 성평등 공약 안 보인다>(1/27, 3면)는 차기 시장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꼽으며 남성 후보들의 소극적인 성평등 공약을 비판했다. 공직자 성범죄에 대한 침묵, ‘성평등’ 이슈를 정쟁 도구로 사용, 성범죄 근절 대책 부재 등을 비판 근거로 제시했다. 부산시장 후보들이 ‘돌봄’, ‘육아’, ‘출산’, ‘교육’ 등 성 역할 고정관념을 견고히 한 공약을 발표하면 이를 ‘여성 대상 공약’이라 전달한 다른 기사에 반해, 성평등 가치에 주목해 눈에 띄었다.
△ 국제신문, 1/27, 3면
언론이 외면한 최초
양당 여성정치인 시장 후보 경선 동시 참여
4·7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12명 중 여성후보는 5명이었고 그중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주요 정당의 후보로 여성이 출마했다. 지난 95년 민선단체장 선거가 실시된 이후, 부산의 여성후보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정의당 박주미 후보가 유일하다. 후보의 모든 면면을 성별로만 환원시킬 순 없겠으나, 부산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여성이 과소대표 돼 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 <부산시장 보선 후보 이번 주 확정…여야 ‘운명의 카운트다운’>(부산일보, 3/2, 6면)
여당과 제1야당의 경선 후보로 여성이 동시에 출사표를 던진 경우는 이번 보궐선거가 최초였다. 시장 집무실에서 버젓이 자행된 전임 시장의 성추행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로 여성 지도자의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박인영, 이언주 두 후보 모두 이번 보궐선거의 배경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제신문 유튜브 콘텐츠 ‘독한청문회’에서 박인영 후보는 “권력 관계에서 여성은 늘 약자라며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고, 이언주 후보는 “부산의 가부장적 문화를 느낀다며 토목과 건설 중심의 시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오거돈 씨 ‘사고’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이기에 여성 후보와 경쟁하는 게 껄끄럽다.” 혹은 “오거돈 씨 측근이 아니다.”라며 여성 후보를 기피하거나, 책임을 회피한 발언들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보궐선거 배경에 대한 이해는 주요한 후보 자질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주목한 기사는 없었다. 성평등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여성정치인의 몫으로만 할당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여성유권자와 비교적 동질한 경험이 있는 여성정치인의 입장을 이번 선거의 의미와 연결하는 시도가 미미해 아쉬웠다.
국민의힘은 3월 4일, 더불어민주당은 3월 6일 부산시장 후보가 결정됐다. 지역언론의 관심은 경선 2위를 기록한 남성후보, 박성훈과 변성완에게 쏠렸다. 두 여성후보의 성과에 주목한 기사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번 국민의힘 경선 최대 승자는 박성훈이라는 평가”, “경선이 진행될수록 그(변성완)의 저력이 두드러져”라며 남성정치인의 성과를 강조함과 동시에 “차세대 정치인으로서 차기 행보를 도모할 동력을 얻게 됐다.”, “부산 발전을 이끌 새 리더를 얻은 것”이라 전망함으로써 새롭게 정치권에 등장한 두 남성정치인의 정치 생명에 활력을 더했다.
△ 3월 5·8일 <부산일보>, <국제신문> 경선 2위 후보 관련 헤드라인 모음
3월 8일 여성의 날에 국제신문은 <‘유리 천장’ 못 깬 여야 경선 여성 후보>(4면)를 게재했다. 해당 기사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여성 예비후보의 도전이 모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해당 기사는 이언주 후보의 ‘여성시장론’과 엄마와 가족이 행복한 도시·성폭력 제로도시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제2공약’을 언급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언주 후보의 여타 공약, 선거 전략 중 성평등 이슈만을 콕 짚어 제시했다. 전임 시장의 성비위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후보의 ‘패배요인’으로 뚜렷한 근거 없이 성평등 이슈를 지목한 것은 심히 유감스러웠다.
기사의 마지막 단락은 다음과 같다.
