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언론 모니터

[지역언론톺아보기] 지역방송이 강조하는 미디어선거, 소수정당·후보는 해당없다?

[2021 지역언론톺아보기_2월3주]

지역방송이 강조하는 미디어선거, 소수정당·후보는 해당없다?

선거토론방송, 형평성 맞는 기회 부여하고 중계 이후엔 검증 나서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후보 경선이 치열한 가운데 2월 15일부터 양당은 TV토론회를 연이어 개최하며 경선 후보의 정책과 후보 검증에 나섰습니다.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미디어선거, 정책 선거에 집중한다는 취지라고 합니다.

양당의 토론회는 지역방송 3사가 나눠 중계합니다. KNN이 4회, 부산MBC가 3회, KBS부산이 1회 방송합니다. 각 당의 공천관리위원회가 주관·주최하는 토론회인 만큼 방송 제작비는 각 정당에서 부담하는 형식입니다.

토론방송에서 드러나는 후보의 주요 정책과 후보 상호 검증 내용, 그리고 토론 태도 등은 유권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역방송의 적극적인 중계는 환영할 만합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거대 양당의 당내 경선후보 토론회가 각각 4회 방송되는 동안 소수정당, 무소속 후보에게는 정책을 알릴 기회가 편성되지 않아 형평성 측면에서 아쉽습니다.

 

진정한 미디어선거 되기위해 소수정당·후보에 기회줘야

 

공직선거법 제82조의2에는 소수자나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정당 또는 후보에게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토론방송은 선거관리위원회나 방송사 주최가 아니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주최·주관을 맡아 진행하는 것으로 지역방송사는 편성, 스튜디오 제공 및 중계 역할을 할 뿐이라며 ‘공정성에 대한 책임’ 회피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각 당의 후보가 모두 선출되면 그때부터 형평을 맞춘다는 계획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당 주최 토론방송이라 해도 공공재인 전파를 통해 유권자에게 전달되기에 공정성을 견지해야 함을 당연합니다. 더구나 부산MBC는 자체 유튜브 방송인 <예비후보 생생토크 ‘탈곡기’>에서도 양당 경선 후보만 편성하고 있습니다.

지역방송 3사는 거대 양당의 당내 경선을 양자 후보 맞수토론(국민의힘), 이슈별 연속 토론(더불어민주당) 형식으로 연이어 방송함으로써, 거대 양당의 후보를 부각하고 지역 이슈를 선점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경제적 기반이 탄탄한 두 정당 후보들의 미디어 노출도만 높여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경선을 치르는 거대 정당 외에도 어떤 정당의 어떤 후보가 선거에 나서고 있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소수정당과 그 후보를 알리는 방법도 함께 고민하고 적절한 방법을 적용하기를 요청합니다.

 

정당에서 기획한 토론방송 중계에만 그쳐선 안 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보궐선거 TV토론이 시작된 15일 이후 지역방송의 보궐선거 보도를 찾아봤습니다. 지역방송 3사 모두 15일 저녁뉴스에서 TV토론 시작을 알리며 이후 일정과 미디어선거 의미를 부각했습니다. 또 토론방송에 나온 공방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토론에서 나온 후보의 발언을 검증하거나 해설하는 보도는 없었습니다.

KBS부산은 토론개최를 단신으로만 전했고(15일, 17일), KNN은 17일에 있었던 자사 방송 토론 내용만 전했습니다. TV토론 시작 이후 부산MBC만 보궐선거 이슈로 떠오른 ‘한-일 해저터널’ 논란을 짚었습니다.

이전 선거 투표율로 볼 때 상대적으로 유권자의 관심이 부족한 보궐선거인데다, 코로나19로 대면 유세가 어려운 상황에서 치러지는 만큼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지역방송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정당 토론에서 제기되는 의혹과 문제제기를 추가 취재해 알리고, 정당이 아닌 유권자 입장에서 공약 평가와 후보 검증에 적극 나서주기를 요청합니다. TV토론회의 취지도 결국 유권자에게 후보와 공약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마련된 제도임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부산시장 경선토론방송 관련 톺아보기(0218)

[2020지역언론톺아보기] 2020년! 부산민언련은 어떤 보도들에 주목했을까요?

2020년 한 해 동안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역언론의 문제적 보도는 감시하고 좋은 보도는 발굴해

건강한 지역언론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53편의 ‘지역언론톺아보기’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했고

4차례 ‘분기별 좋은보도⦁프로그램’을 선정했습니다.

모니터 결과물은

부산민언련 홈페이지, 페이스북 페이지, 유튜브 채널, 오마이뉴스 기고, 이메일&문자 발송 등을 통해

부산민언련 회원, 부산시민, 지역언론인들과 공유했습니다.

부산민언련은 지역언론의 어떤 보도들에 주목해 보고서를 냈을까요? 

2020년 부산민언련 모니터 보고서 모음집 ‘2020지역언론톺아보기’를 공유합니다. 

–

2020 부산민언련 지역언론톺아보기

[지역언론톺아보기] 지역 해고노동자 복직 투쟁 보도 않는 지역언론, 노동은 지역사안이 아닌가요

[2021지역언론톺아보기_2월2주]

지역 해고노동자 복직 투쟁 보도 않는 지역언론

노동은 지역사안이 아닌가요

“복직 없이 정년 없다!” 2020년을 하루 남겨 둔 지난해 12월 30일,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이하 지도위원)은 복직을 위한 도보 투쟁 ‘희망뚜벅이’를 시작했습니다. 부산 호포역에서 3명으로 시작한 ‘희망뚜벅이’는 서울이 가까워져 올수록 그 수를 더해갔습니다. 청와대에 도착한 2월 7일, ‘희망뚜벅이’ 행렬에는 70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출발한 그 행렬 속에 부산 지역언론은 없었습니다.

‘희망뚜벅이’ 출발(12/30)부터 청와대 도착(2/7) 이후까지 지역언론의 보도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투쟁 관련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 2020.12.30.부터 2021.2.8. 까지 지역언론 5개사 ‘김진숙 지도위원 복직투쟁 기사’

김진숙 지도위원이 도보 투쟁을 시작한 날, 한진중공업 사측은 “김진숙 씨의 재채용과 임원모금 등을 통해 마련한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김 씨에게 위임을 받은 금속노조에 전달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 소식은 부산일보, KBS부산, 부산MBC, 국제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한진중공업 사측과 금속 노조 측의 견해 차이를 전하는 데 초점 맞췄습니다. 추가적인 취재노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소식마저 부산일보는 온라인기사로만 실어 지면에선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국제신문은 31일 8면 <31일 정년…김진숙 한진중공업 복직 힘들 듯>을 통해 입장차와 함께 김진숙 지도위원 복직투쟁 과정을 전했습니다. KBS부산은 김진숙 지도위원의 도보투쟁 시작을 전했고, 부산MBC는 양측의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이후 청와대에 도착하기까지 지역언론의 보도는 3건이 있었습니다. 부산MBC는 <한진중 정년 만료 김진숙 지도위원 “투쟁 이어갈 것”>(1/3)을 통해 “복직 없이 정년 없다”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투쟁 의지를 다시 한번 전했습니다. 국제신문 <김진숙 복직 문제, 산은 “개입 않겠다”>(2/3)는 한진중공업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2월 2일에 발표한 보도자료에 충실한 기사였습니다. 마지막 1건은 2월 8일 국제신문 4면에 실린 ‘사진기사’였습니다.

△ 국제신문, 2/8, 4면

분명 부산의 사안임에도 복직 투쟁을 시작한 지난해 6월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역언론은 출근선전전, 리멤버 희망버스, 도보 투쟁 등 ‘그림’이 발생하면 전달할 뿐 한진중공업, 산업은행, 김진숙 지도위원, 지역 여론 등을 취재해 보도하진 않았습니다. 심지어 해고노동자의 400km 복직 도보투쟁에 지역신문이 보여준 관심의 종착지는 4면 ‘사진기사’였습니다.

지난 7일, 부산에서부터 34일을 걸어 청와대 앞에 도착한 김진숙 지도위원의 발언 중 일부는 지역언론의 보도행태 또한 들여다보게 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에서 해고된 김진숙은 왜 36년째 해고자인가. 그 대답을 듣고 싶어 34일을 걸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약속들이 왜 지켜지지 않는지 묻고 싶어 한발 한발 천리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36년간 나는 유령이었습니다. 자본에게 권력에게만 보이지 않는 유령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내가 보이십니까. 함께 싸워왔던 당신이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 후에도 여전히 해고자인 내가 보이십니까.”

지역을 비추는 거울인 지역언론

김진숙 지도위원이 해고된 해인 1986년, 당시의 기사를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산일보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을 검색해 봤습니다.

그중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언급한 기사는 2건이 있었습니다. 첫 기사는 1988년 4월 16일 15면에 게재된 <勞使분규 急速 확산>이었습니다. 해당 기사는 ‘대한조선공사가 해고근로자 복직 문제로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어 분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망하며, 해고노동자 3명의 복직은 당연하다는 조합원총회의 주장을 전했습니다.

△ 부산일보, 1988년 4월 16일, 15면

이어 3일 뒤인 1988년 4월 19일엔 <現代ㆍ한국重工業 전면 罷業> 기사와 함께 한진중공업(구 대한조선공사) 노동자들이 ‘우리의 소원은 원직복직’을 내걸고 농성하는 모습이 부산일보 11면에 실렸습니다.

△ 부산일보, 1988년 4월 19일, 11면

1988년 부산일보의 위의 두 기사는 대한조선공사 노동자의 투쟁을 ‘분규’, ‘태업’, ‘몸살’이라 칭하며 작업중단으로 인한 손실액을 전달해 노동자보다는 사업자의 입장에 무게를 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노동자들의 요구를 기록하고 농성 현장을 사진으로 전달하는 등 2021년 도보 투쟁을 무보도로 일관해 없었던 일인 양 대한 지역언론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지역언론은 지역을 비추는 거울이자 지역의 기록자입니다. 부산일보가 대한조선공사 노동자들의 농성 현장을 비추고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덕분에 1988년 4월의 요구가 2021년 2월의 요구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988년의 기록이 2021년에 이르러 완성될 수 있도록, 지역 해고노동자의 복직투쟁을 기록해줄 것을 지역언론에 간절히 요청합니다.

–

[지역언론톺아보기] 2021년 2월 2주 지역해고노동자 투쟁 보도 않는 지역언론

[지역언론톺아보기]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2월 첫째 주 보도 어떠했나?

[2021지역언론톺아보기_2월1주(2)]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2월 첫째 주 보도

<부산일보> 2차 여론조사…가상 양자대결 지지율 강조 

특정 예비후보 지나치게 주목받는 효과 ‘위험’

 

<부산일보> 2차 여론조사

가장 강조한 건 가상 양자대결 수치

2월 3일 부산일보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2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부산일보>와 <YTN> 의뢰를 받아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월 31일~2월 1일 이틀 동안 부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입니다.

 

△ 부산일보, 2월3일, 1면

 

1면에 여야 유력 주자 가상 양자대결 결과 <김영춘 28.0 vs 박형준 42.5…김영춘 32.2 vs 이언주 27.8>(전창훈 기자)를 게재했습니다. 국민의힘 박형준 예비후보가 42.5%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예비후보(28.0%)를 크게 앞섰고, 국민의힘 이언주 후보와 김영춘 후보 가상 맞대결에서는 김영춘 후보가 32.2%로 이언주 후보(27.8%)보다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박형준 후보는 양자대결뿐만 아니라 전체 주자 적합도, 국민의힘 내 적합도에서도 모두 오차범위 밖 1위로 나타나 “여권의 ‘가덕신공항 드라이브’에도 박후보 독주체제가 흔들리지 않은 셈”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부산일보 여론조사보도는 여론조사 결과 중에서도 ‘가상 양자대결’ 결과를 1면 머리기사로 실어 강조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경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가상대결 결과 수치를 강조하는 것은 자칫 각 정당에 특정 예비후보를 시장후보로 내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김영춘 후보(32.2%)와 이언주 후보(27.8%) 가상대결 결과는 오차범위 내 격차인 4.4%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래픽에서 김영춘 후보에 ‘WIN’으로 표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은 박형준 후보가 본선 대결에 나서야지만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이는 한국기자협회의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16조(오차범위 내 결과의 보도)의 아래의 조항을 모두 어긴 보도이기도 합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16조(오차범위 내 결과의 보도)