70년대생 젊은 여성 후보인 이언주 박인영 두 예비후보의 도전은 신선한 활력을 주었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정서가 강한 부산에서 중량감과 안정감을 주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각각 박형준 김영춘 대세론을 뛰어넘기 위해 1위 후보에 대한 비판에 집중하면서 자기만의 정책 역량과 콘텐츠를 어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선거 이슈가 초반 ‘오거돈 성비위’에서 가덕신공항과 불법 사찰 등으로 전환된 것도 여성 후보들에는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차 반복하지만, 여당과 제1야당의 경선 후보로 ‘여성’이 동시에 참여한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기사는 이런 의미에 주목하기 보다는, 여성 정치인의 도전을 ‘신선한 활력’ 쯤으로 평가절하 했다. 더구나 중량감과 안정감을 주기에 젊은 여성 후보는 ‘부족’했다는 평가를 전하면서 성 편견을 강화했다. 정치권의 남성중심 문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데 대한 분석 없이, 이번 경선 결과를 여성후보의 역랑부족으로만 분석하는 안일함을 보였다.
‘여심’, ‘구애’, ‘후끈’
여성유권자에 대한 혐오를 멈춰라
성평등 이슈를 선거 의제로 견인하기 위한 시민사회, 여성단체에 대한 언론의 주목도 부족했다. 후보들이 하나둘 출사표를 내던 지난 1월 21일 부산지역여성단체 협의체 총연대는 <오거돈 성비위 부산시장 보궐선거 벌써 잊었나?>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정책, 성평등 부산을 위한 비전이 실종된 것을 지적했다. 이를 저녁 뉴스에서 전달한 건 부산MBC가 유일했고 KBS부산은 뉴스광장에서만 보도했다.
3월8일 부산여성단체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성평등 의제가 실종됐음을 지적했다. 이를 전달한 건 부산일보 <“절박한 성평등 의제, 정작 부산시장 보궐선거선 실종”>(10면)가 유일했다. 또 3월26일 ‘오거돈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의 주관으로 진행된 김영춘·박형준 두 후보의 서약식 역시 KBS부산 뉴스7에서만 단신소식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선거가 전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치러지는 만큼, 성 평등 공약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주목했어야 했다. 하지만 지역언론은 1월 21일, 3월 8일, 3월 26일 기자회견 모두 단신으로 전달하거나 주요면이 아닌 면에 배치했다. 성 평등 선거가 되길 바라는 시민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언론이 주목한 성 평등 공약 중 하나는 ‘여성 부시장’이었다. 부산일보 <부산시장 보선 이후 ‘여성 부시장 시대’ 열리나>(2/10), KNN <보선 이후 ‘여성 부시장’ 시대 열리나>(3/21)는 김영춘·박형준 후보의 여성 부시장 임명 공약을 언급하며 ‘실현 가능성’을 점검했다. 다른 공약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가운데, 성 평등 공약 중에서도 ‘여성 부시장’ 실현 여부에 주목해 눈에 띄었다.
한편 여성유권자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도 있었다. 부산일보 <“여심 놓치면 승리도 놓쳐” 후보들 여심 구애전 후끈>(2/10, 5면)은 여야 후보의 여성 유권자 타깃 공약을 정리한 기사다. 여성 유권자의 표심은 ‘여심’, 후보의 공약은 ‘구애’, 후보 간 공약 경쟁은 ‘후끈’으로 정리한 헤드라인이 눈에 띄었다. 여성유권자를 연애 대상으로 성애화한 제목 짓기는 지양해야 한다.
△ <부산일보>(2/10, 5면)
선거는 끝났지만
공약 이행은 이제부터가 시작
선거는 끝났다. 이제부터는 공약 이행의 시간이다. 박형준 시장의 5대 공약에는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에 대한 대책으로 ‘고위공직자 성폭력처리센터 설치’가 포함됐다. 또 박 시장은 2월 2일 여섯 번째 공약 중 하나로 ‘여성정책 총괄 여성 부시장직제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이후 보름이 지났다. 박형준 시장은 인수위를 대신해 부산의 비전을 구상하고, 시정철학을 구체화할 외곽 조직으로 ‘부산미래혁신위원회’를 출범했다. 핵심 과제는 그린스마트 도시 육성, 인공지능 집중 개발,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등이었다. 성 평등 의제는 포함하지 않았고, 부산미래혁신위원회 성비에서조차 새로운 변화를 감지할 수 없었다.
△ 부산일보, 4/13, 3면
성 평등 이슈가 실종된 선거가 성 평등 이슈가 실종된 부산시정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지난 4월 20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부산시 고위공무원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을 근절하겠다는데 서약하고 피해자의 빠른 일상 회복 지원을 약속했다. ‘오거돈 성추행’으로 드러난 부산시정의 문제는 분명 개인의 서약과 약속만으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박형준 시장이 후보시절 약속한 성 평등 관련 공약이행에서부터 성 평등한 부산시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게, 이를 지역언론이 잘 견인해 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