 

또한 후보 적합도 결과를 전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내 시장후보 적합도는 김영춘 25.6%, 변성완 10.0%….김 후보의 우위가 그대로 유지됐다. 국민의힘의 경우 박 후보가 34.2%로 타 후보들을 압도했고, 이어 이언주 14.2%,…순으로 나타났다.”라고 전했습니다. 실제 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변성완 후보의 적합도 차이 15.6%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 이언주 후보의 차이 20.2%는 4.6%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박형준 후보만이 마치 아주 큰 수치로 이언주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한 ‘압도했고’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어떤 후보가 많은 지지를 받고 당선 가능성이 있는가는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입니다. 때문에 선거 여론조사 실시 후 발표되는 보도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유권자들은 기사가 제시하는 순위나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발표될 여론조사 결과 보도는 지지율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왜 그러한 지지율이 나타나는가에 대한 여론의 변화 요인들에 초점을 맞춘 보도가 되길 바랍니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캠프 ‘용광로 캠프’, ‘매머드급 캠프’ 표현

특정 후보 세 과시에 지역언론이 힘 보태는 꼴

 

△ 부산일보, 2월2일, 4면
△ 국제신문, 2월2일, 5면

 

2월 2일자 부산일보는 4면(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기획면)에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캠프 소식을 전했습니다. <박형준, 정치 성향·출신 다양한 ‘용광로 캠프’ 꾸렸다>(권기택 기자)에서 ‘박형준 노선’에 동조하는 실용파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음을 전하고, 그 인사들의 면면을 소개했습니다. 같은 날 국제신문도 박형준 후보 캠프 구성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5면(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기획면) <박형준 매머드 캠프 ··· 온택트 조직 눈길>(이병욱 기자)에서 ‘온택트 선거운동’강화위한 각종 체계를 소개했습니다. 또한 부산 지역의 명망있는 인사와 참신한 전문가로 캠프를 구성한 것에 대해 ‘매머드급 캠프’라며 선거 ‘본선’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두 기사 모두 박형준 후보 선거 캠프를 ‘용광로 캠프’, ‘매머드급 캠프’라 별칭을 붙이고 캠프 구성원을 자세히 소개하여, 특정 후보 캠프 세 과시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

[지역언론톺아보기] 2월 첫째주 보궐선거 보도 어떠했나

 

 

[지역언론톺아보기] 선거 자금에 의혹 제기한 이언주 기자회견, ‘실언’이라고만 볼 수 있나

[2021지역언론톺아보기_2월1주]

선거 자금에 의혹 제기한 이언주 기자회견

‘실언’이라고만 볼 수 있나

국민의힘 이언주 예비후보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는 부산에서 출마하고자 하는 이유와 함께 정치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습니다. 이어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 조직이라는 것은 곧 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불법 자금을 쓰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라 토로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국민의힘 중앙당이 부산 가덕신공항 건설에 적극 의지를 표명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마무리됐습니다.

30분 남짓 진행된 이언주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에선 그의 정치 소신, 부산 기득권 카르텔에 대한 비판, ‘불가피하게 불법 자금을 받아서 써야 하는 상황’, 가덕신공항 의지 표명에 따른 조건부 사퇴 등 다양한 발언이 나왔습니다.

빅카인즈를 통해 28일과 29일 양일간 ‘이언주’를 검색해 ‘이언주’와 연관된 키워드를 워드클라우드로 뽑아봤습니다. 주요 키워드 중 ‘국민의힘 의원’, ‘부산시장 예비후보’, ‘부산시장 보궐선거’ 등은 모두 기자회견 내용이 아닌 이언주 후보 신상과 관련한 키워드였습니다.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한 키워드로는 ‘가덕신공항 특별법’,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 ‘가덕’, ‘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불법 자금’이 있었습니다. 키워드의 빈도로 볼 때 28일 기자회견에서 언론의 관심을 끈 발언은 ‘가덕신공항’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1월28일,29일 ‘빅카인즈’에 ‘이언주’ 검색해 나온 워드클라우드 결과

이언주 예비후보의 출마지인 부산, 부산 지역언론은 이날(1/28) 기자회견 발언 중 어디에 주목했는지 살펴봤습니다.

△ 1월28일부터 2월2일까지 ‘1.28 이언주 기자회견’ 관련 지역언론 기사 목록

이언주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한 지역언론의 보도는 크게 세 국면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첫 국면은 이언주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이후였고, 두 번째 국면은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의 ‘한심 발언’ 이후였습니다. 마지막 국면은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이언주 예비후보의 ‘선거자금’ 발언에 대해 선관위에 조사해 줄 것을 의뢰한 이후였습니다.

이언주 예비후보의 28일 기자회견 이후, 기자회견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쓴 건 국제신문과 부산일보였습니다. 지역방송은 이언주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부산일보는 29일 3면에 <뒷말만 남긴 이언주 서울 기자회견>을 실었습니다. 해당 기사는 이언주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에 의문을 표하며 “명분과 실리를 찾기 어려운 회견을 강행한 배경에 궁금증이 남으면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날 기자회견의 핵심으로 “국민의힘 지도부 때문에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막히면 후보직 사퇴도 불사하겠다는 의지 표명”을 꼽았습니다. 반면 선거 자금과 관련한 발언은 “한 달에 족히 수억 원씩 들어가는데 불가피하게 불법 자금을 받아서 써야 하는 상황이 된다고 한탄하며 눈물을 흘린 장면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국제신문은 다음 날(29일) 1면과 3면에서 이언주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내용 중 ‘선거 자금’ 발언에 초점 맞췄습니다. 1면 우상단 1단 기사 <“불법 자금 없인 선거 못 할 지경” 이언주 작심 회견>을 통해 28일 기자회견 발언 중 ‘선거 자금’과 관련한 내용을 주요하게 전하며 “시장 선거에 나선 제1야당의 유력후보가 선거 자금 문제를 공개 거론한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3면에서는 이언주 예비후보와의 통화를 통해 추가 취재한 내용을 실었습니다.

부산일보는 이언주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을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평가하며 선거 자금 발언을 ‘논란’이라 일축했습니다. 국제신문은 최소한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고 ‘선거 자금’ 발언에 대한 추가 취재도 해 차별 지점이 있었습니다.

다음날(29일) 박재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부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부산시민 한심하다”는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역언론은 박재호 의원의 ‘한심 발언’에 이언주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에서 한 여러 발언 중 ‘선거 자금’ 관련 발언을 묶어 ‘실언’, ‘공방’이라 소개했습니다.

△ 이언주 예비후보 기자회견을 ‘실언’, ‘공방’이라 소개한 지역언론 기사 제목 갈무리

지역언론이 ‘실언’이라고 단정한 이언주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선거 자금’ 관련 발언의 골자는 ‘금권선거가 이후 시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였습니다. “부산시민이 한심하다”며 유권자를 비하하거나, 특정 의원을 ‘후궁’이라 지칭, 조선족을 폄하한 정치인의 막말과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2월 1일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언주 의원의 ‘선거 자금’ 발언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면서 추가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소식은 KBS부산, 부산MBC가 단신으로 다뤘고 부산일보는 온라인 기사로만 실었으며 국제신문은 정치면이 아닌 사회면(6면)에 실었습니다.

지역언론과 후보들은 입을 모아 이번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만큼은 달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국면에 지역언론마저 선거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검증은 하지 않으면서 그 발언을 ‘실언’ 쯤으로 치부한다면 이번 선거조차 구태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들어선 만큼 후보자와 정책·공약에 대한 지역언론의 적극적인 검증을 기다립니다. *

–

[지역언론톺아보기] 2021년 2월 1주 이언주 기자회견 최종

[지역언론톺아보기] 선거보도 막 올리면서 정당 오기 유권자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 신경 써야

[2021지역언론톺아보기_1월4주(2)]

선거보도 막 올리면서 정당 오기

유권자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 신경 써야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당이 4·7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예비후보를 확정했습니다. 다음날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이 사실을 알렸는데요. ‘막 올랐다’, ‘라인업 나왔다’ 등으로 표현하며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들어왔음을 알렸습니다.

군소정당 홀대 또다시 반복

정당명 잘못 쓰거나 언급조차 안 하거나

선거보도의 목적이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는 데 있는 만큼, 언론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27일, 부산일보는 후보의 정당명을 오기했고, 국제신문은 군소정당·무소속 후보를 제외했습니다.

부산일보는 <11인의 ‘부산 대전’ 막 올랐다>(1/27, 1면)에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들을 정당별로 분류해 소개했는데요. 거대양당의 향후 경선 일정이나 선거 전략 등을 주요하게 전달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군소정당과 무소속 후보자에 대해서는 후보자의 이름만 한 차례 언급했습니다.

그마저도 진보당 노정현 후보를 ‘정의당 노정현 후보’라 기술해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했는데요. 상대적으로 유권자에게 생소할 뿐 아니라 언론이 잘 조명하지 않는 군소정당 후보에 대한 모처럼의 언급이 부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어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제신문은 <與 3파전, 野인6명 압축…‘보선 라인업’ 나왔다>(1/27, 1면)라는 제목에서부터 이번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라인업’을 철저히 거대양당의 관점에서 구성했는데요. 기사 또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당의 향후 일정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진보당 노정현 후보와 무소속 정규재 후보는 해당 기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 부산일보, 1/27, 1면
▲ 국제신문, 1/27, 1면

국제신문, 성평등 공약 점검 시의적절

부산일보, 성추행 사건 반응 나열 의미 없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당이 4·7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의 예비후보자들을 결정한 다음 날 국제신문은 <성비위로 치르는 보선인데…男후보 성평등 공약 안 보인다>(1/27, 3면)를 통해 여야 후보의 성평등 공약을 점검했습니다.

<성 비위로 치르는 보선인데…男후보 성평등 공약 안 보인다>(국제신문, 1/27, 3면)

해당 기사는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전직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발생한 선거라며 ‘성인지 감수성’은 차기 시장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요.

이어 국민의힘당 예비후보들이 교통, 일자리, 주거, 경제 등에 대한 공약을 내놓으면서도 공직자의 성범죄에 대해선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 꼬집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예비후보에 대해서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를 ‘잘못’으로 지칭하는 등 사죄의 변은 세 줄에 그쳤던 점을 지적했습니다.

여야의 예비후보가 윤곽을 드러낸 바로 다음 날, 국제신문은 성평등 공약을 점검함으로써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 분명히 했습니다.

▲ 국제신문, 1/27, 3면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의 성평등 공약을 점검한 국제신문과 달리, 부산일보는 <‘김종철 성추행’ 반응 극과 극>(1/27, 3면)을 통해 예비 후보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는 데 주목했습니다.

해당 기사는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것과 달리 부산민주당은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퇴가 재소환 될 수 있기에 ‘입을 닫은 모습’이라고 해석했는데요.

‘김종철 성추행’ 사건에 대한 정치인의 반응을 열거하는 가운데, 박인영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여성인 박인영 예비후보 역시 …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성별을 강조했는데요. 이는 성평등 인식이나 관련 정책 능력이 여성 후보에게 특별히 더 필요한 것인 양 강조함으로써 기존의 성차별적 편견을 강화했습니다.

▲ 부산일보, 1/27, 4면

–

[지역언론톺아보기] 2021년 1월 4주(2) 선거보도

 

[지역언론톺아보기] ‘진보 성추행’이 아니라 ‘김종철 전 정의당대표 성추행’, 부산일보의 제목은 이번에도 틀렸다

[2021지역언론톺아보기_1월4주]

‘진보 성추행’이 아니라 ‘김종철 전 정의당대표 성추행’

부산일보의 제목은 이번에도 틀렸다

지난해 4월 23일, 부산일보는 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소식을 전하면서 온라인 기사 제목을 <[속보] 오거돈 사퇴는 여자 문제 때문>이라고 달았습니다. 사퇴의 원인인 ‘성추행’을 ‘여자문제’로 둔갑 시켜 사건의 본질을 흐렸을 뿐 아니라, 성범죄의 원인을 ‘여성’에게서 찾는 구태를 답습한 틀린 기사 제목이었습니다.

▲ 2020년 4월 23일, 부산일보 온라인 기사

사건의 본질과 벗어난 제목 달기. 같은 문제가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 성추행’ 사건 보도에서도 반복됐습니다.

1월 26일 자 부산일보는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을 1면 머리기사, 정치면(4면) 머리기사로 올렸고 사설에서도 언급해, 이날의 가장 주요한 이슈로 다뤘는데요. 기사의 제목은 <이번엔 정의당…‘진보 성추행’ 보선 판도 흔드나>(1면)와 <‘진보 성추행’에…목청 키우는 ‘국힘’ 자세 낮추는 ‘민주’>(4면) 로, ‘진보 성추행’이라는 표현이 공통으로 등장했습니다.

부산일보는 이번 사건을 ‘김종철 전 정의당대표 성추행’이 아니라 ‘진보 성추행’이라 명명함으로써 진보진영의 문제로 틀 짓고 있는데요. 오거돈 전 시장의 사퇴 원인을 ‘여성’에게서 찾는 우를 범했듯,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은 ‘진보 성추행’이라 틀 지음으로써, 보수-진보로 이분화되어 있는 정치권의 유불리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에도 부산일보는 성범죄 사건의 본질에 주목하기보다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주변 효과, 그중에서도 4·7보궐선거에 미칠 영향만을 전했습니다.

▲ 부산일보, 1/26, 1면

‘4·7 보궐선거’와 ‘진보 성추행’ 프레임의 만남. 1면 머리기사의 제목은 <이번엔 정의당…‘진보 성추행’ 보선 판도 흔드나>(1/26)였습니다. 해당 기사는 ‘정치권은 당혹감 속에 김 대표 사건이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 ‘진보 진영 전체가 도덕성에 큰 타격’, ‘선거 구도에서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라는 서술을 통해 이번 사건이 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을 전망했습니다.

기사는 정의당 입장과 김종철 전 대표의 입장문을 인용했고 이어서 ‘충격’, ‘당혹’으로 점철된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과 국민의힘당 배준영 대변인의 논평을 전달했습니다. 같은 날 발표한 장혜영 의원의 “피해자임을 밝힌다”는 내용의 입장문은 기사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은 정의당 당대표가 소속 국회의원에 가한 성추행으로, 이후 처리와 대응도 당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언급하지 않은 채 거대 양당의 목소리를 주요하게 부각했습니다.

▲ 부산일보, 1/26, 4면

부산일보 4면 <‘진보 성추행’에…목청 키우는 ‘국힘’ 자세 낮추는 ‘민주’>은 4·7 부산·서울 보궐선거 국민의힘당 예비후보들의 입장을 주요하게 전달하며 시작하는데요. 이어 기사는 “국민의힘에선 이번 사건으로 중도층 표심이 진보 진영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고 했습니다.

이에 반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진보 진영에서 성 비위 사건이 이어진 탓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개별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라 서술했는데요. “파장을 가늠할 수 없다는 곤혹스러운 기류가 읽힌다.”고 해석했습니다.

이 기사 역시 국민의힘당에겐 유리한 형국을, 더불어민주당에게는 불리한 형국이 조성되었다며 선거 유불리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

[지역언론톺아보기] 2021년 1월 4주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건 최종

[지역언론톺아보기] 부산시 첫 사전협상제 ‘한진CY 부지 개발’ 사업자 입장 부각한 지역언론

[지역언론톺아보기_1월3주]

부산시 첫 사전협상제 ‘한진CY 부지 개발’

사업자 입장 부각한 지역언론

‘옛 한진 컨테이너 야적장(이하 한진CY) 부지 개발 계획’에 대한 3차 부산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회의를 앞두고 국제신문, 부산일보 두 신문은 사업자 입장을 부각한 기사를 실어 눈에 띄었습니다.

한진CY 부지 개발사업은 부산시와 민간사업자가 사전협상제로 추진하는 첫 사업인데요, 사전협상제란 공공 기여를 조건으로 도심의 대규모 유휴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사전 협의를 통해 지자체가 도시계획을 변경해 주는 겁니다. 난개발과 특혜시비를 차단하고 도심의 체계적, 효율적 개발과 공공성 강화, 개발 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해 도입한 제도입니다.

한진CY 부지 개발사업은 준공업지역인 해당 부지를 사업자인 삼미디앤씨가 부산시에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는 사업계획안을 제안하면서 사전협상이 진행되었습니다. 사업자측은 아파트, 레지던스 등을 짓는 대신 공공기여금 1,100억 등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사전협상 추진 과정에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사업자를 위한 특혜 사업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고, 인근 주민들도 교통난, 교육난, 일조권 침해 등을 우려했는데요. 주민 의견 수렴도 부족했다며 투명하게 추진하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계획은 지난해 11월, 12월 2차례 열린 부산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상업시설 부족’ ‘교육시설 미비’ 등의 사유로 부결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가 18일 재심의 계획과 함께 사업자측의 변경된 사업계획을 밝힌건데요. 지역신문은 제목에서 ‘기여금 3,500억’을 부각하며 이를 전했습니다.

먼저 국제신문은 1월 19일 4면 <한진CY 개발안 3수 도전…기여금 3500억대 달할 듯> 에서 재심의 일정을 전하면서 재심의 요인 중 하나였던 학교 증·개축 문제는 사업시행사인 삼미디앤씨측과 부산시교육청이 원만하게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애초 최고 69층 아파트 4개동과 레지던스 3개동, 판매시설 7개 동 등 3071세대를 짓는 계획에서 아파트를 빼고 레지던스 6개동과 업무 및 상업시설을 건립하는 것으로 선회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준공업지역에 건축이 가능한 오피스텔이나 아파트형 공장으로 개발할 수 있지만 센텀시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한 재송·반여동의 발전과 경기 활성화 등을 위해 공공성을 강화한 상업지역으로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사업측 입장을 실었습니다.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제안하면서 그에 걸맞는 ‘상업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는 심의위 지적에 따른 사업계획 변경에 대해 ‘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업변경이라는 사업자측 입장을 부각한 셈입니다. 또 사업자가 지급할 공공기여금이 2018년 1,100억원에서 2,600억원으로 증가했고 미집행 도로개설, 학교 증축 등 추가기여금도 900억 이상 된다며 해운대구 한해 예산의 55%에 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진CY 개발안 3수 도전…기여금 3500억대 달할 듯>(국제신문, 1/19)

△국제신문 1월 19일 4면

부산일보도 19일 8면 <‘공공기여금 3500억’·옛 한진CY 개발 사업, 본궤도 오를까>에서 학교시설 포화 문제 등 부결요인은 최근 해운대교육청과 주변 초·중고등학교의 증축 예산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원만히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사업자 기여금도 당초 예상보다 2배 이상 뛰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산일보는 옛 한진CY 부지 협상이 2018년 6월 접수 이후 협상조정협의회 8회,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3회, 시민토론회 2회 등을 거쳐 확정되었음에도 도시건축동동위원회에서 재심의 결정을 내림으로서 사전협상제 취지가 퇴색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공공기여금 3500억’·옛 한진CY 개발 사업, 본궤도 오를까>(부산일보, 1/19)

△1월 19일 부산일보 8면

또 두 신문 모두 이번 심의가 부결될 경우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는데요, 부산일보는 ‘사업자측이 사업추진이 장기화 될 경우 용도 변경을 포기할 가능성 있다’며 지역 건설업계의 입을 빌어 “사전협상제가 무산돼 오피스텔 건립으로 방향을 틀 경우, 시는 막대한 예산 확보와 상업·관광시설 확충 기여도 놓치고 난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국제신문도 부동산업계 관계자 입을 빌어 “사전협상을 도출된 계획을 두 번이나 반려한 것은 사전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면 사업 부지가 방치되거나 용도에 따른 난개발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애초 사전협상제 합의에서 주거시설 위주 개발로 공공성 확보가 부실했고 공공기여금이 낮게 책정된 점, 개발이익에 따른 추가 수익 환원은 반영하지 못한 점 등은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또 지난 15일 열린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이순영 의원의 민간사업자 이득 챙겨주는 개발로 진행됐다고 비판한 점이나 부산참여연대의 사전협상제 과정에 대한 감사 청구 사실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역신문은 부산시가 발표한 3차 심의계획 및 사업자, 부동산업계 입장을 충실히 전한 반면 특혜·난개발을 비롯한 각종 문제를 우려하는 주민, 시민사회 목소리는 전하지 않았습니다.*

–

[지역언론톺아보기] 2021년 1월 3주 한진CY 사전협상제 사업자 입장 부각한 지역언론

[4분기 좋은보도]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2020년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발표합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부산민언련)은 지역의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알리기 위해 분기별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선정ˑ발표하고 있습니다.

2020년 4분기(10~12월)에는 국제신문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 KNN특별기획 낙동강 최초 생태보고서 <33년의 귀환>, 부산MBC 빅벙커 <4대강 사업이 우리에게 남긴 것>을 선정했습니다.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 선정작은 ‘공존’이라는 가치로 지역사회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조명하고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자연은 물론 인간에게도 위험한 일임을 확인시켜주는 보도와 프로그램에서 ‘공존’과 ‘지역언론의 가치’를 확인했습니다.

국제신문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은 사건·사고 소식의 피해자가 아닌 이상 등장하지 않는 아동, 그중에서도 주거빈곤 아동에 주목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제안했습니다.

KNN특별기획 낙동강 최초 생태보고서 <33년의 귀환>은 낙동강하굿둑 준공 이후 낙동강을 떠나야만 했던 생명에 주목해 이들과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가치의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산MBC 빅벙커 <4대강 사업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4대강 사업과 낙동강의 연관성에 주목했는데요. 상습 침수와 수질 악화에 따른 식수 공급 중단 등의 문제는 흐르는 강이야말로 ‘공존’의 주요 조건임을 환기했습니다.

■ 국제신문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 <1> 사례로 본 주거빈곤 실태> 외 5건

부산지역 주거빈곤 아동 5만 명에 주목한 국제신문

최저주거기준을 말하다

▲ 국제신문, 2020년 9월 23일, 4,5면

국제신문은 지난해 9월 23일부터 10월29일까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 기획 기사를 6차례에 걸쳐 보도했습니다. 2019년 시즌1에서는 10대의 빈곤에 초점 맞춰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방면을 조명했다면 시즌2에서는 ‘주거’를 키워드로 삼아 의식주에서 ‘주’가 보장받지 못할 때, 더욱이 그 주체가 아동일 경우 발생하는 문제에 주목했습니다.

해당 기획 기사는 산복도로에 거주하고 있는 아동의 주거환경을 사례로 제시하며 시작하는데요. 폭우, 폭염을 비롯한 각종 재난의 흔적을 보고 느끼며 살아가는 아동의 삶과 서·동구 아동 5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주거빈곤이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닌 최소 몇백 명이 겪고 있는 구조적 문제임을 말했습니다.

이어 기사는 주거빈곤 사례를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최저주거기준’이라는 개념과 연결해,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건 부산시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임을 드러냈는데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보도를 통해 부산지역 아동 5만 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어쩔 수 없는 가난의 굴레가 아니라 ‘최저주거기준’을 지켜주지 못한 사회적 문제로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조례 발의 등 제도권 내 움직임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부산의 지리적 특성상 저소득 가정의 주거는 산복도로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고 교통약자이자 사회적 약자인 아동에게 이러한 환경은 더욱 가혹했을 겁니다. 주거빈곤의 원인을 미흡한 사회안전망과 맞춤형 주거제도가 없다는데 초점을 맞춰 필요한 정책까지 제시한 국제신문의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을 4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좋은 기사 목록>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 <1> 사례로 본 주거빈곤 실태(9/23)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 <2> 서·동구 아동 553명 설문조사(9/23)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 <3> 주거빈곤 왜 주목해야 하나(10/7)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 <4> 빈곤가정 지원의 제도적 허점(10/14)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 <5> 다른 도시 주거정책 살펴보니(10/21)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 <6> 우리 집이 달라졌어요(10/29)

–

■ KNN 특별기획 낙동강 최초 생태보고서 <33년의 귀환>

낙동강의 1987년, 2012년 그리고 2020년 조명한 KNN

가치 전환의 필요성을 말하다

▲ KNN특별기획 낙동강 최초 생태보고서 <33년의 귀환>(12/17)

KNN 특별기획 낙동강 최초 생태보고서 <33년의 귀환>(12/17)은 1987년 준공된 낙동강하굿둑으로 강과 바다가 단절되면서 낙동강에서 사라졌던 생명에 주목합니다. 앞서 KNN 뉴스아이는 10월부터 11월까지 5차례에 걸쳐 낙동강 하구 수문 개방 이후 돌아온 생명종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는데요. 해당 다큐멘터리는 그 연장선상에 서 있지만 2020년의 변화만이 아닌 1987년, 2012년 낙동강 생명들에게 닥쳤던 변화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어민의 그물에 가득한 기생충에 감염된 강준치,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새섬매자기 면적, 악취가 진동하는 펄까지. 인간의 더 윤택한 삶을 위해 준공된 하굿둑 주변으로 택지가 조성되자 공장과 아파트가 들어섰고, 부산과 경남이 연결되면서 대형사업이 집중됐습니다. 그 영향은 낙동강과 함께 살아온 부산시민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었는데요.

KNN 취재팀은 수자원공사,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하굿둑 수문개방 실험을 했습니다. 제한적으로나마 강과 바다를 연결해 생태계 회복 가능성을 확인하려 한 건데요. 이 실험을 통해 33년 만에 청멸치떼, 전갱이떼, 연어 등 해수어종이 돌아왔고 강이 되살아나는 과정이 KNN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보 개방을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개발에서 환경으로, 환경에서 생태로의 가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한 KNN 특별기획 낙동강 최초 생태보고서 <33년의 귀환>을 4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합니다.

<좋은 기사·프로그램 목록>

<되살아난 강, ‘33년 만에 연어 돌아왔다’>(10/20)

<‘수문 열었더니’ 12년 만에 흑두루미 돌아와>(10/26)

<기적같은 귀환, 자연 산란도 확인>(10/27)

<낙동강 수문 열자 ‘생태계 살아났다’>(11/29)

<기적의 귀환 연어, 자연 수정도 성공>(11/30)

KNN특별기획 낙동강 최초 생태보고서 <33년의 귀환>(12/17)

–

■ 부산MBC 예산추적 프로젝트 빅벙커 <4대강 사업이 우리에게 남긴 것>

4대강 사업의 지역성과 현재성 조명을 통해

지금 우리의 문제임을 말하다

▲ 부산MBC 예산추적 프로젝트 빅벙커 <4대강 사업이 우리에게 남긴 것>(10/15)

부산MBC 예산추적 프로젝트 빅벙커는 지난해 10월 15일과 22일에 ‘4대강 사업이 우리에게 남긴 것’ 1, 2편을 방영했습니다. 해당 방송은 지난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침수와 4대강의 연관성을 언급하며 4대강 이슈에 현재성을 부여하며 시작하는데요. 정부의 세금 23조 675억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이 부산시민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 조명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녹조가 거의 없었던 낙동강 중상류에 녹조가 위험할 정도로 발생한다는 것과 2018년에는 심각한 녹조로 부산시민의 식수가 끊길 뻔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증거자료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부산의 경우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만든 5개 생태공원인 삼락, 을숙도, 맥도, 화명, 대저 생태공원은 비가 오면 침수될 수밖에 없고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침수 피해복구 비용만 약 42억 원이 들었음을 알렸습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유지관리비가 약 1,163억 원이 들었다는 정보도 전달해 4대강 사업이 부산시민에게 남긴 것이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이번 2부작은 시민 세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행정의 구멍을 찾아내 개선과 변화가 필요함을 알리고 강조했습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자막과 패널의 대화식 쉬운 설명으로 메시지 전달력을 높인 부산MBC 빅벙커의 <4대강 사업이 우리에게 남긴 것>을 4분기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합니다.

<좋은 프로그램 목록>

<4대강 사업이 우리에게 남긴 것 1부>(10/15)

<4대강 사업이 우리에게 남긴 것 2부>(10/22)

–

■ 2020년 4분기 좋은보도·프로그램 후보작 약평

부산일보 디지털 청년기획 <나는 ‘대한민국 고졸’이다>는 ‘고졸’을 키워드로 6명의 인사를 만났습니다. 앞선 3편의 인터뷰이는 ‘고졸’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청년 3명이었는데요. 대학을 자퇴하던 때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하겠다는 공무원, 그때로 돌아간다면 졸업을 하겠다는 프리랜서 그리고 일반 공장이 아닌 자신의 특기인 영어를 살려 취업을 하려고 할 때 어려움을 느꼈다는 취업준비생의 목소리는 같은 ‘고졸’일지라도 각자가 마주한 사회의 모습에 따라 각기 다른 학력의 벽을 마주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 독일교육 사례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학력주의를 조명한 기획이었습니다.

국제신문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10월의 트라우마>는 2018년부터 시작된 국제신문의 기획 기사입니다. 2020년의 키워드는 ‘트라우마’로 국가기념일 지정 및 특별법 제정 후에도 여전히 80년 10월에 살고 있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조명했습니다. 대학생, 시민, 해직언론인, 노동자의 고문 후유증과 사회에서의 억압, 고충을 소개했습니다. 이를 통해 부산에서도 ‘트라우마센터’ 건립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KNN <지반침하에 근로자 1/3 근골격계 질환> 외 2건은 신항 5부두 지반침하로 인한 항만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의 심각성을 조명했습니다. 노동환경 개선이 요구되고 있지만, 5부두의 경우 외국지역 민자부두라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건데요. 신항의 다른 부두들도 비슷한 상황임을 밝혀, 노동자의 안전 문제와 더불어 항만 당국의 안전관리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KBS부산 <복천고분 병풍 아파트 심의 통과…‘불법 의혹’> 외 4건은 동래구의 국가사적 복천고분 주위에 이례적으로 고층 아파트 건설이 허가된 사안을 전달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엄격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는 문화재위원 심의 과정에서 규정 위반, 회의록 조작, 심의위원 상대 협박 등에 대한 의혹이 있다고 짚었는데요. 해당 보도 이후 부산시를 대상으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부산시의회에서도 특위가 꾸려지는 등 지역사회에 반향이 일었습니다.

부산MBC <연말 기획 2020 뉴스공감 7선>은 정·재계의 이슈와 시선으로 2020년을 정리한 게 아니라, 시청자가 꼽은 다양한 이슈를 시청자의 목소리로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보통의 뉴스인터뷰에서 시민의 목소리는 사건의 목격자나 이슈에 대한 감흥 위주로 갈무리되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하지만 이번 부산MBC의 연말기획에서는 시민을 뉴스의 주체로 내세워 눈에 띄었습니다. 나아가 각 사안의 현황을 전달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대책을 점검했습니다.

부산MBC 빅벙커 <‘감시자 없는 3,418억’>은 학교 급식 거래시스템 ‘eaT’의 허점을 이용해 납품업체 간 담합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고발했습니다. 이효정 안전한 학교 급식을 위한 부산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가 특별 예산 감시위원으로 출연해 부정행위 관행을 꼬집었고 제보자를 통해 불법 담합 관련 금액이 200억에 달한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급식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를 통해 적극적 감독이 필요함을 환기했습니다. <끝>

–

[부산민언련] 4분기 좋은보도프로그램 선정작 발표

[부산민언련] 4분기 좋은보도프로그램 선정작 발표

[지역언론톺아보기] 2019년 부산·경남 아동학대 신고접수 3,551건, 시스템 점검 나선 부산일보와 KNN

[지역언론톺아보기_1월2주]

2019년 부산·경남 아동학대 신고접수 3,551건

시스템 점검 나선 부산일보와 KNN

지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정인이는 왜 죽었나?-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편은 양육자의 학대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 ‘양천 아동학대’ 사건을 조명했습니다.

충격과 분노가 큰 아동학대 사건

인권 보도준칙 지켜져야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2011년 마련한 ‘인권보도준칙’ 제7장 ‘어린이와 청소년 인권’은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익명성을 보장하고 피해상황과 관련한 사진과 영상은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이는 다른 범죄에 비해 아동학대 사건이 주는 충격과 분노가 커 자칫 흥미위주의 보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아동 시청자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나온 보도준칙입니다.

하지만 ‘양천 아동학대’ 사건 보도에서는 이러한 인권보도준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 아동의 입양 전 실명과 얼굴은 물론이고 피해 사진, 생전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건에 대한 이슈주목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는 양상인데요. 가해자의 학대 행위, 처벌 수준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아동학대 근절 대책, 관련 시스템 점검과 같은 구조적 접근을 보여준 보도는 부족했습니다.

또 무엇보다 피해아동과 양육자의 관계가 헤드라인에서 ‘양부’, ‘입양아’, ‘양모’ 등의 단어를 통해 부각되면서 입양가정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양상도 보였는데요.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아동학대 판단 사례 3만45건 중 72.3%가 친생부모에 의해 이뤄졌고, 양부모의 아동학대는 94건으로 전체의 0.3%에 불과했습니다.

입양과 아동학대 간에는 연관성이 없음에도 ‘양천 아동학대’ 사건에서는 이 두 키워드가 주요하게 등장했는데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에 지난 1월 2일부터 14일까지로 기간을 설정한 후, ‘아동학대’를 검색해 봤습니다. 그 결과 총 2,092건의 기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4,382번 등장한 ‘정인’이었고, ‘양부모’가 1,185번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 1/2~1/14, <빅카인즈> ‘아동학대’ 검색, ‘양부모’ 키워드 주요하게 등장했음을 알 수 있는 연관어 분석 결과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점에

관련 시스템 점검 보도 보여준 부산일보와 KNN

보건복지부의 <2019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사례 건수는 2015년 11,715건, 2016년 18,700건, 2017년 22,367건, 2018년 24,604건, 2019년 30,04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구조적 접근이 더욱 절실해 지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양천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부산일보와 KNN은 부산·경남 지역의 아동학대 관련 시스템을 짚어봐 의미가 있었습니다.

먼저, 부산일보는 지난 8일 <지자체 아동학대 담당자 인원도 턱없이 부족>(박혜랑 기자)에서 부산시의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배치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지난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아동복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따라 전국의 지자체는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을 둬야 하기 때문에, 부산시의 16개 구·군이 이를 잘 따르고 있는지 점검한 것인데요.

부산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16개 구·군 중 5곳에서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권고 인원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보도는 이러한 인력 부족 문제와 함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부산진구가 가장 높지만 예산은 해운대구가 가장 많은 상황을 짚었는데요. 지자체의 재정수준에 아동학대 관련 예산이 맞춰지면서 생기게 된 문제를 잘 전달했습니다.

▲ 부산일보, 1/8, 12면 <지자체 아동학대 담당자 인원도 턱없이 부족>

부산일보의 해당 보도 이후인 1월 12일,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아동보호종합센터와 양육시설을 방문했는데요. 이 소식은 KBS부산 <부산시, 아동보호시설 아동학대 대응체계 점검>(1/12, 단신), 부산MBC <부산시, 아동양육시설 학대 대응방안 방문 점검>(1/12, 단신)에서 보도했습니다. 두 단신 보도는 변 권한대행의 양육시설 방문에 초점을 맞췄고 현재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41명이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과 향후 5명이 추가적으로 배치될 예정이라는 방침만을 전달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권고에 미치지 못했던 점 등 문제점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KNN은 2건의 보도가 있었는데요.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바뀌는게 없다’>(1/8, 최한솔 기자)를 통해 학대예방전문 경찰관(APO) 지원 기피 현실과 협업상의 문제를 짚고 경남지역의 아동학대 전문 상담관이 5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을 알렸습니다.

이어 <학대 피해 아동, ‘갈 곳이 없다’>(1/12, 박명선 기자)를 통해 턱없이 부족한 피해아동 쉼터 시설 현황을 자세히 전달했는데요. 해당 보도에 따르면 학대피해아동쉼터 한 곳 당 정원은 7명으로 부산은 4곳, 경남은 3곳뿐이어서 부산경남 통틀어 49명의 피해아동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아동학대와 관련한 제도의 허점을 짚고 이와 함께 아동학대 증가추이를 연결함으로써 향후 보완이 필요함을 전달했습니다.

▲ 아동학대와 관련한 KNN 보도 갈무리

지난해 6월 ‘창녕 아동학대’ 사건 당시 지역언론의 보도는 피해아동의 CCTV영상과 탈출과정, 학대 정황을 전달하는데 치중한 보도 경향을 보였는데요.

이번 ‘양천 아동학대’ 사건 국면에서는 부산시의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인력을 점검하고 피해아동 쉼터 시설 현황을 짚는 등 부산·경남의 학대 아동 보호체계에 대한 보완지점을 환기시키는 진일보한 보도를 보였습니다.

–

[지역언론톺아보기] 2021년 1월 2주 아동학대에 대한 지역언론의 보도